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속삭임 위픽
예소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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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없는 것도 시끄러운 것도 사실은 조금 아프다는 표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조금 덜 아프기 위해서는 서로 속삭일 수 있는 자리에 있어야 하는건 아닐까. 비밀이 아니지만 마치 비밀을 나누는 것처럼 속삭일 수 있는 바로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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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새 스토리콜렉터 78
수재나 존스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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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신이 지진새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지진이 오기 바로 직전 울음으로 알려주는 지진새. 내가 있는 곳은 죽음이 찾아들지, 라는 생각이 그녀를 지배했다. 나는 불행을 몰고다닌다. 그랬다, 그녀를 신뢰하는 사람이 나타나 손을 내밀어주기 전까지는. 그 신뢰가 성애적이 아닌게 특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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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7-19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찡~~ 하게 울리네요.
그 신뢰가 성애적이 아닌게 특히 좋았다...

다락방 2025-07-19 22:39   좋아요 1 | URL
우리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람에게 도움을 받게 되는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이 삶을 더 낫게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그게 인간생활의 묘미인듯 합니다.
 

프라하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는 영화를 보기도 하고 TV 프로그램을 보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고든 램지의 미식 여행-스페인편> 이었다. 이건 지금 검색해도 유튜브에도 안나오고 따로 블로그 후기에도 안나오는 걸 보니 국내에서는 방송하지 않는 프로그램인것 같다. 제목 그대로 고든 램지가 프랑스인, 이탈리아인 친구와 스페인으로 여행을 가서 현지의 레스토랑에 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또 현지의 음식을 자기들이 직접 만들어 먹어보기도 하는 것이었다. 


스페인편이라길래 스페인이 워낙 음식으로도 유명하니 재미있겠다 하고 시청을 시작했는데, 나는 <말라가 해변 레스토랑>이라는 놀라운 장소를 알게된다. 사실 정식 이름이 말라가 해변 레스토랑인지는 모르겠다. 정보가 없어서 정확한 식당명을 찾을 수가 없고 내가 메모를 그렇게 해놨더라. 하여간 이 레스토랑은 이름 그대로 말라가 해변에 있는 큰 레스토랑인데 사이즈가 어마어마하고 사람들이 엄청 많다. 실내가 아니라 실외인데 해변가 야외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진짜 테이블이 엄청나게 많고 그 테이블에 또 사람이 엄청나게 많고 그들 사이로 웨이터들이 음식 담긴 접시를 여러개 들고 다니면서 손님에게 놓아준다. 그런데 이곳의 특이한 점은, 메뉴가 없다는 것. 메뉴가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 일단 처음 드는 생각은 '아, 단일 메뉴인가보다!' 인데, 오오, 그게 아니었다. 이곳에는 메뉴가 없고 그래서 손님이 직원에게 나 뭘 주시오, 라고 주문할 수가 없다. 대신, 웨이터들이 서빙할 수 있는 요리를 가지고 다니면서 자신이 뭘 가지고 있는지 외치면, 앉아있던 손님이 '나 그거 하나 주시오!' 하면 그 접시를 내려놓는 식인거다. 그러니까 한 웨이터가 "홍합찜입니다!" 한다던가, 또다른 웨이터는 "빠에야입니다!" 이렇게 외치면, 여기저기서 손님들이 "나는 빠에야 두 개줘요!" 이런식으로 식사를 한다는 거다. 계산은 식사후에 접시의 개수를 세서하는데, 모든 메뉴가 동일한 금액이라 가능하단다. 오...


고든 램지는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식당을 운영하게 됐냐 사장에게 물었다. 사장은 자신의 할머니때부터 해오던 식당인데, 할머니가 당시에 글을 모르는 분이셨다고 한다. 그래서 손님으로부터 구두로 주문을 받으면 그 음식을 만들어줬는데, 어느날은 손님이 많아서 일일이 다 주문을 받기가 힘들어, 아들이 어머니에게 "일단 음식을 뭐든 만들어 줘봐요, 내가 팔아볼게" 했다는거다. 그 때부터 그냥 그렇게 쭉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 오, 너무 신기해.. 정말이지 너무 신기하다. 역시 세상은 넓고 내가 모르는 일은 무수히 많구나. 그래서 아주 재미있게 봤다. 이거 시리즈를 다 보고 싶은데 어디서 하지를 않는것 같네요. 그렇다면 다음번에 비행기 탈 때... 노려봐야 하나요.. 업데이트 가능한 부분?
















아, 이 책 참 재미있게 읽었다. 


처음 부분에서는 책의 화자인 편집자가 출판사에 자신의 원고를 주기 위해 찾아온 남자의 외모를 묘사한다.


나는 여자도, 화가도 아니다. 나는 남성의 아름다움에 별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모자에 배지를 단 이 신사의 외모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의 큰 근육형 얼굴은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 있다. 진짜 그리스인 같은 매부리 코, 얇은 입술, 그리고 아름다운 파란 눈의 그 얼굴은 선한 기운으로 빛이 났고, 뭐라고 이름 붙이기 어려운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 -P.8



사람의 외모에 대한 감상 혹은 평가는 정말 주관적인 것이지만, 나는 위의 묘사에서 '얇은 입술'에 갸우뚱해졌다. 좋은 인상에 얇은 입술은 영향을 주는가? 사실 나는 얇은 입술의 남자를 딱히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의 얇은 입술은 나에게 긍정적이지 않다. 그리고 코..


남매 단톡방에서 코 얘기가 나왔다. 여동생이 달리기하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콧구멍이 너무 크게 나온것 같다는거다. 그래서 나는 "그건 콧구멍이 커서 그런거 아닐까?" 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이어지는 대화.


다락방: 나 예전에 칠봉이가 나한테 콧구멍이 살짝 위로 들려있다고 들창코처럼

다락방: 그래서 코 안이 보인다고 하더라고?

