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버리기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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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의 연인이란 말이 있습니다. 서로 사귄 지 얼마 안 된 연인들에게는 낭만적인 설레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간절했던 마음은 즐겁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눈앞의 연인을 두고서도 마음은 뇌 속의 연인 때문에 몸살을 앓습니다. 뇌 속의 연인이라고 해서 다른 이성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걱정거리를 말합니다. 이러한 뇌 속의 연인으로 딴 생각을 하는 것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마음이 답답한 미로를 헤메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그럴까요? 일본의 젊은 주지스님 코이케 류노스케는『생각 버리기 연습』에서 ‘사고병(思考病) 즉 생각병’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인간은 불필요한 생각 때문에 ‘무지(無知)’한 딜레마에 빠진다고 저자는 말했습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 이것은 과식(過食)과 다를 바 없습니다. 스스로를 가볍게 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생각의 잡음 때문에 감각이 둔해지고 맙니다. 결국에는 번뇌에 때문에 『법구경』에 나오는 ‘사라목’(紗羅木)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즉, ‘조금도 마음을 조절 안하는 사람은 원수가 바라고 원하는 일을 자기에게 해버리고 자멸한다. 넝쿨풀에 휘감겨 고사’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에게는 세 가지 기본 번뇌가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바로 탐욕, 분노, 어리석음입니다. 탐욕은 어떤 것에 대해 좀 더 좀 더 하고 갈망하는 마음의 충동에너지입니다. 반면에 분노는 어떤 것에 대해 하고 싶지 않다, 라는 반발하는 마음의 충동 에너지입니다. 그리고 어리석음은 앞서 말한 생각병처럼 눈앞의 것에 싫증을 느끼고 다른 자극을 구하려는 마음의 충동에너지를 말합니다. 이 세 가지 번뇌가 생각을 많이 하게 하여 뇌를 분주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생각병에게 생각은 악업(惡業)에 불과합니다.

 


『화엄경』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 일체유심조라고 하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대로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마음이 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생각병이 문제시되는 것은 나쁜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나쁜 마음은 우리를 무지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쁜 마음을 좋은 마음으로 돌려야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휴뇌법’(休腦法)은 생각의 잡음으로 인한 무디어지는 감각을 치유해주고 있습니다. 휴뇌법은 뇌 그 자체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처럼 쓸데없는 생각을 쉬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휴뇌법을 통해 스님은 마음속에 무언가 중요한 일이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쓸데없는 생각에 대한 깨달음이며 미음의 작용을 바꾸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쓸데없는 생각의 깨달음을 염력(念力)이라고 합니다. 염력이 민감하면 민감할수록 아주 작은 변화까지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알아차린 뒤에 마음의 작용을 바꾸는 힘을 ‘정력’(定力)이라고 합니다. 이 힘을 집중력이라고 하는데 의식을 조절해 하나의 장소에 모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오감(五感)이 분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책의 부제를 보면 ‘생각하지 않고 오감으로 느끼면 어지러운 마음이 서서히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데 있어 생각은 나중에 하고 먼저 오감을 느끼라는 것입니다. 오감이란 눈, 코, 귀, 혀, 몸을 말하며 외부의 자극을 인식하는 통로입니다. 이러한 오감을 통해 ‘인식하는 것은 나(我)의 정체 즉 이것이 나다’라는 것입니다. 가령, 청각에 있어 ‘들린다’와 ‘듣는다’의 차이는 수동적 상태와 능동적 상태와 연결됩니다. 수동적 상태가 실념(失念:정념을 잃음)이라고 한다면 능동적 사태는 생각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능동적 상태에서 우리는 생각의 잡음에 방해 받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에 비 오는 소리나 물 떨어지는 소리에 대한 감수성을 계발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오감을 살펴보면 촉각은 주목할 만했습니다. 우리는 ‘가려우니까 긁는다’를 스스럼없이 합니다. 가려운데 긁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것이 마음의 불안만 키우게 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합니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릅니다. 저자는 가렵다, 라는 외적인 요인에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지금 당장 긁는다는 것이 유쾌할 수 있으나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마음을 통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가렵다’ 라는 촉감에 집중하면서 가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삶의 명상에서 얻어지는 ‘휴뇌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휴뇌법은 삶의 거대한 행복감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휴뇌법이 곧 명상이라는 굴레 때문에 오히려 현실 도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현대인들을 보면 일에 시달리면서 바쁘게 삽니다. 그럴 때마다 세상을 느리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또 다른 번뇌를 만듭니다. 그래서 저자는 명상이 목적이 아니라 도구라고 역설했습니다. 우리가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관찰을 하면서 ‘무명’(無明: 진리의 빛이 비추어지지 않는 혼란한 상태)에 빠진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생각 없이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삶의 진정한 의미에서 다시금 ‘생각병’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은 큰 울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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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스티브 도나휴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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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25세에 이미 죽어버리는데 장례식은 75세에 치른다.”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말했다. 활력 없는 사람들은 세상과 쉽게 타협하며 긴장의 끈을 놓아버린다. 이런 사람들에게『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의 스티븐 도나휴는 좋은 멘토가 된다. 스티븐 도나휴는 겉으로는 단순해보이지만 속으로는 절대적인 인생의 진리를 들려주고 있다. 전작『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에서 삶의 특별한 비책이 사막이었다면 이번에는 ‘바다거북’이다. 저자는 바다거북의 귀소본능에서 멋진 인생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바다거북은 수백 킬로미터를 여행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산란을 위해 자기가 태어난 바로 그 해변으로 되돌아온다. 수백만 마리 바다거북이 펼치는 생명의 파노라마는 호기심 그 자체다. 저자는 호기심 그 너머에서 인간과 바다거북의 닮은 점을 발견해낸다. 그것은 바로 ‘내면의 나침반’이다. 흔히 어떤 목적지를 향할 때 나침반과 지도는 좋은 도구가 된다. 하지만 저자는 ‘나침반은 지도가 아니다.’라고 역설하고 있다. 지도는 올바른 방향으로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 반면에 나침반은 이끌어 준다는 것이다. 지도가 시행착오를 최소화한다면 나침반은 갈망하고 꿈꾸게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나침반을 따르며 살라고 한다. 이것이 의미 있는 삶이며 나아가 행복한 인생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지도를 선택한다면 늘 정해진 길을 따라 갈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를 찾지 못할 것이다. 인생에서 마주치는 어려움에 대한 돌파구는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나침반이 내면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우리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여섯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 둥지 떠나기
2.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하기
3.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어 행하기
4.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기
5. 깊이 잠수하기
6. 집으로 돌아오기 
 

