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안 말랐네!"
어제도 그제도 남편이 하는 말이다. 

비에 젖고 땀에 젖고, 한창 뛰어놀기 좋아하는 아이의 운동화는 그냥 외양만 더러운 것이 아니라 지독한 냄새까지 풍기고 있다는 것을, 며칠 전 냄새의 근원을 찾다가 알아냈다.
그리고서 내가 한 일은 겨우 베란다 벽, 햇볕 들고 바람이 통하는 곳에 운동화를 쓰러지지 않게 세워둔 일.
그런데 그렇게 며칠을 세워두어도 냄새는 가시지 않았다. 

지난 주말, 욕실에서 남편이 쭈그리고 앉아 뭘 하고 있다. 딱 내가 걸레 빨 때의 자세인데 남편이 절대 걸레를 빨 사람은 아니고 뭘 하고 있나 봤더니 아이의 운동화를 빨고 있었다. 잠시 후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서는 흐뭇한 표정으로 깨끗해진 아이의 운동화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 다시 베란다 창 앞으로 가져가서는 잘 마르도록 세워놓는다. 

운동화를 빨아본 사람은 안다. 그것이 얼마나 더디 마르는지를.
빨리 보송보송하게 말라서 아이가 신고 다니는 것을 보고 싶은 남편은 매일 저녁 집에 들어오면 아이 운동화를 만져보고는 실망한다.
"아직도 안 말랐네..... 왜 이렇게 안 마르지?"
"운동화가 원래 좀 더디 말라."
내가 말했다.
"낮에 해가 잘 드는 곳에 좀 갖다 놓지."
남편이 내게 하는 소리이다.
"거기가 그나마 제일 볕이 잘 드는 곳이야. 그런데 요즘 비가 자주 오니 습해서 더 안마르는 것 같아." 

아이는 지금 엄마 아빠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안중에도 없다.
이제는 아이를 위해서보다도 남편을 위해서 해가 좀 쨍 하고 나주었으면 좋겠다. 매일 해가 나기는 하는데 딱 그날 널은 빨래가 마를 정도일 뿐, 운동화가 마르기에는 좀 모자라는 날씨가 계속 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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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9-07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가정을 이루고 살아야 알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오늘따라 눈부시게 예뻐 보여요. 아, 감동 뭉클!

hnine 2010-09-07 14:21   좋아요 0 | URL
어느 집에서나 다 있는 일을 제가 새삼스럽게 쓰진 않았나 싶네요.
늘 예쁜 눈으로 봐주시고, 감동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신 마노아님이 더 눈부시다는 것을 알고 계신지...^^

상미 2010-09-10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들 사랑은 아빠지...
발도 쑥쑥 자라고, 신을 너무 험하게 신어서, 빨기 전에 새로 사줘야 했던 때가 있었어.
신문지를 펴고, 운동화 안에도 신문지 구겨서 안에 넣고 말리면 잘말라.
몇 시간 후 신문지 바꿔주면 더 빨리 마르고.

hnine 2010-09-07 18:0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구나. 나는 운동화 빠는게 왜 그리 귀찮은지. 봐서 다린이에게 직접 빨아 신어라 그럴 참이었어.

루체오페르 2010-09-07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따뜻하고 흐뭇하네요.
저도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hnine 2010-09-07 23:12   좋아요 0 | URL
루체오페르님의 댓글도 늘 따뜻합니다.
분명히 그런 아버지가 되실거예요.

해리포터7 2010-09-08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그런아버지가 있는줄 첨 알았습니다.ㅎㅎㅎ
아빠들은 원래 자신이 하고픈걸 해놓고 은근 자식에게 할건 다했다고 하잖아요.
평소에는 바닥과 TV와 한몸이되어 있으면서 말이에요.
나중에 아이가 본 그대로 할텐데...
실제로 중2인 울아들이 그대로 하고 있답니다.
집에 들어오면 런닝에 팬티에 한손에 모콘이를 들고 기다란쿠션 겨드랑이에 끼고 눕는다지요.헐....
아마 hnine님댁은 좀 다르겠지요. 아이도 다 안답니다.정말로...

hnine 2010-09-08 21:21   좋아요 0 | URL
해리포터님 댁과 똑같지는 않아도 저희집에서도 제가 보기에 민망하고 못마땅한 풍경이 왜 없겠어요. 제일 일찍 자고 제일 늦게 일어나는 사람이 저희 집에서는 아이가 아니라 바로 남편이랍니다 ㅋㅋ 잠이 많아요. 그래도 아이에게는 좋은 아빠 노릇하느라 애 쓰는 모습이 보여요. 남편이 보기에 저에게도 못마땅한 모습이 분명히 있겠지요? ^^

