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내가 그 당시 경험했던 감정에 대해 다른 언어에서도 흔히들 ‘상심(傷心)’이라고 표현하기 때문에, 깨진 도자기 심장을 여기에 전시하며, 이 심장이 박물관에 온 사람들에게 내 통을 잘 설명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     (p 11)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케스킨 씨 가족의 오래된 물건들, 특히 고장 나고 녹슬고 오랫동 안 작동하지 않은 자명종과 손목시계를 보면서, 그것들이 얼마나 기이한지, 얼마나  ‘시간 밖’의 존재로 보이는지, 어떻게 자기들끼리 그들만의 시간을 만들었는지 봐 주었으면 다     (p 34) 

 

그녀는 달콤하고 진심 어린 미소를 두 번 지어 보였고, 잠시 후 소금 통(나의 수집품이 될)을 내게 건네줄 때 그녀의 손가락이 내 손에 닿는 것도 허락했으며, 모든 것이 제대로 되어 갔다      (p 53) 

 

텔레비전을 보다가 케스킨 씨 가족의 어떤 물건(예를 들면 세월이 흐를수록 수가 늘어 갔던, 퓌순의 손의 향기가 배어 있는 수저)을 주머니에 넣었을 때.....
(p 90) 

 

그렇기 때문에 연필이나 양말, 비누 같은 작은 선물들 사이에 ‘라피 포르타칼 골동품 상점’에서 파는 이런 비싼 컵을 가져간 것도 전혀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 
(p 90) 

  

나의 이런 믿음에 대한 또 다른 예로, 그 시절의 새해 복권을 전시한다     (p 91) 
 

"케말 아저씨, 톰발라에서 아저씨가 딴 손수건 있잖아요.....”
“응.”
“그건 퓌순 누나가 어렸을 때 쓰던 손수건이에요. 그거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알리, 어디에 넣었는지 모르겠는걸.”
“난 알아요. 이 주머니에 넣었어요. 거기 있을 거예요.”
아이는 내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을 태세였다     (p 98) 

 

네시베 고모는 식사가 끝나면 냄비와 커다란 접시를 치우고, 다먹지 않은 음식을 냉장고
(언제나 마법같이 느껴졌던 케스킨 씨네 냉장고에 박물관 관람객들은 특별히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에 넣은 다음, 낡고 커다란 비닐봉지 속에 든 ‘뜨개질 도구’를 집어 들거나 퓌순에게 가져다 달라고 했다     (p 138~139)

저편에는 네시베 고모의 옷감과 골무 들이 있었다. 화려한 도자기 골무와 퓌순이 조금 전에 신경질적으로 매만지던 오렌지색 파스텔 연필을 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p 168)

그녀가 멍하니 텔레비전을 보면서 우아하게 만지고 있던 소금 통을 눈 깜짝할 사이에 내 주머니에 넣고는, 천천히 라크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때 소금 통이 내 주머니에 있다는 것 

을..... (p 169)

성냥갑, 퓌순의 담배꽁초, 소금 통, 커피 잔, 머리핀, 머리 묶는 고무줄처럼 모으기 힘들지 않는 것이나 주의를 끌지 않는 물건을 다음으로 재떨이, 찻잔, 슬리퍼 같은 좀 더 주의를 끄는 것들을 가져오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그것을 대신할 물건을 새로 하나하나 사 가지고 가기 시작했다        (p 172)

한구석에 돈을 놓아둔다든지 내가 가져간 물건 대신 아주 비싼 새것을 다음 날 가져갔다.
바늘겨레와 개, 혹은 개와 재단용 줄자 같은 것들이 동시에 텔레비전 위에 놓였다가  

사라지곤 했다       (p 177)

나는 습관에 따라 조금 전 케스킨 씨네 집에서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에 본능적으로  

강판을 가지고 나왔던 것이다     (p 178)
*** 모과 잼이나 음료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강판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케스킨 씨네 집에서 화장수 병을 가져가서, 멜하메트 아파트에  

모아 두고 있었다     (p 194)

케스킨 씨네 집 식탁에 앉아 있던 팔 년 동안, 나는 퓌순이 피운 4213개의 담배꽁초를  

가져와서 모았다     (p 199)

사기로 된 소금 통, 개 모양의 재단용 줄자, 무섭게 생긴 통조림 따개,  

퓌순네 집 부엌에 언제나 있었던 바타나이 해라바기 유 병     (p 205)

여기 전시한 사고 보고서에 의하면, 그녀의 두개골은 주저앉았고.....     (p 341)
*** 자동차 사고 현장과 사고 당시 퓌순의 상태에 관한 내용이 적힌 보고서

때로는 어떤 물건, 예를 들면 내가 샹젤리제 부티크에서 퓌순을 처음 보았을 때 그녀가
신고 있던 노란 구두를 들고는, 그것에 얽힌 이야기를 물었고, 나는 설명해 주었다
(p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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