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그 후 - 우리가 만난 비체들
이현재 지음 / 들녘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여기서 모든 남성들이 젠더관계의 이데올로기적 인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면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남성이라는 단어 앞에 '여성을 혐오하는' 이라는 수사를 붙여 혐오 집단을 제한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이 책을 읽는 남성 독자가 있다면, 나는 스스로 질문하라고 권하고 싶다. 여성의 자율성과 권리를 인정한다고 말하면서도 당신은 대학 내 압도적인 남성 전임교수 비율을 조정하거나, 여성에게 부과되는 양육과 돌봄의 책무를 시정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거나, 성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거나, 여성노동의 저임금화를 극복할 물질적 토대를 고민하는 일을 방기하거나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제도적 물질적 변화를 강구하기보다 그러한 변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말하기 방법이 잘못되었다거나, 폭력적이라는 점만을 지적하고 있지 않은가? 남녀평등의 수사학을 쓰면서도, 페미니즘 연구 환경의 척박함을 개선하기보다 인용할 만한 수준을 가진 여성 철학자가 없다거나, 여성에서 출발하는 이론이 모두 파시즘적이라고 공격하고 있다면, 당신은 인정의 수사학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사용하는 여성혐오 집단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 p.101-102)

고백하건대 심경이 복잡해진 것은 남성들만이 아니었다. 일부 여성들, 아니 오랫동안 여성철학을 연구해온 내 마음도 복잡해졌다. 메갈리안이 하나의 통일된 집단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메갈리안들이듯, 여성도 여성들이며 페미니스트도 페미니스트들이기 때문이다. (p.10)

그러던 내가 이제 글을 쓰기로 했다. ‘결국, 난 꼰대였던 거야‘라는 좌절에서 ‘그래, 이왕이면 제대로 꼰대질 하자‘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그동안 궁리해온 페미니즘 철학과 이를 가능하게 해준 페미니즘의 계보들을 인용하는 가운데 내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들리지도 않은 채 소거될지라도 내 언어를 입 밖으로 꺼내보기로 했다.
내가 이러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비체abject‘라는 개념을 재고하게 되면서였다. 다시 보니 ‘비a-체object‘, 즉 어떤 규정된 대상이 아니라는 말은 참 유용한 언어였다. 어떤 존재를 무엇이다(A) 라고 규정하기 않고, 무엇이 아니다(~A)라고 말하는 방식은 그 존재를 어떤 경계에 가두기보다 그 여분의 공간, 경계의 열림에 위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페미니즘의 역사는 남성이 정해놓은 위치를 벗어나 경계를 넘나들었던 여성들, 항상 흐르고 있기에 개념적으로 잡힐 수 없는 ‘비-체‘가 되었던 여성들에 의해 쓰인 것이었다. 그녀들이 비판받거나 마년사냥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기존의 언어나 질서로는 파악되지 않는 ‘알 수 없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p.12-13)

여기서 함께 아파함, 타자에 대한 연민, 즉 동정심에 주목해 보자. 기존의 도덕과 법에서 동정심은 매우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 가령 "동정심은 사회복지 프로그램이나 전지구적 차원의 정의를 위한 해외 원조와 같은 노력을 뒷받침하는 중심적 지주가 될 수 있으며, 취약한 집단이 겪고 있는 억압과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동정심이 불평등을 전제로 하는 감정이라는 데 있다. 고통스러워하는 자들에게 동정심을 갖는다는 것은 내가 그들보다 우월하거나 혹은 그들의 수준은 우리의 수준보다 낮다는 믿음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고통스러워하는 자는 고통을 이겨내거나 고통받고 있지 않은 내가 도와줘야 하는 불쌍한 사람이다. 이런 의미에서 길리건과 위긴스는 동정이 사랑과 별 상관 없는 말이라고 한다. 오히려 누군가를 동정한다는 것은 그/녀를 진정 사랑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왜냐하면 동정은 대상에 대한 나의 우월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p.96-97)

공감은 자아와 타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공감은 서로 다른 사람들 간의 정서적 결합관계인 것이다. 여기서 다르다는 것은 우월이나 열등과 같은 불평등이 아니라 서로가 처한 사회적 상황과 경험이 잠정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기에 사람들은 공감 안에서 서로의 다름에 주목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공감은 내가 타인의 삶에 참여participate하는 태도이다. 공감은 타자를 "판단하거나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진정으로 누군가의 감정을 함께 느낀다는 것은 "그의 곁에with"서 나와 다른 그의 상황과 감정을 함께 경험한다는 의미이지, 그와 동일하게 느낀다거나 그의 옆에서 거리를 두며 그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공감을 통해 나는 나와는 다른 타자의 감정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p.131-132)

가령 누군가 고통스러워할 때, 나의 경험에 비추어 그/녀를 판단하기보다 그/녀가 처한 상황이나 조건, 경험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가운데 그/녀의 고통에 참여한다면, 나는 이를 통해 경험의 폭을 확장시킬 수 있다. 타자의 차이를 경험하는 공감은 타자 속에서 자신의 동일성을 확인하는 동감과는 대조적이다. 자아와 타자가 서로 다르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공감은 타자의 곁에서 타자의 경험에 참여하는 가운데 타자의 다름을 경험한다. 따라서 공감은 경험의 확장 속에서 자아 자체를 변화 시킨다.
마지막으로 공감은 서로에게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관계, 즉 "상호감응responsiveness to each other"하는 관계이다. (p.132-133)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마요정 2017-02-05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경험에 비추어 가 아니라 상대가 처한 상황 등에 관심을 기울여 상대의 고통에 참여하는 것이 공감이군요. 많은 생각 하고 갑니다.

