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3
알베르 카뮈 지음, 유호식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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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발병한 후로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 나는 좀비에 대한 흥미가 생겼더랬다.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되고 다른 인간을 또다시 좀비로 만들고, 그 틈에서 아직 물리지 않은 인간들은 끝까지 물리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도망치는 스토리. 좀비라는 아름답지 않은 존재에 대해 그간 흥미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고 그보다는 가급적 피하고 싶었었는데, 갑자기 좀비를 보고 싶고 알고 싶어졌던 거다. 그렇게 닥치는대로 유명한 좀비 영화를 그리고 유명하지 않은 좀비 영화를 봤다. 좀비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남은 인간들의 삶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고-적은 인간만 남은 인간들 사이에서도 강간을 시도하는 인간들!- 무엇보다 끝까지 좀비로부터 살아 남으려고 도망치고 숨고 도망치고 숨는 인간들에 대해서는 경이롭게 느껴졌다. 어떻게 끝까지 그렇게 도망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그런 인간들 중에서 좀비에게 물리고 난 후의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려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 과정에서 좀비랑 싸우는 인간들도 당연히 더 많았다. 벽을 더 높게 세우는 등의 남은 인간들의 요새를 만들어도 그곳에 어느 틍메 좀비는 치고 들어왔다. 또 싸우고 또 도망치고... 내가 '아직' 좀비에게 물리지 않았다면 언제든 물릴 수 있을텐데, 그런데 물리지 않기 위해 이렇게 계속 도망치고 싸워야 하다니, 이것은 얼마나 피곤한가. 차라리 물려버리는 것이 속 편하지 않을까? 차라리 물리면 또 물릴까봐 염려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언제 물릴지 몰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고 싸우지 않아도 되고 도망치지 않아도 될텐데. 그렇다면 물려버리는게 낫지 않을까? 왜 저들은 저렇게 기어코 물리지 않기 위해 애를 쓸까? 그것은 물려버리는 것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함을 의미할텐데. 그렇게나 좀비가 아닌 인간으로 남아있길 원하는걸까?


코로나에 걸리고 싶지 않아서 나는 무조건  KF94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여름에 아무리 더워도 나는 그랬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나는 가장 감염 위험이 높다고 판단됐고 할 수 있는 걸 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스크라도 내가 감당해야 했다. 아주 오래 아무도 만나지 않았고 밥은 사무실에서 도시락이나 배달로만 먹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친구들을 아주 가끔 만나기도 하고 까페에 가보기도 하고 그리고 외식도 하면서 지낼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는 백신을 3차까지 맞는 예방이 필수였다. 백신을 맞고 하루나 이틀을 옴팡지게 앓고 그러면서도 이것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기 위함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다. 그러다 주변에서 여기저기 확진 소식이 들려오면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할까, 언제까지 만남을 뒤로 미뤄야 할까를 생각하며 우울해지다가 '차라리 걸리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더랬다. 그러면 걸릴까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텐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해서 내가 예방을 포기한 건 아니었다. 나는 또다시 단단히 마스크를 쓰고 피할 수 있는 건 가급적 피하면서 살아갔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양성이라는 걸 알았을 때 엉엉 울었던 것은. 속상했다. 너무너무 속상했다. 그 긴 시간 내가 한 모든 것들이 다 무용해지는 것 같아서 속상했다. 이건 비단 나 혼자만 느낀 것은 아니었으리라.



194X 년의 오랑이란 지역에서 페스트가 창궐한다. 죽은 쥐들이 떼로 발견되었을 때는 이것이 무엇인가 하다가 사람들이 차츰 앓고 죽어가면서 두려워하지만,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사람들은 이것이 페스트임을 인정한다. 페스트가 발병한 사람을 격리하고 곪아오른 부분을 찢고 치료를 해도 사람들은 죽어나갔고 이 지역은 그래서 봉쇄된다.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오랑으로 들어올 수 없고 오랑에서도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없게 된 것. 그러다보니 갑작스레 이별을 한 사람들이 생긴다. 잠시 여행이나 취재차 이곳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고, 다른 지역에 여행갔다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 이 지역을 몰래 빠져나가려고 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그런 사람들을 몰래 내보내려는 사람들도 생긴다. 전염병이 점점 더 퍼지고 사람들은 더 많이 죽고 의사들도 힘들어지고(물론 의사들도 죽고) 물품은 점점 더 적어지고, 이에 민간인들은 보건대를 만들어 힘들어하는 의사들과 환자들을 돕기도 한다. 지치고 우울한 시간들이 점점 더 길어지는데 과연 여기에 끝은 있을까. 어떻게 한결같이 의사는 사람들을 치료하고 도우려고 할 수 있을까. 


