세상에 모든 것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총체론적 사고인지 뭔지를 하는, 거기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정보들 속에 신들의 움직임을 들을 수 있는, 몇 달째 열어보지 않은 자기집 냉장고를 세상에서 제일 두려워하는 지저분한 탐정이 나오는 이 소설의 읽고나니, 북유럽의 신도 현대사회에서 부랑자를 면하려면 스스로를 팔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이 책속의 신들의 아버지는 아일랜드산 최고급 리넨의 대가로 자신의 신으로서의 힘을 마케팅 책임자와 변호사(오 이 직업들을 보라)에게 파는데, 나도 그런 시설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면 까짓 힘쯤 팔아버리는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어제 사건 24시인가 하는 프로를 보니 나이 서른이 넘었다는 이유로 나가던 술집에서 짤린 아가씨가 결국 생계형 절도로 뛰어들었다 잡힌 내용이었는데, 젊음을 팔아 밥벌이를 했는데, 그 발법이 탓에 살 날은 자꾸 줄어드는 아이러니 속에 우리는 돌고 돈다.
조지 오웰이 쓴 위건부두로 가는 길에 브루커 부두 하숙집에 살고 있는 노령 연금 생활자들의 모습을 보자.
매주 10실링(우리돈 오천원 수준)을 내고 허름한 하숙집 다락에서 빵과 버터 뿐인 식사로 연명하며 죽을 날을 기다린다. 그러니 리넨이 제공되는 숙소를 위해 못팔것이 뭐겠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