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국노래자랑 보다가 할머니 생각

 

 

 

 

 

 

 

할머니 돌아가신지 올해로 24년이 지났다.

돌아가실때까지 우리 집에서 함께 사시면서 일하시는 엄마대신 나와 내 동생 둘을 어릴 때부터 키워주셨고 집안 살림을 거의 맡아 하시다 시피 했다. 할머니 밑에서 크는 아이들 버릇 나빠진다고 하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 것이, 우리 할머니께서는 엄마 못지 않게 엄격하셨기 때문이다. 응석, 어리광, 이런 건 통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한번도 뭐가 먹고 싶다, 어디 가고 싶다, 갖고 싶다, 보고 싶다고 요구하신 적이 없었다. 돌아가시기 전 고향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셨던 것이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할머니의 바램이었는데, 그마저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런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는 TV 프로그램이 바로 '전국노래자랑'. 그것도 일부러 시간 맞춰 보신것도 아니고 어쩌다가 주말에 TV를 틀어서 '전국노래자랑'이 나오고 있으면 끝날때까지 보고 계시곤 했다. 그런 할머니를 지나가다 옆에서 보면 TV를 향해 앉아 혼자 웃고 계신 걸 보고 나도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난다.

돌아가시기 몇해전부턴 정신이 깜빡깜빡 하는 일이 잦았는데, 전국노래자랑 사회자를 보면서 저 사람이 우리 고향사람이라고 하셨다. 저 노래자랑을 할머니 고향에서도 하는걸 직접 가서 몇차례 보셨노라고. 처음엔 무슨 말씀하시냐고 대꾸하다가 나중엔 "아, 그래요 할머니?" 그냥 그렇게 맞장구 치곤 했다.

오늘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전국노래자랑을 보게 되었다. 아직도 할머니께서 고향 사람이라고 우기시던 그 분이 사회를 보고 있었다.

할머니 생각이 나서 나도 한동안 보고 있었다.

돌아가시기전 고향에 한번 모시고 갔어야 했다.

 

 

2. 자장가를 대신해주던 영어회화 테입

 

 

 

 

 

 

 

 

 

 

 

 

 

 

 

 

 

잠이 안올때 보통은 라디오를 켜놓고 들으면서 잠을 청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위의 영어회화 테입을 반복재생으로 틀어놓고 잠을 청할때가 있다. 영어회화를 익히는게 목적이 아니다. 1998년 혼자 외국 생활을 하게 되었을때, 그야말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그곳에서 어찌나 한국말이 그립던지. 그때 가지고 갔던, 우리글로 쓰여진 유일한 책, 최영미의 <시대의 우울>은 수십번을 읽었지만 때로는 글자가 아니라 한국 사람의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가지고 간 영어 회화 테입의 해설 부분이 한국말로 되어 있음을 알고 아쉬운대로 그거라도 들으며 잠을 청했던 것이 버릇이 된 것이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고 외국, 한국이 따로 없는 상황에 비교하면 전설같은 이야기이다.

영어권 나라로 가면서 무슨 생각으로 저 테입을 사가지고 갔는지 모르겠지만 한국말이 듣고 싶을 때 저 테입을 듣게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 들어도 해설자의 영어 발음 하나는 정말 똑 떨어질 정도로 정확하다. 한국말은 경상도 억양이지만 (이건 또 무슨 아이러니인지).

 

자꾸 옛날 일만 떠올리지 말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적어보고 가고 싶은 곳도 적어보아야겠다.

가고 싶은 곳 두군데 벌써 남편에게 말해놓았다.

케냐의 기린 호텔 (Giraffe manor) , 터키의 카파도키아 (Cappadocia).

 

목록이 자꾸 자꾸 늘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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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0-13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등학교 청주에서 다닐때 할머니가 밥 해주셨어요. 고 3때 밤 12시(?)까지 자율학습하고 나올때면 늘 할머니가 기다리셨어요. 초저녁 잠이 많으셨을텐데.......돌아가신지 10년은 되신듯요.
오홋 맨아래 사진이 케냐의 기린호텔인가요?

hnine 2013-10-13 22:10   좋아요 0 | URL
세실님도 할머님과 정이 많이 들었겠네요. 매일 같은 시간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누군가를 마중가는 마음, 그런게 어쩌면 말보다 더 진한 우리 식의 사랑 표현 방식이 아닌가 싶어요.
맨아래 사진이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기린 호텔 맞아요. 전 처음에 저런 곳이 실제로 있나 믿기지 않았답니다. 저 호텔 테이블 위의 접시 보세요. 접시에도 기린 무늬가..ㅋㅋ
터키의 카파도키아에선 저 사진속의 열기구를 직접 탈수 있다네요. 가보고 싶어요.