하나. 둥지 떠나기다. 새로운 운명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둥지를 떠나야 한다. 만약에 바다거북이 계속 둥지에만 머무른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도 마찬가지다. 운명이 밀고 끌어당길 때 둥지를 떠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둥지를 떠날 때 타이밍이 중요한데 준비 상태(being ready)에서 떠나야 한다. 모든 것을 대비된 상태(being prepare)에서는 불가능하다. 둘.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하기다. 나침반은 생각보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자신이 무엇에 이끌리고, 열정이 생겨나며 꿈꾸게 되는지 알아야 한다. 분명 강하게 느껴지는 끌림이 있을 것이다. 
 

셋.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어 행하기다.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자신만의 재능을 발견하여 정말 잘하는 일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즉 당신의 재능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곳에서 발휘되어야 한다. 넷.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기다. 치명적이지 않은 이상 실수는 우리가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알려준다. 그래서 우리는 실수에서 더 많은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다섯. 깊이 잠수하기다.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인생의 1% 시간만 깊이 잠수하라.’고 한다. 우리가 살면서 힘들 때 겪는 기분이 ‘가라앉는’ 그 때가 삶의 나침반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여섯. 집으로 돌아오기다. 집은 태어난 곳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으로 돌아가는 ‘내면적 경험’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또 하나 부가적인 방법을 추가한다면 일곱 번째인데 바다거북의 등딱지처럼 우리에게 중요한 것들은 우리와 함께 간다는 것이다. 
 