여동생: 그래서 헤어진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콧구멍 때문에 나는 헤어짐을 맞이하게 된것인가 .....칠봉아, 내 콧구멍이 문제였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 콧구멍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해.....(아련)


아무튼 매부리코 남성이 출판사에 찾아와 원고를 건넨다. 자신은 작가를 지망한다는 말과 함께. 



"편집장님 앞에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초보 작가로 출발해 보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늦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p.11


아, 이런 마인드 너무나 좋지 않나요. 내 나이가 많아서, 이제 와서 어떻게 해, 라는게 아니라 늦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 낫지, 하는거 말이다. 나도 목표를 가지고 있다. 노안이 와서 책 읽는 것도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인생 작품 하나 써야되지 않겠냐. 하여간 내가 영어로 로맨스 소설 써가지고 뉴욕 출판사에 보내버릴 것이다. 내가 이번에 체코 가보니까 앨리 헤이즐우드, 콜린 후버 책이 죄다 체코어로도 번역되어 있더라. 한국어로 써서 체코어로 번역되는 것보다 영어로 써서 체코에 번역되는게 더 빠를 것 같다. 내가 영어로 로맨스 소설 써가지고 뉴욕 출판사에 보낸 다음에 독일에 가도 체코에 가도 매대에서 내 책을 볼 수 있게 할것이다. 문제는 아직 사랑 이야기에 대한 감이 안잡혀서.. 아무튼 내가 나이 많다고 포기하는 대신에, 늦더라도 안하는 것보다 낫지, 영어로 로맨스 소설 쓰기 한 번 도전해보도록 하겠다. 언제쯤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 머릿속에 내가 쓰게될 로맨스 소설 생각이나 하자. 일단 여자주인공은 중년의 근육질 여성으로 하고(닥쳐!) 남자는... 근육질 남성으로 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이는 아직 미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으른의 로맨스 그리도록 하겠다. 이번에 체코 가서도 느낀건데, 로맨스 소설 시장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안에서 보는 것과 대한민국 밖에서 보는 것이 너무나 다르다. 이거 되게 큰 시장이야. 내가 지금 돈을 못벌어서 초조하지만 여하튼 로맨스 소설로 인생 대박 한 번 쳐봐야겠다. 언제가 될지 아직은 확실히 모르지만 여러분은 세계를 여행하다가 나의 책을 만나게 될것이다.. 샤라라랑~



취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곧 가벼운 어지러움을 느꼈다. 기분 좋은 한기가 가슴에 느껴졌고 행복하고 격정적인 상태가 시작되었다. 특별히 눈에 띄는 전환점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나는 갑자기 몹시 즐거워졌다. 공허함과 지루함이 완전한 즐거움과 기쁨으로 바뀌었다. 나는 웃기 시작했다. 갑자기 수다를 떨고 싶고, 웃고 싶고, 사람이 그리워졌다. 돼지고기를 씹으면서 나는 삶이 충만한 느낌, 삶이 만족스러운 것 같은 느낌, 행복한 것 같은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P.64


ㅋ ㅑ ~


내가 진짜 이런 기분 잘 느낀다.

일전에 치앙마이 가서 혼자 소주 마시면서 ㅋ ㅑ ~ 이런게 진짜 행복 아니냐, 너무 행복해서 욕나온다 했었는데,

이번에 드레스덴에서도 김치찌개에 소주 마시면서 ㅋ ㅑ ~ 진짜 행복하다, 생각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소주를 마셔서 행복해진건가 행복하니까 소주를 마시는건가, 알 수 없게 되어버렸고,

그런데 먹고 싶었던 음식과 술을 마시니 너무 좋은거다. 


프라하에서도 그랬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저녁, 좀 이른 시간에 나는 노천 레스토랑에 자리 잡았다. 나 맥주만 마실게, 라고 말했고 직원은 어떤 맥주 줄까, 해서 다크로 달라고 해서 딱 앉아가지고 책을 읽으면서 맥주를 한 잔 하려고 했단 말이다. 한 잔만 마신 후에 쌀국수 먹으러 가서 화이트와인 마셔야지~ 눈누난나~ 계획하고 있었는데,

아아 여행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바로 1분 앞의 일도 모르지않나.


맥주 한 잔을 다 비워갈무렵 비어있던 야외테이블들에 점점 사람들이 가득차기 시작했다. 내 오른쪽 바로 옆자리에는 노부부 세커플이 와서 메뉴판을 보며 뭘 먹을지 의논하고 오래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나보다 먼저 와서 식사를 마쳤던 저쪽 커플들이 계산하고 내 앞을 지나가면서, 메뉴판을 보던 그들에게 자기들 여기서 식사를 맛있게 했다면서 메뉴를 추천해주는거다. 남자는 치킨에 치즈가 함께나온걸 먹었는데 맛있었다고 하고 여자는 뇨끼 먹었는데 좋았다고 하는거다. 


뇨...끼?

여기 뇨끼가 있어?

오, 나 뇨끼 먹을까?

아니야 나 쌀국수 먹기로 했잖아?

쌀국수는 한국 가서 먹어. 여기서는 뇨끼 가자.


그래가지고 나는 직원에게 메뉴판을 달라한 뒤 뇨끼를 찾아보고 <홈메이드 뇨끼>가 세종류가 있다는 걸 보았고, 그래서 그 중 하나를 주문했다. 직원은 원 모어 비어? 불었고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갑자기, 예정에 없던 뇨끼를 야외에서 먹어버린 사연.



시금치와 함께 나온 뇨끼는 담백했다.

아 너무 행복했다.

맛있는 음식과 이 분위기와 맥주. 언제까지라도 이곳에 앉아있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행복하다.. 내일 돌아가야 하는게 아쉽다.. 이러면서 자꾸만, 자꾸만 앉아있었다.

