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창조성
모기 겐이치로 지음, 김혜숙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창조성 권하는 사회 

 

대형 서점가의 자기계발류 코너를 살펴보면
사회인(주로 직장인)들을 겨냥하여 쓴 ‘창조성’에 관한 도서들이 다양하다.
왼손을 자주 써서 뇌를 자극하면 발달하는 ‘좌뇌형 인간’.
그리고 매스컴에 나오는 명사(名士)들의 창의적인 사고 방식들을 소개하는 책들까지.....
비단 자기계발류뿐만 아니라 창의력 있는 영재를 위한 유아 도서부터
일상생활 속에서도 창의력, 창조성을 강조하는 글쓰기 방법이나 처세술 도서,
심지어 창조성 향상을 위한 퍼즐 모음집도 나왔다.
이렇듯 남녀노소, 창조성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고 많이 읽게 될 것이다.
그러나 창조성에 관한 책들은 다 피차일반이다.
하나의 새로운 유행이 나타나면 그 인기의 편승해 비슷한 것들이 나오는 사회 아닌가.
제목만 바꿔져 있을 뿐 내용은 다 똑같다.
그리고 오른손잡이들을 억지로 왼손으로 글을 쓰는 습관을 길들어져야 하는가?
굳이 스티븐 잡스처럼 따라 하면 우리도 창조적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책에 나오는 방식대로 뇌에게 강제로 의식시켜주면  

장기적으로 실행하기에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진지하게 실행한다고 쳐도 여러 가지 요인들과 계획들이  

우리의 삶을 가만히 놔둘 것인가.
일이 늘어나게 되어 시간이 없어서,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 등으로
결국 창조적인 인재 되기 프로젝트는 흐지부지되고 만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실용도서를 읽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살아가면서도
제대로 실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 생활 속의 창조성 

 

그러면 창조적인 인재는 특출한 두뇌를 가져야만 이루어지는 것일까?
일본의 뇌 연구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창조성의 신화화’를 깨뜨린다.
창조성은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븐 잡스와 같은 우리가 천재가 부르는
이들만의 특별한 능력이 아니다.
그들은 뇌 안에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했기에
그만큼 이에 대한 결과물이 나오면서 우리가 그들을 천재라고 하는 것이다.
결국 저자는 창조성은 특별한 사람들의 능력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뇌의 능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창조성이 배어난다고 말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나누는 일상 속의 대화는 창조적인 뇌 기능의 작용이다.
인간이 활동하는 사회 세계는 불확실의 세계이다.
그만큼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 되기 위해서는
학습되어 있는 행동을 토대로 뇌는 프로세서를 실행한다.
상대방과의 대화 이전에도 우리가 무의식한 상태에서
뇌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쏟아져 나온다.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하며 무슨 대화를 나누어야하는지에 대해 준비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미쳐 느끼지 못하고 있던 불확실한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창조성이 키워지고 있던 셈인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두껍지 않은 이 책을 읽게 되면 실망감이 느끼게 될 지도 모른다.
자기계발류 도서와는 거리가 멀어 확실한 방법을 찾는 독자에게는
목차부터 훑어보게되면 읽을 구미가 당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뇌 연구가가 쓴 책이라고 해서 뇌와 관련된 전문적인 것도 아니라서
뇌에 관심이 많고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독자에게는 교과서 수준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도 창조성에 대해 재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창조성의 근원을 인간과의 커뮤니케이션 관계에서 찾는  

저자의 관점이 사뭇 독특하였다.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나’ 라는 존재를 알 수 있을뿐만 아니라
거시적으로 ‘나’ 와 상대방과의 ‘차이’의 감각을 통해서 

창조성을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2년 동안의 군 생활을 끝내고 사회 생활로의 재적응을 위해
걸음마를 시작하고 있는 나에게 아주 타인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다.
앞으로 예측 불가능하고 불확실한 카오스틱(Chaostic)한 삶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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