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행복의 비밀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강주헌 옮김 / 큰나무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에 발자크의 단편소설 ‘사랑과 행복의 비밀’(원제: 가정의 평화)‘아듀’가 수록되어 있다. 두 편 모두 <인간 희극>에 포함된 단편소설이다. 발자크의 초창기 작품이라서 원숙기에 나온 장편소설들보다 덜 알려진 점이 아쉽다. ‘사랑과 행복의 비밀’은 1830년에 발표되었다. 국내에 소개된 발자크의 작품 중에서 가장 먼저 나왔다. 두 편의 이야기는 나폴레옹 전성기(‘사랑과 행복의 비밀’)와 그 전성기가 끝나갈 무렵의 시대(‘아듀’)를 배경으로 한다.

 

 

 

 

 

오토 폰 파버 두 파우르  「베레지나 강 건너기」 (19세기경)

 

 

‘아듀’는 1812년 베레지나 전투 때문에 생이별을 하는 연인의 슬픈 사랑 이야기다. 베레지나(Beresina)는 강 이름이다. 빅토르 페랭이 지휘하는 프랑스군은 철수하는 과정에서 베레지나 강을 건너려고 하다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바람에 수많은 병력을 잃고 말았다. 이 소설에 나오는 ‘빅토르 원수’가 바로 빅토르 페랭이다. 이야기의 슬픈 결말보다 러시아군의 공격과 추위 앞에 두려워하는 프랑스군을 묘사한 장면이 더 인상적이다.  서로 살아남으려고 강을 건너는 뗏목 위에서 동료를 밀치는 프랑스군의 이기적인 행동은 전투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랑과 행복의 비밀》의 역자는 발자크의 삶과 작품 세계를 간략하게 소개할 뿐, 두 편의 작품에 대한 보충 설명을 하지 않았다. 역자는 발자크의 소설이 ‘재미있다’, ‘지루하지 않다’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크게 띄워주고 있지만, 그에 비하면 작품 해설이 너무 빈약하다. 나폴레옹이 등장했던 프랑스 역사를 모른다면 나폴레옹 시대를 설명하는 발자크의 서술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발자크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프랑스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발자크의 소설에는 당대 사회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이 언급되는 문장이 많이 나온다. 이런 문장에 역자가 주석을 달아서 설명하지 않으면 독자는 발자크의 소설을 이해하지 못한다. 독자가 발자크의 소설을 재미없어하는 또 다른 이유가 번역에 임하는 역자의 태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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