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창 밑에 뜨는 검색어에 ‘연가시 생김새’라는 문구을 발견하게 되었다. 무척 궁금해서 그 검색어를 클릭해서 확인해봤는데 검색어를 확인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연가시’, ‘기생충’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줄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종편부터 시작해서 인터넷 뉴스까지 대부분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기생충을 ‘연가시’로 소개하고 있다. 오보의 일차적인 원인은 모든 언론매체들이 인용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글에 있다. 사람의 발에서 나오는 하얀 실처럼 생긴 기생충을 연가시로 착각한 것이다.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채 그걸 그대로 인용해서 소개하니까 한순간에 기생충이 연가시가 된 것이다.

 

문제의 기생충은 연가시의 생태 습성과 유사한 메디나충이다. 주로 깨끗한 식수가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견되는 메디나충은 사람 몸을 숙주로 삼아 1년 정도 지나면 다리나 발 쪽 피부 조직 밑에 모인다. 이 때 메디나충 유충이 밖으로 나오는 시기다. 감염자는 심한 가려움, 매스꺼움, 타는 듯한 통증을 못 이겨서 스스로 물을 찾게 된다. 감염자가 물가에 환부를 집어넣는 순간 메디나충 유충이 물속으로 뛰쳐나가고, 그 물을 식수로 마신 사람은 또 다른 감염자가 된다.

 

 

 

 

 

영화 <연가시> 한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공개된 문제의 사진만 본다면 영화 <연가시>처럼 메디나충이 자연스럽게 몸 밖으로 나오면서 사망하는 감염자의 모습이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물을 마신다고 해서 살아있는 메디나충이 입이나 항문을 통해서 몸 밖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며, 감염자는 끔찍하게 죽지 않는다. 언론매체가 인용하고 있는 사진은 메디나충 감염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과정을 보여주고 장면이다.

 

메디나충은 몸의 내장 기관뿐만 아니라 살갗 밑에서 살기 때문에 물을 마신다고 해서 유충이나 성충이 쉽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물통에 환부를 담가야만 기다란 하얀 실 같은 메디나충이 나올 수 있다. 이것이 메디나충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현재까지 몸 속에 있는 메디나충을 박멸하는 치료제는 없다. 성충은 최소 길어야 20cm 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꺼내야 한다. 기생충을 빼내는 과정에 중간에 끊어져버리면 환부에 남아 있는 기생충 일부가 그 안에서 썩기 때문이다. 이러면 최악의 경우에는 다리를 절단할 수도 있다.

 

 

 

* 참고자료: EBS 다큐프라임 ‘기생寄生 PARASITE' 1부 보이지 않는 손. 올해 여름에 방영되었는데 EBS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링크) http://www.ebs.co.kr/replay/show?prodId=348&lectId=10136540

 

방송 보기 전에 주의할 점. 식사 전후에 보지 마시길. 훌륭한 내용의 다큐이기는 하지만, 메디나충을 치료하는 장면이 나오는 영상이 상당히 충격적이다. 좋은 다큐로 연일 계속되는 폭음 때문에 계속되는 구역질을 유도할 생각은 전혀 없다. 구역질은 연말 술자리 이후에 해도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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