보건대 중인 한 명 타루는 의사 리외와 이런 얘기를 한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 세상 그 누구도 페스트 앞에서 무사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자칫 방심한 순간에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전염시키지 않도록 끊임없이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병균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 외의 것들, 이렇게말해도 괜찮다면 건강, 청렴결백함, 순결함 등은 의지의 소산이에요.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 될 의지 말이에요. 정직한 사람, 거의 아무도 감염시키지 않는 사람이란 가능한 한 방심하지 않는 사람을 뜻해요. 절대 방심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한 의지와 긴장이 필요한 법이죠! 그래요, 리외. 페스트 환자가 되는 것은 피곤한 일이지만, 페스트 환자가 되지 않으려는 것은 더욱 피곤한 일이에요. 그래서 모든 사람이 피곤해 보이는 거예요. 오늘날에는 누구나 어느 정도는 페스트 환자거든요. 그리고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몇몇 사람들이 페스트 환자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하면서 죽음이 아니면 빠져나갈 수 없는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는 거고요. - P295



아. 바로 이거였다. 내가 좀비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것, 그리고 코로나를 피하려고 하면서 느꼈던 것. 차라리 물려버리고 싶지 않을까, 차라리 걸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던 그 잠시의 시간들. 그건 카뮈가 이 책을 통해 말한것처럼 '페스트 환자가 되는 것은 피곤한 일이지만, 페스트 환자가 되지 않으려는 것은 더욱 피곤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페스트에 감염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감염되지 않으려는 것은 의지의 소산이기 때문이었다. 의지. 인간은 의지를 가지고 있는 존재니까, 그래서 기어코 살아남으려고, 피하려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옮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거구나. 왜저렇게 도망칠까, 왜 저렇게 애를 쓸까. 그러게나 말이다. 차라리 좀비에게 물려버리면 한 번에 끝이고 더이상 애쓰지 않아도 되는데. 인간은 의지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병균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건강은 의지의 소산이기 때문이었어. 바로 이것이 인간이구나 했다. 자연스러운 병균에 침몰당하지 않겠다는 의지, 피하겠다는 의지, 살아남겠다는 의지, 치료하겠다는 의지. 이 모든 '의지'들은 자연에 휩쓸려 가는 것보다 당연히 더 피곤하고 힘들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피곤함을 끌어안고 의지를 실행하는 것. 아, 인간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p.194) 이라는 리외의 말은 그러므로 가치 있다. 피곤하지만 성실히 자기 직분을 수행하고자 하는 것, 계속 환자들을 돌보고 치료하고자 하는것, 그리고 치료약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 이 성실성은 그야말로 의지의 표현이니까.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오랑에서 페스트가 시작되고 사라지기까지, 환자들을 치료하고 돕고 자원봉사를 하고 혹은 도망치려 하고 나랏일을 하는 그 모든 주요한 인물들 중에 여자는 등장하지 않는다. 



전쟁이 어리석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전쟁이 금방 끝나는 것은 아니다. 어리석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만약 사람들이 항상 자기만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점에서 우리 시민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여서 그들은 자신들만 생각했다. 다시 말해, 재앙을 믿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들은 인본주의자들이었다. 재앙은 인간의 척도로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들은 재앙을 비현실적인 것, 곧 지나가버릴 악몽에 불과한 것으로 여긴다. 재앙이 지나가버릴 때도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악몽에서 악몽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사라지는 쪽은 사람들, 누구보다도 인본주의자들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미리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시민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못한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자기들에게는 여전히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P51

그 생각은 재앙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그들은 계속 사업을 했고, 여행 준비를 했고, 제각기 의견을 갖고 있었다. 미래와 여행, 토론을 금지하는 페스트를 그들이 어떻게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그들은 자유롭다고 믿었지만, 재앙이 존재하는 한 그 누구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 P51

이처럼 그들은 죄수나 유형수라면 모두 겪게 되는 깊은 고통을 맛보았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억을 간직하고 살아야 했던 것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과거를 생각했지만, 그 과거에서 조차 후회의 쓰라림밖에는 맛보지 못했다. 사실 그들은 지금 자기들이 기다리고 있는 그 사람과 할 수 있었을 때 하지 못해 아쉬운 모든 것을 가능하면 과거에 덧붙일 수 있기를 바랐을 것이다. 또한 죄수의 삶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이 모든 상황에 자기 곁에 있지 않은 사람들을 결부시켜 생각하고 있었다.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 만족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현재는 견딜 수 없고, 과거는 혐오스럽고, 미래마저 박탈당한 처지여서, 우리는 인간에 대한 정의감이나 증오심 때문에 감옥에갇혀 지내야 하는 자들과 비슷했다. 그 견딜 수 없는 휴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결국 상상 속에서 기차를 다시 달리게 하고 울리지않는 초인종을 연거푸 누름으로써 시간을 메우는 길뿐이었다. - P91

간단히 말하면, 그는 여전히 아내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원한 것이 있다면, 그녀에게 편지라도 써서 자신을 변호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게 어렵더군요." 그가 말했다. "그런 생각을 한 지는 오래되었어요. 서로 사랑할 때는 말을 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항상 사랑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적당한 시기에 할말을 생각해내서 아내를 붙잡아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그랑은 체크무늬가 있는 손수건 비슷한 것에 코를 풀었다. 그러고는 콧수염을 닦았다. 리외는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P102

그러나 서술자로서 이 보건대를 실제 이상으로 과대평가할 생각은없다. 사실 오늘날 많은 시민들이 서술자의 입장이라면 보건대의 역할을 과장하고 싶은 유혹에 굴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행동이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을 지나치게 중요시하다보면 결국은 간접적으로나 악에 강력한 찬사를 바치게 된다고 서술자는 믿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 경우 훌륭한 행동들이 그토록 대단한 이유는 단지 보기 드물기 때문이며, 악의와 무관심이 인간 행동의 더 흔한 동인이라는 것을 가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서술자가 공감할 수 없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세상의 악은 거의 다 무지에서 나오며, 양식 良識이 없다면 선의도 악의와 마찬가지로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인간은 악하지 않고 오히려 선한 존재지만, 사실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간은 많이 알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는데, 그것을 미덕이나 악덕이라고 부른다. - P157

