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후에 동료와 떡볶이에 순대를 먹고 집에 돌아가보니 남동생은 나보다 먼저 들어와서 저녁을 다 먹고 티븨를 시청하고 있었다. 농구였나 배구였나 여튼 뭔가 스포츠였던것 같다. 나는 가방을 내 방에 두고는(무거웠다) 다시 거실로 나와 코트도 벗지 않고 목도리도 풀지 않은채로 남동생과 얘기를 나누었다. 우린 둘다 속상해했고 화가났고 슬펐다. 분노하다가 곧 울것같다고 하다가 그 기분을 잊고 싶어서 조카와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한참을 그러고 있었더니 안방에 계시던 아빠가 거실로 나오셨다 나를 보시고는 넌 아직 옷도 안갈아입고 뭐하냐셨고, 나는 그제서야 꿈지럭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한 후 내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알라딘에서 받은 달력을 꺼내어 뜯었다. 지난번 표지인물 달력은 받아서 친구에게 줬었다. 친구는 좀처럼 탁상달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알라딘 달력과 은행에서 받은 달력등을 포함해 보냈었다. 나는 탁상달력을 회사에 두고 쓰고 집에서는 사용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더는 필요가 없는 상황이긴 했는데, 그래도 집에 알라딘 탁상달력 없으면 서운하지 않을까 싶어서 도서관 달력을 선택해 어제 받았던 상황.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뜯어서는, 그래도 뜯었으니 어떤 그림들인가 볼까 싶어 침대에 앉아 달력 사진들을 구경했다. 그런데 와- 첫장부터 감탄. 갑자기 위로가 되는 기분이었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는 얼른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보냈다. 이건 분명 친구도 감탄할거야, 하고. 그 사진들은 다음과 같다.




▲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



▲ 독일



▲ 독일



▲ 프랑스



▲ 체코



▲ 미국, 보스턴



▲ 미국, 뉴욕



▲ 오스트리아



처음 아일랜드 도서관 사진보고 우와- 했는데 자꾸 근사한 도서관들이 나와서 미치겠다. 물끄러미 도서관 사진들을 보다가, 그중에서도 저기, 보스턴의 도서관에 앉아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창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햇볕과 함께 책을 읽는다면 책에 집중도 잘되고 그보다 더 책을 읽고 있다는 그 순간에 대해 행복한 마음이 물씬 생길것 같은거다. 아, 저기로 가고 싶다, 저기에 앉아서 책을 읽고 싶다. 저기에 앉아 책장을 넘길 생각을 하니 마구 가슴이 뛰는거다. 두근두근.



그러다 문득 이 뜻밖의 도서관 사진들에 위로 받은 나를 발견하고는 어어, 나 이런 사진 너무 좋아, 도서관 사진 정말 좋으네, 하면서 이 사진들을 좀 더 보려면 어떡해야하지? 이런 사진들만 실린 책이 있지 않을까? 하고 검색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달력의 표지에 이 사진들의 출처가 나와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 책 이름으로 검색해보았다.




















들어가는 글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 국립 도서관
오스트리아 아드몬트 아드몬트 베네딕트회 대수도원 도서관
독일 울름 비블링겐 수도원 도서관
독일 메텐 메텐 베네딕트회 수도원 도서관
독일 바이마르 안나 아말리아 공작부인 도서관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도서관
이탈리아 피렌체 리카르디 도서관
프랑스 파리 마자랭 도서관
프랑스 파리 학사원 도서관
프랑스 파리 상원 도서관
프랑스 샹티이 오말 공작 서재
스위스 장크트갈렌 장크트갈렌 대수도원 도서관
영국 옥스퍼드 보들리 도서관
영국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 렌 도서관
영국 맨체스터 존 라일런즈 도서관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
체코 프라하 체코 국립 도서관
에스파냐 산로렌소데엘에스코리알 산로렌소데엘에스코리알 왕립 도서관




응? 근데 왜 미국 보스턴은 목차에 없지? 여하튼 이 책을 너무 갖고 싶은거다. 그런데 가격이...가격이.....물론 이렇게 아름다운 도서관에 대한 사진들이 가득하다면, 책장에 꽂아두고 꺼내볼 때마다 위로 받는다면 이정도의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게 그러니까 한방에 똭 카드를 긁기에는 좀 ... 히잉. 그래서 혼자 막 어젯밤에 침대에 앉아서 흐음, 내가 나한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했다가 금세 거뒀다. 왜냐하면 어제 나는 이만큼의 책들을 배송받았기 때문에.





심지어 박스에서 책을 꺼내면서 어? 이건 뭐야? 하는 책들도 있었다. 내가 사놓고. -_-

이래놓고 또 저 어마어마한 가격의 책을 배송받는다면 나는..나는........그런데 갖고 싶네? 며칠만 더 고민해봐야겠다. 아니 근데 저 책들을 나는 언제 다 익으려고.....아니 근데 나 ..... 왜이렇게 많이 샀지? 이러면서도 컵 또 받고 싶어서 딱 한 번만 더 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해당도서에 갖고 싶은 책이 없었다. 아무리 아무리 들여다봐도 없더라. 쓰읍-






도서관 사진들을 오늘 아침에도 보다가 문득 아주아주 오래전에 본 드라마 생각이 났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모르겠고, 하도 오래전이라 그 드라마가 아침 드라마였는지 저녁 드라마였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에는 중년의 여자대학교수가 나온다. 이 교수는 싱글인데, 학생중 한명이 이 교수에게 구애를 하는거다. 당연히 이 교수는 이 학생에게 이러지마라, 장난치지 마라, 하면서 자신은 학생과 연인이 될 수는 없음을 자꾸 얘기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동년배의 남자사람 친구를 만나 이 일에 대해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미치겠다고, 힘들다고, 걔가 왜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그런데 더 모르겠는건 나라고. 자꾸 걔 앞에서 예쁘게 보이고 싶다고. 스스로 여자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런 마음 때문에 힘들다고.


