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쯤인가, 친구가 엄마들의 포르노 Fifty shades 를 아느냐고 물어왔다. 나는 모른다고 답했는데, 이 소설이 지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들의 포르노라니, 근사한데? 남자들의 포르노가 아니라 엄마들의 포르노라니!










지금 검색해보고 알았는데 저 빨간 표지는 오디오북이다. 오! 오디오로 듣는 엄마들의 포르노는 어떨까. 물론 알아들을 수 없으니 그게 포르노인지 뭔지 알 수 없겠지만. 여하튼 그래서 몹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원서만 있어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 오늘 알았다. 이 책의 번역본이 나왔다는 사실을!!
















우아! 신난다! 꺅 >.< 드디어 나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그 '엄마들의 포르노'를 읽을 수 있게됐다! 꺄울! 지금 당장 살 건 아니지만(지난번에 산 책들로 치어죽을 지경 ㅠㅠ), 읽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신난다. 책 소개를 옮겨와봤다.


전 텔레비전 방송사 간부이자 단란한 가정의 어머니인 평범한 중년여성 E L 제임스는 스테프니 메이어의 소설 <트와일라잇>에 매료되어 인터넷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자신이 원하는 방식과 수준의 소설을 쓰기 위해 개인 사이트를 개설하여 연재를 이어나갔고, 이 작품을 눈여겨본 호주의 작은 출판사에서 출판, 25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과거 아픔을 지닌 27세의 억만장자 크리스천 그레이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21세의 아니스타샤 스틸의 파격적인 사랑을 관능적인 묘사로 그려낸 이 작품은, 여성 취향의 로맨스소설이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 2012년 4월 미국에서 출간된 후 석 달이 지난 지금도 아마존닷컴 종합순위 1위 및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대학 졸업반인 아나스타샤 스틸은 아픈 친구를 대신하여 청년 부호 크리스천 그레이를 인터뷰한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레이는 아나에게 기묘한 관심을 보이고, 아나 역시 예상보다 훨씬 젊고 잘생긴 그레이에게 끌리지만 자신과는 다른 세계 사람이라며 애써 잊으려 한다. 며칠 후, 우연히 그와 만나게 된 아나는 그레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사랑임을 깨닫고 그를 잡는다. 그러나 그레이는(그레이'가'를 써야죠, '는'이 뭡니까!!) 원하는 것은 평범한 연인관계가 아닌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었는데…



엄마들의 포르노인데 대체 왜 27세의 남자가 주인공일까? 아니, 엄마들의 포르노이니 남자는 27세이든 41세이든 상관이 없구나. 욕망만 충족시켜주면 나위 따위가 무슨 대수랴. 그런데 왜 여자가 21세..일까? 이건 좀...싫은데? 적어도 엄마들의 '포르노' 라면 여자가 삼십대 중반은 되어줘야 되는거 아닌가? 스물 한살이 포르노를..맞닥뜨리기엔 위험하잖아? 일단 예쁘고 순수한 육체적 끌림 뭐 이런걸 경험한 뒤에 포르노를 받아들여야 되지 않나? 포르노는 나같은 어른이나...쿨럭. 


책 소개의 마지막,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대체 뭘까? 거짓말을 섞어서 말하자면 나는 포르노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 대체 무엇일지 짐작조차 되질 않는다. 그런데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 무얼까 호기심이 미칠듯이 타올라서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데. 깊고 어두운건 대체 어떤걸 말하는걸까?


당신은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을 알고 계십니까? 



아..궁금해.



아, 잠깐 7월달의 미친짓을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보다. 아니, 잠깐이라기보다는 한달 내내? 집에 안 읽은 책 수십권인데 이만큼을 더해서 지금 숨이 막히고 있다. 후아- 생각 좀 하면서 살자!!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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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流男兒 2012-08-07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핫. 제가 요즘 겪는 병은, 마음에 들면 일단 보관함에 넣고 돌아가서 살테다. 하는 건데요, 휴. 보관함 안열어볼라고요 ㅋㅋㅋㅋ 마치 뭐 다 읽을 것 처럼 구는 이 손가락의 만용..

다락방 2012-08-08 09:22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는 갖고 싶은 책은 다 보관함에 넣었었는데요, 이제는 그냥 장바구니에 다 넣어놔요. 일명 장바구니 놀이..라고 말입니다. 몇 십만원어치 넣어놓고 막상 지를때는 거기에서 몇 개만 선택해 지르는거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7월달에는 너무 많은 선택을 했어요. 카드값을 어떻게 감당하려는건지, 원......orz

moonnight 2012-08-07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젠가 그레이 번역되었다는 기사 읽고 사야지. 맘먹었어요. ㅋㅋ 기자의 평으로는 그다지 새롭거나 파격적이진 않다고 그러던데, 이렇게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는 걸 보면 뭔가 특별함이 있겠죠? ^^

다락방 2012-08-08 09:23   좋아요 0 | URL
네, 문나잇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베스트셀러가 반드시 다 좋은책인건 아니지만, 베스트셀러가 되는 데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지 않을까, 하는거요. 이 책은 그래서 기대가 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푹 빠져들게 되지는 않을지. 엄청나게 읽고 싶으면서 그러나 그 시간을 뒤로 미루고 싶기도 하고 그래요. 어우, 읽고싶어요!

레와 2012-08-07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소개를 읽으니 완전 읽고 싶다. 지금 당장!!!
이 작가님 <트와일라잇>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니, 으흐흐흐 기대해도 좋을듯! ( ")

일단 보관함에 담았어요~

다락방 2012-08-08 09:24   좋아요 0 | URL
레와님아, 나도 트와일라잇 시리즈 다 읽었는데, 나는 왜 소설을 한 편도 못쓰고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SHIN 2012-08-07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운데 책의 가면을 보니까 생각이 납니다.
그저께 본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가면을 쓰고 무도회에서 춤을 추거든요. [더 레이븐]이었나.
그걸 보면서 C와 나는 대화를 했죠.

"가면을 쓴다고 몰라볼까? 저 놈의 머리통과 머리칼과 턱선 등등이.."
C가 대답했어요.
"몰라볼 수도 있나봐~ 친한 사람들은 알아보겠지, 써도."
나는 어떤 붉은머리 아줌마를 외치며 말했죠.
"저 아줌마는 절대로 알아본다!"

