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으로 인정은 되지 않아도 나는 꾸준히 학생들을 만나 페미니즘을 논의해 왔고 그들은 내 든든한 지지자가 됐다. 내 요청에 학생들 중 다섯 명이 힘을 보탰다. 새로운 강의 개설에 필요한 모든 서류 양식 작성을 마친 상태였다. 그런데 막판에 내가 맡았던 심리학 입문 강의의 후임 교수를 고용할 예산이 없다는 통보를 들었던 것이다. 우리는 학과장실로 들어가 그가 나가지 못하게 문을 잠근 뒤 자리에 앉았다. 내 수업을 이어받을 강사를 구하는 데 대학 측에서 부담할 비용이라는 것이 얼마나 미미한 금액인지 -그런 강의를 운영하는 데 한 학기당 약 850달러가 든다 -를 지적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만일 저 검은색 가죽 의자와 이 책상을 담보로 잡으면 강의 하나 담당할 교수를 구할 돈은 마련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여성학 강의를 개설하겠다는 학과장 승인 없이는 학과장실을 떠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그리고 우리는 한 시간이채 지나지 않아 이겼다.

돌이켜 보면, 내가 그때 한 일이 약간은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당시 버클리, 컬럼비아, 소르본의 학생들이 하고 있던것과 동일한 종류의 일이었다. 당시 학과장이 정말로 겁을 먹지는 않았기를 바라지만, 그가 겁을 먹었던 것은 확실한 것 같다. - P104



《여성과 광기》에서 필리스 체슬러는 1970년 미국심리학회에 참석해 그동안 여성들을 향한 부당한 치료와 광기어린 여성으로 대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는 일화를 들려주었더랬다. 그로 인해 미친 여자 취급 당했다는 것도. 와,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주장할 수 있다니, 그것이 아무리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 해도, 아니 그래서 더 쉽지 않았을텐데 대단하다고 감탄했었는데, 필리스 체슬러는 한결같은 사람이었다. 본인이 교수로 근무하던 대학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여성학이 정식 교과 과정도 아니었고 개설되어 있지도 않았던 때에, 자신을 지지하는 학생들을 데리고 학과장실로 들어가 여성학 강의를 개설하게 해달라고 협박하고, 그리고 결국 그렇게 해내게 된다. 와,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이 지구상에 이런 여성이 내려왔을까. 일전에 남동생이 술에 취해서는 내게 '누나는 지구에 온 목적이 뭐니?' 하고 물었던 적이 있는데, 내가 온 목적은 모르겠지만 필리스 체슬러가 온 목적은 알겠다. 그녀는 지구상의 여자들을 해방시키러 왔다! ㅎㅎ 대단한 여성이야.


그렇게 그녀가 여성들의 편이 되고 여성들을 돕고자 했다고 해서, 그런 일들로 권력과 대중들을 적을 삼고 싸웠다고 해서, 모든 여자들이 그녀의 편이 되어준다거나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건 아니었다. 그녀가 돕고자 했던 여성이 그녀를 배신하는 일들도 더러 일어났다. 그리고 이 일화는 일전에 친애하는 알라디너의 서재에서도 인용문 보고 딥빡쳐서 비댓 남긴 적 있는데, 내가 본문에서 발견하고 다시 한 번 화가 끓어오른다.



내가 가르치던 학생 중 하나가 내 남성 동료 교수 중 한 명과 잠자리를 같이 했다. 학생은 임신이 됐고 자궁 외 임신으로 거의 죽다 살아났다. 의지할 사람이 전무했던 그 학생에게 연민을 느낀 나는 병원으로 병문안을 가서 퇴원하면 내 집에서 같이 지내자고 제안했다. 나는 그 학생을 돌보아 주었다.

어느 날 그 학생이 회복되어 활기찬 모습으로 부엌에서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권력을 남용해 임신 시킨 그 작자를 위해 저녁 식사 요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놨다. "그 사람은 병원이 무섭대요. 어머니가 병원에서 돌아가셨거든요. 그래서 그때 한 번도 저를 찾아보지 못했던 거래요. 오늘밤 그가 저를 찾아온다니 너무 설레요."

나는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고, 가슴이 아팠다. 그런 인간이 이 어린 여성의 어리석은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슬퍼지기도 했다. 학생은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고는 떠났던 그 남자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느라 행복해하면서도, 자신을 들여보내 줬던 여성 스승에게 감사를 어떻게 표해야 할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마 꽃 한 다발로 내게 감사를 표하거나 하는 데까지는 전혀 생각이 미치지 못할 눈치였다. 이런 행동은 마치 어머니가 우리에게 날마다 뭘 해 주는 당연한 것으로만 여기고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혀 못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나 역시 대역죄인이다.)나는 가부장제와의 싸움은 너무나도 치열한 전투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여자들 역시 남자들만큼이나 성차별적 이중 잣대에 물들어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그 학생에게 그 남자의 집으로 이사하라고 했다. 그 학생은 강요를 당한 것은 아니었다. 내 기준에서는 학대로 보이는 자기 교수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 P138 




와 너무 딥빡이 와서 돌아버리겠다. 그 남자 때문에 고통을 당해놓고서는 그 남자를 위한 요리를 한단다. 게다가 정작 그녀를 위기의 상황에서 그리고 고통에 푹 절여진 상황에서 꺼내준 다른 여성에게는 고맙다는 말도 안하고. 사실 고맙다는 말을 다 떠나서 나는 어떻게 그 남자에게 줄 저녁을 차리고 있다는 얘기를, 필리스 체슬러의 집에서 요리를 하면서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 어떤 여자들은 필리스 체슬러가 경험한 바로 이런 일들을 비슷하게 경험해본 적이 있을텐데 나 역시도 그랬던바, 그렇게 너를 괴롭게 한 그 놈을 다시는 안만나겠지, 하고 마음을 쓰고 있다가 다시 그의 품에 안기는 걸 보고 뒷목 잡고 쓰러질 뻔한 적이 몇 번 있었더랬다. 

필리스 체슬러가 자신의 집에 받아들여주고 돌보아준 학생이, 자신에게 닥쳤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그럼에도불구하고' 그를 너무 사랑해! 했던걸까? 그렇게 지나치게 그를 사랑해서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걸까? 그가 한 변명-엄마가 병원에서 돌아가셔서 병원 너무 무셔.. 그래서 너한테 못갔쪙- 했던 것을 그대로 믿은걸까? 아니, 나는 그 학생 조차도 그 말을 믿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변명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그랬기에 필리스 체슬러에게도 굳이 말했을 것이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그 학생이 어떻게 됐는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저 상황을 어떻게 기억하고 회상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녀가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받아들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혀. 그녀가 그를 '다시' 받아들인 건, 그녀가 그녀 자신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에게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아니라 '저 남자에게 사랑받는 나' 엿고, 그것이 그녀가 존재하는 이유였을 것이다. 나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그녀는 그리하였고, 그래서 그 과정에서 자신을 힘껏 도와준 필리스 체슬러의 뒤통수를 치게 되는거다. 그녀는 '어려운 상황에서 그녀가 나를 도와줬다' 하는것보다, '나는 그를 다시 만나야 된다'가 더 강하게 자리잡은 거다. 와, 필리스 체슬러는 저 시간의 저 배신감을 어떻게 견뎠을까. 



그렇다고 필리스 체슬러가 훌륭한 남성들과만 사랑했던 건 아니다. 필리스 체슬러야말로 이성애에 있어서 헛발질을 간혹 했던 것 같다. 아직 중간 정도밖에 안읽었지만 그러나 이 책은, 여자들 사이에 자매애가 있고 우리가 한 방향을 보고 있어도, 인간이기 때문에 가진 본성, 욕망, 질투, 시기 같은 것들이 마찬가지로 나와 또 다른 여자들에게도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건 필리스 체슬러의 책이고 그러므로 필리스 체슬러의 시선과 입장의 반영이겠지만, 그렇다면 다른 누가 쓴다면 완벽한 여자들의 이야기가 될까? 아닐것이다. 우리는 하나의 개인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불완전하고 부조리한 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는 한 인간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어, 누누이 얘기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정의롭고 올바르며 똑똑하고 착한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재수없고 싸가지 없는 쌍년이기도 할 것이다. 딱히 내가 인지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어딘가에서 나로부터 배신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 책을 출근길에 읽고 있고 집에서 잠들기 전에는 침대에 앉아 '메그 월리처'의 《여성의 설득》을 읽고 있다.
















저런 제목과 저런 표지를 가지고 있지만 놀랍게도 이 책은 소설이다. 이렇게 말해도 믿기지 않을 소설의 제목과 표지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소설이다. 재차 강조하는데,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필리스 체슬러의 에세이와 얼마나 닮아있는지 놀라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그리어'는 제대로 관심을 주지 않는 부모의 외동딸로 자라 대학을 갔고, 그곳에서 성추행을 당한다.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목소리도 작은 그리어는, 이 일의 부당함을 알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르고, 기어코 뭔가 찾아내서 운동해보고자 해도 뜻대로 되질 않는다. 그러던 차에 그리어가 다니던 학교에 너무나 유명한 페미니스트 '페이스 프랭크'가 강연을 오고, 그리어는 그녀로부터 강한 인상을 받고 페미니즘에 눈을 뜬다.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이 유명한 프랭크 밑에서 그녀를 도와 일을 하게 되고, 거기에서 자리를 찾아가는데, 이 모든 과정들 속에서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모순된 일들이 보여진다.


나도 그 단체에서 일하고 싶다는 그리어의 절친의 편지를 그러나 프랭크에게 전하지 않고 친구에게는 '사람을 안뽑는대' 라고 말하면서 고민하는 것도 그렇다. 자신에게 사회활동에 대해 열심히 설명한 친구였고, 단짝 친구로 언제나 있었고, 프랭크의 단체에 지원해보라 한 것도 친구였지만, 그런데 친구가 이곳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것은 싫다. 나만 할거야.. 가 되어버리는 거다. 그리어 자신도 친구가 이 단체에서 얼마나 열심히 일할지 너무나 잘 짐작하는데도 그렇다. 또한 그리어는 채식주의자인데 페이스 프랭크의 집에 저녁식사를 초대받고서는 자신이 채식주의자임을 드러내지 못한다. 페이스 프랭크가 주는 고기를 앞에 두고 페이스 프랭크에게 '나는 고기를 먹지 않아요'라는 말을 할 수 없어 억지로 고기를 씹는 그리어는 인상적이었다. 이 책 역시 절반 밖에 못읽었는데, 처음엔 페미니즘에 입문하는 보통의 에세이 느낌이었다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 깊어진다. 그리어를 주인공으로 읽다가 그 친구가 본격적으로 직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또 깊어지고, 그리어의 남자친구인 '코리'가 컨설턴트로 아주 잘 나가는 것 같다가 갑자기 삶이 변화되는 과정에 있어서도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코리는 본격 가사노동과 돌봄 노동에 투입되면서, 내가 자라면서는 한 번도 이런 일을 하지 않았었네를 실감한다. 대학에 들어가고 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이야기까지 점점 더 깊어졌다면, 그 후에는 얼마나 더 깊어지는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하며 읽는 중이다.