블라디보스톡은 좋았나요?^^

다락방 2017-02-06 08:20   좋아요 0 | URL
동정이나 동감과는 다른, 상대와 같은 위치에 서고자 하는 마음인 것 같아서 참 좋더라고요. 역시 공감이 살 길이기구나 싶었어요. 그러고보면 많은 문제들이 공감하지 못해 일어난 일인 것 같고요.

블라디보스톡은 막 좋았던 건 아니고요 ㅎㅎㅎ 가서 추위를 제대로(!!) 느끼고 왔습니다. 볼 찢어질 것 같은 순간들은 어찌나 많던지요.. 하하하하하. 저는 러시아 찬바람 맞으러 다녀왔다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

아무개 2017-02-06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 저도 딱 저 부분 강조해서 발췌했었는데요!!!

공감이 중요하죠. 그럼요 그럼. ‘독서공감‘ 처럼요 *^^*

내일이 첫강의시간인데 뭔가 긴장됩니다.
한개도 못알아 먹을꺼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ㅡ..ㅡ

다락방 2017-02-06 08:18   좋아요 0 | URL
책 내용이 좋긴 했는데 되게 학술적인 논문의 느낌이라 저는 만족스럽진 않았어요. 이렇게 안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좀 더 쉽게 어떻게 안될까? 라고 어제 책장을 덮고 고민하다가, 역시 내가 쓰자...라고 생각하다가...음 그렇지만 공부가 부족해, 갈 길이 멀다... 했어요. 아하하하하.

저는 내일 강의 신청 안했어요. 사실 안들을 생각이긴 한데, 아직까지 확 결정한 건 아닌것 같고... 하아- 몰라요. 어쨌든 잘 다녀와요!

아무개 2017-02-06 08:26   좋아요 0 | URL
저는 바로 그 학술적인 논문 느낌이라서 좋았거든요.
입문서 보다는 조금더 깊이 있게 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은 수준.
아마도 각자가 책에서 기대하는 바가 달라서 그런듯요.

넵. 근데 첫 강의부터 쥬디스 버틀러 라니 크흡.


다락방 2017-02-06 08:33   좋아요 1 | URL
저는 제가 듣지 않는 것에 대해 뭔가 스스로 변명을 만들고 있어요. ㅎㅎㅎ 2월달에 둘째주와 넷째주에 많이 늦을테니 안듣는게 낫다...라고 스스로 합리화 ㅋㅋㅋㅋㅋ 듣고 싶은데 정말 피곤하더라고요 ㅠㅠ 저는 봄이나 여름에 또 하면 그 때 노려보려고요.

이현재 선생님은 강의에서도 말씀하셨었는데, 본인이 온건파 페미니스트였다고 해요(책에도 나오지요?). 그런데 온건파로 있다보니 아무도 그 말을 안들어주는 것 같아서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요. 쎄게 주장해야 그나마 들어주는 척이라도 한다고... 이 책이 뭔가 확 새롭다기 보다는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던 흐름을 잘 정리해준 것 같은데, 메갈리안과 워마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게 아니라서 뭔가 든든하고 좋더라고요. 게다가 이 분 강의가 저는 제일 좋았어요. 본인이 열정과 흥미를 갖고 계시고 잔뜩 흥분한 채로 설명하셔서 참 좋더라고요.

아무개님, 공부 화이팅!!
 
















어제 강의 주제는 <페미니즘과 정치경제학> 이었다. 가기전부터 나는 '정치경제학'은 정말 어려운데..하면서 징징거렸더랬다. 수업을 제끼고 싶었지만, 이미 지난주에 제끼고 돼지고기김치찌개를 먹으며 놀았기 때문에 이번 주는 어쨌든 꾸역꾸역 가기로 했다. 지난주에는 일도 많았고 해서 정말이지 '공부'를 하기 싫었다. 머리 쓰기를 그만하고 싶은 거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가기' 가 싫더라. 아... 멀어... 2월강의를 들어 말어 고민하다가 어제 아침에 '2월엔 듣지 않겠다' 딱 마음을 먹었더랬다. 나는 겨울에 밤에 집에 돌아가는 게 너무 싫고, 그러니 기회가 된다면 봄이나 여름쯤에 다시 강의를 듣는 걸로 하자..라고 결심하고 마음이 편해졌더랬다. 이미 신청해둔 강의는 다음주면 끝난다. 그러니까 어제 포함 두 번이 남은 상태. 회사 동료  e가 저녁 먹자고 했지만, 힘겹게 '안돼, 공부하러 가야돼' 하고 말하고는 공부하러 갔다. 가면서 계속 망고남에게 '정치경제학 어려운데' 하면서 징징댔다. 정치경제학이라니..



그런데!! 내가 듣기 시작한 이래로-한 주 빠지긴 했지만- 가장 재미있는 강의였다. 가르쳐주시는 이현재 쌤은 본인 스스로가 이 학문, 이 지식 자체를 너무 감탄하며 흥분해서 그 열정과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지는거다. 수시로 '여러분, 너무 놀랍지 않아요?' 하면서 손짓을 섞어서 나중엔 일어나서 설명하시는데, 와, 저절로 수업참여가 되는 거다. 정치경제는 나에게 정말 어려운 거였는데, 어제는 너무 재미있게 느껴지고, 이만큼을 살면서도 잘 알지 못했던 자본주의와 경제의 흐름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짜릿한거다. 자꾸 흥분이 돼!!



