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만큼 보인다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그렇다면 젠더 트러블을 시작하면서 푸코, 보부아르, 이리가레 등등을 읽었다면 더 잘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젠더 트러블의 초기부터 언급되는 푸코의 《성의 역사》도 그리고 보부아르의 《제2의 성》도, 모두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선정 도서였으므로 나는 완독하였지만, 완독은 이해를 뜻하느냐 하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제2의 성은 그나마 낫지, 푸코의 성의 역사 같은 경우 그 길고도 지루한 네 권을, 윽, 나는 그냥 활자만 보았다는 것에 그치고 만다. 그것들을 다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면 버틀러의 문장들은 내게 고개 끄덕이게 만드는 것이었을까?


















주디스 버틀러는 보부아르도 이리가레도 모두 가져와 어느 지점에서 잘못되어있다고 혹은 그건 이렇게 봐야 한다고 지적하긴 하지만, 그 지적이 가능한 건 이미 그전에 없던 주장을 해왔던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리가레 역시 보부아르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지만, 그것은 보부아르의 주장이 있어야 가능했던 것. 공교롭게도 나는 버틀러를 읽기 시작하면서 보부아르가 정말 대단했어,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건그렇고,


젠더 트러블의 이런 구절에 있어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한편, 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고 주장한다. 보부아르에게 젠더는 구성된 것이지만 그녀의 공식에는 어떤 행위주체(agent), 즉 어쨌든 젠더를 걸치거나 전유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는 다른 젠더도 걸칠 수 있는 코기토(cogito)가 암시되어 있다. 보부아르의 설명이 암시하는 것처럼 젠더는 변하기 쉽고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것인가? 이럴 경우 ‘구성‘은 선택의 양상으로 단순화될 수 있는가? 보부아르는 여성으로 만들어진다‘ 고 분명히 밝혔으나 여성은 언제나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문화적 강제 상황 아래에 있다. 그리고 분명히 이 강제는 ‘섹스‘ 에서 온 것이 아니다. 그녀의 설명 어디에도 여성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반드시 여자라는 확언은 없다.
보부아르의 주장대로 "몸이 하나의 상황"13)이라면 언제나 이미(always already) 문화적 의미로 해석되지 않은 몸에 기댈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섹스는 담론 이전의 해부학적 사실성으로 볼 수 없다. 사실, 섹스는 그 정의상, 지금까지 줄곧 젠더였다.
는 것이 밝혀질 것이다.- P99



그러니까 다른 구절들에 대해서는 다 알겠다. 보부아르에게 전데는 구성된 것이라는 것도 알겠고, 코기토가 암시되어 있다는 것도 그래 고개를 끄덕일 수있다. 그렇지만


'보부아르의 설명이 암시하는 것처럼 젠더는 변하기 쉽고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것인가?'


에서는, 보부아르가 젠더는 변하기 쉽고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가, 라는 것에서 좀 갸웃해진다. 보부아르는 분명 여성이 만들어진다고 했고, 그걸 증명하기 위해 신화에서부터 문학작품까지 여성이 어떤 식으로 다뤄졌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여성이 여성의 성기를 가지고 태어나고 생리를 하는 존재이고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여성이 어떤 식으로 취급되어 왔는지, 여성을 한정적 존재로 규정하고 그래놓고서는 한정적인 일밖에 못하는 존재라고 한것까지. 이 암시가 젠더는 변하기 쉽고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그러니까, 그 한계 혹은 제약 자체가 없었다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존재라고 말했기 때문에 온것인가?


'보부아르는 여성으로 만들어진다‘ 고 분명히 밝혔으나 여성은 언제나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문화적 강제 상황 아래에 있다.'


문화적 강제 상황에서 여성(sex) 이 여성으로서(gender) 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적확한 지적인데, 그런데 '이 강제는 섹스에서 온 것이 아니다' 라는 부분에서 나는 대혼란이 오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역할은 여성이 남성의 생식기와 다른 생식기를 가지고 태어난 다름에서 온 것이 아닌가. 그것은 섹스로부터 온 게 아닌가. 여성이 열등한 존재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성에게 낙인찍히는 그 모든 부정적인 성질들은, 그 섹스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닌가. 보부아르가 만들어지는 여성이라고 한 지점은 분명 gender 이긴 하지만 여성(gender)으로 만들어지기 위해 그 전에 여성(sex) 이 있었던게 아닌가, 그렇다면 그 강제는 분명 gender 이되, sex 로부터 온것이 아닌가. 여기서 대혼란 와서 눈알이 팽팽 돌아가는 느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리가레, 자, 이리가레를 아직 읽지 않은 나는 대혼란의 구덩이에 또다시 빠진다.



뤼스 이리가레는 논의를 좀더 복잡하게 끌고 가 여성들이 정체성의 담론 자체 내부의 모순은 아닐지라도, 어떤 역설을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은 ‘하나‘ 의 성이 아니다. 대체로 남성적이고 남근로고스 중심적인 언어 안에서 여성들은 재현 불가능성(theunrepresentable)을 구성한다. 다시 말해, 여성들은 그에 대한 사고가 불가능한 성, 언어의 부재나 불투명성을 대표한다. 뜻이 명료한 일의적 의미화에 기초한 언어 안에서 여성의 성은 규정 불가능성이나 지칭 불가능성을 구성한다. 이런 의미에서 여성들은 하나가 아닌 다수의 성이다. 여성을 타자(other)로 지목하는 보부아르에 반대하면서, 이리가레는 주체와 타자 모두가 폐쇄된 남근로고스중심의 의미화 경제의 남성적인 버팀목이라고 주장한다. 그 닫힌질서는 여성적인 것을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전체화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보부아르에게 여성은 남성의 부정태(the negative)이자 남성적 정체성이 스스로를 그것과 반대되는 것으로 구분하는어떤 ‘결핍‘ 이다. 반면 이리가레에게는 바로 그 특정한 변증법 자체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화 경제를 배척하는 체계를 구성한다.- P102