여기에서 모두가 선망하고 열정적으로 따르는 '페이스 프랭크'는 읽으면서 나는 어쩐지 '글로리아 스타이넘'을 떠올리게 되었다. 한국으로 치면 정희진 선생님이 되지 않을까. 나도 그렇지만 많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입문하면서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처음 읽고 강연을 들으러 다니고 존경하게 되니까. 우리는 자신이 가는 방향에서 어쩔 수 없이 롤모델을 설정하는 것 같다. 입문 시점에서 그렇다면, 쭉쭉 앞으로 나아가면서는 관점이 달라지기도 하면서 롤모델과 거리를 두게 되는 경향도 생기게 되는 것 같다. 여기까지는 당신을 보고 잘 왔지만, 그런데 이제 나는 다른 길로 갑니다 혹은 더 나아갑니다, 가 될 수도 있겠다. 롤모델로 설정해두고서는 우리는 그 사람에게 환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저 사람은 잘못할 리 없어, 저 사람은 무조건 옳지, 저 사람과 같은 편에 서야지, 하고. 그러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떤 다른 면을 보게 될 수도 있고 '어 이건 아닌것 같은데?'하는 생각을 하게될 수도 있다.


아직 절반정도 밖에 읽지 않아 모르겠지만, 아마 그 뒷부분에는 페이스 프랭크에게 실망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그러니까 '아, 이 사람이 내가 기대한 것처럼 완벽한 사람은 아니구나' 하는 그런 부분이 나오지 않을까? 페이스 프랭크 역시 그 자리에서 모두의 인기와 유명세를 가지고 견디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녀에게도 필리스 체슬러가 겪었던 일들이 수차례 찾아 왔었겠지.


《여성의 설득》은 선물 받고 책장에 꽂아둔 채 읽지 않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일본 소설 '고지마 노부오'의 《포옹 가족》읽었다가, 고구마 천 개 먹은 기분 되어서 선택하게 된 책이었다. 우앗 집에는 가정주부가 필요하다고 하는 이런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답답하다, 뭔가 여자인 소설가가 쓴 책을 읽고 싶다!! 하고 책장 앞에 섰다가 여성의 설득이 눈에 뽝- 들어온 거다. 크- 그랬는데 절묘하게도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와 한 셋트가 되어버리는 것. 대박... 내안의 필리스 체슬러의 기운이 여성의 설득을 골라냈다. 대박....


그나저나 베티 프리단이 글로리아 스타이넘 미워하는거야 알고 있었지만, 케이트 밀렛 때문에 대충격 받고 있다. 그러면서 성의 정치학도 얼른 읽어야지, 생각하고 있다. 얼른 읽고싶다, 당장!!


어제 퇴근길에 교보문고에 들러 책을 한 권 샀다. 당장 읽고 싶어 샀는데, 지금 붙들고 있는 책들도 다 읽지 못했다. 게다가 나는 2월의 같이읽기 도서도 시작해야 한다. 도대체 이렇게나 읽고 싶은 책들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루가 24시간인 것도 모자라고 1년이 365일인 것도 모자라다. 나에게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휴..



한번은 수전이 패널로 여성 권력에 관해 발언하고 있었다.
그는 내게 마거릿 대처가 여성 입장에서 긍정적 권력을 표상할수 있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닌 여성이 총리가 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심리학적으로는 그 여성 총리의 성취가 여성들이 힘을 부여받은 느낌을 받고 남성들은 여성도 권력을 가질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는 관점에서 보면 무의식적 차원에서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답했다. 수전은 이부분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다고 했다. - P125

여성학 교수들은 각자 자기만의 강점을 십분 활용했다. 당시만 해도 여성학은 아직 학계에 속해있지 않았다. 찾아낼 수만 있다면 여성의 역사와 페미니즘 사상의 역사를 가르치고 여성에 의한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은 급진적이고도 위험한 일로 여겨졌다.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원 및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탁아시설과 강간위기센터를 설립하고 부인과 진료의뢰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체육과목 학점이 인정되는 여성 호신술 강의도개설했다. - P105

《미즈》는 《여성과 광기》에서 두 장을 발췌해 실었다. 1972년6월, 《뉴욕》은 환자와 치료사 간 섹스에 관한 내용을 표지 기사로실었다. 여성과 광기》에서 해당 주제를 다룬 장을 인용했다. 헤드라인은 "관능적인 정신과 의사들" 이었고 부제는 "일단 누워서어디가 아픈지 말해 봐요"였다. 표지에는 늙은 남자와 젊은 여성환자가 정신분석 의자psychoanalytic couch 위에서 포옹하고 있는 모습이 실렸다.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 표현 방식까지 내가 제재할도리는 없었다. - P153

한 달쯤 지날 무렵, 《여성과 광기》에 대한 에이드리언 리치의 극찬이 담긴 긴 서평이 《뉴욕 타임스 북 리뷰》 표지에 실렸다.
내 세대에 그토록 화려한 칭찬을 받은 페미니즘 작품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판매 부수가 급증했고 담당 편집자는 승리의 냄새를맡았다. 그렇다. 신문 하나가 그 정도의 결정권과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 이유로 나는 에이드리언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에이드리언, 당신이 어디에 있든, 나는 당신에게 빚을 지고있습니다. 삶이 변화된 수백만 명의 여성들이 그렇듯이요. 당신이 쓴 서평 덕분에 그들은 내 책을 읽게 됐을 테니까요.
그로부터 20년 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지면에 주디스 루이스 허먼의 대표 작품 《트라우마》를 소개하면서 나는 마음의 빚을 갚았다. - P162

사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성적으로 사랑한 것이 아니었을뿐이다. 나는 그의 생각들과 그로 인해 생기는 에너지를 사랑했다. 나는 극히 명석한 두뇌를 가진 여자들에게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었다. 반짝이는 대화를 위해서라면 그들의 싫은 면도 참곤 했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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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쓰레기는 태워버려야 합니다.
    from 마지막 키스 2023-01-18 08:16 
    제2장은 <자유주의 페미니즘>을 다루고 베티 프리단의 《여성성의 신화》를 설명하며 시작한다. 베티 프리단은 여성성의 신화를 써내고 크게 유명해지는데, 그렇게 적극적 활동을 하다가 후에 등장한 더 젊은 페미니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에게 인기를 빼앗기게 된다. 그게 너무 싫어서 다시 자신에게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고, 결국 그녀가 여성성의 신화 후속편으로 펴낸 《두 번째 단계》는 그녀에게 이전의 명성을 가져다주는데 실패한다. 검
 
 
청아 2022-02-09 10: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다락방님 출근길에는 필리스 체슬러를 읽고 밤에는 <여성의 설득>을 읽으시는군요! 너무 근사합니다. 👍 저도 다음달에 저 두권살께요!! 우리나라 대학에도 여성학관련강의가 너무 부족하더라구요. 저도 책때문에 몸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ㅎㅎ

다락방 2022-02-09 11:02   좋아요 3 | URL
아 미치겠어요. 이 두 권 끝낸 다음에 2월 같이읽기 책 들어갈랬는데 이 두 권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한 권 먼저 끝내자니 다른 한 권이 너무 궁금해서 안되겠고.. 몸뚱아리 왜 하나인가요 ㅠㅠ

저는 엊그제 <One-Way Ticket>받았답니다? 현재 9페이지까지 읽었어요. 얇아서 좋긴한데 이건 또 언제 읽나요? 아직까지는 문장들이 쉬워서 잘 읽히기는 하는데 그래도 확실히 한국어보다 속도는 느려요. 와 읽을거 왜이렇게 많아요? 초조합니다..

청아 2022-02-09 11:11   좋아요 1 | URL
받으셨군요!! 북웜은 영어랑 친해지고 읽는 속도 높여주는데 도움이 많이 될거같아요. 저는 큰 욕심 안내고 매일 한 두 페이지라고 꾸준히 하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다락방님이 전에 올려주신 팝송해석도 가끔씩 하려고요. 저도 책 욕심땜에 늘 초조해요ㅋㅋㅋ

다락방 2022-02-10 08:44   좋아요 1 | URL
잭 리처 책도 이런 단어들로만 적혀 있으면 좋을텐데 어젯밤에 읽다가 모르는 단어 너무 많이 나와서 어휴, 내가 내용 파악 제대로 하고 있냐... 이러면서 슬펐어요. 흑흑 ㅜㅜ

PersonaSchatten 2022-02-09 1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쁜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상대를 언젠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만나는 거거나 반복된 폭력으로 학습된 무기력이 생겨버린 경우가 아닐까 생각하는 편인데, 내가 누군가의 변화에 희망을 갖고 누군가를 개조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순간부터 더이상 그건 사랑이 아닌 거 같아요.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얼른 헤어지는 게 늘 나은 선택 같아요.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니까요.

다락방 2022-02-10 08:41   좋아요 2 | URL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라는 페르소나 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사람은 물론 계속 변화하는 존재이지만 그것은 본인의 깨달음과 의지에 의한 것이지 누군가에 의한 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해요. 나쁜 연애에 대한 페르소나 님의 말씀에도 동의하지만, 제 경우에는 이성애 세뇌가 세상에 너무 큰 것 같다는 생각을 더했어요. 사랑은 많은 순간 해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을 파괴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설득해야만 받아들여지는 사랑이라면 그건 버리는 쪽이 맞다고 봅니다. 으 싫어요..

독서괭 2022-02-09 15: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포옹 가족>이 책장에 잠자고 있던 <여성의 설득>을 불러내게 한 것이로군요? 고구마 많이 드셨지만 좋은 결과도 있었네요 ㅎㅎ 그런데 내용이 정말 소설 같지가 않네요.
저 2월책 나오미 울프 10페이지 정도밖에 안 읽었지만 무척 재밌을 것 같습니다 ㅋ 저도 요즘 잠들기 전에 막 초조합니다. 책 읽어야 하는데 싶어서.. 리뷰도 써야 하는데 싶어서.. 그러다 애들이랑 같이 잠들어 버리면 망하는 거죠 ㅠㅠ

다락방 2022-02-10 08:42   좋아요 1 | URL
저도 나오미 울프 책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얼른 읽고 싶은데 필리스 체슬러 책 끝내고 싶어서 아주 초조합니다. 몸은 하나지 시간은 없지 읽어야 할 책은 많지.. 아 돌아버리겠어요 정말. 저는 필리스 체슬러 끝내고 나오미 울프 도전하면 아주 그냥 가열차고 맹렬하게 읽어버리겠어요. 후다닥 끝내버리겠습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님, 화이팅!!!

