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전래 동요 모음집 《마더 구스의 노래》에는 흥미로운 내용의 동요가 많다. 나 혼자 알기가 너무 아쉬워서 잘 알려지지 않은 동요 몇 편 소개해본다. 출처는 1996년 팬더북 출판사의 《마더 구즈의 노래》다.

 

 

 


* Little Tommy Tucker (리틀 토미 터커)

 

Little Tom Tucker

  Sings for his supper.

What shall we give him?

  White bread and butter.

How shall he cut it

  Without a knife?

How will he be married

  Without a wife?

 

리틀 토미 터커

  노래를 불러야 저녁을 주지.

무엇을 먹을 건가?

  흰 빵에 버터를 발라서.

어떻게 그걸 자를 건가,

  나이프도 없는데?

어떻게 부부가 될 건가,

  아내도 없는데?

 

 


아~ 나이프도 없고, 아내도 없고, 동렬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

 

그런데 이 동요, 잘 보면 성적 코드가 숨겨져 있다. 프로이트 식으로 해석하면 칼(knife)은 성기다. 그런데 토미 터커는 성기가 없거나 있어도 작았을 것(little)이다. 내가! 내가! 고자라니! 고자는 어떻게 부부가 될 수 있는 건데? 아내를 만날 수 없다. 아내가 있어도 그녀를 만족하게 해줄 수 없는데? 그래서 주인공은 ‘그것’이 작은 토미 터커였다.

 

 

 


* Three wise men of Gotham (고담의 세 명의 현자)


Three wise men of Gotham,

They went to sea in a bowl,

And if the bowl had been stronger,

My song had been longer.


고담의 세 명의 현자,

주발을 타고 바다로 나갔다.

주발이 조금만 더 단단했다면

내 노래도 계속되었을 텐데.

 


고담대구에 거주하는 나로서는 참으로 반가운(?) 동요다. 고담은 뉴욕 시의 별명, 만화 <배트맨>의 배경 도시로 많이 알려졌다. 원래는 바보들만 사는 영국의 마을 이름이었다. 그런데 고담은 진짜 바보들만 잔뜩 모여 있는 이상한 마을이 아니었다. 고담 마을 사람들의 바보 행세를 의미한다. 말 그대로 바보인 척한 것이다.


영국의 존 왕(1166~1216)은 고담을 관통하는 큰 도로를 건설하려고 했다. 그런데 도로를 건설하려면 고담 마을 주민들의 노동력이 필요했다. 마을 주민들은 ‘도로 건설 결사반대 모임’을 만든다. 그들은 일하지 않으려고 바보처럼 행동했다. 마을 주민들의 집단행동에 왕은 백기를 들었고, 결국에는 고담 마을을 우회해 도로를 만들었다고 한다. 미국의 작가 워싱턴 어빙은 19세기 초 뉴욕 시민을 비유해 처음으로 ‘고담’이라는 표현을 썼다.


대구 어르신들이 조금만 더 생각이 있었다면 새누리당의 쾌재가 멈추었을 텐데.

 

 

 


* Taffy was a Welshman (타피는 웨일스 사람)


Taffy was a Welshman, Taffy was a thief;

Taffy came to my house and stole a leg of beef;

I went to Taffy's house and Taffy was in bed;

So I picked up the Gerry pot and hit him on the head.

Taffy was a Welshman, Taffy was a thief;

Taffy came to my house and stole a piece of beef;

I went to Taffy's house, Taffy wasn't in;

I jumped upon his Sunday hat and poked it with a pin.

Taffy was a Welshman, Taffy was a sham;

Taffy came to my house and stole a piece of lamb;

I went to Taffy's house, Taffy was away,

I stuffed his socks with sawdust and filled his shoes with clay.

Taffy was a Welshman, Taffy was a cheat,

Taffy came to my house, and stole a piece of meat;

I went to Taffy's house, Taffy was not there,

I hung his coat and trousers to roast before a fire.


타피는 웨일스 사람, 타피는 도둑.

우리 집에 와서 쇠고기 한 덩어리를 훔쳐 갔다.

타피의 집에 갔더니 타피는 없었다.

타피가 우리 집에 와서 도가니 하나 훔쳐 갔다.

타피의 집에 갔더니 타피는 안에 없었다.

타피가 우리 집에 와서 밀방망이를 훔쳐 갔다.

타피의 집에 갔더니 타피가 자고 있었다.

나는 부삽을 집어 들어 그놈의 머리를 후려쳤다.

 


17~18세기 영국의 농부는 가난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이웃의 양식을 훔치는 도둑이 되거나 여행하는 방랑자들의 지갑을 노리는 강도가 되었다. 타피는 이웃의 물건을 상습적으로 훔치다가 끝내 이웃의 부삽을 맞고 영원히 잠들고 말았다. 빈곤의 그늘이 만들어 낸 암울한 시대상이 반영된 동요다.

 


타피 대신에 ‘웨일스의 전설’을 대입해서 노가바를 한 번 만들어봤다.

 

 

긱스는 웨일스 사람, 긱스는 도둑.

우리 집에 와서 내 여자 친구를 훔쳐 갔다.

긱스의 집에 갔더니 긱스는 없었다.

긱스가 우리 집에 와서 내 행복을 훔쳐 갔다.

긱스의 집에 갔더니 긱스는 안에 없었다.

긱스의 집에 갔더니 긱스가 젊은 여자와 함께 자고 있었다.

나는 부삽을 들어 내 형의 머리를 후려쳤다.

 

 

※ 라이언 긱스는 웨일스 출신의 축구선수다. 1990년부터 2014년까지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선수 생활을 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현재 친정 팀의 수석 코치로 활동 중이다. 선수 시절의 경력과 업적은 화려하나 선수 말미에 일어난 불륜 스캔들 때문에 완벽했던 명성에 한순간 금이 가고 말았다. 동생의 아내와의 불륜이 발각되어 막장 선수로 조롱을 받았다. 긱스의 막장 불륜에 군침을 흘리던 황색언론들은 긱스가 장모(!)까지 탐했다는 찌라시를 퍼뜨리기까지 했다. 재미로 만든 것뿐이니 긱스를 좋아하는 축구 팬들이 노가바 때문에 화를 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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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5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5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02-15 2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더구스에상상을초월할내용들이 많습니다. 영어환경에 노출시킨다고 그냥 틀어놓을 노래들은 아닌것이 많구요. 명작동화에 대해서는 경계를 하면서 왜 이런 노래에는 무방비일까요. . . .

cyrus 2016-02-15 23:16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나중에 그점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영감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