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통역사는 영국의 작가 코난 도일(Conan Doyle)이 쓴 단편소설이며 셜록 홈즈의 회상록(The memoirs of Sherlock Holmes)에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에 셜록 홈즈의 형 마이크로프트 홈즈(Mycroft Holmes)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 셜록 홈즈의 회상록(엘릭시르, 2016)

* 셜록 홈즈의 회고록(코너스톤, 2016)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현대문학, 2013)

* 셜록 홈즈의 회상록(문예춘추사, 2012)

* 셜록 홈즈의 회상(시간과공간사, 2002)

* 셜록 홈즈의 회상록(황금가지, 2002)

    

 

 

마이크로프트는 홈즈보다 일곱 살 많고, 홈즈 본인이 자신보다 추리력과 관찰력이 뛰어나다고 말할 정도로 비범한 인물이다. 홈즈는 왓슨(Watson)에게 친형이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형을 기괴한 사람 또는 특이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디오게네스 클럽은 런던에서 가장 기괴한 클럽이고, 형은 가장 기괴한 사람 축에 들지.”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중에서, 311~312)

 

 

 디오게네스 클럽은 런던에서 가장 특이한 클럽이고 마이크로프트 형 또한 아주 특이한 사람이지.”

 

(셜록 홈즈의 회상중에서, 정태원 번역, 279~280)

 

 

이 문장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The Diogenes Club is the queerest club in London, and Mycroft one of the queerest man.”

    

 

‘queerest’‘queer’의 구어이다. ‘기괴한’, ‘특이한이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이지만, 남성 동성애자를 가리키는 속어이기도 하다. 홈즈 시리즈의 화자는 왓슨이다. 작품 속에서 왓슨은 홈즈가 해결한 사건들을 기록하여 책을 펴내는 작가이다. 그러므로 홈즈가 대화중에 꺼낸 ‘queerest’는 왓슨이 글을 쓰면서 표현한 단어일 수 있다. 그렇다면 홈즈 또는 왓슨은 ‘queerest’동성애자와 무관한 의미로 썼을까?

 

 

주석판(주석 달린 셜록 홈즈 2》)‘queerest’에 대한 학자의 견해를 인용한다. 그레이엄 로브라는 학자는 1894년에 이미 ‘queerest’는 속어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리스인 통역사18939<스트랜드 매거진(The Strand Magazine)>에 발표되었다. 1895년에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동성애 혐의로 기소되어 체포되었고, 2년 강제노역형을 선고받았다.

 

와일드는 1891년에 스무 살의 옥스퍼드 대학생 앨프레드 더글러스(Alfred Bruce Douglas)를 만나 사귀었다. 더글러스의 아버지인 퀸즈베리 후작(Marquess of Queensbury)은 아들의 비행에 못마땅했으며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챘다. 결국 후작은 ‘snob queer(속물 동성애자)’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그를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이로 인해 와일드는 명성뿐만 아니라 가족과 전 재산까지 잃어버렸다.

 

    

 

 

 

 

 

 

* [절판] 페터 풍케 오스카 와일드(한길사, 1999)

    

 

 

주석판은 그레이엄 로브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퀸즈베리 후작이 1894년에 와일드를 비난했다고 언급한다. 그러나 와일드가 퀸즈베리 후작의 비난으로 인해 동성애 혐의를 받은 연도는 1894년이 아니라 1895년이다. 와일드의 생애 전반을 소개한 오스카 와일드(한길사)에는 퀸즈베리 후작이 와일드를 ‘sodomit’의 오자인 ‘sondomit’라고 부르면서 비난했다는 내용이 있다. ‘sodomit’남색가를 뜻하는 독일어 단어이다. 오스카 와일드를 쓴 저자가 독일인이라서 영국인 후작이 ‘sondomit’를 사용했다는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영국 출신 후작이 ‘sodomy(남색가를 뜻하는 영단어)를 놔두고, 왜 틀린 철자의 독일어 ‘sondomit’를 써야만 했을까? 그 점이 궁금하다.

 

다시 홈즈 이야기로 돌아가서, ‘queerest’로 인해 홈즈 연구가들은 홈즈 형제의 성 정체성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을 제기했다. 홈즈를 여성으로 보는 사람이 있고, 홈즈가 동성애자라서 여성을 싫어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1971년에 <셜록 홈즈의 성적 모험>이라는 제목의 소설이 나왔는데, 여기에 나오는 홈즈 형제와 왓슨 모두 동성애자이다.

    

 

 

 

 

국내에 오스카 와일드의 평전이라고 할 만한 책이 없다. 한길로로로 시리즈오스카 와일드는 평전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와일드의 삶과 문학 세계를 반 정도 축약해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 [품절] 플로랑스 타마뉴 동성애의 역사(이마고, 2007)

* [품절] 도미니크 페르낭데즈 가니데메스 유괴(수수꽃다리, 2004)

 

 

 

와일드의 동성애를 비중 있게 분석한 책도 많지 않다. 동성애의 역사(이마고)가니데메스 유괴(수수꽃다리)는 서양 문학과 예술에 나타난 동성애 코드를 시대별로 정리한 책이다. 동성애의 역사에 따르면 와일드가 동성애 혐의를 받기 전에 그가 동성애자라고 믿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사람들은 그가 (남성이 표현하는) 여성화된 미학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동성애자인 척 연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니데메스 유괴를 쓴 프랑스의 작가 도미니크 페르낭데즈(Dominique Fernandez, 우리나라에선 생소한 이름이지만, 콩쿠르 상을 받은 중견 작가이다)는 와일드의 동성애 성향을 기성 사회에 저항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해석한다. 우리나라에선 오스카 와일드는 동화 작가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인식 때문인지 그가 냉소적인 문장으로 삶을 통찰했던 촌철살인의 면모가 크게 주목받지 못한 듯하다. 또 우리나라에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동성애자 작가 오스카 와일드보다는 동화작가 오스카 와일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동성애 코드를 완전히 떼어내면서 와일드의 문학 세계를 본다는 건, '문호'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그를 존중하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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