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국노래자랑 보다가 할머니 생각

 

 

 

 

 

 

 

할머니 돌아가신지 올해로 24년이 지났다.

돌아가실때까지 우리 집에서 함께 사시면서 일하시는 엄마대신 나와 내 동생 둘을 어릴 때부터 키워주셨고 집안 살림을 거의 맡아 하시다 시피 했다. 할머니 밑에서 크는 아이들 버릇 나빠진다고 하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 것이, 우리 할머니께서는 엄마 못지 않게 엄격하셨기 때문이다. 응석, 어리광, 이런 건 통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한번도 뭐가 먹고 싶다, 어디 가고 싶다, 갖고 싶다, 보고 싶다고 요구하신 적이 없었다. 돌아가시기 전 고향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셨던 것이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할머니의 바램이었는데, 그마저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런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는 TV 프로그램이 바로 '전국노래자랑'. 그것도 일부러 시간 맞춰 보신것도 아니고 어쩌다가 주말에 TV를 틀어서 '전국노래자랑'이 나오고 있으면 끝날때까지 보고 계시곤 했다. 그런 할머니를 지나가다 옆에서 보면 TV를 향해 앉아 혼자 웃고 계신 걸 보고 나도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난다.

돌아가시기 몇해전부턴 정신이 깜빡깜빡 하는 일이 잦았는데, 전국노래자랑 사회자를 보면서 저 사람이 우리 고향사람이라고 하셨다. 저 노래자랑을 할머니 고향에서도 하는걸 직접 가서 몇차례 보셨노라고. 처음엔 무슨 말씀하시냐고 대꾸하다가 나중엔 "아, 그래요 할머니?" 그냥 그렇게 맞장구 치곤 했다.

오늘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전국노래자랑을 보게 되었다. 아직도 할머니께서 고향 사람이라고 우기시던 그 분이 사회를 보고 있었다.

할머니 생각이 나서 나도 한동안 보고 있었다.

돌아가시기전 고향에 한번 모시고 갔어야 했다.

 

 

2. 자장가를 대신해주던 영어회화 테입

 

 

 

 

 

 

 

 

 

 

 

 

 

 

 

 

 

잠이 안올때 보통은 라디오를 켜놓고 들으면서 잠을 청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위의 영어회화 테입을 반복재생으로 틀어놓고 잠을 청할때가 있다. 영어회화를 익히는게 목적이 아니다. 1998년 혼자 외국 생활을 하게 되었을때, 그야말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그곳에서 어찌나 한국말이 그립던지. 그때 가지고 갔던, 우리글로 쓰여진 유일한 책, 최영미의 <시대의 우울>은 수십번을 읽었지만 때로는 글자가 아니라 한국 사람의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가지고 간 영어 회화 테입의 해설 부분이 한국말로 되어 있음을 알고 아쉬운대로 그거라도 들으며 잠을 청했던 것이 버릇이 된 것이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고 외국, 한국이 따로 없는 상황에 비교하면 전설같은 이야기이다.

영어권 나라로 가면서 무슨 생각으로 저 테입을 사가지고 갔는지 모르겠지만 한국말이 듣고 싶을 때 저 테입을 듣게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 들어도 해설자의 영어 발음 하나는 정말 똑 떨어질 정도로 정확하다. 한국말은 경상도 억양이지만 (이건 또 무슨 아이러니인지).

 

자꾸 옛날 일만 떠올리지 말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적어보고 가고 싶은 곳도 적어보아야겠다.

가고 싶은 곳 두군데 벌써 남편에게 말해놓았다.

케냐의 기린 호텔 (Giraffe manor) , 터키의 카파도키아 (Cappadocia).

 

목록이 자꾸 자꾸 늘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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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0-13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고등학교 청주에서 다닐때 할머니가 밥 해주셨어요. 고 3때 밤 12시(?)까지 자율학습하고 나올때면 늘 할머니가 기다리셨어요. 초저녁 잠이 많으셨을텐데.......돌아가신지 10년은 되신듯요.
오홋 맨아래 사진이 케냐의 기린호텔인가요?

hnine 2013-10-13 22:10   좋아요 1 | URL
세실님도 할머님과 정이 많이 들었겠네요. 매일 같은 시간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누군가를 마중가는 마음, 그런게 어쩌면 말보다 더 진한 우리 식의 사랑 표현 방식이 아닌가 싶어요.
맨아래 사진이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기린 호텔 맞아요. 전 처음에 저런 곳이 실제로 있나 믿기지 않았답니다. 저 호텔 테이블 위의 접시 보세요. 접시에도 기린 무늬가..ㅋㅋ
터키의 카파도키아에선 저 사진속의 열기구를 직접 탈수 있다네요. 가보고 싶어요.

