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 - 26가지 수학 원리로 가볍게 익히는 수 감각
에디 우 지음, 안혜림 옮김 / 반반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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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협찬받고 쓴 서평이 아닙니다.




3.5점  ★★★☆  B+






잘 만든 음악은 인류의 역사에 영원히 남을 발자국이다우리는 지금도 음악인들이 남긴 발자국을 듣는다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남긴 우주인이다그는 달을 걷는 순간을 위대한 도약(giant leap)’이라고 표현했다








피부가 하얀 암스트롱이 깜깜한 우주로 올라가기 2년 전에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은 음악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발자국을 남겼다. 1967년에 루이 암스트롱은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순간들을 표현한 노래를 불렀다입이 큰(Satchmo) 암스트롱의 목소리는 뜨겁다그의 노래에 사람들의 마음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열기가 있다시간이 지나도 노래를 달군 열기가 식지 않았고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명곡이 되었다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뜨거운 발자국이 된 이 노래의 제목은 <What a Wonderful World>.


만약에 피타고라스(Pythagoras)가 루이 암스트롱처럼 재능이 뛰어난 음악인이었으면수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이 얼마나 멋진 곳인지 감탄하는 노래를 부르고 다녔을 것이다피타고라스는 아름다운 모든 것에 수학이 있다고 믿었다피타고라스와 그의 추종자들은 숫자를 특별하게 여겼다지금도 여전히 수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수학자들이 있다호주의 수학 교사 에디 우(Eddie Woo)는 수학을 가르치는 유튜버다수학 강의 콘텐츠를 올리는 에디 유의 유튜브 채널 이름은 우튜브(Wootube)’그는 수학으로 가득한 세상이 멋진 이유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을 썼다책 제목은 <Woo’s Wonderful World of Maths>.


호주에서 태어난 수학책은 새해 첫 주에 우리나라로 왔는데, 제목이 달라졌다다 큰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 26가지 수학 원리로 가볍게 익히는 수 감각숫자와 수학 문제를 보면 질색하는 어른들을 위한 수학책이다저자는 수학 공부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 자신의 학창 시절을 술회한다그는 열아홉 살에 수학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저자는 어떻게 수학과 사이좋게 지내게 되었을까?


수학의 재미에 푹 빠진 저자는 호기롭게 수학을 포기한 사람들을 향해 말한다우리 모두는 수학자다!” 우리가 생각하는 수학자는 문제를 푸는 과정을 찾는 사람이다그런데 저자는 수학자들의 진짜 관심사가 패턴(pattern)이라고 말한다패턴은 늘 똑같이 유지된다그래서 패턴을 바라보면 안정감이 느껴진다언뜻 보면 혼잡해 보이는 자연 속에 안정적인 패턴이 숨어 있다우리는 무지개를 만나면 알록달록한 색에 주목한다그렇지만 자연 속에 숨은 패턴을 즐겨 찾는 사람은 무지개가 왜 곡선으로 뜨는지 알고 싶어 한다구름 속에 있는 수많은 물방울이 무지개를 만든다물방울의 실제 모습은 둥그런 모양이다빛이 둥그런 물방울 속으로 들어가면 굴절이 일어나고물방울을 통과한 빛은 여러 색으로 분산된다패턴을 좋아하는 수학자는 둥글둥글한 패턴의 물방울이 무지개를 만든다라고 설명한다들쭉날쭉한 해안선이나 눈송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계속 되풀이되는 반복적인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이러한 패턴을 프랙털(fractal)이라고 한다.


인간의 뇌는 규칙적인 형태의 패턴을 선호한다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뇌는 패턴을 탐지하는 기계. ‘수학적 본능에 충실한 사람은 패턴 찾는 일을 좋아하거나 패턴을 바라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낀다수학은 크게 응용수학과 순수수학으로 나뉜다응용수학은 실생활에 적용되는 수학이다금전적인 손해를 최대한 피하면서 돈을 모으고 싶으면 응용수학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 응용수학이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려는 인내심이 필요한 수학 분야라면 순수수학은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수학이다순수수학은 사람들에게 문제를 풀어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순수수학은 멋쟁이다. 수학은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패턴을 연구하는 수학자는 순수수학자에 가깝다그런데 똑똑한 수학자의 뇌도 종종 실수하며 오류를 일으킨다수학적 패턴의 아름다움에 너무 집착하면 증명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때로는 아름다운 수학적 진리에 조금이라도 흠집을 내고 싶지 않아서 사소한 오차를 무시하기도 한다.


