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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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 사람은 스스로를 가벼이 여기는 데서 뜻이 꺾이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느라 학업을 성취하지 못하며,
마구잡이로 얻으려는 데서 이름이 땅에 떨어지고 만다.
공(=김득신)은 젊어서 노둔하다 하여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독서에 힘을 쏟아쓰니 그 뜻을 세운 자라 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읽기를 억 번 만 번에 이르고도
그만두지 않았으니, 마음을 지킨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아! 어려서 깨달아 기억을 잘한 사람은 세상에 적지 않다.
날마다 천 마디 말을 외워 입만 열면 사람을 놀래키고,
훌륭한 말을 민첩하게 쏟아내니, 재주가 몹시 아름답다 하겠다.
하지만 스스로를 저버려 게으름을 부리다가 어른이 되어서는
그만두어버리고, 늙어서는 세상에 들림이 없으니,
공과 견주어본다면 어떠하겠는가?

- 이서우의 <백곡집서> 중에서 김득신에 관한 글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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