그 고민을 듣던 남자사람친구는 사실 그 여자교수를 좋아하고 있던터라 이 고백에 충격을 받는다. 그런 다음에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고 여하튼 그 장면만은 내게 아주 오래 남아있는데, 그 전부터인지 혹은 그 후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교수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다. 어느 학문을 연구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지식을 전파하겠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된 것도 아닌 꿈. 무슨 교수를 하든 좌우지간 교수가 되서 대학으로 출퇴근 하는게 꿈이었다. 그런 내게는 삼십대 중반이나 후반무렵 자꾸만 구애를 하는 남학생이 생기는거다. 해마다 이런 학생들은 생기는데(응?) 어느 해에는 그 중 한 명 때문에 나는 몹시 마음고생을 하는거다. 너 이러지마, 이러면 안돼, 니 나이 또래의 학생과 좋은 관계를 맺으렴, 하며 타이르는거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척, 너같은 어린애한테 관심도 없다는 모드를 유지하면서. 그러나 실상의 나는 언제나처럼 그 학생이 내 눈에 띄기를 바라고 다시 내게 말걸어주기를 바란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 돌아가는 추운 겨울날,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학생을 발견하고........나는 무너지고야.....................................마는가........................................................................



도서관이라고 하니 유콜잇러브도 생각난다. 극중에서 공부를 아주 잘하고 열심히 하던 소피마르소는 공부할 때는 뿔테 안경을 꼈었다. 그리고 공부를 마치면 안경을 벗었는데, 안경을 벗고나면, 대부분의 영화에서 그렇듯이, 아주 예쁜 눈이 드러나는 초미인이 되는거다. 중학교때 그 영화를 보고 나는 공부를 잘 하는 안경낀 여성이 되고 싶었다. 그 당시 나는 안경을 끼고 있으니 공부만 잘하면 되는거였는데, 그 영화를 본 즉시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보며 안경을 벗었는데, 거기엔 초미인으로 변신할 얼굴이 있지는 않았다. 안경을 쓰나 벗으나 거기엔 내가.............있었다.



이런 버젼은 수도 없이 많다. 가운을 벗고 틀어올린 머리를 풀어헤치는 연구원과 과학자 버젼도 있고, 모든것에 서투른 벨보이와 사랑에 빠지는 호텔 사장 버젼도 있다. 그렇지만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하자. 나는 그저 보통 회사에 다니는 보통의 회사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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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12-21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물 달력은 동생주고 이 너무나 아름다운 도서관 사진 나온 달력은 제가 쓰고 있어요.

그나저나 저 많은 책들.... 어이쿠 허리 휘는 소리가 여기까지 납니다~
저도 아마 회사에서 인터넷 결제가 된다면 다락방 님 못지 않았을꺼에요.
여긴 결제 프로그램을 설치할수가 없거든요. 어제 우울한 맘에 장바구니를 잔뜩 채워놨는데
결제가 안되서 못 질렀답니다. ^^:::::::::

아직도 좀 우울한 상태에 날씨까지 이렇게 꾸물꾸물하니
불금은 아니겠지만 힐링되는 주말 보내시길...

다락방 2012-12-21 14:23   좋아요 0 | URL
도서관 사진 달력 정말 근사하죠? 지친 몸과 마음에 충분히 안정을 주는 사진이더라구요. 당장 떠나고 싶기도 했구요.

그나저나 저 많은 책들 돈도 돈이지만 말입니다, 언제 읽죠? -_-
집에 안읽은 책들이 몇십권이나 되는데, 대체 저렇게 또 사들이면..어쩌라는거죠? 저는 생각이 있는 앨까요, 없는 앨까요? 그러면서 장바구니에 오전에 또 다섯권 담아둔걸 대체 어쩌면 좋죠? 마지막이야, 한번만 더, 이러면서 지르려고 해요. 하아-

주말엔 맘껏 수다떨고 맘껏 먹고 맘껏 마실거에요.
오늘은 불금은 아니고 힐링되는 금요일일 거에요. 조카가 온대요. 헤헷.

이진 2012-12-2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물들의 사생활 저도 예전에 사두곤 읽지 않았어요... 하 나도 빨리 돈벌고 싶어요. 책사고싶어라ㅠㅠ

다락방 2012-12-21 14:21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은 돈 벌수있는 상황이 아니니 다른식으로 노려요. 리뷰를 열심히 쓰는거에요. 저한테는 그런 일이 없는데, 리뷰 부지런히 쓰면 출판사에서 책도 주고 그러는가 보더라구요. 서평 써달라고. 그러면 공짜책 생기잖아요. 그리고 그 리뷰로 이달의 당선작 되면 알사탕 생기고. 또 그 리뷰 읽고 누군가 땡투 날리면 적립금 생기죠. 그리고 글솜씨가 좋으니 이번에 리뷰대회 노려봐요. 1등이 무려 50만원이래요! 전 이거 도전하고 싶어도 일단 '이런이런 책을 읽어야 된다' 이러면 막 거부감이 생겨가지고 ㅋㅋㅋㅋㅋ 잘 참여를 못하겠어요. 무엇보다 참여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리뷰를 못써요. ㅠㅠ

레와 2012-12-21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햇살이 쫘악 들어오는 도서관 사진을 보니, 사진기 들고 놀러 가고 싶네.. 날 좋은날.


[레미제라블 4]를 시작했어요. 이렇게 견딜거에요.

다락방 2012-12-21 14:19   좋아요 0 | URL
햇살 좋은날도 좋고 이렇게 눈이 와도 좋겠어요. 도서관이라면 말야. 사무실은 지긋지긋해요. 벗어나고 싶어요. 흑흑.