여성이 하나의 성이 아니라 다수의 성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 그런데 이것이 여성을 타자 라고 표현한 보부아르에 '반대'하는 것이라니. 이 사회의  기준이 남성인 것은 둘이 같이가는데, 그런데 한 쪽은 타자로 말하고 한쪽은 다수의 성으로 말하면서 이것을 '반대'라고 표현하는게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거다. 보부아르에 반대한다? 왜냐하면 여자는 타자가 아니고 다수의 성이기 때문이다?

위의 문장을 여러차례 반복해 읽으면서 대략적으로 내가 이해한 개념은 이렇다.

그러니까 보부아르에게 여성은 남성 기준의 타자였음을 의미하고 그 자체로 타자의 존재를 의미하는데, 이리가레에게 여성은 그 타자라고 보는것 자체가 남성 기준이다, 라는 것이라는 것. 그러니까 남성이라는 기준 자체가 없었다면 여성이라는 것이 규정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 같은데, 이게 그렇게 다른 말인건가?



'이리가레는 주체와 타자 모두가 폐쇄된 남근로고스중심의 의미화 경제의 남성적인 버팀목이라고 주장한다. 그 닫힌질서는 여성적인 것을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전체화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 구절은 이 책, 《젠더 트러블》을 시작하면서 만난 용어 설명의 '강제적 이성애'와 겹친다.


강제적 이성애 (compulsory heterosexuality)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일견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당연하게 보이도록 만든 것은 사실 여자가 여자를,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비정상적이고 이상한 것이라고 만들어버린 규범이다. 따라서 이 규범은 강제적이고 강압적인 것이지 자연스럽거나 당연한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성애는 강제적인 것이다.- P5


동성애는 비정상적인것 이라는 규범 때문에 이성애가 당연해버렸다는 지점. 이리가레가 보부아르의 타자에 반대하는 것도 같은 형식의 비판인건가.


이리가레는 표식하는 자와 표식되는 자가 모두 남)성적인 의미화 양식 속에 있으며, 그 안에서 여자의 몸은 소위 의미화가 가능한 영역으로부터 차단되어 있다고 분명하게 주장한다. 포스트헤겔 시대의 용어로 여성은 소거되는(cancelled) 것이지 보존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이리가레의 해석에서 여성을 ‘생물학적 성‘ 으로 보는 보부아르의 주장은 전복되어, 여성은 자신으로 지칭된 성이기보다는, 타자성의 양식으로 활보하는 또하나의(encore), 체현된(en corps) 남성적 성이라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리가레에게 여자의 성을 의미하는 남근로고스 중심적 양식은 그 자신의 자기 증식 욕망이라는 환영을 영원히 재생산한다. 남근로고스 중심주의는 여성들에게 타자성이나 차이를 부여하는 자기 제한적 언어의 제스처 대신, 여성적인 것을 감추고 그 자리를대신할 이름 하나를 제시하는 것이다.- P108



아 눈알이 팽팽 돌아가고 머리도 팽팽 돌아간다. 이리가레를 먼저 읽었다면 내가 여기에서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까? 만약 젠더 트러블을 원서로 읽을 수 있었다면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까? 어쨌든 젠더 트러블 읽기를 계속할 것이고, 숙제처럼 생각되어졌던 책, 이리가레도 읽어야겠다.



마무리는 아름답게 11월 함께 읽을 도서를 선정하면서 끝맺도록 하겠다.

여러분, 11월 도서는 이리가레, 《하나이지 않은 성》입니다.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리가레의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고, '언젠가 읽어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 표지 좀 봐라.. 겁나 읽기 싫게 생겼어. 너무나 지루하고 재미없게 생겼다. 나 역시 이리가레... 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좀처럼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보부아르 제2의 성도 같이읽기를 하지 않았다면 아직 완독하지 못한 책들중 한 권이었을 터. 자, 여러분, 하나이지 않은 성, 이 숙제를 우리가 시작하면서 동시에 마치자. 11월, 이리가레의 하나이지 않은 성을 함께 읽자. 우리가 함께 읽는다면, 우리는 이리가레의 하나이지 않은 성을 완독할 수 있을 것이야.


정말 저 표지.. 진짜 재미없게 생겼지만, 너무 절판 각으로 생겼지만, 놀랍게도 절판도 품절도 아니다. 살 수 있다. 하나이지 않은 성을 읽으면서, 아 그때 버틀러가 이런 말을 한거구나, 우리 좀 더 알고 좀 더 볼 수 있도록 하자.



책 한 권을 읽으면서 다른 책을 읽기로 계획하는 이토록이나 아름다운 페이퍼를 이쯤에서 마치겠다.


이만 총총.




덧) 젠더 트러블 원서 살까? 검색했다가 155,000원 무슨 일이야.. 이건 페이퍼백이 아니라 하드커버로 사야할 것 같은데 하드커버 155,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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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7-12 1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젠더 트러블>읽으면서 자꾸만 안드로메다로 강제 여행가곤 하는데 이걸 원서로 읽을 생각을 하시다니 정말 다락방님 멋지심요.👍(하드커버 원서 가격 무섭네요!)

