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신호와 소음 -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
네이트 실버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고슴도치와 여우 중에 누가 예측을 잘 할까요? 많은 동물 중에서 고슴도치와 여우가 주인공이 된 까닭은 그리스 시인 아르킬로코스 때문입니다. 아르킬로코스 시인은 “여우는 사소한 것을 많이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중요한 한 가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을 근거로 삼아 20세기 영국 정치철학자 이사야 벌린은 톨스토이의 역사관에 대해 쓴 에세이를 『고슴도치와 여우』라는 제목으로 빌려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명한 사상가들을 고슴도치형과 여우형으로 구분했습니다. 고슴도치형이 플라톤, 헤겔이라면 여우형은 아리스토텔레스, 괴테입니다.


다시 앞으로 가서 고민했던 문제를 살펴보면, 예측은 어떤 선택을 하는데 있어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이왕이면 좋은 선택을 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 입니다. 그러나 좋은 선택이라고 여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나쁜 선택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반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가 선택을 하는데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을 합니다. 그중에서 예측도 많은 상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엉터리 예측을 하면서 낭패를 당하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오랫동안 예측의 성공률이라는 퍼즐 조각을 연구한 전문가에 따르면 여우가 고슴도치보다 예측을 상당히 잘한다고 합니다. 일상의 여러 문제를 고슴도치는 이론적이며 구체적으로 자신만만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우는 경험적이며 관찰적으로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는 게 우유부단하다고 여겨지는 문제입니다. 혹, 자신감과 확신이 없어 보인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그런데도 어떤 문제에 대한 예측이 무척이나 궁금할 때 고슴도치가 아닌 여우를 찾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왜 여우에게 부탁하는 걸까요?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책이 바로 네이트 실버의『신호와 소음』입니다. 네이트 실버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통계학과 미래 예측의 전문가입니다. 그런 만큼『신호와 소음』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예측이라는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게 합니다. 결과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우’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여우의 원칙 3가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매력적인 활동으로 우리의 생각의 방향을 충분히 바꾸게 합니다. 바로,

 

여우의 원칙1: 확률적으로 생각하라

여우의 원칙2: 날마다 새로운 예측을 하라

여우의 원칙3: 집단지성을 활용하라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믿음을 배우게 됩니다. 어떤 믿음은 예전에 한 번 풀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믿어야 할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믿음은 처음 본 것이라 어떻게 믿어야 할지 어렵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살펴보면 우리의 믿음은 ‘확률적 믿음’에서 비롯되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령, 믿음이 확률 100%라고 하면 우리는 어떤 의심도 하지 않고 믿게 됩니다. 반면에 믿음이 확률 0%라고 하면 우리는 전혀 의심도 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는 우리의 믿음이 확률 100%에 가까운 것이지 정확하게 확률 100%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언스플래쉬>