두번째 맥주도 다 마셨다. 하나 더 마실까? 아니야 그만 마셔.. 보통 혼자 여행할 때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데, 세번째 맥주 콜? 혼자 갈등하고 있는데, 직원이 나의 빈 맥주잔을 보았습니다. 네...


"원 모어 비어?"

"예스, 원 모어 비어 플리즈!"


그렇게 맥주를 세 잔이나 마시고 배도 부르고 알딸딸하고.. 쌀국수.. 못먹으러 갔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럴때 삶이 충만한 느낌을 받는다. 맛있는 것 먹으면서 술도 마실 때, ㅋ ㅑ~ 삶이 충만하구나, 나는 행복하다~ 막 이렇게 되어버려. 책 속 우리의 주인공, 돼지고기를 씹으면서 삶이 충만한 느낌 느끼는거, 그것이 전혀 과장된게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압니다. 열심히 먹고 열심히 운동해서 열심히 건강을 유지해서 그렇게 계속해서 술과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 나는 술이 좋습니다. 술을 누군가와 함께 즐기는 것은 더 좋습니다. 



스무살의 올렌카는 미친 아버지와 함께 사는것보다는 돈 좀 있는 오십세의 남자 우르베닌과 결혼을 결심했다. 사랑하는 건 아니지만, 우르베닌과 결혼해 사는 것이 좀 덜 불행해지는게 아닐까 생각한거다. 너무 젊고 아름다운 그녀인지라 그녀랑 어떻게 해보겠다는 남자들이 많았지만, 그녀에게 청혼을 한 사람은 우르베닌 이었다. 결혼식날, 오십세의 우르베닌은 아름답고 젊은 여성을 아내로 맞이하게 되어 너무 신이 났다.


"이 젊은 미인이 저 같은 늙은이를 사랑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좀 더 젊고 세련된 사람을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여자의 마음은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P.136


아.. 너무 싫다. 너무 싫은 말이다. 나는 만약 내가 저 말을 사람들 앞에서 듣게된 신부 올렌카였다면, 바로 저 자리에서 정이 다 떨어졌을 것 같다. 나를 높이면서 자신을 하염없이 낮추는 듯한 저 발언이 너무 징그럽다. 바로 저 순간, '아, 내가 미쳤지 왜 이 결혼을 했지' 라고 생각햇을 것 같다. 물론 우리의 올렌카도 괴로워한다. 내가 지금 무슨짓을 한건가.. 올렌카도 부끄러워한다. 저렇게 자신의 연인을 떠받드는 것 같은 표현은 우리가 동등한 입장이 아니라는 생각을 줘서도 싫고, 자신을 낮추지만 결국 어딘가에서 보상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또 징그럽다. 상대를 사랑한다면, 그리고 상대가 나와 연인이 되기로 결심했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자신감을 가지고 자존감을 좀 더 높이는게 사랑을 이어나가는 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감 없는 사람, 사랑할 마음 들지 않는다. 


그런 한편, 올렌카에 대해 생각한다.

너무나 아름답지만 미친 아버지랑 살고 있는 올렌카. 모두들 자신을 애인 삼고 싶어하지만 외로운 여자. 만약 그녀가 태어나 자란 환경이 지금과 달랐다면, 그녀의 인생은 어떻게 다르게 펼쳐졌을까. 만약 그녀가 미친 아버지랑 살아야하는 아름다운 딸이 아니었다면, 그랬다면 그녀는 우르베닌과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녀가 미친 아버지랑 함께 살아야하는게 아니었다면, 우르베닌의 청혼에 '아니'를 말햇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결코 좋지 않았던 그녀의 환경은, 그녀에게 좋지 않은 선택을 하게 만들었고, 그것들은 그 뒤의 일들을 일어나게해 그녀를 불행으로 이끌었다. 불행한 마음과 불행한 상황에서 좋은 선택이 나올 확률은 극히 적다.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살고 싶었는데, 귀족들과 어울리고 싶었는데, 자유롭게 살고 싶었는데, 그런데 결국 올렌카는 어떤 삶을 살게되었는가 말이다. 



아 너무 길게 썼네.

이제 그만 써야지.

끝!

"신사분들," 행복하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그가 말했다. "무엇 때문에 결혼하지 않으세요? 왜 자신들의 인생을 허비하고 던져버리고 있나요? 무엇 때문에 두 분은 이 땅의 모든 존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을 외면하고 있습니까? 방탕의 달콤함은 평온한 가정생활이 주는 달콤함의 1/100도 되지 않아요! 젊은 양반들 …백작님과 당신, 세르게이 페트로비치…전 지금 행복합니다. 그리고 … 두 분을 제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신은 아실 거예요! 어리석은 충고지만 … 전 두 분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무엇 때문에 결혼하지 않으세요? 가정생활은 축복입니다. 모든 사람의 의무란 말입니다!" - P125

"전 그와 결혼하고 싶어요! 놀란 표정 짓지 말고, 웃지 말아요! 당신은 사랑 없이 결혼하는 것은 부정한 일이라고, 그리고 또 다른 여러 말들을 하시겠죠. 하지만 …제가 어떻게 하겠어요? 이 세상에 잉여 인간으로 여겨지는 건 정말 힘들어요. 목적 없이 사는 건 끔찍한 일이죠. 당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이 남자가 저를 아내로 맞아주면 제게는 인생의 임무가 생기게 될 거예요. 제가 그를 고쳐주고 술도 끊게 하고, 일하는 걸 가르칠 거예요. 저 사람을 좀 봐요! 지금은 사람 같아 보이지 않지만 제가 그를 사람으로 만들 거예요."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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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7-17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헤어진 건가….🤣🤣🤣
(다음에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ㅋㅋㅋ 다락방 님의 미래의 소설 ㅋㅋㅋㅋㅋ 제목은 <너의 근육까지 먹고 싶어!>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7-19 14:40   좋아요 0 | URL
사실 이별의 이유는 그렇게 거창하지 않잖아요. 사소한 무언가.. 이를테면 콧구멍..이라든가.. ㅋㅋㅋㅋㅋ