다락방 2021-07-12 10:22   좋아요 3 | URL
원서로 읽으면 더 잘 이해될까? 라고 잠시 생각을 해보았지만 감히 원서에 도전하지는 못하겠어요.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저도 읽으면서 자꾸 튕겨져나와요. 뭐라는거야...그나마 좀 알아들을 것 같은 부분에서는 ‘이게 뭔말이야‘ 이러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걍 튕겨져나갑니다. ㅋㅋ 그래도 어떻게든 얻는게 있겠지 싶어서 계속 읽어보려고요. 사실, 빨리 읽어치우고 다른 책 읽고 싶어요. -0-

단발머리 2021-07-12 1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버틀러는 연구자들에게도 어렵다는 평이 있다고 주워들었고요. 그말인즉슨, 원서로 읽어도 다름없이 어려울 거라 예상합니다.
버틀러는 전 좀 더 쉽게 설명한 국내 연구자의 책을 찾고 있습니다(이미 찾으신 분 연락바랍니다^^)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이라고 한 권 뜨기는 하네요.

다락방 2021-07-12 11:21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원서로 읽어도 어렵다는 말을 듣긴 했습니다. ㅠㅠ
언급하신 책은 저도 알라딘 통해 알게 되긴 했는데요, 그러나 그 책은 과연 쉬울것인가.. 싶고요.
아니 단발머리님. 우리 여성주의 책읽기 3년째 하고 있는데, 아직도 버틀러 읽기가 어려워요. 어떻게 해야 돼요? 얼마나 더 해야 이게 안어려워지는 거예요?
그런한편, 이렇게 어렵게 쓰여진 책은 여성주의에 있어서 얼마만큼의 실효성이 있을까, 여성의 삶에 어떤식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좀 마음에서 밀어내게 돼요. 뭔가 의지 뿜뿜 다지기에는 백래시나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같은 책이 더 나은게 아닌가 싶고요.. 하아- 아직 절반도 읽지 못했으니 다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잠자냥 2021-07-12 12:53   좋아요 0 | URL
저는 <젠더는 패러디다 -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 읽기와 쓰기> 책 갖고 있는데요, 이 책도 번역이 그닥...;;; 그런데 문제는 국내 주디스 버틀러 관련 번역은 조현준 이 역자가 다 번역한 것 같은데... (...... 말은 줄이겠습니다)

다락방 2021-07-12 13:37   좋아요 2 | URL
맞아요, 잠자냥 님.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도 이 역자가 쓴 거더라고요? 잠자냥 님이 언급하신 책도 마찬가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 그러면 그냥 젠더 트러블 읽는 대혼란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아서, 참신하고 쉽게 써주는 작가의 새로운 글이 필요합니다, 잠자냥 님!!! 어떻게좀 해주세요, 네?????

난티나무 2021-07-12 1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리가레 음청 어렵다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ㅠㅠ 11월도 문장에 튕겨나가는 달인가요.ㅎㅎㅎ

다락방 2021-07-12 14:02   좋아요 2 | URL
버틀러도 어렵고 이리가레도 어렵고 ㅠㅠ 그런데 이렇게 같이 읽어야만 어려운 책을 어떻게든 읽어내고 그렇게 독서근육 단련도 시킬 수 있을것 같고 그래요 ㅠㅠ

제 생각엔 8,9,10 월 도서가 잘 넘어가고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길 바랍니다. ㅠㅠ
난티나무 님, 화이팅! 우리 모두 화이팅!!

잠자냥 2021-07-12 14:23   좋아요 3 | URL
이리가레 <반사경>은 원래 올 6월에 출간예정이었어요. (페미니즘 책 열심히 출간 중인 꿈꾼문고에서) 그런데 출판사 개인 사정(1인 출판사인 것 같습니다)으로 출간이 연말로 미뤄졌습니다.... 건강 문제인 것 같던데 쾌차해서 얼른 출간되면 좋겠네요.

참고 링크

https://twitter.com/kumkunbooks/status/1392677724959830020

- 2021-07-1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가레 읽지도 않고 이리가레를 좋아했던 저는 음흉한 웃음을 흘리며 그제 받은 택배 <처음읽는 프랑스 현대철학>을 쓰다듬는다 ㅋ 우리의 페미니즘 책읽기는 정말 완벽한 리스트업이란 말씀 ㅋㅋ

잠자냥 2021-07-12 15:41   좋아요 1 | URL
아니, 이리가레 읽지도 않고 좋아하기! 이것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하여 말하기 끝판왕 버전이란 말인가! ㅋㅋㅋ

다락방 2021-07-12 15:4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겨요. 읽지도 않고 좋아하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쨌든 완벽한 리스트업은 저에게 맡기십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7-12 19:3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읽지도 않고 좋아할 정도로 멋진 분이셨다구여 ㅋㅋㅋㅋ 정신분석학의 팔루스중심주의 지적하며 뚝배기 으찌나 대차게 깨버리셨나 라캉학파에서 공식 퇴출 시켜버린 그런 언냐 셨다구 ㅋㅋㅋ (여기서 중요한 건 난 라캉 잘 몰라 ㅋㅋㅋ 읽지않은 라깡ㅋㅋㅋ)

2021-07-12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3 0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3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3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Redman 2021-07-13 09:55   좋아요 0 | URL
보냈습니다!

