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어떻게 세상을 디자인하는가
마이클 슈나이더 지음, 이충호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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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점  ★★  C





피타고라스(Pythagoras)는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이 누군지 밝힐 때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philosophos)’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은 진리의 사냥꾼으로 자라게 된다고 했다.[주1] 실제로 피타고라스가 이런 말을 했는지 확실하지 않다. 이 일화가 고대부터 쭉 전해져 내려오기 시작하면서 피타고라스는 철학과 철학자라는 용어를 맨 처음 사용한 학자로 알려졌다. 피타고라스가 사랑한 지혜와 진리는 철학이 아니라 기하학이다그는 만물의 근원은 하나(monas)라고 생각했다. monas단위를 뜻하는 단어다. 이 하나에서 둘이 생기고, 하나와 둘이 만나면 ()이 생긴다. 피타고라스는 자연의 모든 질서를 수학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수학은 어떻게 세상을 디자인하는가는 2002년에 출간된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의 개정판이다. 저자 마이클 슈나이더(Michael S. Schneider)수학을 사랑하는 미국의 피타고라스. 그는 피타고라스가 찾고 싶었던 만물의 수학적 패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준다저자는 수학을 세 가지 접근 방법으로 나눈다. 세속적 수학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이다. 세속적 수학 교사는 학생들에게 문제를 빨리 풀어서 정답을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상징 수학은 피타고라스가 사랑한 진리에 가깝다. 온 세상이 거대한 이라면 만물은 숫자. 피타고라스에게 수는 만물의 언어다. 그는 음악도 질서 있는 수의 세계로 이루어졌다고 인식했다. 피타고라스는 눈과 귀를 모두 열어 자연 속에 숨어 있는 수를 찾거나 들으려고 다닌 진리의 사냥꾼이다. 신성한 수학은 책으로 가르칠 수 없는 자연의 수학적 암호다진리의 사냥꾼들은 자신이 어렵게 습득한 자연의 수학적 암호가 종교적 권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너무 어렵게 썼거나 죽을 때까지 비밀로 유지했다미국의 피타고라스는 더 이상 수학이 신비주의에 갇혀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자연은 우리에게 진리를 알려주는 교사다. 오래된 교사를 이해하려면 수학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자연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예술 작품과 건축물 속에 숨겨진 기하학적 디자인을 찾으러 다니는 진리의 사냥꾼이다. 그의 사냥 무기는 컴퍼스, 직선 자, 연필이다. 기하학 작도를 할 때 쓰는 도구들이다이 도구들만 있으면 만물의 수학적 패턴을 직접 그릴 수 있다.


수학은 어떻게 세상을 디자인하는가예술에 가까운 기하학의 아름다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믿고 읽는 수학책으로 봐도 되는지 모호하다수학의 매력에 너무 깊게 빠지면 온 세상은 숫자라고 믿는다. 이 세상을 숫자로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수학을 극단적으로 사랑하면 수비학(數秘學)이 된. 수비학은 유사 수학’이다. 수비학을 믿는 신비주의자들은 우리 이름 속에 우리에게 딱 맞는 숫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 숫자의 의미를 해석하면 우리가 누군지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숫자 신비주의자는 점성가와 비슷하다. 그들은 숫자로 점을 친다. 숫자를 분석한 것을 토대로 그 숫자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앞으로 이렇게 살라면서 조언한다수비학의 이름 분석은 정확성이 떨어진다수비학은 통계 분석과 같은 수학의 논리적인 용도를 무시한다.







저자는 이 책의 5장에 황금비를 아주 열심히 설명한다저자는 주변을 둘러보면 황금비를 지닌 물체들이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황금비를 설명할 때 자주 예시로 드는 파르테논 신전까지 언급한다(171쪽)파르테논 신전의 실제 가로세로 비율은 9:4. 황금비 1:1.618에 근접하지 않는 수치다. 영국의 수학자 케이스 데블린(Keith J. Devlin)은 자신의 책 <The Math Instinct>(2006)에서 파르테논 신전이 황금비가 적용된 채 세워졌다는 증거가 없으며 황금비와 완전히 다른 측정 결과가 나온다고 썼다.[주2]


공교롭게도 저자는 황금비가 언급된 5장에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한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말을 인용했다.

 

 

* 166쪽


 수학적 논증을 허용하지 않는 한, 어떤 조사도 엄밀하게 과학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미국의 피타고라스는 신비주의에 갇힌 수학을 구출하려고 시도했지만, 정작 오류와 사이비에 갇힌 수학을 구출하지 못했다.






[주1]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김주일 · 김인곤 · 김재홍 · 이정호 옮김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2(나남출판, 2021) 8권 피타고라스, 155.


[2] <[FACT & VIEW] 감쪽같이 속았다! 2500년 만에 밝히는 황금비 진실>, 동아사이언스, 201723일 입력.

 





<cyrus의 주석과 정오표>




* 24






* 355쪽




 


조르주 귀르드지에프(Georges I. Gurdjieff) 게오르기 구르지예프(Georgii lvanovich Gurdzhiev)





* 183




 

목성의 [주3]은 수백 년 동안 소용돌이치고 있는 폭풍이다.



[3] 명왕성은 태양계에서 제외되었다목성의 눈의 정확한 명칭은 대적반 혹은 대적점이다.





* 272




 아테나의 오빠이자 그에 해당하는 로마 신이 없는 유일한 그리스의 주요 신인 아폴론[4]은 올림포스에서 조화의 신이다.

 


[4] 그리스의 아폴론(Apollon)에 해당하는 로마 신이 있다. 이름은 아폴로(Apollo)’.





* 289

 




데카르트가 그린 무지개 다이어그램

(1837년에 출간된 그의 대기 현상(Les Meteores)[5]으로부터)



[5] <Les Meteores>는 국내에 기상학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책이다. 데카르트는 자연학 저서인 <세계>(Le Monde)를 쓰려고 계획했다. 이 책에 코페르니쿠스 우주론(지동설)이 언급된 내용이 있다. 그러나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가 지동설을 주장하는 바람에 재판을 받아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데카르트는 <세계> 출판을 포기했다. 1637에 데카르트는 검열을 피하고자 익명으로 자연학 논문 <굴절광학>, <기상학>, <기하학>과 철학 논문 방법서설을 출간했다. ‘18371637년의 오자다.





* 346

 

 거의 모든 문화에서 9에 대한 언급은 최종적인 연장을 나타낸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작곡가 사이에는 교향곡에 9번 이상의 번호를 붙이지 않는다는 미신이 퍼져 있다. [주6]

 


[6] 베토벤(Beethoven)교향곡 9<합창>을 발표하고 3년 후에 세상을 떠났다. 베토벤 이후에 활동한 음악가들은 9번 이상의 교향곡을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게 되자, ‘9번 교향곡의 저주(Curse of the ninth symphony)’라는 미신이 생겼다미신을 믿는 음악가들은 교향곡을 만들 때 일부러 번호를 붙이지 않았다하지만 20세기에 태어나면서 9번 이상의 교향곡을 만든 음악가들이 생각보다 많다. 쇼스타코비치(Shostakovich)번호를 모두 붙인 15곡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우리나라에는 동요 <유관순>, <어린이 노래>, 군가 <전우> 작곡자로 알려진 나운영13곡의 교향곡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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