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술을 마시면서 채널을 돌리다가 '홍혜걸'의 강연을 보게 됐다. 그는 자신도 디스크로 고생했다며, 인류가 고안해낸 최고의 운동인 플랭크를 하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얘기했다. 그러니 여러분아 플랭크를 하자! 고.
나야 워낙 플랭크를 사랑하는 사람이니 이 말에 금세 팔랑 넘어갔다. 다른 것도 아니고 플랭크인데!
물론 플랭크를 사랑한다고 해서 내가 매일 플랭크를 한다는 건 결코 아니다. 요가를 사랑하지만 요가를 일주일에 한 번 하고, 플랭크를 사랑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인지는 기억도 안난다. 나는 플랭크의 존재를 사랑한다. 누구나 다 존재만으로 사랑하는 거 있지 않나? 매일 보지 않아도 조카의 존재를 사랑하고 느끼는 것처럼, 매일 하지 않아도 플랭크의 존재를 감사히 여기고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다. 그런참에 홍혜걸의 저얘길 듣노라니, 그래, 이제 다시 플랭크를 좀 만나볼까, 하게 되었고, 단톡방으로 이 얘기를 하노라니 나의 친구들은 '홍혜걸은 좀 걸러도 될 것 같아' 라고 하였지만, '그래도 플랭크 나도 할게' 하여서, 그 날 이후로 나와, 여자1과, 남자1이 플랭크를 시작하였다는 참으로 눈물겹게 아름다운 이야기 되시겠다. 그리하여, 어제는 5일차!!
나는 intermediate 모드로 하고 다른 두 친구들은 비기너로 한다. 비기너의 시작은 15초, 중급자의 시작은 30초. 그리고 어제는 50초 차례였다. 나는 이 앱을 켜두고 어제 50초를 했고, 시작부터 계속 두 셋트를 해왔다. 50초 한 번 하고난 뒤에 다시 한 번 50초.
친구들하고 사흘차 되는 날이었나, 인증하면서, 나는 남자1에게 물었다. 어땠어? 친구는 괜찮았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그럼 두 셋트씩 해보는 건 어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자 남자1은 알겠다고 앞으로 두 셋트씩 해보겠다고 한다. 아아, 나여, 거친 트레이너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생의 사자다 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뜨거운 태양같은 사람이야, 혹독하게 굴려버리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졸지에 플랭크 시키더니 잠시후 두셋트 시켜버리는 나란 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대단하다. 나와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 복근 생겨버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나 여기서 가장 큰 모순은 나에게는 없다. 뱃살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남자1이 두셋트를 한다 하였으니 여자1을 꼬셔야지. 하고 여자 1의 경쟁심을 자극하기 위해, '남자1이 오늘부터 두셋트 하기로 했어' 라고 툭, 던졌다. 그러면 내 머릿속에서는 '뭐라고? 그럼 나도 그럴래!' 하는 각본이 똭 짜여져있었는데, 아아, 우리의 놀라운 여자 1은 이렇게 대답하는 거다.
"난 처음부터 두셋트씩 하고 있었어."
오!
오!
멋져! 언니 짱이야!! 크- 멋짐이 너무 뿜어져 나온다.
다들 처음 해보는 플랭크 챌린지이니만큼 누구는 팔이 아프고 누구는 엉덩이가 아프다고 한다. 나는 '우리의 플랭크가 이 모든 걸 낫게 할거야!' 라며 플랭크 광신론자가 되어 그들을 달랬다. 어제 5일차까지는 무사히 완료하였는데, 앞으로가 문제다. 점점 시간은 늘어나고 우리는 그걸 할 수 있을까. 여러분 힘내!
이번 한달 챌린지 끝나고 다음 기수를 모집할때는(응?) 3셋트 씩으로 가봐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책이 왔다. (네?)
아, 오랜만에 올려보는 책사진이다. 간헐적단식 후에만 책을 사겠다고 해버리니 그 뒤로 책을 살 수가 없어서, 성공하면 다음날 한 권 사는 식으로 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렇다면 저 책 다섯 권은 간헐적 단식 5회를 의미하느냐? 아니다. 그건 아니다. 저기서 간헐적 단식 성공으로 산 건 딱 두 권, 펠리시아의 여정과 아주편안한 죽음 뿐.. 왜냐하면 그렇게 나랑 딜하고나서 간헐적단식 두 번 성공했기 때무네........ 두 권만 살 수 있지......... 그렇다면, 나머지 세 권은 뭔데? 그거슨!!
중고다!
중고!
내가 중고까지 간헐적단식으로 살 순 없잖아? 내가 내게 중고는 간헐적단식과 별개로 아무때나 허용하기로 했다. 간헐적단식 성공으로 내게 줄 수 있는 것은 새 책이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이세계의 룰을 정하는 건 바로 나!!
그런데!
오늘 박스에서 <종교가 사악해질 때>를 꺼내면서 뭔가 느낌이 쎄했다. 어쩐지.. 집에 가면 이 책이 있을 것 같은 불안한 느낌..
