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민족 대축제인 추석을 맞이하여... 본 영화가 두편이 있으니

'간첩'하고 '코리아'다.

물론.... 업무복귀 후 시차적응이 문제가 될 만큼 다른 영화도 무수하게 봤지만... 일단 이 두편의 영화부터 정리해야겠다.

(그러고 보니 '페이스메이커'와 '연가시'도 봤는데... 주인공 너무 겹친다...)

 

'코리아'를 보면서 참으로 오랜만에 안구에 습기차서 혼났다.

원래 '대놓고 신파'를 싫어하고 경멸하면서.... 안구에 습기차는걸 느끼며... 한 숨이 나왔다.

머...'나도 이제 갈때까지 갔구나... 나이는 못 속인다더니...ㅠㅠ'

강제적으로 갈라진 나라에서 적으로 만나 싸우던 스포츠 우먼들이 정치적 고려로 인해 단일팀으로 출전하여 막강한 중국을 꺽고 금메달을 목에 건다는 감동적 스토리... 그 이면에는 뭘 주장하고 싶었던 것일까?

우리는 원래 하나니까 힘을 합치면 중국도 이길 수 있다 - 가장 단순한 주장

핏줄은 알아본다고 서먹해도 섞여 살다보면 가족 이상의 따뜻함을 서로에게 가질 수 있다 - 이상적 통일논자들이 좋아할 만한 주장

영화를 보며 이 이상... 더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대한민국보다 좀 더... 아니 아주 많이 부자유스러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선수들을 보며 그래도 이 땅이 좀 더 자유로운 나라라는 안도감이나 느꼈으려나?

뭐 개인적으로 현정화와 리분희의 우정은 아름다웠는지 몰라도 개인적 친분을 민족의 이름으로 확장하여 마치 남과북이 합치면 뭐든 아름답게 되고 힘도 세질거란 그런 환상... 아쉽다.

 

간첩은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이 땅에서 생존하기 위해 살아가는 간첩도 이 땅의 구조적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설정 자체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간첩 주제에 각종 사회문제의 선두에서 싸우는 사람으로 표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환상적인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뭐... 간첩도 사람이고 이 사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고를 가지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간첩들이 테러에 동원되고 움직인다고 생각해보면.... 뭔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테러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이지만, 영화를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만든 장면이 간첩에서 성공적(?)으로 잡아낸 리얼리티를 다시 죽여버리는 효과를 주었다고 해야 하나?

 

더구나 현실에 가깝게 포착한 부분에서 촛불시위나 FTA반대 시위에 고정간첩이 암약하는 듯한 설정은... 좀 과하다. 특히 현실과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고정관념을 주지 않을까하는 걱정까지도... (이것도 나이 먹은 증거다...ㅠㅠ)

 

두 영화 모두 북한에 대한 하나의 고정관념을 주고 있다. 그건 함께하기에는 아직은 너무 위험한 대상이라는 사실.... 그런 암묵적인 암시를 주면서 마치 통일이란 둘이 서로 합의하면 아무런 모순없이 잘 될 것 같이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모순적이다. 그건 그냥 이 쪽의 염원을 일방적으로 담아내는 자기 위안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사실....

 

어디서 부터 풀어나가야 하나?  나도 모르겠다. 다만, 이 땅에 넘어와서도 같이 섞이지 못하는 북한 사람들의 어려움이 어디서 부터 나오는 것인지... 그리고 왜 남쪽은 넘어온 사람들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지 못하고 배타적으로 대하는지에 대한 분석이 먼저 행해져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도 알지 못하면서 남을 판단하는건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암튼... 두 영화...잘 보고도 뒤끝 확실하게 남기는 영화다. 화장실 나와서 뭐 안닦은 기분...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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