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가 사퇴했다.

사실 조금 더 버티고 박근혜를 공격하다가 사퇴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후보토론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사퇴하니 머리 속이 좀 복잡해져 버렸다. 어차피 사퇴할 것은 충분하게 예상되었던 것이고 과연 시점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가 관심이었는데...

 

나름 선거판에 정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서 두가지 예상을 했더랬다.

물밑에서 작업하는 여론 조사의 추이가 문재인인 압도적이면 이정희가 완주할 수도 있다. 여론조사의 추이가 문에게 불리하거나 아니면 박빙일 경우 이정희는 완주하지 않고 사퇴한다. 다만 사퇴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치열한 신경전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갑자기 사퇴하니 문이 좀 많이 불리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어쩌면 후보 토론을 양자로 가는 구도를 만들어 줌으로 측면 지원을 통한 러브콜을 날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왔다갔다 한다.

 

이번 대선에서 평범하지만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 절대 명제가 있다.

정권을 바꾸고 싶다면 투표율을 높여라~~ 어떤 정치 공학적 계산도 일거에 무너뜨리는 파괴력은 사람들 속에 도도하게 흐르는 어떤 열망의 표출이고 이러한 열망을 이끌어 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문에게 약한 것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내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뭐... 아무것도 없는 박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을 보면...그게 꼭 리더십의 문제가 아닌거 같기도 하고.. 암튼 그쪽 사람들의 멘탈은 이미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으로 넘어갔기에 뭐라 분석할 수 조차 없다. 다만, 원초적이고 이기적인 욕망에 대한 무한 추구를 대입하면 그나마 조금 답이 나오려나?

 

투표하자... 누구든 당신의 마음에 차지 않는 사람이라도 차선이 있다면 투표하자.

최선을 선택하지 못한다면 최악이라도 피할 수 있도록 투표하지.

답은 단순하다. 실현되지 못해서 그렇지... 이런 단순한 답을 풀지 못하고 다시 재시험의 고통으로 떨어진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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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는 그 시간만큼 주인이되고... 나머지 시간은 노예로 살지라도

그 시간만큼도 주인이 되지 못한다면....

 

재외 동표들의 투표가 70%를 상회한다고 하던데...

투표로 세상을 바꾸긴 힘들어도, 투표마저 하지 않으면...세상이 바뀌진 않을테지요

 

다들 투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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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12-14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순오기 2012-12-15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모음을 보면서 찡한 감동에 눈물이 맺히네요.
세상을 바꾸는 힘~ 닥치고 투표!!
 

해고된 쌍용노동자 중 23번째 죽음이 있었다.

왜 이런 비극이 계속되는 것일까?

이렇게 이어지는 죽음의 뒤편에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 죽음들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일까?

가끔 배운 넘들이 더 잔인하고 무섭다는 생각을 한다.... 회계법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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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10-14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계 법인은 매일 숫자만 보다 보니 사람 목숨도 숫자로 보이나 봅니다.
 

그러니까.... 민족 대축제인 추석을 맞이하여... 본 영화가 두편이 있으니

'간첩'하고 '코리아'다.

물론.... 업무복귀 후 시차적응이 문제가 될 만큼 다른 영화도 무수하게 봤지만... 일단 이 두편의 영화부터 정리해야겠다.

(그러고 보니 '페이스메이커'와 '연가시'도 봤는데... 주인공 너무 겹친다...)

 

'코리아'를 보면서 참으로 오랜만에 안구에 습기차서 혼났다.

원래 '대놓고 신파'를 싫어하고 경멸하면서.... 안구에 습기차는걸 느끼며... 한 숨이 나왔다.

머...'나도 이제 갈때까지 갔구나... 나이는 못 속인다더니...ㅠㅠ'

강제적으로 갈라진 나라에서 적으로 만나 싸우던 스포츠 우먼들이 정치적 고려로 인해 단일팀으로 출전하여 막강한 중국을 꺽고 금메달을 목에 건다는 감동적 스토리... 그 이면에는 뭘 주장하고 싶었던 것일까?

우리는 원래 하나니까 힘을 합치면 중국도 이길 수 있다 - 가장 단순한 주장

핏줄은 알아본다고 서먹해도 섞여 살다보면 가족 이상의 따뜻함을 서로에게 가질 수 있다 - 이상적 통일논자들이 좋아할 만한 주장

영화를 보며 이 이상... 더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대한민국보다 좀 더... 아니 아주 많이 부자유스러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선수들을 보며 그래도 이 땅이 좀 더 자유로운 나라라는 안도감이나 느꼈으려나?

뭐 개인적으로 현정화와 리분희의 우정은 아름다웠는지 몰라도 개인적 친분을 민족의 이름으로 확장하여 마치 남과북이 합치면 뭐든 아름답게 되고 힘도 세질거란 그런 환상... 아쉽다.

