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뱅뱅클럽'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물론 영화보다 실제 상황이 더 비참하고 어두울테지만..... 이 영화에서 보이는 남아공 백인통치의 말기와 수단의 내전상황은 인간 사회에 대한 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토저널리즘은 결국 사회의 모순을 사진에 담아 사람들에게 현실 너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고발하는 것일 테다. 남아프리카의 ‘아파르트헤이트’ 정권 시절의 분쟁을 사진으로 담고 있던 네 명의 포토저널리스트 케빈 카터(테일러 키취 분), 그렉 마리노비치(라이언 필립 분), 켄 오스터브룩(프랭크 라우텐바흐 분), 주앙 실바(닐스 반 자스벨드 분)는 우연히 촬영 현장에서 만나 사진을 통해 소통하며 우정을 키워나간다.젊은 사진가들은 증오와 대립이 넘쳐나는 곳에서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작업은 플리쳐상을 받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된다.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영화에서 묻는 화두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사진을 찍고 기록으로 남긴다. 이제 작가들 뿐 아니라 누구나 사진기 하나씩은 가지고 있고 핸드폰과 각종 기기를 통해 사진을 찍는다. 자신의 인상에 남는 풍경과 인물을 사진기에 담는다. 그 수많은 사진들 중에 좋은 사진이란 어떤 것일까?

 

사진 촬영의 기법과 구도와 순간적인 포착에 대한 감각 등... 좋은 사진에 대한 이론은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그 사진이 내가 아닌 타인에게 보여질 때 사진의 가치는 나타난다. 무엇도다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하게 끔 만든다. 사람에게 이미지를 넘어 무언가를 전달해 주는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가 우울한 것은 그 감동과 사고에 대한 생각은 결국 현실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게 만드는 사진이 평화로운 순간에 드러나지 않고 격렬한 갈등과 대립, 증오의 순간에 포착된다는 것이다. 인종갈등이 격화되어 서로간 피를 흘리는 내전의 상황에서 극한의 인간 본질이 투영되는 현실이야 말로 사진이 가진 극한의 가능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평화롭고 아름다운 사진도 감동이 있는데... 왜 저런 극한의 사진이 우리의 정신을 흔들고 우리의 마음을 사로 잡는지... 되묻게 된다. 더불어 극한의 상황에 몰려있는 당사자와 그것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진가의 위치는.... 그 고통과 공감하면서도 거리를 두고 그 사건을 기록해야 하는 시선의 거리는...

 

 

결국 타자의 고통에 동감하지 않는 시선은 관찰자의 시선일 뿐이다. 이 영화에서 관찰자의 시선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시선의 결합은 화두로 남는다. 아니 어쩌면 그 간극을 채우고 다가가는 것이 분쟁 속에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이상으로 남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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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 영화들은 말랑말랑하고 왠지 감성을 건드리는 그런 영화들만 본 듯하다.

일단 장르는 로맨틱한 분야이고 코믹한 것도 없지 않았지만,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들이다. 헤피엔딩.... 경멸하면서도 무한 빠져드는 딜레마적 단어...

 

<네버엔딩스토리>

 

일단 영화 내용 상 절대로 네버 엔딩이 되지 않을 영화임에도 영화제목은 <네버엔딩 스토리>다.
한국 영화에서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시한부 인생'에 닥친 주인공들의 유쾌 상쾌하면서 필연적으로 닥쳐올 절망을 맛깔스러운 '사랑'으로 버무린 영화다. 특히 죽음을 맞이하면서 질질 짜고 절망에 탄식하기 보다는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깔끔하게(?)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적절한 소재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 시대의 사랑법 중 남녀 미팅 주선 문화에 대한 생각 하나, 장례 문화에 대한 생각 하나. 그리고 막연하나마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깨닫게 되면 삶에 대한 태도가 더 진지해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변에 대해 더 세심해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운명을 알아버리는 건 절망이자 새로운 희망일 수도 있겠다. 피하지도 물러서지도 못하니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지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사랑'이라는 진부한 주제는 항상 '죽음'이란 운명과 마주쳐야 그 가치가 더욱 빛나는 모양이다. 죽음앞에서도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 진부하면서도 떨쳐버리지 못하는 희망히다.