저자는 자연 속에 숨어 있는 패턴 중 가장 유명한 황금비를 소개한다황금비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아름다움의 기준이다황금비의 근삿값 1.618이다황금비를 설명할 때 자주 나오는 예시가 나선 형태의 앵무조개황금비를 연구한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 예술을 대표하는 파르테논 신전이 황금비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라고 주장한다수학 문제를 풀기 싫어하는 사람도 세상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황금비의 신비한 효과를 믿는다.








테디 우 선생은 황금비가 적용된 파르테논 신전을 자신의 책에 언급하지 않았다테디 우의 책을 추천한 키스 데블린(Keith J. Devlin)은 황금비가 수학적 진실로 잘못 알려진 세태를 비판한 수학자데블린은 2006년에 발표한 <The Math Instinct>라는 책에 파르테논 신전이 황금비로 세워졌다는 증거가 없으며 실제로 건물을 측정하면 황금비의 근삿값과 다른 수치가 나온다고 했다







2014년에 방영된 ‘EBS 다큐 프라임’의 <황금 비율의 비밀>(2부작)에 키스 데블린이 출연했는데 여기서도 황금비에 대한 잘못된 통념(고대 그리스인들은 황금비를 알고 있었다.’)을 지적했다.


테디 우의 설명에 따르면 황금비는 자연이 만들어 낸 모양인 동시에 미를 추구하는 인간이 만들어 낸 모양이다(87). 하지만 대부분 수학자는 증명을 통해 황금비가 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자연은 황금비를 완벽하게 만들 수 없다황금비는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드러내는 수치가 아니다숫자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는 인간의 착각이 만들어 낸 수치다.


과장된 황금비의 실체를 숙지한 상태에서 이 책의 19장을 읽으면 모순을 만나게 된다. 19장의 주제는 수학적 증명이다. 테디 우는 수학적 진실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234)수학적 진실로 알려진 황금비가 거짓으로 증명된 이상수학적 진실이 변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믿음을 선뜻 받아들일 수 없다. 





<cyrus가 쓴 주석>






[1] 다 큰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은 반반북스 출판사가 펴낸 첫 번째 책이다출판사 이름인 반반의 의미는 때로는 흐름을 거스르고(보편을 거스를(줄 아는 정신을 뜻한다.






* 41

 

 유클리드는 고대 그리스 황금기에 육체노동을 멀리하고 여가를 즐기는 꿈같은 상류층의 삶을 살았지만유희에 빠지기보다 철학적 사유에 골몰하며 당대 그리스인들의 핵심적인 믿음 중 하나를 이론으로 체계화하는 업적을 남겼다그 믿음은 바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신들의 세계에 존재하는 완벽하고 이상적인 것들을 베낀 것에 불과하다는 믿음[2]이었다고대 그리스인들의 눈에 실제 세계의 나무는 이상적인 나무를 변형시킨 복제품이었고인간이 만든 건축물은 신들이 사는 성스러운 올림포스산의 신전들을 어설프게 따라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2] 그리스인들의 자연관은 플라톤(Plato) 철학의 핵심 개념인 이데아(idea)’와 관련이 있다이데아는 현실 저 너머에 있는 완벽한 원형(原形)이다현실에 있는 만물은 이데아를 모방한 것이다플라톤은 선()의 이데아를 아름답다고 생각했다티마이오스(김유석 옮김아카넷, 2019)는 선의 이데아를 모방한 우주를 다룬 대화 편이다이 책에 언급된 데미우르고스(dēmiurgos)는 우주를 만든 신적인 존재이다.






* 251

 

 수학에서 다루는 개념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본질적인 요소 중 하나다수학 개념들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적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여러 인물에 의해 거듭 발견돼 온 것도 그 때문이다그중에서도 미적분의 발명은 뜨거운 논쟁거리였다. 17세기에는 미적분의 최초 발명자가 누구인지를 두고 수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와 아이작 뉴턴이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미적분의 창시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오늘날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주3]



[주3] 수학은 서구에서 시작된 학문이 아니다수학은 전 세계 곳곳에 있는 학문이었으며 독자적인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미적분의 역사는 유럽이 아닌 고대 인도에서 시작되었다미적분의 최초 발견자에 대한 논쟁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다시 쓰는 수학의 역사(케이트 기타가와 · 티머시 레벨 함께 씀이충호 옮김서해문집, 2024)를 참고하면 된다유럽 백인 남성 중심 수학의 역사에 오랫동안 가려진 비유럽 국가의 수학과 여성 수학자들의 업적을 주목한 책이다.





* 312





 균형 이루지 못하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멸종이 불가피하므로 자연은 반드시 평형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균형 → 균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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