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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역학이란 무엇인가 - 원자부터 우주까지 밝히는 완전한 이론, 개정판
마이클 워커 지음, 조진혁 옮김, 이강영 감수 / 처음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책을 협찬받고 쓴 서평이 아닙니다.
평점
1점 ★ F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Richard Feynman)은 양자역학의 악명 높은 난해함을 냉소적으로 표현했다. “이 세상에 양자역학을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파인먼이 누구인가? 양자전기역학(quantum electro dynamics, QED)을 만든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다. 그는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다음으로 ‘물리학을 가지고 논’[주1] 위대한 과학자로 손꼽힌다. 누군가는 생전에 괴짜다운 면모를 뽐냈던 ‘파인먼 씨가 농담을 잘한다’[주2]라고 생각할 것이다.
파인먼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 세상 모든 과학자가 양자역학을 모른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파인먼은 과학자들의 무능함을 비아냥거리려고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양자역학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고 작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다. 미시적인 양자 세계는 우리의 직관을 완전히 뛰어넘는 공간이다. 그곳에는 우리가 평소에 상식이라고 알고 있는 물리법칙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양자역학을 배워서 익히기는 했지만, 양자 세계를 모르는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하지 못한다.
양자역학이 난해하다고 해서 그냥 모른 채 지나칠 수 없다. 우리는 양자로 이루어진 존재이며 양자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양자역학은 세상을 가장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이론이다. 양자역학의 실체가 알려지면서 원자로 이루어진 모든 물질의 본질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양자역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전에 우선 이 세상이 양자 세계가 아니라고 상상해보자. 《양자역학이란 무엇인가》(원제: Quantum Fuzz: The Strange True Makeup of Everything Around Us) 서문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여기는 양자 세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원자는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다. 비(非) 양자 세계 속에 있는 원자는 지금의 원자와 다른 특성과 구조로 되어 있을 것이다. 아니, 원자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면 비 양자 세계에 우주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생명체가 탄생하지도 못했다. 우리로선 그저 상상하고 추측할 수밖에 없는 비 양자 세계야말로 양자 세계보다 더 이상하고 기묘하다. 우리는 양자 세계를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양자역학이란 무엇인가》는 2018년에 나온 책의 개정판이다. 입자물리학 관련 도서를 집필했고, 번역했던 이강영 교수가 이 책의 감수를 맡았다. 그러나 이 책은 ‘개정판인 척하는 구판’이다. 구판에 있는 오자는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역자와 감수자는 과학계의 최근 동향과 연구 성과를 반영하지 않았다.
* 21쪽
이 세상은 양자 세계이지만 수십 년간의 실험과 이론을 통해 비로소 알려졌다. 1900년부터 원소의 화학적 성질, 주기율표, 원자의 크기, 우리의 크기가 현재와 같은 이유, 그리고 당시까지 존재한 인습적이고 고전적인 시각(예를 들면 사과의 낙하와 행성의 궤도를 설명하는 뉴턴 운동의 법칙)에 어긋나는 여러 현상을 설명하는 급진적이고도 새로운 이론이 전개되었다.
새로운 견해를 대개 ‘양자론’이라고 지칭하며, 이러한 견해를 설명하고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계산법으로 통합한 수학적 접근을 ‘양자역학’이라 한다.
뉴턴 고전역학(이 책에서는 ‘고전 뉴턴 물리학’이라고 표기되어 있다)의 핵심은 운동법칙(제1 법칙: 관성의 법칙, 제2 법칙: 가속도의 법칙, 제3 법칙: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다. 그런데 이 책에 고전역학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없다.
과학을 이해하는 데도 순서가 있다. 고전역학에 대한 기초 지식 없이 양자역학을 선뜻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양자역학은 뉴턴의 운동법칙 등 고전역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탄생한 이론이다. 고전역학은 원인과 결과가 있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고전역학과 다르게 ‘확률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양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움직이는 양자를 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다.
* 46쪽
러더퍼드는 뉴질랜드의 노동자층 가정에서 열두 명의 아이 중 한 명으로 자라났다.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이어 나가던 러더퍼드는 1895년 케임브리지에 들어가 톰슨 밑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 [중략]
1898년에는 톰슨의 강력한 추천으로 몬트리올의 맥길대학교 교수로 임용된다. 그곳에서 러더퍼드는 방사성 원소를 연구했다. 1901년 동료 교수인 프레더릭 소디와 함께, 하나의 방사능 원소는 (나중에 헬륨 핵으로 확인된) 알파 입자를 방사하며 다른 원소로 변형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한 원소가 그 방사성의 절반을 잃는 시간을 말하는 반감기라는 용어를 만든 사람이 바로 러더퍼드다). 이 연구로 그는 1908년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했고 맨체스터대학교 교수직으로 승격 제안을 받았다. 소디는 2년 뒤 수상했다.
[원문, 41쪽]
Rutherford was one of twelve children raised in a working-class family in New Zealand. Through a series of scholarships Rutherford had come to Cambridge in 1895 to study under Thomson. [중략]
With Thomson’s high recommendation, he was appointed in 1898 to professor at McGill University in Montreal. There he worked with radioactive elements. In 1901 with fellow professor Frederick Soddy he discovered that one radioactive element could transform into another through the radiation of alpha particles, later recognized as helium nuclei. (It was Rutherford who coined the term half-life to describe the time over which an element would lose half of its radioactive.) For this work he would in 1908 be recognized with a Novel Prize in Chemistry and the offer of a promotion to professorship at the University of Manchester. Soddy would get the Prize two years later.