2022-02-10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02-09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성의 설득, 담아갑니다.
필리스 체슬러는 뒤에서도 여전히 열일 하십니다. 천재는 다 이렇게 사나 싶어 슬프기도 하고, 그럼에도 천재에게도 365일 24시간일 뿐이라서 체력을 안배하고 조정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다락방님, 천재에게도 1년은 365일 하루는 24시간 뿐입니다. 명심바래요 ㅎㅎ

다락방 2022-02-10 08:43   좋아요 1 | URL
아 저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안드레아 드워킨.. 까지 읽었어요. 인간이란 자고로 복잡한 동물 아니겠습니까. 어떤 면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 놀랍기는 해도 저는 안드레아 드워킨이 좋아요. 막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뜬금)
단발머리 님 댓글 읽고 나니 오늘 점심도 늘 그랬듯이 잘먹어야겠단 다짐을 하게 됩니다. 빠샤!!

- 2022-02-10 11:49   좋아요 0 | URL
잘먹어야쥬! 잘먹어야합니다! 다락방님을 롤모델로 삼는 사람들은 (이미 많이 실망했을 거예요 ㅋㅋㅋㅋ 무슨 페미니스트가 상황극을 하며 멧돼지를 잡나!!ㅋㅋ 우리들은 이미 실망을 가진채로 다락방님을 롤모델 삼았기 때문에) 다락방님이 잘먹기를 원합니다. 와구와구 얌냠~

다락방 2022-02-10 12:10   좋아요 1 | URL
너무 잘먹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잘먹겠습니다. 잘먹고 씩씩하게 살아야지. 읽고 쓰면서 살아야지. 우리 힘차게 살아가자요!!
 

최근 읽은 <시사인 747호>에는 '이제 성 매수자는 반드시 잡힌다'는 타이틀로 기사와 인터뷰가 실려있다. 



그동안 성 매수자는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경우가 아니면 처벌하기가 힘들었다. 수사를 계속하려면 성매매 여성들의 진술이 필요한데, 진술하는 순간 여성 자신도 성매매로 처벌 받기 때문이다. 경기남부경찰청 풍속수사팀은 성매매 여성이 아닌 성 매수자와 성매매 알선자(성매매사이트 운영자)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있다는 시장경제의 논리에 착안하여 성매매 수요를 억제하려는 이 방법은 ‘노르딕 모델‘로 불리기도 한다. 1999년 스웨덴에서 최초로 이 모델을 도입한 이후현재 북유럽 국가를 비롯해 프랑스, 캐나아일랜드 등에서 채택하고 있다.

성매매 여성에서 성 매수자로 수사 대상을 전환한 경기남부경찰청 풍속수사팀은 본격적으로 온라인 성매매 업체 단속에 들어갔다. 풍속수사1팀은 용인·군포·이천 등 각 지역 9개 오피스텔에서 모두 49실을 빌려 성매매를 알선한 조직을 검 거했다. 이들은 사무실을 차려 성매매 예약 전화를 받는 '콜센터‘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콜센터에 들어갔더니 컴퓨터 11대에 전화기 9대가 쫙 깔려 있었다. 전화 벨소리가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 조직원마다 서로 역할이 분담돼 있었다. 마치 하나의 기업 같았다." 검거에 참여한 풍속수사1팀 박진섭 경사가 말했다.

사무실은 조직원 11명이 머물며 2교대로 24시간 내내 돌아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조직에 성매매처벌법 제22조를 적용했다. 범죄를 목적으로 단체 혹은 집단을 구성한 사람에게 가중처벌을 내리는 조항으로, 비록 검찰 기소 단계에서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성매매 알선에 대해 해당 규정을 적용한 첫 사례였다.

풍속수사3팀이 수사한 출장 성매매업체는' 기업형‘ 이라기보다 ‘연합형'에 가까웠다. 구글에서 '출장안마‘라는 단어를 검색해서 제일 위에 뜨는 업체를 수사해보니 수도권 최대 규모의 출장 성매매업조직이었다. "(성 매수자를 가장해서) ㄱ업체에 전화를 걸었더니 실제로는 ㄴ이란 업체에 예약되었다. 혹시나 싶어서 다시 ㄱ업체에 전화해보니 이번엔 또다른 업체로 예약해주더라. ㄱ ㄴ ㄷ업체가 서로 ‘콜거래'를 하고 있었던 거다. 한 업소에서 한 업주가 여성들을 데리고 성매매를 하는 건 완전히 옛날 방식이었다." 수사에 참여했던 풍속수사3팀 김애영 경위가 설명했다.

‘연합형은 자기 업체에 예약이 많이 몰릴 경우 다른 업체에 해당 예약을 팔고 이에 대해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더욱이 각 업체는 서로 다른 이름을 단 성매매사이트를 10여 개씩 굴리고 있었다. 구글검색 상단에 노출되기 위한 전략이다. 풍속수사3팀은 총 41개 사이트 운영자 7명을 구속하고 관련자 84명을 검거했다. 여기엔 해당 사이트를 만든 제작자도 포함됐다.

사회가 묵인하는 동안 성매매업은 조직적으로 산업화됐다. 단속에 대비해 형태와 수법이 다양해지고 교묘해졌다. 그러나 ‘기업형’이든 ‘연합형’이든 온라인성매매 업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성 매수자가 자신이 경찰이 아님을 입증하는 ‘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성매매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 성매매를 예약하면 업체에서 그 사람 전화번호를 입력해 경찰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자체 앱까지 따로 있다. 여성 경찰관번호를 넣어도 ‘짭새‘라고 뜨더라." 김애영 경위가 말했다. 온라인 성매매 업체가 경찰관 전화번호까지 모아가면서 데이터를 통한 ‘위험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성 매수자에게) 주민등록등본까지 사진 찍어서 보내라는 업체도 있다. 등본에는 가족 정보까지 다 뜨기 때문이다. ‘내가 네 가족까지 다 알고 있으니까 경찰이면 각오해라는 의미다. 휴대전화 번호는 물론이고 주소, 주민번호가전부 성매매 업체에 데이터로 쌓인다.

"이 개인정보들이 어디로 가겠나. 결국보이스피싱 같은 범죄집단으로 흘러 들어간다." 한광규 계장이 말했다. 그는 성매수자 정보를 사고파는 시장이 실제 존재하며, 성 매수자 중에는 인증 절차 정보로 덜미가 잡혀 ‘가족에게 성매매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으면 돈을 보내라는 협박을 당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온라인 성매매 업체를 수사하면서 발견한 성 매수자 명단 약 8만 건을 확보했다. 2021년 말 현재,이 중 792명을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지난 12월10일에는 전국 최초로 성 매수자 수사를 전담하는 성매매산업수사전담팀(전담팀)’을 만들었다.

아직까지 검찰에서 기소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고, 기소가 된다 해도 재판에서 기소유예나 벌금형을 받고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풍속수사팀과 전담팀은 포기하지 않는다. "성 매수자 수사 기법을 체계적으로 매뉴얼화하고 전문화해서5년, 10년 수사를 하다 보면 기소율이 높아질 거고 실형도 많이 받아낼 거다. 비록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다 해도 열 명 중 한 명만 성매매를 끊어도 그게 어딘가. 이렇게 한 명 한 명 줄여나가는 수밖에 없다." 한광규 계장은 2022년 새해 목표가 성매매 산업과의 전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와 온라인 성매매업체 적발 그리고 성 매수자 수사까지, 지난 1년 동안 기존 고정관념과 다른 관점으로 성매매 수사에 참여한 풍속수사팀팀원들의 바람은 무엇일까. "이제 반드시 걸린다. 성 매수자들이 인증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보낸 개인정보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끝까지 추적할 거다(풍속수사2팀정춘수 팀장)." "성 매수자 한 명을 수사하려면 최소 20일 정도는 걸린다. 그에 비해 너무 빨리 풀려나면 허탈해지기도 한다. 사법기관의 인식도 조금씩 변해가면 좋겠다 (풍속수사3팀 김애영 경위)."

"잡힌 성매매 알선자 중 제일 어린 사람이 스무 살이다. 성매매 산업 전체가 점점 어려지고 있다. 사회를 조금씩 썩게 만들고 있는 성매매는 뿌리 뽑아야 한다(풍속수사1팀 박진섭 경사)." -시사인 제747호, p.37-38



노르딕 모델이 왜 필요한지 너무나 잘 보여주는 기사다. 





남자의 여자에 대한 성적 지배, 그리고 이를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해 고안되고 창조된 상업화된 성착취에서는 이런 목적에 순응하거나 협조하지 않는 자는 있을 수가 없다. 이 공간의 창조와 유지를 추동하는 것은 남성 수요이며 여자는 동원되고 이용된다. 상업화된 성착취는 구조적으로 남자의 지배와 이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팔리는 여자는 일할수록 자원이 없어지고 피해가 누적된다. 따라서 문제를 제공하는 자, 즉 수요자로서 성착취 산업을 추동하는 남자와 이용당하며 피해를 감당하는 여자를 구분해서 취급해야 한다. - 《성노동, 성매매가 아니라 성착취》, 박혜정, P71







그러나 내가 여기서 노르딕 모델의 중요성을 얘기하려고 한 건 아니고, 구글 검색창에 '출장 안마'를 넣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워서였다. 경찰들은 수사를 위해 구글 검색창에 '출장 안마'를 넣어 가장 위에 뜨는 업체를 수사했다고 하는데, 성매매 알선업체들이 여러개를 동시에 운영하는게 검색어 상위에 오르기 위해서라니, 그렇다면 경찰이 아니어도 구글 검색창에 출장 안마를 넣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아닌가. 나는 구글 검색창에 출장 안마를 넣어볼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 검색창에 그걸 넣을 수 있다는 게 너무 놀라웠다. 아, 남자들은 성매매를 하기 위해서, 그러니까 성을 매수하기 위해서 검색하기도 하는구나. 남자들 넘나 신비로운 동물들.. 