상미 2013-10-13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국 노래 자랑 우리 엄마도 좋아하셔.ㅎㅎㅎ
울 엄마도 할머니지 뭐^^ ;;
네 할머니 모습 나도 생생해... 쪽진 머리도.
내 기억에 참 꼿꼿하셨어.

난 하고 싶은거... 산티아고 순례길 가고 싶어.
일단 내년에 아들이 대학을 가면,
5월에 남편이랑 지리산 종주 하기로 했다~~~
아들이 관건이고, 두번째는 나의 체력...
운동해야지~~~

hnine 2013-10-14 10:29   좋아요 0 | URL
우리 할머니 깐깐하고 무서웠지? ^^
돌아가실 무렵 매일 보따리 싸놓고 고향 가고 싶다고 그러셨어. 그때 엄마도 아빠도 바쁘셔서 한번도 모시고 가질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그게 지금 생각해도 참 안타까워. 요즘도 가끔 내 꿈에 나타나시는데 그때도 늘 짐보따리를 가지고 나오시더라.
산티아고 순례길, 멋있다. 산티아고 다녀온 책만 몇권을 읽었는지 몰라. 난 남편보고 산티아고 가자고 하면 반응이 별로일 것 같아, 걷는 거 귀찮아하는 타입이라서. 혼자 가긴 엄두가 안나는 행로이고.
지리산 종주는 병규랑 병규아빠랑 다녀오지 않았었나? 그건 해볼만 하겠다. 대학교 4학년때 생태학 실습으로 지리산 노고단까지 갔는데 그것도 헥헥거리며 다녀왔어. 팔팔할때도 그랬으니 지금 가면 어떨까 싶네. 화엄사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웅장했던 기억도 나.

nama 2013-10-14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록이 자꾸 자꾸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터키에 가시거들랑 괴뢰메의 동굴호텔에 묵어보는 것도 좋아요. 특히 한겨울에 덜덜 떨어가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도 그곳에서는 낭만이지요.


'전국노래자랑'이 한때는 제가 유일하게 보는 프로그램이었지요.

hnine 2013-10-14 21:59   좋아요 0 | URL
한동안 가고 싶은 곳 떠올리지 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 하나 둘 눈길이 가는 곳이 생기는 것을 보니 더 나이들기 전에 가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건지, 아니면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긴건지, 모르겠네요.
터키 여행하고 오신분들은 다 추천하시더라고요. 동굴호텔, 저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요. 괴뢰메, 적어놓을께요 ^^

프레이야 2013-10-14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가보고싶은곳 두곳 모두 저도요^^ 기린호텔 우와! 전 친할머니 얼굴은 뵌 적도 없고 외할머니가 참 고우셨는데 제가 큰딸을 낳은 그해 여름 먼길 가셨어요. 사춘기 시절 말없이 위안이 되었던 아랫목 같은 분이셨지요. 그립네요.

hnine 2013-10-15 09:42   좋아요 0 | URL
기린호텔 정말 가보고 싶으시지요? 저런 곳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제가 모르는 곳이 아직도 얼마나 많을까요. 자꾸 예전 생각 떠올리는 시간이 많아지니, 새로운 경험으로 그 자리를 채워보자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외할머니에 대한 말씀은 예전에도 들었던 것 같아요. 제 외할머니께서도 제가 초등학교때, 외할머니 아직 60대이실때 돌아가셨어요. 프레이야님께선 친할머니도 일찍 돌아가셨나봐요. 돌아가신 분 생각이 이렇게 뜻하지 않은 순간에 불쑥불쑥 나네요. 그리고 잠깐 그리워하고 또 한동안 잊고 살고...그런거겠지요.

