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경영,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서돌 CEO 인사이트 시리즈
츠카코시 히로시 지음, 양영철 옮김 / 서돌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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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대국 일본  

경제 전문 신문이나 경영 관련 도서들을 보게 되면 대부분 ‘일본’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있다. 작년에는『일본전산 이야기』가 경영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불황기 속에서 살아남는 기업의 성공 사례에 관련된 책들이 계속 등장하게 되었다. 사실 일본 기업의 성공 사례와 경영 비법에 관한 책이 유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던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우리나라에 성공적인 경영인의 모델로 소개되면서부터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 그리고 지금은 다 쓰러져 가는 일본전산 회사를 살린 나가모리 시게노부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일본 경영의 유행에는 단지 유명 기업인들의 성공 사례만 소개되어 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특정 회사나 지역을 모델로 하는 기업 방식도 등장하고 있다. 예전에는 일본 비디오게임 제작 회사인 닌텐도 경영이 인기를 끌었다가 최근에는 교도식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구독자와 부수 기록을 자랑하는 어느 우리나라 신문매체에서는 교토식 경영과 관련된 특집 기사를 연재하기도 했을 정도이다.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것은 일본 경영 방식이 주고 있는 성공적인 이미지가 얼마나 강했으면 리콜 사태로 곤혹을 치러야 했던 일본 도요타의 부정적인 시선이 오래 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토식 경영 이전에 토요타식 경영이 유행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로 일본 도요타라는 하나의 회사에만 안 좋은 것이 아니라 세계를 진출하고 있는 일본 대기업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도요타 자체만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을 뿐이지 다른 일본 기업들은 도요타 역풍을 맞지 않았다. 오히려 세계의 기업들은 일본 특유의 경영 방식을 배우려고 하고 있다. 그것은 경영대국으로서의 일본이라는 이미지가 전 세계에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경영을 만나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이나모리 가즈오, 나가모리 시게노부 이외에도 일본에는 독특한 경영 방식으로 기업의 성공을 이룩한 경영인들이 많이 있다. 츠카코시 히로시 이나식품공업 회장이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엉뚱하게도 이나모리 가즈오 때문이었다. 이나모리 가즈오와 관련된 책을 읽으려고 도서관에 가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작은 불행이 오히려 복이 되었다. 내가 찾으려는 이나모리 가즈오와 관련 도서가 서돌 출판사 시리즈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어 다른 시리즈 책을 읽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츠카코시 히로시의 『나이테 경영,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라는 책이다. 

사실 책의 내용은 여타 다른 경영책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자신이 맡은 일과 관련된 것은 끊임없이 공부하기, 기업의 작업 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회사 직원 간의 화합의 중요성, 기업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히 현장과 트렌드를 파악하기 등 많은 경영서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단골 내용들이다. 책 분량도 얇고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은 에세이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처음 으로 이 책을 마주하는 독자에게는 간에 기별도 안 갈 것 같은 분위기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 꼭 눈여겨 봐야할 점은 제3장에 소개되어 있는 ‘자연에서 배우는 경영’ 이라는 내용이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장에는 히로시 회장이 말하고 싶어 하는 자신의 경영 원칙이 잘 드러나 있다. 히로시 회장은 연륜 경영을 자연 현상에 빗대어 나이테 경영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무의 나이테 속에는 그 나무의 성정 과정과 성장하게 만든 환경 조건들에 대한 기록이 담겨져 있다. 나무가 자라는 지역이 추운 곳이냐 따뜻한 곳이냐에 따라서 형태도 달라진다. 즉, 나무가 여러 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나이테는 회사의 성장률을 나타내는 기록이다. 그러나 히로시 회장은 성장 수치에 크게 연연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너무 성장에 매달리게 되면 더 이상 기업은 발전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성장률의 수치는 단지 기업 운영에 대한 결과일 뿐 앞으로 기업이 발전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경험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숙련된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숙련된 기업 운영이 바로 연륜인 것이다.    

 

 CEO가 항상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이 책에는 나이테 경영 이외에 히로시 회장이 두 번째로 강조하는 것이 바로 공부이다. 프롤로그 중에는 ‘21세기를 살아가는 경영자의 마음가짐’이라는 내용이 있다. 처음으로 등장하는 항목이 자신의 전문 분야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서 폭넓게 알려는 노력이다. 무엇을 알려고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공부인 것이다. 히로시 회장의 공부 예찬은 에필로그에도 이어진다.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공부라고 말하고 있다. 히로시 회장이 자연을 통해서 자신만의 경영 비법을 터득할 수 있었던 것은 세상에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배움으로써 축적된 통찰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공부의 중요성은 히로시 회장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도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했었으며 모든 성공한 기업인들도 모두 한결같이 꾸준한 공부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세상에 대한 배움이 세상을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통찰력과 장기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방법에는 왕도(王道)가 없다. 이 책의 프롤로그의 제목과 같이 기업이 오래 가려면 성장뿐만 아니라 공부도 천천히 해야한다. 나무가 천천히 성장하여 나이테의 폭이 좁아지는 반면에 둘레가 커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 내실이 잘 다져져 있어서 태풍에도 뽑히지 않은 나무처럼 외환에도 거뜬히 유지되는 훌륭한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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