유수 2021-07-12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쪽에서 멈춰있어요. 뭘 쓸수도 머리에 남은 것도 없어요(!) 이 고비 어떻게 넘어야 할까요ㅋㅋㅋ ‘놀랍게도 절판도 품절도 아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7-13 08:08   좋아요 0 | URL
이게 읽으면서 내가 재미도 있고 공감도 하고 동의도 하고 혹은 반대를 하고 그래야 제가 뭐 쓸 게 생기지 않겠습니까? 근데 이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으니 쓸 게 없어요, 유수 님. 저도 쓰고 싶은데 쓸 게 없어요. ㅋㅋ 아놔 ㅋㅋ 우린 앞으로 어쩌나요. 저는 백쪽 좀 넘긴 시점에서 잠깐 쉬어야겠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저는 이게 완독이 어려울 것 같진 않은데 완독해도 저한테 뭐 남는게 없을것 같아요.

유수님, 8,9,10 월 도서는..재미있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 이 고비를 잘 넘겨봐요! ㅠㅠ

2021-07-13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3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수 2021-07-1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daesan.org/webzine_read.html?uid=3875&ho=89 어젯밤 책 덮고 이 인터뷰 보니까 덜 어려워서 좋았어요. 주디스 언니 얼굴도 보면서 힘내고요... 아직 책을 열진 못합니다만 ㅋㅋ

다락방 2021-07-13 10:03   좋아요 1 | URL
오 인터뷰도 참고할게요, 유수 님! 어휴 읽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고 마음이 바빠요. 그런데 막상 펼치면 멘붕오고... 인생 뭘까요? 하하하하하.

han22598 2021-07-15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하....주디 버틀러..참 멋지게 생기셨던데,
글이 왜케 어려울까요? ㅠㅠ 쉽게 쓰시면 더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지만,
아직 몇 쪽 밖에 안 읽어서, 머라 이야기 하기 좀 그러니. 가열차게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ㅎ


다락방 2021-07-15 09:28   좋아요 0 | URL
너무 학술적 용어가 나와서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쉽게 써줬다면 좋았을 거라는 불만이 생깁니다. 어렵게 쓰면 이것을 실생활에 어떻게 접목시키느냐, 투덜대면서요. 저는 백페이지 좀 넘게 읽었는데 계속 달려보겠습니다. 힘내요, 한님. 빠샤!!
 

강제적 이성애 (compulsory heterosexuality)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일견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당연하게 보이도록 만든 것은 사실 여자가 여자를,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비정상적이고 이상한 것이라고 만들어버린 규범이다. 따라서 이 규범은 강제적이고 강압적인 것이지 자연스럽거나 당연한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성애는 강제적인 것이다. - P5

결국 버틀러는 모든 정체성은 문화와 사회가 반복적으로 주입한 허구적 구성물이라고 주장하며, 그런 의미에서 섹스나 섹슈얼리티도 젠더라고 말한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 "젠더는 없다. 물론 이때의 젠더는 선험적, 근본적, 원래 주어진 젠더를 뜻한다. 모든 것은법과 권력과 담론의 이차적 구성물이기 때문이다. - P31

이 책의 요점은 (가끔 생기는 드래그에 대한 비하에 저항하는 것도중요하기는 하지만) 드래그를 진정한 모범적인 젠더의 표현물로치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젠더의 당연시된 지식이 실제에 대한 선제적이고 폭력적인 경계선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 P67

만일 어떤 사람이 여성이다‘ 라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며, 따라서 그용어는 완전한 의미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이미 젠더화된 사람이 젠더의 특정한 고유장치를 초월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젠더는 다른 역사적 맥락 속에서 늘 가변적이고 모순적으로 성립되었기 때문이며, 담론적으로 성립된 정체성의 인종적, 계급적, 민족적, 성적, 지역적 양상들과 부단히 마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젠더‘ 를 정치적, 문화적 접점에서 분리해내기란 불가능하다. 젠더는 늘 바로 그 접점에서 생산되고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89

게다가 양성의 형태학이나 그 구성상의 이분법으로 (앞으로 문제가 되겠지만) 두 개의 섹스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젠더 또한 둘이어야 한다고 가정할 이유는 없다. - P95

어떤 면에서, 젠더가 구성된다는 개념은 해부학상 서로 다른몸에 각인된 젠더의 의미라는 어떤 결정론을 시사하며, 거기서 몸은 냉혹한 문화적 법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수용자로 이해된다. - P98

한편, 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고 주장한다. 보부아르에게 젠더는 구성된 것이지만 그녀의 공식에는 어떤 행위주체(agent),
즉 어쨌든 젠더를 걸치거나 전유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는 다른 젠더도 걸칠 수 있는 코기토(cogito)가 암시되어 있다. 보부아르의 설명이 암시하는 것처럼 젠더는 변하기 쉽고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것인가? 이럴 경우 ‘구성‘은 선택의 양상으로 단순화될 수 있는가? 보부아르는 여성으로 만들어진다‘ 고 분명히 밝혔으나 여성은언제나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문화적 강제 상황 아래에 있다. 그리고 분명히 이 강제는 ‘섹스‘ 에서 온 것이 아니다. 그녀의 설명 어디에도 여성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반드시 여자라는 확언은 없다.
보부아르의 주장대로 "몸이 하나의 상황"13)이라면 언제나 이미(always already) 문화적 의미로 해석되지 않은 몸에 기댈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섹스는 담론 이전의 해부학적 사실성으로 볼 수 없다. 사실, 섹스는 그 정의상, 지금까지 줄곧 젠더였다.
는 것이 밝혀질 것이다. - P99

또다른 이론가들은 보부아르를 따라 여성적 젠더만이 표시되며, 보편적인 인간과 남성 젠더는 혼용된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여성은 여성이라는 성의 관점에서 규정되는 반면, 남성은 몸을 초월하는 보편적 인성을 가진 존재로 찬미된다. - P101

