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국노래자랑 보다가 할머니 생각

 

 

 

 

 

 

 

할머니 돌아가신지 올해로 24년이 지났다.

돌아가실때까지 우리 집에서 함께 사시면서 일하시는 엄마대신 나와 내 동생 둘을 어릴 때부터 키워주셨고 집안 살림을 거의 맡아 하시다 시피 했다. 할머니 밑에서 크는 아이들 버릇 나빠진다고 하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 것이, 우리 할머니께서는 엄마 못지 않게 엄격하셨기 때문이다. 응석, 어리광, 이런 건 통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한번도 뭐가 먹고 싶다, 어디 가고 싶다, 갖고 싶다, 보고 싶다고 요구하신 적이 없었다. 돌아가시기 전 고향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셨던 것이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할머니의 바램이었는데, 그마저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런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는 TV 프로그램이 바로 '전국노래자랑'. 그것도 일부러 시간 맞춰 보신것도 아니고 어쩌다가 주말에 TV를 틀어서 '전국노래자랑'이 나오고 있으면 끝날때까지 보고 계시곤 했다. 그런 할머니를 지나가다 옆에서 보면 TV를 향해 앉아 혼자 웃고 계신 걸 보고 나도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난다.

돌아가시기 몇해전부턴 정신이 깜빡깜빡 하는 일이 잦았는데, 전국노래자랑 사회자를 보면서 저 사람이 우리 고향사람이라고 하셨다. 저 노래자랑을 할머니 고향에서도 하는걸 직접 가서 몇차례 보셨노라고. 처음엔 무슨 말씀하시냐고 대꾸하다가 나중엔 "아, 그래요 할머니?" 그냥 그렇게 맞장구 치곤 했다.

오늘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전국노래자랑을 보게 되었다. 아직도 할머니께서 고향 사람이라고 우기시던 그 분이 사회를 보고 있었다.

할머니 생각이 나서 나도 한동안 보고 있었다.

돌아가시기전 고향에 한번 모시고 갔어야 했다.

 

 

2. 자장가를 대신해주던 영어회화 테입

 

 

 

 

 

 

 

 

 

 

 

 

 

 

 

 

 

잠이 안올때 보통은 라디오를 켜놓고 들으면서 잠을 청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위의 영어회화 테입을 반복재생으로 틀어놓고 잠을 청할때가 있다. 영어회화를 익히는게 목적이 아니다. 1998년 혼자 외국 생활을 하게 되었을때, 그야말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그곳에서 어찌나 한국말이 그립던지. 그때 가지고 갔던, 우리글로 쓰여진 유일한 책, 최영미의 <시대의 우울>은 수십번을 읽었지만 때로는 글자가 아니라 한국 사람의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가지고 간 영어 회화 테입의 해설 부분이 한국말로 되어 있음을 알고 아쉬운대로 그거라도 들으며 잠을 청했던 것이 버릇이 된 것이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고 외국, 한국이 따로 없는 상황에 비교하면 전설같은 이야기이다.

영어권 나라로 가면서 무슨 생각으로 저 테입을 사가지고 갔는지 모르겠지만 한국말이 듣고 싶을 때 저 테입을 듣게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 들어도 해설자의 영어 발음 하나는 정말 똑 떨어질 정도로 정확하다. 한국말은 경상도 억양이지만 (이건 또 무슨 아이러니인지).

 

자꾸 옛날 일만 떠올리지 말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적어보고 가고 싶은 곳도 적어보아야겠다.

가고 싶은 곳 두군데 벌써 남편에게 말해놓았다.

케냐의 기린 호텔 (Giraffe manor) , 터키의 카파도키아 (Cappadocia).