어제 중심으로 설명한 교재가 저 책, 《그따위 자본주의는 벌써 끝났다》 였다. 이 책은 페미니스트 경제 지리학자 '줄리 그레엄(Julie Graham)과 캐서린 깁슨(Katherine Gibson)'의 합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필명은 이 둘의 이름을 따 '깁슨 그래엄' 이라는 거다. 이 둘은 이 필명으로 그 후에도 경제서를 낸다.



어제 한꺼번에 머리에 들어온 지식을 내가 잘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릇 정리라는 건, 내가 확실히 알아야 가능한 것인데, 어제 받아들인 것만으로 밖으로 내보내는 게 가능할까. 내가 잘 알아야 밖으로 내보낼 수가 있는데. 어제 들은 것만으로는 그저 내 안에서 꿈틀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그러니까 그간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제=자본주의' 인것처럼 여겨왔다. 좌파들은 이런 자본주의를 없애야 할 것, 사회악으로 취급하다보니 자본주의는 어느 순간 어마어마한 괴물이 되었다는 거다. 자본주의를 경제의 유일한 언어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수 없었다는 것. 이에 대해 깁슨-그래엄은 '다른 언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러면서 하나의 고유한 언어, '자본주의'를 '대문자 자본주의'라 표시했는데, 어제 받은 프린트물의 설명을 빌리자면, 


'대문자 자본주의는 동료나 대적자가 없다는 점, 그 자체가 하나의 범주로서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특정 사회 구성체 내에서 완벽하게 실현되었을 때 지배적이거나 단독으로 존재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단수성을 드러낸다. 하나의 독특한 경제 형식으로서, 대문자 자본주의에 필적하는 건 전혀 없다' (그따위 자본주의는 벌써 끝났다, p.256)


라는 거다. 그러면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고, 다른 언어를 드러내려하고, 유령을 불러내는 방법들이 시도되는데, 이 모든 과정들은 기존에 페미니즘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거다. 자본주의를 대문자 자본주의로 명명하기 시작한 것부터, 하나의 언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므로 다른 언어를 찾아내려 한 것, 하나로만 규정되어진 것-그래서 다른 하나는 자연스레 결핍이 되는 것-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들이, 다 페미니즘적 방법과 시각으로 부터 나왔다는 거다. 그래서 자본주의 자체를 남근중심주의와 연결할 수 있다는 거다. 당연히 깁슨-그래엄은 이 연구를 발표한 후에 아주 많은 사람들로부터 미친년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쌤은 여성혐오에 대한 것을 곁들여 언급하셨다.



사람은 하나가 보이기 시작하면, 그 후의 세상은 그 전과 완전히 달라진다. 그 후에는 그 전과 같은 시각으로 볼 수가 없고 돌아갈 수가 없다는 것. 지금 우리가 여성혐오를 알고 페미니즘을 알고난 후에는 그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다 보이기 시작한다는 거다. 이 과정에서 페미니즘을 여전히 모르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는 것. '이게 왜 여혐이냐' 부터 시작해서 페미니스트들을 향해 온갖 비난이 쏟아지는데, 이 모든 과정을 저 '대문자 자본주의'를 명명한 깁슨-그래엄이 고스란히 다 겪었다는 거다. 그렇지만 십년 후에 또다시 그들이 책을 냈을 때, 그 당시 그들을 미친년이라 불렀던 많은 사람들이 그 연구를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나 역시 느낀건, '몰랐을 때 그 목소리가 오히려 더 크고 당당하다'는 거다. 모르니까. 자신이 무얼 모르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공부할 시도조차 하지 않고, 모르기 때문에 폐쇄적으로 막혀 있어서 다른 이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경제에 있어서 시장-임금-자본주의가 표준 모델이 되어왔다. 그러나 깁슨-그래엄은 그외에 다른 것들이 분명히 경제 안에 존재함을, 경제를 그저 자본주의로만 퉁칠 수 없음을 증명하기 시작한다. 임금이 지불되지 않는 노동이 있고, 비자본주의적인 공동체 집단들이 있으며, 경제흐름 자체가 비시장적인 것들이 있다는 것. 국가적 배분, 이삭줍기, 사냥, 고기잡이, 가사노동, 친인척 돌보기, 공동체, 협동조합, 봉사활동 등등. 자본주의라는 것 안에 뭉뚱그려 넣을 수 없는 맣은 것들이 자본주의 밖에 있었던 거고, 그걸 빼놓고 경제를 설명하다 보니, 대안을 제시할 수 없었다는 거다. 여기서 다시 프린트물을 인용하자면,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비자본주의적 경제들의 유령을 불러 모아 놓고 보니 우리가 기존에 자본주의적이라고 알고 있던 것들이 사실상 순수한 자본주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프린트물, p.7)




그리고 남근중심주의를 설명하면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가져왔다. 프로이트가 인간을 설명할 때 기준을 남자(페니스)로 잡았다는 것. 그리고 여자를 설명할 때, 여성의 성기(보지)가 있다고 표현하는 게 아니라, '페니스가 없는' 존재로, 그 존재 자체를 결핍된 것으로 전제했다는 것. 이 점이 프로이트가 페미니스트들로부터 욕을 먹는 지점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양쪽이 다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기 위해서라면,



남자에겐 자지가 있고 여자에겐 보지가 있다


로 설명해야 하는데, 


남자에겐 자지가 있고 여자에겐 자지가 없다


로 설명했다는 것.



이렇게 자본주의와 페미니즘을 연결해서 설명해주는데 너무 신나가지고, 막 흥분해가지고, 아아, 안되겠다 2월달에도 나는 이 강의를 듣겠어!! 라고 막 아침에 했던 결심을 바꾸게 된 것이었던 것이었다.