왜 가면을 쓰는 걸까요7
우리는 늘 평상시에도 가면을 쓰고 살고 있는데 말이죠.
착한 가면을 쓰고 나쁜 것을 숨기는 쪽과 나쁜 가면을 쓰고 착한 것을 숨기는 쪽 중 -
어느 쪽이 나은 걸까요? (긁적)

백만년만에 서재에 와서, 자석이 끌리듯 아무 이유 없이 다락님 서재에 와 놓고,
'뭔가 할 이야기가 없을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이런 쓸데없는 소리나 하고마는군요. -_-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오랜만이에요, 다락님-^^"

다락방 2012-08-08 09:25   좋아요 0 | URL
제가 읽은 로맨스 소설중에서도요 가면을 쓴 사람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는데 가면을 벗고 만난 사람이 그 여자인지를 알아보지 못하는 남자가 나오거든요. 저도 늘 그게 궁금했어요. 가면무도회 같은걸 보면, 정말 그들이 못알아볼까? 그런 생각요. 진짜 못알아보려나요? 그건 좀..아닐것 같은데.

그나저나 네 오랜만입니다, 엘신님. 이제 자주 올겁니까?

L.SHIN 2012-08-08 12:50   좋아요 0 | URL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지 오래 되었는데도...
핸폰을 전화, 문자, 알람시계 용도로만 사용했던 이 무식하고 아날로그만 좋아하는 고집 센 외계인은...
이제서야 핸폰으로 알라딘에 들어왔고.. 처음으로 핸폰으로 댓글을 달고 있음을 고백하는 바입니다..( -_-);
결론은,
자주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기 보단,
자주 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해야할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뭘까, 이 반성문을 쓰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_-;)

테레사 2012-08-0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다락방님, 위대한 유산이 보이네요^^. 제가 참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독후감이 무척 기다려지네요.

다락방 2012-08-08 09:26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빨리 읽고 싶지만 빨리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아요, 테레사님. 언제나 읽으려는지.. 저도 무척 기대하고 있답니다. 흣 :)

2012-08-07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08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8-0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탑부터 쓰윽~ 갖고 있는 책 한 권이 보여요. 전 지름신을 그런대로 물리치고 있어요. 하하.
근데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은 뭘까요. 아무튼 그거랑 21살은 좀 덜 어울려요.^^

다락방 2012-08-08 09:29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저는 이제부터 지름신과 맹렬히 싸워 잔인하게 지름신을 죽여버릴 겁니다. 이대로는 파산이에요. ㅠㅠ

21살은 핑크빛 로맨스가 어울리죠. 이게 다 편견이라고 할지 몰라도,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은 역시 제 나이는 되야... 쿨럭.

BRINY 2012-08-07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엄마들의 포르노라니! 저건 애들이잖아요! 27세의 억만장자? 그냥 부잣집 도련님?

다락방 2012-08-08 09:29   좋아요 0 | URL
아, 전 진짜 유산 받아서 억만장자 된 놈들은 질색팔색인데 저 젊은 억만장자도 자기가 번 돈은 아니겠죠? -_-

댈러웨이 2012-08-08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이 책 정말 엄청나게 베스트로 나가고 있는데, 하 다락방님 방에서도 보게 되네요.
그나저나 <위대한 유산>이 두 권짜리에요? ㅠ.ㅠ

다락방 2012-08-08 09:30   좋아요 0 | URL
ㅎㅎ 네, 댈러웨이님. 위대한 유산은 무려 한 권에 400페이지에 이르는 두 권짜리 책입니다. ㅎㅎ
저도 그레이의 어두운 생활이 너무 궁금해서 말입니다, 댈러웨이님. 얼마나 어두울까요? ㅎㅎㅎㅎㅎ

turnleft 2012-08-08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한국 드라마에 익숙하신 분들한테는 성적인 부분 빼고는 그리 자극적이지 않은 스토리일지도 -_-;

다락방 2012-08-08 09:31   좋아요 0 | URL
으응? 턴님, 이 책 읽은거에요? 꺅 >.< 이런 책 안 읽을것 같은데, 턴님은!! ㅋㅋㅋㅋ(편견편견)
저는 한국 드라마를 그다지 보지 않는 사람이니 엄청 빠져들게 되려나요? 전 21살 아가씨가 싫어요. 어린게 무슨...흥!! -_-^

turnleft 2012-08-08 10:14   좋아요 0 | URL
와이프가 읽고 이야기해 줬..;;
뭐, 여주인공이 위기(?)에 처했을 때 남자가 헬기타고 와서 구해주는 한국의 흔한 재벌2세 이야기... 이긴 한데, 그 다음부터는 계속 어떻게(!) 잘까 에 관한 내용이라네요.

다락방 2012-08-08 10:31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재벌 알러지 있나봐요. 위기의 순간에 헬기타고 와서 구해준다는 말 들으니까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네요. 짜증이 팍 나요. 그럼 헬기 없으면 다 죽어야되냐? 막 이런 반발심이..아.....이건 진짜 컴플렉스인가. 재벌 알러지인가..

그런데 어떻게 잘까, 에 관한 내용이라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역시 읽어봐야겠어요. 전 변태삘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엄청 궁금하네요. ㅋㅋㅋㅋㅋ

아무개 2012-08-08 15:2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아하하하핫
아하하하하핫
어떻게는 뭘 어떻게...잘(!) 자야겠지요. ㅋㅋㅋ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딴 나라에서 인기 좋은게 돈 많고 나이 어린 놈들이 꼭 나오기 때문이겠죠.
이 책 소개를 보니 아줌마들에겐 뱀파이어고 뭐고 필요없고 돈 걱정 안하게 해주면 오케이라는군요.

다락방 2012-08-08 16:17   좋아요 0 | URL
네, 마중물님. 잘 자야지요. 가끔 상대가 잘 못하면(응?) 잘 못자기도 하지만(응응?), 어쨌든 잘 자야죠.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19금 댓글)

ㅎㅎ 아줌마들에겐 뱀파이어고 뭐고 필요없고 돈 걱정 안하게 해주면...하하. 아직 이 책을 안읽어서 모르겠지만, 저는 억만장자는 싫어요, 마중물님. 자기가 일을 해 본 사람이면 좋겠어요. 억만장자면서 변태..라니......뭐 읽어보고 흠뻑 빠져버리게 될지도 모르지만. 훗.(기대기대)

감은빛 2012-08-08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소개해주신 책은 그닥 관심이 안가네요.
다만 다락방님의 '7월달의 미친짓'에 저의 '7월달의 미친짓'과 겹치는 책이 있어서 반갑습니다.
7월은 아니지만 사놓고 안 읽은 책에도 겹치는 책이 두어권 있네요.
언제 다 읽으려나 생각하면 한숨이 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책이 사고 싶은 건, 이건 분명 병이겠죠?

