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잡스, 잡스가 멈춘 곳에서 길을 찾다
김재범.김동준.조광수.장영중 지음 / 지식공간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버전 2.0인체와 버전 3.0인체의 차이는 뭘까? 세계적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특이점이 온다』에 따르면 특이점(singularity)이란 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그 영향이 매우 깊어서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시기를 뜻한다. 결국 인간이 만든 기술이 이제는 기술이 인간을 가속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특이점의 시대에서는 기술과 인공 지능의 융합으로 진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버전 2.0인체가 생물학적 인간이라면 버전 3.0인체는 인공지능형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포스트 잡스 시대에 살고 있다. 애플의 상징이자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타계했지만 그 영향력은 여전히 파급적이다. 애플의 로고에서 알 수 있듯 사과를 쉽고 간편하게 한입 먹고 싶을 정도다. 우리 삶의 방식은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창조적이고 뛰어난 상상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가령, 아이폰 4S에서 사용되고 있는 ‘시리’(Siri)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시리는 기존의 음성인식과 차원이 다르다. 질문에 답변하는 것이 정해진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거론하는 이유를 추론하여 답변한다. 마치 ‘인지적 개인비서’(cognitive)처럼 ‘상호작용’(인터랙션)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융합 전문가 4인은 포스트 잡스 시대의 생존법을『포스트 잡스, 잡스가 멈춘 곳에서 길을 찾다』에서 대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대화 내용을 요약하면 ‘Personalization’과 ‘Connecting’ 그리고 ‘Design thinking’이다. 먼저 Personalization는 ‘생명을 불어넣다.’는 뜻으로 생명이 아닌 것이 생명이 되는 것이다. 아이패드, 아이폰이라는 제품에서 스티브 잡스로 대변되는 ‘아이’(i)는 사용자 3.0인 ‘유저머’(usumer=user+consumer)를 탄생시켰다. 유저머는 경험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이며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는 ‘약한 관계’의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얻는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내추럴 인터랙션’(natural interactin)이며, 이로 인해 포스트 잡스 시대에는 다중 감각의 멀티모달 인터랙션(multimodal interaction), 자율적인 사고를 가진 사용자 5.0인 로봇, 빅 데이터(big data)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Connecting은 스티브 잡스의 창의력 비밀이다. 다시 말하면 ‘창의란 연결이다.’라는 것이다. 연결은 두 개의 사물의 의미가 결합하여 제 3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것이 곧 창의다. 그러면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가? S-커브(curve) 진화론에 따르면 기업은 도입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라는 과정을 거쳐 진화한다. 기업은 지속 성장을 중요시하는데 S-커브에 따르면 S-커브들이 계속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럴 때 세 가지 옵션이 있는데 멀리 뛰거나, 높이 뛰거나, 아래로 뛰는 것이다. 그런데 전문가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래로 뛰어내리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래야 ‘the best’가 아니라 ‘the only’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Design thinking은 예술가처럼 감성적이며 직관적인 사고와 과학자와 같은 논리적이며 분석적인 사고를 융합하는 것이다. 로저 마틴에 따르면 디자인 씽킹이 매력전인 이유는 탐색과 활용 때문이다. 즉, 직관과 가설을 중시하는 탐색은 미래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강점이 있으나 리스크는 크다. 반면에 논리와 분석을 중시하는 활용은 과거로부터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현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탐색과 활용을 로저 마틴은 ‘지식생산필터’의 용어로 설명하는데 현실세계에서 생겨나는 수많은 의문들은 ‘미스터리’(mystery) 단계,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아이디어는 ‘휴리스틱’(heuristic)단계, 마지막으로 체계화된 정보는 ‘알고리즘’(algorithm)단계다. 따라서 그는 세계적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디자인 씽킹이 상호작용하면서도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디자인은 스피릿(spirit)이다. 그 가치를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한 좋은 디자인은 나오지 않는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을 성찰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의 테크놀로지에 구현된 스피릿은 ‘체화된 인지’라고 할 수 있다. 체화된 인지는 뇌-몸-환경이 하나의 통합체로 총체적으로 이루어지는 ‘확장된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 체화된 인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한 사람’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스티브 잡스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 다음 시대를 이끌 창의성을 보는 것 또한 매우 유효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천재의 개념인 [He-창의성]과 최근의 개인 인지적 개념인 [I-창의성]이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창의성의 개념인 [W-창의성]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