거늬 근육까지 먹고 싶어는 너무 하이틴적입니다. 저는 그보다 원숙한 사랑을 이야기할겁니다. 중년 여성의 사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7-17 0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칠봉이와 결별 이유 드디어 밝혀지나요.. 코 때문?? 😂
다락방님은 정말 육체와 정신이 모두 건강한 분이예요. 세상 모두가 다락방님만 같으면 좋을 텐데.. 흐.. 뇨끼 맛있어보여요!
폭우가 쏟아질 때 한국 오셨네요. 달리기 못해서 서운하실 듯..
다락방님 연애소설 기대합니다~😘

다락방 2025-07-19 14:42   좋아요 1 | URL
사실은 그렇습니다, 코.. 때문인 것입니다. 코 라기 보다는 콧구멍? ㅋㅋㅋ 너 그여자랑 왜 헤어졌어? 콧구멍이 잘 보여서.. 너 그 남자랑 왜 헤어졌어? 내 콧구멍이 너무 컸어..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이별이란 무엇일까요, 독서괭 님?
저 어제 한국에서 살짝 달렸는데 너무 못달려가지고 한국 땅은 나의 달리기를 싫어하는가.. 생각했습니다. 알고보니 이 육체는 유럽에 특화된 것일까요? 그렇다기엔 김치찌개랑 소주를 너무 찾는데.....

제 로맨스 소설이 세계 각지에 번역되어 진열되기를 저도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 쓰진 않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5-07-17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랑 뇨끼... 아 이게 행복이지에 격렬하게 공감합니다. 모든게 완벽한듯한 그런 순간이잖아요.
남은 여행기도 꾸준히 기다립니다. ^^

다락방 2025-07-19 14:43   좋아요 1 | URL
저는 지금 한국입니다, 바람돌이 님. 저는 프라하가 막 좋지는 않다고 생각하면서 이 여행을 하고 있었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더니 마지막 날에는 ‘아 한국으로 돌아가기 너무 아쉬워 ㅠㅠ‘ 이렇게 되었습니다. 미래는 예측불허..

맞습니다, 바람돌이 님. 이게 행복이지, 하는 그런 순간들이 있죠. 그리고 그게 그렇게 대단한 걸로 이루어진건 아닐 때가 많고요. 행복하게 지냅시다, 바랍돌이 님!

단발머리 2025-07-17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삶이 충만한 느낌 ㅋㅋㅋㅋㅋ 맥주랑 뇨끼가 도와준 거 맞겠지만, 그걸 아는 것도, 누릴 수 있는 것도 재능이고 능력인 거 같아요.
독서괭님 말씀처럼 육체와 정신이 모두 건강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다락방님 글에서는 그게 느껴져서 좋아요, 행복하고요.
그게 아마 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다락방님의 글을 좋아하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이유일 거예요.
영어로 된 로맨스 소설도 기다립니다. 대기번호 표 뽑는 곳 어디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7-19 14:44   좋아요 1 | URL
언젠가 제가 유럽으로 여행을 갔는데 그곳 서점에 제 책이 쫙 깔려있는 걸 보게 되면 좋겠네요. 제가 그걸 사진 찍어서 단발머리 님께 보낼 수 있을텐데요. 단발머리 님, 이거 봐요!! 제 책이 독일 드레스덴에 깔렸어요!! 하면서요. 하- 인간으로 태어나서 세계 각지에 번역되는 책 한 권 써봐야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제가 해보겠습니다. 세상이여, 딱 기다려, 다락방의 중년 로맨스가 간다!!

단발머리 님, 행복하게 지냅시다. 맛있는 것도 먹고 마시고 그러면서요.
 
사냥이 끝나고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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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사랑을 머리로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내가 속물적이라고 생각했는데, 허허 그것참.
남자들아, 제발 사랑을 머리로 좀 해라. 고추로 사랑하니까 여러 사람 인생 망가지지 않냐. 역시 내가 지혜로운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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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자 2025-07-18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추로 사랑을 하니까 금세 했다가 금세 끝나고, 얼마 못....가.....고.... 그러는건가? 역시 사랑은 머리로 하는게 좋겠습니다.ㅋㅋㅋㅋ

다락방 2025-07-19 14:45   좋아요 0 | URL
너무 싫어요. 저 여자 예뻐서 꼭 섹스하고 싶어, 그런데 결혼은 아니야, 그런데 연애는 아니야, 이러면서 지들이 고결한줄 아는거, 진짜 밥맛이에요. 으.. -.-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드레스덴에서 다시 프라하로 돌아왔다. 

떠날 때 그랬던 것처럼 돌아올 때도 프라하 중앙역에서 내렸다. 

내게는 프라하 중앙역에서 해야할 일이 있었다. 조카들 선물사기가 그것인데, 커다란 문구점이라 해야하나, 중앙역 내에 있는 곳에서 예쁜 노트를 봐두었던 터다. 우리 아이들 이거 사다줘야지, 했는데, 어라? 내려서 보니 도대체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는거다. 내가 탔던 역과 분위기가 너무나 다른거다. 아, 나 좆됐나.. 잘못내렸나. 얼른 내가 있는 자리에서 다시 돌아가야할 프라하 힐튼 호텔을 찍어보았다. 걸어서 30분이 안걸린다고 나왔다. 그러면 내가 맞게 내린것 같은데 이 분위기 무엇? 게다가 나가는 문은 어디있지? 분명 넓고 현대적인 곳이었는데 왜이렇게 으슥한 지하철역같이 생긴거지? 아래로 내려가야하나? 내려갔다가 여기가 아니네 다시 위로 올라왔다가 아.. 나가는 곳도 못찾겠다, 하다가 지도를 보고 방향을 잡아 저기 빛이 보이는 곳으로...