가장 절망적인 악덕은 자기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고 사람을 죽이는 것을 스스로 허용하는 무지의 악덕이다. 살인자의 영혼은 맹목적이며, 통찰력을 최대로 발휘하지 않으면 진정한 선도 아름다운 사랑도없다. - P158

"당신 말이 옳아요, 랑베르, 절대적으로 옳아요. 당신이 지금 하려는 일을 나는 결코 막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하려는 일은 내가 봐도 정당하고 좋은 일이니까요. 하지만 이것만은 말해주고 싶어요. 이 모든 것은 영웅주의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이건 성실성의 문제예요. 비웃을지 모르지만,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입니다."
"성실성이 대체 뭔가요?" 랑베르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를 예로 들면, 성실성은 내 직분을 완수하는 거예요." - P194

그들은 기억도 희망도 없이 현재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사실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현재로 변했다.
페스트가 모든 사람에게서 사랑을 나눌 힘을, 심지어 우정을 나눌 힘조차 앗아갔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사랑에는 어느 정도미래가 요구되는데, 우리에게는 순간들만 남은 것이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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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Schatten 2022-04-17 16: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눈에 안 보이니까 소홀하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뭐 만질 때마다 다른 손으로 소독약 꺼내서 소독하곤 하는데, 그 이유가 무심코 마스크 조정하려고 만지거나 눈을 비비거나 하는 거 때문이거든요. 손이 자꾸 얼굴로 가는데 코로나가 호흡기 뿐만 아니고 눈을 통해 감염될 수도 있다는 거는 자주 소홀히 하게 되더라고요.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손 안씻는 분들 보면 말 다했죠;;
전 코로나 이전에도 늘 마스크를 끼고 다녀서 나쁜말도 많이 듣고 예민떤다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요. 안 걸리는 게 낫다는 생각에 횡단보도에서 제 뒤통수쪽으로 누가 말하고 있다면 피하고 카페에서도 말하는 입이 제 쪽으로 오지 않는 자리에 앉고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통행하면 피하고 늘 그렇게 산 거 같아요. 그나마도 서울이 아니니까 밀도가 작아 피할 수나 있었죠.
근데 완화 분위기만 나오면 사람들이 다시 풀어지고 흐트러지고 그러니까 이해는 가는데 또 너무 무서운 거에요. 코로나 이후에도,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마스크 꼈다고 차별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자주 들고요. 십년을 호흡기 질환들로 고생했더니 마스크 쓰는 게 편한데… 코로나가 지나도 눈치 안 보고 마스크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근데 다락방님, 저도 걸리면 울것 같아요. 저도 몇가지 병 걸렸을 때 그땐 마스크는 안 꼈어도, 내가 그렇게 조심했는데 싶고 너무 갑작스럽고 나한테 옮긴 사람 누굴까 하며 매일 분노했어요. 그 사람 때문에 나는 모든게 망가졌는데 보균자인 것도 모르고 활보하고 돌아다니고 어쩌면 카페에서 내쪽으로 앉아가지고 침튀기며 이야기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지금도 앉은 사람 얼굴이 제 방향이면 카페에 못 앉아있어요. 담배 피우는 사람 보면(그게 아빠도…) 화가 나요. 저 사람들 때문에 내가 많이 아팠지, 하면서 보기만 해도 화가 나요. 의외로 담배 연기 안 싫어하고 잘 견디는 편인데도요. 아마 지금이라도 코로나에 걸린다면 미접종자지만 그때처럼 똑같이 분노할 거 같아요. 7일 격리동안 절대 쿨할 수 없을 것 같고요. 감염자인 게 서러운데 바로 전파위험 때문에 관리대상이 되면 대체 내가 뭘 잘못했지? 억울하더라고요.
그래도 얼른 나으세요. 몸에 최대한 무리나 후유증이 없길 바랄게요!!
역병이 창궐하는 디스토피아 류가 저는 좀 전쟁에 대한 백신처럼 느껴져서 정신이 번쩍나요. 저는 좀비물은 못 읽겠고 에볼라바이러스 이야기는 심각하게 읽게 돼요. The Hot Zone 좋아해요. 서술하는 스타일은 좀 구식이지만 그래도 다큐멘터리 보는 거 같고 소설같고 생생해요. ㅠㅠ
암튼 어서 나으세요! 파이팅!!

다락방 2022-04-18 11:04   좋아요 2 | URL
저는 우는 저 때문에 당황했고 나중에 대체 왜 운거야.. 했지만 그 당시에는 왈칵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 나이에 코로나 걸렸다고 우는게 너무 부끄러웠는데 그 때는 그런데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어휴..

핫존은 뭐지 싶어 검색했더니 6부작 드라마네요? 넷플이나 와챠에서는 검색이 안되네요.