이리가레는 여성적인 성‘이 언어의 부재지점, 문법적으로 규정된 실체의 실현 불가능성, 따라서 그 실체야말로 남성적 담론의 지속적이고 근원적인 환영이라는 것을 폭로하려 했다. - P103

뤼스 이리가레는 논의를 좀더 복잡하게 끌고 가 여성들이 정체성의 담론 자체 내부의 모순은 아닐지라도, 어떤 역설을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은 ‘하나‘ 의 성이 아니다. 대체로 남성적이고 남근로고스 중심적인 언어 안에서 여성들은 재현 불가능성(theunrepresentable)을 구성한다. 다시 말해, 여성들은 그에 대한 사고가 불가능한 성, 언어의 부재나 불투명성을 대표한다. 뜻이 명료한 일의적 의미화에 기초한 언어 안에서 여성의 성은 규정 불가능성이나 지칭 불가능성을 구성한다. 이런 의미에서 여성들은 하나가 아닌 다수의 성이다. 여성을 타자(other)로 지목하는 보부아르에 반대하면서, 이리가레는 주체와 타자 모두가 폐쇄된 남근로고스중심의 의미화 경제의 남성적인 버팀목이라고 주장한다. 그 닫힌질서는 여성적인 것을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전체화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보부아르에게 여성은 남성의 부정태(the negative)이자 남성적 정체성이 스스로를 그것과 반대되는 것으로 구분하는어떤 ‘결핍‘ 이다. 반면 이리가레에게는 바로 그 특정한 변증법 자체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화 경제를 배척하는 체계를 구성한다. - P102

이리가레는 표식하는 자와 표식되는 자가 모두 남)성적인 의미화 양식 속에 있으며, 그 안에서 여자의 몸은 소위 의미화가 가능한 영역으로부터 차단되어 있다고 분명하게 주장한다. 포스트헤겔 시대의 용어로 여성은 소거되는(cancelled) 것이지 보존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이리가레의 해석에서 여성을
‘생물학적 성‘ 으로 보는 보부아르의 주장은 전복되어, 여성은 자신으로 지칭된 성이기보다는, 타자성의 양식으로 활보하는 또하나의(encore), 체현된(en corps) 남성적 성이라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리가레에게 여자의 성을 의미하는 남근로고스 중심적 양식은 그 자신의 자기 증식 욕망이라는 환영을 영원히 재생산한다. 남근로고스 중심주의는 여성들에게 타자성이나 차이를 부여하는 자기 제한적 언어의 제스처 대신, 여성적인 것을 감추고 그 자리를대신할 이름 하나를 제시하는 것이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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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페니패커 지음, 존 클라센 그림, 김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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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보고 갔지만 너가 내게 최선이었지만, 가까스로 네게 닿았을 때 내가 네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내게 네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 힘든 시간을 거치고 서로만 바라보다 닿았어도 우리는 돌아서기도 한다.
책을 읽을 때보다 책장을 덮고 나서 더 생각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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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소년만을 좋아했었던 마음이, 지금은 이 발끈대는 암컷 여우와 털이 덥수룩한 동생 여우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했다.
그리고 이 둘은 여전히 무사했다. - P285

전쟁은 물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볼라가 피터의 아빠는 어떤 쪽에서 싸우느냐고 물었던 게 기억났다.
피터는 그걸 묻는 이유가 너무 기가 막혀서 볼라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올바른 쪽이오."
"얘, 꼬마야."
볼라가 불렀다. 피터가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도록 한 번더 불렀다.
"넌 이 세상 역사 속에서 틀린 쪽을 위해서 싸움을 시작한 사람이 있는 것 같니?"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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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술을 마시면서 채널을 돌리다가 '홍혜걸'의 강연을 보게 됐다. 그는 자신도 디스크로 고생했다며, 인류가 고안해낸 최고의 운동인 플랭크를 하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얘기했다. 그러니 여러분아 플랭크를 하자! 고.

나야 워낙 플랭크를 사랑하는 사람이니 이 말에 금세 팔랑 넘어갔다. 다른 것도 아니고 플랭크인데!

물론 플랭크를 사랑한다고 해서 내가 매일 플랭크를 한다는 건 결코 아니다. 요가를 사랑하지만 요가를 일주일에 한 번 하고, 플랭크를 사랑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인지는 기억도 안난다. 나는 플랭크의 존재를 사랑한다. 누구나 다 존재만으로 사랑하는 거 있지 않나? 매일 보지 않아도 조카의 존재를 사랑하고 느끼는 것처럼, 매일 하지 않아도 플랭크의 존재를 감사히 여기고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다. 그런참에 홍혜걸의 저얘길 듣노라니, 그래, 이제 다시 플랭크를 좀 만나볼까, 하게 되었고, 단톡방으로 이 얘기를 하노라니 나의 친구들은 '홍혜걸은 좀 걸러도 될 것 같아' 라고 하였지만, '그래도 플랭크 나도 할게' 하여서, 그 날 이후로 나와, 여자1과, 남자1이 플랭크를 시작하였다는 참으로 눈물겹게 아름다운 이야기 되시겠다. 그리하여, 어제는 5일차!!




나는 intermediate 모드로 하고 다른 두 친구들은 비기너로 한다. 비기너의 시작은 15초, 중급자의 시작은 30초. 그리고 어제는 50초 차례였다. 나는 이 앱을 켜두고 어제 50초를 했고, 시작부터 계속 두 셋트를 해왔다. 50초 한 번 하고난 뒤에 다시 한 번 50초.