그 뒤는 더 놀라운 일들의 연속인데, 성매수를 하기 위해서는 내가 경찰이 아님을 인증해야 한다는 것. 아니, 본인인증도 귀찮아서 각종 회원가입도 하다 포기하는 나인데, 남자들, 본인 인증 해가면서 성매수를 하는거였어. 대단하다. 남자들 넘나 의지로 가득차고 끈기있는 동물들.. 심지어 주민등록 등본까지 찍어 보내기도 한다는데, 등본에 가족들까지 다 노출하면서, 그러니까 타인에게 이게 내 가족이오, 까지 다 공개하면서 성매수를 하다니, 증맬루 성매수에 진심인, 타오르는 성매매 욕정맨들이구나, 남자들이여.. 와 넘나 대단하네. 그러니 저기 성 매수자 명단 8만건을 확보했다니... 그들이 모두 성매수를 하기 위해 검색도 하고, 본인 인증도 하고, 때로는 등본 까지 찍어 보내는 노력을 기울이는 남자들이라니, 와.. 어메이징. 성매수에 타이틀 주어진다면 다들 챔피언 되시겠어요? 성매매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으면 돈을 보내라는 협박이 실제로 이뤄지기도 한다는데, 아니, 남자들 진짜 똥멍충이들이네. 걸리면 부끄러울 짓을, 그래서 돈 보내야 할 짓을.. 왜 하는거지. 성매수에 눈이 멀어 훗날을 생각하지 않는 똥멍충이들이네. 와.. 놀라운 기사였다 진짜. 여러가지 의미로다가.



그나저나 성매매 알선자의 연령이 점점 어려진다니, 너무 무섭고 당황스런 일이지만, 어린 사람들이 어른들 보고 배운 거 아니겠나. 아, 여자의 성을 팔면 돈이 되는구나, 를 보고 배운거 아니겠냐고. 아 쉬바 진짜 빡친다.


위 기사의 김애영 경위의 얘기를 들어보면 성매수자 한 명 수사하는게 20일 정도 걸리는데 너무 빨리 풀려나면 허탈해진다고 한다. 박혜정은 자신의 책에서 구속 수감이 길수록 성매수를 단념하겠다는 성매수자들의 통계를 들려주었다. 누가 아는 것도 두렵고, 공공에 알려지는 것도 두렵고, 구속 수감되는 것도 두려워서 한 달 정도만 수감되어도 100프로 단념할 것이라는 것. 그러니 이렇게 빡시게 가둬두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더 어린 남자들도 '여자 성 팔다가 내 인생 좆되는구나'를 눈으로 보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성착취 경험이 있는 남성 101명을 인터뷰한 연구에 따르면 성착취를 단념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남자들은 성법죄자 등록을 들었고 그 다음으로는 구속 수감이었다. 자신의 성착취 사실이 가족이나 직장, 공공에 알려지는 것, 그로 인해 불이익을 보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구속 수감 기간에 대해서 3일 수감에 대해서는 71%가, 3주 수감에 대해서는 83%가, 한 달 수감에 대해서는 100%가 단념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연구에서 보듯 사회봉사 명령이나 교육으로는 단념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 《성노동, 성매매가 아니라 성착취》, 박혜정, P77






그런데 감옥에 한 달 가둬놔야 포기할거라니, 참 ... 에휴.... 에구......... 한숨이 난다.



나는 왜 시사인을 재구독해가지고 맨날 한숨만 쉬나. 내가 잘못했다. 아 왜이렇게 내가 읽다만 칸트 읽고 싶지.. 이거 절반 정도 읽었는데 읽으면서 와 나네, 나다.. 막 이래가지고.. 아 이거 읽고 싶다. 그리고 성매수하는 남자들한테도 이것 좀 다 읽으라고 하고 싶다. 얘들아, 너네들이 하는 행위는 너네들에게 고스란히 남는다. 남들에게 설사 들키지 않아도 '그 짓을 한 나'는 남아... 그게 너야.....
















아무튼 시사인 보다가 아니, 우리 반다나 시바 선생님 신간 나온것도 알게 되고 이렇게 새로 살 책들을 차곡차곡 담는다.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 선생님, 제가 망치고 있나요? (그렁그렁)

아니 근데 책 표지의 저 눈깔이 와 넘나 노려보네... 무섭.....


아주 오래 전에 느껴왔던
나를 보는 눈동자
그 어느 곳에 있어 봐도
피할 수 없어
내게 무슨 말을 하고픈 지
이미 알고 있지만
그댄 그저 나를 바라볼 뿐

말하지 않네



지구를 망치지 않는 점심 메뉴를 골라야할텐데... 제육이 먹고싶네 ㅠㅠ 선생님, 저는 지구를 망치고 있는거죠?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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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2-08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눈 무섭다!!!!😱😱
해장국 안드시나요?
아~그것도 지구를 망치는 건가요??ㅋㅋㅋ
저번에 미미님 서재에서 노르딕 모델 그 기사 페이퍼 보고 예습?해서인지 완전 수월하게 읽히긴 하네요...하지만 좀 충격이긴 합니다.
인증해서 가입하는데 전화번호로 경찰 관계자를 바로 잡아내는 앱이라니??
그 좋은 머리를 왜 것따 쓰는 건지??
매수자 명단 8 만 건!!!!.....대단하군요!!! 진짜루ㅜㅜ 더군다나 성매매 알선자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건 너무 걱정스러운 앞날이로군요...큰일입니다!!!ㅜㅜ
또 나라 걱정이~ㅜㅜ

다락방 2022-02-08 14:01   좋아요 3 | URL
저는 오징어제육볶음 먹고왔어요. 제육이 먹고싶어서 그만... 아침에 깨수깡 하나 사 먹었더니 해장국은 안먹어도 되겠더라고요. 대신 제육이 생각났다능 ㅋㅋㅋㅋㅋ
사람들 머리 되게 좋죠? 어떻게 경찰인지 아닌지 나오는 앱을 만들었을까요. 그게 어떻게 가능한걸까요. 그건 경찰 명단에 접근할 수 있는 자가 있어야 하는거잖아요? 성매매를 하기 위해 여하튼 별 짓 다하는 알선자와 매수자인 것입니다. 징그러워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02-08 1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시사인 기사 보면서 열폭하다가 때려치워야 하나 하다가 에이 그럼 안되지 무한반복하는 저를 발견한답니다^^;
좋은 것만 보고 살고 싶지만 그러기엔 더러운 게 너무 많아서 알지 않으면 똥멍청이로 취급될 뿐이겠지요.

다락방 2022-02-08 14:01   좋아요 2 | URL
저는 너무 화딱지가 나서 아까 이 페이퍼 쓸 때만 해도 ‘이번 정기구독 끝나면 다시는 보지 않으리!‘ 하였지만, 세상 돌아가는 걸 좀 알면서 살아야 하지 않나 싶고요. 그러다가 이런것까지 다 알고 살아야 하나 싶고 ㅠㅠ 복잡한 마음입니다. ㅠㅠ

- 2022-02-08 12: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닠ㅋㅋㅋ 인증까지 해야하는 거였어? 아닠ㅋㅋㅋ 아놬ㅋㅋㅋ 아쒸 ㅋㅋㅋㅋㅋㅋ 정성이었구나…. 진심이었어….

다락방 2022-02-08 14:02   좋아요 3 | URL
온라인 성매매가 되는지도 몰랐어요 나는. 그게 온라인에서 되다니.. 뭐든 온라인에서 가능하지만 성매매.. 까지 그럴줄이야. 그렇게 인증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데도 성매수를 하다니. 성매수에 진심인 한남민국 입니다.

- 2022-02-08 14:21   좋아요 2 | URL
8만명 따로 모아서 섬에 가둬 놓고 싶다…

잠자냥 2022-02-08 14:32   좋아요 1 | URL
8만명뿐만은 아닐 거 같......;;

다락방 2022-02-08 14:50   좋아요 1 | URL
현재까지 수사하고 확보한 건수가 8만건이니 이게 최소한의 숫자겠죠. 일단 최소한8만 그리고 그 이상. 으..

- 2022-02-08 15:15   좋아요 1 | URL
일단 확인된 사람부터 격리조치하고, 그리고 발각되면 넣는 거지 ㅎㅎㅎ
코로나 전염보다 심각한 사상의 전염이랄까 ㅋㅋㅋㅋㅋ 그런거 막는 차원에서 ㅋㅋㅋ 성매수범 걸러내는 빅 브라더 완전 원해 ㅋㅋㅋㅋ

다락방 2022-02-08 17:44   좋아요 2 | URL
맞아, 지들끼리 살게 했으면 좋겠어요. 너랑 비슷한 놈들이랑 살아라... 너네 다 성매수범들. 니들끼리 친하게 지내렴~ 밥하고 반찬해서 늬들끼리 좀 나눠먹고~~

잠자냥 2022-02-08 13: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대단하네요. 인증... 거기다가 주민등록 등본???!!!
그 정성으로 다른 일을 좀 해보지..... 휴..

다락방 2022-02-08 14:03   좋아요 5 | URL
이렇게나 놀라운 일을 실제로 하는 자들이 최소 8만명 이상이라는 거죠. 와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여자들과 남자들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와 진짜 어메이징...

잠자냥 2022-02-08 14:30   좋아요 4 | URL
그런데 저는 잠깐 저 인용하신 기사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매수자들이 저렇게 번거롭게 성을 사는 방식이 되니까 오히려 음지(?)가 더 활성화되어서 청소년들 꼬셔서 조건만남하는 그런 사이트가 더 활발해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ㅠㅠ (그렇다고 저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성매매 옹호 절대 아님) 애들 꼬셔서 1대 1로 만나면 저런 거 인증할 필요 없잖아요. 젠장.... 더러운 세상. 하 정말 답답합니다.

다락방 2022-02-08 14:49   좋아요 4 | URL
청소년 조건만남은 저런 복잡한 성매수의 음지화 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아동을 성적대상으로 삼는 범죄로 접근하는 쪽이어야 할 것 같아요. ‘취약한‘ 상태의 ‘미성년자‘가 갈 곳 없다는 걸 알고, 돈이 없다는 걸 알고, 그러면서 그 미성년자의 성을 사려는 거니까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매수와는 이건 또 다른 종류의 범죄같아요. 이건 뭐랄까 아오 성매수라는 불법에 플러스되어서 아동대상 범죄니까요. 아 댓글 쓰다가 또 갑자기 빡이쳐서... 후.. 릴렉스 릴렉스..

청아 2022-02-08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경찰들 번호는 어떻게 그들이 갖고 있는걸까요?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내주고 성매매를 해야 하다니 왜 그렇게까지..전국 경찰에 확대되었으면 좋겠어요!

