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영화 『더티 댄싱』에서 댄서인 '쟈니'는 부잣집에서 넘치는 교양으로 무장한 '프란시스' 에게 춤을 가르쳐주면서 공간의 중요성을 말한다.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여기는 내 공간, 여기는 니 공간. 그때 흐르는 노래는 「Hungry eyes」다. 당시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는 제목의 한글번역까지 되어 있었는데, hungry eyes 의 제목은 '갈망하는 눈동자'였다. 그 번역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만약 나였다면 결코 갈망하는 눈동자로 번역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리 의역에 의역을 거듭해도 '굶주린 눈동자'라고 했을 것 같다.

 

 

 

 

 

 

 

공간을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 는 규칙은 춤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하게 지켜져야 한다. 물론 각자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친구' 라거나 '연인'이라거나 하는 관계의 성립에서 적당한 거리를 지키고 공간을 내어주는 것은 무엇보다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어떤 사람들은 연인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친한 친구니까 우리는 서로에게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는 친구든 연인이든  내가 만들어놓은 공간을 침범하려 하지 않는 사람이 좋다. 가까워지고 싶은 욕망은 물론 이해한다. 나 역시 그렇다. 나도 어떤 사람들에 대해서는 다소 멀게 느껴지는 거리를 좁히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거리는 좀 멀어, 이 공간은 좀 넓어, 난 이걸 좀 좁히고 싶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조금 더 다가가려고 해보고 조금 더 친근하게 굴려고 해보지만 그럴때마다 자꾸 돌이켜보게 된다. 혹시 상대는 원하지 않았는데 내가 이걸 부수려고 했던건가? 그렇다면 오히려 나를 밀어내고 싶지 않을까?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얼마만큼이 적당한 거리인지 모르겠고,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얼마만큼이 그가 만들어 둔 그만의 공간인지를 모르겠다. 그 거리를 모르겠는건, 내가 그 사람에게 가고 싶은 욕망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그래서 내 눈이 가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보고 싶지 않은걸지도 모른다. 알고 싶지 않은걸지도 모른다. 나는 내 공간을 지켜주려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들이야말로 나를 진정 아낀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러니 아마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렇겠지. 공간을 준다는 것, 그 공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쉬운듯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이 소설이 아름다웠다.

 

그녀가 마침내 말했어요. "나는 내 또래에서 당신처럼 예의 바른 사람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나는 그리 기쁘지 않은 어조로 말했어요. "예의 바르다고요?" 그녀가 미소를 지었어요.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에요. 지루한 예의 바름 말고요. 정중한 예의 바름 말이죠. 당신은 사람들에게 공간을 줘요. 나는 정말로 그게 좋아요. 흔하지 않은 일이에요." (p.26)

 

 

 

 

 

 

 

 

 

 

 

 

 

 

 

 

 

나는 거리를 지키고 싶고 나는 공간을 갖고 싶은데, 무작정 그걸 파고 들어오려는 사람에 대해서 나는 결코 가까운 거리를 허용할 수가 없다. 오히려 멀어진다. 상대로부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신경이 곤두선다. 상대로부터 '예의 바르다'는 말을 듣는것, '공간을 준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 아, 그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아름답다. 존중이 느껴진다. 그러니 이 책속의 여자도 그를 좋아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정말로 그게 좋아요, 라고 말할 정도로. 그래, 상대의 공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 상대에게 공간을 준다는 것, 그건 흔하지 않은 일이다.

 

이 문장이 너무 좋아서 이 문장을 나처럼 좋아할 것 같은 친구에게 찍어 보냈다. 친구는 예상대로 무척 좋아하면서 이 문장의 원서가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더니 잠시동안의 시간이 흐른후, 능력있는 내 친구는 이런 메세지를 보내왔다. 자, 다같이 새해를 맞이하여 영어 공부 한 번 해보자.

 

 

"I don't think," she said finally, "I've ever met someone our age as polite as you." "Polite?" I said, less than radiant with joy. She smiled. "I don't mean it that way," she said. "Not boring polite. Respectful polite. You give people their space. I really like that. It's unusual."

 

 

오늘의 문장 혹은 올해의 문장쯤이 되지 않을까.

 

 

물론, 그래도 여전히 누군가의 거리를 좁히고 싶은 마음은 있다.  나는 그에게 공간을 주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으니 그가 이 노력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는 마음도 있다.

 

 

 

그녀는 다 웃고 나더니, 내 손에 자기 손을 얹고 말했어요. "당신이 보고 싶었어요. 돌아와서 좋아요."

나는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내 손가락을 밀어 넣고 싶었지만 가만히 있었어요. 내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접촉이 끊겨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p.74)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그 손가락 사이로 내 손가락을 밀어 넣고 싶은 마음이 대체 왜 들지 않겠는가. 그런데 가만히 있었다니, 그는 정말이지 정중하게 예의바르다. 그래, 여자는 아직 자신의 공간이 필요하고 아직 잊지 못하는 연인이 있다. 그런 여자의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가는 지금 유지되고 있는 관계가 바스라질지도 모른다. 남자는 여자를 좋아한다. 그는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당신이 보고 싶었어요 돌아와서 좋아요, 라는 말을 하게 되는 날이 내게 온다면, 그런데 상대가 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는다면, 그러나 나는, 가만히 있진 않을테다. 그 손가락 사이로 내 손가락을 밀어 넣을거다. 공간을 줄테니 손가락만큼은, 그 순간만큼은, 받아주어도 좋지 않을까.

