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의 고백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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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는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외치며 자위대를 선동했으나, 싸늘한 반응에 굴복하여 할복을 결정한다. 사디즘과 마조히즘이 어우러진 순수미학을 사랑했던 작가로서 꽤 어울리는 죽음이었다. 그의 자전적 소설인 『가면의 고백』은 작가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을 자각해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주인공 '나'는 성장면서 성적 쾌감을 느끼는 몇 가지 이미지를 접한다.

 

 

 

 

 

 

귀도 레니 「성 세바스티아누스의 순교」 1616년  / 세바스티아누스로 분한 유키오  

 

 

히르슈펠트가 성도착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회화 및 조각 1위로 ‘성 세바스티아누스 그림’을 꼽은 것은 나의 경우 흥미로운 우연이었다. 이것은 성도착자, 특히 선천적인 성도착자에게는 도착적 충동과 사디스틱한 충동이 구별하기 어렵게 착종되어 있는 경우가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추측하기에 아주 적합한 예다. (49쪽)

 

 

귀도 레니가 그린 「성 세바스티아누스의 순교」라는 그림을 보며, ‘나’는 처음으로 사정한다. 레니의 그림에서 묘사된 세바스티아누스는 주인공의 관능을 더욱 강조하는 이미지가 된다. 유키오에게 죽음이란 불완전한 삶의 보완양식으로서 기능하는 듯하다. 자신이 뜻을 품고 있는 가치가 훼손되거나 그 길이 어긋나 버릴 것 같은 경우, 그는 장렬한 죽음을 통해 그 유한한 삶의 완전함을 이루고 또한 그것에 완벽한 방점을 찍으며 자신에게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신만의 은밀한 미학과 완벽한 죽음에의 동경을 꿈꾸어 왔던 그에게 죽음이란 바로 일생의 유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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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1 05: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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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1 07: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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