하양물감 2010-09-08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은 애 아빠가 휴일만 되면 이불이고 발매트고 인형이고 모두 다 햇볕에 말립니다. 때로는 그걸 해가 지고 나서도 안걷어들어와서 더 축축해질 때도 있지만요^^

hnine 2010-09-08 21:23   좋아요 0 | URL
햇볕만큼 강력한 소독제가 없으니까요. 저희 집은 아파트 1층이라 그런지 특히 더 습하네요. 빨래 잘 안마르는 것을 물론이고 지금 곰팡이와의 전쟁 중이랍니다. 저희는 이불 한번 널어놓고 나갔다가 비가 들이쳐서 결국 그 이불 버린 적도 있어요 ㅋㅋ

비로그인 2010-09-08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 잼있습니다.
인제 바람 솔솔 불어서 빨래 잘 마를까요? 아님 기온이 좀 낮아져서 덜 마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바람 솔솔.. 그나저나 뭔가가 붉고, 갈색으로 물드는 계절이 오면 꼭 낯선 어딘가로 가고 싶어지는 저는 좀 큰일이예욥!

hnine 2010-09-10 07:13   좋아요 0 | URL
큰일인가요? 무덤덤한 감성으로 메말라가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것 같은데요. 다만 마음이 너무 멀리 날라가지 않게 다스리는 것이 좀 어렵긴 하지만요 ^^

같은하늘 2010-09-09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날씨가 그랬나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운동화를 빨면 세탁기에 탈수를 살짝만 돌려주면 훨씬 빨리 말라요.
물론 운동화가 상하지 않게 위치선정(?)을 잘해서 넣어야하지요.ㅎㅎ
아들을 위한 아빠의 따뜻한 마음에 행복이 묻어나네요.

hnine 2010-09-10 07:20   좋아요 0 | URL
아이가 아프면 다른 것은 눈에 안들어오지요.
이제 다 나았나요?
저는 독한 엄마가 되어서 그런지, 아니면 아이가 한번 장염으로 입원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비슷한 증세가 보이면 나을 때까지 금식시키거든요.
먹고 싶어하는 아이보며 같은하늘님도 많이 마음 아프셨지요...

하늘바람 2010-09-0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신발을 빨이주는 아빠
근사하네요.
우리 아빠도 그랬죠
하지만 모든 아빠가 그런 건 아닐거예요.
다린이는 멋진 아빠를 두었군요

hnine 2010-09-10 07:22   좋아요 0 | URL
남편으로서의 점수보다는 아빠로서의 점수가 월등 높지요 ^^
저도 그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둘 다 높은 점수 받기가 어렵다면 말이지요.

하늘바람님,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금요일이어요 ^^

yamoo 2010-09-09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발 빨기는 넘 싫어요~~ 그래서 전 3천원짜리 신발 빠는데 그냥 맡깁니다만..
그러고 보니 신발 빨아본 적도 오래됐군요..

hnine 2010-09-10 07:22   좋아요 0 | URL
아, 신발 빠는데 3천원이군요...(음~ 괜찮은데요? ^^)

순오기 2010-09-0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을 보면 정말 사람 사는 모습이 제일 아름답죠!^^
광주는 여름내내 빗방울이 안 떨어진 날이 없어요.
반짝 해가 났다고 건조대 내놓으면 어느새 빗방울이 떨어지고, 부랴부랴 들여놓으면 금세 또 해가 나고... 출근하면서 절대 건조대를 내놓을 수 없어서 선풍기로 말렸어요.
...님 말씀처럼 운동화는 드라이기나 선풍기로 빨리 말려야 냄새가 안나요.
우리 학창시절엔 연탄아궁이에 말리면 잘 말랐는데~ ^^

hnine 2010-09-10 14:11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여기도 그래요. 빗방울 안 본 날이 근래들어 며칠 없었던 것 같아요. 빨래 잘 안마르는 것보다 더한 문제가 바로 곰팡이요. 1층이라서 그런지 집이 무척 습하네요 으~~~

덕분에 연탄 아궁이 옆에 실내화 빨아서 마르게 세워놓았다가 태워먹은 생각이 나서 웃었습니다. 그렇다고 버릴 수는 없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실내화 한동안 잘 신고 지냈지요 ^^

치유 2010-09-1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아빠 보면요..너무 사랑스러워요..^^_

hnine 2010-09-11 19:28   좋아요 0 | URL
사랑스럽다고 말씀해주시니 제가 괜히 오글거려요~~ ^^
 
2010 여름, 내 책장 뽐내기!

