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지식총서 예술-인간 정신의 위대한 발현 세트 - 전5권 - 플라톤 아카데미 행복한 책날개 선정도서 살림지식총서
권용준 외 지음 / 살림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 쇼팽 '녹턴 No. 1'

 

 

“행복의 비결은 바로 삶을 조건 없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좋은 삶이든 나쁜 삶이든 말이지요.”

 

피아니스트 아르투어 루빈슈타인은 자유로운 영혼이었고 삶을 지극히 사랑했다. 그는 무대에 오르는 것을 즐겼고, 무대에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진정한 로맨티스트였다.

 

4살 때부터 한번 들은 멜로디를 기억할 정도로 '신동' 소리를 들으면서 성장했다. 젊은 루빈슈타인의 즉흥 연주는 청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으나 비평가들은 그의 연주 테크닉에 부족함을 지적하면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재능을 믿고 있던 루빈슈타인은 이러한 자신의 모습에 실망감을 느꼈을 터. 이때부터 루빈슈타인은 노력형 천재로 변신한다.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열심히 연습했다. 그의 쇼팽 연주가 무미건조하다는 평도 들었으나 루빈슈타인은 쇼팽을 향한 음악적 애정을 굽히지 않았다.
 
그의 테크닉은 곡예에 가까울 정도로 뛰어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탁월한 전달력이다. 초인적인 포르티시모에 이어서 펼쳐지는 서정적인 패시지는 비할 바 없이 맑고 섬세하다. 그는 항상 열정적이고, 유쾌하고, 부드럽다. 그는 어떤 곡이든 구조와 논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음악혼의 정수를 명료하게 청중의 마음으로 전달한다. 지성과 감성의 완벽한 조화다. 그의 레퍼토리 중심에는 쇼팽이 있다.

 

 

루빈슈타인이 쇼팽을 좋아했다면 여류 피아니스트 클라라 하스킬은 모차르트를 사랑했다. 구부정한 자세, 헝클어진 잿빛 머리. 그녀의 모습은 마녀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녀가 두 손을 건반 위로 올려놓는 순간,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영롱한 선율, 그것은 천상의 소리였다.

 

하스킬은 가혹한 운명을 타고났다. 눈부신 재능과 탁월한 감성으로 세계 음악계의 샛별로 떠오른 18살의 그녀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불행이 닥친다. 다발성 신경경화증. 뼈와 근육, 세포가 엉겨 붙는 무서운 병이었다. 허리는 구부러졌고 한창 피어나야 할 얼굴은 노파처럼 변해버렸다. 그녀에게 남은 것은 죽음과 같은 고독과 절망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모차르트 연주는 역경 속에서 오히려 더 빛을 발했다. 찰리 채플린은 그녀를 아인슈타인, 처칠과 함께 3대 천재로 꼽을 정도였다. 하느님과 모차르트는 곁에 두고 그녀의 음악을 듣고 싶었을까. 그녀는 지하철 계단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친 뒤 66세를 일기로 무거웠던 몸의 짐을 벗었다.

 

글렌 굴드는 기존의 피아니스트와는 다르게 기존의 정형화된 연주 관습을 파격적으로 뛰어넘은 혁신적이고 개성적인 연주를 선보였다. 지금도 음악사에서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남겼던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 녹음은 클래식 음악계에 선풍적인 바흐 붐을 불러일으켰다.

 

역사적인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도 유명하지만 파격적인 기행은 그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굴드의 모습은 독특하다. 갈색 뿔테 안경을 눌러쓰고 자신이 직접 제작한 낮은 피아노 의자에 앉아 온 몸을 피아노 앞에 바짝 붙이고 손가락을 눕혀 건반을 어루만지듯이 연주했다. 하지만 그는 1964년 이후로는 일체의 공개적인 콘서트를 갖지 않고, 녹음실에 틀어박혀 자신의 의도대로 되풀이해 연주 편집할 수 있는 스튜디오 작업에만 전념했다.

 

『20세기의 위대한 피아니스트』는 20세기 가장 빛난 9인의 피아니스트들을 엄선하여 소개한 책이다. 그들의 연주 스타일은 물론 음악에 미친 영향력과 소소한 삶의 이야기들까지 다루어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의 웃음과 눈물을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특히 저자가 직접 추천한 명반 리스트가 더해져 더욱 피아노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  플라톤 아카데미 행복한 책날개 선정도서 - 20세기의 위대한 피아니스트 (노태헌 저, 살림지식총서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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