프레더릭 소디(Frederick Soddy)가 ‘2년 뒤 수상했다(Soddy would get the Prize two years later)’라는 내용은 오류다. 소디가 노벨화학상을 받은 연도는 1921년이다. 191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는 독일의 오토 발라흐(Otto Wallach)다. 저자는 소디의 노벨상 수상 연도를 착각했고, 역자와 감수자는 저자의 오류를 확인하지 못했다.
* 233쪽
블랙홀은 이론에서 먼저 ‘발견’되었다. 별과 같이 질량이 어마어마한 물체가 자신의 중력 때문에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려고 러시아의 천문학자 카를 슈바르츠실트(Karl Schwarzschild)는 1916년에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적용해 질량이 충분히 크다면 크기가 무한정 쪼그라들고 밀도는 점점 더 높아지다가 결국 시공간의 특이점에 다다르게 된다고 계산했다.
슈바르츠실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
* 235~236쪽
블랙홀이라 생각되는 것은 발견했으나 사실 블랙홀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한 것뿐이다. ‘블랙(즉, 어떤 빛이나 물질도 발산, 반사하지 않음)’이 되려면 물체가 보여서는 안 된다. 이들이 함유하는 에너지와 물질의 질량과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으로 이들을 찾아낸다. [중략]
블랙홀이 있다는 가장 강렬한 시각적인 증거는 아마도 근처의 별에서 빼앗아 삼키거나 블랙홀 궤도에 흡수되는 물질에서 발산되는 빛일 것이다.
2019년 4월 10일에 세계 최초로 촬영한 M87* 블랙홀(처녀자리 A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 사진이 공개되었다. 사진에 나온 검은 부분은 ‘사건의 지평선’이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빛은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블랙홀의 별칭은 ‘포웨이(Pōwehi)’다.
M87* 블랙홀 사진 (2019년)
궁수자리 A* 블랙홀 사진 (2022년)
2022년에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Sgr A*, 궁수자리 A*)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 책이 출간된 지 2년 후에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각적인 증거들이 나왔다. (참고 도서: 하이노 팔케 & 외르크 뢰머 공저, 김용기 & 정경숙 공역, 《이것이 최초의 블랙홀 사진입니다: 천문학의 역사와 블랙홀 관측 여정》, 에코리브르, 2023년)
* 340쪽
이러한 굽은 구조는 70년 전 노벨상 수상자인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이 화학적 결합의 본성에 대한 그의 연구에서 처음으로 설명했다.
《양자역학이란 무엇인가》 원서가 출간된 해는 2017년이다. 이 책이 나온 연도를 기준으로 70년 전은 1947년이다. 라이너스 폴링이 노벨화학상을 받은 해는 1954년이다. 따라서 사실에 맞게 고쳐 쓰면 ‘63년 전’이다. 1947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는 로버트 로빈슨(Robert Robinson)이다.
* 361쪽
초전도성을 흥미롭게 상업적으로 이용한 부문은 자기부상열차다. 영구자석과 전자기 기술을 사용한 열차를 개발해 왔고, 일부는 이미 가동 중이다.
일본은 유명한 신칸센(탄환 열차)의 후임으로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초전도 자기부상열차를 개발 중이다. 야마나시 시험 철로에 있는 자기부상열차 한 대가 그림 19.1에 보인다. 또 다른 자기부상열차는 시속 361마일(581km/h)로 달리는 고속열차로서 (2003년에) 세계기록을 세웠다.
2015년 4월 21일에 일본의 야마나시 시험 철로를 주행한 L0 시리즈(L0 Series)의 속도가 시속 375마일(603km/h)에 도달함으로써 2003년의 기록을 경신했다. 그림 19.1의 설명문에 있는 ‘2103년’은 ‘2013년’의 오자다.
* 28쪽
아이작 뉴튼 → 아이작 뉴턴
83, 154쪽에도 ‘뉴튼’이 나온다.
* 142쪽
매리 → 메리(Mary)
* 157쪽
베자민 슈마허 → 베냐민(벤저민, Benjamin) 슈마허
* 185쪽
보스톤 → 보스턴(Boston)
* 199쪽
카톨릭 → 가톨릭
* 230쪽
중심에서 갑자기 추가로 융합되aus 열이 나 둘러싸고 있는 수소 껍질까지 융합한다.
‘융합되면’의 오자. 컴퓨터 자판의 한글 자모 ㅁ은 알파벳 A, ㅕ는 U, ㄴ은 S에 해당한다. 영문으로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면’을 입력하면 ‘aus’가 나온다.
* 281쪽
이와 관련해선 그린의 『멀티 유니버스』을 읽어보길 다시금 제안한다.
* 346쪽
챨스 → 찰스(Charles)
[주1] 존 그리빈 & 메리 그리빈 공저, 김희봉 옮김, 《나는 물리학을 가지고 놀았다: 노벨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의 삶과 과학》, 사이언스북스, 2004년, 절판
[주2] 리처드 파인먼, 김희봉 옮김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사이언스북스, 2000년, 전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