저 좀비물 책으로는 별로 읽은 거 없고 영화를 막 봤었어요. 좀비가 전염병과 너무 흡사한 것 같아서요. 그전까지는 좀비 너무 보기 싫었는데 1,2년간 엄청 몰아봤네요. 그 때 보려고 검색해서 다운 받아놓은 것들이 아직 폰에 있는데 못 본 것도 몇 개 있어요. 어느 시기를 지나니까 또 보기가 싫어지더라고요.

몸은 많이 회복하였고 이제 기침과 가래만 사라지면 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페르소나 님!

PersonaSchatten 2022-04-18 11:09   좋아요 1 | URL
핫존:에볼라 바이러스 전쟁의 시작 이 번역서예요. 드라마로도 나왔나보네요. ㅎㅎㅎ 날이 좋네요. 좋은 월요일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4-17 16: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몸은 좀 어떤가요?
이제 걸리지 않은 사람이 더 조심하고 몸사리고 그래야 할 세상이 된 것 같아요.
매일 새로운 뉴스가 아주 그냥 그렇습니다.^^
병균과 바이러스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건강과 순결과 청렴결백은 의지의 소산,
이라는 말이 와닿아요. 페스트의 문장을 오랜만에 봅니다.
잘 나으시길요 다락방 님.

다락방 2022-04-18 11:06   좋아요 2 | URL
몸은 많이 나아졌어요. 증상 나타난 후부터 사흘간 꼼짝없이 아팠는데 그 뒤로는 잠잠해 지더라고요. 목소리도 완전히 달라졌다가 이제 제목소리로 거의 돌아왔고요.
병균과 바이러스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건강은 의지의 소산. 이걸 진짜 작가니까 이렇게 표현해준 것 같아요. 저 구절을 보는데 뭔가 막힌 속이 뚫리는 느낌이랄까요? 작가는 괜히 작가가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님.

잠자냥 2022-04-17 23: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것도 병인지;; 3차까지 맞고도 이미 걸려버렸고 최소 3개월 동안은 코로나 관련 검사 받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몇 주 뒤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만 제외하고 코로나 관련 모든 방역지침 해제할 거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계속 마스크 끼고, 계속 툭하면 손소독제 바르는 삶에서 못 벗어날 거 같아요. 유난 떨던 사람이 오히려 더 걸렸다고 농담처럼 하는 소리도 들었는데 그 유난을 계속 떨 거 같은 거. 이게 코로나 시대가 제게 남긴 트라우마(?)가 아닌가 싶어요.

내일 출근하시죠? 비체는 좀 어떤가요? 바쁘신 한 주 될 것 같던데, 틈틈히 휴식 취할 수 있고 스트레스 덜 받는 한 주이길 기원합니다.

다락방 2022-04-18 11:08   좋아요 1 | URL
저는 좀 느슨해질 것 같아요. 격리가 해제된 직후라 지금은 철저히 마스크 쓰겠지만, 그리고 저는 외부에서도 앞으로 계속 마스크 쓸거고요. 그렇지만 마음은 막 타이트해진 것에서 조금 풀어지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걸렸던 사람이니까, 하면서요. 저는 제가 유난을 떨었던 것 같지 않고, 저보다 훨씬 철저하게 지켰던 사람들이 걸리는 거 보면서 이런게 다 무슨 소용인가 하다가 저도 걸렸기 때문에.. 어휴. 제가 이렇게나 허무하고 속상한데 저보다 더 철저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더 허망했을까 싶고 그렇습니다. 저는 토요일에 혈액검사랑 엑스레이 촬영할거예요. 병원에서 후유증 검사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휴우.

비체는 아오 아직도 여전합니다. 병원에서 오래 갈거라고 하더라고요. 기침 가래가 여전해요. 그게 너무 싫어요. 비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더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초란공 2022-04-17 23: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 비롯하여 많이 힘드셨군요. ㅜㅜ 저도 격리해제 15분 남았습니다. ^^;; 이번 한 주도 건강히~!

다락방 2022-04-18 11:09   좋아요 1 | URL
초란공 님도!!!
격리해제 되었겠네요, 지금은!
맛있는 거 잘 드시고 체력 회복하세요. 격리 해제 후 체력하는 것도 힘들다 하더라고요. 건강하게 지냅시다, 초란공 님!

노란곰 2022-04-18 0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느낌으로 우셨는지 그 속상함이 제게도 전해지는 것 같아요. 전 남편 회사일로 당분간 유럽에서 지내고 있는데 여긴 마스크 해제가 된지 오래라 우리 가족만 마스크 쓰는 삶을 살고 있어요. 가끔 따가운 눈총도 받지만 굴하지 않고 니들이 민폐고 난 배려자야… 란 생각으로 꿋꿋하게 쓰는데 여름날씨엔 저도 항복이네요. 우리집 꼬맹이는 이제 마스크를 안쓰면 불안해하는데 참 보기가 짠해요.. 여긴 이미 실내엔 텅비어있고 테라스가 그득그득하다는.. 부활절 휴일로 내일까지 쉬는데 다락방님도 같이 쉬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얼른 회복하셔요~~