저자는『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에서 내면적 나침반을 거듭 말하고 있다. 내면적 나침반은 사소하지만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바로 깊은 내면으로부터 들리는 운명의 소리가 무엇인지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생은 바다거북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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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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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 사람은 정말로 행복할까? 행복하기 위해 돈을 버는데도 정작 돈과 행복은 아주 역설적이다. 남들보다 더 좋은 자동차나 집을 가지려는 경제적 부(富)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다. 하지만 계속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경제적부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다. 이로 인해 아무런 만족 없이 운전대를 잡고 있을 뿐이다. 이를 사회 심리학지인 도널드캠벨(Donald Cambell)은 ‘쾌락주의의 방아 찧기’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심리적으로 만족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슈테판 클라인은『행복의 공식』에서 ‘삶에 대한 심리적 만족을 이루는 마법의 삼각형’을 흥미롭게 제시했다. 즉 시민의식, 사회적 균형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다. 이 세 가지의 만족감이 마법의 삼각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덧붙여 말하길 ‘행복한 삶은 운명이 가져다주는 선물이 아니다. 우리는 행복한 삶을 위해 무언가를 행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삶의 운명에 있어 젊음은 무언가를 하기 좋은 시기다. 반면에 노년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다반사다. 또한 젊음은 육체적으로 건강하지만 노년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단순히 나이의 많고 적음으로 육체적으로 질병에 걸리지 않는 상태를 구분하는 것은 이분법적인 사고다. 세계보건기구(WHO) 창립자들은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행복한 상태’라고 말했다. 젊은 사람이 우울증에 걸린다거나 노년인데도 활력이 넘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하면 ‘행복하면건강하고 불행하면 병약하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행복은 젊음 혹은 노년이라는 숫자상의 나이에 있지 않다. 그 보다는 ‘아름답게 나이 드는 것’이 매우 중요한 가치다. 조지 베일런트가『행복의 조건』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 아닌 ‘Ageing Well’이었다. 하버트대학교성인발달 연구소에서 ‘성공적인 노화’와 ‘인간의 행복’에 관한 통찰력에 선보인 조지 베일런트는『행복의 조건』에서 삶을 관통하는 또 다른 행복의 공식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전향적 연구를 통해 ‘행복의 조건’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전향적 연구란 사람들의 생애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삶을 청소년기부터 꾸준히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기억력에 의존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 책의감수를 맡은 이시형은 저자의 연구에 깊이 공감하면서 ‘하루, 한 달, 일 년이 모여 이루는 인생이란 단순히 그 시간들의 합 이상임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고 했다. 

저자는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세 개의 관문’이라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첫 번째 관문은 ‘긍정적 노화의정의’다. 긍정적 노화란 사랑하고 일하며 어제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배우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성인의 여섯 가지 발달과업’을 수행해야만 한다. 즉,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며‘친밀감’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적 안정’과  다음 세대를 배려하는‘생산성(generativity)’ 과업을 이뤄야 한다. 또한 과거의 전통을 물려주는 ‘의미의 수호자’가 되어야 하며 죽음 앞에서 ‘통합’ 해야 한다. 

다음 두 번째 관문은 ‘건강하게 나이 들기’다. 이는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신체적 건강만큼이나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건강이 보다 중요하다.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7가지 요소는 비흡연 또는 젊은 시절에 담배를 끊음, 성숙한 방어기제, 알코올 중독 경험 없음, 알맞은 체중, 안정적인 결혼생활, 운동, 교육년수 등이다. 그러나 7가지요소뿐만 아니라, 삶을 즐기는 놀이와 창조성을 발휘해야 한다. 또한 지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마음의 평온함을 얻기 위해 종교가 아닌 ‘영성’에 대한 믿음을 제시하고 있다. 종교가 모방적이며 외부적이라고 한다면 영성은 나의 능력, 희망,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관문은 ‘품위 있게 나이 드는 것’이다. 첫째, 다른 사람을 소중하게 보살피는 것이다. 둘째,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몸이 아플 때면 의사를 찾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셋째,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자율적으로 해결한다. 넷째, 유머감각을 지녔으며 삶을 즐길 줄 알았다. 다섯째, 과거를 되돌아볼 줄 알았고 다음 세대로부터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한다. 여섯 째, 오랜 친구와 계속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일찍이 키케로는『노년에 관하여』에서 노년에 관한 최선의 무기는 학문을 닦고 미덕을 실천하는 것이네. 미덕이란 인생의모든 시기를 통해 그것을 잘 가꾸게 되면 오랜 세월을 산 뒤에 놀라운 결실을 가져다준다네. 왜냐하면 미덕은 생의 마지막순간에도 결코 우리를 저버리지 않을 뿐 아니라, 훌륭하게 살았다는 의식과 훌륭한 일을 많이 행했다는 기억은 가장 즐거운 것이 되기 때문이네, 라고 했다. 그러면서 키케로는 노년의 한계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했다. 즉 누군가 맡은 바 임무를 능히 수행할 수 있고 죽음을 무시할 수 있다면 그는 노년에도 계속 해서 살 권리가 있다고 했다. 