상미 2013-10-13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국 노래 자랑 우리 엄마도 좋아하셔.ㅎㅎㅎ
울 엄마도 할머니지 뭐^^ ;;
네 할머니 모습 나도 생생해... 쪽진 머리도.
내 기억에 참 꼿꼿하셨어.

난 하고 싶은거... 산티아고 순례길 가고 싶어.
일단 내년에 아들이 대학을 가면,
5월에 남편이랑 지리산 종주 하기로 했다~~~
아들이 관건이고, 두번째는 나의 체력...
운동해야지~~~

hnine 2013-10-14 10:29   좋아요 1 | URL
우리 할머니 깐깐하고 무서웠지? ^^
돌아가실 무렵 매일 보따리 싸놓고 고향 가고 싶다고 그러셨어. 그때 엄마도 아빠도 바쁘셔서 한번도 모시고 가질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그게 지금 생각해도 참 안타까워. 요즘도 가끔 내 꿈에 나타나시는데 그때도 늘 짐보따리를 가지고 나오시더라.
산티아고 순례길, 멋있다. 산티아고 다녀온 책만 몇권을 읽었는지 몰라. 난 남편보고 산티아고 가자고 하면 반응이 별로일 것 같아, 걷는 거 귀찮아하는 타입이라서. 혼자 가긴 엄두가 안나는 행로이고.
지리산 종주는 병규랑 병규아빠랑 다녀오지 않았었나? 그건 해볼만 하겠다. 대학교 4학년때 생태학 실습으로 지리산 노고단까지 갔는데 그것도 헥헥거리며 다녀왔어. 팔팔할때도 그랬으니 지금 가면 어떨까 싶네. 화엄사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웅장했던 기억도 나.

nama 2013-10-14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록이 자꾸 자꾸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터키에 가시거들랑 괴뢰메의 동굴호텔에 묵어보는 것도 좋아요. 특히 한겨울에 덜덜 떨어가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도 그곳에서는 낭만이지요.


'전국노래자랑'이 한때는 제가 유일하게 보는 프로그램이었지요.

hnine 2013-10-14 21:59   좋아요 1 | URL
한동안 가고 싶은 곳 떠올리지 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 하나 둘 눈길이 가는 곳이 생기는 것을 보니 더 나이들기 전에 가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건지, 아니면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긴건지, 모르겠네요.
터키 여행하고 오신분들은 다 추천하시더라고요. 동굴호텔, 저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요. 괴뢰메, 적어놓을께요 ^^

프레이야 2013-10-14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가보고싶은곳 두곳 모두 저도요^^ 기린호텔 우와! 전 친할머니 얼굴은 뵌 적도 없고 외할머니가 참 고우셨는데 제가 큰딸을 낳은 그해 여름 먼길 가셨어요. 사춘기 시절 말없이 위안이 되었던 아랫목 같은 분이셨지요. 그립네요.

hnine 2013-10-15 09:42   좋아요 1 | URL
기린호텔 정말 가보고 싶으시지요? 저런 곳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제가 모르는 곳이 아직도 얼마나 많을까요. 자꾸 예전 생각 떠올리는 시간이 많아지니, 새로운 경험으로 그 자리를 채워보자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외할머니에 대한 말씀은 예전에도 들었던 것 같아요. 제 외할머니께서도 제가 초등학교때, 외할머니 아직 60대이실때 돌아가셨어요. 프레이야님께선 친할머니도 일찍 돌아가셨나봐요. 돌아가신 분 생각이 이렇게 뜻하지 않은 순간에 불쑥불쑥 나네요. 그리고 잠깐 그리워하고 또 한동안 잊고 살고...그런거겠지요.