다락방 2022-04-18 11:11   좋아요 2 | URL
울던 당시에는 그 느낌을 설명할 수 없었어요. 엄마가 왜 우냐고 하는데 저도 제가 왜 우는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시간이 좀 지난 후에야 이래서 울었나보구나 저래서 울었나보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도 이제 외부에서는 마스크 안써도 된다는데 저는 계속 마스크 쓸 것 같아요. 이제 마스크 안쓰면 불안할 것 같아요. 코로나 처음 발병했을 때 저는 아이들한테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어른들도 쓰기 답답한 마스크인데 그토록 작은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한다니 ㅠㅠ 저는 작년에 조카가 태어나서 이제 돌 지난 아가도 외출할 때 마스크를 써요. 어휴 정말 마음이 너무 아파요. ㅠㅠ

잘 먹고 회복해야지요. 노란곰 님,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4-18 1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 <페스트> 아직 못 읽어봤는데 이거 참 코로나시대에 나온 소설처럼 친숙하네요.. 중요한 여성인물 안 나온다는 얘기는 무척 씁쓸합니다 ㅜㅜ
저는 아직 안 걸렸는데, 다락방님 마음 알 것 같아요. 그 속상한 마음.. 그동안 ‘환자보다 더 피곤하게‘ 노력했던 게 무슨 소용이었나 싶은 그 마음 ㅠㅠ 저는 애들이 마스크 답답하다고 투덜댈 때도 속상하지만 제가 깜박했을 때 먼저 마스크를 챙기는 모습 보면 더 맘이 짠해져요. 친구 얼굴도 제대로 못 보면서 유치원 다니는 거 생각하면 너무너무 속상해요. 이렇게 애들이 마스크 열심히 쓰는데 걸리면, 특히나 저한테서 옮기라도 하면, 울 것 같아요 ㅠ
에휴.. 다락방님 비체 빨리 털어내시고 ㅎㅎ 잘 견뎌내시길 빕니다..!!

다락방 2022-04-19 11:18   좋아요 2 | URL
저도 어린 조카들 보면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일전에 한 번은 같이 걷는데 길에 사람이 없길래 지금은 잠깐 마스크 내려, 답답하잖아, 했더니, 괜찮아 하고 마스크 쓰고 있더라고요. 왜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나 싶고, 그러면서도 작은 조카는 코로나에 걸렸었는데, 이 아이가 한 거라곤 학교 다녀온 것밖에 없는데 왜 걸리나 싶어서 또 어른들을 원망하게 되더라고요. 어른들이 진작에 조심했으면, 그러니까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 애초에 조심했으면 코로나가 전염되지도 그리고 발병되지도 않았을텐데 싶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미안해져요. 너무너무 미안해요 ㅠㅠ

이 비체는 오래간다는데 이 비체를 제 안에 오래 끌어안고 있어야 하나 봅니다. 인간이란 원치 않아도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야하는 것 같아요.

- 2022-04-18 14: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 진짜 고생 많았어요 ㅜ 이거 다 걸려야 끝나는 거 맞는데... 그치만 그래도 지금까지 버틴거잖아여. 얼마전에 최재천 교수님 방송 듣는 데.. 결국엔 사망자로 판가름 날거라고... 위대한 국민이라고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데 어찌나 안심되던지.... 이번에 많이 앓긴 하셨지만... 아무튼 모두 고생많았어요. 곧~ 코로나 종식 속보가 빨리 뜨기를 기대합니다. 다락방님 몸도 장해요. 오늘 맛난 돈까시 우동 챙겨드시라요 ㅋㅋ.

다락방 2022-04-19 11:20   좋아요 3 | URL
맞아요, 진짜 고생 많았어요. 거리두기 지키느라 마스크 쓰느라. 정말 고생 많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피해갈 수 없다니, 속상하네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는 끝까지 피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덜컥 걸려버리고 말았어요.
대한민국 국민들 고생 많았다... 아직 걸리지 않은 사람들, 계속 걸리지마요. 아파..많이 아파.. 흑 ㅜㅜ

mini74 2022-04-18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외롭고 힘들고 경계하고 매번 신경 곤두세우며 사는 삶보다 차라리 다수의 좀비가 되는게 낫지않을까 하는 생각 어떤 맘인지 알것 같아요. 다락방님 이제 괜찮으시다니 다행이에요. 전 마스크 여전히 쓸거지만 또 다른 이유로는 ㅎㅎ 너무 많이 쟁여놨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2-04-19 11:21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미니님. 저도 진작 생각했던 것데 카뮈가 딱 말해주지 뭐예요. 걸리는 것도 피곤하지만 걸리지 않으려는 것은 더 피곤하다는 걸요. 저렇게 말해주니 뭔가 이상하게 위안이 되더라고요. 우리는 더 피곤한 일을 다수가 다같이 함으로써 어떻게든 전염을 막으려 하고 있구나 싶어서 말이지요.

마스크 쟁여두셨군요! 저도 충분합니다. 계속 쓰고 다녀야겠어요. 후훗.

새파랑 2022-05-07 0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이작가님~ 한국의 까뮈라고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 축하드려요 ^^

루쉰P 2022-05-07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많은 독서와 많은 글을 쓰고 계시네요 ^^ 대단하세요. ㅎ

러블리땡 2022-05-08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ㅎㅎ^^
 















머리쓰는게 좀 힘들어서 가벼운 책들 위주로 꺼내 읽고 있는데, 어제 결혼기담도 그렇고 낮술도 그렇고 안샀어도 될 책들 같았다. 물론 읽고나서야 알았지만...책을 읽기 전에는 모르잖아?