 

<오싹한 연애>

 

코믹 로맨틱이긴 한데... 사실 그냥 웃으면서 보면 되지 별 내용은 없다. 역시 로맨틱 코메디 특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어나간다는 내용인데...글쎄다. 그 어려움이 왜 귀신이어야 하는지...그 귀신의 맹목성에 대해서도 공포 영화보다 못하니 공포와 로맨스을 어설프게 섞어 놓으니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설픈 영화가 되어버린 모양새다.

귀신의 개연성이 떨어지다 보니 거기에 휘둘리는 인물의 개성들이 영 살아나지 않는다.

 

<원더플 라디오>

 

라디오를 즐겨 듣는 개인적 경험으로 이런 라디오 소재의 영화는 항상 즐겁다. 라디오 방송의 뒷이야기를 몰래 훔쳐보는 맛도 있고, 나름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는 영화평에 기대를 했던 영화다. 결론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라디오를 통해 살아가고 소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름 심금을 울리는 대목이 있었고, 사람들의 삶이란 이렇게 저렇게 지지고 볶는 가운데 느껴지는 무엇이라는 느낌이 좋았다. 다만, 라디오 방송을 둘러 싼 권력관계는 너무 어설프거나 로맨틱 코메디가 드러내는 위기의 설정에 올바른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웃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방송권력은 그 자체의 방송 설정으로 부터 파생된다. 그 권력의 정점에 있는 방송국간부, 피디, 진행자, 작가들의 모습이 얼마나 현실적이었는지는 판단이 유보된다. 그 세계에 있어 보지 못했기에 그들의 삶과 노동에 대해 뭐라 평하지는 못하지만 그다지 현실적이지 못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뭐 로맨틱 코메디 영화에서 다큐멘터리를 요구하는 그 자체가 웃기는 이야기임에도 영화의 바탕이 방송이라는 특수한 삶의 현장임을 고려하면 좀 아쉬운 대목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방송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조연들의 등장은 참 빛나는 영화가 아닐가 한다. 주연들보다 오히려 조연들에게 애정이 가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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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여사의 소설이 한국에서 영화화 되었다. 미미여사의 작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들(나는 미미여사의 작품 중 '모방범', '이유', '화차'를 가장 좋아한다) 중 하나었기에 영화로 만들었을때 소설만큼의 여운을 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는데... 잘 만든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에 집중시키는 탄탄한 구성과 잔인한 장면이 두드러지지 않고도 이렇게 잔인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은 일품이다. 더불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여운이 많이 남았다는 것.... 한 여자의 인생에 대해 슬픔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영화는 수작이라 생각된다.

 

사회를 살면서 끊을 수 없는 관계는 무엇일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을 찾아 그 사람을 대신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관계를 바라보면서 던질 수 밖에 없는 질문이다. 그 관계란 가족관계도 아니고 우정도 사랑도 아니다. 가장 끊을 수 없는 근원적 관계는 웃기는 얘기이자 처절한 얘기지만 채권 채무관계가 아닌가 한다. 원초적인 관계... 물질적 보상만 이루어진다면 가장 손쉽게 끊어지지만 보상이 충족되지 않으면 어떤 형식으로도 집요하게 들러붙어 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채 좌지우지 하는 관게....그것이 채권채무관계다.

 

현대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으로 신용사회를 거론한다. 그 신용사회의 이면에서 불신용에 대한 철저한 응징이 존재한다. 카드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개인파산자가 늘어나는 것도 결국 신용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모든 사용에 대한 책임은 그 개인 스스로가 지고 나가야 한다. 그것이 신용사회의 룰이다. 항상 밝은 모습을 보이는 신용사회의 이면에는 신용을 망실하여 제대로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그림자는 비추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밝히는 부분이 바로 신용사회의 이면이자 어쩌면 자본주의 이전부터 존재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럼에도 자본주의에서 만개한 채권채무관계에 대한 통찰이다. 이미 일본에서 통과했고 어쩌면 우리나라도 IMF 이후 오늘날가지 겪고 있는 문제이다. 그리고 별 해답을 던져주지 못하고 있는 문제이다.

