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생활자의 정치백서 도시생활자의 백서
하승우.유해정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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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

한 달 전, 우리 동네 길거리에는 엠프에 울려나오는 음악 소리 때문에 무척 시끄러웠다.
그것은 6.2 지방 선거 후보들의 홍보용 음악이었다.
선거 후보 홍보차 한 대가 요란스럽게 울렸다 싶으면 10분도 채 안되어
또 다른 후보의 홍보차가 ‘이때다’ 하듯이 선거 후보자 이름이 들어가는 음악을 틀어댔다.
주말과 같은 집에서 조용히 보냈고 있을 때는 선거 홍보 음악이 들리면 짜증이 났다.
공교롭게는 우리 집은 1층이다. 그래서 거실에 큰 발코니 창문이 있는데
가끔 선거 홍보차가 동네 몇 바퀴 돌다가 쉴 때 우리 집 발코니 창문 쪽에 주차하곤 했다.
그런데 가관인 것은 홍보 좀 더 하려고 그곳에서 엠프를 켠다는 것이다.
오래 켜지는 않았지만 10~15분 동안 홍보차 덕분에 음악 한 번 제대로 감상 잘 했다. 
1층 가정 집 코 앞에 떡하니 차를 세워놓고 홍보 음악을 켜는 것은
몰상식한 행동이다. 아무리 평일 날에 집에 사람이 없을 수가 있다.
그런데 그 집에 소리에 예민한 아기가 있다고 생각해봐라.
시끄러워서 아기는 울고 있고, 그 아기를 달래느라고 엄마는 스트레스 꽤나 받을게다.

하긴, 이번 선거는 투표할 후보가 많기 때문에
지난 선거보다 동네방네 홍보차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아주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이다.
당시 천암함 사건에다가 故 노무현 대통령 추모식 등
굵직한 일들이 겹쳐서 결과가 어떻게 될 지 알 수가 없었다.
여당과 대통령은 천암함 사건 이후로 북한에 대해 나쁜 감정을 드러냈으며
야당은 노 태통령 기념식을 이용하여 예전의 영화를 상기시켜 이번 선거 우승을 노렸다.
드디어 D-day인 6월 2일이 다가왔고, 선거 개표 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여당이 우승한 것이다.
야당과 대통령은 뜻밖의 선거 결과에 당황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고,
여당은 좋은 결과에 승리의 웃음을 보였다.

하지만 6.2 지방선거는 야당의 승리라는 결과만으로는 역사에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선거는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상승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물론 선거 전부터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유도를 하기 위한 홍보를 하긴 했다.
하지만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인 결정적인 요인은
트위터로 인해서 젊은 사람들이 투표를 하게 되었다.
트위터는 휴대전화는 물론이고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다.
투표를 먼저 한 젊은 유권자들이 트위터에 투표 후기를 알림으로써
동시간에 트위터에 참여하고 있던 전국의 모든 젊은이들도 투표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선거 전에는 젊은 유권자들의 저조한 투표 참여율 때문에 걱정을 했었으나
오히려 뚜껑을 열어보니 정치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와 버렸다.
통신 기술이 정치 선거 투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게 된 선거였다. 
  

 

 

 과연 젊은 세대들은 정치에 관심이 있는가 
 

사실, 나는 이번 6.2 지방선거에 투표를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달 초에 전역을 했는데,
어이없는 점은 전역하고 나서야 6월 2일에 선거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평소 정치에 무관심했던 것이 원인이다.
우리나라 선거를 참여할 수 있는 나이는 만 19세부터다.
내가 직접 글로 올리기에는 민망하지만 만 19세 되어서 지금까지
선거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6.2 선거의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았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점에 대해 후회한다. 
 

그런데 선거 이후에 나온 각종 언론 매체와 매스컴의 기사들을 보면서 공통점이 있었다. 
모든 매체들은 하나같이  

갑자기 오른 투표율 현상의 결과와 원인에만 다루고 있었다는 것이다.
트위터로 인해 젊은 사람들의 투표 참가는 증가했고,

트위터로 각기 다른 젊은 사람들이 동시간에 모여
우리나라 정치에 관해서 논쟁의 메시지를 주고 받는 등

정치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이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트위터나 블로그에
투표하고 나오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연예인이나 젊은 사람들도 있다.
젊은이들끼리 유행하는 언어로는 일명 ‘인증샷’.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자신이 선거를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미니 홈피에 올리면 그 가수를 좋아하는 젊은이들도
사진을 보고 선거를 하게 된다.  

 

그런데 어떤 인기 가수는
자신도 투표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사진에는 자신이 받은 투표 용지와 함께 자신의 얼굴이 드러났다.
투표장 안에서 투표 용지를 찍는다는 것은 선거법상 위반이다.
그리고 400만원의 벌금을 내야한다.
결국 자신의 잘못된 행위를 만천하에 인증하는 꼴이 되었다. 
사진 게시 이후로 가수의 행동에 대해 논란이 일어났으며
그 후로 그 가수가 벌금을 냈는지 알 수가 없다.