안녕미미앤 2013-10-26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다가 "가고 싶은 곳 벌써 두 곳 남편에게 말해놓았다"에서 급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래도 가보고 싶은 곳.. 말해놓을 분이 있다는 것은 뭐, 가고 싶은 곳이 천만개나 있는 저보다 낫다는 거 아니에요? 칭..
:)

hnine 2013-10-20 04:55   좋아요 0 | URL
남편이 없었다면, 아마 벌써 갔을지도 모르지요 혼자서! ^^

순오기 2013-10-21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 고향이 어디셨는데 못 가보고 떠나셨을까요?
나인님이 그걸 안타까워하니까 마음에 남아 꿈속에도 나오는 듯...
이제는 마음 내려놓아도 될 듯, 할머니께선 날마다 자유롭게 고향에 가실 거 같아요.^^

hnine 2013-10-21 05:19   좋아요 0 | URL
할머니 고향, 안면도지요.
그때 저는 아직 학생이었고, 부모님은 늘 그랬지만 바쁘셨고요.
그런데 요즘은 제 아버지께서 부쩍 더 늦기 전에 어디좀 가보고 싶다는 말씀을 종종 하시네요.
언젠가 저도 그런 말 할때가 올 것 같아서, 뒤로 뒤로 미루지만 말고 가보고 싶은 곳 다는 아니더라도 좀 가 보면서 살고 싶어요.
순오기님, 그런데 이렇게 늦게 주무셔서 어떻게 해요? 11시부터 다음날 2시까지는 꼭 자는게 좋다는데...

안녕미미앤 2013-10-2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하하^^ 정말 그럴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혼자라고 책임이 없는 게 아니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더 많은 케이스^^
겁도 많구요 ㅋㅋㅋ 쓸데없는 거 아는데 뭐 그러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꼭 쓸데없지도 않은 것 같아요.
등산 할 때 그러잖아요.. 짐이 많으면 올라가기 힘들어도, 짐이 있어야 물 먹고 싶을 때 마시고 배고플 때 먹고 추울 때 덮고^^ 겁도 좀 있어줘야 안 위험하지 않나요? 히~

hnine 2013-10-26 18:45   좋아요 0 | URL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행가기 힘든 이유는 경제적인 것, 시간 여유, 이런 것들보다 사실 그거예요. 떨치지 못하는 것! 발 뗄 용기! ^^
 













































가을 주말

반나절 나들이로

충청북도 옥천엘 갔다. 

집에서 차로 한시간 남짓 거리.


옥천은 시인 정지용의 고향.

정지용 생가와 바로 옆 아담한 정지용 문학관이 있다.


그의 생몰연도가 (1902-     ) 라고 되어 있는 것은 

1950년 한국전쟁과 함께 행방 불명이 되었기 때문이다.

월북했다는 소문, 납북되었다는 소문, 미군에게 처형되었다는 소문.

이런 이유로 정지용의 작품은 출판이 금지되어오다가

1988년에서야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해금되었다.


가수 김동원과 성악가 박인수가 함께 불러 유명해진 정지용의 시 <향수>

생가와 문학관의 주소지도 옥천군 옥천읍 ' 향수길' 56





피리



정지용




자네는 인어를 잡아

아씨를 삼을 수 있나?


달이 이리 창백한 밤엔

따뜻한 바다속에 여행도 하려니


자네는 유리같은 유령이 되어

뼈만 앙사하게 보일 수 있나?


달이 이리 창백한 밤엔 

풍선을 잡어타고

화분 날리는 하늘로 둥둥 떠오르기도 하려니


아모도 없는 나무 그늘 속에서

피리와 단둘이 이야기 하노니





하나 아닌 여러 감각을 불러 깨우는 공감각적 시.

달밤의 피리 소리가 바다속으로 하늘 위로 떠다니는 연상으로 이어진다.

자꾸 읽다보니 그 피리 소리는 과연 우리가 아는 그 피리 소리였을까 하는 생각도.

나무가 바람에 만들어내는 소리를 피리 소리로 듣고 시작한 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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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1-10-12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바라기의 키가 정말 크네요. 조롱박도 오랜만이고요^^*

hnine 2021-10-12 20:37   좋아요 0 | URL
담을 따라 해바라기가 또하나의 담을 이루고 있었어요. 저렇게 예쁜 담이라니.
조롱박도 사랑스럽죠?
동네 자체가 소박하고 조용하더라고요.
또가보고 싶어요.