1. 아버지의 서재 

아버지는 책을 참 좋아하셨다.
방 두개 짜리 집에서 할머니와 우리 삼남매, 부모님, 이렇게 여섯 식구가 복닥거리며 살다가 내가 초등학교 4학년때 드디어 방이 네개 있는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방이 여유가 생기자 아버지는 곧장 그중 하나를 아버지의 서재로 꾸미셨다. 아버지의 책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는 책장이 나란히 세개. 다른 멋진 가구나 인테리어로 꾸며지진 않았지만 그 방이 나는 참 자랑스러웠었다. 대단한 지위, 직장을 가지시진 않았어도 우리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다.   

2. 중학교때 수학선생님의 서재 

내가 중학교때 좋아하던 수학선생님이 계시다. 미혼의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다음 해 다른 남자 중학교로 전근을 가신 후에 선생님을 찾아 뵈러 댁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 댁이라고 했지만 가보니 연립 주택 반지하 방에서 혼자 살고 계셨다. 그런데 그 단칸방을 채우고 있던 책, 책들. 여기도 책, 저기도 책, 금방 무너져 내릴 것 같이 쌓아올려진 책, 책.
"애들이 아무때나 와서 빌려가기 때문에 늘 정리 안된채 이 모양이야."
여기서 '애들'이란 선생님이 맡으신 반 학생들을 말한다. 그러니까 선생님의 그 단칸방은 일종의 열린 도서관인 셈이었다. 지금도 그 방의 풍경이 눈에 선하다.

3. 부러웠던 서재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남편 후배 집에 초대를 받아 방문한 적이 있다. 아이가 아직 없었던 후배 부부의 집은 널찍하고 흐트러짐 하나 없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집 구경을 시켜주는대로 따라 다니다가 2층 전망 좋은 곳에 있는 그 후배 와이프의 서재를 보았다. 웬만한 회사 중역의 사무실 같은 멋진 서재, 멋진 테이블, 멋진 책장. 그 당시 나는 남편과 원룸에서 살던 시절. 서재는 커녕 그 원룸 조차 내 짐과 남편 짐이 뒤죽박죽 정돈이 안되어 늘 금방 이사온 집 같은 상태로 살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 후배 와이프의 서재를 구경하는 동안 부러웠다...많이 부러웠다.

4. 지금 나의 집에는 서재가?

차를 타고 친정으로 가는 두시간 남짓 나와 아이는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수다를 떤다.
"엄마, 우리 나중에 살고 싶은 집 꾸미기 해볼까요?"
아이가 제안하고 자기가 먼저 말해보겠단다.
"방을 다섯개 만들거예요. 하나는 잠 자는 방, 하나는 할머니 할아버지 쓰실 방, 하나는 아빠 서재, 하나는 엄마 서재, 하나는 내 서재~"
"아빠, 엄마, 네가 다 각각 서재를 가진다고? 그러면 각자 자기 서재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러면 같이 얼굴 보고 얘기할 시간도 줄어들 것 같은데? 엄마는 우리 식구가 같이 쓰는 서재로 하고 대신 크게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대답했다.
방 갯수가 늘어났다가 줄었다가, 1층집이 되었다가, 3층집이 되었다가, 아이와 나는 한참을 집 짓는 얘기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5. 앞으로 가질 서재 

당장 공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나는 예나 지금이나 집에 책을 쌓아놓는 스타일이 아니다. 꼭 소장하고 싶은 책만 남기고 나머지는 읽은 후 남들에게 주거나 중고 시장에 내어 놓는 편. 남기는 것은 그 책을 읽은 기록이다. 내가 책을 읽은 후에 좋았건 별로였건 꼭 리뷰를 써서 남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잘 정돈되어 있는 다른 분들의 서재를 구경하노라면 감탄을 금할 수 없지만 나에게는 요원한 일이라는 것도 내가 잘 안다. 

 

언제 그린 그림인지 모르겠는데 그림을 그린 아이보다 남편이 더 강력한 목소리로 나에게 절대 버리지 말라고 한 그림이다. 아이가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이라고 그린 것이란다.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이것 역시 내 스타일은 아니야~). 잘 보면 어딘가에 Library라고 써있는 방도 분명히 있다.
아이는 아이구나. 나는 이제 이런 그림을 그려볼 생각도 안하는데.
이 그림을 절대 버리지 말라고 한 남편의 뜻은 무얼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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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9-05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진 다린이와 부모님. 그림이 참 근사해요. 집 꾸미기 놀이도 얼마나 행복한지요. 근사한 서재보다 더 멋지고 부러운 풍경이에요.^^

hnine 2010-09-05 06:53   좋아요 0 | URL
상상놀이는 언제 어디서나 맘대로 할수 있는 놀이이지요 ^^
마노아님 서재도 구경하면 재미날 것 같은데...^^