 

 

 

 

친구를 만나서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기전에 우리는 따뜻한 정종을 마시러 갈까 와인을 마시러 갈까 어떤걸로 정할까 고민했었는데, 영화에서는 스테이크 먹는 장면이 자꾸 나왔다. 모두가 울었다는 그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는데 나는 친구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스테이크를 먹으러 가서 와인을 마시자고. 친구도 그러자고 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이 복잡했다. 여자가 아팠다. 부부는 함께 오래 살았다. 거동이 불편한 여자의 간병을 남편이 해준다. 내가 불편할 때 병간호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렇다면 사람은 결국 누군가와 함께 살아야 하는걸까. 그러나 여자는 남편에게 그리고 자식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싫다. 침대에 소변을 보는 자신이 창피해 숨어버리고만 싶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제 명확한 단어가 되어 나오질 않아 상대가 알아듣지도 못한다. 여자는 물 마시는 것조차 거부하고 죽어버리고만 싶다. 그나마 말을 할 수 있을 때 그녀가 계속 내뱉던 말은 '너무 길어, 너무 길어' 였다. 인생이 너무 길다는 말. 그런 그녀를 보니 그녀의 마음이 짐작이 되었다. 어쩌면 혼자가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내 모습, 나였어도 보이기 싫었을테니. 아무리 내가 사랑했던 그리고 함께 살았던 사람이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결코 편하지 않을테니.

 

아내의 미안함을 아는 남편은 말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고, 당신이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겠냐고. 그러나 아내는 말한다. 물론 많이 생각해봤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달라요.

 

 

그래, 생각과 현실은 같지 않다. 내가 아팠다면 너도 이렇게 했을거야, 와 정말 아파서 병간호를 받고 있는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같을까. 우리가 이해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존재하지 않을까.

 

 

침대에 누워 제대로 말하지도 못하는 엄마를 딸이 찾아온다. 딸은 엄마의 모습을 보고 운다. 나는 그런 딸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엄마 생각이 났다. 그리고 앞으로의 내 생각도 났다. 우리 엄마가 저렇게 아프면 어떡하지, 내가 그걸 어떻게 감당하지.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시면 어떡하지. 그러면 나는 내 삶을 어떻게 살지. 내가 늙으면 어떡하지. 내가 늙어서 저렇게 거동조차 불편해지면, 그러면 그때는 어떡하지. 생각하니 답이 나오질 않고 답답하기만 했다. 그러다보니 생각하고 싶지 않아졌다.

 

 

 

 

고기와 술을 마시고 배가 터질것 같았던 친구와 나는 종로 알라딘 중고샵으로 갔다. 친구는 갈 때마다 눈에 띄는 책을 찾지 못했다고 했는데, 나는 책장앞을 서성이면서 친구에게 이 책 읽으라며 자꾸만 책을 숑숑 빼주었다. 친구의 팔은 점점 책으로 가득찼다. 그리고 나 역시 책을 막 빼들었다. 고르다보니 일곱권이었는데 계산 직전 두 권을 빼놓았다. 이걸 들고 집에 가자니 지독하게 무거울 것 같아서. 결국 나는 다섯권을 손에 들고 중고샵을 나왔다.

 

 

 

 

 

마태우스님의 리뷰를 보고 『악의 교전』을 장바구니에 담아두었었는데 똭- 눈에 띄는게 아닌가! 그래서 냉큼 빼들었는데 유감스럽게도 1권은 재고가 없었다. ㅠㅠ 1권 없으니 2권도 사지말까 하다가, 아니야 어차피 살 책이니 2권이라도 일단 사놔, 하고 들고왔다. 『그토록 먼 여행』은 장바구니에 너무 오래 들어있었다. 항상 넣었다가 뺐다가를 했었는데, 책과 나도 만날 때가 있는건가보다. 지금은 그 때가 되었고.

 

 

 

 

오늘 외출하는 길에는 박정현의 노래를 들었다.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아, 이노래가 이렇게 좋았던가!! 그러고보면 노래와 나도 만날 때가 따로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책을 좀 읽다 자고 싶은데 졸리네. 이를 어쩐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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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떠나려는 그대를
    from 마지막 키스 2016-11-11 17:58 
    '모신 하미드'는 『주저하는 근본주의자』에서, 내가 되고 싶은 나와 본연의 나는 다르다고 말해서 사람 가슴을 찢어놓더니, 이 작품에서도 결국은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아니, 그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내가 그렇게만, 그것만 받아들인 것 같다. 처음엔 묵직한 작품이 아니잖아? 하고 설렁설렁 읽다가, 결국 또 가슴이 뜯겨져나가 버렸다 ㅠㅠ 페이퍼로 길게 막 쓰다가, 너무 구질구질해져서... 간단하게, 내 가슴 찢어졌다고만 말하련다 ㅠㅠ다 읽고나니,
 
 
turnleft 2013-01-06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저하는 근본주의자] 는 다음번 책 주문할 때 꼭 같이 넣어야겠어요.

다락방 2013-01-07 10:00   좋아요 0 | URL
네, 턴님도 한 번 읽어보세요. 어쩐지 두근두근하네요.

Jeanne_Hebuterne 2013-01-06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의 일이다. 슬퍼할 거 없다.
김훈을 카피한 듯한 모친의 말씀.

(그런데 그 뒤, 이러셨어요. 치매는 상관없어. 난 제정신이 아니니 안괴롭겠지만 너희가 괴롭겠지. 그러니까 내가 정신 멀쩡할 때 나한테 잘 하도록 하렴.)

아빠 어디 가? 를 다락방님이 어떻게 읽으실지 모르겠어요. 태어날 때 부터 죽어버렸던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까. 너와 함께 모차르트의 천성적인 밝음을, 쇼팽의 서정을 이해하고 싶은데 너의 세계는 어디 있는지 내가 닿을 수가 없다, 라고 말하는 아버지를 읽는 내내 마음아팠어요. 부모가 대신 해 줄 수 없고 자식이 대신 해 줄 수 없는 일이 너무나도 많아요. 그럼에도 전 모든 자식은 부모의 풍선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심지어 '사랑해, 파리'라는 영화에는 늙은 아버지가 미혼모 딸에게 '넌 풍선이 아니야. 넌 비행기였어'라고 말하는 장면까지 있는데 저와 모친은 그게 진짜라고 끄덕거렸어요. (물론 그 뒤 절 물끄러미 보더니 비행기도 비행기 나름이긴 한데......라고 말씀하시는 걸 잊지 않으셨어요)

삼겹살을 구워먹고 검고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지금, 다락방님 페이퍼를 읽고 흔적 남깁니다. 흔적이 길어요.