프레이야 2021-10-13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 님 뒷모습 본 거에요 제가? ^^
키도 크고 후리후리하시군요. 멋져라.
옥천 정지용문학관 간 적 있어요. 단체로 문학기행이었는데 좋았어요. 옮겨주신 저 시에서 피리를 바람으로 연상하시는 상상력에 미소가 지어져요. 동감하다가 설핏 저는 화자가 피리를 부는 걸 상상하게 되네요. 그렇게 피리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hnine 2021-10-13 04:36   좋아요 1 | URL
제 뒷모습 남편이 찍었어요.
저는 해바라기 담장 보시라고 올렸는데 제 모습이 어쩔 수 없이 들어갔어요. 제가 봐도 제 키보다 커보이게 나왔네요. 저 키 크지 않은데...^^
정지용에 관한 자료를 더 읽다보니 정지용 시에 피리가 언급된 시가 많대요. 직접적으로도 쓰고 간접적인 의미를 담아 쓰기도 하고 그랬나봐요.
요즘 올리시는 글 반갑게 잘 읽고 있어요. 오랜만에 읽는 글에서도 ‘역시 프레이야님...‘ 하면서요.

scott 2021-10-13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키 해바라기 키 서울 창문 열면 저런 풍경이 있었으면 ^^

hnine 2021-10-13 04:39   좋아요 0 | URL
scott님 저보다 해바라기가 훨씬 컸어요. 제 키는 154.8cm ^^
어떻게 저렇게 키높이 사진이 나왔을까요.
벽돌담은 제 키보다도 낮으니 정말 아담하지요.
창문 열면 저런 풍경, 생각만해도 흐뭇해요.

페크(pek0501) 2021-10-2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쭉 쭉 뻗은 것, 해바라기인가요?
멋져서 오래 보고 갑니다. ^^

hnine 2021-10-23 05:30   좋아요 0 | URL
네, 해바라기 담장이었어요.
크지 않고 아담한 초가였어요. 안에 진짜 우물도 있고 조롱박 나란히 놓여있는 다듬이돌. 다른 사람이 살던 집이 아니라 옛날에 내가 살던 집에 온듯한 (실제 이런 집에 산것도 아니면서) 정감을 품고 있는 집이었답니다.
 



추석 전날 차례 음식 준비.

이번 추석엔 가족들 내려오지 않고 우리 부부만. 












추석 당일도 비가 오더니 추석 다음날인 연휴 마지막 날은 오후에 날씨가 좋아졌기에 가까운 갑사 산책으로 마무리.





















곧 아버님 어머님 제사도 다가오는데 그때도 우리 부부만 지내게 될까.

이 코로나가 언제 진정되나....









책은 한자도 안 읽은 추석 연휴.

붙잡고 있던 책이 별 재미 없기도 하고, 요즘 새로 시작한 것에 재미들려 책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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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09-23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새로 시작한 것의 재미...? 그림 그리기 말씀하시는 건가요?ㅎ
이번 추석은 좀 쓸쓸하셨나 봅니다.
저희는 늘 조용하다 올핸 조카놈 둘과 언니가 와서 복작거렸는데 그래도 힘들더군요.
그림도 그렇고, 사진도 그렇고 보기 좋네요.^^

hnine 2021-09-23 12:19   좋아요 0 | URL
추석 당일엔 쓸쓸하기보다 여유로와 좋다싶었어요. 아무래도 준비하는 입장이다보니 일단 간소해지니 편했지요.
그런데 추석 다음날은 좀 허전하기도 하더라고요. 북적이면 좀 조용했으면 싶다가, 너무 조용하니까 북적거리던 때가 생각나고, 사람 마음이 이렇지 뭡니까. 그래서 잠깐 바람이라도 쐬자고 나갔다 왔는데 아직 단풍은 멀었고요, 감도 막 익어가는 중이고요.
새로 시작한 것은 그림은 아니고 스페인어인데요 순전히 재미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아무 목적없이 시작했더니 부담 제로, 재미 만끽이네요.

잘잘라 2021-09-23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갑사 감나무 사진 좋아요.
거미줄 사진은 더 좋구요.
오오~
제일 좋은 건 에이치나인 님 그림입니다.
뒷모습만 공개하셨나 싶어 섭섭했는데
마지막에 똭~
뭔가 못마땅하면서도 개구진 상상을 하는 느낌이예요.
쓸쓸하면서도 귀여워서 자꾸 생각나네요.

hnine 2021-09-23 17:58   좋아요 1 | URL
저런 만화풍 그림은 끄적거리는걸 좋아해서 평소 여기 저기 낙서처럼 그려놓곤 해요. 지우고 다시 그리는 성의도 없어요. 그냥 한번에 팍!
뭔가 못마땅하면서 개구진 상상을 하는 모습은 딱 제 모습이랍니다. 잘 보셨어요 ^^
잘잘라님 그림도 또 보고 싶어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면 여러 가지를 다 시도해보는게 재미있는것 같아요.