정말로 노년에도 계속 살 권리가 있을까? 조지 베일런트는『행복의 조건』에서 긍정적으로 치유하고 있다. 인생 후반에 다다를수록 우리가 삶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것이 진짜 이유였다. 이유인즉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살아있게 만들고 그 힘으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가늠해보는 것도 행복을 회복하는 좋은 지혜다.

과거와 달리 우리는 100세 이상 살 수 있게 되었다. 오랜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러나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50세 이전의 삶’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거듭 주장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50세 이전의 삶을 잘 활용하는 방법만 알고 있다면 세네카가 말한 것처럼 ‘노년은 온통 즐거움으로 가득한 새로운 세계’가 되지 않을까? 노년의 삶은 나약하고 벌거벗은 삶이 아니었다. 

이 책의 미덕은 부나 명예가 행복의 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과학적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라고 명쾌하게 깨닫게 해주고 있다. 삶에서 중요한 변화를 일으키기에 알맞은 생활 지침을 담고 있다. 행복이라는 크나큰 갈망을 더욱 사랑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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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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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로 맘먹은 것은 ‘아웃라이어’라는 제목만큼이나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의 비결은 모두 틀렸다!’라는 것이 마음을 움직였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꿈(dream)과 도전을 빼놓을 수 없다. 가령, 자기 몸집에 턱없이 부족한 날개를 가진 꿀벌이 날아다닐 수 있는 비결은 날고 싶다는 꿈 때문이었다. 그래서 꿀벌은 1초에 250번을 움직인다. 그런가하면 백열구를 만든 에디슨은 “나는 백열구를 만들기 위한 2천 번의 실험을 거쳤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티핑 포인트』, 『블링크』를 통해 성공의 뒷모습을 명료하게 파헤졌던 말콤 글래드웰이 이번『아웃라이어』에서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들려주고 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 그대로 성공하기 위한 매직넘버다. 순수한 능력 위주의 사회에서 꿀벌의 1초에 250번, 에디슨의 2천 번의 실험 그리고 아웃라이어들의 1만 시간의 법칙은 최고의 아이디어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말대로 최고 중의 최고는 그냥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훨씬, 훨씬 더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말콤 글래드웰은 ‘이 모두가 틀렸다!’라고 거침없이 반박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성공한 사람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 이렇게 성공을 사람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적 관점이다. 반면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는다는 것은 갈릴레오적 관점이다. 이는 성공을 상황(situation)으로 보는 것이다. 즉 성공의 주된 원인을 사람 그 자체보다는 관계의 측면에서 성공의 뒤집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관계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 저자는 캐나다 하키팀을 지배하는 철의 법칙을 제시하고 있다. 캐나다 하키팀 선수들의 생일을 보면 1월, 2월, 3월에 월등히 많다. 이유인즉 캐나다에서는 1월1을 기준으로 나이를 헤아리며 연령대를 기준으로 사람을 선발하고 분류하고 집중적으로 교육시킨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즉 같은 연령대에서도 생일이 늦은 사람들보다 더 몇 달간 더 숙달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런 만큼 로버트 머튼의 ‘자기실현적 예언’대로 재능이 돋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관계가 보다 사회적 맥락으로 확대된 것이 문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벼농사와 수학 실력의 놀라운 상관관계를 분석하면서 문화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벼농사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두 나라의 속담이 있는데 바로 러시아와 중국이다. 러시아 속담은 “하느님이 키우지 않으시면 땅에서도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중국 속담은 “1년 내내 해 뜨기 전에 일어날 수 있다면 어찌 부자가 못 되리”였다. 두 나라의 속담의 차이는 땀 흘려 일하는가, 하지 않는가?에 있다. 결론적으로 아시아인들이 수학을 더 잘하는 이유는 실력이 아니라 노력과 끈기라는 태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문화적 비밀은 비행기 추락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사고는 대개 일곱 가지의 실수가 결합한 작용이며 결과다. 우리에게 단순히 지연된 비행기 사고에서 생사를 결정하는 것은 피로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의사소통에 있었다. 비상상태에서 완곡어법(mitigated speech)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일상적인 어투에 불과할 뿐이다. 완곡어법이란 전달 내용을 부드럽게하거나 상대편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려는 화법이다. 이러한 완곡어법은 홉스테드가 말한 ‘권력 간격 지수(Power Distance Index, PDI)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권력 간격 지수란 특정한 문화가 위계질서와 권위를 얼마나 존중하는지를 나타낸다. 