하라다 히카의 소설 [낮술]은 주인공 '쇼코'가 '지킴이'라는 일로 돈을 벌면서 퇴근하는 낮에 점심으로 근사한 밥과 술을 마시는 연작소설이다. 심부름센터 같은 곳에 소속되어(라지만 딱히 근로계약 같은건 없고) 누군가 의뢰를 하면 밤에 아이라든지, 노인이라든지, 동물이라든지 가서  의뢰인이 돌아오기까지 지켜봐주는 것. 아픈 아이일 때도 있지만 외로운 누군가의 말상대가 되어주기도 한다. 퇴근길에 근사한 메뉴를 시키고 낮술을 마시며 지난밤 일에 대한 에피소드와 생각을 들려주고 큰 줄기로는 쇼코 자신의 과거와 현재가 겹친다. 쇼코는 젊은 시절 미팅으로 만났던 남자와 데이트를 하다 임신을 해 결혼하게 됐고 시부모와 같이 살다가 지금은 남편과 이혼해 혼자 지내고 있다. 어린 딸은 아빠와 시부모가 키우고 있고. 어느 하루는 술을 마시면서 자연스레 과거 남편과의 달콤했던 일을 떠올린다.

남편과 여행가서 오정이귀 와 연어 초밥을 시키고 맛있게 먹고 있는데 남편이 그녀의 귓가에 속삭인거다.


"쇼코는 돈이 별로 안 들어서 좋다니까."

신혼 무렵에 딱 한 번 훗카이도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 식당의 삿포로점에 갔었다. 오징어를 먹고 있는 쇼코의 귓가에 그가 그렇게 속삭였다. 그와의 달콤한 추억은 그 정도다. 그 일을 떠올린 것만으로 귀가 간질간질한 듯, 골치가 아픈 듯 복잡한 생각에 쇼코는 얼굴이 붉어졌다. -p.51


나는 이 부분 읽다가 이 정서를 정말로 이해할 수가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아니, 나랑 데이트 하는 남자가 '너는 돈이 별로 안들어서 좋아'를 귓가에 속삭이는데, 그게 달콤해? 좀 어처구니. 나는 모욕적으로 느껴질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너는 돈이 많이 든다니까?' 같은 말을 듣고 싶은 것도 전혀 아니지만, 아니 '너는 돈이 별로 안 들어서 좋아' 라는건 뭔가 내가 가성비킹 애인 된것 같잖아? 좀 어처구니 없었다. 저 말 자체가 아니라 어쩌면 귓가에 속삭여서, 귀가 성감대라서, 그래서 바들바들 떨리고 찌릿찌릿 해져가지고 달콤한 기억이라고 저걸 곱씹고 있는건가... 그런데 귀가 성감대라 내 귀를 깨물고 얘기해도 '너는 돈이 별로 안들어서 좋아' 이런 말이라면 부풀어 올랐던 성욕 파삭 사그라질 것 같은데... 저게 뭐야 진짜. 물론 연인 사이의 일은 제삼자가 전혀 알 수 없고 그 둘 사이의 은밀한 것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너는 돈이 안들어.. 이건 좀 ... 나로서는.... 어처구니. 근데 저걸 달콤한 말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고 달콤한 말이라고 듣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둘이 연인이 되고 뭐 그런거겠지. 하하. 


그러다보니 '너는 우리 엄마를 생각나게 해' 이런 말도 떠오른다 ㅋㅋㅋ 나는 이거 들으면 진짜 뒤로 뒤집어지고 싫을 것 같은데, 그걸 여자 꼬시는데 쓰는 남자들이 있고 또 그 말에 넘어가는 여자들도 있으니까. '그 사람은 나를 보면 엄마가 생각난대' 이러면서 아련아련해지는... 아 내가 그걸 어디서 봤더라? 아니, 그 말이... 좋아? 나한테 그 말은 '넌 참 맏며느리감이다' 하는 것과 비슷해 보이는데. 엄마를 생각나게 한다거나 엄마를 닮았다는 건 뭐야, 아들 되고 싶다는거야 뭐야... 여튼 귓가에 속삭이는 말이 "넌 돈이 별로 안들어서 좋다니까." 라니 ㅋㅋ 진짜 내 귀에 캔디ㅋㅋㅋ 꿈처럼 달콤했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쉬바... 돈이 안 들어서 좋대. 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내가 내 돈 벌어서 먹고 싶은거 팡팡 사먹는 게 진리다. 



아, 이번주 영어책 읽어야 되는데 머리가 멍해서 자꾸 가벼운 책만 읽게 된다. 히융 ㅜㅜ




금주중인 건 아니다. 단지 술 마실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동안 혼자 집에 돌아가는 게 괴로워 낮에 술을 마셨다. 하지만 그조차 할 수 없을 때가 있음을 쇼코는 알게 됐다.
‘술 마시는 데도 체력과 기력이 필요한 법이니까.‘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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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4-16 14: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아 다락방님.. 그동안 분별없이 책을 사신 대가를 치르고 계신 건가요?? 가성비킹 애인이라니 ㅋㅋㅋㅋ 아무리 그게 좋아도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그걸 왜 속삭이고 또 그걸 왜 좋아해 ㅋㅋㅋ 제일 좋은 기억이라는 게 저거라니 이혼하길 잘했군요🙄