도서관에 서울대 인문고전 초등대출실에 있는데 너덜너덜해서 깜놀했어요ㅋ 애들도 이렇게까지 보는데 뭘했나하고요.🤦‍♀️

다락방 2022-02-08 14:51   좋아요 2 | URL
그러니까요. 경찰들 번호는 어떻게 알아서 여자경찰 주민번호를 넣어도 짭새라고 뜰 수 잇게 되어있는 걸까요? 경찰들의 주민등록번호는 대체 어떻게 입수해 저런걸 만든걸까요? 어메이징한 성매매 월드입니다...

저는 저 서울대 인문고전 셋트 모을라고요.. (그러지마...)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2-08 16:22   좋아요 1 | URL
그러지마 다부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2-08 17:44   좋아요 1 | URL
제가 오늘 퇴근길에 교보문고에 들를거라고 합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지마..)

단발머리 2022-02-08 14: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본인 인증에 놀라고 있었는데, 경찰 번호까지 관리한다고요? 진짜... 이건 산업이네요. 성착취산업....
저도 저 책 있어요. 알라딘의 어떤 훌륭한 분이 선물해주셨는데 내내 미루고 있네요 ㅠㅠㅠ 얼릉 읽어야겠죠. (터벅터벅)

다락방 2022-02-08 14:53   좋아요 3 | URL
그렇게까지 해서 성매수를 해야 한다니, 그렇게나 성매수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었다니, 그들을 단속하지 않는다면 성매매는 사라지지 않을것 같아요. 왜 한쪽 성은 유별나게 자신의 성욕을 어떻게든 해소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게끔 된걸까요? 성욕을 가진건 어느 성별이나 마찬가지인데 왜 한쪽에겐 돈주고 사는 것이 널리 퍼진걸까요? 끔찍합니다. ㅠㅠ

독서괭 2022-02-08 15: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경찰번호를 모아놓고 확인한다고요? 등본까지 보내라 하다니 대박... 그래도 경찰이 성매수자로 위장수사를 적극적으로 하니까 그넘들이 이렇게 경찰을 걸러내려고 하는 거고 그러다보면 결국 성매수자는 귀찮음과 개인정보 갖다바치는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게 되니 조금이나마 억제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걸 진짜 감수하고 하는 넘들은 진짜.. 대단하다고밖에.. ㅡㅡ;;

다락방 2022-02-08 17:43   좋아요 2 | URL
도대체 경찰 주민번호는 어케 수집해서 갖고 있는걸까요? 그것은 경찰의 시스템이 허술함을 드러내는 거 아닙니까? 진짜 대환장입니다. 하긴 여자 신상 하나도 이천원이면 파는 나라이니 여자들의 성을 팔아 이익내기 위해 신상정보를 사는 건 일도 아니겠네요. 지금 이런 시스템에서도 수사하고 확보한 건수가 8만건이라는데, 하하하하, 드러나지 않은건 얼마나 많을지 끔찍하네요. ㅜㅜ

mini74 2022-02-08 16: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정성이면 뭔 일을 해도 성공할 거 같은대 ㅠㅠ 점점 성매매나 성착취자의 연령대가 낮아진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어른들의 모습, 솜방망이 처벌 등을 보면 애들이 뭘 배울지 싶어요. ㅠ

잠자냥 2022-02-08 16:22   좋아요 2 | URL
전 보험사 앱에 진료 영수증 찍어 올리는 것도 여태 귀찮아서 안 올리고 있는데.... 아 증말 그 정성 대단해요....ㅋㅋㅋㅋ

다락방 2022-02-08 17:27   좋아요 3 | URL
전 엄마가 정기예금 소액 가입해달라는 거 걍 폰이나 피씨로 하면 되는걸 안해가지고 엄마가 했니? 해라~ 이러고 체크하는데 ㅋㅋ 아놔 너무 귀찮아서.. 그런데 성매수에 진심인 대한민국 남성들 진짜 대단합니다. 대단해요. 그 집요함으로 공부를 했으면 우리나라 박사들 많았을 것이고 그 집요함으로 운동했으면 대한민국 몸짱남 많았을텐데요. 걍 한남민국만 만들어버렸네요. -.-

잠자냥 2022-02-08 16: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런데 저 이 페이퍼 댓글로 익명인 사람이 분명 나타나서 ˝잡아봐라!˝하고 달 거 같은 느낌적 느낌...
다부장님이 이런 페이퍼 쓰면 꼭 그런 인간들 어디서 스멀스멀 나타나더라고요?

다락방 2022-02-08 17:25   좋아요 3 | URL
오 저랑 같은 생각 하셨네요. 저도 이런 류의 페이퍼 쓰면 누군가 꼭 나타나서 태클을 걸길래 이번에도 그럴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거 아세요? 저한테 댓글 안달아도 저격 페이퍼 쓰기도 하더라고요? 껄껄. 인생이란 무엇인가... ㅎㅎㅎㅎㅎ

2022-02-09 0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2-09 07:39   좋아요 0 | URL
저 강남역 근처 회사 다닐 때 회식하러 식당가 있으면 성매매 명함 같은거 돌리러 사람들이 엄청 들어왔었어요. 출근길에는 명함이 막 바닥에 뿌려져있고..
저도 본인 인증에 등본까지 성매매에 들이밀어야 한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하는 남자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데 더 놀랍니다. 남자들은 제가 상상하는 걸 언제나 뛰어 넘어서 더 형편없어요. 놀랍습니다.
 
포옹가족 대산세계문학총서 158
고지마 노부오 지음, 김상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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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은 가족붕괴의 원인이 아니라 현상일 뿐. 불륜때문에 무너진게 아니라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에 불륜도 일어났다.
딱히 재미는 없는 책. 집에는 가정주부가 필요하다고 등장인물들이 하도 부르짖어대는 통에 다 읽고나면 여성 소설가의 주체적인 작품이 읽고싶어진다.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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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래되어서 줄거리를 까먹었을 것 같은데, 지난번에는 잭과 로리가 눈오는 날 키스했다. 크- 그래서 나를 들뜨게 했지. 밥먹으면서도 그들의 키스를 생각해야 했다. 당신과의 키스를 세어보아요~ 뭘 세냐, 그만 세자. 여튼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느냐.


잭은 로리와의 키스를 잊을 수가 없어 괴롭고, 그런 잭을 로리는 타이른다. 안돼 그러지마 우리는 그것을 잊어야만 해. 그리고 로리는 일을 그만두고 슝 - 뜬금 태국으로 날아간다. 그곳에서 오롯이 혼자 휴가및 여행을 즐기고자 한다. 갑자기 태국 나올거 예상 못했다가 읭? 태국? 이랬는데, 아니, 이 젊고 아름다운 보랏빛 눈동자의 로리는 네, 여행지에서 남자를 만납니다. 그의 이름 오스카. 그리고 여행지.. 해변가.. 우리는 서로를 처음 보는 낯선 이들.. 그러므로 로리는 그저 열정에 나를 맡겨 둠칫두둠칫 그와 태양 아래에서 뜨거운 로맨스를 겪게 되는데... 이 소설에서 야한 부분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태국에서 진행되는 부분인 것이다. 아직 이 책의 절반정도 읽었을 뿐이지만 이 책 끝까지 이만큼 야한 부분이 더 나올까요, 안나올까요? 나는 답을 알지만 안알랴줌. 여튼 얼마만큼 야하냐면, 여러분, 주변에 미성년자 있다면 저리 보내시고,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미성년자라면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읽으세요. 그러니까, 그의 뜨거운 입에 his mouth 에 뭐가 들어가는데, 그게 뭐냐, 그것은 로리의 nipple....


그만두자 아침부터 이런 얘기는.. 


여튼 그리하여 대낮에 안고 또 안고 끌어안고.. 무릇 태양 아래에서는 뫼르소처럼 살인을 저지르는게 아니라 이렇게 섹스섹스 하는 것이 진리 아니던가. 그리고 이렇게 뜨거운 해변가의 섹스섹스 살아가면서 몇 번이나 겪겠어요? 태양 아래서 어쩔 수 없이, 태양 때문에.. 라는 변명을 할거라면 살인이 아니라 섹스.. 뫼르소야, 알겠니? (갑분뫼르소..)


자, 그리하여 그들은 사랑을 하고 영국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사랑을 하고, 그리고 잭은 질투를 한다. 왜냐하면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일단 사랑을 했는데 알고보니 오스카 금융맨에 부자인 부분.. 좋은 집에 사는 부분.. 멤버십 클럽 같은데 가입되어 있는 부분. 잭이 질투하는 부분. 잭은 오스카가 너무 싫고, 오스카가 돈자랑 하는 것 같아서 싫고,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도 못하고 오스카한테 싫은티를 팍팍 낸다. 으..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을 보이는데, 그런 잭은 교통사고가 나서 다치게 되고 몸을 제 마음대로 쓸 수 없게 되자 자신을 사랑하는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못난 모습을 보인다. 일도 못하게 되어 이제 막 새로 차지할 수 있었던 일자리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고 그는 자신의 삶이 비참하기만 하고 그래서 사라에게도, 로리에게도, 엄마에게도, 친구들에게도 화를 내고 못나게 군다. 로리는 그런 잭에게 상처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습은 잭의 진짜 모습이 아니야, 라면서 그를 어떻게든 믿고자 한다. 나를 폭력적으로 대했는데, 나에게 상처를 입혔는데, 잘 모르겠다. 물론 그와의 좋은 기억 즐거운 기억 있었고, 그것은 잊지 못할만큼 소중하고, 저기 저 안에 깊게 넣어두고 언제나 꺼내볼테지만, 그런데 지금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 역시 이 사람인데.. 이것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 한 사람이 한 일인데.. 



결국 젖게 하는 사람은 한 때 비를 가려주었던 사람..


많은 물



비가 차창을 뚫어버릴 듯 퍼붓는다

윈도브러시가 바삐 빗물을 밀어낸다

밀어낸 자리를 다시 밀고 오는 울음

저녁때쯤 길이 퉁퉁 불어 있겠다

차 안에 앉아서 비가 따닥따닥 떨어질 때마다

젖고, 아프고,

결국 젖게 하는 사람은

한때 비를 가려주었던 사람이다

삶에 물기를 원했지만 이토록

많은 물은 아니었다

윈도브러시는 물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밀어내고

있으므로

그 물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저렇게 밀려났던 아우성

그리고

아직 건너오지 못한 한사람

이따금 이렇게 퍼붓듯 비 오실 때

남아서 남아서

막무가내가 된다


















자, 이제 잭은 정신을 차리고자 한다. 로리에게 상처를 입힌게 자신인 걸 너무 잘 알고, 그래서 로리가 돌아간 뒤 마루에 누워 정신을 차린다.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자, 정신을 차린 잭은 그 후에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이며 로리와 어떤 관계가 될것인가. 물론 로리에게는 뜨거운 태양아래에서의 로맨스남이 있다. 게다가 지금 그와 동거중이나. 눈누난나~ 그래서 난 눈누난나~ 나는 여행 로리보다 훨씬 많이 다녔지만 태양 아래서의 로맨스 없었고, 심지어 돈 많은 .. 그만두자, 이런 얘기. 이것은 로맨스 소설이니까...