여태 들었던 강의 중에서 제일 흥분한채로 설명한 쌤이어서 나 역시 만족스럽게 흥분하며 들었는데, 아 글쎄 이분이, 저 책, 《그따위 자본주의는 벌써 끝났다》를 번역한 분이면서 동시에, 《여성혐오 그 후,》의 저자이기도 하신단다. 와우- 그래서 여성혐오까지 함께 설명해주시는데 막 흥분됐어!! >.<


















《그따위 자본주의는 벌써 끝났다》는 읽기에 좀 어려운 책이라고 하셨다. 그렇지만 어제 저렇게 맛보기 강의를 듣고나니 너무 읽고싶어졌다. 내가 다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그건 불가하겠지만, 아아, 도전하고 싶다. 그리고 《여성혐오 그 후》도 읽고싶고...



이렇게 맛보기 강의가 끝나고 질문과 대화 시간이 이어졌다. 한 수강생이 요즘 《아내가뭄》을 읽고 있다며 자기 의견을 얘기하더라. 그렇게 대화가 도는 중간에, 나도 덧붙였다. 나도 아내가뭄을 읽었다, 호주 작가가 쓴건데 거기에 보면 스웨덴 사례가 나온다, 스웨덴에서는 아빠들의 양육휴가를 의무화 한다고 했다, 우리는 기존에 양육이 엄마의 몫이어서 직장생활을 하다가도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엄마가 튀어가는 게 너무나 당연했는데, 그래서 직장에서도 여성들을 채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현상들이 생겼는데, 아빠가 아이의 탄생때부터 저렇게 함께 육아를 하게 되면 직장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아빠들이 아이에게 찾아가는 경우도 많고, 경력단절이란 것도 아빠와 엄마가 함께 겪게 된다,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에겐 갈 길이 먼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고 얘기했다. 내 얘길 듣고 쌤은, 그렇지만 우리는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하셨다. 자기는 온건파 페미니스트였는데, 그렇게 온건파 페미니스트로 살아오면서 주장해봤자 아무것도 듣지 않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최근에 생각이 바뀌었다는 거다. 쎄게, 아주 강하게 얘기해야 듣는 시늉이라도 하고 뭐라도 좀 바꿔보려고 하니, 아주 쎄게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거다. 그러면서 워마드까지 언급하셨는데, 아아, 강의가 너무나 재미있었어...

그 수업에 나 역시 적극적 참여를 할 수 있어서(아내가뭄을 내가 이미 읽었지!! 우하하하하) 신났고. 그렇지만...



질문과 토론이 이어지다보니 밤 열 시가 된것이야...집에 가고싶어...다음날 출근도 해야하는데.... 그래서 열시쯤 손을 들고, 저희는 먼저 가보겠다, 집이 멀다고 얘기했더니 이제 정리하자고 해서 정리를 했다. 그렇게 강의실에서 열 시에 나왔는데, 친구와 나는 배가 고팠고, 가까운 분식집에 들러 후다닥 그야말로 후다다닥 밥을 먹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친구는 2월강의를 안듣겠다고 했고, 나 역시 어제 아침까지 그런 결정을 내려놓고 이제 편해지자 싶었는데, 어제 강의를 들으면서 또 흥분이 되고 공부하고 싶어져가지고... 난 들어야겠다고 결심했어, 라고 친구에게 말했는데,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에서 환승을 하다가 술취한 아저씨를 보게된 거다. 술에 취해서는 역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아..싫다..피로해...피곤해...저런 꼴 보기 싫어...난 진짜 밤에, 특히 겨울 밤에 늦게 돌아다니는 거 너무 싫어... 안되겠어, 강의를 듣지 않겠어..로 다시 결정 번복... 


어제 집에가 씻고 자려고 누우니 열두시가 넘더라. 그리고 오늘 아침 다섯시 반에 알람이 울려도 일어나기 힘들었고, 결국 05:44에 엄마가 내 방에 들어와서 '너 왜 못일어나' 하면서 깨워가지고 일어났다. ㅠㅠ 그랬는데 목소리가 팍 잠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힘들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졸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 졸리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래서 또다시 결심했다. 안들어, 2월달에 안들어. 그냥 책보면서 혼자 공부할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다가 여름쯤에 강의 생기면 그 때 다시 들을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힘들어 ㅠㅠㅠㅠㅠ피곤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졸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공부하는 거 진짜 너무 신난다. 신난다는 걸로는 이 감정이 제대로 전달이 안된다. 정말이지