저자가 말하는 확률적 믿음에 따라 매일 아침 해 뜨는 것을 본 사람을 생각해보겠습니다. 그 사람은 어느 정도 예측을 할 수 있어 내일 아침에도 해가 뜬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내일 아침 해가 뜨지 않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사람은 내일도 해가 뜬다고 확률 100% 믿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사람은 예측을 하더라도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확률적 믿음이 반대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일이 몇 백 만년에 일어날 정도여서 확률 0%이라고 하면 우리는 굳이 믿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확률 0%에 가깝기 때문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고 보면, 무엇을 예측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 이면에는 그만큼 세상을 불확실성이 지배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예측이 빗나가고 있습니다. 보통 뭔가 위험하다고 했을 때 우리는 위험에 미리 대응할 수 있습니다. 포커 게임에서 우리는 상대방의 카드를 보고 베팅을 하게 되니까요. 이렇듯 위험은 어느 정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다릅니다. 한마디로 측정하기가 어려운 위험이라 계산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위험보다 불확실성을 더 조심해야 합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우리는 머릿속을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예측하려고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요? 하루에도 정보의 양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손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정보의 양이 많다고 하면 불확실성은 줄어들어는 게 당연시됩니다. 다시 말하면 정보가 많을수록 우리는 스마트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일찍이 엘빈 토플러는『미래의 충격』에서 ‘정보의 과부하’를 말하면서 정보가 홍수가 넘쳐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경고했습니다. 즉, 정보의 중독으로 인하여 우리의 판단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정보의 오염이 심각해져 우리가 멍한 상태에서도 습관적으로 정보를 클릭하다 보니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에 대한 유연한 사고입니다. 정보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정보를 차단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결될 정도로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아주 효과적이며 설득력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정보의 대한 몇 가지 정의를 살펴보면,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은 “정보란 잡음(noise)이 배제된 메시지 신호(signal)”라고 정의했습니다. 반면에 그레고리 뱃슨(Gregory Bateson)은 “다름을 만드는 모든 차이가 정보다.”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전자가 정보를 전달하는 형식이라면 후자면 정보의 내용을 말합니다. 저자는 이들의 정의를 통합하면서 정보를 ‘신호’와 ‘소음’으로 구별했습니다. 신호가 유용한 정보라고 하면 소음은 불필요한 정보입니다.


정보의 수량보다 내용이 늘 중요하지만 이제는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흔히 정보를 당연하게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가 곧바로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바꾸어 말하면 신호와 소음을 구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현실의 한계를 제대로 직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를 적극적으로 걸러내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소음을 가려내거나 제거할 수 있는 능력,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예측을 할 수 있는 능력, 확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 등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능력에 따라 우리는 “신호는 진리다.”