다락방 2012-08-08 16:16   좋아요 0 | URL
겹치는 책은 아마도 [소수의견]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맞습니까, 감은빛님? ㅎㅎ

전 어제 감은빛님 리뷰 읽고 [북극허풍담]도 읽어야겠다고 장바구니에 넣어뒀어요. 훗.
저렇게 미친짓을 해놓고도 장바구니에 잔뜩 쑤셔 넣는걸 보면, 네, 분명 병이 맞는 것 같습니다, 감은빛님. 우리는 같은 병을 앓고 있어요. 흑흑. ㅠㅠ


저 친구가 저 깊고 어두운 저 책을 사준다고 해서 지금 씐나요! 우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blanca 2012-08-08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위대한 유산 읽기로 하셨군요! 엄마들의 포르노가 왜 아이들의--;; 이야기인 거죠?

다락방 2012-08-09 09:42   좋아요 0 | URL
제말이요! 아이들이...뭘 한다는거죠? -_- (불만불만)
아무래도 제가 이 책 읽고나서 삼십대 중반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응?) 포르노를(응?) 한 편 쓰던가 해야겠어요. 아이들의 어둡고 깊은 이야기라니. 아우, 불만이에요!!

가연 2012-08-0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깊고 어두운..ㅋㅋㅋㅋㅋ 이건 S... 그리고 나이가 어리니까 다른 주인공을 한 명 더.. 큼큼 전연령이 보는 댓글이기때문에 자제해야겠네요.

저는 읽지는 않았는데 누가 소개한 것을 봤는데 ㅎㅎ 확실히 21살과 27살은 어리네요.

근데 13X2가 두께가 좀 있네요? 이북이라서 몰랐었어요

다락방 2012-08-10 09:22   좋아요 0 | URL
네, 아마도 S 와 M 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핫. 주인공들이 너무(!)어려서 뭘 알까 몰라요. 막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2는 흑흑, 그렇게 읽고 싶어했으면서 흑흑, 아직 회사에서 가져가지도 못하고 회사 책상에 꽂혀있어요. 흑흑. 세상엔 읽을 책이 많지만, 제가 사놓은 책도 만만치 않아요. ㅠㅠ
 
여기도, 여행의 흔적

통로 건너편의 남자는 킬리가 겁에 질려 있다는 것을 감지했지만 용기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사실, 그는 자신보다 조금 늦게 자리를 잡은 그 여자의 모든점이 몹시 마음에 들었던 터였다. 그녀에게는 감탄할 만한 점들이 아주 많이 있었다.

(중략)


그 순간 비행기가 난기류에 들어가게 되어 기체가 갑자기 아래로 뚝 떨어졌다. 비행기를 많이 타본 사람이라면 전혀 당황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통로 건너편의 여성은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커다랗게 뜬 그녀의 눈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인지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무의식적인 명령에 복종하고 말았다. 곧장 통로를 건너 그녀 옆자리로 가서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감싼 것이다.

"아무 일도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난기류와 만난 것뿐입니다. 두려워할 필요 없습니다." (pp.10-12)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고 있노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난기류를 만나게 된다. 누구나 다 난기류를 만나지만, 누구나 다 난기류를 만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에게 안심하라며 손을 잡아주는 근사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건 아니다. 그건, 말그대로, 소설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로맨스' 소설이니까. 


나는 비행기 타는것을 몹시 좋아한다. 버스보다 비행기가 덜 무섭다. 그렇지만 이런 나라도 난기류 앞에서는 속수무책. 나의 무력함을 실감한다.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 안에서 난기류를 만나 휘청이게되면, 아, 나란 인간은 도무지 아무런 해결책을 찾아낼 수가 없는것이다. 뭐야, 무서워서 이제 그만탈래, 내려줘! 라고 말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바로 다음정류장에서 내려야지, 하는 결심을 하게 될 수 있는것도 아니다. 그저 그 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것, 그게 전부다.


비행기안에서 난기류를 만나 의자의 손잡이를 꼭 쥐면서 이 책의 이 부분이 생각났다. 난기류를 만나 무서워하는 킬리, 그녀의 손을 쥐어주기 위해 거침없이 그녀에게로 오는 남자 닥스. 나는 의자의 손잡이를 꼭 쥐어도, 으악, 하고 작게 비명을 질러도, 그래도 그 누구의 위로를 받을 수가 없다. 나는 소설속의 여자주인공이 아니니까.


뭐, 괜찮다. 난기류는 지나갔으니까. 그리고 나는 프란세시냐를 먹었으니까.





고기는 맛있었고 베이컨은 짰다. 햄도 들어가있는데 빌어먹을 치즈도 열나 많이 들어가있어서 전체적으로 짰다. 프란세시냐를 먹는 순간보다, 이제 곧 프란세시냐를 먹을거라는 기대가 나를 들뜨게 만들었고, 레스토랑에 들어가 주문을 하고 내 앞에 프란세시냐가 담긴 접시가 놓여지는 순간, 나이프를 들고 자르기 직전, 흥분을 이기지 못해 와인을 한 모금 삼킨 바로 그 순간, 그 순간이 행복의 절정이었다. 


늘 그랬다. 갖고 싶은 욕망이 간절해지고, 그것을 곧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예감은 절정의 쾌락을 가져다주지만, 막상 가지고 나서는 시들해져버리고 만다. 프란세시냐가 시들해져버린 건 아니지만,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한 번 더 먹을거라는 다짐은 그 짠맛에 묻히고 말았다. 그토록 먹고 싶었던 걸 먹었으니,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것이다. 버티는데까지 버텨보다가 나는, 포르투갈로 날아가서 진짜를 먹어볼테다.





맥주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이 여름을 맥주가 아니라면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요즘에는 맥주를 마시지 않고 잠드는 날이 단 하루도 없을지경이다. 그건 여기가 아닌 곳에서도 마찬가지. 홍콩에 있는 남자사람을 마카오에서 만나서 맥주를 마셨다. 뭔가 대단히 멋있고 보람된 일이다. 처음 보는 사람을 처음 가는 장소에서 만나다니. 그런 일을 내가 하다니. 훗. 멋져.. 한국과 홍콩에 있던 사람들이 마카오의 호텔 로비에서 만나다니. 아우.. 나는 소설속의 여자주인공은 결코 될 수 없지만, 뭔가 참..영화같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움화화핫.






여행도 끝났고 휴가도 끝났다. 여행과 휴가가 끝났다는 것을 오늘 아침 출근길 버스안에서 느꼈다. 아, 이 버스를 또 타는구나, 그리고 다 끝났구나. 다시 일상이구나.














