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안일을 하는 딸, 집안일을 시키는 부모
KBS 2TV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에 온 집의 집안일을 도맡아하는 딸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연의 주인공인 딸은 중학교 2학년생인데 온 집안의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픈 날도 전혀 예외 없이 엄마의 심부름에 숨 쉴 틈 없이 일을 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여섯시에 일어나 씻고 밥하고 동생 깨우고 엄마 식사를 준비한다. 학교 끝나면 집에 와서 저녁하고 청소하고 숙제한다. 주말에 부모님이 쉴 때도 끊임없이 혼자서 심부름과 집안일을 맡을 정도다.
딸의 부모님은 딸의 고민에 대해 반박했다. "우리는 자식을 상전처럼 모시지 않는다가 교육관이다.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의 의무는 다 나눠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남다른(?) 교육관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아버지였다.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집안일을 딸이 거의 맡다시피 하게 되고, 그 일을 어머니가 딸에게 시키는 횟수가 잦아지자 자신 또한 습관적으로 딸에게 집안일을 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딸의 고민에 대해 정찬우는 집안일을 시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일을 칭찬해 주지 않는 태도의 부모님이 문제라고 정확히 진단했다.
그의 말에 동의한다. 딸이 고민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에 직접 나와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본인의 일상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딸은 가족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집안일에 임했다. 자신이 청소를 안 하면 집은 돼지우리처럼 지저분하게 되고, 밥을 안 하면 동생이 밥을 안 먹는다고 한단다. 가족을 항상 먼저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중학교 2학년생은 집안일을 하면서 이미 터득하고 있었다. 또래 아이들보다 마음이 성숙하고 기특했지만, 부모는 딸의 진심어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집안일을 시켰던 것이다.
♣ 칭찬 능력이 부족한 우리나라 부모
식물도 자살을 한다. 일명 ‘스트레스 생리’라고 부른다. 식물도 크고 작은 환경적인 요소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생장한다. 데어 죽을 수도 있고, 동사, 건조사 등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는 환경이 회복되더라도 식물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게 마련이다. 요즘 사람도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이 늘어나 자살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만약에 집안일을 하는 딸이 자신의 불만과 고민을 털어내지 못한 채 살았더라면 사춘기 특유의 우울증에 의한 스트레스가 더 심각했을 수도 있었다. 식물이 햇빛을 받고 자란다면, 사람, 특히 아이들은 칭찬을 먹고 성장한다. 그러니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행복해진다. 특히 가족과 동료들에게 하는 칭찬은 어떤 형태로든 되돌아온다. ‘칭찬의 보약’은 누구나 먹고 싶어한다. 만약 사람이 칭찬과 격려를 받지 못한다면, 사람들의 감성은 위축되고 시들어 버릴 것이다.
학생들은 왜 열심히 공부할까? 한창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야 하는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왜 집안일을 열중하는 걸까?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어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장점을 발견해서 인정해 줄 때 엔도르핀이 솟게 마련이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할 때 삶의 의욕이 충만해진다. 그래서 칭찬은 가장 빠르게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행복감을 갖게 하고 자석처럼 서로 끌어 당겨 하나가 되는 마력이 있다.
“우리는 자녀가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왔을 때 칭찬을 게을리 하며, 아이가 과자를 굽거나 처음으로 새 집을 만드는데 성공했을 때도 격려해 주기에 인색하다. 아이들이 부모의 관심이나 칭찬보다 더 기쁜 것은 없는데도 말이다” (데일 카네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교육열이 강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국내외 일류대학에 들어가기를 갈망하고, 학원 수강이나 과외공부를 파김치가 되도록 시키는 부모들도 많다. 하지만 아이들의 능력이나 적성을 감안하지 않고 시키기 때문에 탈선하는 아이들도 가끔씩 발생한다. 무조건 시키는 것은 무관심만큼이나 문제가 된다.