라는 새로운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불확실성을 판단하기 정보에서 새로운 예측을 이끌어 내는 방법으로 베이즈 정리(Bayes’ theorem)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베이즈 정리는 조건부확률과 관련이 있습니다. 베이즈 정리는 세 개의 값( 임으로 X, Y, Z로 표시)을 추정하여 ‘사후확률’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X는 사전확률, Y, Z는 각각 새로운 사건이 발생할 확률입니다. 우리는 경험적 믿음에 따라 사전확률(X)을 과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어떤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베이즈의 정리의 매력은 새로운 정보(Y, Z)를 추가하면서 우리의 판단을 상당한 수준으로 확신하게 만듭니다. 적어도 우리가 틀릴 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실행하면서 우리의 예측이 좀 더 정확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는 정직하게 말하면 불확실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빅 아이디어(big idea)’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것이야말로 ‘스몰 아이디어(small idea)’이겠지요. 스몰 아이디어는 단순하게 현재의 상태에 머물러 있으면서 온갖 소음을 아무런 판단 없이 받아들입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빅 아이디어는 끊임없이 신호를 파악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가능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번쩍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으로 생각하면서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한 결과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새로운 생각, 새로운 미래가 탄생하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협력자 - 세상을 지배하는 다섯 가지 협력의 법칙
마틴 노왁.로저 하이필드 지음, 허준석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틴 노왁과 로저 하이필드가 함께 쓴『초협력자』를 읽은 이유는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때문이었다. 죄수의 딜레마는 당신과 당신의 공범이 경찰에 잡혀 있을 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하나, 당신이 자백하고 상대방이 자백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1년 형을, 상대방은 4년형이 구형된다. 둘, 이번에는 반대로 당신이 자백하지 않고 상대방이 자백한다면 당신은 4년 형을 상대방은 1년 형이 구형된다. 셋, 둘 다 서로를 자백하지 않는다면 둘 다 2년 형이 구형된다. 넷, 둘 다 서로를 자백한다면 둘 다 3년 형이 구형된다. 이중에서 당신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은 상대방의 선택과 상관없이 ‘배신자’가 되는 것이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최상의 선택이 배신이라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놀랍게도 다윈의 진화론도 배신의 논리다. 자연선택의 이면에는 자연이 선택한 ‘적자’(The Fittest)만이 그 유전자를 후대에 퍼뜨리는 것이다. 다윈적인 사고에 따르면 경쟁자에게 협력하는 것은 진화론에 역행하는 것이다. 즉 자연선택은 죄수의 딜레마에서 협력에 반하여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명의 다양한 본질을 탐구하다보면 자연선택의 한계만으로는 해명할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까닭에 대하여『초협력자』는 ‘생물계의 양지’라는 주장을 펼친다. 즉 자연선택이 생물계의 음지라고 한다면 협력은 생물계의 양지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인간을 최고의 협력자라고 말한다. 단순히 협력은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이다. 그러나 초협력자는 경쟁이 아닌 협력하기 위해 다섯 가지 메커니즘을 모두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직접 상호성, 간접 상호성, 공간 게임, 집단 선택, 혈연 선택 등이다. 다섯 가지 매커니즘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직접 상호성은 ‘팃 포 탯’(Tit for Tat:TFT)이다. 협력의 진화에 있어 TFT는 ‘항상 배신하는 전략’보다 우월하다. TFT는 상대가 배신했을 때만 나도 배신하게 된다. 이보다 나은 전략은 ‘너그러운 팃 포 탯’(GenerousTFT)이다. 그러나 최상의 전략은 ‘이건 승리하면 그대로, 패배로 바꾸기’(WSLS:Win Stay, Lose Shift)이다.

