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지음, 김경섭 옮김 / 김영사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 많이 연락하는 친구들 중에 나처럼 독서를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이가 없다. 그 친구들은 학창 시절부터 책과 공부에 담을 쌓았고, 술 먹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날 친구 한 명이 나에게 한 권의 책을 선물로 줬다. 그는 내가 독서를 좋아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독서를 잘 하지 않는다. 노는 것 엄청 좋아하는 친구인 줄 알았는데 나에게 책 선물을 할 줄이야. 그런데 나에게 책을 선물하게 된 이유를 더 자세히 알게 된 순간, 감동의 여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친구가 일하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기 시작했는데 회사가 매달 책 한 권을 직원들에게 제공해준단다. 그러면 월말에 회사에서 지정한 책에 대해서 직원들이 모여 간단히 독서토론을 한다. 책을 읽고 독서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인사고과에 반영한다. 친구는 회사에서 주는 책을 더 이상 읽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책을 준 것이다. 선물인듯 선물 아닌 선물 같은 책이다. 

 

친구가 나에게 준 책 선물 1호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개정증보판이다. 친구는 농담으로 내가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이 책을 줬다. 사실 집에 1994년에 나온 구판을 가지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개정증보판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CEO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자기계발서의 고전이다. 나는 구판을 중학생 때 처음 읽었다. 초등학생, 중학생 학급문고에 이 책이 꽂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책이었다. 그런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내용은 어린이들이 읽기에는 수준이 높다. 기업 같은 사회조직의 구성원이 된 어른이 되어서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도대체 나는 어떤 분야에 '성공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에 이 책을 읽었을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땐 세상 물정을 잘 몰랐기에 '성공'의 의미를 단순하게 생각했다. 돈만 많이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어른이 된 지금, '성공'의 의미를 되짚어보면 딱히 무엇이라고 정의내리기 어렵다. 성공의 사전적 정의는 ‘목적이나 뜻을 이룸’이다. 낮은 자가 높은 지위를 얻게 되고 가난한 자가 부자가 되며, 시합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어 부와 명예를 가진 것도 성공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성공에 대한 개념이 바뀌기 시작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자 생리적 욕구, 안정의 욕구, 소속의 욕구를 뛰어넘어 타인에게 존중받고 싶어 하고 자신의 자아실현을 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돈보다 명예를 원하고, 자신이 잘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일에 충실하려고 한다.

 

7가지 습관의 핵심은 원칙중심의 가치관 확립과 개인차원의 신뢰성 확보에서부터 출발한다. 여기서 원칙이란 과거 수백 년 전에도 현재도 그리고 수백 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가치로써 인간행동의 지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정직·성실·신용 등이 될 것이다. 신뢰성의 기준은 성품과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신뢰하는 기준은 그 사람의 능력과 성품의 조화를 보고 판단한다고 할 수 있다. 코비는 인간에게 있어서 남에게 보이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성품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하여 강조하고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을 변화시켜 내면으로부터 시작된 성공을 외부로 이끌어내는 접근법이다. 외적 대인관계에서의 승리를 이끌기 전에 자기 자신에 대한 ‘개인적 승리’가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패러다임을 이러한 내적 성품 효과성 원칙에 맞춘다면 잠재역량과 능력을 키울 뿐만 아니라 인생을 더욱 풍요롭고 만족스럽게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인생의 성공은 자아 정체성의 확인에서 출발해 ‘우리’라는 공동체적 가치관의 중요성에 따라 이해당사자 간 타협이나 절충보다 상호 협조적인 승(勝)을 위한 제3의 대안을 찾아내고 관계 개선에 기여함으로써 집단의 응집력을 증대시키는 데 있다.

 

인생의 풍요로움은 타인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바탕으로 사회에 공헌하고 헌신하는 삶에서 꽃필 수 있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신나고 의미 있는 일들을 수행할 때 인생의 풍요로움은 배가된다. 급변하는 환경과 개인이 우선시되는 사회 풍조 속에서 우리 모두의 승리를 주장하는 이 책의 가치는 남다르다. 내가 성공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는다면 과연 그 '성공'이 '나'에게만 초점을 맞춘 것인지 아니면 '나를 포함한 전체'를 위한 것인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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