가장 안 좋은 것은 열심히 아이가 공부를 했는데도 성적이 나쁘면 “누구는 잘 하는데 너는 무엇을 했느냐?” 하면서 비교를 담은 충고를 하고 화를 내는 것이다. 이런 충고를 귀가 아프도록 자주 들은 아이는 어떻게 될까? 아이는 자신에 대해 ‘나는 할 수 없어!’라는 부정적 이미지나 열등의식을 갖게 되어 소심한 아이가 되는 등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집안일을 열심히 하는데 조그만 실수했다고 부모가 딸에게 핀잔을 준다면 딸 입장에서는 얼마나 섭섭할까? 딸은 당연히 옳은 일(집안일)을 하고 있었고, 간혹 실수 한 두 번쯤은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칭찬보다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거나 꾸중만 한다면, 딸은 가사 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 칭찬을 하는 경우에도 과정은 생각하지 않고 결과만 가지고 하는 경우가 많다. 사고능력이 성인보다 미숙한 아이들에게 격려나 칭찬을 할 때는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 켄 블랜차드의 ‘칭찬 10계명’
사람은 장점과 단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느 누구도 온전히 장점만, 혹은 단점만 가진 사람은 없다. 단점이 그 사람에게 없어져야 할 불순물이라면 이것을 걸러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칭찬이라는 약이다.
그렇다면, 칭찬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 ‘칭찬 10계명’이 있다. 켄 블랜차드의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책에서 추린 내용이다.
첫째, 소유가 아닌 재능을 칭찬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능력이다. 능력을 인정받는 순간 둔재(鈍才)도 천재가 되는 것이다.
둘째, 결과 보다는 과정을 칭찬한다. 올라온 높이보다 헤쳐 나온 깊이를 바라보고 그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다.
셋째, 타고난 재능보다는 의지를 칭찬하는 것이다. “머리 하나는 타고 태어났네요”보다 “그 성실성을 누가 따라가겠어요”가 훨씬 낫다. 원석도 다듬어야 보석이 된다. 영혼을 자극하는 것이다.
넷째, 나중보다는 즉시 칭찬하는 것이다. 100번 하기보다 오늘 칭찬 한번이 더 낫다. 머리를 붙잡지 꼬리를 붙잡아선 안 된다. 칭찬도 늦으면 철 지난 옷처럼 어색할 뿐이다.
다섯째, 큰 것보다 작은 것을 칭찬하면 좋다. 별 거 아닌 일에도 ‘음’, ‘와우’가 훨씬 위력을 발휘한다.
여섯째, 애매모호한 것보다 구체적으로 칭찬해야 한다.
일곱째, 사적으로보다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게 낫다. 혼자보다는 적어도 셋 이상의 자리에서 칭찬하는 것이 낫다. 칭찬의 옥탄가를 높이는 것이다. 특히 장본인이 없을 때 남긴 칭찬은 그 효용가치가 배가된다.
여덟째, 말로만 그치지 말고 보상으로 칭찬하는 것이다. “한 턱 내세요”보다 “내가 쏠게요”가 훨씬 낫다. 때로는 선물도 필요하다. 언어적 수사에만 머물지 않고 물질적 보상이 따르는 순간 명품칭찬이 되는 것이다.
아홉째, 객관적인 것보다 주관적으로 칭찬하는 게 낫다. “참 좋으시겠어요”보다 “제가 다 신바람이 나더라니까요”가 낫다. 관계의 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열째, 남을 칭찬하기보다는 스스로 자신을 칭찬하는 것이다. “훌륭했어! 정말 멋졌어! 난 네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내 자신에게 자주해주는 것이다. 자신을 칭찬할 수 있는 사람만이 남을 칭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가족에게도 칭찬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순종하지 않을 경우 먼저 아이들을 협박하거나 소리를 지른다. 이는 어린아이나 성장한 아이들 모두 불쾌감을 느끼게 한다. 일반적으로 부모는 아이들의 실수에 대해 비판하고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는 것이 아이들을 위한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옳은 일에 대해서는 칭찬과 격려의 말이 무색하다.
가족에게서 받은 무관심과 마음의 상처는 골이 깊고 오래간다. 사회적인 관계와는 기본적인 출발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고 서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서로 타협하고 이해할 수 없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칭찬의 기술을 타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안하던 칭찬할 때 쑥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내 아내, 내 남편, 내 자식을 칭찬하는 것이 창피할 일은 아니다. 자녀는 부모가 모범을 보인 데로 성장한다. 부모가 먼저 칭찬하고, 감사하고, 사랑할 때 가정에 행복이 가장 먼저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