무스탕 2010-09-05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기찻길 옆에 달러와 우리돈 그려넣은 뭉치가 참 재미있어요. 금고인가봐요 ^^
다린이는 참 섬세한 아이같아요. 풍류도 알고요. 이런건 정말 버리지 말고 잘 두셨다고 손자들에게 보여주세요.

hnine 2010-09-05 06:5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 돈 보따리 있는 방이 지하 금고라네요 참~
색칠을 다 하면 멋질 것 같아서 완성하라고 해도 안하고 있어요. 굴러다니는 것은 버리기 잘하는 저이지만 저 그림은 그냥 두어야겠지요? ^^

비로그인 2010-09-05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을 보고 있자니 귀엽고 재밌네요. CCTV도 빠뜨리지 않을걸 보면 아드님은 집을 참 아끼고 사랑하는 듯 합니다. 근데 집에 초대받아 들어간 사람은 무사한거죠? ㅎ

아! 다시 읽으며 저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 이 외침은, 참 많은 걸 담고 있습니다. 저도 모르는 많은 걸요. 눈을 좀 감아보니 비록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만일 지금 그런 모습이 아니더라도 hnine님 서재가 막 만져질 것 같네요 ^^


hnine 2010-09-05 09:19   좋아요 0 | URL
집에 초대받아 들어간 사람은 고사하고 저도 어디가 어딘지 모를 지경인데요? ㅋㅋ 술래잡기 하기에는 참 좋을 듯 싶지요?
지금 사는 집에서 영원히 살지 않는다면, 언젠가 제가 살고 싶은 집을 직접 만들어 살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서재가 먼저 생길지, 텃밭이 먼저 생길지, 아니면 그 무엇이...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마음 속으로 그려보는 동안의 재미이겠지요.

비로그인 2010-09-0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이 그림 완전 아트예요~~~~!!!

hnine 2010-09-05 08:45   좋아요 0 | URL
아이쿠~ 마기님. 아트는요 무슨. 아이의 마음이 담긴 '하트'라면 모를까...^^
그래도 잘 봐주시니 에미로서는 감사드리고 싶네요.

꿈꾸는섬 2010-09-05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멋져요.^^
아이와 나인님이 그리는 집의 모습, 그런 것을 대화 주제로 삼을 수 있다니...배워야겠어요.^^

hnine 2010-09-05 07:06   좋아요 0 | URL
몽상적인 대화를 종종 나누지요. '만약 ~ 라면' 이런 대화요. 남편은 별로 즐기지 않더군요. 저랑 아이는 좋아하는데...^^

순오기 2010-09-05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정아버님의 서재부터 다린이가 꿈꾸는 서재까지 멋져요!
다린이는 참 섬세하네요, 이런 건 코팅해서 영구보존 해야죠.^^

hnine 2010-09-05 07:09   좋아요 0 | URL
친정아버지 서재에서 나도 좀 읽을 책 없나 여기 저기 훑어보던 생각이 나요. '이방인'이라는 표지 제목을 보고 저게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의아해하던 기억도 나고요. 궁금해서 펼쳐서 한 페이지 읽고서 '이게 도대체 뭔 소리야?' 이랬답니다 ㅋㅋ 초등 4학년때 이야기여요.
지금도 보이는 순오기님의 저 빽빽한 책장...^^

프레이야 2010-09-05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 그림이 보통 아닌걸요.
크리스마스 하우스에, 곳곳에 CCTV가 특이해요. library도 있고.
금고엔 달러주머니와 원화주머니, 각각 두군데에..ㅎㅎ
카세트에서 나오는 음표들 그위로 스피커.
자세히 볼수록 정말 멋지네요.
아이와 서재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자 모습도 참 좋아요.
다린이는 행복한 아이같아요.

hnine 2010-09-05 08:49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자세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게 말하면 디테일을 잘 살린 것인데 제가 보기엔 왜 그리 복잡하게만 보이는지...
사실 저런 그림이 저것 하나가 아니라 비슷한 것이 많기 때문에 저는 그냥 보고 지나쳤는데 남편은 그중 저 그림이 좀 맘에 들었는지 버리기 대장 저에게 미리 얘기를 해놓더라고요, 버리지 말라고 ^^

루체오페르 2010-09-05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좋네요! 설계사에게 맡기면 지금도 가능할듯 합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고양이 빌딩보다 좋습니다.ㅎㅎ

hnine 2010-09-05 19:45   좋아요 0 | URL
설계사라...멀지 않은 곳에 있긴 하지요 ^^

하늘바람 2010-09-05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 그림 정말 잘 그리네요.
정말 버리지 마셔요.

