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봄 4
김지하
아직 살아 있으니
고맙다.
하루 세 끼
밥 먹을 수 있으니
고맙다.
새봄이 와
꽃 볼 수 있으니
더욱 고맙다.
마음 차분해
우주를 껴안고
나무 밑에 서면
어디선가
생명 부서지는 소리
새들 울부짖는 소리.
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 겨울이 오히려 우리를 따뜻하게 해 주었다」라고 노래했습니다. 4월이 잔인한 달이라... 아무래도 낯설고, 어색하고, 동의하기 어려운 이름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올해도 반쪽을 찾지 못한 모태솔로에게 4월은 정말 잔인한 계절이기는 합니다.
4월은 꽃 피고, 새가 지저귀는 생명의 계절, 축복의 계절입니다. 지금 온 천지가 꽃의 물결이고, 연둣빛 생명이 넘실거리는 봄의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김지하 시인은 새봄의 정기를 만끽할 수 있는 삶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춘심(春心)에 몸과 마음을 차분히 맡겨 보면서 삶의 여유를 가져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