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책들을 좀 처분해야 했다. 그 사정에 대해서는 추후에 얘기하기로 하고,
최근에 책을 아주 많이 정리했다. 팔 수 있는건 팔고 팔 수 없는건 기증했다. 기증한 책들 중에는 내가 애정해마지 않는 수키 시리즈가 있고(하아-) 그리고 지식e 시리즈가 있다. 그리고 지난주에 처분하려고 빼둔 책들은 이미 읽은 여성주의책들 이다. 여성주의 책들은 처분하지 말고 계속 가지고 있어야지 했었는데, 이미 읽었고, 다시 읽어야지 싶지만 아직까지 다시 읽지 않은 책들을, 가지고 있어봤자 다시 안읽을 것 같고, 공간은 한정적이기에 싹 다 처분하기로 한거다.
책을 처분하려는데 책을 사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것 같아 사지 않고 버티고 있었더랬다. 처분하는것의 의미를 가져가려면 새로 들이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한 2주간 안 사고 잘 버틴것 같은데, 지난주엔 잘 안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샀다는 얘기다.

[읽으면 수학천재가 되는 만화책]은 수학 천재 되고 싶어서 샀다.
[헤이 스웨덴]은 스웨덴, 헤이! 하려고 샀다.
[캔 유 킵 어 시크릿?] 은 영화의 존재를 먼저 알았고, 저 여배우 주연의 저 영화를 꼭 한 번 보고싶은데 도무지 볼 수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다가, 원작이 있다는 걸 알고 부랴부랴 검색해봤다. '소피 킨셀라'가 작가더라. 오오, 쇼퍼홀릭의 그 작가? 하여간 그래서 영화를 볼 수 없으니 책이나 읽어보자, 하고 샀다. 재미있으면 원서 도전 각이다.
[나우 치앙마이]는 치앙마이를 가려는데 치앙마이에 대해 아는게 아무것도 없어서 뭘 좀 대충은 알고가자 싶어 샀다.
[라이언 블루]는 읽고 남동생 주려고 샀다.
[서머타임]은 존 쿳시 더 읽고 싶어, 했는데 마침 폴스타프 님이 이 책을 언급하셔서 샀다. 음.. 그렇지만 집에 사둔 존 쿳시가 있는데 굳이 새로 샀어야 하는건지는 의문이다.
[조제와 호랑이 물고기들]은 아주 오래전에, 정말 오래전에, 아주 젊은 시절에 읽었던 책이다. 그 당시에도 좋다는 얘기 많아서 읽었는데 난 별로였던 기억이 있다. 사람들이 왜이렇게 이 책 좋아하는겨? 하고 책도 금세 처분했었는데, 최근에 다정한 알라디너 님의 글에서 이 책에 대한 언급이 있길래, 흐음, 내가 보지 못한 무언가가 있나? 싶어 다시 읽어보려고 샀다.
[EDWARD TULANE] 은 독서괭 님의 원서 읽기에 참여하려고 샀다. 사실 다른 책이면 원서 읽기 참여는 좀 힘들것 같아 안하려고 했는데, 이 책 설명을 보니 7-10세 용이라는게 아닌가! 좋아쒀!! 이건 내가 해보겠어! 하고 샀는데, 받자마자 펼쳐서 몇 줄 읽어보니, 흐음, 나의 영어는 7-10세 용도 안되는것 같은데? 하는 절망이 차오르고 있다.
지난주에는 작약을 사랑하는 알라디너 님의 글을 읽고 충동적으로 작약을 샀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려고 했는데 어버이날 있는 주라고 죄다 카네이션만 배송하고 작약은 당장 배송이 안되는 것 같더라. 게다가 배송료도 있고.. 그래서 내가 직접 화원으로 사러가자 싶었다. 마침 일자산 근처에는 화원이 나란히 있다. 딸기 모종도 거기서 샀었다. 내가 직접 꽃을 보러 가서 사가지고 오자. 그러면 배송료도 안들고 배송일도 안걸린다. 바로 그 자리에서 즉시 가져와 꽂아두는게 가능하다.
화원에 갈 당시만 해도 분홍색 작약을 구입할 생각이었다. 어버이날이라고 여동생이 보내준 카네이션 생화가 있던 터라 빨간 카네이션, 분홍 작약을 함께 화병에 꽂고 싶었던거다. 그런데 화원에 도착해보니 분홍색 작약은 좀 싱싱하지 않아 보였고 새빨간 작약이 아주 싱싱해보였다. 에라이 모르겠다, 나는 빨간 작약을 샀다. 계산을 마치고 작약을 들고 집으로 가려는데, 흐음, 너무 다 빨간가? 하고 멈춰서게 됐다. 카네이션도 빨갛고 작약도 빨갛고... 뭔가 하얀색 뭐 있어줘야 되나, 싶어 다시 화원으로 들어가서, 너무 빨간데 안개꽃 같은거 같이 꽂을까요? 사장님께 여쭈니 안개꽃도 있긴하지만, 이 빨간 작약에는 이 은색 잎을 추천한다며 다른 가지를 보여주셨다. 이름은 생각이 안난다. 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그냥 그 추천을 받아 사들고 왔다.

작약을 사왔습니다.

카네이션과는 다른 붉음

꽃꽂이는.. 이게 최선이었습니다. 흠흠.
작약은 바로 다음날과 그 다음날 무섭게도 활짝 피었다. 이렇게 크게 펴도 되는건가 싶을만큼 활짝 폈다. 그러더니 얼마 안가 우수수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작약이 한창인 시간은 참 짧구나. 지금은 작약을 다 거둬내고 카네이션만이 남아있다. 카네이션은 저기서 조금 더 핀 상태로 내내 건강하다.
작약을 사기 위해 화원으로 가고 기어코 작약을 사들고와 화병에 꽃는 내가 좋았다. 비록 며칠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화원에 가 꽃을 사오는 내가 참 마음에 들었다. 나에게는 마음에 드는 점이 참 많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