 

간접 상호성은 평판의 힘을 말한다. 데이비드 헤이그는 “직접 상호성을 위해서 당신은 얼굴이 필요하다. 간접 상호성을 위해서 당신은 이름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 이름을 인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뭘까? 바로 이 부분에서 언어의 빅뱅, 즉 언어의 협력이 요구된다. 우리는 흔히 우리가 언어를 창출했다고 믿고 있는데 저자들의 생각은 정반대로 언어가 우리을 창출했다고 한다. 수다 떠는 재주를 가진 인간이 동물을 추월할 수 있었던 것은 언어가 우리의 유연한 뇌를 발달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언어를 통한 협력으로 수많은 생태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진화해온 것이다.

 

공간 게임은 생명의 체스판이다. 우리가 설탕이나 우유를 얻을 때 아무에게나 부탁하는 대신에 이웃에게 다가가는 것이 왜 더 편한 것일까? 죄수의 딜레마에서는 배신자가 언제나 협력자보다 우월하다. 하지만 지리적 요소를 추가했을 때 상황은 달라진다. 생명의 공간 게임에서는 협력자와 배신자가 나란히 존재할 수 있다. 만약에 협력자들이 배신자들에게 둘러싸인다고 해도 살아남을 수 있다.

 

집단 선택은 부족전쟁이다. ‘다수준 선택’(multilelevel selection)으로 불리는 집단 선택은 의미 있는 사회 규범을 지닌 집단은 그렇지 않은 다른 집단들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다는 것이다. 따라서 간접 상호성은 집단 선택과 협력하여 인간다움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마지막으로 혈연 선택은 혈연주의다. 생물학에서 적합도는 생존과 번식의 목적으로 활용되는 개체의 능력 수준, 한 개체가 타자들에 비해 다음 세대에 더 많은 자손을 남길 확률을 말한다. 그러나 포괄 적합도을 적용하면 개체보다는 친족을 통해서 작동한다. 가령, 개미나 벌 같은 사회성 곤충들은 ‘진사회성’(eusociality)으로 협력하며 자식을 양육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진화의 또 다른 법칙을 알게 된다. 전통적인 진화론에 따르면 선택(selection)과 변이(mutation)라는 두 개의 원칙이 강조되었다. 선택은 주어진 환경에 가장 적합한 개체들을 솎아 내는 것이며 변이는 유전적 다양성을 일으킨다. 하지만 진화의 제 3 법칙으로 협력을 제시하면서 협력이 진화의 가장 능숙한 설계자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죄수의 딜레마를 주목한 것은 자연 선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죄수의 딜레마가 한 번으로 끝난다고 한다면 자연 선택은 배신자를 이롭게 한다. 그러나 죄수의 딜레마가 반복적이라면 협력의 메커니즘으로 인하여 자연 선택은 가장 낮은 적합도를 지니게 된다. 저자들 말대로 생물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죄수의 딜레마에서 ‘값비싼 처벌’(costly punishment)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가능한 두 개의 전략은 앞서 말한 대로 ‘협력과 배신’이다. 그러나 처벌도 가능한 수가 된다. 값비싼 처벌은 다른 이들이 비용을 치르게 하기 위해 나도 비용을 치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값비싼 처벌의 비용은 3:1인데 상대방이 3달러를 잃는다면 내가 1달러를 잃어도 좋다는 식이다. 연구자들은 처벌이 협력의 메커니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으로 ‘이타적 처벌’을 제안되기도 했다. 하지만『초협력자』에서는 처벌이 협력의 메커니즘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대로 “처벌을 두려워하고 보상을 바라는 마음 때문에만 사람들이 착해진다면, 사실 우리는 불쌍한 것이다.”라는 것이 처벌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지 않을까?