다락방 2013-01-07 10:06   좋아요 0 | URL
자연의 일이고 슬퍼할 게 없다 한들, 막상 그 일 앞에서 슬퍼하지 않을수 있을까요? 다가오기 전에 하는 말들과 다가왔을 때 느끼는 것에는 당연히 간극이 있을거에요. 영화속에서도 남편은 아내에게 '너가 나였어도 이렇게 했을 것' 이라고 말하지만 아내는 그러거든요. '그렇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다르다' 고요. 영화를 보고나서 계속 생각이 복잡하고 마음이 아픈데, 이걸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아빠 어디 가?]는 오래전에 쟌님의 리뷰를 보고 보관함에 넣어두었더랬어요. 그러다 마침 중고샵에서 보고 반가운 마음에 집어들었죠. 아, 쟌님, 저는 이 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덧붙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말을 감상이라고 한들, 그러니까 어떤 단어를 써도 아무것도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이게 이해되는 표현일지..아팠고 자신이 없었어요. 물론 아무도 제게 자신있냐고 물은건 아니었지만요.


여름되기전에 부산에 갈 생각이에요. 같이 커피 마셔요, 그 때. 술도 좋구요.

달사르 2013-01-06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와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서 동시에 그 거리를 존중하고픈 마음도 있는 것. 좋아요.
그에게 더 다가가고 싶지만 그가 숨쉴 수 있는 정도의 거리는 유지하는 것. 관계를 오래도록 지속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 같아요. 물론 더 다가가고픈 마음 역시 숨길 순 없지만요.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건, 그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해서인 것도 같아요. 나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나의 독자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때론 외롭기도 하지만 말이죠.

다락방님의 이번 글, 무척 와닿아요. ^^

다락방 2013-01-07 10:08   좋아요 0 | URL
네, 달사르님.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건 그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죠. 그와 내가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한, 관계 역시 계속 유지되겠죠.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과 잃고 싶지 않은 마음 사이에서 조율을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새해 목표는 세우셨어요, 달사르님? ㅎㅎ

2013-01-07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7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poptrash 2013-01-07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다고 선언해놓고 아직도 안 읽어서 참 댓글을 달 수가 없네요... <인간의 조건>이란 한승태 씨의 책을 집었다가 손에서 놓지 못하는 바람에 한 40쪽까지 밖에 못 봤어요. 졸려서, 보다 잤어요. 그래도 문제의 구절을 보았고, 바로 이것이 "you give people their space"군, 하고 혼자 중얼거렸어요. 다락방 님 덕분에요.

다락방 2013-01-07 10:0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좀전에 팝님의 페이퍼 읽고 오는 길입니다.

팝님, 이 책 읽으면 꼭 서평 써주세요. 아셨죠? 저 기다릴겁니다. (불끈!)

레와 2013-01-0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의 (상대방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고 지켜주기....를 좀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것을.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는 [레미제라블]을 다 읽고 바로 읽어 보겠어요! ^^

다락방 2013-01-07 11:33   좋아요 0 | URL
나도 그래요, 레와님.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걸, 하고 생각해요. 그래서 상대에게 좀 더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었으면, 하고 말이지요. 어릴적에도 분명 싫었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몰라 싸우기만 했던것 같아요. 지금도 내 공간을 지켜달라 말하기는 서툴지만, 분명히 그걸 알고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들이 소중하고요.

:)

건조기후 2013-01-0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간을 준다.. 참 근사한 말이네요. 진작에 이렇게 그럴듯한 표현을 할 줄 알았다면 인간관계가 조금은 덜 힘들었을 수 있었을까요. 음 아니 저런 말을 실제로 입 밖으로 내뱉았다면 더 재수없었을 지도 ;;

가끔은 막 스스럼없이 선을 넘어 침범하고 상대방도 그런 침범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끈.끈.한 사이가 부러울 때도 있지만. 역시 체질적으로 오래 못 가더라고요. 형식적인 예의범절에 철저한 사람들이 오히려 정말 마음으로 배려해야할 부분에 대해서는 서툰 것도 같고...

옛날 생각도 나고 지금의 주변도 돌아보게 되고,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한 마디에요.

다락방 2013-01-08 09:01   좋아요 0 | URL
그렇죠? 막상 [더티댄싱]을 볼 때도 저 말이 의미있게 다가오진 않았었어요. 그때 전 중학생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더티댄싱이 똭- 떠오르더라구요. 아, 춤을 출 때, 그 때도 공간의 중요성을 패트릭 스웨이지가 말했었지! 하고 말이죠.

나이들면서 그런 생각을 해요, 건조기후님. 나조차도 나를 잘 몰랐었다는 사실이요. 전 굉장히 허물없이 친한 사이가 진짜 친한 사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지내다보니 제가 좋아하고 편하게 생각하는건 어느정도의 거리와 공간을 지켜주는 사이더라구요. 할말과 해야하지 않을 말을 가려서 하는 사람을 좋아하구요. 아, 나라는 인간이 내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공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구나, 하는걸 깨달은지 얼마 안돼요.

지금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공간을 지켜주는 사람이에요. 의식적으로 지켜주는건지 혹은 그렇게까지 친해지고 싶지는 않은 마음인건지는 제가 그 속을 알 수가 없지만, 그래도 제가 원하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소중해요. 제게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구요. 저 역시도 아주 생각이 많아졌어요. 게다가 '공간을 준다'는 글을 읽고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행복했어요.


그나저나 건조기후님, 자주 좀 와욧!!

이진 2013-01-08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능력자! 직접 작문을 하신거겠죠...
손가락을 끼우지 않다니 예의바르다 못해... 저 같으면 쑥쓰럽고 두려워서 끼우지 않을 거예요.

이진 2013-01-08 14:58   좋아요 0 | URL
아차, 노래 정말 좋은 걸요.

다락방 2013-01-08 15:02   좋아요 0 | URL
노노노노. 저 영작을 말씀하시는거라면, 친구가 원서에서 찾은거에요. 저게 능력자들은 찾더라구요. 구글에서 찾나봐요. 하핫. 저는 감히 시도도 못해요.