scott 2021-09-23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 나이님 드로잉 시작 하신게 아닐까라고 추측했는데 !
새로운 외국어 공부
멋집니다

공부 일지도 조금씩 올려 주세요

거미 줄 사진! 예술!

hnine 2021-09-23 18:00   좋아요 0 | URL
에구, 저게 드로잉 수준이나 되나요. 제가 좋아하는, 완전 hnine 수준의 낙서같은 그림입니다. 재미로 올려봤어요.
스페인어에 관심이 있던 것도 전혀 아니었는데, 어느 날 그냥 아무 목적 없이 시작했는데 의외로 재미있어서 계속 하고 있네요. 남편도 함께 하니까 쉽게 포기하지도 않을 것 같고요. 한번 갈때까지 가보겠습니다~

난티나무 2021-09-24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좋아요!!!!!!

hnine 2021-09-24 04:57   좋아요 0 | URL
그냥은 영 재미있는 일이 안생기다보니까 재미있겠다 싶을 일이면 찾아서 해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귀엽게 봐주세요~^^

blanca 2021-09-30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 꽃 이름이 궁금합니다. 너무 이뻐요.

hnine 2021-09-30 13:23   좋아요 0 | URL
천일홍이랍니다. 예쁘죠?
떨어진 꽃 송이 몇개 가방에 넣어와서 책상위에 한동안 두고 보았네요. 저렇게 그림 위에 놓아보기도 하고, 연필깍기 구멍 위에 꽂아놓기도 하고요.
 


솔직히 식물은 그들이 자라는 곳에서 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식물원이나 정원에 모여있다고 해서 식물이 아닌 것은 아니니까, 그것도 좋다.

영국에 가서 혼자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도 '왕립큐가든'이었고, 몇 시간을 걸어다녀도 하루에 다 볼수 없다는 것, 식물이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것을 생전 처음 본 것 같은 놀라움에 디지털 카메라가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던 시절 필름 카메라에 필름을 몇번 갈아끼우면서 사진을 찍었던 것을 기억한다.


집에서 차로 30분쯤 가면 있는 세종시 연기면 수목원로 136 '국립세종수목원'. 

2020년 10월에 개원을 해서 벌써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코로나때문에 주저하다가 지난주말에서야 사전 예약후 다녀올 수 있었다. 










세개의 꽃잎 모양으로 이루어진 저 건물로 들어가면 열대온실, 지중해온실, 특별전시온실 이렇게 세 구획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일 볼게 많은 건 열대온실.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큼직하고 색깔 확실한 이국적인 꽃들이 눈길을 끈다.





손바닥만한 꽃.





어린왕자 소설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 (Baobab tree) 는 실제 아프리카 건조한 지역에서 자생하는 나무.





몸통이 물병 모양을 닮아서 이름이 물병나무 (Bottle tree).










박주가리과의 큰서각.





이건 우리 집 마루에도 있는 식물인데.






말로만 듣던 파파야.










형태는 기능을 설명한다. 식충식물. 

영양이 부족한 지역에서 자라며 동물을 잡아먹기도 한다.






진짜 꽃은 저 붉은 부분이 아니라 그 안에 있다.











바나나나무

잎이 커서 사진 하나에 잎 하나가 다 들어오질 않는다.

바나나 열매야 잘 알지만 바나나 꽃은 여기서 처음 봤다 (사진에는 없음).






박쥐날개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검은박쥐꽃.

동물이름이 들어가있는 식물이름이구나.

말레이지아가 원산지이다.






이 식물 잎 부분을 가까이 찍어서 그날부터 내 휴대폰 바탕화면으로 지정해놓고 혼자 만족.










특별전시실에서 전시중인 씨앗의 전자현미경사진이다.

전자현미경에는 SEM과 TEM 두 종류가 있는데 SEM으로 찍으면 저렇게 입체적인 형태를, TEM은 단면층과 같은 평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학교다닐때 전자현미경 사진을 보면서 디자인 하는 사람들이 이런 자연의 형태를 작품 디자인에 응용하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은 이런 공모전도 있고 전시회도 종종 열리고 있는것을 본다.