친구들하고 사흘차 되는 날이었나, 인증하면서, 나는 남자1에게 물었다. 어땠어? 친구는 괜찮았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그럼 두 셋트씩 해보는 건 어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자 남자1은 알겠다고 앞으로 두 셋트씩 해보겠다고 한다. 아아, 나여, 거친 트레이너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생의 사자다 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뜨거운 태양같은 사람이야, 혹독하게 굴려버리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졸지에 플랭크 시키더니 잠시후 두셋트 시켜버리는 나란 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대단하다. 나와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 복근 생겨버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나 여기서 가장 큰 모순은 나에게는 없다. 뱃살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남자1이 두셋트를 한다 하였으니 여자1을 꼬셔야지. 하고 여자 1의 경쟁심을 자극하기 위해, '남자1이 오늘부터 두셋트 하기로 했어' 라고 툭, 던졌다. 그러면 내 머릿속에서는 '뭐라고? 그럼 나도 그럴래!' 하는 각본이 똭 짜여져있었는데, 아아, 우리의 놀라운 여자 1은 이렇게 대답하는 거다.



"난 처음부터 두셋트씩 하고 있었어."



오!

오!

멋져! 언니 짱이야!! 크- 멋짐이 너무 뿜어져 나온다.


다들 처음 해보는 플랭크 챌린지이니만큼 누구는 팔이 아프고 누구는 엉덩이가 아프다고 한다. 나는 '우리의 플랭크가 이 모든 걸 낫게 할거야!' 라며 플랭크 광신론자가 되어 그들을 달랬다. 어제 5일차까지는 무사히 완료하였는데, 앞으로가 문제다. 점점 시간은 늘어나고 우리는 그걸 할 수 있을까. 여러분 힘내!


이번 한달 챌린지 끝나고 다음 기수를 모집할때는(응?) 3셋트 씩으로 가봐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책이 왔다. (네?)




아, 오랜만에 올려보는 책사진이다. 간헐적단식 후에만 책을 사겠다고 해버리니 그 뒤로 책을 살 수가 없어서, 성공하면 다음날 한 권 사는 식으로 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렇다면 저 책 다섯 권은 간헐적 단식 5회를 의미하느냐? 아니다. 그건 아니다. 저기서 간헐적 단식 성공으로 산 건 딱 두 권, 펠리시아의 여정과 아주편안한 죽음 뿐.. 왜냐하면 그렇게 나랑 딜하고나서 간헐적단식 두 번 성공했기 때무네........ 두 권만 살 수 있지......... 그렇다면, 나머지 세 권은 뭔데? 그거슨!!



중고다!

중고!

내가 중고까지 간헐적단식으로 살 순 없잖아? 내가 내게 중고는 간헐적단식과 별개로 아무때나 허용하기로 했다. 간헐적단식 성공으로 내게 줄 수 있는 것은 새 책이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이세계의 룰을 정하는 건 바로 나!!

















그런데!

오늘 박스에서 <종교가 사악해질 때>를 꺼내면서 뭔가 느낌이 쎄했다. 어쩐지.. 집에 가면 이 책이 있을 것 같은 불안한 느낌..

나는 대체적으로 나를 믿는 편이다. 나는 내가 딱히 잘못된 길로 가지 않을 거라는 확신같은 걸 가지고 있다. 그리고 틀릴 일도 거의 없을거라고 나를 믿는 편이다. 그러니까 이십대 중반에 지금의 회사가 아닌 전직장에 다닐 때, 남자 동료랑 술을 거하게 마신 적이 있다. 둘이 몇차까지 갔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말 많이 마셨다. 그 때 내 나이가 스물넷인가, 뭐 그랬을 것이다. 그 남자 직원은 스물 아홉이었나? 여튼 그 직원하고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고 다음날 힘들게 출근해서 그 직원을 만났는데 그 직원이 어제 다 기억나냐고 그러는거다. 그래서 잘 모르겠다, 나중에는 기억이 희미하다, 라고 했다. 그러자 이 남직원이 그러는거다.


"그럼 그거 기억 안나겠네. 나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한 거."


이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장난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를 뭘로 보고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뻥치지마요."

"아, 진짜 기억못하네 서운하다. 나 좋아한다고 했어."

"그럴 리 없다니까."

"아냐, 나 좋아한다고 고백했다니까?"

"아이참, 내가 물론 술 취해서 그런 실수를 할 수 있겠지만, 그건 내가 **씨를 좋아하는 마음이 평소에 있었어야 하는 실수인거지. 내 마음속에 **를 좋아하는 마음이 하나도 없는데 술 취했다고 고백하진 않지. 그건 거짓말이니까. 나 술 취해도 거짓말은 안해. 내가 **씨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건 아예 있을 수가 없는 일이야."

"아.. 안속네."


이렇게 된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내가 아무리 술이 취하고 필름이 끊겼어도 저 남직원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했을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내가 그렇게 했을리가 없다고 나를 믿고 있었다. 왜냐하면 안좋아했거든. 평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헐, 혹시라도 내가 그런건가?' 하고 나 자신을 좀 의심해보기는 하겠지만, 저 남직원을 좋아하는 마음은 진짜 1도 없었단 말야. 어디서 구라야 구라는....