다락방 2022-04-16 14:07   좋아요 4 | URL
저 진짜 왜샀는지 모를 책들 꺼내 읽으면서 다시 한번 왜산거냐 생각하게 되고 후딱후딱 중고샵에 등록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아, 저 머리쓰는 책들 읽어야 되는데, 시간은 자꾸자꾸 흐르는데... 큰일이네요 ㅋㅋㅋㅋㅋ

저는 주인공 여자가 임신해서 결혼한 것도 너무 짜증났어요. 둘이 모텔에서 첫 관계를 하는 날 모텔의 콘돔을 썼는데 그게 중간에 찢어진 거예요. 그 한 번으로 단번에 임신됐거든요. 남자는 나이가 좀 있던 터라 결혼을 하고 싶어했고 그래서 결혼했는데, 아니, 모텔 콘돔이 찢어지면 임신은 왜 여자의 몫이고, 거기서 낙태를 선택한다면 산부인과에 가는건 또 여자의 몫이고, 결혼을 선택하면 출산과 경력단절과 이 모든게 다 여자의 몫이고.. 콘돔 한 번 찢어져서 여자가 잃는게 너무 많은거예요. 아 너무 빡침... ㅠㅠ

휴 릴렉스..

PersonaSchatten 2022-04-16 14: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읽는 책도 작가가 힐링하고 싶어 쓴 글 같은데 뭐 어쩌라고가 제 반응입니다. ㅋㅋㅋ
가성비가 좋은 연인이라니 듣고 싶지 않은 말이네요 ㅋㅋㅋㅋ 저도 어제 일식 재료 파는 온라인 몰에서 오뎅이랑 닭껍질말이랑 가라아게 봤어요. ㅋㅋㅋ 근데 이렇게 보니 갑자기 사케동이 먹고 싶네요? ㅋㅋㅋ
잘 드시고 얼른 나으세요!

다락방 2022-04-16 14:09   좋아요 3 | URL
저는 아파서 그런지 요 며칠 술 생각이 안났거든요. 그런데 가라아게 먹을 때는 맥주 생각이 엄청 나더라고요. 맥주랑 먹으면 겁나 맛있겠지... 딱 한 캔만 먹을까.... 하다가 저를 다독이고 술을 마시진 않았습니다. 어휴, 밖에 날씨도 좋아서 진짜 맥주 마시고 싶네요. 그렇지만 안되겠죠? 껄껄.

PersonaSchatten 2022-04-16 14:18   좋아요 1 | URL
맥주빵도 맛있는데. 시간은 금방 가니까 해제날 맥주로 자축하세요! ㅎㅎㅎ

mini74 2022-04-16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모욕 아닌가요 !!!! ㅎㅎㅎㅎ저는 너는 착해서 뭐든 이해해 줄거 같아~ 그러면서 딴여자랑 바람 피우던 이야기였나? 근데 여자가 또 받아주는 !!! 착하긴 개뿔 하면서 봤던 이젠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ㅠㅠㅠ 덮어놓고 사면 맘 상한다! 를 다락방님 글 보며 배워갑니다 ㅋㅋ 그래놓고 저 또한 덮어놓고 사는 ㅠㅠㅠ

다락방 2022-04-17 15:28   좋아요 1 | URL
맞아요. ‘너는 착해서 이해해줄거야‘ 하는 건 사실 ‘이해해라‘ 라는 뜻이죠. 아오 짜증나.
그렇습니다. 덮어 놓고 사면.. 저처럼 나중에 뭐야!! 이렇게 되지만 그런데 사실 신중하게 사도 이런 일은 발생하는 것 같아요. 하하. 왜냐하면 책은 읽기 전까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아하하하하. 그러므로 저는 계속 덮어놓고 사는 걸로... 하핫 ;;

기억의집 2022-04-16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일본작가들 작품 너무 별로예요. 저도 다락방님처럼 가볍게 읽는다고 선택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별로여서 어떨 땐 이렇게 낮은 수준의 책들이 판 치는 게 우익들이 판쳐서 저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21세기에 저런 말이 소설속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다락방 2022-04-17 15:30   좋아요 1 | URL
저 연달아 읽은 일본소설 두 권이 너무 별로여서 한동안 좀 일본소설 멀리해야겠어요. 좋다는 칭찬을 받는 일본소설도 저는 딱히 좋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어서 그래서 더 잘 안찾게 되는 것 같아요. 2017년 책인데 이렇게나 결혼, 결혼 하는거 보면 역시 일본이 여성인권이 우리보다도 낮다는 것은 맞는것 같고요. 흠.