수목원내의 한국전통정원이라고 꾸며놓은 곳으로 창덕궁 후원을 재현해놓았다고 하는데 급조한 느낌이 나서 아쉬움이 남은 곳이다.





일단 저렇게 네모 반듯한 주춧돌이 영 어색하다.



만들어진지 이제 1년밖에 안되어 완전하진 않아도 정성이 많이 들어가있고 교육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었다. 코로나때문에 모든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운영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보여줄 것이 많은 곳일거라는 기대감을 안긴다.


열대식물 키우는 것을 좋아하셨던 아버지.

좁은 마당에서도 각종 선인장 화분하며 바나나 나무까지 구해서 키우셨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식물원 열대온실에 부겐베리아가 활짝 피어있는 아래를 걸어지나자니 지금도 친정 가면 돌봐주던 주인은 안계서도 아파트 베란다를 채우며 잘 자라고 있는 부겐베리아가 생각났다.


언젠가 저곳을 맘껏 들락거리며 마련된 행사나 전시, 교육프로그램등에 참여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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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1-09-13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 근처에 너무 멋진 공원이 있네요.저도 가보고 싶습니당^^

hnine 2021-09-14 04:31   좋아요 0 | URL
한번 오세요~

scott 2021-09-16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요기 초딩때 소풍으로 갔던 곳!
한국 전통 정원이 생겼네요
어딘가 인공미가 느껴집니다 ㅎㅎ

영쿡 큐가든이라면 울프여사의 작품에도 나오는 그곳!

남산 식물원도 멋지게 바뀌었는데
코로나 발발한 이후에도 못 가 봤습니다

제가 어렸을때 엄청 키우고 싶었던 식물이 식충 식물인데 이 식물 키우기 힘들어서(실상은 우리 집 마당에 벌레가 없어서) 벌레를 못 먹으니 굶어서 시들하다가 죽더군요




hnine 2021-09-16 05:12   좋아요 0 | URL
scott님이 초등학생이었을때 식물원은 생기기 전일텐데 이곳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궁금해지네요.
영국에서 빠져든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지만 박물관 미술관보다 제일 머물고 싶도록 좋았던 곳을 꼽으라면 큐가든이라고 말하겠어요.
남산식물원이야말로 제가 어릴때 가보고 못가본 곳인데 아직도 있다는 것도 scott님께서 언급해주셔서 떠올리게 되었네요.
식충식물은 역시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 저희 아들도 어릴 때 키우고 싶어해서 사와서 키운 적 있어요. 그런 동식물이 하도 많아서 그 결말이 어떻해는지 지금은 기억도 안나네요 ㅠㅠ 벌레를 먹는 것은 주위에 영양이 부족할때라고 해요. 벌레만 먹는 것은 아닌가봐요.

아른 2021-09-1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겐베리아 사진을 찾아봤어요 실물보다는 못하겠지만 아름다움이 느껴지네요 저희동네엔 정원을 예쁘게 가꾸는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 많이 계세요 작은 화분이라도 옹기종기 예쁘게 관리하시는 모습을 지나갈 때마다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식물을 가꾸는 마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항상 경건해지고는 해요

hnine 2021-09-17 05:35   좋아요 0 | URL
하늘하늘한 분홍 꽃잎이 꼭 종이로 만든 꽃처럼 팔락거리는 꽃이지요? 가지는 덩쿨처럼 자라고 꽃 색깔은 분홍에서 보라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있더라고요. 제 아들 말이 화분이나 식물은 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더 좋아하냐고 하던데 예전에 저 자랄때는 아버지께서 화분이나 식물을 그렇게 좋아하셔도 관심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 점점 달라지더라고요. 말 못하는 식물이라고들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말을 하고 있고 표현을 하고 있고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는걸 눈여겨 보게 되고요.

서니데이 2021-09-17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사진 올려주셔서 멀리 가보지 않고도 잘 구경했어요. 손목의 팔찌에 시간이 표시되어있는데 관람시간이 정해져있는 곳인가봐요. 바나나꽃은 전에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나무가 커서 그런지 꽃도 생각보다 컸어요.
hnine님 오늘부터 추석연휴 시작입니다.
즐거운 명절과 좋은 주말 보내세요.^^

hnine 2021-09-18 05:1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1-09-1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서 보고 사진을 한번 더 보고 싶어서 직접 서재로 왔어요. 멋집니다. ^^

hnine 2021-09-19 01:19   좋아요 1 | URL
식물원, 수족관 이런데 가보면 새삼 이 세상에 참 다양한 생명체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 나 중심 생각에만 빠져살던 일상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기회를 갖게 되는게 좋아요.
제가 사진으로 담은 것은 일부이고 그리 대단치도 않은데 함께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다행히 아침형 인간이라서

집안 일은 오전 중에 다 마쳐놓고

선풍기 틀고

방바닥에 누워

책을 읽는다.