어쨌든 구글맵은 내가 걸어서 30분이면 호텔에 닿는다고 했다. 지도를 믿고 가보자. 그런데.. 터널..같은게 나오네요. 이걸 터널이라고 불러야하는지 굴이라고 불러야하는지. 초큼.. 무섭잖아? 게다가 거길 걷노라니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겠어. 나는 마침 터널을 건너던 누군가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나 어디로 나가야 해? 물어보니 저기로 나가서 가면 될것 같은데? 한다. 고맙다고 하고 시키는대로 했다. 휴 방향이 맞았다. 일단 역에서 빠져나온 것 같아 나는 멈춰서서 역을 돌아보았다. 아니, 역 왜저럼? 무슨 컨테이너 같기도 하고 오래된 공장 건물 같기도 하고, 왜 내가 탄 곳과 내린 곳이 다름? 여긴 그런가보다..하면서 나는 구글맵이 알려주는대로 호텔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그런데..

며칠간 프라하에 머물면서 한 번도 걸어보지 않았던 곳이 계속 나오고.. 게다가 사람도 별로 없고, 하아- 이 분위기 무엇이냐. 그런데 지도에서는 내가 점점 호텔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한다. 초큼.. 무서운데? 빨리 도착해야겠다. 그래서 걸음을 빨리했다. 가방도 무거워 죽겠는데 걸음을 빨리해서 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걷기 시작했다. 지도를 보면서 정말 맞게 가고 있는거 맞지? 몇 번이나 확인해가며 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걸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아, 저 다리는 지난번에 내가 달렸던 그 다리? 조금 익숙한 풍경이 나온다. 블타바강하고... 그렇게 가다보니, 아, 내가 그동안 호텔에서 나와 왼쪽으로 항상 갔었는데 지금 이 길은 오른쪽으로 가는 곳이구나, 하면서 저기, 호텔에 보여 조금 안심했다. 그렇게 다리 하나를 건너니 얼라리여~ 호텔의 비어가든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오고 거기에 사람들이 많이 달리고 있다! 어엇? 하고 살펴보니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기 위한 도로가 잘 되어있는거다. 여기구나, 사람들은 여기서 달리고 있는거였어! 오오 좋았어. 가만있자, 그러니까 여기를 오려면 호텔에서 이렇게 해서 이렇게 오면 오오.. 가까워, 여기 좋았어, 나도 여기서 달려볼테닷! 결심을 하면서 호텔에 도착했고, 도착해서는 크게 안도하며 체크인을 했다.


체크인을 한 방에 들어가보니 바깥뷰인데 커다란 빌딩이 보이고 주말이라 썰렁하다. 아, 나는 여기서 묵고 싶지 않다. 나는 일단 캐리어를 둔 채로 리셉션으로 내려가서 내 방을 좀 바꿔줄 수 있니? 나 뷰가 싫어, 라고 말했다. 직원은 너는 어떤 뷰를 원하는데? 해서 손으로 호텔 안쪽을 가리키며, 여기, 라고 했다. 그랬더니 직원이 "inside?" 라고 물었고. 어 호텔 인사이드. 라고 했다. 직원은 알겠다고 했다. "혹시 너 지금 있는 룸 뭔가 건드린게 있니?" 라고 물어서, "노노노" 했더니 직원이 "그냥 묻는거야, 그냥 묻는거야." 재차 말했다. 내가 기분 상한것 같아 보였던건가. 그리고 새로운 키를 주었다. 나는 "그런데 내 수트케이스가 그 방에 있어서 키가 필요해" 했더니 알고있다고 잠시만 기다리라면서 다시 키를 하나 주고, 30분 내로 익스프레스 체크아웃 박스에 넣어둬, 라고 했다. 그건 어디있는데? 각층 엘리베이터 앞에 있어. 라고 해서 알았다고 햇다. 그리고 돌아가려는데, 앗 그런데 내가 수트케이스 놓고 온 방이.. 몇호실이었지? 나는 다시 직원에게 가서, 그런데 내 방 몇호였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묻고 직원이 말해줘서 얼른 가서 짐 빼고 익스프레스 체크아웃 박스에 키를 넣고, 그리고 내가 새롭게 머물게 될 방으로 이동했다. 익숙한 호텔 내부가 보였다. 휴...


다음날은 빨래방에 가려고 빨래를 챙겨서 호텔을 나섰다.

걸어서 40분 걸린다는데, 40분 쯤이야 뭐, 하고 빨래가방 들고 나섰는데.. 어라? 여긴 또 무슨 길이야.. 역시 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다. 하아.. 지도는 이 길이 맞다니까, 그리고 빨래는 빨아야 하니까 가자.. 하고 지도를 따라 나섰는데, 비는 오지 우산 들었지, 백팩 멨지, 빨래가방 들었지.. 걷다보니 점점 더 다가가고 있긴 했지만, 대체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사람들도 별로 없고 뭔가 국도 같은 길이라서.. 신이시여, 제가 가는 이 길이 정녕 맞는 길입니까? 나는 가다가 멈추고 가다가 멈추면서 내적 갈등 오지게 한다. 계속 갈것인가 말것인가.. 그렇게 20분을 걷고 20분을 남겨뒀다가, 아 빨래 안하고 말지 다시 돌아가자, 했다. 너무 쫄려서 못가겠어. 게다가 드문드문 보이는 상점들은 토요일이라 그런지 문도 닫고.. 여러분, 주말엔 다들 어디서 뭐하는거에요? 


나는 다시 호텔로 가면서 내가 빨래를 빨지 않았을 경우 벌어질 일에 대해 생각한다.