일을 때려치던가 해야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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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2-08-0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람찼군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2-08-06 14:27   좋아요 0 | URL
난기류는 무서워요. ㅜㅡ

네꼬 2012-08-0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드셨군요! 그래, 포르투갈 가고 싶은 맛이더이까? ㅎㅎ 아유 참 부러워라!!!

다락방 2012-08-06 14:49   좋아요 0 | URL
짜지만 않았어도 ㅠㅠㅠㅠ
포르투갈 가서 진짜 포르투갈 사람이 만드는 진짜 프란세시냐를 먹어보고 싶어요. 마카오에서 먹은게 가짜라는건 아니지만 뭐랄까, 어쩐지 오리지날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모락모락 피어올라서.. ㅎㅎ

부럽긴 뭐가 부러워요. 나 오늘 새벽 비행기로 돌아와서 바로 회사 출근 ㅠㅠ
역시나 일상은 빡세요. 흑흑.

heima 2012-08-0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백 다락방님! 거긴 덥진 않으셨어요? 한국은 내내 찜통이었답니다 ㅎㅎ

다락방 2012-08-06 15:38   좋아요 0 | URL
햇볕이 강하진 않았는데 습기가 완전 대박이어서 내내 땀흘리고 다녔어요. 한국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려서 저한테서 나중엔 냄새가 나더라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상이네요, 다시. 헤이마님, 잘 지내셨어요?

heima 2012-08-06 15:44   좋아요 0 | URL
차라리 더 덥더라도 건조한게 낫지 습기는 정말 ㄷㄷㄷ
그래도 여행하니 좋으셨지요? 저는 주말 잠깐 쉬었는데도 오늘 정말 일이 손에 잡히질 않네요.

땀으로 배출한 아까운 기력, 맛난거 드시고 얼른 보충하시길~
시원한 초계국수 한 그릇 땡기네요 ㅎㅎ

다락방 2012-08-06 15:48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헤이마님. 걷다가 다른 사람들하고 팔이라도 부딪히면 어유, 그 끈적끈적함에 절로 인상이 구겨지더라구요. 습기는 정말이지..전 뜨겁지 않고 습기 많은 날씨에 땀을 흘릴거라고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어요. 그냥 줄줄 흘러요 줄줄. 휴..

지금 꾸벅꾸벅 졸면서 간신히 일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댓글 달고 있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2-08-06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한시간 반 남았어요. 조금만 더 힘을내요. 다락방.

다락방 2012-08-06 16:27   좋아요 0 | URL
밀린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레와님. 흑흑. orz

웽스북스 2012-08-06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봐 프란, 세시냐? (도망)

네꼬 2012-08-06 22:51   좋아요 0 | URL
깔깔깔.

웽스북스 2012-08-08 12:38   좋아요 0 | URL
네꼬님 사랑해요 ♡
다락방님 메롱 ;p

다락방 2012-08-08 13:15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하. 여기에 댓글 안 달았다는거 저 위의 댓글 보고 알았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게. 본의 아니게 무시한게 되어버리고 말았네. 하하하하(머쓱;;)

하루 2012-08-06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여행!

다락방 2012-08-07 10:15   좋아요 0 | URL
하루님, 피곤해요. 흑흑 ㅜㅜ

LAYLA 2012-08-06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
-ㅠ-
-ㅠ-
-ㅠ-
-ㅠ-

말은 필요없는거죠.

ㅠㅠ

다락방 2012-08-07 10:15   좋아요 0 | URL
네, 다시 현실로, 일상으로.........................orz

라로 2012-08-06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다락방 님의 글에 중독이 되었나 봐요. 한동안 글이 안 올라올 때 제 반응이 말이죠, ㅋㅋㅋ
그나저나 저도 비행기 타는 거 좋아하는뎅~~~다들 저보고 이상한 애라고 했는데,,이제 제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어 기뻐요,,ㅋㅋ

라로 2012-08-06 23:55   좋아요 0 | URL
아참!! 저 다락방님께 질문 있었는데, 제가 어제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을 봤는데 그 영화가 불어로 하는 거에요. ㅠㅠ 그런데 글쎄 1/3 정도 자막이 나오다가 안 나오는 거여요. ㅠㅠ
그래서 2/3 정도는 내용도 모르고 배우들의 연기만 봤는데 뭔가 있을 것 같아요.
도대체 그녀의 비밀이 뭔가요??? 그녀는 아들을 안 죽였나요??? 그녀의 당당한(?)듯한 태도로 봐서는 그녀가 안 죽였을 것 같아요…. 아 궁금해 죽겠어요. ㅠㅠ

다락방 2012-08-07 10:16   좋아요 0 | URL
저는 비행기 타는것도 좋고 공항에 가는것도 무척 좋아요! 공항에 가면 막 설레이고 그래요. 공항은 뭔가 특별한 장소인것 같아요. 버스 터미널은 싫은데 공항은 좋더라구요. 훗.

2012-08-07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2-08-06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휴가셨군요. 비행기랑 난기류랑 마카오랑 프란세시냐(?!), 다 멋있는 이야기들이예요. 우아, 완전 부럽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일은 때려치지 마세요. 공식적인 일이 없어도 할 일 많은 사람의 충고입니다. 참고해주세여~~

다락방 2012-08-07 10:20   좋아요 0 | URL
네, 단발머리님. 제가 일을 때려치면 여행이 지금처럼 가치있게 느껴지지는 않겠죠. 게다가 일을 때려치면 프란세시냐 먹을 돈을 어디서 마련하겠습니까. 프란세시냐를 먹을 수 있는건 제가 돈을 벌고 있기 때문이죠. 후아-

그래도 불끈불끈, 회사 때려치고싶어져요. ㅠㅠ

... 2012-08-07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ㅜㅜ 전 시차적응 완전실패에 더위 먹은 데다가 일상에 치여 기절중이예요. 이게 바로 여행의 부작용이죠 ㅜㅜ

아참, 전 이제 난기류를 즐기는 경지랍니다. ㅎㅎ 제가 겪은 최악의 난기류는 주스를 마시고 있던 오른팔이 컵을 든 채로 공중으로 쑥 솓구쳐 올라서 왼쪽 팔로 끌어내렸던 기억 ㅜㅜ

오로지 음식을 위해 해외여행도 불사하는 다락방님의 집념에 고개를 숙이며 마져 자러 갑니다.

다락방 2012-08-07 10:23   좋아요 0 | URL
네, 브론테님. 저는 어젯밤 열한시에 잠들었는데 지금 너무 피곤해요. 이게 바로 여행의 후유증이로구나 실감하고 있습니다. 7년전쯤인가, 미국에 갔다왔을때도 일주일을 고생했던 기억이... ㅠㅠ 물론 비행기값 갚아내느라 열 달을 고생했지만...하하하하하.