씐나~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 중고등학교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대학을 잘갔을거고, 대학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국회의원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국회의원이면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꿔놨을지 모르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하필 공부재미 이렇게 늦게 알아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람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늘 내가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고 그런 완벽함이 아니라,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완벽. 나는 외로움도 심심함도 거의 느끼질 못한다. 그러니까 외롭다거나 심심하거나 이런 감정들이 잘 생기지 않는 거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는 시간을 너무 좋아하고 친구를 만나면 친구를 만나 얘기나누는 걸 그대로 또 너무 좋아하는 거다. 그런데 이렇게 공부까지 하게 되니, 진짜 내가 앞으로 결혼 따위 하지 않고 혼자 지내게 된다고 해도 아무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 거다. 혼자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고 여행도 다닐 수 있는데, 대체 나에게 부족한 게 뭐란 말인가! 공부를 하면서 내가 좀더 완전해지는 것 같다. 그래봤자 완전체, 완벽체라는 건 존재할 수 없겠지만... 내가 너무너무 좋은 거다!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가면서도 그랬다. 그러니까 가기 전에 짐을 챙기고 옷을 입으면서, 아, 겨울여행을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이거 원 옷도 껴입어야 하고 짐 부피도 늘어나고, 여행은 겨울에 할 게 아냐...라고 생각했던 거다. 그런데 막상 블라디보스톡에서 볼 찢어지는 바람을 맞으며 바닷물이 언 걸 보고, 어딜 둘러봐도 얼음이나 눈인 걸 보게 되고, 또 그 언 바다 위를 걷는 사람을 보노라니, 그 자체만으로 너무 신나는 거다! 악!! 너무 좋아!! 여기 왔더니 이런 풍경이 펼쳐지고, 겨울은 겨울대로 이렇게 추운 날씨는 추운 날씨대로 그대로의 생활 풍경을 맞닥뜨리게 돼, 좋아, 흥분돼!!! 막 이렇게 되는 거다. 그러면서 아, 나란 인간 별 수 없구나, 나란 인간, 세상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세팅되어 있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후훗. 참...완벽에 가까운 인간이야, 나란 인간은...



게다가 여행 친구가 너무 좋다! 물론 우리는 그간 여행을 다니면서 서로에게 최적화 된 것도 있지만, 친구는 여행 가기 전에 공부를 막 해오는 스타일이고, 나는 먹을 것만 찾아본 다음에 먹을 것만 계획하는 사람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자, 이제 킹크랩 먹을 차례야' 라고 하면 친구는 지도를 찾고 방향을 가리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자 이제 에클레어 먹으러 가자' 하면 친구는 또 지도를 검색해서 이쪽으로 가야돼, 라고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 나는 때가 되어 '자, 이제 샤슬릭 먹으러 가자' 하니까 또 친구는 '이제 아까 그쪽으로 다시 가야돼' 막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지간에 블라디보스톡 바람이 진짜 너무 씨게 불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인 두 병 든 가방까지 휘청였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인 두 병 안들고 있었다면 러시아 칼바람에 휩쓸려갈 뻔 했다!!!!!!!!!!!!!!!!!!!!! 와인이 무거워서 다행이었지 뭐야!!!!!!!!!!!!!!!!!!!!!!!!!!!!!!!!!!!!



여러분, 와인 두 병 덕에 저는 살아돌아올 수 있었어요!!!



자, 블라디보스톡의 풍경이다. 사실 사진을 더 많이 찍고 싶었지만, 진짜 손시려워 죽을 뻔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찍을 수가 음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손시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손시려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날씨가 너무 추워서 핸펀 방전되기도 했다. 









방전된 핸드폰은 에클레어 먹으러 가서 녹여서 다시 킬 수 있었다.



이 예쁜 에클레어는 먹기 위해 곧 이렇게 초토화된다.



그리고 샤슬릭을 먹기 위해 들어갔던 레스토랑.



우리가 주문한 러시아 스프.






저 옆에 하얀 건 요거트인데 저걸 스프에 부어 먹는 거란다. 우리는 안에 beef 가 들어간 걸 시켜서 먹었는데, 따뜻한토마토스파게티국물맛+순대국 같았달까. 그런데 요거트 부었더니 못먹겠더라 ㅋㅋㅋㅋㅋㅋ일단 막 퍼먹은 다음에, 앞접시에 담아서 요거트 부었더니 ㅋㅋㅋㅋㅋㅋ 한 입 먹고 그건 못먹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샤슬릭은 맛있었다. 나에겐 킹크랩보다 확실히 이쪽이 나았다. 원래 킹크랩 먹을라고 간건데 ㅋㅋㅋㅋㅋㅋ 여행은 뭐 이렇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내가 흥분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게 몹시 좋다. 매우 기쁘다. 그러니까 낯선 곳에 가면 낯선 대로 흥분을 하고, 새로운 걸 알게 되면 너무 좋아서 또 흥분을 하고, 먹을 걸 보면 먹는다고 흥분하고..................(응?)



어쨌든 지금 너무 졸려가지고 ㅠㅠ 2월 강의는 안들을래 ㅠㅠ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공개 2017-02-02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벽한 다락방님!! 너무나 좋네요. ㅋㅋㅋㅋ 이현재선생님 기억해 뒀다가 저도 나중에 강의 들을래요. 봄에요 ^^ 소개해 주셔서 고마워요~

다락방 2017-02-02 10:31   좋아요 0 | URL
네 손짓까지 섞어서 강의를 해주시는 바람에 뭔가 이해가 잘 되더라고요. 게다가 선생님 본인이 갖고 계신 고유의 열정과 흥분이 그대로 다 드러났어요. 전 흥분 드러나는 거 진짜 좋거든요. 어제 강의는 좋았어요. 헤헷. 완벽한 저를 (응?) 좋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1 >.<

아무개 2017-02-0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현재 선생님 강의 들었군요.
여성혐오, 그후 책이 굉장히 좋았어요. 다락님도 꼭 읽어 봤음 좋겠어요.

다락방 2017-02-02 10:31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어제 그 책 쓰셨다고 강의 중에 말씀하시길래, ‘어? 며칠전에 아무개님이 책 전체에 밑줄 긋고 싶다고 한 그 책이잖아?!‘ 하고 생각했더랬어요. 읽어보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뒀어요. 언제 살지는 모르겠지만 다음번 지름에 넣겠습니다!