 

우리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더 빨리 가려고 한다. 이럴 때 혼자 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며 함께 가는 것이 좋을까? 아마도 혼자 가는 것이 정직한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더 멀리 가려면 함께 가는 것이 좋다. 세상에 온전한 승자는 없는 법이다. 비록 협력자와 배신자가 서로 공존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협력자가 최고의 포괄 적합도가 된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은 초협력자다.’라는 말이 우리가 우주에서 살아남게 될 가장 좋은 진리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스트 잡스, 잡스가 멈춘 곳에서 길을 찾다
김재범.김동준.조광수.장영중 지음 / 지식공간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버전 2.0인체와 버전 3.0인체의 차이는 뭘까? 세계적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특이점이 온다』에 따르면 특이점(singularity)이란 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그 영향이 매우 깊어서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시기를 뜻한다. 결국 인간이 만든 기술이 이제는 기술이 인간을 가속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특이점의 시대에서는 기술과 인공 지능의 융합으로 진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버전 2.0인체가 생물학적 인간이라면 버전 3.0인체는 인공지능형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포스트 잡스 시대에 살고 있다. 애플의 상징이자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타계했지만 그 영향력은 여전히 파급적이다. 애플의 로고에서 알 수 있듯 사과를 쉽고 간편하게 한입 먹고 싶을 정도다. 우리 삶의 방식은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창조적이고 뛰어난 상상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가령, 아이폰 4S에서 사용되고 있는 ‘시리’(Siri)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시리는 기존의 음성인식과 차원이 다르다. 질문에 답변하는 것이 정해진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거론하는 이유를 추론하여 답변한다. 마치 ‘인지적 개인비서’(cognitive)처럼 ‘상호작용’(인터랙션)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융합 전문가 4인은 포스트 잡스 시대의 생존법을『포스트 잡스, 잡스가 멈춘 곳에서 길을 찾다』에서 대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대화 내용을 요약하면 ‘Personalization’과 ‘Connecting’ 그리고 ‘Design thinking’이다. 먼저 Personalization는 ‘생명을 불어넣다.’는 뜻으로 생명이 아닌 것이 생명이 되는 것이다. 아이패드, 아이폰이라는 제품에서 스티브 잡스로 대변되는 ‘아이’(i)는 사용자 3.0인 ‘유저머’(usumer=user+consumer)를 탄생시켰다. 유저머는 경험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이며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는 ‘약한 관계’의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얻는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내추럴 인터랙션’(natural interactin)이며, 이로 인해 포스트 잡스 시대에는 다중 감각의 멀티모달 인터랙션(multimodal interaction), 자율적인 사고를 가진 사용자 5.0인 로봇, 빅 데이터(big data)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Connecting은 스티브 잡스의 창의력 비밀이다. 다시 말하면 ‘창의란 연결이다.’라는 것이다. 연결은 두 개의 사물의 의미가 결합하여 제 3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것이 곧 창의다. 그러면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가? S-커브(curve) 진화론에 따르면 기업은 도입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라는 과정을 거쳐 진화한다. 기업은 지속 성장을 중요시하는데 S-커브에 따르면 S-커브들이 계속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럴 때 세 가지 옵션이 있는데 멀리 뛰거나, 높이 뛰거나, 아래로 뛰는 것이다. 그런데 전문가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래로 뛰어내리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래야 ‘the best’가 아니라 ‘the only’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Design thinking은 예술가처럼 감성적이며 직관적인 사고와 과학자와 같은 논리적이며 분석적인 사고를 융합하는 것이다. 로저 마틴에 따르면 디자인 씽킹이 매력전인 이유는 탐색과 활용 때문이다. 즉, 직관과 가설을 중시하는 탐색은 미래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강점이 있으나 리스크는 크다. 반면에 논리와 분석을 중시하는 활용은 과거로부터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현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탐색과 활용을 로저 마틴은 ‘지식생산필터’의 용어로 설명하는데 현실세계에서 생겨나는 수많은 의문들은 ‘미스터리’(mystery) 단계,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아이디어는 ‘휴리스틱’(heuristic)단계, 마지막으로 체계화된 정보는 ‘알고리즘’(algorithm)단계다. 따라서 그는 세계적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디자인 씽킹이 상호작용하면서도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디자인은 스피릿(spirit)이다. 그 가치를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한 좋은 디자인은 나오지 않는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을 성찰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의 테크놀로지에 구현된 스피릿은 ‘체화된 인지’라고 할 수 있다. 체화된 인지는 뇌-몸-환경이 하나의 통합체로 총체적으로 이루어지는 ‘확장된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 체화된 인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한 사람’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스티브 잡스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 다음 시대를 이끌 창의성을 보는 것 또한 매우 유효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천재의 개념인 [He-창의성]과 최근의 개인 인지적 개념인 [I-창의성]이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창의성의 개념인 [W-창의성]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이지 않는 고릴라 - 우리의 일상과 인생을 바꾸는 비밀의 실체
크리스토퍼 차브리스 & 대니얼 사이먼스 지음, 김명철 / 김영사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운전 중에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휴대폰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괜한 오해를 낳는다. 뜻하지 않게 인간관계가 더욱 복잡해질 수도 있다. 이러한 난처함에서 단순한 해법은 운전 중에 통화를 하면 된다. 운전과 통화는 사람의 손과 눈에 달렸다. 한 손으로 운전하고 다른 한 손으로 통화를 하고 시선은 도로를 향하면 된다. 손과 눈으로만 놓고 보면 둘 다 문제될 게 없다. 운전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도 운전 중 통화는 교통사고의 주범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는『보이지 않는 고릴라』에서 인간의 주의력과 인지 능력에 대한 고정관념과 상식을 뒤엎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운전 중 통화의 위험성은 손과 눈이 아니라 ‘주의력 착각’에 있다. 즉 운전 중 통화를 하게 되면 주의력이 산만하게 된다. 산만한 정신은 우리의 인지 능력의 한계를 드러낸다. 통화를 하면서 주의력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주의력이 감소하게 된다. 그 결과 바로 눈앞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 혹은 옆에서 부딪치는 오토바이를 피할 수 없게 만든다.