 

목록이 자꾸 자꾸 늘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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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0-13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고등학교 청주에서 다닐때 할머니가 밥 해주셨어요. 고 3때 밤 12시(?)까지 자율학습하고 나올때면 늘 할머니가 기다리셨어요. 초저녁 잠이 많으셨을텐데.......돌아가신지 10년은 되신듯요.
오홋 맨아래 사진이 케냐의 기린호텔인가요?

hnine 2013-10-13 22:10   좋아요 1 | URL
세실님도 할머님과 정이 많이 들었겠네요. 매일 같은 시간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누군가를 마중가는 마음, 그런게 어쩌면 말보다 더 진한 우리 식의 사랑 표현 방식이 아닌가 싶어요.
맨아래 사진이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기린 호텔 맞아요. 전 처음에 저런 곳이 실제로 있나 믿기지 않았답니다. 저 호텔 테이블 위의 접시 보세요. 접시에도 기린 무늬가..ㅋㅋ
터키의 카파도키아에선 저 사진속의 열기구를 직접 탈수 있다네요. 가보고 싶어요.

상미 2013-10-13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국 노래 자랑 우리 엄마도 좋아하셔.ㅎㅎㅎ
울 엄마도 할머니지 뭐^^ ;;
네 할머니 모습 나도 생생해... 쪽진 머리도.
내 기억에 참 꼿꼿하셨어.

난 하고 싶은거... 산티아고 순례길 가고 싶어.
일단 내년에 아들이 대학을 가면,
5월에 남편이랑 지리산 종주 하기로 했다~~~
아들이 관건이고, 두번째는 나의 체력...
운동해야지~~~

hnine 2013-10-14 10:29   좋아요 1 | URL
우리 할머니 깐깐하고 무서웠지? ^^
돌아가실 무렵 매일 보따리 싸놓고 고향 가고 싶다고 그러셨어. 그때 엄마도 아빠도 바쁘셔서 한번도 모시고 가질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그게 지금 생각해도 참 안타까워. 요즘도 가끔 내 꿈에 나타나시는데 그때도 늘 짐보따리를 가지고 나오시더라.
산티아고 순례길, 멋있다. 산티아고 다녀온 책만 몇권을 읽었는지 몰라. 난 남편보고 산티아고 가자고 하면 반응이 별로일 것 같아, 걷는 거 귀찮아하는 타입이라서. 혼자 가긴 엄두가 안나는 행로이고.
지리산 종주는 병규랑 병규아빠랑 다녀오지 않았었나? 그건 해볼만 하겠다. 대학교 4학년때 생태학 실습으로 지리산 노고단까지 갔는데 그것도 헥헥거리며 다녀왔어. 팔팔할때도 그랬으니 지금 가면 어떨까 싶네. 화엄사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웅장했던 기억도 나.

nama 2013-10-14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록이 자꾸 자꾸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터키에 가시거들랑 괴뢰메의 동굴호텔에 묵어보는 것도 좋아요. 특히 한겨울에 덜덜 떨어가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도 그곳에서는 낭만이지요.


'전국노래자랑'이 한때는 제가 유일하게 보는 프로그램이었지요.

hnine 2013-10-14 21:59   좋아요 1 | URL
한동안 가고 싶은 곳 떠올리지 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 하나 둘 눈길이 가는 곳이 생기는 것을 보니 더 나이들기 전에 가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건지, 아니면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긴건지, 모르겠네요.
터키 여행하고 오신분들은 다 추천하시더라고요. 동굴호텔, 저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요. 괴뢰메, 적어놓을께요 ^^

프레이야 2013-10-14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가보고싶은곳 두곳 모두 저도요^^ 기린호텔 우와! 전 친할머니 얼굴은 뵌 적도 없고 외할머니가 참 고우셨는데 제가 큰딸을 낳은 그해 여름 먼길 가셨어요. 사춘기 시절 말없이 위안이 되었던 아랫목 같은 분이셨지요. 그립네요.

hnine 2013-10-15 09:42   좋아요 1 | URL
기린호텔 정말 가보고 싶으시지요? 저런 곳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제가 모르는 곳이 아직도 얼마나 많을까요. 자꾸 예전 생각 떠올리는 시간이 많아지니, 새로운 경험으로 그 자리를 채워보자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외할머니에 대한 말씀은 예전에도 들었던 것 같아요. 제 외할머니께서도 제가 초등학교때, 외할머니 아직 60대이실때 돌아가셨어요. 프레이야님께선 친할머니도 일찍 돌아가셨나봐요. 돌아가신 분 생각이 이렇게 뜻하지 않은 순간에 불쑥불쑥 나네요. 그리고 잠깐 그리워하고 또 한동안 잊고 살고...그런거겠지요.