차좋아 2012-12-2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력에 관심 가져본 적 없는데... 도서관 달력은 근사하네요. ㅎㅎ

다락방 2012-12-21 14:18   좋아요 0 | URL
그러나 이제는 받을 수 없는가 봅니다. 저도 받고 너무 좋았어요. 희희.

moonnight 2012-12-2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달력은 다 떨어졌는지 이제는 표지인물 달력만 보내주던데요. +_+ 저도 예전에 주문할 때 받은 도서관 달력 시간 날 때마다 한 장씩 넘겨보고 있어요. 너무 예뻐요. ^^ (저는 책도 갖고 있답니다. 히히. 근데 이게 자랑이 못 되는 게, 어디 있는지 모르겠단 거. -_-;;;;;;;;)

도서관 하면 저는 제일 기억 나는 게 영화 세븐에서 모건 프리먼이 자료 찾아보면서 복사하던 장면이 제일 기억 나요. G선상의 아리아랑 화면이 너무 잘 어울려서, 더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저런 도서관이라면 저 안에서 평생 살고 싶다. 고 생각했더랬지요. ^^

저는 제자는 아니지만, 후배에게 이러지 말라고 나는 너에 비해 너무 나이가 많다고 그랬던 적 있었지요. 그러면서도 자꾸 마음이 가고 그 애 앞에서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마음이 복잡했었어요. 사실 몇 살 차이도 안 났었는데 ( ") 왜 그랬을까 후에 후회도 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도 되었어요. 지금도 좋은 느낌으로 남아있으니. ^^

몰타의 매 사셨군요!!! 다락님도 좋아하셨음 좋겠어요. (대실 해밋 전집 사 놓고 아직 손도 안 댄 일인 ㅠ_ㅠ;;;;) 어떤 작위의 세계. 저도 궁금한데 다락님 사셨네요. 저는 한국 소설을 잘 안 읽게 되는데 (죄책감 ㅠ_ㅠ;;) 다락님의 리뷰가 궁금해요. ^^

다락방 2012-12-21 14:18   좋아요 0 | URL
앗, 도서관 달력 다 떨어졌어요? 하아. 너무 예쁜데. 제가 하나 받아서 가지고 있는게 천만다행이네요.

영화 세븐에서 도서관 장면이 나왔나요? 전 하나도 기억나질 않네요. 제가 기억하는 도서관 장면은 역시 [내 남자친구는 왕자님] 입니다. 쿨럭. 도서관에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가 서로에게 집중하느라 공부는 딴전이고 책장들 사이에서 말랑말랑한 행동을 했던...쿨럭. 역시 도서관이 진리에요. ㅋㅋㅋㅋ

아, 문나잇님의 후배와의 해프닝을 읽노라니 마음이 멜랑콜리해지네요. 히융. 저를 흔들어놨던 연하의 남성들이 눈앞에 왔다갔다해요. 역시 남자는 연하가 진리. ( ") 저도 연하랑 만날 때는 이러면 안된다고(근데 대체 왜 안된다고 했던걸까요) 잠깐 만나다 말아놓고서는 지금은 완전 후회막급이에요. 앞으로 또다시 연하가 제 앞에 와서 알짱거린다면 그때는 거침없이 받아들이겠어요. (읭?) ㅎㅎㅎㅎㅎ 눈이 와서 제가 지금 정신이 메롱이에요.

몰타의 매는 문나잇님 덕에 샀어요. 전적으로. 문나잇님이 뭐라고 하셨었죠? 불완전한 남주 여주라고 했던가요. ㅋㅋㅋㅋㅋ비윤리적이라고 했던가요? 여튼. 거기에 쑝가서 나도 한 번 읽어보리~ 한거에요. 저는 그나저나 저 책들을 대체 언제 다 읽으려고 이렇게나 사모은걸까요. 지금 장바구니에 다섯권 또 들어있어요. ㅠㅠ


그리고 문나잇님, 왓섭을 보냈는데 문나잇님 폰에 전송이 아직 안됐는가봐요. 아니, 기프티북은 왠말입니까! ㅠㅠ

moonnight 2012-12-21 16:35   좋아요 0 | URL
제 폰이 꾸져서 ㅠ_ㅠ 와썹이 제 때 안 들어와요. 문자도 제때 안 들어올 때가 많아요. ㅠ_ㅠ 앞으로도 와썹에 응답이 없을 때 오해는 말아주세요. ^^;

다락방 2012-12-21 16:3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네, 문나잇님. 오해하지 않을게요. 걱정말아요!!

Mephistopheles 2012-12-21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배우를 하시면 됩니다.

다락방 2012-12-21 14:09   좋아요 0 | URL
정말 좋은 생각이지만, 그 배역들을 소화해내기엔 제가 너무 올드하지 않겠습니까. 소피 마르소 역에다가 가운 벗어 던지는 연구원과 과학자, 그리고 호텔 사장까지...제가 지금 맡을 수 있는건 중년의 교수 역할 뿐이겠네요. 하아-

이 회사 때려쳐야겠어요. 저 따라다니는 남자 직원들이 도무지 없네요. -_-

Mephistopheles 2012-12-21 18:09   좋아요 0 | URL
셀카 독립영화라도 먼저 한 편 찍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노란곰 2012-12-2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목차가 잘렸나봐요, 책에 있어요^^ 보스턴 애서니엄이라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회원제도서관이예요. 보스턴에는 공공과 애서니엄이 있는데 위 사진이 애서니엄과 비슷한것 같아요. 제가 다락방님을 위해 찾아봤어요 ㅋㅋ (써놓고보니친한척했다는;;)

다락방 2012-12-21 15:36   좋아요 0 | URL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란곰님, 고맙습니다. 저 지금 이 댓글 읽고 책 검색 다시해봤는데 목차에 [더보기]가 있네요. 제가 목차를 중간에 잘라먹은거였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부끄러워서 숨고 싶네요. 헤헷. 저를 위해 직접 찾아보기까지 하셨다니, 친한척 하셔도 됩니다. 우리 친한척 합시다, 노란곰님. 헤헷.
:)

mira 2012-12-2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대박 웃었네요. 다들 어린시절 안경벗으면 초미인에 대한 기대는 있는데 실상그렇치 않다는것을 살면서 실감하게 되는것 같아요. 저도 우울해서 어제 책많이 질렀어요.