제가 좀 더 타면 난기류를 즐길수 있게 될까요? 으악. 이번에는 으악, 하고 작게 비명도 질렀다니깐요. 전 버스안에서의 급정거와 급출발 이런것들에 약해요. 하아.
브론테님의 난기류 경험을 읽고있노라니, 아주 오래된 영화의 한장면이 떠오르네요. 그게 난기류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외계에 도착했기 때문인지, 여튼 비행기 안의 기장이 자신이 손에 들고 있던 쥬스를 자신의 얼굴에 부어버렸거든요. 갑자기 그생각이...


마저 잘 주무셨습니까? 오늘은 어제보다 좀 나은 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moonnight 2012-08-07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카오에 진짜 다녀오셨군요!!! 부러워요. ㅠ_ㅠ 저도 비행기 타는 거 좋아해요. 기내식 먹는 것도 엄청 좋아하구요. 호호 ^^ 요즘은 진짜 맥주 없이는 버티기 힘든 밤이에요. 너무 더워. 얼음장같은 맥주 생각이 간절해요.

다락방 2012-08-08 09:34   좋아요 0 | URL
저도 기내식 먹는거 좋아하는데 이번엔 비행기 타기전날 과음으로 인해 속이 뒤집어져서 기내식을 절반정도 남기는 만행을 저질렀어요. 제가 미쳤나봐요. 여행떠나기 전날 왜 과음을 한걸까요? 바보 다락방 ㅠㅠ

저는 글쎄 오늘 아침 출근 버스를 기다리면서 맥주 생각이 나지 뭡니까!! ㅠㅠ

이진 2012-08-08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려치면 안돼어요ㅜ 다음 휴가 때 포르투칼 가야죠!ㅋㅋㅋ

다락방 2012-08-08 14:52   좋아요 0 | URL
네, 포르투갈 화이팅! 가야겠어요, 포르투갈. 가기로 결심했어요. ㅋㅋㅋㅋㅋ

가연 2012-08-09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 마지막 사진이 비행기에서 하늘 바라보는거죠?? ㅎㅎ 제주도 갈때 비행기타봤어요[..]

계속 프란세시냐 포스팅 볼 때 마다 저는 다락방님이 저에게 크X제 버거를 사주신다고 했던 것만 기억나네요, 푸핫.
여행에는 이제 흥미가 없지만.. 그래도 이런 포스팅을 보면 저도 쪼끔은 해외여행을 해보고 싶다, 그런 감정이 드네요. 저도 전혀 모르는 여자 사람이랑 전혀 모르는 곳에서 만나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럴려면 이탈리아에 가야겠네요, 그리고 두오모 올라가는길에 우연히 운명을 만나서.. 그대로 결.......

다락방 2012-08-10 09:26   좋아요 0 | URL
네, 마지막 사진은 아마도 착륙전에 찍은걸텐데, 그러니 마카오의 하늘쯤이 되겠죠. ㅎㅎ

아, 가연님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우리 한번 그 뭣이냐, 냉정과 열정사이의 남자와 여자가 그랬듯이(주인공 이름 기억안나니 패쓰)이국의 어딘가에서 만날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포르투갈의 렐루서점에서 만나는건 어떨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라X버거 사줄게요. 사준다고 했으니까.
 
여행의 흔적


여행을 할 때마다 그 도시의 서점을 둘러보는 일은 내게도 꼭 거쳐야하는 필수과정 같은것이지만, 나의 여행 경험이 빈약하다보니 당연히 다른 도시의 서점에 가는 일도 좀처럼 해보게 되진 않는다. 더군다나 며칠전에 들른 마카오에서는 마카오 서점을 찾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책..안 읽고 사나 싶을 정도였다. 그 작은 마카오 일대를 거의 둘러보았다고 생각하는데 서점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 어쩌면 내가 미처 들르지 못한 곳에서 서점은 위풍당당하게 존재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마카오 시내 중심지,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한 그곳에서 포르투갈 서점을 찾았다.




당연히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이 서점은 대형서점이 아니고 보유하고 있는 책의 종류가 다양하지도 않으며 권수 또한 적다.




왼쪽, 포어의 책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 눈에 띄어서 무척 반가웠다. 뭐, 내가 읽을 수 없는 포르투갈 어로 쓰여진 책이긴 하지만. 눕혀진 책들중 왼쪽에서 네번째는 '돈 드릴로'의 『마오 Ⅱ』인데, 뒤쪽에 세로로 꽂혀져 있는 노랑과 빨강의 책들 모두 돈 드릴로의 책이다. 돈 드릴로의 책이 왜...많을까? 돈 드릴로의 마오 는 국내에도 번역되어져 있는데(창비), 나는 가지고는 있으나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다.




세워져 있는 것들중 구름이 보이는 왼쪽의 책은 '헤르타 뮐러'의 책이다. 제목은 뭐라고 쓰여져있는지 몰라서 패쓰. -_-




매대는 고작 이정도의 사이즈랄까. 그 뒤로는 책장이 있고 책들이 주욱 꽂혀져 있는데 규모가 작다. 브론테님이 올리신것 같은 그런 베스트셀러 매대등은 찾아볼 수 없는 곳. 이곳은 대형서점의 이미지라기 보다는 아주 오래된, 포르투갈의 책을 파는 명소이다. 그래서일까, 보유하고 있는 책도 여러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단 한 권뿐인 책들이 많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2-3권이 보통이다.




여기엔 반가운 이름이 보인다. 브론테님의 페이퍼에 등장은 사폰의 책 두 권. 우후후후. 나는 사폰을 늘 시폰이라고 말하곤 하지만(왜일까..), 브론테님 페이퍼에 등장한 작가의 책을 보게 되다니. 우후후후. 그런데 같은 책인지는 모르겠다. 표지는 다른데..




낯선곳에서 익숙한 이름을 보는건 꽤 반가운 일이라 새삼 작가란 얼마나 위대한가 싶어졌다. 이 서점에도 역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영문판이 있었고, 쑤퉁의 책과 위화의 책이 있었다. 호텔에서 페리로 가는 셔틀버스안의 텔레비젼에서 만난 비스트와 포미닛 보다도, 나는 사폰이, 포어가, 쑤퉁이 훨씬 더 반가웠다.