금요일에는 점심 먹으면서 이메일을 체크했다. 언제나처럼 개인이 개인에게 보내는 어떤 유의미한 메일 따윈 없었다. 그저 수두룩한 광고나 알림 메일들 뿐. 나의 메일은 이제 이런 용도일 뿐이련가.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쇼핑몰에서 온 이메일이 눈에 띈다.




쿠알라룸푸르의 쇼핑몰에서 온 이메일. 

몇해전 쿠알라룸푸르에 갔을 때 그와 나는 쇼핑몰에 자주 갔다. 그곳에서 와이파이를 쓰려면 이메일을 입력해야 했고, 그러고나니 수시로 저 쇼핑몰에서는 이렇게 메일이 오는 거다.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 어느 날, 쿠알라룸푸르에서 자꾸 메일 오지? 하면서 서로 쿡쿡대고 웃었는데, 그게 몇년전인데, 정리정돈에 능력 1도 없는 나는 여전히 그 메일을 받고 있다. 스팸 처리도 하지 않고 그저 오면 또 왔네, 하고는 휴지통에 버린다. 가끔, 아주 가끔은 클릭해볼 때도 있는데, 그렇다해도 금세 닫아버리곤 한다. 

금요일에 저 이메일을 보고서는 아 또 왔네, 하고 여느때처럼 넘기려다가, 그도 여전히 받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 나랑은 다른 성향의 사람이니, 어쩌면 진작에 스팸처리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자신의 메일 계정 자체를 삭제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저 메일을 더이상 받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여하튼, 저 메일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자, 네, 상황극 돌입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여느때처럼 저 메일을 보다가 문득 '다시 갈까, 쿠알라룸푸르?' 하게 된다. 업무에 지쳐 회사를 때려친지 몇개월 되었는데, 그래, 이 12월에 여름 날씨인 쿠알라룸푸르에 가서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즐거이 맞이하자, 하고는 휙- 말레이시아로 날아간다. 말레이시아에 도착해서는 몇해전 이곳에 왔던 것처럼 거리를 걷고 또 걷고 온 몸으로 태양을 받는다. 숙소에서 늘어지게 자기도 하고 가져온 요가매트를 깔고 요가를 하기도 하고 까페에 나가 책을 읽기도 한다. 그렇게 쿠알라룸푸르에서 지낸지 닷새쯤 되었을 때, 거리를 걷다가 인도 한 복판에 통유리로 된 작은 맥줏집을 보게 된다. 아, 이거 몇해전에도 여기 있었고 그 때도 한 번 와봐야지, 했다가 못들렀었지. 오늘은 들어가서 이 더위를 피하면서 맥주 한 잔 할까. 그렇게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 맥주를 주문한다. 시원한 맥주가 나오고 크- 좋구먼, 하면서 한모금 마신 뒤 턱을 괴고는 천천히 바깥을 둘러본다. 사람들은 움직이고 거리는 밝다. 그런데 갑자기 눈 앞에 누군가 다가선다. 응? 하고 고개를 돌려 위를 쳐다보니, 몇해전 나와 말레이시아에 함께 왔던 그가 서있다.


아니,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나는 깜짝 놀라고 그는 앉아도 되냐 묻고,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만날 수 있을까, 했는데 만났네."

"아니, 여긴 어쩐일이야?"

"며칠 여행왔어. 그리고 어쩌면 당신을 만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

"당신, 설마 나를 만나려고 무작정 여길 온거야?"

"음. 그렇다기 보다는, 어쩌면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당신 SNS를 보니 당신이 말레이시아에 간다고 되어있길래, 당신을 만나러 온 건 아니지만, 만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지."

"나는 우리 그 쇼핑몰에서 온 메일을 보고 충동적으로 다시 왔어. 여행으로."

"언제 돌아가?"

"나는 글피. 당신은?"

"나는 모레."



나와 그는 이틀간 식사를 함께 하고 같이 걷고 이야기를 나눈다. 맞아, 그와 같이 다니는 건 이렇게나 좋았지,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즐겁다. 그는 쇼핑몰에서 오는 메일을 더이상 받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내 SNS를 보고 어떻게든 이렇게 나와 만나게 되었다. 어쩌면 신은 이 시간 이곳에서 우리를 만나게 다 정해둔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일, 그가 돌아간다. 꼬박 이틀도 채 같이 지내지 못했는데 어쨌든 그는 돌아간다. 우리가 만나려고 날을 정한게 아니니 이런건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지도 못했으니 하루하고 반나절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것에 운이 좋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깊은 밤, 그들은 레스토랑에 앉아 와인을 마신다. 그도 이번 만남이 뜻밖이지만 또 바라왔던 만남이기 때문일까 즐거워 보인다. 깊어가는 이야기 끝에, 그는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를 묻는다.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 아니."

".. 혹시 결혼한거야?"

"아니."

"그러면.. 이제는 내가 추억속의 사람이기 때문에?"

"음.. 아니."

"음..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없어?"

"응 없어."

"왜?"

"..."

"이유를 말하기 어려워?"

"음.. 그건 아니고.... "

"....."

"사실... 나... 자연인이 되었어."

"...뭐라고?"

"들은대로야. 나 자연인이 되었어."

"내가 아는 그 자연인 말하는거야? 산속에 사는 그런 사람들?"

"어. 나.. 일자산으로 들어갔어."

"....."

"나 산에 집 짓고 살아."

"당신 지금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응. 나 산에 집 짓고 혼자 살아."

"일자산.. 핸드폰 잘 안터지지 않았어? 나 당신 SNS봤는데?"

"응. 그거 공항 오는 길에 작성한거야. 핸드폰 잘 안돼서 가끔 술 떨어져서 술 사러 산 바깥으로 나오면 그 때나 핸드폰 들여다보고 그래. 집에 사두고 안읽은 책 다 산으로 가져가서 그거 읽으면서 보내. 새소리 듣고, 바람을 느끼고, 책 읽고, 술 마시고. 그렇게 지내고 있어."

".... 너무 당황스럽네. 그렇지만, 그게 다시 시작하지 못할 이유가 돼?"

"응. 나는 자연인으로 살고 싶거든. 그렇지만 당신에게도 자연인으로 살라고 할 순 없으니까."

"만약 내가 그럴 수 있다면?"

"안돼. 그러면 다른 산에서 자연인 해."

"왜?"

"당신하고 같이 있으면 매일 씻어야 되잖아. 싫어."

"그럼 당신 지금은 매일 안씻어?"

"응. 자연인 되고 나서부터는 비가 오면 비를 맞고, 그것으로 샤워 퉁쳐. 그래서 내게서는 늘 냄새가 나지."

".........."

"걱정마. 이렇게 문명사회로 나오면 거기에 맞춰 살아. 오늘은 샤워해서 냄새 안나. 하하."

"그리고 당신은 앞으로도 그렇게 살거라는 거지?"

"응. 그래서 연애고 뭐고 그런걸 할 자신은 없어."

"..그래."

"그렇다고 아예 연 끊고 살진 않아도 돼. 바로바로 답할 순 없지만 이메일이라든가 뭐 그런걸 보내면, 도시로 술 사러 나올 때마다 들여다보고 답 할 수 있어."

"..응."

"그리고 나름 집도 괜찮으니까 혹여 놀러오고 싶다면 미리 말만 해줘. 씻고 준비해야 하니까."

"..그래."

"멧돼지를 잡아놨어."

"뭐라고?"

"응. 매일 산을 오르락내리락 운동하거든. 여자에겐 근육운동이 필수잖아. 그래서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지난번에 멧돼지를 딱 마주친거야. 나는 가급적 그냥 지나치고 싶었는데 이놈이 나한테 덤벼들더라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때려잡았어. 아주 큰 놈이라서 훈제해 저장해뒀어. 당신 놀러오면 구워줄게."

"어..그...그래...... 멧돼지도 때려잡는구나."

"응. 하늘 아래 내가 때려잡지 못하는 건 없어."

"... 그래."


그는 한참을 말이 없다 다시 묻는다.


"그러면 다시 도시인이 될 생각은 없는거야?"

"알 수 없지. 내가 내일모레 갑자기 도시인이 되고 싶을지.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그리고 그들은 빠이빠이하고 헤어진다. -THE END.

(넷플릭스 이거 영화하고 싶으면 연락하세요. 서재 메뉴 왼쪽 프로필 사진 밑에 이메일 주소 보이시죠? 제목은 '러브 인 쿠알라룸푸르' 혹은 '러브 인 말레이시아' 면 다른 시리즈들과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은 로맨스인가 아닌가. 나는 왜 이딴 상황극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말레이시아에 언제 또 다시 갈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저 메일을 기어코 계속 받을것인가. 인생...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사둔 책 다 싸들고 산으로 들어가야겠다. 멧돼지를 만나도 쫄지않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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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2-07 10: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ㅋㅋㅋㅋ 아침부터 nipple, 섹스ㅋㅋ 게다가 갑분뫼르소?? 여기서 빵 터졌네요 ㅋㅋ
상황극 무슨 일이예요? 진짜 산으로 갔네요!! 아니 다락방님의 연애세포가 오늘은 잠자고 있는 건가요! 아님 대상이 현빈이 아니라서..?? 멧돼지 먹으러 놀러가도 되나요? ㅎㅎ

다락방 2022-02-07 12:11   좋아요 3 | URL
저는 태양.. 을 생각하면 자꾸 뫼르소 생각이 나버리는 바람에. 뫼르소를 이길 태양아래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껄껄. 태양.. 뫼르소.. 이것은 공식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
저의 연애세포는 겨울잠 중입니다. 하하하하하. 밥 먹으면 살아나려는지 원 ;;

자연인 다락방네 집에 놀러오세요. 멧돼지가 너무 커서 아직도 고기가 많이 남았어요! ㅋㅋㅋㅋㅋ

Falstaff 2022-02-07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 뫼르소. 오백 퍼센트 공감합니다!
러브 인 말레이시아. ㅋㅋㅋ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다락방 2022-02-07 12:12   좋아요 1 | URL
제가 지금 러브 인 아프리카.. 였나 크리스마스 아프리카 였나.. 여하튼 아프리카를 보고 있는 바람에 그만.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2-07 14: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나.. 일자산으로 들어갔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이 상황극 미드나 영드 분위기로 생각하면서 읽어갔는데 ˝글피˝부터 약간 한국 드라마 냄새 폴폴 나더니 일자산에서 넘을 수 없는 한드의 향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2-08 07:52   좋아요 0 | URL
˝언제 돌아가?˝
˝3days later. and you?˝
˝the day after tomorrow.˝

