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사랑하던 사람들이 죽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 글을 어렸을 때는 내게 사랑하는 힘이 넘쳤지만 이제는 그 사랑하는 힘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죽고 싶지 않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책을 읽었기 때문에 쓰는가, 아니면 책이 좋아서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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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라는 세계 - 보이지 않는 마음을 이해하는 심리학의 지혜
홍순범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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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이해는 감정이 아니라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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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라는 세계 - 보이지 않는 마음을 이해하는 심리학의 지혜
홍순범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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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타인은 지옥이다.

-사르트르

 

흔히들 타인에 대하여 생각할 때 지옥이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이나 편견 때문에 정작 나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만다. 단단히 굳어버린 내 마음은 생각을 끄집어낼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홍순범의 타인이라는 세계를 읽었다. 제목 그대로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더라도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타인의 문제일 수 있으며 한편으로 나 자신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미묘한 혼돈과 균열이 생긴다.


저자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도구를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말한 도구란 못을 박아야 할 때 사용하는 망치 같은 것이다. 그러면 타인을 이해하기 도구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오로지 마음이다. 망치와 마음은 서로 성격이 다르지만 도구라는 본질에 있어서는 같다.


우리는 마음에 따라 누군가를 좋아하고 싫어한다. 물론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마음은 앞서 말한 망치와 다른 도구다. 망치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마음은 뇌 속에 있다고 하지만 정체가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음이 없으면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과 관계하는 데 있어 가장 쓸모 있는 도구가 곧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가장 과학적인 방법으로 안내하고 있다. 뇌 과학을 통해 마음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 뇌는 크게 세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 생명의 뇌는 마음의 위치를 탐색한다. 둘째, 상상의 뇌는 마음의 존재를 상상한다. 셋째 해석의 뇌는 마음의 내용을 짐작한다. 이러한 세 가지 뇌의 활동에 따르면 마음이론은 눈에 보이지 않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

 

어떤 행동을 설명하거나 예측할 때, 그 행동의 주체에게 독립적인 정신 상태가 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이 나온다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

 


그러니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있다고 상상하는 최선의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만약에 누군가 나를 미워하면 내가 뭘 잘못했는가?라는 직접적인 반응을 하게 된다. 곰곰 생각해보니 타인에게 마음이 없다면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마음이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마음을 쓸모 있는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망치의 사용법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마음은 이와 달리 상상하는 능력이다. 상상하는 능력에 따라 타인과의 관계가 원만할 수도 혹은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타인의 마음을 해석하는 상상이 가짜라는 사실이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타인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을 때 이러한 이해가 내가 만든 가짜라는 것이다. 가령, 자신감이 없는 타인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응원했을 때 정작 당사자가 얻게 되는 것이 정말로 자신감일까? 자신감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상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상상하기 때문에 오해할 수 있다. 데카르트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오해하는 인간에 가깝다. 오해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뜨린다. 따라서 타인을 이해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오해하지 않는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가 타인을 이해할수록 그만큼 상상하게 되고 상상은 전혀 근거 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지혜로운 방법은 오해가 없어야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된다. 이해가 많을수록 나중에 오해할 확률이 훨씬 높다. 반대로 오해가 적을수록 이해할 확률은 높다는 심리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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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세계의 농담 - 삶의 모퉁이를 돌 때 내게 다가와주는 고전들
이다혜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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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고전을 읽었는지 모른다. 대략 고등학생 시절에 가깝다. 그때는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몰라 고전 한 권을 읽기가 쉽지 않았다.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으며 겨우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으나 왜 좋은 책인지 몰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살아온 시간만큼 경험이 쌓이면서 고전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고전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지금까지 살아남은 책이다. 고전의 생명력이 놀라울 정도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사실은 다른 데 있었다.


이다혜는 오래된 세계의 농담에서 고전을 다시 읽는 책이라고 말한다. 농담으로 들리겠지만 고전에서 다시라는 말이 중요한 이유를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다시 읽어보고 싶고, 다시 생각해 보고 싶고, 다시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로 다시 필요한 책이다. 다시 말하면 책이 인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고전의 분야가 여러 가지다. 소설만을 꾸준히 읽어 온 사람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문학을 비롯하여 에세이, 자기계발, 음악, 영화에 이르기까지 고전을 발견하고 소개하고 있다. 그만큼 고전이라는 오래된 이야기와 많은 시간을 동고동락했다.


그래서 고전을 함께 읽으며 좋았던 점을 몇 가지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고전은 아껴가며 읽는 책이다. 작가는 세이쇼나곤의 베겟머리 서재에서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지는 묘한 여운을 느낀다. 물론 오래된 책이라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울리지 않는 부분도 있고 해석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도 있다. 그럼에도 마음을 건드리는 순간들을 공감하게 된다. 가령, 마음이 불안불안하다는 모습을 남자의 마음속. 한밤중에 안 자고 깨어 있는 스님이라는 글에서 마음이 안 놓이는 장면이 잘 드러난다.