일단 속옷이든 겉옷이든 충분히 새것이 있으니,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운동복.. 두 번 운동해 땀에 젖은 운동복 위아래 두벌씩.. 나는 한 번 더 달리기를 하고 싶은데 바지..가 없다. 흐음.. 그냥 일반 바지 입고 위에는 운동 티셔츠 하나 더 있으니 그걸 입고 달리면 돼, 그래 어떻게든 하려면 할 수는 있어, 하고 숙소를 향해 갔다가, 흐음, 그런데 마음을 먹었으니 빨고 싶다, 해서 다른 빨래방을 검색하고 지도를 살핀다. 죄다 알 수 없는 외진 곳에 있다. 리뷰에도 외진 곳에 있으니 밤에 가지 마세요, 라는게 있어. 빨래방은.. 임대료 내가 힘들어서 외진곳에 있나요? 그러다가 나의 채경이가 올드타운에 있는 빨래방을 알려준다. 좋았어, 내가 너에게 가보마! 나는 다시 빨래방을 향해 가기 시작한다. 걸어, 걸어, 걷는거야! 



사람들 많은 곳에 있어서 다행이다, 아 여긴 너무 좋네, 하면서 가기 시작한다. 

가다보니 저어기에 사람들이 엄청 몰려있다. 으응? 왜? 왜? 하고 나도 가서 보기로 한다. 그러다가 보았네, 회전하는 카프카의 머리를.



이거 회전에서 머리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가 또 하나씩 맞춰지면서 카프카의 머리가 되는데, 알라딘엔 동영상을 올릴 수가 없네. 인스타그램엔 올려두었다. 


하여간 그래서 드디어, 빨래를 들고 빨래방에 도착했는데!! 

하아-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것.


세탁기 세 대중 한 대가 고장나있고 건조기도 두 대중 한대가 고장나있다.

한 명이 세탁중이었고, 그러니 내가 사용할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긴 했지만, 하아, 세탁기가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더러웠어. 땀에 젖었던 내 옷을 넣었다가 더 더러워져 나올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래서, 갈등하다 그냥 왔다. 동전만 사용해야 하고 나는 동전이 없었지만, ATM 기가 있으니 그건 사실 문제는 아니었고, 나는 이 세탁기와 건조기에 내 옷을 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들고 다시 호텔로 향했다.


신이시여..


어제 나는 그래서 31,203 걸음을 걸었다.

그전에는 26,420

그전에는 25,978

그전에는 31,688



자, 내가 할 얘기는 이제부터인데,

비록 빨래도 못빨았고,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길들로 가서 쫄았던 시간들이 있었지만, 그랬기 때문에 러닝 코스도 발견했다는 사실!! 

나는 오늘 달리기로 했다.

빨랫더미에서 운동복 바지를 꺼내 냄새 좀 맡아보고, 좋았어, 그냥 한 번 더 입는거야, 이 찝찝함, 나만 알아!! 아무도 모른다!! 하고 입었던 바지 다시 입고 티셔츠는 새 걸로 입고, 자 그리고 평소보다 좀 느린 시간에 나갔다. 내가 너무 일찍 나가서 사람들이 좀 없는것 같아 좀 늦게 나가자, 하고 나갔는데, 와, 좋아, 너무 좋아, 나 기분이 너무 좋아!!




최근에는 5km 달리기도 힘들었었는데, 8분대 페이스로 겨우겨우 30분 달리곤 했었는데, 여기 날씨가 서늘해서인지 오늘은 좀 더 달렸다. 달리는 길에 러너들도 많이 마주치고, 마주오는 러너들중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해주었다. 나도 반갑게 마주 손을 들어주면 좋았겠지만 ㅋㅋ 나는 그게 익숙하지 않고, 아시아의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사람이라, 습관적으로 목례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사람한테는 나도 손 흔들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어김없이 또 목례가 먼저 나가버려... 하아- 안녕하세요? 동방예의지국 출신 다락방 이라고 합니다.




앞서 달리는 사람들 보는 것도 신나고 마주오는 사람들과 인사하는 것도 신나고 게다가 길도 달리기 좋게 되어있어서 너무 신났다! 바로 이거야, 이런 곳에서 달려야 하는거야! 너무 신나서 7km 를 달렸다. 사실 달리는 다리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는데 호흡이 너무 가빠서 더 달리기가 힘들었다. 그러면서 길을 잘못들은 줄 알고 쫄았던 어제가 떠올랐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고 쫄아서 빠른 걸음으로 호텔로 왔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낯선 길에 당황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이렇게 달리기 좋은 곳을 찾아낼 수 있었던거다. 인생, 진짜 재미있지 않나. 너무나 흥미롭고 신난다!! 지금의 순간순간이 나를 미래의 어딘가로 인도한다!!








땀이 뚝뚝 떨어졌다.

달리기를 마치고 쿨다운으로 걷다가 다시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 입구에는 음료를 받아 마실 수 있게 해두었다. 이거 뭐야? 물으니 아이스티 라고 한다. 그렇게 아이스티도 한 잔 마시고 숙소로 돌아와 땀에 젖은 몸을 깨끗이 씻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하하하


프라하에서 언제가 가장 좋았냐고 하면, 나는 아마도 오늘 아침의 달리던 순간을 말하게 될 것 같다. 옆으로 블타바강이 흐르고 달릴 수 있는 길에서 러너들을 만났던, 그래서 달리기가 신났던, 발견하지 못할 수 잇었던 길을 발견했던 뜻밖의 기쁨 때문에.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지금은 스타벅스에 와있다.

왜냐하면, 내가 프라하에서 다른 카페를 몇 번 갔었는데, 하아,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든 카푸치노를 주문하든 양이 너무 쪼꼬미야. 며칠전에 아침 먹으면서 주문했던 룽고도 너무 쪼금이고. 내가 아무리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커피 조금씩 주면.. 어떡해요?


아래는 카푸치노. 아 이것 먹고 소화 안돼서 너무 힘들었다. 우유 마시지 말것!!


이건 아메리카노. 저기요..이건 에스프레소에 물 두 숟가락 타 준 거 아닌가요? ㅜㅜ


이건 룽고. 여기는 아메리카노는 없었고 에스프레소 아니면 에스프레소 룽고가 있었다. with hot water 라서 아메리카노처럼 해주는 줄 알았더니 에스프레소 주고 뜨거운 물 따로 줘서 내가 부어먹는거다.