나는 대체적으로 나를 믿는 편이다. 나는 내가 딱히 잘못된 길로 가지 않을 거라는 확신같은 걸 가지고 있다. 그리고 틀릴 일도 거의 없을거라고 나를 믿는 편이다. 그러니까 이십대 중반에 지금의 회사가 아닌 전직장에 다닐 때, 남자 동료랑 술을 거하게 마신 적이 있다. 둘이 몇차까지 갔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말 많이 마셨다. 그 때 내 나이가 스물넷인가, 뭐 그랬을 것이다. 그 남자 직원은 스물 아홉이었나? 여튼 그 직원하고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고 다음날 힘들게 출근해서 그 직원을 만났는데 그 직원이 어제 다 기억나냐고 그러는거다. 그래서 잘 모르겠다, 나중에는 기억이 희미하다, 라고 했다. 그러자 이 남직원이 그러는거다.
"그럼 그거 기억 안나겠네. 나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한 거."
이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장난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를 뭘로 보고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뻥치지마요."
"아, 진짜 기억못하네 서운하다. 나 좋아한다고 했어."
"그럴 리 없다니까."
"아냐, 나 좋아한다고 고백했다니까?"
"아이참, 내가 물론 술 취해서 그런 실수를 할 수 있겠지만, 그건 내가 **씨를 좋아하는 마음이 평소에 있었어야 하는 실수인거지. 내 마음속에 **를 좋아하는 마음이 하나도 없는데 술 취했다고 고백하진 않지. 그건 거짓말이니까. 나 술 취해도 거짓말은 안해. 내가 **씨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건 아예 있을 수가 없는 일이야."
"아.. 안속네."
이렇게 된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내가 아무리 술이 취하고 필름이 끊겼어도 저 남직원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했을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내가 그렇게 했을리가 없다고 나를 믿고 있었다. 왜냐하면 안좋아했거든. 평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헐, 혹시라도 내가 그런건가?' 하고 나 자신을 좀 의심해보기는 하겠지만, 저 남직원을 좋아하는 마음은 진짜 1도 없었단 말야. 어디서 구라야 구라는....
이렇게 내가 나를 믿고 의지하지만, 책을 구매하는 것에 있어서는 아아, 나여, 나는 내게 확신이 없다. 이미 그런 실수가 빈번히 일어났던 바. 나는 종교가 사악해질 때를 박스에서 꺼내면서, 아아, 뭔가 쎄한데..하였고, 그래서 이 계정으로 구매함에 쳐넣었더니 검색되지 않았다. 휴, 다행이다. 그래서 다른 계정으로 검색해서 쳐 넣었는데 저거 딱 한 권 나왔다. 그러니까 이번 주문에 해당하는 것. 그래, 그렇다면 안샀겠구나. 그렇겠지.. 했는데도 뭔가 나를 온전히 믿을 수 없는 이 불안한 마음...
왜죠?
여튼 그렇다는 얘기다. 나는 나를 대체로 믿지만 나는 나를 믿지 못할 때가 있다..뭐, 그런 얘기. 킁킁.
인생이여..
지난번에 내가 중고책을 팔고 있다고 페이퍼를 쓴 적이 있는데 그 뒤로 몇 권이 팔렸다. 게다가 며칠전 주문은 대량구매였어..라고 하지만 내가 워낙 책을 저렴하게 내놔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섯권 팔았는데 만원좀 넘게 들어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그 분이 좋은 평을 써주셨다.
그리고 지금은 이런 책이 남아있는데, 다 상태도 좋은 책이니 여러분 얼른 구입해..
아니, 그리고 말이지, 알라딘은 참... 적립금 때문에 나를 늘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그러니까 내가 중고책을 왜 샀느냐면,
저기 <몰별전용적립금> 에 1,000원이 있기 때문이었다. 저게 알라딘 중고를 살 때만 쓸 수 있는 적립금이란 말이다. 저게 왜 생겼냐면 아마도 내가 중고거래를 했기 때문에 줬던 것 같은데..여튼 그래서 저걸 써서 내가 중고를 샀단 말이지. 그런데 어제 보니까 저게 또!! 생긴거다. 아놔 진짜 스트레스.............저거 쓰려고 또 중고 하나 사야되는 거다. 인생.............그렇다면 '그러니까 주지마!'라고 할것인가, 라고 하면 그건 아닌것이고, '천원 때문에 만원 쓰지말고 무시해' 라고 내가 내게 말했지만 천원을 무시하고 싶은 마음이 코딱지만큼도 없는 거다. 저 천 원을!! 가치있게! 쓰고싶어!!!!!!!!!! 그러려면!! 책을!! 사야해!!!!!
아무튼 내가 오늘 기분이 쪼끔 좋은데, 왜냐하면 금요일이고, 심지어 월급날이지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잠깐 스쳐지나가더라도 통장에 돈이 꽂힌다는 것은 넘흐 기쁜일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 내일은 혼술할 안주도 잔뜩 준비해놓았다. 기대돼.......삶은 언제나 반짝이는 기대로 가득차있어. ♡
그러다가도 젠더트러블 생각하면 가슴이 꽉 막혀버린다... 젠더 트러블.. 해제 읽다 덮어서 치워놔버려써...
아 맞다. 요즘은 《소피의 선택2》를 읽는 중인데, 재미있게 읽고 있지만, 소피가 사랑하는 남자가 약물중독인 걸 알면서부터 나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는데...... 약물중독하고 사귀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약물 때문에 극도로 기분 좋아졌다가 갑자기 다운되면서 때리는 그런 남자, 사랑하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면서 스트레스가 너무 치솟아. 나는 마약 중독, 약물 중독, 알콜 중독 이런거 책에서 보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힘들다 ㅠㅠ
아무튼 여러분 그러면 행복한 금요일 보내세염~~ 빨빨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