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단어로 읽는 중세 이야기 - 어원에 담긴 매혹적인 역사를 읽다
김동섭 지음 / 책과함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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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협찬받고 쓴 서평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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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점   ★★☆   B-






언어를 쪼개 보면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언어를 만들고 썼던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이 있다. 말의 유래를 살펴보면 그것이 만들어지게 된 시대적 배경을 확인할 수 있다. 알고 보면 언어는 만질 수 없는 유물이다. 100단어로 읽는 중세 이야기는 유물과 같은 100가지 영어 단어를 소개한 책이다. 100가지 단어에 중세 유럽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중세 유럽을 대표하는 강대국이었다. 이 두 나라는 여러 차례 전쟁과 휴전을 되풀이하면서 백년전쟁(1337~1453)을 치렀다. 현대 영어가 영국과 미국의 언어라면, 중세 영어는 영국과 프랑스의 언어다. 북유럽에서 터를 잡고 살던 노르만족은 세력 확장을 위해 서유럽 쪽으로 눈을 돌렸다. 프랑스에 정착한 노르만족은 1066년에 영국을 정복하는 데 성공했고, 그 이후로 프랑스어는 영어가 되었다.

 

‘e-mail’mail은 원래 중세 영어가 된 프랑스어다. mail의 어원은 ‘malle’. malle은 지갑, 여행 가방을 뜻한다. 비스킷(biscuit)두 번 구웠다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중세에 만들어진 빵은 하루만 지나도 딱딱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빵은 장기간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휴대 식량이 되기에 부적합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두 번 구운 빵이 나왔는데 그것이 바로 비스킷이다. 비스킷은 크기가 작아서 휴대하기 편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노르만족은 영국 사법 제도의 기틀을 다졌다. 영국 법정 단어 대부분은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다. 중세의 재판은 영주의 땅인 마당에서 진행되었다. 마당을 뜻하는 프랑스어 cour법정(法庭)’을 뜻하는 영어 court가 되었다.

 

100단어로 읽는 중세 이야기는 단어가 된 중세 유럽사를 쉽게 풀어 쓴 책이다. 각 단어의 의미와 관련된 역사를 정리한 글의 분량이 길지 않아서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금방 다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중세 유럽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언어학자다. 역사 전문가가 아닌 유럽 언어 및 문화 전문가가 역사책을 썼다. 이렇다 보니 책 속에 역사적 정설로 잘못 알려진 내용이 버젓이 나온다. 문제는 이런 내용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점이다.[주] 이 정도면 100단어로 읽는 중세 이야기를 역사책이라고 소개하기가 민망하다.

 





[주] 책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는 811일에 작성된 배보다 배꼽이 큰 서평이라는 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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