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생명이 있는 것이라면, 사람으로부터 소나 말, 돼지와 염소,
개미 같으 곤충에 이르기까지,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마음을
같은 법이라오. 어찌 꼭 큰 생물만이 죽음을 싫어하고, 작은 생물은
그렇지 않다 하겠소?
.....
내 말을 믿지 못하겠거든 당신의 열 손가락을 한 번 깨물어 보시구려.
어디 엄지손가락만 아프고 나머지는 아프지 않습디까?
한 몸에 있는 것이라면 크고 작은 마디 하나하나에 모두 생명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똑같이 아픈 것이지요. 하물며 하늘로부터
제각각 숨과 기(氣)를 부여받은 존재로서, 어느 걸은 죽음을 싫어하고
어느 것은 죽음을 좋아할 리가 있겠소?
- '이와 개에 관한 명상' (슬견설) 중에서 --229~2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