다락방 2012-12-21 16:55   좋아요 0 | URL
안경 벗으면 초미인이 되지는 않는데 안경 끼면 더 못생겨지기는 해요. 그건 뭔지, 원... 여튼 지금은 안경 안끼고 살고 있습니다. 하핫.
어제 오늘 책 지르시는 분 많은것 같아요. 우울해도 지르고 안우울해도 지르고, 그저 늘 지르는군요. 하아-

dreamout 2012-12-21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는 왜 전화하지 않았을까?의 페이퍼가 제일 기대되요! ^^

다락방 2012-12-23 20:1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이 댓글 읽고 웃었어요, 드림아웃님. 저도 그 책이 기대되고 제가 어떤 생각을 할지도 기대돼요. ㅋㅋㅋㅋㅋ 이런 댓글의 드림아웃님이라니, 아우, 좋아요. 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2-12-22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스웨덴 애랑 같이 여행중인데 얘네는 이런 도서관이 없다네여. 같이 사진보며 감탄 ㅋ 땀흘리며 산에 올라 선셋보고 내려온 전 목도리와 코트에 새삼 놀랍니다 ㅋㅋㅋㅋ 염장ㅋㅋㅋㅋㅋ 스웨디쉬는 왕 귀요미임ㅋ

다락방 2012-12-23 20:10   좋아요 0 | URL
땀흘리며 산에 올라, 는 염장이 안되는데 왕 귀요미 스웨디쉬는 염장이네요. ㅋㅋㅋㅋㅋ 그런데 외국에서도 응? 내 생각나서 응? 내 블로그 들여다보고 그래요? 응? ㅎㅎㅎㅎㅎ
 


당연히 영화는 책의 내용을 다 담아낼 수도 없었을 뿐더러 내면의 감정을 보여주는데도 부족했다. 그럴거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그래서 실망했고 지루했다. 어떻게 다 얘기하려고 하나, 싶기도 했고. 특별히 노래를 잘해서 감동을 주는 배우도 없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나는 보면서 계속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영화가 끝나갈 무렵에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물론 영화의 중간에도 그랬고.


내가 눈물을 흘린 장면은 책에서도 그러했듯이 장발장이 죽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는 혁명의 장면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젊은이들이 앞에 서서, 단상위에 올라가서, 이 나라를 개혁하자고 말한다. 그들에게 동의하는 사람들은 모두 모여 무기를 준비하고 가구를 창 밖으로 던져 바리케이드를 쌓는다. 그러나 그 젊음과 열정과 분노와 바리케이드는 조직된 군대앞에 그리고 대포앞에 무너진다. 


극장안에 앉아 자리를 꽉 메운 사람들을 보았다. 이 많은 사람들이 오늘 투표를 하고 여기를 왔을거라고 지레 짐작하면서 가슴이 벅찼다. 그리고 이 영화속의 혁명 장면을 보며 다들 나처럼 벅차오를까, 라고 생각했다. 혁명을 부르짖는 젊은이들을 보며 이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가슴이 뛰었을까. 두근두근, 우리가 바꾸게 될 미래를 기대하고 있을까. 나는 어서 빨리 영화가 끝나기를 바랐다. 코제트의 사랑은 지금 관심 밖이었다. 나는 그저 자꾸만 혁명을 생각했다. 그들의 외침과 분노가 마치 내 것 같았다. 책장에 꽂힌 레 미제라블을 꺼내어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저 혁명의 장면들을 이제는 또다른 느낌으로 읽어낼 것 같았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그리고 좋은 술을 앞에 두고서도 친구와 나는 자꾸만 스마트폰으로 투표현황을 체크하고 개표현황을 체크했다. 포털사이트와 트위터를 보며 우리의 신경은 자꾸만 그쪽으로 쏠리는 걸 느꼈다. 안되겠다. 우리는 일찍 헤어져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개표 상황을 보기로 했다. 그렇게 친구와 나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오늘 아침 경향신문도, 조선일보도, 한국경제도 당선자의 얼굴을 크게 1면에 박아두었다. 당선자의 얼굴이 1면에 나오는거야 당연한 일이겠지만 화가 났다. 앞으로는 뉴스도 신문도 보고 싶어지지 않을것 같았다. 그런데 문득 영화 『타인의 삶』이 생각났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난 후의 공연장에서 누군가가 극작가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 때(비밀경찰이 감시하던 체제)가 예술하기에 더 좋았지?












뉴스도 신문도 그리고 다른 것들도 정부로부터 자유롭지 못할것이다. 우리는 더 많이 더 심하게 선별된 소식들을 접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우리에겐 아직 남은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연극이, 음악이, 그리고 문학이 남아있다. 그것들은 사라지지 않을것이다. 그리고 그 모두는 하고 싶은 말을 할 것이다. 감독과 배우들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계속해서 영화를 찍을 것이고 소설가들은 계속 글을 쓸 것이다. 그들이 하던 대로 영화를 만들고 음악을 만들고 그리고 책을 써낸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희망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 나는, 이제 뉴스와 신문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영화를 볼 것이고 책을 읽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거기에 내 생각을 곁들여서 끊임없이 블로그에 후기를 적을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것처럼 회사 동료들에게도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줄 것이고 좋은 영화를 보라고 말할 것이다. 많은것들이 걱정되고 두렵지만, 예술로서 하려던 말을 하던 사람들이 계속 해준다면, 나 역시도 계속 그들에게 기대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것이다. 절망하지 않기 위해 나는 계속 영화를 보고 책을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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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12-20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산 수 치 여사와 박근혜를 같은 여성지도자로써 언급하는 뉴스를
오늘아침에 보고는 이제 정말 뉴스는 못보겠구나 싶었어요.