서점에 들러 실컷 구경하다 조카에게 줄 책 두 권을 사고 다른 곳들을 갔다가 다시 또 서점에 들렀다. 영어를 잘 말할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를 생각했던만큼 이 서점안에서는 포르투갈어를 읽을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일하는 대신 서점에 철푸덕 주저 앉아 좋아하는 책의 책장을 넘기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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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란세시냐와 일상
    from 마지막 키스 2012-08-06 14:04 
    통로 건너편의 남자는 킬리가 겁에 질려 있다는 것을 감지했지만 용기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사실, 그는 자신보다 조금 늦게 자리를 잡은 그 여자의 모든점이 몹시 마음에 들었던 터였다. 그녀에게는 감탄할 만한 점들이 아주 많이 있었다.(중략)그 순간 비행기가 난기류에 들어가게 되어 기체가 갑자기 아래로 뚝 떨어졌다. 비행기를 많이 타본 사람이라면 전혀 당황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통로 건너편의 여성은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두리
 
 
2012-08-06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06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07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8-07 10:25   좋아요 0 | URL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네꼬 2012-08-0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다락방 2012-08-06 14:50   좋아요 0 | URL

레와 2012-08-06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지에서 서점찾기라니...!
브론테님 다락방님 두 분 다 멋져요!!

다락방 2012-08-06 14:50   좋아요 0 | URL
저도 요즘은 가끔 제가 너무 멋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 ")

프레이야 2012-08-06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핫~~ 브론테님에 이어 다락방님도 너무 멋지잖아요.^*^
포루투갈이라니요!!

2012-08-07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07 1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8-08 08:53   좋아요 0 | URL
우하하하. 주소까지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프레이야님! 히히. 보내드릴게요!

가연 2012-08-09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카오면 .. 홍콩?

정말 좋았겠네요ㅎㅎ 웃기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금껏 국외로 한 번도 안나갔답니다, 풋. 예전엔 해외여행경험 물어오면 쫌 부끄러웠는데 이젠 유니크해서 좋아요, 푸하하. 국외에 나가지 말아야지, 하고 안나간 것은 아니고 그냥 지내다보니 안나가게 되었어요, 쿡

다락방 2012-08-10 09:27   좋아요 0 | URL
국외로 반드시 나갈 필요는 없죠. 언제고 나가고 싶어진다면 그때 나가면 되는거니까요. 물론 시간과 돈의 여유가 필요하겠지만 말예요. 저는 이십대 후반에 미국 한 번 갔다오고 1년 정도를 허덕였어요. 비행기값이며 기타등등 여행경비를 갚아대느라....하아- 이번에도 마카오에서 흥청망청 놀다왔기 때문에(ㅠㅠ) 아마 당분간 가난에 쪼들리지 않을까....생각해요. 하긴, 뭐 언제는 넉넉했나 싶기도 하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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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USB 하나로 동시에 작동되고 무선이라는 점은 편리하지만, 그것빼고는 불편함 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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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流男兒 2012-08-03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저것 쓰다가 휴.. 다시 유선으로 바꿨더랬죠. 어느 회사든 다 비슷한 건가.. 싶기도하구요

다락방 2012-08-06 12:02   좋아요 0 | URL
키보그가 너무 작아서 글 쓰는데 애를 먹더라구요. 무선으로만 만드면 뭐하나 싶었어요. -_-

웽스북스 2012-08-03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키보드는 무선 써본 적 없는데 마우스는 이제 유선을 못쓰겠어요. ㅠㅠ

다락방 2012-08-06 12:02   좋아요 0 | URL
무선 마우스가 편하고 그래서 키보드까지 무선으로 한거거든요. 선이 너무 복잡해서 좀 줄이고자 하는 마음에.. 그런데 키보드가 너무 작아서 불편해요. 뭘 잘못 누르는지 글 쓰다가 자꾸만 다 지워져버리잖아요. -_-
 

 

 

 

 

 

 

 

 

 

 

 

 

 

 

리는 어떤 관계에서도 친밀감을 원했다. 칼에게서는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청년은 정중하게 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는 듯했다. 칼은 리가 자신에게 성적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조금 주저하다가 결국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칼이 리에게 말했다. "리를 안 만날 수는 없으니까, 내가 다른 것들에 대해서 마음을 바꿀 수밖에 없군요." (p.28)

 

 

 

지독하게 재미없는 소설이지만 이 구절만큼은 자꾸 생각이 난다. 내가 친밀해지고 싶은 상대가 나에게 성적 관심을 갖고 있다면? 그렇다면 나도 그를 '안 만날 수는 없으니까' 다른것들에 대해 마음을 바꿀 수 밖에 없게될까? 그건 상대에 따라서 다르다는게 아마도 가장 정답일 것 같다. 내가 상대에게 혹은 상대가 나에게 일방적인 성적인 관심을 가진 상태라면 그 관계를 '친구'만으로 유지하기가 너무 힘이 드니까. 내 경우에도 그런 일이 있었을 때 관계를 끊는걸로 결정했었다. 나에게 성적인 관심을 저 혼자 가지고 있는 남자를 만나는 것도 나는 싫고, 내가 혼자 상대에게 성적인 관심을 가진채로 만나는 것도 힘들어서 못해먹겠으니까. 자고로 힘들게 하는 사람은 끊어버리는 게 상책이라는게 내 결론.

 

 

이 책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이 책은 '리'라는 퀴어에 관한 이야기이고, '칼'은 역시 같은 동성인 남성으로서, 내가 남자로부터 일방적으로 받는 성적인 관심에 대한 거부감이라거나 부담 보다 그 감정이 훨씬 컸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성애자인데 동성이 내게 성적인 관심을 내비친다면? 음..잘 모르겠다. 일단 거부, 는 아닐 것 같고 이것 역시 상대에 따라서 어쩌면 나는 내 마음을 바꾸게 되지 않을까.

 

 

 

 

시원해지려고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맥주를 마시니 땀이 난다. 휴..

 

 

 

 

 

 

 

 

 

 

 

 

 

 

 

 

지금은 내 근처에 없는 사람이, 아니, 한 번도 내 근처에 있어본 적 없었던 사람이 오래전에 추천해준 '박민규'의 『근처』를 읽었다. 그 친구가 왜 이 작품을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이 작품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 친구가 좋아할만한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인생의 쓴 맛에 대해 말하는 소설을 그 친구가 좋아했던가? 내가 잘 모르고 있었나보다.