안녕미미앤 2013-10-26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다가 "가고 싶은 곳 벌써 두 곳 남편에게 말해놓았다"에서 급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래도 가보고 싶은 곳.. 말해놓을 분이 있다는 것은 뭐, 가고 싶은 곳이 천만개나 있는 저보다 낫다는 거 아니에요? 칭..
:)

hnine 2013-10-20 04:55   좋아요 1 | URL
남편이 없었다면, 아마 벌써 갔을지도 모르지요 혼자서! ^^

순오기 2013-10-21 0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할머니 고향이 어디셨는데 못 가보고 떠나셨을까요?
나인님이 그걸 안타까워하니까 마음에 남아 꿈속에도 나오는 듯...
이제는 마음 내려놓아도 될 듯, 할머니께선 날마다 자유롭게 고향에 가실 거 같아요.^^

hnine 2013-10-21 05:19   좋아요 1 | URL
할머니 고향, 안면도지요.
그때 저는 아직 학생이었고, 부모님은 늘 그랬지만 바쁘셨고요.
그런데 요즘은 제 아버지께서 부쩍 더 늦기 전에 어디좀 가보고 싶다는 말씀을 종종 하시네요.
언젠가 저도 그런 말 할때가 올 것 같아서, 뒤로 뒤로 미루지만 말고 가보고 싶은 곳 다는 아니더라도 좀 가 보면서 살고 싶어요.
순오기님, 그런데 이렇게 늦게 주무셔서 어떻게 해요? 11시부터 다음날 2시까지는 꼭 자는게 좋다는데...

안녕미미앤 2013-10-26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하하^^ 정말 그럴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혼자라고 책임이 없는 게 아니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더 많은 케이스^^
겁도 많구요 ㅋㅋㅋ 쓸데없는 거 아는데 뭐 그러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꼭 쓸데없지도 않은 것 같아요.
등산 할 때 그러잖아요.. 짐이 많으면 올라가기 힘들어도, 짐이 있어야 물 먹고 싶을 때 마시고 배고플 때 먹고 추울 때 덮고^^ 겁도 좀 있어줘야 안 위험하지 않나요? 히~

hnine 2013-10-26 18:45   좋아요 1 | URL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행가기 힘든 이유는 경제적인 것, 시간 여유, 이런 것들보다 사실 그거예요. 떨치지 못하는 것! 발 뗄 용기! ^^
 

























Starving (굶주림) 중에서 표현



The world was their oyster.

세상에 기회가 무한히 열려있었다.

(원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태였다.)


winterized cottage

겨울에도 살 수 있도록 보강, 설비된 오두막집


perk up

기운을 차리다, 좀 밝아지다, 활기를 되찾다

본문 중: I just wish you'd perk up. 나는 당신이 기운 좀 냈으면 좋겠어.



Speaking of this, he felt something had been returned to him, as though the inestimable losses of life had been lifted like a boulder. 

이 말을 하자 그는 뭔가가 그에게로 다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마치 삶에서 잃어버렸던 헤아릴수 없는 것들이 큰 돌이 들어올려지는 것 같았다. (주인공 Harmon의 감정을 표현한 문장인데, 무슨 뜻인지 알것 같지만 글로 옮기려니 매끄럽게 잘 안된다. 내가 이해한 대로 의역해서 다시 써보면, 이 말을 하고 나자 그는 살면서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마치 무거운 돌이 들어올려지듯, 다시 그에게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This negativity of yours.

당신의 그 부정적인 태도/ 비관적 성향


canvass

사람들의 지지를 구하다, 유세를 하다, 조사하다


a splintering of love

산산이 갈라지는 사랑, 사랑의 균열


a shaft of love

갑자기 마음을 찌르듯 들어오는 사랑의 느낌, 순간적으로 스며드는 사랑의 감정


swimmingly

아주 순조롭게, 문제 없이



제목이 중의적으로 쓰였다. 신체적인 허기 뿐 아니라 내면의 굶주림을 의미한다는 것.