 

간첩은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이 땅에서 생존하기 위해 살아가는 간첩도 이 땅의 구조적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설정 자체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간첩 주제에 각종 사회문제의 선두에서 싸우는 사람으로 표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환상적인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뭐... 간첩도 사람이고 이 사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고를 가지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간첩들이 테러에 동원되고 움직인다고 생각해보면.... 뭔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테러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이지만, 영화를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만든 장면이 간첩에서 성공적(?)으로 잡아낸 리얼리티를 다시 죽여버리는 효과를 주었다고 해야 하나?

 

더구나 현실에 가깝게 포착한 부분에서 촛불시위나 FTA반대 시위에 고정간첩이 암약하는 듯한 설정은... 좀 과하다. 특히 현실과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고정관념을 주지 않을까하는 걱정까지도... (이것도 나이 먹은 증거다...ㅠㅠ)

 

두 영화 모두 북한에 대한 하나의 고정관념을 주고 있다. 그건 함께하기에는 아직은 너무 위험한 대상이라는 사실.... 그런 암묵적인 암시를 주면서 마치 통일이란 둘이 서로 합의하면 아무런 모순없이 잘 될 것 같이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모순적이다. 그건 그냥 이 쪽의 염원을 일방적으로 담아내는 자기 위안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사실....

 

어디서 부터 풀어나가야 하나?  나도 모르겠다. 다만, 이 땅에 넘어와서도 같이 섞이지 못하는 북한 사람들의 어려움이 어디서 부터 나오는 것인지... 그리고 왜 남쪽은 넘어온 사람들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지 못하고 배타적으로 대하는지에 대한 분석이 먼저 행해져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도 알지 못하면서 남을 판단하는건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암튼... 두 영화...잘 보고도 뒤끝 확실하게 남기는 영화다. 화장실 나와서 뭐 안닦은 기분...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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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왕이 된 남자...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이 영화를 소개할 때부터 무언가 심상치(?) 않았다.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영화임에도 방송에서 소개하는 내용이 마치 다 아는 내용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이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를 관통하는 스토리는 내가 너무 좋아했던 영화의 향수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일단 '광해 - 왕이 된 남자' 는 보는 내내 즐거웠다. 익숙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시대와 사람이 바뀌니 새로운 참신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천민인 왕의 대리역이 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이 영화 중간 중간에 배치되면서 굵직한 선으로 그어지는 이야기의 구조를 좀 더 섬세하게 만들어 냈다.

 

또한 주인공들의 연기도 나무랄데 없었다(?)고 난 생각한다. 어색하거나 무리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은 없었으니까... 역사에 무지한 나로서는 이 이야기의 사실성에 대해서는 뭐라 얘기 못하겠다. 뭐 다큐가 아니니 사실성을 따지는 것 또한 무리일터다....설사 다큐라도 그것이 사실을 그대로 옮기지 못함을 알고 있거는....하지만 역시 역사극이란 장르는 무언가 사실과 상상을 다시 한 번 헤집어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듯하다.

 

다 좋은데... 결정적으로 좀 거시기한 것.... 나쁘게 말하면 실망스러운 것은 이 영화는 사실상 짝퉁이란 것이다. 이미 93년에 제작된 '데이브'를 보면 광해와 얼마나 비슷한 서사구조를 보여주는지 금방 드러날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거의 똑 같다.

 

광해는 닮은 가짜 왕을 데이브는 닮은 가짜 대통령을

둘다 진짜 부인을 사모하게 된다.

둘다 진짜왕과 진짜 대통령은 부인과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다.

둘다 가짜들은 백성/ 민중의 삶을 잘 이해하고 대변하려고 한다.

둘다 올바른 정책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직위를 이용하여 관철시킨다.

둘다 경호원이 진짜보다 가짜에게 매혹된다.

그리고 둘다 진실이 밝혀지는 사건의 클라이막스에 교묘하게 도망간다.

 

이러한 내용을 영화 처음에서 끝까지 쭉~~ 이어 붙이면 시대와 인물만 틀리지 동일한 이야기가 반복됨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순간 당혹스러웠다. 허리우드가 내용의 빈곤으로 제3세계 영화들의 시나리오를 사들여 자신들의 이야기로 바꾸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한국 영화가 미국 영화를 베꼈다는 말인가?

아니면 우연인 것일까?

안정효의 허리우드 키드처럼... 허리우드 영화가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의 잠재적 의식에 침잠되어 있다가 작품으로 튀어나온 것일까?

 

뭐... 어찌되었건 무슨 상관일까

'데이브'를 보았던 즐거움과 감동이 '광해'를 보면서 깍이거나 줄어들지 않았다.

서사구조가 비슷해도 배경과 인물의 변동은 원이야기와 다른 또 다른 즐거움과 감동을 주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다만, 이 영화가 신선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좀 안타까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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