 

 

이 작품보다는 이 책에 실린 다른 작품들이 좀 더 좋았는데 일단 이 작품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것처럼 입맛이 참 쓰다고밖에 말할 수가 없다. 그건 주인공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처음으로 가족이란건 이런걸까, 하는 애틋함을 갖게 한 여자, 아파서 앓고 있는 내 이마위로 물수건을 올려다준 여자, 내 옆에서 잠들어주고 사랑인것 같은 감정을 준 여자, 그 여자가, '괜찮아 안에 해도 돼' 라고 말한 그 여자가, 이런 말을 했기 때문이다.

 

 

 

 

나 돈 좀 빌려 줘. (p.47)

 

 

 

 

후아- 정말 미칠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허무하고 허탈했다. 속상하고 안타까웠다. 그리고 화가났다. 그래, 여자가 만약 남자에게 진실된 마음으로 대했다고 한들, 정말로 그에게 사랑을 느껴서 그를 정성스레 간호했다한들, '돈 좀 빌려줘' 앞에서는 모두 무색해지는 것이다. 만약 내가 이 남자였다면, '아, 결국은 돈을 빌리기 위해서 나랑 사귄거구나' 하는 생각밖에 할 수가 없었을 것 같고, 그건 나를 한없이 비참하게 만들었을 것 같다. 나는 결국 나라는 인간 보다는 돈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어지기만 하는걸까, 하고. 그래서 관심있는 그리고 애정어린-그게 나 혼자만의 일방적인 착각이었다해도- 사람의 무심코 던진 한마디 말은 나를 지옥으로 끝없이 떨어뜨리는거다.

 

 

 

아직 이 책을 다 읽지 못했는데-뒤에 세 편을 남겨두었다- 내가 읽은 부분까지의 작품들이 거의 다 좋다. 매 작품들 모두 한마디씩 하고 싶은데, 김애란의 작품이 특히 좋았다. 장편인 『두근두근 내인생』보다 나는 이 책에 실린 단편쪽에 훨씬 더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니까 줄거리는 이렇다. 직장을 관두고 실업자로 있으면서 많이 살이쪄버린 여자가 친구의 부고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가야 하는 날, 대학때 흠모했던 선배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는다. 저녁에 장례식장에 가야한다고 하는 여자에게 오후에 잠깐 보면 된다고 한 것. 그녀는 장례식에 갈 의상을 차려입고 선배를 만나러 가는데 선배는 그녀에게 오랜만에 만나서는 일을 부탁한다. 방송국 AD 로 있는데, 그녀에게 단역을 맡아달라고 한 것이다. 그녀는 보수도 후하다는 말에 알겠다고 했는데, 그녀가 맡기로 한 단역에 의상이 있다. 그녀는 이때부터 자기가 왜 거절하지 못했는지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게 되는데, 그 의상이란 것이 레슬링 복이었고, 먹기대회 우승자인 날씬미녀 뒤에서 그녀와 함께 핫도그 먹기를 겨루는 단역들 중 한명으로 나오는거다. 그러니까 그 프로그램의 취지는 저렇게 잘 먹게 생긴 덩치있는 사람들보다도 이렇게 날씬하고 예쁜 미녀가 더 잘 먹는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 아...정말 비참하다 비참해.

 

 

 

 

일전에 이런 비슷한 내용의 외국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아주아주 오래전에 본 영화라서 제목은 생각이 안나는데, 영화속에서 배경은 고등학교였다. 그 학급에서 가장 뚱뚱한 소녀가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는 같은 반 소년 하나만이 유일하게 말을 걸어주었는데, 어느날 학교의 잘나가는 소녀들이 자신들의 파티에 이 뚱뚱한 소녀를 초대한다. 소녀는 이 꿈만같은 초대를 받아들이고 그 파티에 참석하는데, 이 잘나가는 소녀들이 자신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의식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건 바로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 뚱뚱한 소녀는 내키지 않지만 그들의 무리에 끼고 친구가 되고 싶다는 바람 때문에 그 수영복을 받아들고 입는다. 그리고 소녀들이 한 방의 문을 열며 이 방에 들어가있으면 우리가 너의 친구가 될거야, 라는 말에 따라 그 방에 들어간다. 방문은 밖에서 닫히고 그녀는 기대감에 들떠 그 방안을 둘러보다가, 그 방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었던 소년과 맞닥뜨리게 된다. 소녀들이 그를 그 방안에 두고 그녀를 들여보냈던 것.

 

뒤늦게 소녀들의 속셈을 알게 된 소녀는 마구 울고 소리지른다.

 

그 부끄러움을 그녀는 대체 어떻게 감당해야할까. 무엇보다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소녀들로부터 이용당했다는 걸 알게 된 그 심정은 대체 얼마만큼 무너졌을까. 아니, 예쁘게 보이고 싶었던 남자 앞에서 자신의 치욕스런 모습-수영복을 입은 모습과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처지-을 보인 소녀의 기분은 대체 어떤거였을까. 내가 그 영화를 끝까지 다 본건지 아니면 그 장면만 본건지는 생각이 안나는데 그 장면만이 기억에 남아있기는 하다.

 

 

 

 

김애란의 이 단편, 「너의 여름은 어떠니」에서 이 여자가 느꼈을 비참함은 대체 어디까지였을까. 얼마만큼 자신의 자존심을 바닥으로 떨어뜨렸을까. 무엇보다 대학시절 자신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던 남자인데, 단조로운 자취방에서 깜빡이는 문자메세지에 정신을 놓게 했던 사람인데.

 

 

 

 

"이 사진 좋다."

선배가 '자동 넘김' 장치를 정지시키며 말했다.

"난 싫은데."

"왜?"

"이 가방 때문에요. 옷이랑 너무 안어울리잖아요. 다리도 굴게 나오고."

나는 황토색 인조가죽 가방을 가리키며 투덜댔다. 당시 내게 하나밖에 없던 가방이라, 아무 옷에나 줄기차게 들고 다닌 거였다.

"난 저 가방 때문에 이 사진이 좋은데."

선배가 모니터를 응시하며 말했다.

"에? 왜요?"

선배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이 여자의 '생활'이 보여서." (pp.190-191)

 

 

 

 

그런 말을 했던 남자가 살찐 여자를 불러서 레슬링 복을 입게 하고 먹기대회에 참석시킨게 나쁜걸까. 아니면 남자는 기억도 하지 못할일을 몇 년이 지난후에도 기억하면서 그 환상을 붙들고 있던 여자가 어리석은걸까. 내가 들고 다닌 가방을 가리키며 내 생활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한 남자는 정말 아무 뜻도 없이 한말인데 나는 그 말에 그리도 많은 의미를 부여했던건가. 아, 정말이지 좋아하는 사람의 한마디 말이란 얼마나 많은 또 큰 의미로 다가오는가. 가슴이 아프다. 결국 그 남자 앞에서 레슬링 복을 입고 비참한 마음을 누르며 핫도그를 먹었어야 하는 그 여자가 자꾸만 눈앞에 그려져서. 나는 마치 그여자가 된 듯 아주 많이 가슴이 아프다.

