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고 있는 책 중 한 권이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의 《일러스트레이티드 맨》(황금가지, 2010)이다. 도서관에 빌린 책인데, 초판 번역본이다. 이 번역본의 해설과 부록이 마음에 든다. 《일러스트레이티드 맨》에 수록된 총 19편의 단편소설[1]이 처음으로 발표된 연도뿐만 아니라 브래드버리의 저작 목록까지 나와 있다. 그렇지만 번역본이 2010년에 나왔기 때문에 수정 · 추가해야 할 사항이 있다. 또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내용 중에 부정확한 것들도 눈에 띈다.
스무 살에 쓴 첫 단편 『이상한 이야기(Weird Tales)』를 시작으로 단편과 장편 소설, 희곡, 시 등을 넘나드는 50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책날개 앞 ‘작가 소개’)
레이브래드가 생애 첫 번째로 쓴 단편 소설은 1938년에 발표된 『Hollerbochen’s Dilemma』(홀로보첸의 딜레마)다. 이때 그의 나이는 열여덟 살이었다. <이상한 이야기(Weird Tales, 위어드 테일즈)>는 환상, 공포, SF 장르 문학 작품을 연재한 펄프 잡지다. 브래드버리는 1942년부터 이 잡지에 환상소설 및 공포소설을 발표했다.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번역본의 해설은 브래드버리의 초창기 시절에 대한 내용이 정확하게 나와 있다. 그런데 책날개 앞 내용이 해설의 내용과 달라서 독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비록 분량은 짧지만, 《환상문학의 거장들》(자음과모음, 2001)에 <위어드 테일즈>가 왜 ‘장르문학의 요람’으로 평가받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이 있다.
『세상의 마지막 밤(The Last Night of the World)』은 1950년 <에스콰이어> 2월호에 처음 발표되었다. (357쪽)
번역본에 소개된 작품 발표 연도의 출처는 William F. Touponce, Jonathan R. Eller가 쓴 《Ray Bradbury: The Life of Fiction》이다. 이 책에 『세상의 마지막 밤』이 ‘1950년’에 발표된 작품이라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키피디아(Wikipedia) ‘Ray Bradbury short fiction bibliography’ 항목에 보면 이 작품이 ‘1951년’에 발표된 것으로 나와 있다.
The Internet Speculative Fiction Database(ISFDB, 장르문학 작품들의 발표 연도 및 출처에 대한 각종 기록 등을 정리한 검색 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작품의 첫 번째 공식 출처를 ‘1951년 2월 《The Illustrated Man》 초판본’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관련 링크: http://www.isfdb.org/cgi-bin/title.cgi?44809) 위키피디아와 ‘ISFDB’의 정보가 오류일 가능성도 있다. 일단 번역본에 언급된 작품에 대한 세부 사항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일러스트레이티드 맨》에 수록된 몇 몇 작품은 다른 레이브래드 소설집 번역본(절판본 제외)에도 포함되어 있다.
* 『그분이 오셨습니다(The Man)』 - 그분 (《온 여름을 이 하루에》)
* 『기나긴 비(The Long Rain)』 - 끝없는 비 (《레이 브래드버리 : 태양의 황금 사과 외 31편》)
* 『화성의 미친 마법사들(The Mad Wizards of Mars)』 - 추방자들 (The Exiles, 《레이 브래드버리 : 태양의 황금 사과 외 31편》)
* 『제로 아워/에이치 아워(Zero Hour)』 - 침공 놀이 (《멜랑콜리의 묘약》)
* 『로켓(The Rocket / Outcast of the Stars)』 - 로켓 (《레이 브래드버리 : 태양의 황금 사과 외 31편》)
[1]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번역본 부제는 ‘문신을 새긴 사나이와 열여덟 편의 이야기’다. 나는 작품집의 서문 격인 『여는 글: 문신을 새긴 사나이』(The Illustrated Man, 1951)도 하나의 ‘이야기’ 또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