hnine 2010-09-05 19:45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잘 보관해두겠습니다 ^^

2010-09-05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5 1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상미 2010-09-05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린이 그림 아주 상세한걸... CCTV까지 ㅎㅎ

너희 아버지 서재는 나도 무척 부러웠단다.
네 책상만 거기에 있어서 , 네 동생들도 부러웠을거 같아.
나이 들어 부모가 되어 두녀석을 키우다 보니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되더구나.

hnine 2010-09-05 19:47   좋아요 0 | URL
내 동생들이 나 하나도 안부러워했단다.
아빠 감시 속에 있어야 한다면서~ ㅋㅋ

yamoo 2010-09-05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멋진 그림이군요!

hnine 2010-09-06 08:07   좋아요 0 | URL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oren 2010-09-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자랑스러운 아버님과 함께 한 hnine님의 어린 시절이 마치 그림처럼 그려지는군요. 그리고 'Library라고 써있는 방'도 있는 아이의 그림이 정말 보물처럼 아름답네요...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hnine 2010-09-06 21:45   좋아요 0 | URL
oren님 서재를 보니 책은 물론이고 TV (DVD player), 골프 연습대, 컴퓨터...정말 그 안에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하나의 작은 세계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역시 책은 방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것보다 한 곳에 모아놓는 것이 훨씬 좋은 것 같아요.
들러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하늘 2010-09-09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서재이야기네요.
글을 읽다가 다린이의 그림에 눈길이 멈춰 한참을 봤어요.
Library가 보이네요. 잘 보관해야할 멋진 그림입니다.^^

hnine 2010-09-10 07:26   좋아요 0 | URL
현재는 없고 과거와 미래만 있는 이야기였어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외로움의 표현 중 극치가 아닐까 한다, 엄마 없는 아이가 된 기분이라니...... 

레코드가 지직거리며 돌아가는 소리가 또다른 감상을 불러 일으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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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04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좀 처절한 외로움...ㅠ
눈물나요...

hnine 2010-09-04 01:04   좋아요 0 | URL
저 노래에서 '엄마가 없는' 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를 상징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고향을 떠나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신세를 뜻하기도 하고, 늙고 병들어 다시는 누리지 못할 시절을 그리는 뜻 같기도 하고요. 어떻게 해석해도 슬프지요.
늦게까지 안 주무시네요?

하늘바람 2010-09-04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외로움 그렇네요 정말

hnine 2010-09-04 09:59   좋아요 0 | URL
그런데 이 노래 계속 듣다 보면 생각만큼 기분이 가라앉지는 않더라고요. 그럴줄 알았거든요? 아마 이 가수가 충분히 슬프게 감정을 노래에 다 실어줘서, 바닥까지 다 실어줘서 그런가봐요. 노래 같지 않고 어떤 흐느낌 같기도 하고, 탄식같기도 하고, 그렇지요.

혜덕화 2010-09-04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군요. 이 노래.
흑인 음악(?)-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엔 독특한 슬픔과 힘이 있어서 참 좋아요.
편안한 밤 되시길...
_()_

hnine 2010-09-05 00:08   좋아요 0 | URL
마음에 드시나요? 목소리 자체가 마치 인간의 감정을 바닥부터 건드리는 것 같지요.
말씀하신대로 독특한 슬픔을 자아내면서도 은근히 또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나중엔 편안해지게 해요.
오늘도 무척 더웠는데 어찌 지내시나요. 저는 아이 데리고 축구 연습장으로, 피아노 레슨 받는 곳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났더니 완전히 녹초가 되었다가 집에 와서 먹고 씻고 나니 좀 정신이 드는 것 같았어요. 지금 이 시간도 선풍기 옆에 끼고 있습니다 ^^

꿈꾸는섬 2010-09-05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침에 듣다가 너무 슬퍼 중단했어요. 이런 노래는 모두 잠든 밤이 적당한 듯 해요.

hnine 2010-09-05 09:20   좋아요 0 | URL
아이쿠, 꿈꾸는 섬님. 이 노래를 아침에 들으셨군요.
그런데 이 노래 묘한데가 있어요. 처음 몇 번 들을 때에는 무척 슬픈데 자꾸 들으면 위로가 되어요. 인간은 누구나 이런 심정일 때가 있다...또는 나보다 더 외로운 영혼도 이 세상엔 많을지 모른다, 그야말로 가족도, 고향도 잃은 사람들이요,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같은하늘 2010-09-09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외롭다 하신는데 지금은 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니...