 


이러한 맹시는 ‘보이지 않는 고릴라’의 실험에서 비롯된 사고틀이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의 실험은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학생들을 흰 셔츠, 검은 셔츠 두 그룹으로 나눠 농구공을 패스하게 한다. 그런 후 농구공 패스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흰 셔츠 학생들의 패스 횟수가 몇 번인지를 묻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실험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 패스 횟수보다는 동영상 중간에 고릴라 의상을 입은 사람이 9초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실험 참가자들은 고릴라를 봤는가? 라는 질문에 놀랍게도 약 50%가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 책의 저자들은 탁월한 인지 심리학자답게 보이지 않는 고릴라의 실험에서 심리적 맹시를 역설하고 있다. 심리적 맹시는 달리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라 부른다. 무주의 맹시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특정 부분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을 때 예상치 못한 사물이 나타나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바라보는 것’과 ‘보는 것’의 차이를 빼놓을 수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고릴라를 바라보면서도 고릴라를 못 볼수 있다. 바라보는 것이 보는 것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바라본다고 해서 그 존재를 알아차린다고 할 수는 없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의 실험은 정도에 따라서 단순하고 평범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하고 평범하다고 해서 파장 효과가 적다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착각은 인식의 오류이며 직관의 한계를 나타내는 것이다.『보이지 않는 고릴라』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혹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6가지 일상의 착각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6가지 일상의 착각은 주의력 착각을 비롯하며 기억력 착각, 자신감 착각, 지식 착각, 원인 착각, 잠재력 착각을 말한다.

 


기억력 착각이란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한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기억하는지가 중요하다. 가령, 사람들은 기억을 회상 할 때, 다른 사람에게 일어났던 일을 마치 자기 자신이 겪은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 이것을 ‘기억 출처의 오류(failure of source momory)’라고 한다. 자신감 착각은 자신감으로 그 사람의 능력, 지식, 의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실력이 없는 데도 리더가 될 수 있으며 완벽하지 않더라도 자신 있는 목격자가 자신 없는 목격자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된다.

 


지식 착각은 자신이 알고 있는 수준보다 더 많이 안다는 착각이다. 이러한 착각에 대해 로젠블리트는 ‘호기심 많은 꼬마’ 게임으로 설명했다. 인과관계를 찾는 과정에서 ‘그건 왜요?’를 계속 되묻는 것인데 사람들이 한 두 개만 더해도 대답들 못한다는 것이다. 원인 착각은 세 가지 편견과 관련이 있다. 즉 우리가 패턴을 인식하고, 우연의 일치에서 인과관계를 추론하며, 앞서 일어난 사건이 뒤에 일어난 사건의 원인이라고 믿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잠재력 착각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아지 활용하지 못하는 지적 능력이 우리 뇌에 엄청나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일상의 착각에 대한 저자들의 통찰력은 매우 흥미롭다. 이 책의 서문을 빌리자면 ‘일상의 착각에 대해 알고 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세상사에 대한 더욱 뚜렷한 직관과 생각을 갖게 된다. 가령, 잠재력 착각에 있어 ‘모차르트 효과’는 지능 자체를 향상시키는 효과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들을 때 심리 상태가 좋아지고, 심리 상태가 좋아지면 IQ가 높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뇌 활용도 10%’에 있어 두뇌 활동을 향상 시키는 것은 인지 훈련이 아니라 걷기 운동이 더 효과적임을 깨닫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학 혁명 - 신화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경제학으로
데이비드 오렐 지음, 김원기 옮김, 우석훈 해제 / 행성B(행성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하우스 푸어, 경제학의 예측이 빗나갔다. 집을 사는 것(buying)이 아니라 사는 곳(living)이라고 바꿔 말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시장에서 뜬 구름 같은 이야기에 불과하다. 사는 것과 사는 곳은 불가분의 관계다. 우리는 집을 사기 위해 숨 가쁘게 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에게 집은 살기 위해 충분하면 된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집은 살기 위해 꼭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혼돈은『거대한 전환』을 쓴 폴라니의 사유를 빌리자면 '묻어들어 있음(embededness)'이다. 이 책에서 폴라니는 19세기 이전의 인간의 경제는 사회에 묻어들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경제가 사회를 압도하면서 사회가 경제 안에 묻어들어 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오웰의『경제학 혁명』은 사회에 묻어들어 있지 않은 경제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그것은 부제에 나와 있듯 '신화의 경제학'이다. 신화의 경제학은 주류 경제학인 시장중심이다. 시장중심은 경제적 성장을 우선시하면서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그러나 경제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파레토의 법칙에 따르면 20%정도다. 그나마 이정도면 괜찮다. 지금은 '0.1%'를 위한 경제학으로 치닫고 있다. 금융위기에서 나타난 경제학은 어떤가?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학을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대신에 이 책의 저자가 말한 경제학은 이데올로기이며, 위조화폐라는 것이 해독제다.