다음으로 고전은 이사를 하며 남게 되는 책이다. 이사를 할 때마다 버려야 물건들이 쏟아져 나온다. 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집에다 책기둥을 무한정 쌓을 수는 없다. 내게 어떤 책이 중요한가를 따져보며 결국에는 진짜 좋은 책이 살아남는다.


작가는 시단(詩壇)의 모차르트라고 불리는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를 무한정 사랑한다고 말한다. 국내 작가의 시집은 많았던 반면에 외국 작가의 시집은 거의 없다 보니 내게는 그의 시집이 아직 없다. 작가 덕분에 이제 와서 그의 존재를 알았다. 그럼에도 만약 내게 그의 시집이 있었다고 하면 아마도 무한정 살아남지 않았을까? 그의 선택의 가능성이라는 시에는 시를 안 쓰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보다 시를 써서 웃음거리가 되는 편을 더 좋아한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갈망하면서 허우적거릴 때마다 더 좋아한다라는 말은 내게 무한한 위로다.


마지막으로 고전은 천천히 읽는 책이다. 나는 되도록 정독(精讀)하는 스타일이다. 다른 말로 정독은 천천히 읽는다는 이야기다. 이와 달리 속독(速讀)하게 되면 그만큼 책의 줄거리를 놓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고전이 지루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고전은 쓸데 없는 글자 낭비가 아니다. 작가가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을 읽을 때 대충 읽으면 곤란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뭔가 모호하지만 강력한 경이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책장에는 고전을 완독한 책도 있고 읽는 도중에 멈춰버린 책이 여러 개 있다. 읽으면서 내용이 어느 정도 머릿속에 그려져야 하는데 도무지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안 읽히는 느낌을 버텨낼 마음이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작가가 말하는 고전을 읽을 수 있는 비법이 사뭇 흥미로웠다. 그중에서도 작가의 의도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면 질문을 만들어 보라는 방법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예를 들면, 등장인물이 많다고 하면 왜 인물이 많은지? 적어보라는 것이다. 각각의 질문을 연결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글의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을 독자들이 좋아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었다. 오히려 작품을 좀 더 탐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작가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고 책을 덮어버리면서 끝날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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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에 관하여 - 이금희 소통 에세이
이금희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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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말이 있습니다. 바로 공감입니다. 우리는 공감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공감은 이것저것 계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자신이 똑같이 느끼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슬픔에 잠겨 있으면 우리 또한 함께 눈물을 흘립니다. 보통 이 정도면 공감 능력이 충분하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공감하는 과정에서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공감하는데 부족하다는 말은 서로 반대인데요. 대부분의 공감을 정서적 공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서적 공감은 남의 감정에 대하여 자신의 감정도 그렇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하지만 공감 능력은 인지적 공감에 좌우됩니다. 인지적 공감은 다른 사람의 이해를 통한 공감입니다.

이금희의 『공감에 관하여』는 말 그대로 ‘소통 에세이’입니다.이 책에서 저자는 “천 명의 사람에게는 천 개의 공감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이 말의 의미는 인지적 공감을 이야기하는 데 있습니다. 정서적 공감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감각입니다. 결과적으로 천 명의 사람에게 한 개의 공감만 필요합니다. 반면에 인지적 공감은 다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개별적인 감각입니다. 우리가 소통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인지적 공감입니다.

이 책을 열면 정말로 저자 특유의 친절하고 다정하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엄마는 양자역학’이라는 부분을 읽다 보면 엄마와 양자역학의 관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이 과학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삶 깊숙이 소통과 연결되어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엄마가 두서없이 말하는 모습이 마치 양자역학과 같다는 이야기에 놀랐습니다.

한편으로 제 자신에 대해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가끔씩 아내와 의견이 충돌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아내가 있는 말, 없는 말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짜증을 참을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대로 아내의 입장을 생각해보았더라면, 다시 말해서 아내의 말을 양자역학으로 소통했으면 서로 상처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자는 ‘자기 연민’에 대해서도 용기 있는 말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연민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문제는 자기 연민이라고 했을 때입니다. 연민의 대상이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데 있습니다. 세상만사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 마련입니다. “왜 나만 힘들까?” 하소연하며 자기연민이라는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게 됩니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은 상처의 늪으로 빠져들고 맙니다.

일찍이 스위스의 시인이며 철학자인 앙리프레데릭 아미엘은 “인생에서 가장 큰 용기는 자기 연민을 버리고, 삶을 직면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저자는 하루아침에 방송을 그만두었을 때 힘들었지만 자기 연민이 별로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녀에게 삶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이었습니다. 지나간 일에 미련을 두지 않고 세상만사에 언제나 웃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우리는 버거운 삶을 마주하면서 자신을 감싸고 있는 슬픔의 정서와 무게를 알게 됩니다. 우리에게 슬픔을 함께 나누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더 중요한 일은 슬픔이 아니라 ‘이해’를 향한 노력입니다. 진정한 공감은 소통이기 때문입니다. 소통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열린 마음입니다. “왜 저래” 말고 “왜 그럴까”라고 말해보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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