솔직히 힘빠지고 화도나고 우울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어쩌겠어요. 또 다시 희망을 갖고 살아내는 길 밖에는 없겠지요.


비연 2012-12-20 11:53   좋아요 0 | URL
아웅산 수치 여사와 박근혜를 비교대상으로 삼다니...생각이 있는 건지..;;;

blanca 2012-12-20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내일 이 영화 보러 가려 했는데 가기 싫어졌어요. 다락방님이 지루하다고 해 주시니 안 보기로 했어요. 힘 빠지지만 그리고 자유가 어떤 명목으로 날아갈지 두렵지만 아....책이나 열심히 읽어야 겠습니다.

Kir 2012-12-20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 해야 될텐데, 아직은 힘들기만하네요...

비연 2012-12-2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망하지 않기 위해 나는 계속 영화를 보고 책을 읽을 것이다..... --> 저도요. 백퍼동감.

Mephistopheles 2012-12-2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러거나 저러거나 나만의 세상은 열심히 돌아가야 합니다..^^

마노아 2012-12-20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망하지 않으려고, 오늘은 따뜻한 영화를 보고 왔어요. 아주 조금, 아주 조금 기분이 나아졌어요. 더 많은 힐링이 필요하지만요.

비로그인 2012-12-20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책 더 열심히 볼거에요...ㅠㅠ 지켜야할 사람들도 열심히 지킬 수 있게 노력도 해야겠죠..ㅠ.ㅠ

기억의집 2012-12-20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은 사람들의 맘은 다 똑같은 가봐요. 저도 어제 나 이제 뉴스도 신문도 안 보고 세상 전혀 안 궁금한 채 살 거라 생각했는데, 열심히 과학책이나 읽으면서 페이퍼나 리뷰 쓰기로 애아빠한테 선언했어요. 안 그러면 오년 동안 무슨 재미로 살 겠어요. 지들 입맛에 맞는 뉴스와 기사 거리만 올라올텐데.휴~

2012-12-21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21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22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 며칠전에 주문한 책 일곱권이 아직 배송되지 않았는데, 지금 이게 뭐하는거임?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21212_mug






하아- 내가 얼마나 머그컵 행사를 기다렸던가. 나는 이상하게 알라딘 머그컵에 대해서라면 반드시 득템을 해야할 것 같다. 쓰읍. 어차피 장바구니에 늘 책은 들어있는 터라 그렇다면 해당도서에는 무엇이 있나 들어가서 검색해봤다. 오, 이 책은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했던 바로 그 책! 그 밤의 경숙이 아닌가! 경숙씨!


















하아- 나는 그래서 또 책 몇 권을 지금 결제하련다. 아직 지난번 일곱권을 받지도 못한채로 또 다섯권 여섯권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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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12-12-18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주섬주섬 담아야겠습니다..

다락방 2012-12-18 14:15   좋아요 0 | URL
하아- 머리터지게 고민하다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머그컵(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21210_liter)까지 받을 수 있게 방금 주문 완료했어요. 어휴 머리아파요.

레와 2012-12-18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참 곱군요. 알라딘 머그컵은 말할것도 없고..

ㅠ_ㅠ
나 돈 없단 말야!! 알라딘아!!!!!!!

다락방 2012-12-18 14:38   좋아요 0 | URL
알라딘은 우리에게 신용카드가 있다는 걸 잘 알고있는 겁니다. 하아- 난 이미 컵 두개 획득!

아무개 2012-12-18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지강도> 같은 다락방님!

이런 페이퍼 올리지 마시란 말입니다. 안돼요 안된다구요......
이러다가는 야클님 말씀처럼 대출받아 책사야겠어요. 어흑 ㅜ..ㅜ
알라딘에서는 다락방님께 올해의 <지름신 강림 도우미>상으로 반짝반짝 별이든 해든 그런거 달아줘야 합니다!

다락방 2012-12-18 14:50   좋아요 0 | URL
전 이미 여섯권의 책을 질렀습니다. 아직 일곱권의 책이 도착하지 않았구요. 아마 같은날 열세권의 책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전 지금 정신이 혼미해요..하아-

그나저나 마중물님, 컵은 무슨색으로? ㅋㅋㅋㅋㅋ

아무개 2012-12-18 15:47   좋아요 0 | URL
빨강이 탐나지만 이벤트 도서중에 탐나는 책이 없네요.
그래서 이번 이벤트는 아쉽지만 패쓰~

다락방님이 한 서너개 받아서 한개 저 주시면 안될까요? 네에??? ㅎㅎㅎ

다락방 2012-12-18 15:32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건 좀 생각해볼게요. ( ")

blanca 2012-12-18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현대문학상 수상집 나온 것 보고 오호! 하며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아, 이런 컵까지...^^ 컵도 많은데 노려 봐야 겠네요 ㅋㅋ

다락방 2012-12-18 15:1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컵이 없어서 받는게 아니라니깐요. ㅎㅎㅎㅎ 있는데 대체 왜 이러는걸까요. 아이참..블랑카님은 무슨색 컵으로 선택하실 겁니까? 전 남색 선택했으니 최소한 빨강도 한 번 받아야 되지 않겠나 싶고, 흰색도 있어서 구색을 갖춰야되지 않나 싶고. 으흐흐흐

2012-12-18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8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2-12-18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힛 저도 오늘 눈 뻘개가지고 검색질해서 남색 주문해놨어요. 사는 게 고단해요. ㅠ_ㅠ;
다이어리도 많은데 알라딘 다이어리 받고 싶어서 막 주문하다가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이성을 수습했지요. -_-

다락방 2012-12-20 12:53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전 좀전에 또하나 받아볼까 싶어서 해당도서 봤는데 이제 더이상은 그 안에서 갖고 싶은 책이 없어요. 컵은 더 받고 싶은데..그래서 지금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가 생각중이에요. 흑흑.

