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괴담
안길환 옮겨 엮음 / 명문당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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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당 출판사에서 나온 괴담 시리즈는 총 여덟 권이다. 20004월에 영국의 괴담, 중국의 괴담, 한국의 괴담이 나왔고, 그해 석 달 뒤에 프랑스의 괴담, 미국의 괴담이 나왔다. 다음 달에 러시아의 괴담이 나오고, 뒤이어 독일의 괴담, 일본의 괴담이 나왔다. 이 모든 책이 2000년 한 해에 출간되었다. 9년 뒤에 일본의 괴담이 새로 출간되었는데 2000년에 나온 구판과 다른 점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내 생각에 개정판은 아닌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건 영국의 괴담이다. ‘괴담시리즈 전부 절판되기 전에 사 모을 생각이다. 명문당은 동양고전을 주로 펴내는 출판사다. 이런 출판사가 괴담 시리즈를 펴냈다니 출판 의도가 궁금하다. 구전 설화나 민담을 수록한 한국의 괴담을 제외한 나머지 일곱 권의 책은 동서양 작가들의 공포 단편소설 선집이다. 아마도 독자들은 제목에 있는 괴담때문에 세계의 괴담을 모아 놓은 책으로 오해할 수 있겠다.

 

알라딘에 여덟 권의 책의 목차가 모두 공개되어 있다. 그러나 작품명만 나와 있다. 작품을 쓴 작가를 알려면 이 책을 사서 봐야 한다. 무려 20년 전에 나온 책이 공공도서관의 터주 대감으로 있을 것 같지 않다. 책 뒤에 원 작품명과 작가목록이 있다. 그런데 이 목록도 문제가 있는데 작품 발표 연도를 표기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원 작품명과 작가 이름, 그리고 발표 연도가 있는 목차를 써봤다.

    

 

 

* 판사의 집(The Judge’s House, 1891)

브람 스토커(Bram Stoker)

 

* 해리와 크리스(Harry, 1955)

로즈메리 팀펄리(Rosemary Timperley)

 

* 누구의 도움일까?(Special Delivery, 1912)

앨저넌 블랙우드(Algernon Blackwood)

 

* 오솔길 따라서 간 여인(Ahoy, Sailor Boy!, 1933)

A. E. 코퍼드(A. E. Coppard)

 

* 지상에서 못 이룬 사랑

(The Tale of Harry & Rowena, 1928) [1]

M. P. (M. P. Shiel)

      

* 떠나 버린 에드워드(The Passing of Edward, 1912)

리처드 미들턴(Richard Middleton)

 

* 상단(上段) 침대(The Upper Berth, 1885)

프랜시스 매리언 크로퍼드(Francis Marion Crawford)

 

* 피리를 불면 내가 가지(“Oh, Whistle, and I’ll Come to you, My Lad”, 1904)

몬터규 로즈 제임스(M. R. James)

 

* 망령 난동 사건(The Story of the Spaniards, Hammersmith, 1898)

E. 헤론 & H. 헤론(E. Heron & H. Heron)

 

* 사형수의 고백(The Confession of Charles Linkworth, 1912)

에드워드 프레더릭 벤슨(Edward Frederic Benson)

 

* 저주의 붉은 방(The Red Room, 1896) [2]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

 

* 유언의 저주(Squire Toby’s Will, 1868)

조지프 토마스 세리든 레 파누(Joseph Thomas Sheridan Le Fanu)

 

* 공포 속의 빈 집(The Empty House, 1906)

앨저넌 블랙우드(Algernon Blackwood)

 

 

 

번역문에 한문으로 된 단어가 너무 많다. 고전 공포 소설을 읽으려고 했는데 어느새 나는 동양고전의 문장 하나하나 독해하는 것처럼 읽고 있었다. 그렇게 한자어를 힘겹게 읽다가 핸섬하다라는 콩글리시가 있는 문장을 만났는데, 그거 보는 순간 실소했다. 20년 전에 나온 이 책의 번역도 핸섬하지 않다.

 

 

 동생 이상으로 떠들썩한 형 스클루프 매스튼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받는 일이라고는 없었다. 그는 야외 스포츠에도, 전원생활의 즐거움에도 관심이 없었다. 스포츠맨도 아니었고 핸섬하지도 않았다.

 

(유언의 저주, 261)    

 

 

[1] 원제에 ‘Rewana’로 잘못 표기된 오식이 있.

 

[2] ‘The Empty Room’이라는 잘못된 원제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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