 

 

 

한적한 동네 까페에서 시원한 커피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그 찜통같은 더운 길에서 나는 생각했다. 만약 내가 이 책속의 여자였다면, 나는 그 남자를 얼마만큼 좋아했든, 얼마나 오래 좋아했든, 내가 거절해서 그의 입장이 얼마나 더 난처해지든 상관없이, "난 안해 이 머저리같은 자식아!" 하고 그 자리를 뛰쳐나왔을 거라고. 나는 정말 그럴거라고 새삼 이를 악물고 결심했다.

 

 

아, 결국은 보잘것 없었던 과거의 사랑이여, 안녕.

 

 

 

나까지 이런말을 하고 싶진 않은데, 아, 참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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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8-03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녀석아, 고개 좀 들어. 제발.

저도 김애란의 작품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특히 마지막 장면이 좋았는데... 자기가 아픈 상황에서 나도 누군가를 아프게 했겠구나, 방바닥에 누워 이렇게 생각하는 주인공의 마음이 그래도 따뜻하다고 느꼈어요.

다락방 2012-08-03 00:19   좋아요 0 | URL
우앗, 수다쟁이님도 이 책을 읽었군요! '이 녀석아 고개 좀 들어 제발' 이라는 문장이 아주 낭만적인 문장이었는데 곧 애처로운 문장이 되죠. 윽.

그 문장을 기억하고 댓글을 적어주는 수다쟁이님이라니, 아, 정말 근사해요!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이에요.
:)

가연 2012-08-03 0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박민규의 작품들은 정말 좋아하..였던 것 같은데, 요즘은 좀 식었네요. 그러고보니 박민규는 데뷔한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각종 상을 휩쓸었네요. 이상문학상에 황순원문학상에.. 음, 그렇지도 않은가? 이제 한 10년쯤 된 것 같은데..

다락방 2012-08-06 12:03   좋아요 0 | URL
박민규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만 읽은것 같네요. 재미있게 읽었지만 박민규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좀 무리가 있었구요. 아, 단편 읽어봤다. [낮잠]이요. 그것도 괜찮았어요. 여전히 좋아한다고 말할수는 없지만요. 하핫.

그렇군요.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군요. 아, 그런데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하면 안되겠지만, 배고파서 미치겠네요. orz

아무개 2012-08-03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퀴어 읽어 보고 싶어서 보관함에 넣어 둔지 꽤 됐는데, 다락방님 페이퍼 보니까 더 안땡겨요 ㅋㅋㅋ
그냥 관심이든 성적인 관심이든 상대방에게 그런 마음이 있는데 그 쪽이 몰라주거나,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아는데 받아 들일수 없다면 다락방님 말처럼 그냥 친구는 절대 무리!


김애란 단편소설집 <침이 고인다>를 작년인가 읽었는데 제가 생각 나는건 이것 뿐이네요.
"우리 삶이 세뼘쯤 민망해지는 기분이였다."
전 왠지 단박에 그 기분을 이해할수 있었거든요. 세뼘쯤 민망하고 쪽팔린 그 순간들이 확 떠올라서요.^^


다락방 2012-08-06 12:05   좋아요 0 | URL
[퀴어]는 얇은 책인데 읽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마중물님. 재미도 없고 지루하더라구요. 물론 중간에 잠깐 뭐랄까, 어..그러니까...좀 야한 부분이 있어서 긴장이 살짝 되긴 했지만 ( ") 전반적으로는 재미없었어요.

얼마전에 제 친구중 하나도 김애란의 단편집 [달려라, 아비]가 무척 좋았다고 얘기하더라구요. 전 그 책이 그렇게 좋다거나 하지 않았거든요. 최근에 나온 단편집을 한번 읽어볼까 싶어요.

네꼬 2012-08-0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 맞아요, 이 자식아 내가 물로 보이냐? 하고 나왔어야 돼. 나는 이 책은 아니고, 이번에 나온 김애란 단편집 "비행운"에서 읽었어요. 너무 좋았는데 너무 힘들어서, 뭐라고 쓰진 못하고 있어요. (읽고 나면 갱장히 울적해져요.)

아니 대체 왜, 거기서 그걸 먹고 있었냐고! 뒤쫓아 와서 붙잡고, 계좌번호를 물어보는 자식한테 무슨 좋은 일을 시키려고! 으이그 답답.

다락방 2012-08-06 14:52   좋아요 0 | URL
자존심을 챙기는게 오히려 더 자존심 상할때도 있어서 차마 입이 안떨어지고, 그러다보면 챙기지 못한채로 자존심을 버려야되는 상황들이 간혹 찾아오는 것 같아요. 그건 대체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되죠. 참..씁쓸해요.

참..오랜만에 연락해서 한다는 말이 일 도와달라는 말이고, 그 일이란게 레슬링복을 입히는거라니. 사랑, 참 같잖아요.

dreamout 2012-08-03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의 여름은 어떠니. <<비행운>>의 첫번째 단편이어서,, 저기 선배가 그녀를 부른 것까지 읽었는데,,
그런 요구를 하려고 부른거였군요.(이상한 요구를 할 것 같은 예감이 아주 많이 들긴 헀었더랬죠)
아. 이제 안 읽어도...? ㅋㅋ

다락방 2012-08-06 14:5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드림아웃님 읽어보세요. 비참함과 절망을 읽으면서 몸소 실감하세요! 저만 실감할 순 없잖아요!! 네?!!

이진 2012-08-03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퀴어를 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는데, 다락방님이 올리신 페이퍼를 봤음에도, 그래도 보고싶어요. 곧 읽을 날이 올테죠. 박민규도 얼른... 누군가 엊그제 제게 박민규 어떻냐고 물어봤는데, 그 사람에게 안 읽어봤다고 말하는 제가 한심스러웠어요, 많이.

다락방 2012-08-06 14:54   좋아요 0 | URL
퀴어는 글쎄요, 소이진님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 확신이 안서네요. 아, 읽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해요. 저도 그랬거든요. 소이진님께 그러나 박민규는 잘 맞을것 같아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소이진님은 엄청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요.

어떤 책을 안읽어봤다고 한심스러울 건 없어요, 소이진님. 이 세상엔 정말이지 어마어마어마어마하게 많은 책이 있잖아요. 그 책들중 안읽은 책이 당연히 더 많을터, 전혀 한심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