줄거리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주요 인물은 마을에서 철물점 가게를 하고 있는 Harmon 이라는 남자.

성실하게 일을 해오고 있지만 오랜 결혼 생활을 이어오면서 아내 Bonnie와는 사랑이 식어있고 결혼 생활은 그저 습관처럼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더구나 아들 둘은 커서 집을 나가 지내니 별다른 삶의 활기를 찾기 어렵다.

그는 한 마을에 살며 3년 전에 남편을 잃은 Daisy라는 여자와 친분을 맺고 있는데, 다른 목적이 있기보다는 가끔 Daisy의 집을 방문하여 얘기를 나누고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넣으면서 집에서 아내와는 느낄 수 없는.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느낀다. 

어느 날 Daisy의 집에 외지에서 온 Nina라는 젊은 여자가 잠시 머물게 되는데 이 여자는 극도로 마른 상태, 식이장애를 앓고 있다. 먹는 것을 거부해 점점 몸이 위태로운 상태가 되어 가는 그녀를 Harmon과 Daisy는 도와주려 하지만 이병은 그런 단순한 도움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침 Daisy 집에 들른 Olive도 Nina를 보자 곧 그녀의 심각한 상태를 알게 되는데.

Olive 가 Nina에게 말한다. "You're starving. I'm starving, too."

이에 대해 Nina는 "You're not starving."이라고 하고, Olive는

"Sure I am. We all are." (너만 굶주린게 아니야. 우리 모두 그래.)

곧 둘 사이의 흐느낌이 이어지고.

Nina는 곧 병원으로 이송되지만 상태가 이미 나빠진 후라서 결국 죽게 된다.

Nina의 죽음을 보고 뭔가를 깨달은 Harmon. 자신은 무엇에 굶주려 있었는지 알게되고, Daisy에게 고백을 하지만. 


작가는 이 단편을 통해서도 역시 너무나 많은 것을 얘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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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6-03-10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직도 첫번째 이야기 읽고 있는데 hnine님의 글 읽으니 어서 읽어야지~~ 이런 생각이 드네요.
단어도 정리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감사합니당~~~~

hnine 2026-03-11 01:24   좋아요 0 | URL
첫번째에서 넘어가기가 시간이 걸리는 법이지요. 일단 그 단계를 넘어가고 나면 속도가 붙을테니 어여 같이 읽어요~ 저도 한동안 손 놓았다가 다시 읽기 시작했네요. 모르는 단어야 훨씬 더 많았지만 그 중 몇개, 좀 특별해보이는 것만 골랐어요. 도움이 되신다면 좋지요.
굶주림, 이 단편도 읽어갈수록 너무 좋았어요. 길지 않은 스토리 속에서도 작가는 Harmon, Nina, Olive 이렇게 각각 다른 세사람의 심리와 주제를 어찌나 잘 전달하고 있는지.

다락방 2026-03-11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굴하고 기회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어 지금 챗지피티에게 물어봤어요.

oyster(굴)에서 나온 비유

굴을 생각해 보면:

겉에서는 안에 뭐가 있는지 모름

하지만 열어보면 진주가 나올 수도 있음

그래서 영어권에서는
oyster = 안에 가치 있는 것이 숨겨진 것
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라고 하네요. 오.. 몰랐던 거 하나 알게 됐어요.

hnine 2026-03-12 02:08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그냥 관용구로 쓰이는가보다 생각했지 oyster라는 단어가 저런 뜻을 품고 있는지 몰랐어요.
저도 다락방님 덕분에 하나 배웠습니다. 이렇게 상세하게 설명 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참고로, oyster가 이런 의미로 쓰일때는 the world 라는 단어하고만 함께 쓰인다네요.
 


2026년 3월 6일자 한국 일보의 성지연 작가 글이다.