책읽는나무 2022-04-16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돈이 별로 안 들어서 좋아~
ㅋㅋㅋ
문화가 다른 걸껍니다!!!!
일본은 좀 이상하잖아요???ㅜㅜ

가벼운 책 찾아 읽으시다가 나중엔 다락방님 스트레스로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겠어요!!!
혹시 멍 해지시는 이유가 가벼운 책을 찾아 읽으셔서 그러신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묵직한 책을 읽으시는 게 초롱초롱 발랄 진중 다락방님으로 바뀌실텐데~🙂
일단은 푹~ 쉬시고, 자가격리 끝나고 읽으세요. 이렇게 쉬지도 않으시고, 뇌를 혹사?시키시다니....담주 출근하시면 회사 업무도 막중해 보이시는데 말입니다.
쉬셔요..얼른 쉬셔요!!!🛌🧘‍♀️🧘‍♀️

다락방 2022-04-17 15:32   좋아요 2 | URL
뇌를 혹사할 수가 없어요. 뇌가 지금 너무 멍해가지고. 약 먹으면 진짜 멍- 해서 잠만 쏟아지고. 이렇게 먹고 자고 하니까 더 멍청해지는 것 같고 ㅠㅠ 그런데 생각하는 책을 읽으려면 생각을 할 수가 없고.. ㅠㅠ 그래서 이렇게 가벼운 책들을 읽는데 재미가 없고.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일본은 여성인권이 한국보다 낮다고 하던데 결혼을 그렇게나 부르짖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것을 드러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혼자 살아가기 더 힘드니까 결혼을 원하는게 아닐까 싶어서요.

내일부터 출근이에요. 으앙 ㅠㅠ

- 2022-04-16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믿거 리스트에 업 ㅋㅋㅋ 진짜 개별로 ㅋㅋㅋ 윽 ㅋㅋㅋ ㅋㅋㅋㅋ

다락방 2022-04-17 15:32   좋아요 1 | URL
응 이건 안읽어도 아무 상관없는 책이에요. ㅎㅎ
 
낮술 1 - 시원한 한 잔의 기쁨
하라다 히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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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좋은 베란다에서 이 책 읽다가 충동적으로 가라아게덮밥을 시켰다. 자가격리중이니 맥주를 참는 것이 나의 육체에 대한 예의. 그래서일까, 배달되어 온 가라아게는 내 생각만큼 맛있지 않았다. 가라아게 보다는 역시 치킨이다, 생각했다. 주인공의 어린 딸도 자기가 주문한 가라아게 맛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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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4-16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라아게 덮밥이 닭튀김 덮밥인 거죠?
맛이 없나?
별 셋이 갑자기 음식 시식평으로 보이는군요?🤔🤔
계속 맥주 이야기가 눈에 띄어 맥주가 땡기는군요!! 아까 화가님 사진에도 맥주랑 분식!!!^^
근데 몸은 좀 많이 괜찮아지신 건가요?

다락방 2022-04-17 15:25   좋아요 1 | URL
제가 요즘 입맛이 없어서 그런것 같아요. 뭘 먹어도 맛이 없네요. 흐음. 그렇지만 저녁엔 치킨을 좀 먹어볼까... 흐음...
몸은 한결 나아졌습니다. 감사해요, 책나무 님!
 
결혼기담 - 운명적인 만남을 원한다면 목숨을 걸어라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장혜영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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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몇 장 읽자마자 촌스러워서 언제 나온 책인지 살펴봤다. (원작이)2017년이라고 되어있더라. 네 편 각각 나름대로 촌스럽다.
아 어이없네.
너무너무 결혼하고 싶은 사람들, 결혼 시키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미스테리 로 풀어냈다. 재미도 없고 딱히 의미도 없고.
2022년에 내가 이걸 읽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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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4-15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대체 왜 사셨을꼬..? 아 이런거 묻지 않기로 했지요? ㅎㅎ

다락방 2022-04-15 23:50   좋아요 4 | URL
제말이요 ㅋㅋㅋ 이 책 왜 샀을까요? 왜 제 책장에 있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4-16 06: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정리하려고 읽으시는 느낌이… ^^

다락방 2022-04-16 13:5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이 책 읽자마자 바로 중고로 등록, 좀전에 다 읽은 [낮술]도 바로 중고로 등록 하였습니다. ㅋㅋ

책읽는나무 2022-04-16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혹시 강렬한 부제 때문에 사셨었나?

다락방 2022-04-16 13:58   좋아요 1 | URL
음..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
 
파친코 2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선자로부터 비롯되는 이야기이고 선자가 주인공이지만 이 책의 가치는 2권에서, 노아와 모세가 태어난 뒤부터 그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어도 결코 일본인이 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삶과 그 삶 속에서 다른 선택과 결말을 맞이하는 강한 자아를 가진 인물들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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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04-15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선자의 삶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과도한 감정이입) ㅠㅠ

다락방 2022-04-15 20:05   좋아요 1 | URL
저는 유미도요. 그렇게나 미국에 가고싶어했는데 ㅠㅠㅠ

건수하 2022-04-15 21:31   좋아요 0 | URL
네 유미도.. ㅠㅠ 그 미국이 파라다이스가 아니라서 더 안타깝기도 했어요

독서괭 2022-04-15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그렇게 좋다던데.. 드라마도 그렇게 좋다던데 .. 궁금하네요 ㅠㅠ

다락방 2022-04-15 20:08   좋아요 1 | URL
1권은 그저 그랬거든요. 2권에서는 인물들의 고뇌가 더 생생하게 잘 느껴지는 것 같아 좋았어요. 드라마는 안봤지만 한수 역에 이민호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자가 보고싶네요.

- 2022-04-16 08: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가격리 황홀한 독서의 감옥 💕

다락방 2022-04-16 13:59   좋아요 2 | URL
정작 읽어야 할 책들을 안읽고 있다능... ㅋㅋ 읽어야 할 책들은 넘나 머리를 써야 해요. 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