안녕미미앤 2013-10-26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다가 "가고 싶은 곳 벌써 두 곳 남편에게 말해놓았다"에서 급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래도 가보고 싶은 곳.. 말해놓을 분이 있다는 것은 뭐, 가고 싶은 곳이 천만개나 있는 저보다 낫다는 거 아니에요? 칭..
:)

hnine 2013-10-20 04:55   좋아요 1 | URL
남편이 없었다면, 아마 벌써 갔을지도 모르지요 혼자서! ^^

순오기 2013-10-21 0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할머니 고향이 어디셨는데 못 가보고 떠나셨을까요?
나인님이 그걸 안타까워하니까 마음에 남아 꿈속에도 나오는 듯...
이제는 마음 내려놓아도 될 듯, 할머니께선 날마다 자유롭게 고향에 가실 거 같아요.^^

hnine 2013-10-21 05:19   좋아요 1 | URL
할머니 고향, 안면도지요.
그때 저는 아직 학생이었고, 부모님은 늘 그랬지만 바쁘셨고요.
그런데 요즘은 제 아버지께서 부쩍 더 늦기 전에 어디좀 가보고 싶다는 말씀을 종종 하시네요.
언젠가 저도 그런 말 할때가 올 것 같아서, 뒤로 뒤로 미루지만 말고 가보고 싶은 곳 다는 아니더라도 좀 가 보면서 살고 싶어요.
순오기님, 그런데 이렇게 늦게 주무셔서 어떻게 해요? 11시부터 다음날 2시까지는 꼭 자는게 좋다는데...

안녕미미앤 2013-10-26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하하^^ 정말 그럴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혼자라고 책임이 없는 게 아니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더 많은 케이스^^
겁도 많구요 ㅋㅋㅋ 쓸데없는 거 아는데 뭐 그러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꼭 쓸데없지도 않은 것 같아요.
등산 할 때 그러잖아요.. 짐이 많으면 올라가기 힘들어도, 짐이 있어야 물 먹고 싶을 때 마시고 배고플 때 먹고 추울 때 덮고^^ 겁도 좀 있어줘야 안 위험하지 않나요? 히~

hnine 2013-10-26 18:45   좋아요 1 | URL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행가기 힘든 이유는 경제적인 것, 시간 여유, 이런 것들보다 사실 그거예요. 떨치지 못하는 것! 발 뗄 용기! ^^
 























11월

겨울로 가는 길목.

아름다운 단풍도 있지만 쓸쓸한 낙엽도 있는 달


11월은 밝은 분위기보다는 이렇게 쓸쓸하고 음산한 달로 떠올려질때가 많았는데

차이코프스키의 The seasons 의 열두달중 11월은 우리의 그런 선입견을 넘어가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비발디The 4 seasons (4계)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악장으로 되어 있는 반면 차이코프스키The seasons 는 1월부터 12월까지 12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맨 처음 듣고 좋아하게 된 것은 6월이었다.

7월, 11월, 12월 등, 다른 곡을 듣기 전이라서 그랬다. 

11월에는 Troika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러시아식 세마리 말이 끄는 마차를 뜻한다. 차이코프스키의 11월이 조용하고 가라앉은 느낌이 아니라 마치 말이 달리듯 경쾌한 리듬을 타고 있는 이유기 여기에 있다.  


이제 11월 하면 이 곡을 듣지 않고 넘어갈 수 없게 되었다.











(이 동영상에서 연주가 끝날 때 연주자의 손 위치와 모양을 봐주셨으면.)


이런 느낌의 11월, 괜찮지 않은가요?



덧붙이자면, 12월 부제는 '크리스마스'. 11월만큼이나 경쾌하고 낭만적인 곡이니, 이것도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듣는김에 7월도 들어주시면 더 좋을거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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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1-1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피아노 음악이 넘 좋네요.러시아 음악과 트로이카 마차를 보니 갑자기 전쟁과평화인지 안나 카레리나인지 러시아 영화가 떠오르네요.설원에 트로이카마차가 장장 몇십분씩 달리는 장면만 나오는데 졸려서죽는줄 알았어요.

hnine 2025-11-19 17:34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저도 전쟁과평화, 안나 카레리나 두개 다 영화로 봤는데, 전쟁과 평화는 중학교때 봐서 거의 생각이 안나구요, 안나 카레리나는 그보다는 나중에 봤는데 그것도 20대때니까 30년전 ㅠㅠ
트로이카마차 장면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두개 다 러시아 작품이니 가능성 있네요.
음악 좋지요?