여기 인용된 백석의 시도 좋고, 본문 내용도 좋아서 남겨놓고 싶은데,

바로 내용을 옮겨 적는 대신 이렇게 링크를 걸어놓는 것이 저작권 법에 위촉되지 않는다고 해서  (https://blog.naver.com/hyeseongp/224178415565 : 저작권 관련 내용 포스팅) 

이렇게 링크만 걸어놓는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0418170004031?dtypecode=pancode_opinion




외로움의 시대. 

외로움에 묻히지 말고 그 위를 건너 가고 싶다. 

다른 외로운 사람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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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ittle Burst

 

 

제목 A Little Burst에 관하여


본문에 보면 사람이 살아가면서 큰 폭발도 필요하지만 별것 아닌 것 같은 소소한 폭발도 필요하다는 대목이 나온다.

Big bursts are things like marriage or children, intimacies that keep you afloat, but these big bursts hold dangerous, unseen currents. Which is why you need the little bursts as well: a friendly clerk at Bradlee’s, let’s say, ir the waitress at Dunkin’s Donuts who knows how you like your coffee.

Big burstlittle burst에 관한 얘기인데, 번역본에 보면 이 제목을 A Little Burst라는 원제를 작은 기쁨으로 옮겨놓은 것 같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하니까 제목의 맛이 덜하다. 원래 뜻대로 그냥 큰 폭발, 작은 폭발이라고 하고 싶어진다. 폭발이라고 표현한 저자의 개성도 살아있고 말이다.

Big burst란 인생을 뒤흔드는 큰 감정 폭발, 결정적 순간이나 사건을 말한다면 little burst는 일상의 작지만 짧게 스쳐 가는 감정이나 느낌 등을 말한다고 보인다.


 

작품에 대하여


이 작품은 Olive kitteridge의 아들인 Christopher Kitteridge 에 관한 이야기이다. 발 전문 치료 의사로 일하고 있으며 감수성이 예민하고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아들의 결혼식 날 이야기이다.

나 역시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처지라서 Olive의 대사 한마디, 심리 묘사 한 구절 한 구절 그냥 넘어가지지 않았다.

What does Suzanne know about a heart that aches so badly at times that a few months ago it almost gave out, gave up altogether? It is true she doesn’t exercise, her cholesterol is sky-high. But all that is only a good execuse, hiding how it’s her soul, really, that is wearing out. (71)

gave out, gave up, wearing out 이란 단어를 연달아 한 문장에서 써가며 표현하려고 한 Olive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마지막까지 읽고 나니, 아들의 결혼식이라는 사건이 Olive에게 Big burst였다면 마지막에 Olive가 결혼 피로연이 벌어지고 있는 아들 집을 떠나며 한 일 (?)은 나름 스스로 Little Burst를 마련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슬쩍 웃음이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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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2-23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작은 기쁨, 큰 기쁨 저 부분 참 좋아했는데 이게 원서에서는 burst 였군요! 저도 책 꺼내왔습니다. 곧 따라갈게요, 나인 님!

hnine 2026-02-23 10:35   좋아요 0 | URL
작은 기쁨을 거꾸로 영역한다면 절대 burst 라는 단어가 안나왔을거잖아요? pleasure, joy, delight 이런 단어가 아니라 저자는 분명 burst라는 단어를 쓴 이유가 있을거예요. 본문 중에서 그것이 구체적인 어떤 일을 가리키고 있다는 심증까지 가져보았지만 스포일러가 될 것 같고 저 개인적인 생각이라서 쓰진 않았어요.

보물선 2026-02-23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원서로 읽으시는군요!! 너무나 사랑했던 올리브 키터리지~

hnine 2026-02-23 10:36   좋아요 0 | URL
아이구, 읽기 시작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아니 생각만큼 어려워요 ㅠㅠ
그나마 번역본으로 예전에 한번 읽었기 때문에 그나마 도움이 되고 있어요. 하지만 두번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yamoo 2026-02-23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원서로 읽으시는군요!! 저는 챕터북만...ㅎㅎ 챕터북도 저한테는 어렵네요..레벨이 오르니 어렵다는..ㅎㅎ

hnine 2026-02-23 10:37   좋아요 0 | URL
저도 챕터북 좋아하고 아직도 집에 여러권 가지고 있어요. 챕터북이니 꼭 술술 넘어갈거라고 얕보면 안되더라고요. 올리브 키터리지는 여기 알라딘에서 함께 읽자고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시작할 수 있었어요.