(방바닥에 누워서가 중요. 앉아만 있어도 땀이 나므로)


책도 되도록 작고 가벼운 책이 좋다.

요며칠 <벌거벗은자와 죽은자> 같은 두꺼운 책을 누워서 들고 읽으려니 그마저 힘들고,

누워 읽다가 자칫 손에서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얼굴 위로 낙하.


마침 잘잘라 님의 서재에서 맘에 드는 책을 발견, 바로 구입한 책은, 


























요만한 크기이다.

누워 읽기 딱 좋고, 혹 얼굴 위로 떨어뜨려도 큰 일 날것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것들













알라딘 적립금으로 책 대신 그림 그리기 세트를 사서

등 뒤에 선풍기 틀어놓고 번호대로 아크릴 물감 채워나가느라

더운 것 잠시 잊을 수 있는 며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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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9 16: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그림 너무 잘그리시네요👍👍

hnine 2021-07-30 05:18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다 그린거라면 좋겠지만 키트로 나와있는 제품이랍니다. 밑그림 다 그려져있고 색깔도 정해져있어서 거기 적힌 숫자에 해당하는 물감으로 색칠만 하면 완성!
시간 되시면 새파랑님도 한번 해보세요. 그런데 검색해보니 지금은 제가 그린 저 그림 세트는 팔지 않고 다른 그림상품들만 있는 것 같네요.

자목련 2021-07-29 16: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림 멋져요!

hnine 2021-07-30 05:20   좋아요 2 | URL
좋아하되 잘하지는 못하는게 제 경우엔 그림인데, 저건 저 같은 사람에게 딱 맞춤 상품이더라고요.
제가 하는 부분은 작지만 제가 하는 부분도 분명 있는 그림! ^^
책 읽는 것 조차 더워서 집중 잘 안될때 그림 그리니 좋았어요. 더 잘 그리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제그림이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잠시 가져봤답니다.

thkang1001 2021-07-29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그림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니 저절로 몸과 마음이 모두 깨끗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hnine 2021-07-30 05:22   좋아요 1 | URL
보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느끼셨다니 제가 감사드려요.
직접 붓 들고 앉아 그려보니 완성 결과와 상관없이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답니다.
조금이라도 즐겁고 날씨를 잊을수 있는 일을 이렇게 찾아다니는 중입니다.

2021-07-29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30 0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07-29 1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엇, 그림 그리기 세트가 있었나요? 몰랐네요.
글치 않아도 작년 봄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동네 주민센터에서
드로잉 강좌를 한다고 해서 등록하려고 했다가 망했죠.
그림 잘 못 그리는데 왠지 배우고 싶더라구요.
저도 그림 그리기 세트로 그리면 h님처럼 그릴 수 있을까요?ㅋ

hnine 2021-07-30 05:28   좋아요 1 | URL
저도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그림은 잘 그리고 못그리고가 따로 없는것 같아요. 어찌 보면 그린다는 것 자체는 기술이고 그건 누구나 익히면 할수 있는거잖아과요. 표현, 창작엔 특별한 재능이 필요할지 몰라도요. 분명히 다른 것에 없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결과물이 눈에 바로 보이고요.
저 그림 세트부터 구입해서 한번 해보세요. 쉽습니다!

바람돌이 2021-07-29 2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 런던은 건축 저 관심가는 책이었는데 리뷰도 기다릴게요. ^^
저는 오밤중형 인간이라 아침은 영 맥을 못춥니다.
요즘은 방학인지라 오밤중형 인간으로서의 저의 본능을 여지없이 실현시키고 있다지요. ^^

hnine 2021-07-30 05:30   좋아요 1 | URL
책이 아담하고 들고다니기도 좋아서 소장할만해요.
저도 오밤중형인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때에 비하면 초저녁이라고 할 만한 시간에 잠을 잔답니다. 완전 노인네형 ㅋㅋ
방학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2021-08-14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5 0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20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21 0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