yamoo 2025-11-2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인상깊네요. 좀 크게 올려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을!!
음악도 감사합니다. 차이콥스키네욤^^

hnine 2025-11-21 17:22   좋아요 0 | URL
yamoo님, 위의 사진은 알라딘 상품 넣기에서 올린 거라서 크기에 제한이 있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앨범 사진 찍어서 올렸어요.
그림 그린 사람은 최호연이라는 분이고 앨범 속 설명서에 그림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는데 매우 추상적인 내용이라 제가 함부로 옮겨 담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당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이라는 문구는 물론 출판사 측에서 붙인 것이겠지만 과장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법률 조항 순서대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사례별로 되어 있어 덜 딱딱하고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사실은 이 책을 구입하기 훨씬 전에 법률 상식이 너무 부족하다는 자각에 의해 혼자 민법 읽기를 했던 적이 있다.






따로 책을 구입한 것은 아니고,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사이트 (www.law.go.kr) 에 들어가서 민법편을 깡그리 출력, 제본하고 표지까지 만들어 나만의 민법 책을 만들었다.











민법을 설명해주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설명을 받아 적고 밑줄 치며 한동안 열심히 했는데, 총칙과 물권 편까지 하고는 계속하질 못했다. 끈기 부족, 능력 부족에다가, 해설을 들어도 잘 이해가 안되기도 했고,

(민법은 총칙, 물권, 채권, 친족, 상속 이렇게 다섯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다가 최근에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님이 어느 인터뷰에서 일반인을 위한 법률 책으로 위의 책을 권해주시는 것을 듣고는 다시 시작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법률 조항에는 정의에 대한 명시가 많이 나온다. 예를 들면, 

물건의 정의: 본법에서 물건이라 함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말한다.

(여기서 유체물이란 형체를 갖고 있는 것을 말하고,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이란 중력, 공기 등과 같이 관리할 수 없는 자연력은 제외한다는 뜻.)

일반인으로서 괄호안의 설명 없이 민법 조항만 그대로 읽어서는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생활법률 상식사전에는 민법, 형법 할 것 없이 실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법률에 대한 해설서라서 읽기가 훨씬 쉽다.

중단했던 법률 상식 공부를 다시 이어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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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1-15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의 민법책을 만드셨다니 넘 멋지시네요^^

hnine 2025-11-15 08:44   좋아요 0 | URL
책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그 책을 잘 활용하는 것이 어렵지요. ^^

2025-11-18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25-11-18 18:09   좋아요 1 | URL
예, 맞아요. 제가 위에도 써놓았어요. 문형배 전헌법재판관님이 추천하신 책이라고요.
사례별로 되어 있어서 법조문을 그냥 읽는 것보다 훨씬 현실감있고 이해가 빠르게 되어 있어요,
저도 추천드립니다.

yamoo 2025-11-21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법전을 읽으시다니...!!
보통은 민법 개론책을 보면서 법조문을 찾아보죠..
엣지나인님 대단하십니다. 법조문을 읽으신다니...처음 보면 잘 안읽혀요. 헌법전도 잘 안 읽히는데...법조문 특유의 함의가 있어 그냥 읽으면 놓치는 부분이 많아요. 교과서와 같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hnine 2025-11-21 15:14   좋아요 0 | URL
넵! 그래서 반 정도 읽다 포기한 상태였답니다. 제가 너무 무식하게 도전했던 것 같아요.
 



https://bbc.com/news/articles/cn8xdypnz32o


James Watson의 부고 소식이다.



지금은 DNA가 유전 물질이라는 것을 많이들 알고 있는 것은 물론미고, 대중적인 노래 제목이 되기도 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1944년 Avery와 동료들이 폐렴균으로 감염시킨 쥐 실험을 통해 생명의 본질이 Deoxyribonucleic acid (DNA)에 있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험 결과를 근거로 한 증거를 가지고 말하는 것임에도 사람들이 믿으려고 하지 않을 만큼 DNA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과 다르게 이름도 길고 생소하기만 한 화학물질의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지구가 평평하지 않고 둥글다는 것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증명해보여도 잘 믿지 않던 사람들이 달에서 찍은 둥근 지구의 사진을 보고 의심을 끝냈듯이 DNA가 과연 생명의 본질을 결정하는 물질일까 하는 의문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1953년 James Watson과 Francis Crick, Maurice Wilkins 가 DNA의 구조를 밝혀내어 사람들의 눈 앞에 그 모형을 제시함으로써, "자, DNA가 이렇게 생겼어. 이렇게 합성되고 이렇게 복제되어 자손에게 전달되는 것이지." 라고 설명할 수 있고서 부터이다. 이것으로 세사람은 1962년에 공동으로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중 한사람 James Watson이 97세의 나이로 어제 세상을 떠났다.


