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들어 있다. 어릴 때부터 별에 관심이 많던 그는 도서관에서 사서에게 별(star)에 관한 책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한참 후 사서는 한 권의 책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런데 그의 손에 들려진 책은 클라크 케이블, 진 하로 등 당대 최고의 스타(star) 사진이 실린 책이었다. 하늘의 스타가 아닌 땅의 스타를 갖고 온 것이다.

 

밤에는 별이 빛난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공해로 찌든 도시에서는 별이 안 보인다고 하지만 지금도 우리들 머리 위에서 빛나고 있다.

 

별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일반적인 의미의 별과 학문적인 의미의 별이 그것이다. 보통 밤하늘에 빛나는 것, 모두를 별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일반적인(또는 넓은) 의미의 별이다.

 

그러나 밤하늘에 빛나는 것 모두 별은 아니다. 학문적인(또는 좁은) 의미의 별은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만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별이 다름 아닌 우리가 365일 대하는 태양이다. 태양은 지구로부터 1억5천만㎞ 떨어진 곳에 있는 별이다. 밤에는 희미하게, 낮에는 눈이 부셔서 제대로 쳐다볼 수 없도록 빛나는 태양이지만 수십, 수백 광년 거리에 가져다 놓으면 그저 평범한 밤하늘의 별에 불과하다.

 

밤하늘에 빛나는 것은 거의 대부분이 별이지만 아닌 것도 있다.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은 밤하늘에서 상대적인 위치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항성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들 항성 사이를 떠돌아다니는 별이 있다. 바로 행성이다. 태양계에는 지구를 포함해 9개의 행성이 태양 주위를 돌고 있으며, 지구에서 보면 마치 별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들 행성은 항성처럼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한 채 항성인 태양의 빛을 반사하여 빛날 뿐이다.

 

‘별부스러기’라는 말이 있다. 사실 우주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이나 구리 등의 원소는 거의 없고, 대부분 수소와 헬륨뿐이다. 그렇다면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나머지 원소들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철이나 구리 같은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지는 곳은 단 한곳, 별 내부밖에는 없다.

 

별이 폭발하며 최후를 맞을 때, 별의 잔해들이 우주 공간에 뿌려진다. 그리고 이렇게 뿌려진 별부스러기는 다시 모여 태양을, 지구를, 그리고 사람을 만들었다. 즉 우리 몸은 별부스러기인 셈이다. 옛날부터 인간이 별을 보며, 별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오늘밤에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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