이렇게 내가 나를 믿고 의지하지만, 책을 구매하는 것에 있어서는 아아, 나여, 나는 내게 확신이 없다. 이미 그런 실수가 빈번히 일어났던 바. 나는 종교가 사악해질 때를 박스에서 꺼내면서, 아아, 뭔가 쎄한데..하였고, 그래서 이 계정으로 구매함에 쳐넣었더니 검색되지 않았다. 휴, 다행이다. 그래서 다른 계정으로 검색해서 쳐 넣었는데 저거 딱 한 권 나왔다. 그러니까 이번 주문에 해당하는 것. 그래, 그렇다면 안샀겠구나. 그렇겠지.. 했는데도 뭔가 나를 온전히 믿을 수 없는 이 불안한 마음...


왜죠?


여튼 그렇다는 얘기다. 나는 나를 대체로 믿지만 나는 나를 믿지 못할 때가 있다..뭐, 그런 얘기. 킁킁.

인생이여..



지난번에 내가 중고책을 팔고 있다고 페이퍼를 쓴 적이 있는데 그 뒤로 몇 권이 팔렸다. 게다가 며칠전 주문은 대량구매였어..라고 하지만 내가 워낙 책을 저렴하게 내놔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섯권 팔았는데 만원좀 넘게 들어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그 분이 좋은 평을 써주셨다.




그리고 지금은 이런 책이 남아있는데, 다 상태도 좋은 책이니 여러분 얼른 구입해..





아니, 그리고 말이지, 알라딘은 참... 적립금 때문에 나를 늘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그러니까 내가 중고책을 왜 샀느냐면,




저기 <몰별전용적립금> 에 1,000원이 있기 때문이었다. 저게 알라딘 중고를 살 때만 쓸 수 있는 적립금이란 말이다. 저게 왜 생겼냐면 아마도 내가 중고거래를 했기 때문에 줬던 것 같은데..여튼 그래서 저걸 써서 내가 중고를 샀단 말이지. 그런데 어제 보니까 저게 또!! 생긴거다. 아놔 진짜 스트레스.............저거 쓰려고 또 중고 하나 사야되는 거다. 인생.............그렇다면 '그러니까 주지마!'라고 할것인가, 라고 하면 그건 아닌것이고, '천원 때문에 만원 쓰지말고 무시해' 라고 내가 내게 말했지만 천원을 무시하고 싶은 마음이 코딱지만큼도 없는 거다. 저 천 원을!! 가치있게! 쓰고싶어!!!!!!!!!! 그러려면!! 책을!! 사야해!!!!!



아무튼 내가 오늘 기분이 쪼끔 좋은데, 왜냐하면 금요일이고, 심지어 월급날이지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잠깐 스쳐지나가더라도 통장에 돈이 꽂힌다는 것은 넘흐 기쁜일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 내일은 혼술할 안주도 잔뜩 준비해놓았다. 기대돼.......삶은 언제나 반짝이는 기대로 가득차있어. ♡


그러다가도 젠더트러블 생각하면 가슴이 꽉 막혀버린다... 젠더 트러블.. 해제 읽다 덮어서 치워놔버려써...
















아 맞다. 요즘은 《소피의 선택2》를 읽는 중인데, 재미있게 읽고 있지만, 소피가 사랑하는 남자가 약물중독인 걸 알면서부터 나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는데...... 약물중독하고 사귀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약물 때문에 극도로 기분 좋아졌다가 갑자기 다운되면서 때리는 그런 남자, 사랑하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면서 스트레스가 너무 치솟아. 나는 마약 중독, 약물 중독, 알콜 중독 이런거 책에서 보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힘들다 ㅠㅠ


















아무튼 여러분 그러면 행복한 금요일 보내세염~~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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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똑똑한 사람들의 가장 강력한 특징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1-08-03 11:39 
    언제부턴가 드문드문 집어드는 책 종류에 ‘뇌과학’분야가 끼어들기 시작했다. 나 자신의 문제에서 시작된 심리학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무의식 영역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리고 의식/무의식에 관여하는 뇌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지치기를 하고 있는 중인데, 뇌과학🧠이 제일 좋다. 마음이 편해진달까. 주 양육자와의 관계, 다뤄지지 않은 어린시절 무의식적 상처에서 출발해 결국 사회적 관계와 구조의 문제까지를 생각하지 아니할 수 없게 하는 심리학에 비한다면 뇌과학이
 
 
청아 2021-07-09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 또 다락방님께 자극 받았어요! 플랭크 앱만 깔아두었었는데 오늘부터 플랭크랑 스쿼트 고고👆

다락방 2021-07-09 09:37   좋아요 2 | URL
스쿼트도 해야 되는데.. 그걸 안하네요 제가. 저 예전엔 스쿼트 정말 열심히 했었거든요. 우울한 사람도 스쿼트하면 그렇게 좋다는데, 그리고 나이들면서 하체근육 진짜 중요해서 스쿼트 꼭 해야 한대요! 저도 마음 먹고 스쿼트도 좀 도전해야겠어요!

잠자냥 2021-07-09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플랭크앱도 있군요. 전 심심하면 그냥 하는데 대충 30초에서 1분 사이 합니다. 저도 앱 깔아야겠어요.
그나저나 저 이상해요. 왜 이 글 읽은 기억이 나지?? 다락방님이 회사 동료하고 술 거하게 마셨는데, 동료가 그 다음날 너가 나 좋아한다했다-아니다 난 그런적 없다...-정말 다부장 말이 옳았다... 이 에피소드 읽은 기억이 나요. 제가 이상한 것인가. 아니면 다부장은 이제 ㅋㅋㅋㅋㅋㅋ 샀던 책도 또 사듯 썼던 글도 또 쓰는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7-09 09:39   좋아요 1 | URL
저 이거 썼었어요 예전에. 언제, 왜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저 썼던 글 또 쓴 적 여러번입니다. 소재라는 것은 늘 고갈되기 마련이므로 우려먹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님 테니스 치시는 페이퍼 읽었을 때도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심심하면 플랭크라니. 아아, 너무 멋짐 뿜뿜하는 거 아닙니까? 적당히 멋지세요, 적당히....