부었더니 이렇게 됐다. ㅎㅎㅎㅎㅎ 커피 인심 박하네요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가급적 커피를 안마시려고 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래도 글 쓰거나 할 때는 커피를 주문할 수밖에 없잖아? 저렇게 쪼꼬미 커피들로 도대체 뭘 어쩌라는건지. 나도 가급적 현지 카페 이용하고 싶었지만 ㅋㅋㅋㅋ 아메리카노 양 보장되는 스타벅스로 노트북 들고 온것이다. 만세!



커피양이 속이 다 시원해진다....


아니 달릴 때도 비가 약간 내리다가 말고 또 내가 스타벅스 맘먹고 오려고 했을 때도 약간 비가 내리더니 내가 스타벅스 들어와 앉아있으니 비가 멈추고 해가 뜨네. 프라하 머무는 동안 맑은 날보다 비오는 날이 더 많았는데, 비가 오고난 후에 길이 맑고 선명해지는게 너무 좋았다.









나는 이제 돈도 못버는데 돈을 막 쓸 수 없어서 어떤 끼니는 매우 가난하게 해결하고 있다. 나는 돈이 없다, 돈이 없다, 돈을 아껴야한다, 하면서.

너무 여기저기 막 걸어다녀서 오늘은 좀 쉬려고 한다. 저녁엔 호텔 근처의 아시안 레스토랑 가서 쌀국수도 먹고 화이트와인도 마셔야지.


몇해전에 친구랑 홍콩에 여행갔을 때, 호텔에서 둘이 맥주 마시면서 얘기하다가 급 방콕 비행기를 알아보고 예약해서 그 다음에 또 함께 방콕으로 갔던 적이 있다. 나는 프라하에 있으면서 하노이에 가고 싶어져서 비행기표 알아보고 그랬다. 하노이가서 매끼니 쌀국수 먹고 싶다고 프라하에서 생각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책 왜케 재미있나요. 다 읽고 한국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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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7-1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래방 찾아가는 길이 쪼금 무서워서 저도 같이 쫄깃쫄깃! 저는 한국에서도, 심지어 집 앞 지하철역에서도 반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인지라 지도 보고 길 찾아가는게 너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커피 인심이 좀 더 후해져야겠어요. 아름다운 프라하, 이거 무슨 일이랍니까!!

다락방 2025-07-14 23:46   좋아요 0 | URL
저도 지도보고 길 찾는 것 못하는 사람이었는데요 필요에 의해서 여럽번 하다보니 이제 어느 정도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게다가 구글지도는 잘 되어있어서 정말이지 고맙지 뭡니까. 저 거의 이십년전에 뉴욕 갔을 때, 그 때는 종이지도 가지고 갔었거든요. 친구가 다행히 지도를 잘 봐서 지도에 구멍나게 보고 다녔어요. 크-
안그래도 프라하에 <COSTA> 커피 체인점이 자주 보이길래 공항에 와서 한 잔 마셨거든요? 양은 많은데 맛은 없네요? ㅋㅋㅋㅋㅋ

2025-07-14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7-14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5-07-1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에어비앤비에 묵어서 빨래 걱정은 안했었는데 여름이니 빨래방을 찾는 것도 일이네요. 결국 못한 빨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한국까지 프라하의 땀냄새를 가져오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기념으로... ㅎㅎ
저 카프카의 머리 있는 곳은 꽤 번화가인데 주변으로 조금만 나가면 시내인데도 진짜 한적하더라구요. 무서우셨지만 그래도 용감하게 돌아오신 다락방님 훌륭하세요.
프라하의 거리에서 다비드 체르니의 작품은 조금만 신경쓰면 곳곳에서 보입니다. 유명한 것도 있고 덜 유명한것도 있는데 저는 건물을 받치고 있는 최초의 여성을 표현한 릴리스가 제일 좋더라구요. 혹시 달리다가 큰 건물을 받치는 엄청 큰 여성이 보이면 앗 다비드 체르니 하세요. ^^

다락방 2025-07-14 23:54   좋아요 0 | URL
번화가 벗어나면 좀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이쪽으로도 무서운 길 저쪽으로도 무서운 길을 어쩌다보니 마구 가게 되었습니다. 저에겐 딱히 목적지나 목표물이 없는 그런 여행이다보니.. 그래도 이렇게 무사히 번번이 호텔로 돌아온 걸 보면 또 안심이 되고 뿌듯해집니다.
달리는 길에는 릴리스를 볼 수 없었고요, 릴리스는 부러 걸어가서 보고 왔습니다. 릴리스 멋있는데 그런데 카프카의 머리가 저한테는 좀 더 놀라웠어요. 릴리스는 왜 그 씨네큐브의 대형 조형물 생각 나더라고요?
하아- 프라하의 땀냄새.. 를 한국으로 가져갑니다, 바람돌이 님. 물론 수하물로 보내는거긴 하지만 ㅋㅋㅋ 제 캐리어에도 프라하의 땀냄새가 스며들겠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5-07-14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다락방 님! 달리기 할 때 주변에 사람 없던 이유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알랴줌 ㅋㅋㅋ
오호, 카프카 저 머리 있는 근처에서 머물렀군요.

커피는 진짜 너무 쪼끔이다. 저 같으면 저런 잔으로 열 잔은 마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그래서 발자크가 하루에 커피 50잔은 거뜬히 마신 것인가...?

암튼 <사냥이 끝나고> 재밌다고 하니 뿌듯하군요.... (왜 내가? ㅋㅋㅋ)

다락방 2025-07-14 23:57   좋아요 0 | URL
카프카의 머리는 도보로 20~3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었습니다. 빨래방을 가다보니 마주치게 되었어요. 부러 보러간 건 아니었는데.. 사실 여행에 대해 뭐 준비한게 없어서 제가 보면서도 뭘 보는지를 모르겠더라고요? 껄껄. 하여간 노천 까페나 노천 레스토랑에서 보낸 시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참 좋았어요.

