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와 소음 -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
네이트 실버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고슴도치와 여우 중에 누가 예측을 잘 할까요? 많은 동물 중에서 고슴도치와 여우가 주인공이 된 까닭은 그리스 시인 아르킬로코스 때문입니다. 아르킬로코스 시인은 “여우는 사소한 것을 많이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중요한 한 가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을 근거로 삼아 20세기 영국 정치철학자 이사야 벌린은 톨스토이의 역사관에 대해 쓴 에세이를 『고슴도치와 여우』라는 제목으로 빌려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명한 사상가들을 고슴도치형과 여우형으로 구분했습니다. 고슴도치형이 플라톤, 헤겔이라면 여우형은 아리스토텔레스, 괴테입니다.


다시 앞으로 가서 고민했던 문제를 살펴보면, 예측은 어떤 선택을 하는데 있어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이왕이면 좋은 선택을 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 입니다. 그러나 좋은 선택이라고 여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나쁜 선택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반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가 선택을 하는데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을 합니다. 그중에서 예측도 많은 상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엉터리 예측을 하면서 낭패를 당하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오랫동안 예측의 성공률이라는 퍼즐 조각을 연구한 전문가에 따르면 여우가 고슴도치보다 예측을 상당히 잘한다고 합니다. 일상의 여러 문제를 고슴도치는 이론적이며 구체적으로 자신만만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우는 경험적이며 관찰적으로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는 게 우유부단하다고 여겨지는 문제입니다. 혹, 자신감과 확신이 없어 보인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그런데도 어떤 문제에 대한 예측이 무척이나 궁금할 때 고슴도치가 아닌 여우를 찾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왜 여우에게 부탁하는 걸까요?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책이 바로 네이트 실버의『신호와 소음』입니다. 네이트 실버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통계학과 미래 예측의 전문가입니다. 그런 만큼『신호와 소음』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예측이라는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게 합니다. 결과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우’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여우의 원칙 3가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매력적인 활동으로 우리의 생각의 방향을 충분히 바꾸게 합니다. 바로,

 

여우의 원칙1: 확률적으로 생각하라

여우의 원칙2: 날마다 새로운 예측을 하라

여우의 원칙3: 집단지성을 활용하라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믿음을 배우게 됩니다. 어떤 믿음은 예전에 한 번 풀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믿어야 할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믿음은 처음 본 것이라 어떻게 믿어야 할지 어렵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살펴보면 우리의 믿음은 ‘확률적 믿음’에서 비롯되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령, 믿음이 확률 100%라고 하면 우리는 어떤 의심도 하지 않고 믿게 됩니다. 반면에 믿음이 확률 0%라고 하면 우리는 전혀 의심도 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는 우리의 믿음이 확률 100%에 가까운 것이지 정확하게 확률 100%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언스플래쉬>


저자가 말하는 확률적 믿음에 따라 매일 아침 해 뜨는 것을 본 사람을 생각해보겠습니다. 그 사람은 어느 정도 예측을 할 수 있어 내일 아침에도 해가 뜬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내일 아침 해가 뜨지 않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사람은 내일도 해가 뜬다고 확률 100% 믿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사람은 예측을 하더라도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확률적 믿음이 반대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일이 몇 백 만년에 일어날 정도여서 확률 0%이라고 하면 우리는 굳이 믿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확률 0%에 가깝기 때문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고 보면, 무엇을 예측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 이면에는 그만큼 세상을 불확실성이 지배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예측이 빗나가고 있습니다. 보통 뭔가 위험하다고 했을 때 우리는 위험에 미리 대응할 수 있습니다. 포커 게임에서 우리는 상대방의 카드를 보고 베팅을 하게 되니까요. 이렇듯 위험은 어느 정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다릅니다. 한마디로 측정하기가 어려운 위험이라 계산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위험보다 불확실성을 더 조심해야 합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우리는 머릿속을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예측하려고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요? 하루에도 정보의 양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손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정보의 양이 많다고 하면 불확실성은 줄어들어는 게 당연시됩니다. 다시 말하면 정보가 많을수록 우리는 스마트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일찍이 엘빈 토플러는『미래의 충격』에서 ‘정보의 과부하’를 말하면서 정보가 홍수가 넘쳐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경고했습니다. 즉, 정보의 중독으로 인하여 우리의 판단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정보의 오염이 심각해져 우리가 멍한 상태에서도 습관적으로 정보를 클릭하다 보니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에 대한 유연한 사고입니다. 정보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정보를 차단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결될 정도로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아주 효과적이며 설득력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정보의 대한 몇 가지 정의를 살펴보면,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은 “정보란 잡음(noise)이 배제된 메시지 신호(signal)”라고 정의했습니다. 반면에 그레고리 뱃슨(Gregory Bateson)은 “다름을 만드는 모든 차이가 정보다.”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전자가 정보를 전달하는 형식이라면 후자면 정보의 내용을 말합니다. 저자는 이들의 정의를 통합하면서 정보를 ‘신호’와 ‘소음’으로 구별했습니다. 신호가 유용한 정보라고 하면 소음은 불필요한 정보입니다.


정보의 수량보다 내용이 늘 중요하지만 이제는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흔히 정보를 당연하게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가 곧바로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바꾸어 말하면 신호와 소음을 구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현실의 한계를 제대로 직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를 적극적으로 걸러내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소음을 가려내거나 제거할 수 있는 능력,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예측을 할 수 있는 능력, 확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 등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능력에 따라 우리는 “신호는 진리다.”라는 새로운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불확실성을 판단하기 정보에서 새로운 예측을 이끌어 내는 방법으로 베이즈 정리(Bayes’ theorem)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베이즈 정리는 조건부확률과 관련이 있습니다. 베이즈 정리는 세 개의 값( 임으로 X, Y, Z로 표시)을 추정하여 ‘사후확률’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X는 사전확률, Y, Z는 각각 새로운 사건이 발생할 확률입니다. 우리는 경험적 믿음에 따라 사전확률(X)을 과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어떤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베이즈의 정리의 매력은 새로운 정보(Y, Z)를 추가하면서 우리의 판단을 상당한 수준으로 확신하게 만듭니다. 적어도 우리가 틀릴 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실행하면서 우리의 예측이 좀 더 정확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는 정직하게 말하면 불확실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빅 아이디어(big idea)’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것이야말로 ‘스몰 아이디어(small idea)’이겠지요. 스몰 아이디어는 단순하게 현재의 상태에 머물러 있으면서 온갖 소음을 아무런 판단 없이 받아들입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빅 아이디어는 끊임없이 신호를 파악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가능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번쩍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으로 생각하면서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한 결과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새로운 생각, 새로운 미래가 탄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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