쑥스럽고 두려워서 끼우지 못하겠다면, 그때는 그 감정이 맞는걸거에요. 그렇지만 상대에 따라서 소이진님 감정은 변할거에요. 쑥스럽더라도 용기를 내자, 쪽이 될 수도 있고 용기를 내고 싶지만 상대가 아직 나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같군, 하면서 뒤로 한 발 물러설 수도 있겠죠. 상대와 상황에 따라서 다른 행동이 나타날거에요, 소이진님.

octonov 2013-01-1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님 덕분에 정말 좋은 책을 알게 되었네요! 무엇을 읽을까 떠돌던 저에겐 이곳이 마치 보물지도 같아요. 매일매일.. 조금씩조금씩.. 님이 쌓아놓신 책의 역사를 알아갑니다. 감사해요~

다락방 2013-01-15 18:04   좋아요 0 | URL
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입니다. 부디 고르신 책들이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어야 할텐데요.
:)
 
주저하는 근본주의자 민음사 모던 클래식 60
모신 하미드 지음, 왕은철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에리카는 나한테 주말에 센트럴파크로 점심 소풍을 가자고 했어요. 나는 우리가 이번에는 다른 사람 없이 간다는 걸 깨달았어요.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맹렬한 바람이 나무들을 흔들고 구름이 하늘에서 쏜살같이 달음질을 치는 뉴욕의 7월 하순, 어느 아름다운 오후였어요. 어떤 날씨를 말하는지 안다고요? 맞아요, 바로 그거예요. 서늘하고 소금기 묻은 공기가 도시에 불어오면, 습기는 순식간에 사라지죠. 에리카는 밀짚모자를 쓰고 바구니를 들고 있었어요. 바구니에는 와인과 막 구운 빵, 얇게 자른 고기, 다양한 치즈, 포도 등이 들어 있었어요. 맛도 좋고 세련된 것들로 구색이 갖춰져 있었죠. (p.55)



그녀는 눈을 감고 팔꿈치를 대고 뒤로 기댄 채, 의심할 줄 모르는 소녀처럼 졸린 듯한 미소를 지었어요. 나는 소변이 마려워 방광이 터질 것 같았어요. 나는 곧 돌아오겠다면서 화장실로 다려갔어요. 그런데 내가 돌아오자 그녀는 곤히 잠들어 있었어요. "에리카?" 불러도 대답이 없었어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래서 망설이다가 결국 불을 껐어요. 블라인드가 올려져 있어서 맨해튼 불빛이 안으로 들어왔어요. (p.76)




이 책의 책장을 한장씩 넘기다가 나는 꼭, 반드시, 오랜 시간을 미국에서 머무르리라, 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곳은 뉴욕이어야 한다고. 어릴때부터 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센트럴파크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센트럴 파크는 내가 읽는 소설속에도 등장하고 내가 듣는 노래속에도 등장했다. 나는 엠파이어 꼭대기에서 반드시 키스를 해야했고, 그곳에서 뉴욕의 야경을 바라보아야 했다. 나는 센트럴 파크의 벤치에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미소로 인사하고 햄과 치즈가 푸짐하게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먹어야 했다. 가끔은 커피도 마셔야 했고 가끔은 책도 읽어야 했다, 거기에서. 이 책을 읽노라니 밤마다 내가 머무르는 곳에서 맨해튼의 불빛을 느끼고 싶어졌다. 7월 하순의 오후를 센트럴 파크에서 피크닉을 하며 보내고 싶어졌다. 뉴욕의 일상을 작가는 평범하게 그러나 지독하게도 아름답게 표현했다. 그 빽빽한 도시에서 찾아내는 이 아름다움이라니, 이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 책의 주인공은 파키스탄 사람이다. 그는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미국의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뛰어난 업무성취도를 보이며 미국 여자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런 미국에 대해 이렇듯 아름다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 거창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일상속에 파고드는 이 아름다운 풍경을, 나는 넋을 잃고 무작정 기대하고 상상한다. 내가 마침내 도달해야 할 곳은 바로 그 곳이라는 듯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아니 그가 이런 일상을 보내놓고, 911 테러로 월드트레이드센터가 무너지는 걸 목격한 그는, 이런 감정을 느낀다.



다음날 저녁은 우리가 마닐라에서 보내는 마지막이어야 했어요. 나는 방에서 짐을 싸고 있었어요. 텔레비전을 켰을 때 처음에는 영화가 나오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계속 보니까, 영화가 아니고 뉴스더라고요.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 건물이 하나둘 무너지더군요. 그대, 나는 미소를 지었어요. 그래요, 혐오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의 첫 반응은 놀랍게도 즐거움이었어요.

(중략)

하지만 그 순간, 나는 그 공격의 희생자들을 생각한 게 아니에요. 텔레비전에서는 어떤 허구 인물이 죽으면 마음이 많이 움직이죠. 여러 일화를 통해 내게 친숙해진 인물이 죽으니까 그런 거죠. 그런데그 순간은 그게 아니었어요. 나는 그 모든 것의 상징성에 빠져들었던 거죠. 누군가가 그렇게 가시적으로 미국의 무릎을 꿇렸다는 사실에 그랬던 거죠. (pp.66-67)




그 일이 있고난 후, 그는 공항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심하게 검색을 받는다. 그가 파키스탄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상황을 외면하고 싶었고, 자신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잠시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전쟁에 대비하는 가족들을 맞닥뜨린다. 그에게 미국은 그 자신을 그리고 자신의 가족과 고향을 공격할 수 있는 대상이다. 아름답고 환상의 나라였던 바로 그곳이, 그에게 엄청나게 거대하고 잔인한 상징으로 닥쳐온다. 그는 그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었는데, 결국 그는 내내 머릿속에서 자기 자신과 가족과 고향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일상에 방해를 받고 만다.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걸 보는 순간 제일 처음 느낀게 고통이 아니라니, 즐거움이라니, 아니 즐거움이라고 내뱉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소설인가. 더 놀라운 건 내가 그를 이해한다는 거다. '누군가가 그렇게 가시적으로 미국의 무릎을 꿇렸다는 사실'에 즐거움을 느꼈다는 그를 이해한다는 거다. 그 순간까지는 자신이 미국을 사랑한다고만 느꼈는데, 그 거대한 나라가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에 즐거움을 느꼈다는 그 파키스탄 사람의 마음이 무엇인지 알겠다는거다.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라니, 이건 무슨 인문서의 제목인가 싶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에 이 제목 말고 무슨 제목을 붙일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녔고 미국 회사를 다녔고 미국 여자를 사랑했지만, 미국 사람이 될 수는 없었다. 그는 다른 사람의 '대신'도 될 수 없었다. 미국이 원한것도 그리고 자신이 사랑한 여자가 원한것도 '그'는 아니었다, 그는 될 수 없었다.