이제.. 미드 느낌 나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2-07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자산으로 들어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머, 나는 웃는 것인가. 우는 것인가.
잭이 졌어요. 로리도 졌고요. 오스카 저리 가세요. 일자산 자연인이 짱이야!! 👍🏼👍🏼👍🏼👍🏼👍🏼👍🏼👍🏼👍🏼👍🏼👍🏼👍🏼👍🏼👍🏼👍🏼

다락방 2022-02-08 07:52   좋아요 0 | URL
앞으로 일자산 자연인 다락방 이라고 불러주세요. 엣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2-07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일자산에 핸드폰이 안터지나요?
거기서 자연인으로 살기에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2-08 07:52   좋아요 1 | URL
일자산의 어느 지점은 터지는데 어느 지점은 안터지고 그러더라고요? 깊거나 높은 산도 아닌데 잘 안터지는 지역이 있어요. 저는 거기에 사는걸로 설정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2-07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자산 자연인ㅋㅋㅋ
어뜨케!!!
멧돼지까지 때려잡는 그였어요!!^^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다락방 2022-02-08 07:55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멧돼지까지 때려잡는 건 접니다. 그가 아니라 저예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2-08 08:15   좋아요 1 | URL
헐~~~ㅋㅋㅋ
어젯밤 막 졸면서 읽었나 봐요?
어쩐지????
왜 그가 다락방님 잘 쓰는 말을 하지? 했네요ㅋㅋ
미래는 예측불허!~~ㅋㅋㅋ
다른 분들 댓글 보니까 모두들 제대로 해석하셨군요??
나만 오역!!
근데도 어젯밤 졸려도 전 좀 웃겼거든요ㅋㅋㅋ
울동네 언니는 멧돼지 맞닥뜨렸을 때 나무처럼 가만 서 있었더니 그냥 가더라고 하던데...때려잡는!!!!!
인생은 역시 예측불허!!!ㅋㅋㅋ

다락방 2022-02-08 08:35   좋아요 2 | URL
제가 산에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게다가 돼지가 달려들었기 때문에..
근데 멧돼지는 기생충이 많아서 꼭 익혀 먹어야 한다고 책에서 봤거든요. ㅋㅋㅋ 그러니까 익혀서 먹어야 돼요. ㅋㅋㅋㅋㅋ

그럼 이만. =3=3=3=3=3

- 2022-02-0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부분에서 (야한거다!) 손에 땀을 쥐고 읽기 시작했는데… 맷돼지 사냥으로 끝나…. 하늘아래 때려잡지 못하는 건 없대… 나 일자산을 아는데…. 거기 그렇게 오지(?)는 아닌 아주 아주 야트막하고 낮은 곳인데….

다락방 2022-02-08 13:58   좋아요 1 | URL
일자산에도 멧돼지 나온다굳!!! 핸드폰 안터지는 곳도 있다굳!!!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멧돼지를 내가 만난 적은 없는데 현수막 붙어있어요. 멧돼지 출몰지역이니 조심하라고..
문학적 과장으로 봐달라굳!!!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nipple 같은거 한 번 더 써줘요? ㅋㅋㅋㅋㅋㅋㅋ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2-08 14:10   좋아요 0 | URL
문학적과장이라기엔 아마존 밀림 느낌이잖아요! 오두막짓기엔 너무 문명과 가까운 대도시 한복판에 공원도 잘 조성된 그런 산 아니었던가!!!!!! 자연인이라기엔 너무 도시야 ㅋㅋㅋㅋ 다음편엔 맷돼지옆에서 술도 담궈줘요. 술을 사러가는 자연인은 아직 부족해!!!

다락방 2022-02-08 14:1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원래 뱀술도 등장시킬랬거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뱀술은 나도 못먹겠어서 ㅋㅋㅋ 그러면 무슨 술을 담글까나~ 더덕주 담글까요? 일자산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더덕 있으면 캐가지고 더덕주 담가야겠다. 딱 기다려요~ 후훗.

- 2022-02-08 14:2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자산 자연인에 진심인자 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주에는 책을 '조금' 샀다. 이렇게 네 권.

















'로널드 드워킨'의 《자유의 법》은 <시사인 749호>를 보고 구입하게 됐다. 로널드 드워킨은 그의 성과 같은 '안드레아 드워킨'과는 달리 포르노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다고 했다. 내가 포르노 관련 책을 읽고 리뷰나 페이퍼를 쓰면 어김없이 거기에 대한 태클이 달리는데, 그것은 대부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것이었다. 우에노 지즈코 의 책을 여러권 읽었는데, 우에노 지즈코도 자신의 책에서 포르노를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어긋난다고 쓰고 있었다. 그러면서 '다만 아동 포르노는 안된다'고한 것이다. 나는 '다만 이것은 안된다' 라고 하는 것에 있어서 큰 회의를 갖는 사람인데, 그렇다면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느냐, 하는 것 때문에 그렇다. '아동 포르노'가 안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성인이 아동 흉내를 낸 포르노는 괜찮은가? 그것은 결국 아동을 성적 대상화 하는 일이 아닌가? 


그런 생각으로 나는 포르노에 반대하고 있는데, 시사인에서는 포르노를 규제해야 한다는 '캐서린 매키넌'의 주장을 가져오고 또 그에 반대되는 '로널드 드워킨'의 주장을 가져온다.














일군의 페미니스트들이 보기에 포르노의 본질적 해악은 '호색'같은 성적 방종이 아니라 '여성을 향한 폭력'이었다. 여성단체는 '포르노 금지법'을 제안했다. 인디애나 폴리스시의회는 이 내용을 담은 조례를 통과시켰다. 조례는 여성이 △고통이나 굴욕, 성폭행을 즐기는 것처럼 묘사된 것 △고문당하거나 음란한 존재로 그려지는 것 △멍이 들거나 피 흘리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 △봉사하거나 복종하거나 전시되는 자세로 그려지는 콘테느의 생산·판매·노출·배포를 금지했다. 하지만 1985년 미국 제7연방고등법원은 이 조례를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이듬해 연방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당시 법안을 주도한 이는 캐서린 매키넌 미시간 대학 교수다. 여성주의 법학 분야의 댁로 널리 알려진 그는 2019년 한국을 방문해 "포르노 금지법을 도입하라'고 제안한 바 있다. 미국 사법부 결정에 따라 인디애나폴리스시 조례가 폐기된 뒤 매키넌 교수는 <포르노그래피에 도전한다>를 펴내고 포르노 규제의 당위를 재차 주장했다. 포르노는 남성의 언어로, 여성이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언어'를 배우도록 강요하고, 이에 따라 여성의 자기주장(발언권)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예컨대 포르노는 '여성의 거부는 거부가 아닐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을 퍼뜨려 여성의 발언권을 훼손할 수 있다. '남성의 표현의 자유'가 '여성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셈이다. 매키넌을 포르노 금지로 사회가 잃을 것은 '여성의 족쇄'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시사인 379, p.56-57

















자, 이제 내가 《자유의 법》을 사서 읽어보자 했던, 로널드 드워킨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들어보자.


드워킨은 이처럼 전통적 '표현의 자유'관점에서 포르노를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뒤에 정반대 방향의 주장을 펼친다. "('표현의 자유'를 위해) 다리를 벌린 나체의 여자 사진을 쳐다보는 남자를 변호할 수밖에 없다."

드워킨이 자신의 이런 주장의 근거로 내세운 것은, 앞서 나온 인디애나폴리스 '포르노 금지법'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1986년)이다. 당시 대법원이 포르노 금지법을 위헌으로 판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포르노 금지법이 단순히 '외설적'인 표현을 금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법은 특정 '내용(여성이 고통이나 굴욕을 즐기는 것으로 묘사하는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뒤 이를 딱 찍어 금지했기 때문에 위헌으로 판단됭ㅆ다. 대법원은 이 같은 '내용에 기반한 규제'가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규정된 표현의 자유를 위배한다고 본 것이다. 드워킨 역시 정부가 '내용'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보면서 다음과 같이 쓴다. "정부는 인민이 사상을 스스로 평가하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 노골적이든 교묘하든, 사상은 그 청중이 허락하는 한에서만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연방대법원의 '포르노 금지법'위헌 판결의 정신은 '법률은 국민이 나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금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 '무언가'가 다수 대중으로부터 비난받는 위험한 생각이라도 그렇다.

드워킨은 포르노가 여성 발언권을 약화시켜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매키넌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규제하지 않아야 평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 취향과 신념을 가지고 국가와 같은 공동체에 소속되어 살아간다. 그런데 이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도덕적 환경'은, 과연 누가 결정할 것인가? -시사인 749, p.57



나는 드워킨 교수가 하는 말의 뜻을 너무나 분명히 잘 알겠다. 나 역시 어떤 영상 혹은 글의 '내용'을 법이 판단하게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너희에게 나쁜 영향을 미쳐, 그러니까 읽지마 혹은 보지마 하는 것은, 법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건 보는 내가 읽고 판단할 일이다. '법률은 국민이 나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금할 권리가 없다'는 것에 나 역시 이의 없이 동의한다. 그렇다면, 포르노 역시 포르노를 제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유통하는 사람들의 표현이므로 그대로 두어야 하는걸까? 어떤 규제없이 그 사상을 그저 판단하는 너희들의 몫으로 둔다, 하는 것은 그러므로 마땅한 것이 되는걸까?



다 읽으면 페이퍼를 쓸 생각이지만, 어제 읽기 시작한 소설에는 주인공의 고등학생 시절이 나온다. 남자 고등학생들이 포르노 사진을 돌려보며 낄낄대는 장면과, 그리고나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자아이들을 점수로 평가하는 일. 벽에 기대어 서서 지나다니는 여자애들에게 남자아이들 각자 점수를 매기고 그것을 평균 내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여자아이에 대해 얘기한다. 그중 한 남학생 '코리'는 자신이 '좀 다르다'고 생각한 여자아이가 6점을 받는 것에 분개해 그걸 뒤집어 9점으로 만들고, 그것을 내심 뿌듯해한다. '나는 너를 구해준 영웅이야' 그리고는 그 여자 아이의 옷 안에 숨겨진 구멍들에 대해 생각한다. 저 옷 안에는 구멍이 있겠지. 여자아이들에게 있는 당연한 구멍들. 나중에 그 여자아이와 연인이 되고 나서는 '먼훗날 내가 낮은 점수에서 그녀를 구해줬음에 대해 알려줘야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와 연인이 된 후부터는 포르노를 보지 않는다. 그러니까 포르노를 일찍 접은 셈이다.