hnine 2010-09-10 07:26   좋아요 0 | URL
들으셨다가 기분 가라앉을 수도 있으니, 오히려 잘 되었는지도 모르지요 ^^
 
베이비 스토리텔링 - 아이 두뇌와 상상력이 쑥쑥 자라는 이야기 만들기 23
로니 M. 콜 지음, 한현숙 옮김 / 팝콘북스(다산북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아마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아이를 옆에 누이고 자장자장 하면서 옛날 얘기를 들려준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거의 매일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면 결국 알고 있는 이야기도 동이 나고 급기야는 즉석에서 창작을 해주기에 이르는 경험도 아마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그런 경험들이 떠올라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원제는 Creating bedtime stories for your children. 즉 '잠자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지어 들려주세요' 의 뜻이라고 하겠다.
저자 소개글 중의 이 책의 의도를 보면 다음과 같다.
공부도 놀이도 재미있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말은, 비록 자녀가 걱정되어 하는 말일지라도 건조하고 재미없는 잔소리로만 들릴 뿐이다. 저자도 부모가 아이에게 심어주고자 하는 모든 가치관을 좀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달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그리고 그 방법을 찾았다. 그것은 바로 스토리텔링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스토리텔링은 일방적인 행위일 것 같지만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은 소통의 과정이었다. 아이들의 생각을 주시하고,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아이들의 느낌에 귀기울이는 소통의 과정.

저자가 말하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조언 중 읽으면서 밑줄 그은 부분을 정리해본다.
- 주위의 사물이나 동.식물을 의인화 시켜본다
- 자신의 타고난 능력을 진정으로 뛰어넘고자 하는 목표와 야망을 그 인물에 부여해본다.
예. 날아오르기를 꿈꾸는 벌레, 발레를 하고 싶은 고래, 사랑에 빠지고 싶은 로봇
- 일관된 성격의 인물, 인물들과의 관계에 주의한다. 이들이 일관되지 않은 행동을 할 때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 이왕이면 긍정적이고 행복한 내용을 만들어라.
- 이야기에 대한 아이의 의견을 반영하라. 그 아이디어가 파괴적이며 부적당한 것일지라도 창피를 주거나 비판부터 하지 말고, 차분하게 그러한 생각의 뿌리를 들추어내도록 이야기를 유도해본다. 그리고 왜 그러한 생각이 파괴적이고 부적당한 것인지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 아이들을 이야기에 참여시키는 것이 좋은 이유  
      1. 창의력을 높인다.
      2. 유대감이 형성된다.
      3. 결정내리기 훈련의 기회가 된다.
- 이야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것을 아이들에게 생동감있게 전달하기 위해 머리 속에서 시각화 하는 것에 익숙해지라.

막상 해보면 이야기를 즉석에서 만들어낸다는 것에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시작한지 3분도 안되어 깨닫고는 좌절하기 일쑤이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뭔가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 즉 창의적인 활동에 취약하다는 얘기를 또 안할 수가 없는 것이다. 주입식 교육 세대라는 말과 함께.
그렇다면 우리 다음 세대에는 이것을 계속 취약점으로 물려줘서는 안될텐데 말이다.