과연 젊은 세대들은 선거 투표를 해야하는 이유를 알고 하는 것일까?
투표를 하고 나온 자기 자신을 찍은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
투표를 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었기에 하는 것인지,
내가 투표를 했다는 점을 단순히 알리기 위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어떻든 간에 최신 정보 통신을 이용한 젊은 세대들의 활약(?)으로
이번 선거에 아주 의미 있는 결과를 이루어냈다.
그러면 다음 선거에도 그런 좋은 장면이 계속 연출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이제 막 정치에 관심을 갖는 도시생활자를 위한 책 
 

나는 6.2 지방선거 이후
스스로 정치적 무관심의 문제점을 깨닫게 되었다.
예전에는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정치는 어렵기만 하고 전혀 아무 상관없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 관심을 가지기 위해 모르더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막히게도 나의 그런 정신적 갈증을 충족시켜준 책이 등장하였으니,

<도시생활자의 정치백서>!

책 사이즈는 평소 책보다 조금 작고 내용도 그리 두껍지 않아 첫인상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내가 궁금했던 정치의 모든 것들이 이 책 안에 있었다.
투표를 하는 방법부터 NGO, 여론
신문에 많이 나오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어렵고 이해하기 쉽지 않는 내용들이

쉽게 정리되어 소개되었다.
나 같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제 막 20대에 들어설 사회 초년생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특히 자신은 절대로 정치와 관련 없다거나
정치인들을 하는 짓거리를 봐서 선거를 해봤자 피차일반(彼此一般)이라는 사람들에게
추천해도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선거와 관련된 챕터의 내용 중에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자신이 선거 전에 후보들에 대해서 분석을 했는데도
정작 뽑을 정치인이 없으면 집에 틀어박혀 있지 말고
차라리 선거장에 와서 무효표를 만들어라고 한다.
저자가 나름 책 내용을 재미있게 만들려고 그런 건지 모르겠으나
엉뚱하면서도 자칫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다.
요즘도 몇 몇 정치인들이 간혹 국민들의 뒤통수를 치기는 하지만

선거는 국민이 자기 나라를 이끌어갈 정치인을 직접 선택하는
아주 중요하고도 신성한 임무이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다른 나라에는 시민 위주로 구성되어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운동도 전개한다고 한다.
그리고 선거 이후로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인데,
선거 투표 용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모두 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특히 이번 선거는 1인 8표인 걸 감안하면
평상시 선거 투표 용지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더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말 저자 말대로 정치에 관심 없다는 핑계로 투표를 안 하고 집에 있다는 것은

‘난 정치에도 관심도 없고요, 내가 내는 세금이 어디에 쓰든 상관 없어요.’ 라고
말하는 셈이다.

투표를 안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도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여, 정치에 조금 더 관심을..... 
 

내가 대학 전공이 행정학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여태까지 정치에 무관심했다는 것은 아주 치명적인 문제점이다.
행정학에서도 정책학, 지방행정, 정치 등도 포함되고 밀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행정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정치에 관심 없다고 하는 것은 모순된 사고방식이며 아주 잘못된 것이다.
나와 같은 과 친구들도 보면 나와 똑같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투표를 안 한 몇 몇 녀석들도 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혹시나 그들에게 책을 소개하게 되면 진짜 이 책만큼 꼭 추천하고 싶다. 

정말 정치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다가  

갑자기 정치에 좀 관심을 가진답시고 이 책을 읽는 것은 무리수일 수도 있다.  

좀 더 진지하게 이해하고 싶다면

차라리 이 책은 도서관에 빌려 읽는 것보다
직접 구입해서 읽는 것이 훨씬 낫다.
집에 소장하고 있으면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금방 찾을 수 있기 때문이며 

읽고 싶으대로 원하는대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정치 제도가 바뀌게 되면

언젠가 개정판으로 다시 나오기를 바란다.

 

하지만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에는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영어에 노출하듯이

평소에 신문을 즐겨 보고  

정치면에 자주 나오는 용어와 내용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 밖에 없다.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직접 검색 사이트나 도서관에 자료를 찾으면 된다.
그리고 이상한 사이트(?)나 들락거리지 말고,
우리나라 정치 관련 단체 홈페이지를 한번이라도 들어가 살펴보는 것도 좋다.
몇 몇 인터넷 홈페이지는 관리가 엉망이거나 미흡하여 부실한 것도 있겠지만
요즘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국민들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되어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젊은 세대들은 다양하면서도 뭔가 서로 따로 노는 거 같아 보인다.
일시적인 감각을 중요시하며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들,
취업을 위해서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젊은이들,
천안함 사건 이후로 북한이 남한을 위협하든 말든
관심 없고 커피숍에 앉아 스타벅스를 마시는 젊은이들,
정치에 관심을 가져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젊은이들. 
 

이 글을 읽고 있을 젊은이들이여,
당신들은 어디에 속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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