비연 2017-02-02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라디보스톡... 가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나네요.... 락방님. 멋지세요. 공부도 그렇고 여행도 그렇고^^

다락방 2017-02-02 10:46   좋아요 0 | URL
비연님. 책읽기도 좋고 글쓰기도 좋고 여행도 공부도 다 좋아요. 히힛. 다 좋아서 다 신나고 그래요. 매일 매일 새벽에 눈을 떠서 회사에 나오는 건 너무나 싫지만 ㅠㅠ 이걸 해야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인생은 이런건가봅니다.... 휴우-

캐모마일 2017-02-0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다 읽고 댓글 남깁니다. 강의 걱정하셨는데 정작 내용 설명 읽고 고개를 끄덕 끄덕했어요. 제가 꼭 읽어봐야겠구나 의무감이 생길만큼요. 마무리는 블라디보스톡 먹방으로 끝났는데 어색하지가 않고 아 먹고 싶다 했네요. 홀린 기분이에요.ㅎㅎㅎ

다락방 2017-02-02 17:16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강의 듣는데 뭔가 막 뇌가 깨어나는 느낌이었거든요. 어제 수업 당시에는 막 쑥쑥 빨아들일 것 같았는데, 돌아서면 다 까먹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런데 오늘 프린트물 보고 생각해보니 전부는 아니지만 어느 부분 생각나면서 또 재미있더라고요. 점심시간에는 같이 밥먹는 동료에게도 설명해줬어요. 저 책은 그래서 저도 읽어보려고 해요. 어렵겠지만 도전해볼까 생각중입니다.

홀린 기분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글을 잘 쓴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캐모마일님!! 히히히히히

단발머리 2017-02-06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 이름으로는 추측하기 어려워서 검색해 봤더니 여자분이네요~~ 그 분 책들도 기억해두고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

블라디보스톡은 정말 근사하네요. 저도 추위가 질색이라 추운곳으로의 여행은 정말 별로지만 ㅠㅠ 얼음바다와 에클레어는~~ 아하... 샤슬릭~~~ 눈을 뗄수 없어...
사진 저장했어요.
언젠간 반드시 먹어주리라~~

주경야독 코너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다락방님은 잠이 부족해 피곤하겠지만
매주 읽어가는 이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기에.. ㅎㅎㅎ

다락방 2017-02-06 13:26   좋아요 0 | URL
저도 겨울엔 여행가지 말아야지 결심에 결심을 했지만 막상 가서 언 바다 위를 걷는 사람들을 보는데 괜히 제가 막 신나더라고요. 저는 얼음 바다 위를 걷지도 않았는데 말예요. 여행은..참 묘한 것 같아요. ㅎㅎㅎ

으윽, 저 2월달부터는 안듣겠다고 마음 먹었는데(당장 내일부터 시작이에요), 단발머리님의 댓글을 읽으니 아아, 공부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또 하게 되고요.. 아아 오늘 또 충분히 고민하고 갈등해봐야겠어요. 아니야, 안듣기로 했으니까 듣지 말아야 해...피곤해..... 아니야, 그렇지만 공부 재미있잖아, 하자.... 이러다가. 아아.

요즘엔 그런 생각해요. 공부를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도 있지만, 자기가 공부한 걸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다, 공부의 궁극적 의의는 거기에 있는 게 아닌가..하는 거요.
저는 오늘 또다시 고민하겠습니다. 훗.
 
우리는 만날 수 있을까요?
김연지 지음 / 처음북스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인과 이별한 지 며칠 안됐을때였다. 여전히 마음이 아팠고 헤어지자고 말을 했던 내 자신이 좀 부끄러웠고 또 상대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 남아있을 때,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택시를 탔다.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택시 기사님께 애인하고 헤어져서 슬프다고 얘기를 했다. 이 위기를 넘겼어야 했는데 나는 넘기지 못해 헤어지자고 말했고, 그래서 그게 몹시 미안하다고. 그 날 나를 처음 본 기사님은 내게 '아가씨가 그 사람을 좋아한 만큼은 딱 그 만큼이었던 거예요" 라고 하셨더랬다. 나 역시 그걸 알고는 있었지만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낯선 사람으로부터, 그간의 내 사정과 성격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듣는 그 말은 당시의 꽤 큰 위로가 되었다. 맞아,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만큼은 딱 이만큼이었던 거야. 나는 스스로를 더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김연지'라는 저자에게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데이트하는 어플 을 통해 뉴욕에 사는 남자를 알게 된 저자는, 일년반 동안 그와 연락을 유지하면서 사랑을 느끼게 되고 그래서 그가 있는 뉴욕으로 그를 보기 위해 슝- 날아간다는 게 큰 줄거리다. 연락을 하는 동안 그들은 서로 친해지고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되고 또 서로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여느 연인들처럼 싸우고는 '다시는 연락하지마!'를 반복하기도 하고, 그렇게 싸우다가 '사랑해' 한마디에 풀리기도 하는, 그런 평범한 연인. 물론, 그들이 아직 서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은 보통의 연인과 아주 크게 다른 점이다.



그러나 이들의 만남은 엇갈린다. 여자가 화가 나 데이트하는 어플을 지우고 있다가 다시 설치해보니 그로부터 연락이 와있었고, 그 사이에 그는 한국에 나흘간 머무르면서 마지막 날 네 얼굴 잠깐 볼까 연락했었다, 라고 했다. 그러나 연락이 안돼 만나지 못해 돌아가야 했고, 그를 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여자는 결국 3개월간 뉴욕에 머무르고자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지만, 남자는 그 기간동안 시애틀로 출장 가있다가 바로 한국으로 휴가를 간다고 했다. 열네시간을 날아 뉴욕까지 갔지만 여자는 남자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그와 함께 가보고 싶었던 여자는 혼자 술을 마시고 외로움에 흐느끼기도 하지만, 뉴욕의 생활에 차츰 적응하며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공부에 대한 욕망도 샘솟는다. 많은 것들이 여자를 자극하는 가운데 남자를 이곳에서 만나지 못할거란 생각으로 계속 괴로워하긴 하지만, 긍정적인 그녀의 성격은 이렇게라도 뉴욕에 올 수 있게 해준 그에게 감사한다.