잠자냥 2021-07-09 09:41   좋아요 2 | URL
하지만 전 복근은 없습니다. 맥주를 넘나 사랑해서........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7-09 09:48   좋아요 3 | URL
술을 사랑하는 자는 복근을 탐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 세계의 룰입니다.............
저는 소주랑 와인을 사랑합니다.......................

유부만두 2021-07-09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유퀴즈에 플랭크 장인이 나온 적 있어요. 전 그거 보면서 다락방님 생각했어요. 다락방님 연관 단어는 플랭크, 양치질, … 잊기 … 입니다.

다락방 2021-07-09 09:5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플랭크 장인 나왔다는 것만 트윗에서 본 적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플랭크에 제 생각이라면 제가 플랭크를 잘해야겠지만 그렇다고 또 딱히 잘하는 건 아니라서.... 참으로 민망하기 짝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플랭크는 완벽한 운동인 것입니다! 심지어 시간도 얼마 안걸려요!! 라고 말하지만 플랭크를 하는 중에는 시간이 너무 안흐릅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1-07-09 1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막 두 세트의 유혹에 넘어가신 그 분이 떠올라 자꾸 웃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푸핫!

다락방 2021-07-09 10:16   좋아요 2 | URL
사람이 참 착해서 유혹에 잘 넘어와요. 고민없이 넘어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산가서 격려주 한 잔 사줘야 되는데, 코로나 확진자 미쳤네요 ㅠㅠ

수이 2021-07-09 1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플랭크는 차마 도전할 수 없지만 친구들의 플랭크 한달 챌린지를 무조건 응원합니다. 모두 왕자 금세 생길 거 같은 느낌이라니......

다락방 2021-07-09 11:13   좋아요 1 | URL
비타님의 응원은 너무 감사히 받겠습니다만,
왕자.. 는... 그러니까, 배에 살이 없어야 되는 것입니다.......(쓸쓸히 돌아선다)

blanca 2021-07-0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오늘 오랜만에 요가했는데 왜 갑자기 두통이 빠직. 아... 이젠 그런 나이가 된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며 갑자기 의기소침해지고. 요가를 하면 기분이 좋아져야 하는데 우울감이 물밀듯 밀려오고...그랬어요.

ㅋㅋ 나 요새 책 두 권씩 아주 천천히 시키고 그 두 권 시킬 때도 진정 이 책을 사서 봐야 하나를 두 번 질문하고 있어요. 처절하죠.

금요일의 월급날 너무 아름답네요. 듣기만 해도! 캬.

다락방 2021-07-09 16:13   좋아요 0 | URL
저도 요즘엔 아주 오랜만에 요가를 하곤 해요. 일주일에 한 번정도요. 일주일에 한 번 하니까 한시간은 하자..라고 강도 세지 않은 걸로 재생시켜두고 한답니다. 음 별로 빡센 거 아니네, 라고 하면서도 하고 나면 다음날 근육통이 와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앞으로 책 살 때 두번씩 질문해야겠네요. 사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집이 창고가 되겠어요. 그래서 아주 부지런히 팔고 있답니다. 그런데 부지런히 읽어야 부지런히 팔텐데 읽는 속도는 또 너무 느려서.. 하아.

저 이제 두시간만 있으면 퇴근이에요. 씐나요! >.<

독서괭 2021-07-09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난 이미 두세트씩 하고 있어- 이분 너무 멋진데요? 으으 저는 격일로 아침달리기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오늘 하는 날인데 둘쨰가 밤새 잠꼬대로 소리지르고 안아달라 하고 그러는바람에 못 일어났습니다ㅜㅜ / 중고거래 평 올리신 거 제가 쓴 건 줄 알았어요. 얼마전에 중고거래로 5권을 사고 진짜 비슷한 평을 올렸거든요 ㅋㅋ 중고는 간헐적단식에서 빠지는 거라니 다락방님 천재 ㅋㅋㅋㅋ

다락방 2021-07-09 16:59   좋아요 2 | URL
헉. 혹시 독서괭님이 저한테 다섯권 사가신 분 아니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격일 아침달리기라니, 정말 대단하세요, 독서괭님. 독서괭님이 잭 리처보다 빠르게 달리실 거라는데 오백원 겁니다. 저는 제 인생에 달리기는.. 신체적 특성 때문에.......없을 것 같아요. -0-

일주일에 한 번 요가, 매일 짧게 플랭크라도 꾸준히 하는 걸로...

중고는 간헐적단식에서 빠지니 그래도 좀 살만해졌습니다. 역시 사람이 제 살길은 제가 찾아야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21-07-11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플랭크 한달 챌린지 무사히 성공👍🏻하길 빌게요!! 🙏🏻
여자1분은 이미 하고 계셨다는 것에 놀라고..
그리고.. 다음 기수엔 3세트요!? ㄷㄷㄷ

다락방 2021-07-12 09:17   좋아요 1 | URL
일단 이번 기수를 마치고 다음 기수에 함께할지 어떨지는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ㅋㅋㅋㅋㅋ

- 2021-07-12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의 친구들에게 복근은 과연 생길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7-12 15:45   좋아요 1 | URL
5세트까지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3=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