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알라딘에서 사려고 했다가 책 세 권에 배송비 3만원인거 보고 앗 잠깐 예스는? 하고 똑같이 책 세 권 담았는데 배송비가 23,500 원이어서 예스에서 주문했다. 사실 예스는 옵션이 세가지였는데 DHL 32,500 우체국 23,500 FEDEX 17,200 이었다. 제일 저렴한 걸 하고 싶었지만, 왜 저렴할까, 혹시 너무 늦게 오나 싶어서 그냥 우체국으로 했다. 사실 그런데 더 늦게 와도 되긴 하잖아? 아직 한글책 읽을 거 두 권이나 남았는데.. 괜히 샀나. 하여간 예스에서 책 주문했다. 나의 해외 생활 첫 주문.
그런데 지금 문제는 그게 아니다.
지난주에 그룹과제 마쳤다고 씐나서 좋아했는데 오늘은 또 오늘의 숙제가.. 게다가 상상치 못한 스트레스가..
자세한 건 브런치를 참고하세요. https://brunch.co.kr/@elbeso77/117
그나저나 학교를 다니다보면 참 신가한 아이들을 보게되는데, 그 신기하다는게 나쁘다는게 아니라 나랑 완전히 다르다는 거다. 그 중 한명이 내가 저 브런치에도 쓴 뚜안이라는 내 옆자리 친구인데, 이 친구는 나랑 완전히 반대된다.
일단 우리의 등교 시간은 비슷하다. 나도 매우 일찍 오는 편이고 뚜안도 마찬가지.
그런데 나는 등교하자마자 일단 가방 열고 맥북, 교과서, 공책, 필기구, 핸드폰, 쉬는시간에 읽을 책까지 죄다 책상 위에 부려놓는다.
그런데 뚜안은 아무것도 안꺼내고 선생님이 교과서 보자고 하면 교과서를 그제야 꺼내고 프린트물 보자고 하면 그때 가방에서 그걸 꺼낸다. 놋북이 필요하면 그 때 꺼낸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자리가 항상 깔끔하다는 거다. 자기몫의 책상 공간이 부족하지 않다는거다. 그런데 나는 자꾸 옆자리로 넘어갈라고 해서 신경써서 챙겨와야 한다. 텀블러라도 꺼낼라치면 이걸 어디다두지? 막 이래야 돼.
근데 이것만 다른게 아니라 숙제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다르다. 와..
저 링크에 쓴 브이로그를 위한 스크립트를, 나는 오늘 선생님께 들으며 하아 스크립트 작성을 해야겠네.. 라고 생각하고 스트레스 받고 있는데, 아니 우리의 뚜안은, 자기 놋북을 꺼내서 나에게 자기 스크립트를 보여주는거다. 거기엔 요구사항과 그에 해당하는 답이 깔끔하게 타이핑되어 있었다.
"너 스크립트 다 썼어?"
"응."
"언제 썼어?"
"주말에."
"나는 주말에 맥주나 마시고 잇었는데 너는 스크립트 썼다고?'
그러자 뚜안이 소리내서 웃었다. 아니, 얘.. 뭐지?
이뿐만이 아니다. 미드텀 테스트에는 라이팅 테스트도 있었는데, 시험 끝나고 나서 뚜안이 놋북을 꺼내서 '난 이거 나올까봐 어제 한 번 써봤거든' 하면서 라이팅 쓴 걸 보여주는 거다. 역시나 놋북에 깔끔하게 정리된 문서가 들어있었다.
"너 이 주제 나올까봐 어제 써봤다고?'"
"응."
"근데 다른 주제 나왔고?"
"응."
나는 라이팅 미리 써볼 생각 같은거 1도 못했다. 뚜안은 .. 뭐 이래? 게다가 문서 작성도 엄청 깔끔해. 나 따위와 비교가 안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집에 가면서 물어봤다.
"뚜안, 너 오늘 동영상 촬영할거야?"
"아니, 나는 주말에 할 계획이야. 오늘은 숙제해야돼."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애는 진짜 처음본다. 뒤에 로이드 보고 '너 혹시 스크립트 썼니?' 물었더니 로이드도 썼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뭐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얘네 같은 수업 듣는데.. 어째서 스크립트를 벌써 다 썼어? 나 이제 써야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학교생활 이렇게 해도 되는거냐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뚜안이 선생님이 우리 자리 왔을 때 자기 스크립트 검사 받는데 내가 선생님한테 말했다.
"그는 딜리전트 스튜던트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월요일에 '안' 이 내게 그랬다. '너가 저번에 클락키 좋다고 했잖아. 그래서 엄마랑 가봤거든. 정말 좋았어!' 그래서 내가 맞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야 이러면서 대화하는데 뚜안은 가본적이 없다는 거다. 그래서 우리 셋이 얘기하면서 안이랑 나랑 언제 한 번 가자 막 이랬더니 뚜안은 이랬다.
"주말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철저하게 계획적인 사람......... 아무때나 술 마시는 나따위는 감히 접근불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뚜안에게 내 냉장고에 있는 타이거 맥주 한 박스 보여주면 뭐라고 할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지난주 토요일에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다녀왔다. 여기 싱가폴의 아주 유명한 관광지인데 나는 여길 그동안 한 번도 안가봤단 말이지. 앤드류 만난 첫날, 그 날 앤드류는 여기 다녀왔다고 하면서 너무 좋았다고 나한테 막 사진을 보여줬더랬다. 나도 언젠가 가봐야지 하다가 토요일에 간거였는데, 가서는 앤드류에게 나 여기 왔어! 했더니 아 거기 너무 좋은 곳이지, 사진 찍어서 나 좀 보내줘! 했단 말이야? 그래서 알았다고 사진 찍어가지고 막 보내주다가, 내가 너무 많이 보낸다는 자각이 든거에요. 아, 푼수짓이다.. 이거야말로 사진보내기 공격인데? 이런 생각이 들어서 민망해가지고 "너무 많지" 했다. 그랬더니 Never! 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음 넓은 앤드류...

이거봐.
나 스크립트 쓰다 말고 왜 여기서 이러고 있음??
예스에서 책 주문한 다음에 생각난건데 내가 한국에서 이 책 가져왔더라고.

한국에서 가져온 한글책 이제 없다고 생각해서 주문한건데, 저기.. 한달 걸려 읽을 책이 잇었네요...
나 이거 왜 가져온거야? 영문을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