사랑은 내밀한 것이고 연애 역시 둘만의 것이라, 제삼자가 알지 못하는 둘 만의 은밀한 사연이 둘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기정 사실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이 그 연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부질없다. 여자도 책의 말미에 자신이 남자를 더 많이 좋아했다는 사실에 대해 언급하긴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남자가 이 여자를 많이 좋아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남자는 여자가 화나고 토라졌을 때 전화선을 통해 '사랑해'라고 말하면서 여자를 달래주고 여자를 순간 구름 위로 올려놓기는 하지만,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만큼은 딱 그만큼, 그러니까 나흘간 한국에 갔을 때 마지막날 '잠깐 만나볼까' 하고 연락하는 딱 그만큼이었던 것 같다. 여자가 열네시간을 날아 뉴욕에 온다고 하지만, 자신의 출장과 휴가 스케쥴을 변경할 순 없는, 딱 그만큼. 이렇게 열정적이고 뜨겁고 게다가 뉴욕에서는 아주 많은 낯선사람들로부터 예쁘다, 근사하다, 모델이 되어달라 등등의 찬사를 듣는 여자가, 자신에게 움직이는 데에는 좀 망설이는 남자를 마냥 좋아하는 것은 좀 무모해 보였지만, 사랑이란 게 어디 이성으로 되는 것인가. 그러나 사랑 그리고 이별에 이르기까지 사람은 그 과정에서 배우고 깨닫는 게 있다. 여자는 남자를 보려는 목적으로 뉴욕에 갔지만, 뉴욕에서 많은 자극을 받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정한다. 결국 뉴욕이란 곳에 다시 가고 싶게하고 또 새로운 꿈을 꾸게 하는 좋은 동기가 '사랑'이었다. 이런 여자라면 앞으로 무얼 하고 또 누굴 만나도 쭉쭉 뻗어나가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보이지 않는' 사랑이란 것은 과연 사랑일까, 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소설,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에서 에미와 레오는 많은 감정을 나눈다. 상대로부터 이메일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컴퓨터만 쳐다본다. 영화 《her》에서는 심지어 실체가 없는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지는 남자가 나온다. 사랑이 주는 설레임과 두근거림, 그리고 사랑이 주는 서운함과 고통까지도 그들은 모두 느낀다. 그렇지만 그들이 만나고나면?



그건 단순히 잘생기고 못생기고의 문제가 아니다. 포온세엑스로 알게 됐던 남자와 여자가 만나게 되는 영화 《나의 PS파트너》에서 둘은 어쩌다보니 상대가 지성이고 상대가 김아중이었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다고 해서 내 사랑이 더 굳건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메일로, 문자메세지로, 통화로 서로에게 사랑을 느꼈다고 해도 만나서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만났는데 이 사람이 술에 취해 괴상한 눈빛으로 나를 볼 수도 있고 보이지 않을 때는 지켰던 예의를 보이고 나서는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 상대에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습관, 냄새, 버릇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고, 전화 상으로 '사랑해'라고 수없이 속삭였지만 쩝쩝거리면서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정이 떨어질 수도 있다. 물론 만나서 더 좋을 수도 있다. 나 역시 만나서 좋지 않았던 경우가 있었고 더 좋았던 경우가 있었는데, 만나서 훅 갔을 때는 정말이지, 상대가 잘생긴 것과는 거리가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멀었는데도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더랬다. 이처럼 만나서는 아주 많은 '다른' 경우의 수가 생긴다. 사랑한다는 말은 흔하지만, 내 경우에는,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을 이렇게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물론 '나는 지금 이순간 사랑을 느끼고 이걸 그대로 표현할거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살면 된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사랑한다는 말에 책임을 지고 싶은 사람이고, 이 사람과 나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단순히 문자로, 목소리로 사랑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다른 면들을 보지도 않은 채로 '사랑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여자는, 책 속의 묘사로 보건데, 똑똑하고, 사랑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자신을 들여다보려는 사람이고. 나는 여자에게 어떤 조언도 해줄 수 없고 또한 조언할 위치도 아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살고 또 각자의 사랑을 한다. 이 책은 한 여자가 한 남자를 만나기 위해 뉴욕으로 갔다는 굵직한 줄기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거기에 붙은 많은 가지들은 뉴욕 여행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타이틀에도 <여행 에세이>라고 되어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움직이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뉴욕을 좋아한다. 게다가 책 속 주인공처럼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요소가 많이 들어있는 책이었지만, 그런데 이 책이 좋지는 않다.


이 책은 여행에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그녀의 '미스터 프린스턴'에 대한 사랑 고백이다.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했던 순간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고백이랄까. 읽다가 중간에 '이 책이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을까' 잠깐 궁금했다. 저자는 이 원고를 들고는 출판사로 찾아간걸까?