DNA 구조가 규명된 이후 생명과학 분야는 그 이전과 이후를 구분할수 있을 정도로 일대 전환이 일어났지만 그 중요한 공을 세운 James Watson의 일생은 명예로만 이어지지 않았다.

겨우 15살때 시카고 대학의 장학금을 받을만큼 수재였던 Watson이었다. 하지만 반복되는 인종 차별적, 성차별적 발언으로 그는 명예로운 직위를 박탈당하기도 했고 나중엔 과학계로부터 따돌림당했다는 이유로 스스로 노벨상으로 받은 금메달을 옥션에 팔려고 내어놓기도 했다.







Copilot보고 DNA 구조를 그려달랬더니 위와 같이 그려왔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도 major groove, minor groove 정도는 구분해서 그려줘야지.'

라고 다시 부탁했더니 아래와 같이 다시 그려주었다.








그래, 좀 낫다.

기초적인 생명과학 상식은 열 설명이 필요없다. 그림을 그려보면 안다. 얼만큼 알고 있는지.






















James Watson의 자서전인데, 할아버지 세대 부터 부모 세대의 이야기, 초등학교 다닐 때 성적표, 중학교때 어떤 과목을 들었고 성적이 어떠했는지 까지, 아주 어릴 때 일까지도 구체적인 것 까지 다 적어놓은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나중에 김명남 번역으로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는 제목으로 국내 출판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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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1-10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왓슨이 사망하셨네요.그의 DNA연구는 대단했지만 평생을 바쳐서 유전자를 연구한 왓슨은 우생학 옹호론자, 인종차별주의자로 유명했는는데 흑인들이 백인과 동일한 지적 능력을 갖췄다는 전제하에 이뤄지고 있는 서구 국가들의 아프리카 관련 정책들은 잘못됐다./백인과 흑인이 동등한 지적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흑인 직원을 다뤄본 사람들은 다 안다./인종 간 지능의 우열을 가리는 유전자가 앞으로 10년 안에 발견될 수 있을 것 같은 망언을 해서 결국 과학계에서 영구 퇴출되는 불명예를 안았고 만년에 생활고로 시달려 노벨상까지 팔았다고 하네요.

hnine 2025-11-10 16:56   좋아요 0 | URL
네, 제가 맨위에 링크 걸어놓은 기사에 들어있는 내용이어요.
인종 차별적 내용뿐 아니라 여성 비하 발언도 한적 있어요 그것도 동료였던 여성 과학자를 향해서요.
노벨상 메달을 옥셔에 내놓았지만 러시아 부호가 바로 사들여 왓슨에게 돌려주었대요.
 











무엇보다도 맨 윗줄의 26주년 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26주년.

짧은 세월이 아니다.

그동안 한번도 삐져서 멀리한 적도 없고, 무난하게 이어져 온 알라딘과 나 사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이어갈 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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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25-08-06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26주년이라니…. 새삼 저도 나이먹어감이 확다가오네요 ^^

hnine 2025-08-07 13:00   좋아요 1 | URL
짧지 않은 세월이지요. 알라딘을 시작할 때의 제의 마음과 상황이 지금도 생각이 나요.

페크pek0501 2025-08-0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어떻게 찾아볼 수 있는 건가요? 제 것도 볼 수 있나요?

hnine 2025-08-08 11:53   좋아요 0 | URL
한동안 팝업으로 떴었는데 지금은 어디서 찾아야할지 모르겠네요.

icaru 2025-08-3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감개무량해지네요 왜지?ㅎ 저도 찾아보니 배려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 라는 같은 저자의 책을 ㅎ 천삼백권이면 와 알라딘 먹여 살리는 데 기여도가 높습니다! 개인이 그러기란...앗 저는 몇권일지 궁금해지네요~

hnine 2025-08-30 20:16   좋아요 0 | URL
icaru님도 저 못지 않을걸요.
천삼백권을 읽으면서 제 아이도 컸고 저는 늙었고 ^^, 그 시간들이 감개무량하지요.
배려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 그 책 저도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