"크리스가 보고싶어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나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걸 보았어요. "그렇다면 내가 그라고 생각해 봐요." 나는 내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몰랐어요.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죠. 갑자기 그것이 가능한 하나의 방법 같았어요. "뭐라고요?" 그녀는 이렇게 말했지만, 눈을 뜨지는 않았어요. 내가 다시 말했어요. "내가 그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천천히, 어둠 속에서 말없이, 우리는 했어요. (p.95)



잠시동안 눈을 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김없이 눈을 뜨는 시간은 찾아온다. 눈을 뜨면, 거기엔 되고 싶은 내가 있는게 아니라 본연의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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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ou give people their space.
    from 마지막 키스 2013-01-06 00:18 
    영화 『더티 댄싱』에서 댄서인 '쟈니'는 부잣집에서 넘치는 교양으로 무장한 '프란시스' 에게 춤을 가르쳐주면서 공간의 중요성을 말한다.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여기는 내 공간, 여기는 니 공간. 그때 흐르는 노래는 「Hungry eyes」다. 당시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는 제목의 한글번역까지 되어 있었는데, hungry eyes 의 제목은 '갈망하는 눈동자'였다. 그 번역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만약 나였다면 결코 갈망하는 눈동자로 번역하
  2. 떠나려는 그대를
    from 마지막 키스 2016-11-11 17:58 
    '모신 하미드'는 『주저하는 근본주의자』에서, 내가 되고 싶은 나와 본연의 나는 다르다고 말해서 사람 가슴을 찢어놓더니, 이 작품에서도 결국은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아니, 그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내가 그렇게만, 그것만 받아들인 것 같다. 처음엔 묵직한 작품이 아니잖아? 하고 설렁설렁 읽다가, 결국 또 가슴이 뜯겨져나가 버렸다 ㅠㅠ 페이퍼로 길게 막 쓰다가, 너무 구질구질해져서... 간단하게, 내 가슴 찢어졌다고만 말하련다 ㅠㅠ다 읽고나니,
 
 
Mephistopheles 2013-01-0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갸르릉거리는 머슬카를 타고 넓다란 평야에 이차선 도로만 나와있는
서부사막을 땀 뻘뻘 흘리면서 드라이브하고 싶습니다. (쓰고 보니 슈퍼네추럴..)

다락방 2013-01-04 14:08   좋아요 0 | URL
ㅎㅎ 점심은 드셨습니까, 메피스토님.
2013년 제 목표는 금발머리 파랑눈의 남자와 연애하기 입니다, 메피스토님. 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3-01-04 14:28   좋아요 0 | URL
금발머리 염색에 파란 써클렌즈를 낀 남자는 아니겠죠?

다락방 2013-01-06 00:30   좋아요 0 | URL
가짜는 곤란합니다, 메피스토님.

어제 조셉고든래빗의 노래 부르는 동영상을 보았는데요, 꼭 금발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뭐, 재이슨 스태덤은 민머리..니까요;;

Jeanne_Hebuterne 2013-01-04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센트럴 파크가 내려다 보이는 호텔에서 낮에 매그놀리아에서 사온 레드 벨벳과 바나나 크림 컵케잌을 먹던 순간, 다락방님을 떠올렸어요.
아, 여기는 다락방님이 무척 좋아하는 곳이었지, 하고.
올해 그곳에 가거든 엽서 보내주셔요!

다락방 2013-01-06 00:30   좋아요 0 | URL
쟌님, 제가 어떻게 올해 그곳에 가겠습니까. 그러나 언제고 가고 말거라는 생각은 있으니, 그게 언제든 가게 되면 엽서 보낼게요. 그 순간이 빨리 오면 좋겠어요!!

poptrash 2013-01-0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읽기 시작합니다!

다락방 2013-01-06 00:29   좋아요 0 | URL
지금쯤 다 읽기 시작하셨을테니, 서평을 내놓으시오!!

moonnight 2013-01-04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모던 클래식에서 헉 소리 나게 좋았던 작품들이 몇 있었어요. 이 책도 꼭 읽어보고 싶어요. >.<

다락방 2013-01-06 00:29   좋아요 0 | URL
좋은 문장이 많아서 자꾸 뒤적여보고 친구들에게도 적어 주고 그랬어요, 문나잇님. 얇은 책이니 문나잇님도 꼭 읽어보세요.

2013-01-04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01-06 00:28   좋아요 0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dreamout 2013-01-04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만 넣어두고 있었는데, 그럼 장바구니로 옮겨도 되겠네요. ㅋ

다락방 2013-01-06 00:28   좋아요 0 | URL
드림아웃님 좋아하실거에요! 오늘은 무슨 책을 읽으셨을까, 엄청 궁금해요. ㅎㅎ 이 댓글 읽으시면 말씀 좀 해주세요!

2013-01-07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8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9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9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3-01-05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그렇듯이 님의 서평은 참 좋습니다. 다양한 사유를 할 수 있어서요. 즐거움을 느꼈다,는 구절을 제가 이해하려면 노력을 좀 해야 했답니다. 그리고 제가 주목한 구절은, 인종이 달라도 프린스턴을 나오면 좋은 자리에 취업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제가 미국에 대해 편견을 가졌나봐요....