stella.K 2026-02-25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서재 사진 보니까 웃겨요! 이름 뭐였죠? 기억이 안 나네요. ㅠ
아직은 건강한 편인가 봐요.^^

hnine 2026-02-26 01:45   좋아요 1 | URL
이름은 ‘볼더‘예요. 처음 집에 데려올때 애기였는데 보기엔 저래도 이제 나이가 들어 잘 못 듣고 못 보고 못 움직이고 그러네요. 그래도 여전히 저희 집 귀염둥이랍니다. stella님 잘 계시지요?
 


















 


The Piano Player (피아노 연주자) 요약


 

창고에 있는 칵테일 바에서 일주일에 4일 피아노 연주 일을 하고 있는 Angela 가 주인공이다. 젊을때는 그녀도 사람들이 눈길을 주는 사랑스런 여자 였으나 이제 그녀의 나이 50. 그녀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 이 공간은 사람들이 스쳐가는 공적인 장소이고, 그녀의 연주는 손님들에게 위로, 분위기, 배경음악 정도로 소비된다. Angela는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바를 찾는 손님들과 친분을 가지고 연결되어 있는 것 같지만 내면적으로는 고립되어 있다. 이들은 그녀에게 호의를 가지고 대하며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고 한번도 진정으로 이해받은 적 없다

예전 남자 Simon이 오랜만에 바로 찾아와 그녀에게 던진 과거사에 대한 말이 비수처럼 찔러 유난히 더 외롭고 상처를 받은 날 Angela는 당시 그녀에게 가장 특별하고 기댈만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Malcolm에게 전화를 걸지만 그녀는 Malcolm으로부터 욕과 함께 경고의 말을 들었을 뿐, Malcolm 과의 관계도 현실이 아니라 그녀의 환상 속의 관계였음을, 그가 그어놓은 선 안으로 결코 들어갈 수 없이 고립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The piano player 에서 가장 핵심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문장은 마지막에 Angela의 독백처럼 나오는 다음 문장이다.

Angie felt she had figured something out too late, and that must be the way of life, to get something figured out when it was too late. (60)

뭔가 너무 늦게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이미 너무 늦었을 때 이해하게 되는 것이 인생이 돌아가는 방식임에 틀림 없나보다고 Angie는 어렴풋이 느꼈다.




여기서 Olive 와 Henry는 바의 손님으로 잠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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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2-23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피아노 연주자에 대한 부분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러나 밑줄 그으신 문장은 인생의 진리가 아닌가 싶어요. 뭔가 너무 늦게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 너무 늦었을 때 이해하게 되는 것이 인생이 돌아가는 방식이라는 것 말입니다. 저는 이 나이에 영어 공부하러 가면서도 느꼈거든요. 물론 성인이 되어 한참 지난 후에야 공부는 어릴 적에 했어야 하는거구나, 하는 것도 깨달았고 말이지요. 그래서 젊은은 젊은이들에게 주기 너무 아깝다, 는 말도 있는건가 봅니다.

hnine 2026-02-23 10:39   좋아요 0 | URL
‘늦었을때‘ 라는 말 때문에 부정적인 의미로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어떤 일을 위한 최고 적정 시기가 지나가고 나서야 비로소 그 때가 최고 적정 시기였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때가 온다는 말이니까, 늦게라도 어쨌든 실행을 한다면 그것이 최고 적정 시기는 아닐지라도 하긴 하는거잖아요? 아예 하지 않은 것보다, 그렇게라도 하나하나 이루어나가고 인생에 반영시켜 남은 인생을 살아나가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봐요. 다락방님 댓글 읽으며 저도 처음 하게 된 생각이네요.
늦게라도 이해를 했다는 것은, 그것 자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거라고요.
다락방님, 용기도 있고 실행력도 있으시고, 저는 요즘 다락방님 보면서 난 왜 그렇게 못 살았나 생각할 때가 있는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