'칙칙폭폭 기차가 달려가고 있었어.' 이렇게 얘기를 지어내기 시작했다고 해보자. '산도 지나고 들도 지나고 신나게 소리를 내면서 열심히 달리고 있었지......' 어디를 가고 있는지, 누가 타고 있는지, 아이들은 일단 그런 것들이 궁금할 것이다. '이 기차는 아무나 탈 수 있는 기차가 아니란다. 기차에 태울 사람을 기차가 선택해서 태우는, 보통 기차와는 다른 이상한 기차였거든.' 이렇게 이야기를 꾸며갈까? 아니면 '이 기차에 태워진 사람들도 기차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지. 어딘가 아무나 갈 수 없는, 멋진 곳으로 데려간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이야.'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나면 어딘지 좀 허황되게 들리거나 괴기스럽게 들릴까, 슬쩍 염려가 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이 책에서 예로 들어놓은 스토리를 줄여서 옮겨보자. 허황되지 않고 뜬금없지 않으면서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기차가 칙칙폭폭 달려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가다보니 하늘이 없어져 버렸어요. 위를 올려다보았지만 멀리까지 뻗어있는 거대한 육각형 물체만 보이는거예요. 기차는 깊은 계곡 속에 있었던 것이죠. 한참 동안 달려 막다른 길에 이르게 되었어요. 도대체 여기가 어디일까요? 다른 쪽으로 방향을 돌려보았지만 역시 그곳도 똑같았어요. 완전히 갇힌거예요. 그래서 기차는 마법의 가루를 꺼내 뿌리고는 위로 날아오르기 시작했어요. 마침내 계곡 위로 떠올랐을 때 아래로 거대한 회색과 갈색의 고원들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그때 거대한 모기가 그 곁을 날아갔어요. 날개폭이 어찌나 크던지 100미터는 되어 보였어요. 아, 이 기차가 그만 실수로 작아지는 마법의 가루를 뿌렸음에 들림없네요. 이 기차가 지금 어디 있는건지 혹시 알아맞춰 볼 수 있겠어요?' (91, 92쪽 요약)
답은 '침대 밑'이란다. 아이가 지금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 그 침대 밑인것이다.  기차가 부딪힌 커다란 육각형 모양은 침대 매트리스의 아랫부분이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잠을 유도할수 있는 효과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얼마 전에 한 동화작가가 어떻게 해서 동화작가가 되었는지에 대해,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이야기를 해달라는 자기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다보니 동화작가의 꿈으로까지 연결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하나의 이야기를 지어낸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신이 날 수도 있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책 자체는 나름대로 알차고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는데 아무리 너그럽게 봐주려고 해도 봐줄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오자는 물론이고 편집 오류가 너무나 많이, 교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출판이 되었다는 것이다. '~했어요'와 '~했습니다.', '~했다' 가 번갈아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아무리 봐도 앞뒤가 연결되지 않는 문장의 원문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아쉽지만 이 책의 별점을 세개만 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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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1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1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2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9-03 08:37   좋아요 0 | URL
예, 금방 읽히더군요. 스토리텔링에 관한 책을 지루하게 쓰진 않을테니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왜 비밀글로??)

2010-09-03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선생님께 칭찬받은 날은
키다리가 되었다가 

야단맞은 날은
난쟁이가 되었다가 

하루종일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다니며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그림자는
어떻게 알았을까
내 속마음을 

 

 - 이 성자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전문 

 

 

내 키는 나도 몰라요   
 

                                  

 

        너 키가 몇 센티미터나 되냐?
        누가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나도 몰라요.
        내 키는 하루에도 몇 번씩 커졌다 작아졌다 하거든요.
        

 

       “몇 번 얘기해야 일어날래? 너 혼자 집에 두고 엄마 출근한다!” 
        엉덩이를 한대 맞고 일어나는 아침 
        내 키는 팍 줄어들고요.
        


       “청소한지 몇 분이나 되었다고 이렇게 어질러놓니? 다 갖다 버릴 거야!” 
        엄마가 내 장난감들을 정말 다 갖다 버릴 듯이 소리 지를 때
        나는 내 장난감 인형만큼 작아져요.
        


        느닷없이 엄마가 구구단을 외워보라고 시킬 때
        나는 또 작아지고요
        엄마 앞에 똑바로 서서 2단을 떠듬떠듬 외워보는 동안
        내 키는 자꾸 더 작아져가요.
        


       계속 이렇게 작아지기만 하냐고요?
      


        엄마 뽀뽀를 받고 잠에서 깨어나는 날엔
        키가 위로 쑥 자라기도 하고요.
        


        이제 안 갖고 노는 내 장난감 모아서 사촌 동생 가져다주자는 엄마 말씀에
        인형, 큰 조각 퍼즐, 도형 맞추기, 고리 걸기
 
        상자에 차곡차곡 모으고 있는 동안 내 키는 부쩍 자라나지요.
     


        잠자고 일어나 한번, 아침 먹고 한번,
        점심 먹고 한번, 목욕하면서 한번, 
        드디어 구구단 2단을 더듬거리지 않고 다 외우고 나니
        내 키는 또 커져있어요.
        


        내 키는 이렇게 커졌다 작아졌다 하거든요?
        그러니 내 키가 커 보인다고
        늘 그렇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내 키가 작아 보인다고
        항상 그렇게 작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by h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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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8-31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쩜 이렇게 예쁜 생각을 하실수가....
느낌은 비슷한데, 님 시가 훨씬 와 닿아요~~~
장난감 인형만큼 작아진다는 표현 아 마음 아파라.
상상력 참 대단하십니다.

hnine 2010-08-31 15:28   좋아요 0 | URL
아래글이 제가 쓴 것인 줄 어떻게 아셨어요? ^^
사실 제가 쓴 것은 시라기보다 그림책 정도 원고라고 생각하고 쓴 것인데 기존에 발표된 어떤 시와 아주 똑같다는 말을 듣고 무척 당황한 일이 있었어요. 그 시가 바로 위의 시랍니다. 검색해보고 알았지요. 그래서 다른 분들이 읽으시기에도 그렇게 오해받을 정도로 똑같은지 궁금해서 올려봤어요.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니 감사드려요. 저는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비로그인 2010-08-31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 모든 사람들의 키를 이 줄자로 재보고 싶다는 생각이...ㅎㅎ

hnine 2010-08-31 09:07   좋아요 0 | URL
우리의 줄자 자체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지 않을까요? ^^