다락방 2013-01-06 00:27   좋아요 0 | URL
제가 인용문을 저기서 끊어서 아마 이해가 좀 힘들었을 것 같아요, 마태우스님. 저 뒤의 부분은 이렇게 된답니다.

[아, 내가 당신을 더 불쾌하게 하는 모양이군요. 물론 이해합니다. 자기 나라의 불행에 다른 사람이 흡족해하는 걸 보는 건 가증스러운 일이지요. 하지만 당신도 그런 감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할 거예요. 당신은 미국 무기가 적의 건축물을 폐허로 만들어 버리는, 최근에 상당히 유행하는 비디오클립을 보면 즐겁지 않나요?]


위의 문장이 이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을텐데요. 제가 이해하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그가 말하는 '상징성'으로서의 '미국의 거대함' 이였어요. 그가 말한것처럼 '공격의 희생양'이 아니라 말이죠.


프린스턴은요 마태우스님, 저는 말이죠, 프린스턴을, 예일을, 하버드대를 나오고 싶어요. 뭐, 공부를 못해서 이건 농담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제가 '저 하버드 졸업했어요' 라고 말하는 순간 얼마나 스스로가 멋져보일까, 하는 생각을 한답니다. 하버드라뇨. 흑흑. ㅠㅠ
 
주저하는 근본주의자 민음사 모던 클래식 60
모신 하미드 지음, 왕은철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장을 넘기는 일이 꽤 행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책을 읽을 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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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1-03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왜 이렇게 어려운가요!!

다락방 2013-01-03 14:28   좋아요 0 | URL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아요, 마노아님. 제목이 이래서 저도 처음엔 글쎄 인문서인줄 알았지 뭡니까! ㅎㅎ

poptrash 2013-01-03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책 지금 배송중인데! (기대 +10)

다락방 2013-01-03 16:11   좋아요 0 | URL
이거 엄청 좋아요, 팝님. 팝님도 좋아하실겁니다, 분명히!

레와 2013-01-03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문서가 아니라고?? ㅎㅎㅎ 제목이..;;;

다락방 2013-01-03 17:17   좋아요 0 | URL
페이퍼 쓸건데요, 이거 911을 대하는 파키스탄 사람의 시선으로 쓰여진 소설이에요!!

moonnight 2013-01-04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안 사고 못 배기게 만드는 다락방님의 글 ^^

다락방 2013-01-06 00:31   좋아요 0 | URL
좋은 책이에요. 한 번 다시 읽고 싶은 그런 책이에요, 문나잇님. 훗.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사람들에겐 저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짝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상대는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대여야 한다는 것. 그가 아무리 매너가 좋고 예의가 바르다한들, 나였다면, 내가 영화속 여자주인공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내가 영화속의 남자와 사랑에 빠졌을까? 답은 '아니'다. 나는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고, 시간여행을 하겠다는 남자를 결코 사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가 정부의 장비를 훔쳐서 FBI 의 추적을 당하고 있고,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그의 여자친구가 살아있다면? 그래서 그에게 '니가 말한 그 여자가 살아있지 않느냐!' 라고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이 '그렇다면 내가 시간여행에 성공하는 거에요, 내가 그걸 바꾼거죠.' 라고 말하는 남자라면, 나는 '아 이 남자가 그랬겠구나' 하고 그를 믿을 수 있을까?




그녀라서 가능했다. 그녀라서 그를 사랑할 수 있었고 그라서 그녀를 사랑할 수 있었다. 서로가 서로가 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 때, 왜 그런말을 하는지도 이해하고 있을 때 그들은 서로를 사랑할 수 있다. 그가 원하는게 그녀가 원하는 것과 닮았고 서로가 한 방향을 보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들은 함께 할 수 있다. 영화는 나에게는 꽤 놀라운(!) 결말로 끝을 맺는데, 이 영화를 보는 전체적인 감상이 어쨌든 그 결말 때문에 점수가 올라간다. 신선한 결말이다.


이 영화속의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은 나에게 모두 낯선 인물들. 처음 본다. 게다가 둘 다 어딘가모르게 독특하다.



배우들의 다른 출연작들을 보니 다 내가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영화들이다. 하핫.























아우, 이 영화는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고 두근두근하다. 주인공 재시라는 열세살이다. 13. 그녀는 자신의 몸에 나는 털을 밀어버리고 싶고 이제 막 생리를 시작했다. 옆집 아저씨의 포르노잡지를 보다가 놀라기도 하고 흥분하기도 하고 혼자 있을 때는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위해 두 다리를 비벼댄다. 그런 그녀에게 그녀의 엄마는 털을 밀지 말라고 하고 아빠는 탐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한다. 왜 안되는지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털 밀지 말라면 밀지 말고 탐폰 쓰지 말라면 쓰지마' 가 전부이다. 흑인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은 안되는 일이고 포르노잡지를 보는 것은 허벅지를 맞을 일이다. 그런 그녀에게 옆집 아저씨는 예쁘다며 다가온다. 그녀는 안되는 것 같으면서도 아저씨를 거부하지 못한다. 그녀의 호기심과 아저씨에 대한 연민은 그녀에게 가져선 안 될 비밀을 갖게 한다. 이건 재시라보다 이십년이나 나이가 많은 내가 보면서도 혼란스럽다. 판단이 제대로 되질 않는다. 그런 일이 있을 때 부모님에게 말해야할까. 그렇다면 부모님이 노여워하지 않을까. 이걸 비밀로 간직하는 건 내게 죄책감이 되지 않을까. 후아- 너무 어렵다. 나 역시 재시라의 상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녀를 둘러싼 가까운 어른들이 그녀를 자꾸만 구석으로 구석으로 몰아부친다고 생각했는데, 그녀에게 또다른 이웃의 아줌마가 나타난다.