음, 남자는 딱 그만큼만 좋아했던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한 것처럼 이 책은 딱 이만큼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7-02-01 0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 등록하려는데 ‘광고,도박,음란성 글은 게시가 안된다‘고 에러 뜨길래

데이트앱→데이트하는 어플
폰섹스→포온세엑스

로 부득이하게 수정하였음을 밝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니까 등록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17-02-01 18:38   좋아요 1 | URL
광고, 도박, 음란성 글은 자제해주세요ㅋㅋ

다락방 2017-02-02 08:11   좋아요 0 | URL
네 주의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와같다면 2017-02-01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만큼 괴로웠던 기억.. 끊없는 자책과 후회..

‘그 사람을 좋아한 만큼은 딱 그 만큼이었던 거예요‘ 딱 그만큼..
비로서 숨이 쉬어지고 위로가 됩니다

다락방 2017-02-02 08:11   좋아요 1 | URL
위로가 된다니 다행입니다, 나와같다면님.
딱 그만큼인 정도가 끝나면 또다른 관계, 또다른 감정이, 또다른 방식으로 시작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제 숨 잘 쉬고 삽시다, 나와같다면님.
:)
 

블라디보스톡!
모자 푹 눌러 쓰고 장갑 끼니 걸을만 합니다.
굿나잇.


댓글(9) 먼댓글(0) 좋아요(4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꼬마요정 2017-01-29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을 빼앗길 풍경입니다~ 모자와 장갑, 담요를 두르고라도 걸어보고 싶군요. 다락방님~ 굿모닝~^^

꿈꾸는섬 2017-01-29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라디보스톡~
멋져요!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hnine 2017-01-29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파리, 런던, 뭐 이정도가 아니라, 블라디보스톡이라고요??

세실 2017-01-29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다운 여행!
다락방님처럼 여행가고 싶어라.

2017-01-29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7-01-29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흠다운사진.... ^ㅠ^

시이소오 2017-01-29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락방님은 허튼 소리 안하시군요.
1년전 부터 말씀하시더니 정말 또 가셨네요. 얼마전 읽은 도진기 소설의 주요 무대가 블라디보스톡이었는데 그렇게 춥다고. 감기 조심하시고 무사귀환 하시길 ^^

몬스터 2017-01-31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와----- 멋지네요

고양이라디오 2017-02-01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소리를 내뱉을 정도로 멋진 사진입니다. 요즘 러시아 여행가는 분들 많다고 하던데. 다락방님이 다녀오셨군요.
 





노동자들의 행동에는 언제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열악한 노동 조건, (적절한 것과는 거리가 멂에도 불구하고 강자의 논리에 따르면) 적절한 보수, 사회적으로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오랫동안 견뎌왔던 노동자들이 일을 중단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당연히 주주들의 악랄한 남용이 작용했을 겁니다.
노동자들이 언제 수익 배당금, 주식 매입 선택권 업무용 고급 승용차, 개인 잠수함, 제트기 따위를 요구하며 파업하는 것을 본 적 있나요?
반면 수익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만 할 수는 없는데도, 이윤에 대한 주주들의 욕망은 한도 끝도 없이 높아만 가요.
어린아이가 사탕 봉지에서 그 작은 주먹으로 사탕을 한 움큼 꺼내면, 보통 다시 내려놓으라고 충고하잖아요. "그렇게 많이 먹으면 안 돼!" 라고요.
그런데 왜 우리는 억만장자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죠?
그러면 안 돼!
혼자 다 먹어버리면 안 돼.
케이크는 한 조각만 먹어야지.
옷을 입은 채로 수영장에 뛰어드는 거 아니야!
다른 사람들의 인생이 망가지든 말든 오직 수익만 생각하고 공장 문을 닫으면 안 돼! (p.134-135)

아, 참.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그리스 파산, 유럽 부채, 긴축 재정, 이런 모든 것들이 우리하고는 상관없어? 뭐 변하는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아니, 상관있다고?
그게 자기 아이디어였어?
왜 그랬어. 불쌍한 그리스 사람들!
아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와 내기를 한 거였다고. (조지는 세계 70억 인구 중에 스물세 번째 부자예요. 그는 내기를 너무 좋아해요. 문제는 돈이 많디 보니까 로또를 사도 배합 가능한 모든 번호를 살 수 있다는 거예요.)
자기는 어느 쪽에 걸었는데?
유럽 경제가 붕괴되고 이자율이 인상된다는 데에? (p.103-104)

그중에서도 여전히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고, 비리와 특혜의 선봉에 서 있는 기업은 삼성이다. 최순실에게 35억 원을 던져주고, 국민들이 한두 푼 모아 만든 국민연금에서 7천 9백억 원을 축내면서 8조 원을 주머니에 챙긴 대범한 자들의 이름은 이 책의 첫장에도 꼼꼼히 등장한다. 이건희,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홍라희... 한 패밀리가 수세대를 걸쳐 법치를 무력화시키며, 국가의 근간을 뒤흔들어왔다. 그러나 그들은 단 한 번도 감옥의 문턱을 밟지 않았다. 슈퍼리치들의 행태는 세게 어디서나 같다. 그들이 무너지면 이 나라도 같이 무너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이 하는 짓을 눈감아줘야 한다고 믿는 노예들이 있는 한, 그들은 점점 더 가혹하게 지구와 그 위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을 파괴할 것이다. ( p.19)

-당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십시오. 그렇게 되면 당신은 아침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이력에 좋을 것 같다고 판단되어 좋아하지 않는 일을 계속 이어간다면 제정신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노후를 위해 섹스를 참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p.174, 워런 버핏의 명언 베스트 중)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1-26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7-01-26 1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 돈은 모두S 가족들이나 친인척이 다 쥐고 있군요.. 흠...... 이럴 수 가.

[그장소] 2017-01-26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녈 가계도 를 그림이 빠르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