이진 2012-12-18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야말로, 젠장, 이 튀어나오는... 순간입니다 ㅠㅠㅠㅠㅠㅠ
요새 왠지 정말 왠지 책 살 돈이 생기질 않아 몇 달 째 책 주문을 못하고 있는데, 덕분에 노트도 놓치고... 뭐 많이 놓쳤지요. 그런데.. 머그컵 시즌이라니! 게다가 작년, 제작년보다 컵이 이쁘다니!!!!!!

다락방 2012-12-20 12:54   좋아요 0 | URL
저는 머그컵은 강아지 그려졌던게 제일 좋아요. 이번 머그컵은 딱히 이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능. 그렇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알라딘 머그컵은 반드시 득템해야 하는 아이템인것을. 흑흑.

코코죠 2012-12-19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즈어기... 슬그머니 끼어들자면...지금 문동 세계문학전집 3만원 이상 사면 또 컵줘요.. 그래서 내일 오는 제 책상자엔 무려 컵이 세 개나 들어있어요. 알라딘으로 살림장만 중이라능ㅎㅎ 오오, 언제나 매력적인 나의 다락방님. 잘 지내셨지요? 전 항상 여기 있었어요.

다락방 2012-12-20 12:55   좋아요 0 | URL
어머. 그런 이벤트가 있어요? 문동? 그치만..저는 더이상 책을 사지 않을...게 아니구나. 머그컵 알라딘꺼 또 받아야 되니까..아니야 한 해에 한 개씩만 받을까. 아 몰라요 몰라 모르겠어요.

네네, 오즈마님, 잘 있습니다. 오즈마님이 잘 있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리고 좋은 소식에 대해 축하하는 마음을 이 댓글에 실어 보냅니다.

코코죠 2012-12-19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동 컵도 디게 카리스마 있어요...제가 그걸 벌써 어뜨케 아냐면 하나 받아봤거든요. 5만원 넘게 사면 에코백도 주는데 것도 이뻐요...저는 책을 사는 걸까요 아님 컵을 사는 걸까요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다락방 2012-12-20 12:55   좋아요 0 | URL
저 오즈마님 이 댓글 읽고 그 이벤트 찾아 들어가봤는데 컵의 생김새가 뵈질 않네요. 흐음. 어떤 컵인지 보고 싶은데. 그리고 쿨하게 미워! 난 책 안사겠어! 하고 싶은데.. 하아-

BRINY 2012-12-19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꾸욱 참고 있습니다. 알라딘 머그 컵 이미 많아. 그 밖에도 여기저기서 받은 머그컵 많아!라고요.

다락방 2012-12-20 12:56   좋아요 0 | URL
저도 하나 더 받고 싶지만 컵이 없어서 받는것도 아니고 해당도서에 원하는 책이 없어 그만 받으려고요. ㅎㅎ

Arch 2012-12-19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 페이퍼를 안 봤어야 했다.
나는 알라딘 머그컵 행사를 하는지도 몰랐어요.
오즈마님 댓글도 안 봤어야 했다.
문동 머그컵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하악

다락방 2012-12-20 12:57   좋아요 0 | URL
그래서 아치 책을 샀다는거에요, 안샀다는거에요. 머그컵을 받았다는 거에요, 안받았다는 거에요. 근데 이거 띄어쓰기 어떻게 해요? 받았다는거에요 가 맞나 받았다는 거에요 가 맞나. 제기랄. 띄어쓰기는 너무 어려워요.
나 순대국 먹어서 몸에서 돼지 냄새가 나요.

가넷 2012-12-2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권 더 사야겠네요. 빨간색이 맘에 들어요... ㅎㅎ

다락방 2012-12-20 16:50   좋아요 0 | URL
저는 살 만한 책이 눈에 띄질 않아요. 컵은 받고 싶은데 ㅠㅠ

가넷 2012-12-21 00:28   좋아요 0 | URL
근데 대상 책 한권만 구입해도 되는 건가요? ㅎㅎ 전 올리버 색스의 <목소리를 보았네>가 눈에 띄네용

다락방 2012-12-21 08:37   좋아요 0 | URL
네 대상책 한 권만 포함해도 되는데 저는 그 한 권도 눈에 띄질 않네요. -_-

Arch 2012-12-21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보통은 입에서 돼지 냄새가 나는거 아니에요? 놀라운 흡수력?
아 그러니까 눈에 띄는 책이 없어요. 저는 막 완전 소장용 책만 산다, 이런 주의라. <---별꼴이지만
평소에 무지 흠모했던 책이 오만원이 넘어서 내게도 머그컵? 이랬는데 얘는 중고가 있어서 참... 문동 머그컵은 황석영씨꺼 말고는 보이지가 않아요. 제가 멍청한건지 알라딘이 숨바꼭질하자는건지

다락방 2012-12-21 12:08   좋아요 0 | URL
순대국은 먹고나면 식당에서 온 몸에 냄새가 배어가지고 나오게 돼요. 그게 순대국의 가장 큰 단점 ㅠㅠ

저는 지금 다시 리스트 봤는데요 글쎄, 그 사이에 책이 추가된 모양이더라구요. 갖고 싶은 책이 두 권이나 있어요. 원래 사려고 메모해뒀던 책이 있더란 말입니다. 그래서 얼른 그 책 넣고 다른책들 채워서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하아, 내가 이런 식으로 막 질러도 되나, 읽지는 않고 이렇게 막 사제껴도 되나, 하고 물어보니 안된다는 대답이 나와서 조금 더 고민하고 있어요. ㅠㅠ

문동 머그컵은 디자인 안보이는 것 같아요. 황석영하고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머그컵은 문동 머그컵이랑 다른 행사일거에요. ㅎㅎㅎㅎㅎ 전 문동 머그컵은 포기.