그녀는 재시라가 옆집 아저씨의 차에서 내리는 걸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옆집 아저씨의 집에 재시라가 아저씨와 둘이 있는 상황으로부터 재시라를 불러낸다. 그녀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채로 앞으로 생길지도 모르는 일에 대해 재시라를 보호하고자 한다. 영화를 볼 때는 한 없이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이었는데, 자꾸 생각할수록 펑- 하고 울음이 터져버릴 것 같다. 왜 내게 어릴적에 그런 이웃이 없었을까.


그녀는 재시라에게 말한다. 이런 포르노잡지는 남자들의 환상을 부추기고 여자들에게는 비참함을 안겨준다고. 그 사진들은 거칠고 모공이 넓은 여자들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포토샵으로 처리된 가공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그 사진을 보고 흥분한다는 재시라에게는 섹시한 사진이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는거라고 한다. 어떤 사진을 보고 무엇을 느끼든 그건 네 느낌이고 주관적인것이니 아무도 너에게 그것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다, 그 느낌은 너 개인의 것이다, 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 잡지를 네가 가지고 있는건 잘못일 수 있다, 이 잡지를 너는 어디로부터 얻었느냐, 그걸 준 사람이 혹시 어른이냐고 묻는다. 재시라는 이에 대답하지 않는다.


모든 일을 알게 됐을때도 그녀는 재시라에게 말한다. 너는 열세살이다. 열여섯살 미만과 성관계를 하는 것은 설사 니가 원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해도 강간이다, 라고 말해준다.


게다가 그녀의 남자친구는 재시라에게 앞으로는 섹스를 하지 말자고 말한다. 너는 그것에 대해 상처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하는 것은 옳지 않은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아직 채 자라지 않아서 성적인 호기심이 왕성한 남자아이, 소년이 '내가 좋아하는 것에 너는 상처를 가지고 있으니 하지 않는게 낫겠다' 라고 생각한다는 게 나로서는 놀라웠다. 그건 지극히 당연한 도리이지만 어른들조차 그런 도리를 지키지 않기가 일쑤인데. 심지어 재시라를 안았던 옆집 아저씨조차 보석으로 풀려난 뒤에 재시라에게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한다. 



호기심이 생기고 그래서 그 호기심을 풀기 위해 벌이는 일들은 부모의 억압으로는 막을 수가 없다. 물론 도와줄 수는 있다. 만약 재시라의 엄마가 털을 밀면 왜 안되는지 말해줬다면, 아빠가 탐폰을 쓰면 왜 안되는지 말해줬다면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지 말라면 하지마!' 라고 말하는 것은 재시라의 호기심을 충족하기에 결코 만족스런 답이 아니다. 사춘기를 보내는 것이 힘들고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는 것도 힘들다. 살아가는 일이 쉬운게 하나도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일인지 묻지 않을테니 필요하면 언제든지 우리집으로 와' 라고 말해주는 어른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가. 눈물나는 일이다.




영화를 보면서 불편했던건 주인공인 여자아이의 나이였다. 열세살로 나오는 그녀가 정말 열세살이라면, 아무리 연기라지만, 저런 연기를 하면 안되는건 아닌가, 해서. 보호자가 지켜보고 있으면 괜찮은가, 하고 자꾸만 불편했다. 그래서 그녀를 검색해 보았다.





1988년생인 그녀는 이 영화를 2007년도에 찍었다. 계산해보니 19라는 숫자가 나왔다. 아, 미성년자가 아닌 때 촬영했겠구나, 하고 생각이 드니 어쩐지 안심이 되고 ㅠㅠ

여하튼 조마조마한 영화다. ㅠㅠ






2012년의 내맘대로 영화베스트 10 같은걸 나도 해보려고 했는데, 아우, 완전 귀찮은거다. 내가 뭘 봤는지 여기저기 다 뒤져봐야 나올텐데. 그래서 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만 골라본다.






















2012년은 내게 미쉘 윌리암스의 해였다. 위의 세 영화 모두 미쉘 윌리암스 주연이다. 나로서는 이 배우가 마치 혜성같이 등장한 신인처럼 느껴진다. 위의 세 영화가 모두 좋다. 특히 『우리도 사랑일까』는 정말이지 어마어마하게 좋아서(2012 베스트 오브 베스트임) 나는 이 영화가 DVD 와 OST 를 모두 구매할 예정이다. 그런데 OST 는 나올 생각이 없어보이고 ㅠㅠ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도 엄청 좋다. 얼마전에 『레 미제라블』을 보면서 '마리우스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게 대체 어디지' 하다가 며칠전에서야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의 남자주인공이었다는 게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우리도 사랑일까』의 한장면 그리고 Feist 의 노래.




그토록 갖고 싶어해서 스타벅스의 다이어리를 얻었는데, 젠장, 받아온 그 순간부터 방치되어 있다. 역시 난 부지런한 기록자는 못되는 것 같아.. 그나저나 오늘 점심이 후딱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며칠전부터 최대의 스트레스가 오늘 점심 약속..orz




아, 진짜 마지막으로 어제 내가 트윗에 올린, 연말이면 어쩔 수 없이 당연히 생각나는 책 속의 한 구절.


즐거운 성탄절과 복된 새해 맞으시기를 에미 로트너가 빌어 드립니다.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from Emmi Roth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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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1-0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새해부터 다락방님께 아주 조심스럽게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7540000


다락방 2013-01-02 15:32   좋아요 0 | URL
어머. 이런 책이 있는건 또 어떻게 아셨습니까! ㅎ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3-01-02 19:26   좋아요 0 | URL
이미 제가 주문을 넣었기에......으흠..

다락방 2013-01-03 09:54   좋아요 0 | URL
오! 진짜 주문 넣으셨어요? 리뷰 부탁드릴게요. ㅎㅎ

달사르 2013-01-02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리는 받기 전까지 두근거리는 마음이 좋구요. 받을 땐 받는 기분이 좋구요. 받고나면 도대체 쓸려고 할 때마다 어디 갔는지 찾아야 한다는..ㅠ.ㅠ

'우리도 사랑일까', '마릴린먼로...' 는 아직 dvd로 안 나왔나봐요. 검색하니 없네요. 빨랑 나와라 나와라!
대신에 '블루 발렌타인' 담아놨어요. 히.