비로그인 2010-08-31 09:29   좋아요 0 | URL
ㅎㅎ칭찬과 사랑이 잣대라면...
큰 사람은 다시 보게 될 것 같아서요^^

hnine 2010-08-31 15:57   좋아요 0 | URL
제가 위의 어줍짢은 글을 쓸때에도 생각 못했던 것을 마기님께서 댓글로 짚어주시는군요.
제 마음에 남을 말씀이십니다.

yamoo 2010-08-31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글입니다...동화작가로 나가셔도 될 것 같아욤^^

근데, 닉네임은 어떻게 읽는 건가욤...몰라서 하이네..라고 읽었는데..엣지나인이라는 분들이 대세더라고요..ㅋ 알려주세요~~헤~

hnine 2010-08-31 15:59   좋아요 0 | URL
동화작가는 저에게 너무나 먼, 꿈 같은 이름이랍니다. 그래도 그렇게 격려해주시니 감사드려요.
엣지나인? 와~ 저는 처음 들어보는데 그것도 멋있는데요? 어떻게 불러주시던 뭐 상관없습니다. h9을 풀어서 hnine이라고 정했으니 '에이치나인'이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가장 많으시던데 '하이네'라고 부르시는 분도 가끔 계셔요. 그래도 저 부르는 이름인줄 냉큼 알아듣는답니다 ^^

씩씩하니 2010-08-31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정말 너무너무 이쁘고, 재미있게 딱...아이들 마음 그것처럼 쓰신걸요..
저도 그림책 한권 꼭 써보고 싶다 욕심과 꿈은 있는데..
실제로 써본다거나 노력을 하지는 못한거 같아요~~~
님이 정말 부러워요~진심으로......
동화작가 님을 그려봅니다~~

hnine 2010-08-31 19:56   좋아요 0 | URL
아이쿠~ 부끄럽습니다 씩씩하니님.
어느날 그냥, 문득 생각나는대로 끄적거려본 것 뿐인데요.
그런데 어느분이 이것을 보고 기존에 나와있는 어떤 작품과 똑같다고 하셔서 기분이 좀...우울했었답니다. 저는 알지도 못했던 작품과 똑같다고 하니 황당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격려해주시니 감사드려요.
씩씩하니님도 시도해보셔요.

비로그인 2010-08-31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엣지나인님 ^^ (우왕 이 표현 잼있어요)

전 아래의 내용이 더 정겹고 그런데요. 근데 과연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과연 있기나 할까요. 어떻게 보면 사람들도 다 닮은꼴인데 말이죠.. ㅋ

hnine 2010-09-01 17:38   좋아요 0 | URL
그런데 저는 그 '엣지'있다는 이미지와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서요.
그냥 수더분한 아줌마의 인상이라면 모를까, 그런데 또 성격은 그렇게 수더분하지도 못하고...에이, 모르겠어요 ^^
아래의 글은 '시'라고 하기엔 너무 구구절절 설명적이지요. 아주 독창적이지 않으면 이런 경우에 또 부딪힐게 틀림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말씀하신대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뭐 그리 많겠어요.

lazydevil 2010-08-31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편의 시 모두 잘 읽었습니다.^^
근데 부모님 앞에서 구구단 외우기..!
정말 스트레스 '만땅'이었던 거!! 아직도 생생합니다 ㅠㅜ

hnine 2010-09-01 17:41   좋아요 0 | URL
그건 정말 제 경험에서 나온 구절이지요. lazydevil님도 경험이 있으시구나~ ㅋㅋ
저는 그걸 중학교 들어가서까지 했다니까요? 구구단은 아니지만 영어 본문 외우기, 아, 진짜 지금 생각하면 웃기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그래요.

꿈꾸는섬 2010-09-01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잘쓰셨어요. 근데 위의 시랑 느낌은 정말 비슷하네요.^^

hnine 2010-09-01 17:43   좋아요 0 | URL
느낌이 비슷하지요? 위의 시를 쓰신 이 성자님은 동시집도 여러 권 내신, 많이 알려진 분이시더라고요. 훨씬 더 축약성도 있고 리듬도 살아있고, 이번 기회에 좋은 시인 한분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읽어주셔서, 그리고 쑥쓰럽지만 칭찬까지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같은하늘 2010-09-09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시는 간결한 맛이 있고, hnine님의 글은 세심함이 묻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