2012-12-21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23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100자평] 제노사이드


직업으로 몸에 익힌 기술이라곤 살인 기술밖에 없는 남자들은 무력한 기분 속에서 침묵했다. 예거는 500미터 앞에 있는 사람을 단 한 방의 총알로 처리할 수 잇었다. 적이 단말마의 비명조차 못 지르도록 등 뒤에서 신장을 한 번에 찔러 즉사시킬 수도 있었다. 아들 저스틴은 그런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평화로운 사회에서는 있을 장소가 없는 아버지를, 자유를 위해 싸우는 영웅으로 여기고 있었다. 저스틴의 순수한 존경심을 느낄 때마다 예거는 입맛이 썼다. 자기 스스로가 전투복으로 몸을 단단히 감싼 하찮은 사기꾼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p.120)

















아직 이 책의 절반밖에 읽지 못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밤을 새서 읽을까 하다가 오늘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 새벽 한 시를 넘어 잠을 청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지하철안에서 읽으면서 회사 가기 싫다고 또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싶어서. 물론 그보다 더 많이 이런 생각을 했다.


왜 이 책을 지금 읽었을까. 조금 더 일찍 읽을걸. 조금 더 일찍 읽고 페이퍼를 쓸걸. 사람들에게-라고 해봤자 여기에 오는 사람이 전부겠지만- 이 책을 알릴걸, 하고. 이 책이 나온지도 그리고 내가 사둔지도 좀 되었으니 내가 좀 더 일찍 읽을 수도 있었을텐데. 내일이 선거날인데 내가 오늘 이 책을 읽어서 스스로가 야속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선거전에 투표하기를 포기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으니까. 마음이 급하다. 지금이라도 조금이나마 인용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지하자원 양으로 치자면 콩고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입니다. 우간다 군은 콩고 동부의 민족 간 살상을 부추겨서 치안 유지 명목으로 현지를 점령했습니다. 지금도 밀수 루트가 건재합니다. 그저 ‥‥‥우간다라는 나라를 이런 것으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돌아버린 머리로 전쟁을 하자는 사람은 당연히 나라의 리더입니다. 국민이 아닙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일세. 어느 나라나 그렇지." (p.158)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세상 곳곳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명분있는 전쟁이란 없다는 하루키의 말처럼, 그저 한 개인애게 묻는다면 그리고 한 나라에 살고있는 국민에게 묻는다면 그들중 아무도 전쟁을 원한다고 답을 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 사회에 그리고 이 나라에 속해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기술을 익히기도 하고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들이 훗날 엄청난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우리는 익히 영화나 소설 속에서 보아왔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면서 정신적 충격에 휩싸인다는 걸 대한민국 서울의 보통사람인 나도 아는데 다른 사람들이 모를까? 그래서 전쟁이 벌어지는걸까? 아니, 그들은 나보다 더 많은걸 알고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일때 얼마나 많은 충격을 받는지를, 그것이 그들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그래서 그 감정까지 조절하려고 한다.




"살육 병기의 개발은 적을 얼마나 멀리, 보다 간단하게 대량의 희생자를 내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 맨손으로 때려죽이는 것보다는 날붙이를, 그리고 총기류를, 포탄을, 폭격기를, 결국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이런 식으로. 거기다 미국의 경우 이건 나라를 지키는 기간산업 중에 하나가 되었어. 그래서 전쟁이 사라지지 않는 거야."

루벤스는 이런 연구를 접하고 나서 현재 일어나는 전쟁에는 공통된 구조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전쟁 당사자 중에서 가장 잔인한 의사(意思)를 가진 인간, 즉 전쟁 개시를 결정하는 최고 권력자만큼 적으로부터 심리적, 물리적 거리가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있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었다. 백악관에서 만찬회에 출석하고 있는 대통령은 적이 흩뿌린 피를 뒤집어쓰지도, 육체를 파괴당한 전우가 내뱉는 단말마의 외침을 듣지도 않는다. 살인에 뒤따르는 정신적 부담을 거의 받지 않는 환경에 있다. 군대 조직이 이러한 형태로 진화하고 과학 기술 덕에 병기가 개선되고 있는 이상, 근접전에서 살육이 격렬해지는 것이 당연했지만 전쟁의 의사결정자는 아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대규모 공중 폭격을 명령할 수 있는 셈이다.