다락방 2013-01-03 09:36   좋아요 0 | URL
네, 새 해가 시작되고 다이어리를 새로 받고 하는 것들은 정말 설레이고 기대되는데요 막상 받으면 또 내팽개치게 되는것 같아요. 그 날이 그 날이고....

우리도 사랑일까는 2012년에 개봉한 작품이라 아직 안나온것 같은데요, 이게 굿 다운로더(예를들면 한메일)로는 나왔더라구요. 다운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므흣.

맥거핀 2013-01-02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fety not guaranteed..제목을 보는 순간 이런, 했어요. 나중에 혹시라도 영화를 만들게 되면 제목으로 쓰려던 명단에서 하나 지워야겠군, 싶어서요. 근데 저 영화는 정말 처음 보네요. 써주신 내용으로만 보면 왠지 중구난방으로 상당히 재밌을 것 같은데요.

'우리도 사랑일까' 저도 작년에 봐야지, 하고 있다가 놓친 영화인데, 작년에 보았어야 할 영화 명단에 넣어야겠어요.^^

다락방 2013-01-03 09:45   좋아요 0 | URL
저도 저 영화 괜찮았어요. 맥거핀님은 아마 좋아하실 것 같아요! ㅎㅎ

[우리도 사랑일까]는 위에도 썼지만 굿 다운로더로 나왔더라구요. 놓치지 마세요! 놓치기엔 정말 아까운 영화에요. ㅎㅎㅎㅎ 보시고나면 맥거핀님도 미쉘 윌리암스와 사랑에 빠지실지도 몰라요! 므흣 :)

dreamout 2013-01-02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미제라블. 소설은 못 읽겠고.. 그래서, 주말에 영화로 대신하려구요. ㅎㅎ
저는 미드나잇 인 파리.(2012년 영화관에 가서 본 세 편의 영화중에서... ^^;)

다락방 2013-01-03 09:47   좋아요 0 | URL
드림아웃님, 저는 아직 미드나잇 인 파리를 못봤어요. 이 영화 굿 다운로더에서 찾아봐야겠네요. 좋다는 말을 여러번 들었는데 말예요. 레 미제라블 영화 보고 어땠는지 말씀해주세요. 드림아웃님도 눈물을 흘리실지 궁금해요. 희희.

댈러웨이 2013-01-02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셸 윌리엄스의 영화를 <브로크백 마운틴> 이후로는 본 게 없지만, 그 이후 그녀의 추이를 계속 지켜보기는 했네요. 물론 히스 레저 때문이긴 했지만 매력적인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세밑에 답글로 얼렁뚱땅 해피뉴이어 인사드리긴 했지만 부족했습니다. 다락방님, 지난 해 다락방님 알게 되어서 기뻤습니다. 올해 그 인연의 끈이 더 단단해지기를 바람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13-01-03 09:51   좋아요 0 | URL
저는 저 여자를 어디서 봤더라, 어디서 봤더라, 하다가 그가 히스 레저의 연인이었으며 브로크백 마운틴에 나왔다는 걸 알게됐어요. 아, 그 여자구나! 했는데 그녀가 이렇게 좋은 영화에 연달아 출연했더라구요. 전 그때는 전혀 매력적이란 생각을 못했었어요. 이제서야 아, 멋지구나, 하고 있답니다.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우리도 사랑일까]에서의 미셸처럼 머리를 짧게 잘라볼까, 하고 말이지요. 그렇지만 자른다고 그렇게 되는건 아니니까 어쩌나...시무룩..

댈러웨이님, 새해에는 좀 더 자주 글 써주세요. 댈러웨이님의 페이퍼는 저처럼 날림으로 쓰는 글이 아니라 읽으려면 정신을 빡- 집중해야 하는데, 저는 어떻게 하면 그렇게 정신 빡- 집중하고 읽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좀 뭐라고 해야하나, 음, 진중하고 깊은 글을 쓰고 싶은데 말이죠. 그런데 제게는 그런 능력은 없는것 같아요. 앗, 새해 인사 하려다가 한탄이 되어버렸네. ㅎㅎ
댈러웨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그 댓글에도 썼는데 우리 언젠가는 호주에서 만나요!

프레이야 2013-01-03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조금은 까칠하지고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에미 로트너!!
저는 요새 아직도 '일곱번째 파도'로 에미와 레오를 만나고 있어요. 히히~
원서 표지가 훨씬 멋지네요.

다락방 2013-01-03 11:01   좋아요 0 | URL
어우, 프레이야님. 전 에미가 무척 좋아요. 물론 레오는 훨씬 더 좋지만요. 희희.
저 문장을 옮겨적기 위해 새벽 세시를 펼쳤는데 아, 또 너무 좋은거 있죠! 아, 그래 처음엔 이 둘이 이랬었지, 하면서요. 역시 좋은 책은 책장에 꽂혀있어야만해요. 그게 진리에요.
일곱번째 파도에서의 에미가 기억나요. 레오에게 그러죠. 이메일로는 절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서는 안된다구요. 그렇게 말하는 에미가 정말 좋아요, 프레이야님.
 
우리 아빠가 최고야 킨더랜드 픽처북스 9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최윤정 옮김 / 킨더랜드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대체 이 책이 뭐가 좋다는건지 뭔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끝부분을 보고 조카는 제 아빠에게 달려가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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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12-31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좋아하더라구요. 제 조카아이들도 댄 브라운 엄청 좋아해요. ^^

다락방 2013-01-02 18:10   좋아요 0 | URL
저에겐 동심이 부족한가봐요 -0-

치니 2012-12-31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어린이책은 그렇게 어른과 아이의 반응이 크게 다르더라고요. 그래도 전, 가장 좋은 그림책이란 역시 남녀노소 좋아하는 책이라고, 조심스레 생각했어요. :)

다락방 2013-01-02 18:10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좋아야 아이들도 좋아할것 같은데 그게 아닌가봐요. 그래도 이 책 보고 자기 아빠한테 뛰어가는거 보니 좋기도 하고.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