'데릭 젠슨'은 자신의 책 《문명과 혐오》에서 포르노를 본 이후에 자신이 어떻게 달라졌었는지에 대해서 얘기했었다. 이건, 소설이 아니다.




포르노는 나의 무의식적인 공상까지 바꾸어놓고 있었다. 역사적으로 나의 판타지는 대화로 이어지는 것이었다. 즉 어떤 여성을 봤는데 관심이 간다면, 즉시 ‘저 여자에게는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까?‘하고 생각했다. 어떤 창조적이고 열띤 대화를 할 수 있을지를 상상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포르노를 보았을 뿐인데도, 가끔 여자를 보면 저 여자의 음모는 무슨 색일까, 성기는 어떤 모양일까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건 질색이다. 나는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다. 곧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 데릭 젠슨, 《문명과 혐오》, P179







'게일 다인스'는 자신의 책 《포르노랜드》를 통해,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포르노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예전의 포르노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을 거라 얘기한 바 있다. 요즘의 포르노는 그런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잔혹한 내용이라는 것.  게다가 디지털 성폭력이 급속하게 퍼지는 이 때에, 강연을 가면 혹여라도 강연 영상에서 자기가 당한 일이 나오지 않을까 겁먹은 여자들이 찾아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여태껏 강연하면서, 발표가 끝난 후 내게 찾아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자기가 어린 시절 당했던 강간 장면이 찍힌 사진이 분명 화면에 뜰 거라 생각했다고 말한 여자가 최소 스무 명은 있었다. 이 불안감에서 이들이 겪은 트라우마가 얼마나 깊은지가 드러난다. 나는 강연에서 아동 포르노 사진을 보여주지도 않을뿐더러,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수백만 장의 사진 중에서 특정 사진을 고를 확률은 극히 낮다. 하지만 확률의 법칙은 트라우마를 겪는 개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이들은 자기를 강간한 사람이 전능하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찍힌 사진이 의심의 여지없이 반드시 수면 위로 떠 오를 거라고 확신한다. -게일 다인스, 《포르노랜드》, P207







'로널드 드워킨'은 그렇다고 포르노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 그도 포르노가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법으로 규제해서는 안된다면, 로널드 드워킨이 주장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러니까 로널드 드워킨이 생각하는 해결방법은?



'정치적 평등'이라는 이상에 적합한 답은 하나밖에 없다고 드워킨은 쓴다. 모든 구성원 각각에게 표현의 권한을 허용해서, 서로 영향을 미치도록 놔두는 것이다. "권력이 있는 사람들을 역겹게 만든다는 이유로 사적 선택, 취향, 견해가 (…)금지되어서는 안 된다." 타인의 안전과 이익을 직접 침해항지 않는 이상(가령 아동 포르노는 출연 아동이 직접 해를 입는다)이 원칙에서 예외를 둬선 안 된다는 게 드워킨의 견해다. 해로운 표현은 사법 제재가 아니라 공론장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혐오, 분노, 조롱으로 그들이 신뢰를 잃게 해야 한다." -시사인 749, p.57


나 역시도 드워킨의 견해에 동의한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을 억압하거나 혐오를 조장하는 영상을 만들고 즐기는 사람들에 대해, 분노와 조롱을 되돌려줌으로써 스스로 그런 영상들을 제작하거나 유통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포르노를 본다 라든가 디지털 성폭력 영상을 다운 받은 적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세상 그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지게 만드는 것이 아마도 그것을 그만두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그 방법이 먹힐까? 그 방법이 먹히지 않으므로 법적으로 규제하자, 는 것은 나 역시도 답이 아닌 것 같다. 그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저 돈을 벌고자 할 뿐이고, 그 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자신의 성격이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또 그 영상을 보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그런 문화속에서 살아가는 바, 조롱과 분노가 그들을 배척할 수 있을까? 심지어 그것을 만들고 유통하고 시청하고 소장하는 사람들이 이토록이나 다수인데, 조롱하는 문화가 과연 가능해질까? 드러내놓고 보는 사람들과 말하지 않으면서 보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하나 되어 여성혐오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과연 그들을 공론장에서 퇴출하는 일이 가능할까? 이미 공론장이 그들의 것이 되어버렸는데? 그렇다면 어떤 답이 우리에게 남아 있을까?


게일 다인스도 개인의 저항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우리 문화의 포르노화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내게 마법 같은 해결책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건 없다. 우리는 거대한 경제 구조와 맞닥뜨리고 있다. 포르노 산업과 싸우려면 개인으로서, 그리고 집단적 운동으로써 저항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저항은 개인적 층위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희망적인 시작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 중에는 포르노를 이용하는 남자와 데이트하지 않겠다는 여자 청년, 자녀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길러주는 모부, 체계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교사, 섹슈얼리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포느로를 보이콧하는 남자도 있다. 더 넓은 층위의 사회적 움직임이 부재한 상태에서, 이러한 개인적 형태의 저항이 현재로서는 가장 의미 있다. -게일 다인스, 《포르노랜드》,P.320


나는 캐서린 맥키넌의 편이고 안드레아 드워킨의 편이고 게일 다인스의 편이며 포르노 자체가 혐오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 로널드 드워킨의 말이 결코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로널드 드워킨의 해결방법은 아마도 궁극적인 해결방법일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이미 여성들을 혐오하는 문화에 익숙해진 지금 시대에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전혀 수긍되어 지지가 않는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 샀다.




박정자 의 책은 앞으로 박정자의 책을 모두 읽어보고 싶어 일단 샀다. 나머지 두 권은 그냥 샀다. 언제 읽을지는 알 수가 없는데, 또 이런 책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나란 사람..
















특히나 《엄마가 죽고 나는 의학자가 되었다》라는 책은, 내용을 전혀 모르는 바, 제목만 보고서는 영화 《언더 워터》가 생각났다. 















이 영화의 유일한 주인공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의대생이었는데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자 의사가 되는 일에 회의를 품는다. 어차피 의학은 엄마를 살리지도 못했으니까. 그러나 고립된 바다 위에서 상어와 맞서 싸우고, 다리가 부러진 새를 치료해주고, 그리고 간신히 살아남은 그녀는 의사가 된다. 

이 영화는 영화적 재미도 상당한 바, 추천한다.



오늘 상황극 적을라 했는데 페이퍼가 너무 길어.. 상황극에 대해서는 곧 다른 페이퍼로..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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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2-07 09: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문명과 혐오>는 꼭 찾아서 봐야겠어요. 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봤던거 같은데, 오늘은 더 관심이 가네요.
페미니즘 주제 중에서도 ‘포르노‘는 무척이나 다루기 어려운 주제인것 같아요. 표현의 자유와 관련되서도 ‘아동 성학대‘와 관련된 부분도 그렇고요. 저도 <페이드 포>, <포르노랜드> 읽어봤지만 정말 읽기에도 어려운 텍스트라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쓴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쪼금은 짐작할 수 있어요.
다락방님이 계속해서 묻고 읽고 글을 써줘서 고마워요. 저도 더 찾아보고 더 읽어봐야겠어요.
다음 페이퍼 곧 올라온다고요? ㅎㅎㅎ

다락방 2022-02-07 12:14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문명과 혐오는 정말로 강력추천하는 책입니다. 읽기에 쉽지 않고 책장도 쉬이 넘어가질 않지만 너무너무 좋은 책이예요. 저자는 자신이 기득권 남성임을 인지하고 글을 씁니다. 특히나 포르노에 대한 저 솔직한 고백이 좋더라고요. 포르노는 포르노일뿐! 이라는 것을 저는 믿지 않습니다.
캐서린 맥키넌과 안드레아 드워킨의 책이 제발 좀 빨리 재출간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로 선정하여 모두와 함께 읽어보고 싶습니다. 출판사들 대체 뭐하는거예요. 맥키넌 책 좀 내줘 진짜 ㅠㅠ

다음 페이퍼까지 모두 마치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습니다!

잠자냥 2022-02-07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다부장님, 다부장님에게 ‘조금‘이란 혹시 ˝수효나 분량, 정도 따위가 일정한 기준보다 넘게˝를 의미합니까? 아, 여기 알라딘 서재에서 ˝나 오늘 책 조금 샀어˝의 ‘조금‘은 모두 이 의미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2-07 10:19   좋아요 1 | URL
동의합니다 오바

다락방 2022-02-07 12:15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거죠? 저는 증맬루 이해할 수가 없네요? 저에게 ‘조금‘은 다른 이들의 ‘조금‘과 같은데요? 꼴랑 네 권 샀잖습니까? 정말 조금 이잖아요?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거죠? 흥!!

독서괭 2022-02-07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다락방님의 생각을 계속 들려주셔서 저도 같이 생각해보게 되어 좋아요. 표현의 자유라는 게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는 늘 중요하고 어려운 이슈 같아요. 아동포르노 외의 다른 포르노는 출연자들이 자발적인 동의 하에 찍는 거니까 “타인의 안전과 이익을 직접 침해하지 않는” 것에 해당한다고 드워킨은 보고 있는 것 같고 사실 법률적으로는 그렇게 해석하는 게 맞겠지만, 사회 전체가 여성의 성상품화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발성”이랄지 “안전과 이익의 침해”를 겉으로 드러난 데에만 한정해서 보는 게 타당한지는 의문이네요.
저도 제시하신 책들 모두 읽어보고 싶어요.
근데 저 상황극 페이퍼 먼저 읽고 왔는데, 오늘 상황극이 엉뚱해진 건 아마도 이런 진지한 페이퍼를 먼저 쓰셨기 때문..?ㅋㅋㅋ

다락방 2022-02-07 12:17   좋아요 4 | URL
독서괭 님, 아주 유의미한 댓글 달아주셨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 전체가 여성의 성상품화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르노를 표현의 자유로 보고 그것의 판단을 개인에게 맡기는 것은 어느만큼의 효과를 가져올까요? 이미 매체들은 여성을 포르노화 시켜 보여주고 여성들은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포르노세상을 살아가고 있는데 말예요. 그런 영상들을 찍고 보는 너희들은 정말 한심하다고 조롱하고 싶은데, 그 조롱이 과연 포르노의 수요를 줄일까요? 택도 없는 소리 같아요. 휴..

상황극을 금요일에 머릿속에 떠올랐을 때 똭- 썼어야 되는데 주말 내도록 귀찮아서 미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산에 가는 건 그러니까, 나름 반전을 넣고 싶어서 이것저것 생각해보다가 그만... 산으로 가버리고 말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