(중략)


권력욕에 사로잡혀서 모든 정치적 투쟁을 승리한 인간은 정상의 범위에서 이탈한 호전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런 인간을 리더로 선출하는 시스템이 국민의 뜻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뽑힌 사람이야말로 집단의 의사를 체험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전쟁의 심리학은 권력자의 심리학이라고 바꾸는 것도 가능했다. (pp.255-256)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 국가의 리더를 투표로 뽑는다. 다수에 의해 뽑힌 사람이니만큼 그 사람은 다수의 뜻을 대표하게 된다. 모든것을 다수를 대신해 결정하게 된다.  자, 이제부터가 중요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투표해야 하는거다. 이 사람도 싫고 저 사람도 마음에 들지 않아. 최선이 없고 나는 차선을 선택하지 않겠어. 물론 나 역시 그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차선을 선택하지 않았을 경우에 닥쳐오는게 최악일 수도 있다. 그럴때 최악의 경우를 뽑아놓은 사람들을 욕하면서 '나는 저 사람을 뽑지 않았어' 라고 말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리더가 다수로 당선됐다는 것에서 그 '다수'는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의 표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다. 아무런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리더를 선택한 표가 '다수'가 된 것이다. 투표하지 않는다면, 내 의사와 반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그것이 마치 내 의사의 반영인것처럼 살아가야 하는것이다. 그 리더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그들을 투표한 사람들만 영향을 미친게 아니라 다른 표현을 하지 않은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의 영향도 있는 것이다.



돌아버린 머리로 전쟁을 하자는 사람은 당연히 나라의 리더입니다. 국민이 아닙니다, 라는 말을 더이상은 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의 국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표를 하는것이 우선될 것이다. 심드렁하게 뒷짐지고 있다가는 언제까지고 '리더탓'이라는 말만 하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다수가 리더를 만드는 것임을 기억하자.




어서 퇴근하고 싶다. 퇴근하고 집에 가서 이 책을 다 읽고 자고 싶다. 그리고 내일 투표하러 가야지. 설레인다. 설레이다가 그 틈 사이로 두려움이 파고들기도 한다. 자, 다시 설레이는 모드로 돌아가자. 코트 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몇 분만 걸어가 도장을 꾹 찍고 돌아오면 우리는 지금과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지도 모른다. 설레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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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2-12-18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치겠어요.
설레이고 두렵고 두렵고 설레이고 설레이고 두렵고 두럽고 설레이고. 이 감정이 무한반복이야.

제발.. 제발.. 오늘은 하나님 부처님 성모마리아님 이 세상의 모든 신들에게 기도합니다. 제발...

blanca 2012-12-1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다락방님, 저는 어떤 명분이든 전쟁을 불가피한 것으로 선동하는 무리들에 분노를 느낍니다. 어디에선가도 비슷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나요. 전쟁을 결정하는 자들은 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요. 내일 저녁 우리는 희망을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일단 투표장에 가서 꾸욱 찍고 올래요...

테레사 2012-12-18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다락방님....정말이지 두렵고 떨리고 설레이고...무한반복이라는 레와님의 말씀하고 같은 심정이에요.....우리에게도 새시대가 와서 희망을 얘기할 수 있었으면...간절히 간절히 바랍니다.

Kir 2012-12-18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일이 오는 게 두렵고 무서운데 살짝 기대도 되고.... 마음도, 머리도 복잡합니다.

아무개 2012-12-1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어느 누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엄청난 변화나 희망이 생길꺼라고는 생각되지 않더라구요.
거의 모든 면에서 퇴행의 역사를 걷게 만든 현 정부의 실정때문에 엄청난 변화와 발전도 마치 제자리 걸을처럼 보일꺼 같기도 하고.....하긴 그녀가라면 10배속으로 뒤로 가게될지도 모르죠. 그게 참 불안한데 말입니다. 불안해요....

Mephistopheles 2012-12-1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시계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사태만큼은 막아야겠어요.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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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소설이 영원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책. 게다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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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레인다.
    from 마지막 키스 2012-12-18 09:37 
    직업으로 몸에 익힌 기술이라곤 살인 기술밖에 없는 남자들은 무력한 기분 속에서 침묵했다. 예거는 500미터 앞에 있는 사람을 단 한 방의 총알로 처리할 수 잇었다. 적이 단말마의 비명조차 못 지르도록 등 뒤에서 신장을 한 번에 찔러 즉사시킬 수도 있었다. 아들 저스틴은 그런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평화로운 사회에서는 있을 장소가 없는 아버지를, 자유를 위해 싸우는 영웅으로 여기고 있었다. 저스틴의 순수한 존경심을 느낄 때마다 예거는 입맛이 썼다.
 
 
다락방 2012-12-18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다 못읽고 흥분해서 그만..

Mephistopheles 2012-12-1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다 읽고는 더더욱 흥분해서 그만..

다락방 2012-12-18 09:39   좋아요 0 | URL
좀 더 빨리 읽을걸 그랬어요, 메피스토님. 아우..

poptrash 2012-12-18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건 정말 극찬이네요.

다락방 2012-12-18 17:33   좋아요 0 | URL
뭔가 제게는 살짝 부족한게 있긴 하거든요? 그걸 뭐라 설명할 순 없지만, 뭔가 부족한게 있어서 네 개를 줄까 막 고민했지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책이라 다섯개 쾅쾅. 팝님, 소설은 존재해야해요, 세상에. 흑흑.

poptrash 2012-12-18 18:22   좋아요 0 | URL
이 책을 보진 않았지만, 소설은 존재해야한다는 말에는 저도 동감합니다. ㅎㅎ

관찰자 2013-01-2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어서 완전 근질근질했는데,(참고로 저는 <13계단>에서 작가에게 뿅가가지고.ㅋㅋ>)
<레 미제라블>읽느라 못 읽고 있다가
어제 다 읽자마자 붙들어서는,
가게 끝내고 집에가서도 계속 읽다가,
오늘 너무 힘들어요ㅠㅠ.

다락방 2016-08-15 13:53   좋아요 0 | URL
요즘 어디서 뭐하고 계십니까...

고양이라디오 2016-08-15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읽고있어요ㅎ 책에서 손을 땔 수가 없네요

다락방 2016-08-15 13:53   좋아요 1 | URL
재밌죠!! 의미있는 구절도 많이 나오고요!!

고양이라디오 2016-08-15 22:57   좋아요 0 | URL
네 재밌게 보고있어요ㅎㅎ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것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