 

이른바 사회파 추리소설가로 불리는 미미여사의 작품은 여기서 빛을 발한다. 한 여인의 범죄와 관련되어 그 여인을 추적하다 보면 그 여인은 느끼지 못할 거대한 사회적 그물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거기에 인간적 상황이 겹치면 이제 범죄의 주인공은 특정한 개인인지 사회인지 알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어렵다고 모든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이겨내기 위한 생존의 투쟁을 벌인다.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절박한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가 범죄라면 그 범죄를 일으키도록 움직이는 사회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영화중에 여인의 말처럼 살아남기 위한 '쓰레기'가 양산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시종일관 무겁다. 그녀의 실체가 드러날 수록 그 실체 뒤의 그녀의 삶이 드러날 수록 영화는 무겁다. 한마디도 사회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원소설의 문제제기까지 충분하게 드러내고 있다. 올해 나온 최고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최근 들어 사회적 문제의식을 드러낸 영화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가니'나 '부러진 화살', '화차'까지.... 어쩌면 우리네 삶이 많이 팍팍해지고 그 느낌을 공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과정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공감을 떠나서 '화차'는 그 영화상의 이야기 만으로도 충분하다. 변영주 감독의 초창기 사회의식이 이렇게 반영된다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그래서 반가운 영화다.

 

별점은 네개 반.....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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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유령하고 귀신하고 별다를게 없다고해도... 유령보다는 귀신이 무언가 좀 처절한 느낌이 든다.

그렇게 본다면 '우먼 인 블랙'은 전형적인 귀신 영화다. 아무래도 내 감성에는 유령보다는 귀신이 이 영화에 어울리는 단어같다. 뭔가 처절해 보이니까....

 

공포... 사람들이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느끼는 감정일터다. 무언가 자신의 의지에 반해서 자신을 해할 것 같은 느낌에 두려움이 밀려오면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공포에는 합리적 근거가 없다. 막연함이야 말로 공포의 근원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이 영화 막연해도 너무 막연하다.

자식을 잃은 여인의 원한은 인정하겠는데... 왜 그 원한을 다른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면서 풀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마치 증오범죄의 귀신판을 보는 것 같다.

 

귀신이 한을 품으면 보통은 그 대상이 명확하기 마련이다. 혹은 목표가 분명한 경우가 있다(고 난 생각한다.. 아닌가??) 사실 정말 무서운건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후 귀신이나 유령영화는 별로 즐기지 않는다. 공포스럽지 않기 때문이고 영화에서 연출되는 모든 것이 트릭이라는 강한 선입견을 내재하고 영화를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볼 때 일부러 심야를 택했다. (뭐 심야말로 영화 볼 시간은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렇게 좋지 않았다.

일단, 밑도 끝도 없이 진행되는 스토리 전개는 인과관계의 개연성이 너무 떨어져 영화가 끝나고 나니 허탈했기 때문이고, 관객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장치는 웬지 진부해 보여 그리 깜짝 놀랄일이 적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포를 느끼려고 본 영화가 공포는 커녕 진부하게 느껴지는 판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디언이 세계 5대 공포소설로 이 작품을 선정했다는 책 광고를 보고 나서 일단 책으로 다시 보려고 한다. 원작에 영화가 얼마나 충실했는지 함 따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페이스북에 내 생일이 잘못 기재 되어 있는지 엉뚱한 생일선물로 이 책을 선물 받았기 때문이다.

 

헤리포터에 나온 주인공이 이 영화를 통해 성인연기자로 거듭났다고 하는데... 해리포터를 즐겨보지 않은 관계로 별로 할말은 없다. 그냥 인상적이진 않은거 같다. 어쩌면 연기에 비해 구성이 치밀하지 못한 영화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영화 보면서 많이 졸았다. 심야 영화는 그게 단점이다.

 

별점으로 하면 한 3개정도 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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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2-22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작년인가 재작년에 연극으로 봤거든요. 어찌나 소리를 질러댔는지(무서워서요 ㅠㅠ) 나올때는 지치더라구요. 아우..

머큐리 2012-02-22 13:40   좋아요 0 | URL
원래 미인은 공포에 약한 법이죠...ㅎㅎ
 

드디어 제16회 인천인권영화제가 오늘(11/24)부터 11월 27일까지 진행됩니다.  

16회나 되었음에도 여전히 열악한 환경속에서 준비하고 있지만, 자유로운 인간을 꿈꾸는 활동가들의 열정과 헌신이 영화제를 이끄는 동력입니다. 더불어 영화제를 아끼고 영화를 통해 좀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관객들의 성원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지금까지 이어온 것 같습니다.  

기존의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영상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상영작 안내 : inhuriff.org/zboard/zboard.php 

상영시간표 : inhuriff.org/2010/sub04.html 

장소는 1호선 주안역 '영화공간 주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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