커피는 지나다보니 COSTA 라는 체인이 있는데 사람들 마시는거 보니 잔이 크길래, 오오 저기서 한 번 마셔봐야겠다 하고 지금 마시는 중이거든요? 참.. 맛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커피에 대해 잘 모르지만 ㅋㅋ 여긴 참 맛없네요. 예전에 그 탐앤탐스였나, 거기서 커피 마시다가 와 맛없다.. 했었는데 거기랑 막상막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사냥이 끝나고 재미있었어요! 아, 역시 소설이 재미있습니다!! 잠자냥 님 리뷰 보고 샀어요!!

관찰자 2025-07-14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의 여행 사진 중 간혹 등장하는 노트북.
세월의 흔적이 남아서 어떤 키패드 위 덥개는 막 지워지고 손때 묻어 정겹네요.^^

다락방 2025-07-15 00: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ㅋㅋ 제가 별로 쓴 것 같지도 않은데 막 지워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저 키보드 덮개 맥북 단축기 있다고해서 산건데 저거 봐도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5-07-1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여름인데도 프라하는 선선한 가을 날씨 같은가 보군요? 사람들 옷차림이 따뜻하네요.
어쩌면 계절을 잘 맞춰 가신 것 같기도 합니다.^^
홀로 여행 다니시는 것도 참 대단하시지만 (전 홀로 국내 여행도 해 본 적이 없어서ㅋㅋ) 낯선 나라 낯선 길을 걸어갈 땐 정말 공포스러울 것 같아요.
예전에 여행 유튜버 중 원지씨 유튜브를 엄청 본 적 있었거든요. 여행자 베테랑인 원지씨도 외진 낯선 곳은 완전 쫄아서 지나가던 장면이 문득 떠올랐어요.
그래도 다락방 님은 그 와중에 달리기에 좋은 장소를 물색하는 현명함!
암튼 모든 장소들이 특별한 경험으로 남겠습니다.
그 와중에도 프라하는 커피 양이 적다. 기억해야 할 문구네요.ㅋㅋㅋ

다락방 2025-07-15 00:04   좋아요 1 | URL
분명 여름이라고 보고 왔는데 막상 오니까 비도 자주 오고요 비가 오면 춥더라고요. 혹시 몰라 긴 팔을 가져오긴 했지만 좀 더 두꺼운 긴 팔이 필요할 것 같아 챗지피티에게 저렴한 후드티 파는 곳 검색해달라 해 하나 샀습니다. 여행 내내 그 후드티를 입었어요. 한국 돌아갈 날 되니까 그제야 해가 뜨네요. 하하하하하. 비가 와서 돌아다니기 불편하고 좀 추웠지만, 그래도 우산 받치고 엄청 걸었고요, 비오고난 후의 거리는 또 그대로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사람들 많은 곳은 그나마 괜찮은데 사람들 안보이면 특히나 외국에서 쫄려요 ㅠㅠ
저 예전에 일자산 가는데 한 중년 여성분께서 같이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본인은 항상 남편하고만 산에 다니다가 혼자 처음 와봤는데 좀 겁난다고요. 그래서 같이 가면서 처음이 무섭지 하다보면 괜찮아진다고 말씀드렸었어요. 그런데 혼자 여행이든 함께 여행이든 다 장단점이 있잖아요. 혼자이면 제 스피드와 제 에너지에 맞춰서 돌아다닐 수 있어 좋지만-저는 이걸 맞춰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ㅋㅋ- 밤에는 수다떨고 싶어서 좀이 쑤십니다. 사람 목소리가 그리워져요. 이번 여행에서는 숙소에 돌아오면 샤워후에 자기 전에 유튜브 틀어두었어요. ㅋㅋㅋㅋㅋ

감은빛 2025-07-15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라하에서 달리기 한 이야기 재미있네요. 빨래방을 힘들게 찾아갔는데, 결국 빨래는
못한 이야기는 좀 아쉽고 안타깝네요. 저번에 동전 때문에 난관에 빠졌다가 결국 멋지게 해결하신 것 같은 결말을 기대했는데요. 여행지에서 땀이나 비에 젖은 빨래를 해결 못하고 가져오는 일이 생기면 여러모로 신경이 많이 쓰일 것 같아요.

다락방 2025-07-16 22:29   좋아요 0 | URL
빨래는 못했지만 체코의 땀냄새를 가지고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ㅋㅋ 오자마자 세탁기 돌렸네요 ㅋㅋㅋㅋㅋ여행지에서 달리면 이게 안좋은 것 같아요. 빨래를 늘 해결해야 해서 말이지요. 아무튼 다음에도 또 여행지에서 빨래하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7-15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고 빨래 한번 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네요!! 그래도 새로운 길도 발견해서 즐거운 러닝 하시고.. 다행입니다^^
동방예의지국 다락방님 ㅋㅋㅋㅋㅋ 크크크
커피를 저렇게 조금 주는 건 빨리 나가라는 걸까요... 스벅을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역시 전세계 체인의 장점이 있군요.
오늘은 한국도 비 오고 선선해서 좋습니다.

다락방 2025-07-16 22:31   좋아요 1 | URL
호텔 세탁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제가 에전에 호텔에 부탁했더니 비용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그래서 호텔에 하지 말고 근야 땀냄새 난 옷 가지고 가자... 해버렸습니다. 하하하하하. 운동을 안하면 이런 일도 없었을텐데 굳이 달려야했던 나...
스벅이 뭔가 노트북 꺼내 쓰기도 좀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그런데 커피 조금 주는 카페는.. 작업실화 하기가 좀 눈치보여서 말이지요. 하하하하하.
독서괭 님, 저도 지금 비 오는 한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