저자의 '경제학 혁명'은 인간의 경제학에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주류 경제학의 10가지 오류를 과학의 힘으로 증명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학은 ‘인간 행동의 수학적 표현’이다. 따라서 주류 경제학의 오류를 바로잡는 것 역시 그럴듯한 과학의 입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저자 말대로 과학의 위대한 힘은 ‘자기 교정’에 있다. 즉, 어떤 이론이 잘못되었다면 더 나은 것으로 교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혁명적인 주장들을 요약하면 먼저 주류 경제학은 뉴턴의 역학이다. 이것은 운동법칙이 입자들의 행동을 지배하는 합리적인 역학으로 경제학에서는 ‘수요공급의 법칙’이 된다. 하지만 경제는 단순한 방정식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기상예측과 같다. 기상예측에서 관건은 구름에 있다. 구름의 형성과 흩어짐을 예측할 만한 방정식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은 구름의 ‘창발적 속성(emergence attribute)’에 있다. 창발적 속성은 이전의 관습이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새로운 체계나 사고가 발생된 현상에 해당되는 특징을 말한다. 이로 인해 창발적 속성은 복잡계 특성을 가리킨다. 즉 일반적 체계로 구성된 지식만으로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주류 경제학은 ‘평균적 인간’에 있다. 평균적 인간이란 합리적 인간을 말하며 개인의 비합리성은 무작위적인 잡음과 같다고 여긴다. 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라 시장은 다수의 합리적인 ‘이윤극대자’로 구성된다. 그러나 행동경제학이나 신경경제학에서는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에 의해 좌우된다. 전자가 일반 균형 모형이라면 후자는 행위자 기반 모형이다. 경제학을 보다 현실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경제인’이 아니라 ‘행위자’가 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무리수가 유리수보다 많고 곡선이 직선보다 그리는 방법이 많은데도 여전히 주류 경제학은 반대다. ‘아름다움은 진리이고, 진리는 아름다움’이라는 수학적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끝으로 주류 경제학은 ‘모두 필요한 자원이 거기’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피크 오일(peak oil)에서 보듯 자원 고갈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주류 경제학은 환경의 역습을 얼마든지 대체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인간의 창의성과 기술로 새로운 에너지를 발명하면 된다. 이것은 자원의 진정한 가치를 고려하지 않으면서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단기 효용에만 집중한 결과다. 반면에 생태경제학은 경제성장의 부정적인 영향이 그 어떤 혜택도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가 불황의 연속이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스피겔은 “경제적인 용어인 불황(depression)이 우울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depression)와 같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만큼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인간의 경제학은 ‘건강한 경제학’을 지향하고 있다. 주류경제학이 선호하는 GDP는 경제성장의 부정적인 효과를 무시한다. GDP의 대안으로 경제, 문화, 사회, 환경을 고려한 GNP(국가총행복), ISEW(지속 가능한 경제복지수), GPI(실질진보지수), HPI(국가별 행복지수) 등은 주목할 만하다. 이제 우리에게는 낡은 신화를 넘어서는 새로운 경제학이 필요하다. 이 책은 우석훈의 말대로 ‘비포 더 레인’이지 되지 않을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1-08-04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uing -> buying / depresseion -> depression / ^^;;

오우아 2011-08-05 06:00   좋아요 0 | URL
탁님! 감사합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