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 on your side
When times get rough
And friends just can’t be found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저는 당신 편이에요.
힘든 시간이 다가오고
친구를 찾을 수 없을 때
험한 물 위에 있는 다리처럼
제가 다리가 되어 드릴게요.
-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
Bridge Over Troubled Water(1970년) 노랫말 -
니체(Nietzsche)의 철학적 분신 차라투스트라(Zarathustra)는 인간이 위대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위대한 인간을 ‘다리(bridge)’에 비유합니다.
* 프리드리히 니체, 장희창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민음사, 2004년)
* 프리드리히 니체, 박찬국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을 위한, 그리고 어느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 (아카넷, 2025년)
[카페 스몰토크 <니체 읽기> 지정 도서(2022년)]
* 프리드리히 니체, 김인순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열린책들, 2015년)
[펭귄클래식 독서 모임(<달의 궁전> 전신) 2011년 3월의 책,
발제자: cyrus]
* 프리드리히 니체 · 레지날드 J. 홀링데일 서문, 홍성광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펭귄클래식코리아, 2009년)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하는 데 있다.
나는 사랑한다. 몰락하는 자로서 살 뿐 그 밖의 삶은 모르는 자를. 왜냐하면 그는 건너가는 자이기 때문이다.
(장희창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19쪽)
목적에 맞춰서 행동하는 인간은 안정적으로 살아갑니다. 목적에 완전히 벗어난 삶의 경로를 피해 다닙니다. 반면에 다리형 인간은 유동적입니다.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를 추구합니다. 그러려면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변화를 시도해야 하며 과거의 한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다리형 인간은 몰락을 간절히 원합니다. 초인(Übermensch)이 되고 싶은 ‘몰락하는 자’는 과거가 된 세계관과 가치관을 해체합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는 다리와 같은 독서 모임입니다. 과거에 읽은 책을 소환해서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읽습니다. ‘재독(rereading)’은 과거에 책을 보면서 느낀 것과 생각을 되돌아보는 행위입니다.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서 책을 읽거나 한 해 동안 한 번 완독한 책들의 목록을 만들려는 목적형 독서는 다시 읽을 수 있는 시간적인, 정신적인 여유가 부족합니다.
[서재를탐하다 & 읽다익다 <우주지감>
‘이 작가의 책’ 2019년 5월의 책,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 [절판] 오에 겐자부로, 정수윤 옮김 《읽는 인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 (위즈덤하우스, 2015년)
[서재를탐하다 & 읽다익다 <우주지감>
‘이 작가의 책’ 2019년 6월의 책,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5년 4월의 세계 문학
추천 독자: 정현정]
* 오에 겐자부로, 서은혜 옮김 《개인적인 체험》 (을유문화사, 2009년)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는 천성은 독자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천성은 독자의 별명은 ‘읽는 인간’입니다. 독서를 주제로 한 오에의 강연들을 엮은 책의 제목 《읽는 인간》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책에서 오에는 예전에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읽으면 ‘전신운동’을 하고 난 뒤의 상쾌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재독은 과거에 읽었을 때보다 더 깊이, 더욱 치열하게 읽어야 합니다. 다시 읽기는 과거에 읽으면서 몰랐던 책의 내용을 몇 번이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대구 독서 모임 <고라니 울고> 2025년 11월의 소설]
* 앨리스 워커, 고정아 옮김 《컬러 퍼플》 (문학동네, 2020년)
* [절판] 앨리스 워커, 안정효 옮김 《컬러 퍼플》 (청년정신, 2007년)

<고라니 울고>는 김성현 독자와 정현정 독자가 소속된 독서 모임입니다. <고라니 울고>의 작년 11월 지정 도서는 미국 소설가 앨리스 워커(Alice Walker)의 《컬러 퍼플》이었습니다. 워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입니다. 소위 말하자면 흑인입니다. 젊은 시절에 흑인 민권 운동에 뛰어들었으며 잊힌 흑인 여성 작가들을 발굴하기도 했습니다. 《컬러 퍼플》은 열네 살에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흑인 소녀가 정신적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입니다. 이 소설이 성공하면서 워커는 1983년에 전미도서상과 흑인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소설가로도 활동한 안정효가 번역한 《컬러 퍼플》을 읽었는데요, 이 책은 절판되었어요. 이 책의 앞표지에 소설 속 주인공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어요. 실루엣의 출처는 원작을 토대로 만든 영화 <컬러 퍼플> 포스터입니다.
소설 주인공은 처음에는 맞춤법과 문법이 어색한 흑인 토속 영어로 말합니다. 안정효 번역가는 흑인 영어 특유의 발음과 억양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맞춤법이 틀린 우리말로 번역했습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6년 1월의 세계 문학]
[서울 독서 모임 <달의 궁전> 2025년 12월의 책]
* 퍼시벌 에버렛, 송혜리 옮김 《제임스》 (문학동네, 2025년)
[그라디언트 <이 작가의 책>
‘미국 근대 문학 읽기’ 2026년 7월의 책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 마크 트웨인, 김욱동 옮김 《허클베리 핀의 모험》 (민음사, 1998년)
* 마크 트웨인, 이화연 옮김 《톰 소여의 모험》 (펭귄클래식코리아, 2009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올해 1월의 세계 문학 작품의 주인공은 흑인 노예 남성입니다. 이 남성의 이름은 ‘제임스(James)’입니다. 백인들은 그를 ‘짐(Jim)’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짐’을 모험심이 강한 백인 소년들이 구출한 흑인 노예로 기억합니다. 짐의 탈출을 도와준 소년들이 바로 허클베리 핀(Huckleberry “Huck” Finn)과 톰 소여(Thomas “Tom” Sawyer)입니다.
1월의 세계 문학은 퍼시벌 에버렛(Percival Everett)의 소설 《제임스》입니다. 작가는 앨리스 워커와 같은 조지아주 출신 흑인입니다. 《제임스》는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흑인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두 백인 주인공의 시선으로 흑인 짐과 노예제도를 바라본 고전입니다. 이와 반대로, 《제임스》의 제임스는 흑인 노예가 백인 중심의 미국 사회를 관찰합니다.
제임스도 백인 앞에서 의도적으로 맞춤법이 틀린 채 말합니다. 소설에서는 흑인 영어를 ‘노예 말투’라고 번역했습니다. 실제로 흑인 노예들은 백인들에게 잘 보이려고 우스꽝스럽게 말했습니다. 우월감에 빠진 백인들은 문맹인 척하는 노예들을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로 여겼습니다.
[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레드스타킹> 2020년 11~12월의 책]
[그라디언트 <이 작가의 책>
‘미국 근대 문학 읽기’ 2026년 12월의 책
추천 독자: ‘읽는 인간’ 천성은]
* 토니 모리슨, 최인자 옮김 《빌러비드》 (문학동네, 2014년)


천성은 독자가 이끄는 독서 모임 <이 작가의 책>의 올해 큐레이션은 ‘미국 근대 문학 읽기’입니다. 7월 지정 도서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고, 12월 지정 도서는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의 《빌러비드》입니다. 제가 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레드스타킹>에 활동했을 때 여성 작가들의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이 《빌러비드》였습니다.
《제임스》는 지금까지 소개한 다른 독서 모임 지정 도서들을 연결해 주는 다리입니다. 《컬러 퍼플》과 《빌러비드》를 다시 읽고 싶거나 예전의 독서 경험을 다시 떠올리고 싶은 독자를 위해서, 그리고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빌러비드》를 읽으려는 독자를 위해서 《제임스》를 선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