결과적으로 완곡어법 때문에 비행기 추락이라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21세기형 성공의 비결을 예감할 수 있게 된다. 그 비결이란 간단하다. 열심히 일만 한다고 해서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기 위해서 일만 한다면 오히려 성공의 부담감만 백배가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사람의 작은 차이는 성공을 즐기는 마음에 있을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아웃라이어의 비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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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초 - 순식간에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는 결정적 행동의 비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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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에 관한 이야기는 많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성공의 노하우는 소설(小說)이 아니다. 허구가 아닌 실생활에서 얻은 값진 정신력은 우리 삶 속에서 ‘고릴라’를 발견하게 한다. 괴짜 심리학자로 널리 알려진 리처드 와이드먼은『왜 나는 눈앞의 고릴라를 못 보았을까?』에서 고릴라를 우리가 눈 뜬 장님이어서 놓치는 당연한 것들, 남다른 아이디어, 기발한 해결책, 성공의 기회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번에는『59초』에서 좀 더 색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보일러 수리비를 둘러싼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어떤 남자가 보일러가 고장 나서 고쳐보겠다고 오랜시간 낑낑댔지만 헛수고였다. 그래서 그 남자는 보일러 기술자를 불러 고치게 했는데 그 방법이 간단했다. 보일러 옆구리를 한 번 툭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보일러 수리비는 제 값을 지불해야 했다. 왜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냐고, 남자가 묻자 보일러 수리공은 “보일러를 툭 치는데 걸린 시간에 대한 비용이 아니라, 정확하게 어디를 쳐야 하는지 오랜 경험을 통해 알아내는 데 걸린 세월에 대한 비용”이라고 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받는 것보다는 주는 것이 낫다? 라는 문제를 상호주의 원리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역사상 가장 간단한 사회심리학 실험이라 불리는 것을 통해서 ‘최소한의 호의,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실험의 원리는 크리스마스카드를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전화번호에 나와 있는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보내는 것이다. 이럴 때 낯선 사람에게서 축하카드를 받을 수 있는지 조사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얻게 되었다. 이로 인해 낯선 사람에게 호의를 보이는 것이 좋으며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결정적 행동의 비밀에 감쳐진 패턴을 분석하고 있다. 그러면서비밀의 중요한 세 가지 사고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먼저 ‘이중 사고’다. 흔히 성공하면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일종의 자기 최면이다. 하지만 저자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상과 결별하라고 한다.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기분만 좋을 뿐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상보다는 목표달성이 훨씬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서 저자는 외팅겐의 ‘이중사고’가 매우 유용하다고 말한다. 이중사고는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개념을 차용한 것인데 외팅겐은 목표 달성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지니면서 동시에 도중에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 현실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상대적 사고’다. 실제로 원의 크기는 같은데도 원을 둘러싼 주변과 비교하기 때문에 서로 다르게 보인다. 가령, 흰색 원을 검은색 작은 원들로 둘러싸여 있으면 상대적으로 커 보인다. 반면에 흰색 원을 검은색 큰 원들로 둘러싸여 있으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이 두 가지 관계에서 전자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무의식 사고’다. 무의식 사고는 복잡한 결정을 내릴 때 효과적이다. 간단한 결정을 내릴 때는 의식적인 사고가 합리적이다. 그러나 일이 복잡해지면 보통 우리는 상황을 전체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가장 명백한 요소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때 의식의 관점을 다른 데로 돌림으로써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59초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우리가 59초 노하우를 알고 있다면 성공의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행복할 때 웃는 것 못지않게 웃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거꾸로 말하면 이 책 덕분에 우리는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해온 혁신적이면서 창조적인 생각을 59초 만에 알 수 있게 된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효과적인 변화를 일어나게 하는 데 반드시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1분도 걸리지 않는다. 또한 이것을 적재적소에 행동하는 데 1분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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