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함께 읽기 책은 '캐런 윌슨-부터바우'의 [아기 퍼가기 시대] 입니다.

이 페이퍼를 쓰기 직전에야 제가 이 책을 아직 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어 부랴부랴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두부스낵과 함께.. 샤라라랑~
















3월은 '조앤 스콧'의 [젠더와 역사의 정치] 입니다.
















4월은  '수지 오바크'의 [몸에 갇힌 사람들] 입니다.

















5월은 '클레어 혼'의 [재생산 유토피아] 입니다.


 















음, 아마도 5월이 우리가 여성주의 책을 같이 읽는 마지막 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자, 함께 읽는 동안 열심히 읽어봅시다.

여러분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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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1-3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진짜요??? 😱😱😱😱😱

잠자냥 2025-01-31 15:09   좋아요 0 | URL
웅 이제 혼자 읽어!!🔥

다락방 2025-01-31 15:21   좋아요 0 | URL
네, 현재 계획은 그렇습니다!!

햇살과함께 2025-01-3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지금 구매해요. 두부스낵과 함께…

다락방 2025-01-31 15:57   좋아요 1 | URL
두부스낵이란 무엇인가.. ㅎㅎ

단발머리 2025-02-0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구매 전입니다. 고백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부 스낵도 같이 올 거에요. 지난번에도 주문했는데 저는 맛도 못 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03 08:48   좋아요 1 | URL
저는 구매했습니다. 두부 스낵과 함께 제게 오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빅토리아 시대의 언론은 인도 항쟁에 관한 단편적인 기사와 과장된 현장 소문을 보도하여 대중들 사이에 집단적인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사실 기사와 소문은 거의 구분되지 않았다. - P133

하지만 매춘에 대한 국가의 통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1869년 전염병 예방법 폐지를 위한 두 개의 단체38)가 결성되고, 그후 10년간 이 법을 폐지하라는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전개되었다. 구빈 운동을 하다가 우연히 매춘부의 실태에 접근하게 된 조세핀 버틀러 Josephine Butler(1828-1906)가 이 캠페인의 지도적 역할을 맡게 되었다. 버틀러는 매춘 여성들의 권리와 자유를 옹호했는데, 이러한 생각은 매매춘에 대한 최초의 페미니즘적 설명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매춘 여성이 곧 매매춘이었던 등식에서 벗어나, 버틀러는 매매춘에 관련된 남성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여성이법적 차원뿐만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차원에서 열등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매매춘이 생겨났으며, 책임과 애정이 없는 섹스를 추구하는 남성들의 부도덕성이야말로 매매춘을 낳게 한 본질적인 원인이라고 버틀러는 주장했다. - P174

피터 게이Peter Gay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공포는 태곳적부터 있었지만, 그것이 대중 소설이나 의학 논집의 두드러진 주제로 부상한것은 19세기라고 주장한다. 특히 19세기 후반부에는 공적 영역에서 여성의 힘이 드러나면서 남성들에게는 더 큰 위협이 되었다는 것이다. 8) 이런 상황에서 여성에게 성욕과 <오르가슴>이 있음을 인정한다는 것은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성을 둘러싼 엄청난 권력을 공공연하게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르가슴>을 통해 여성은 남성의 성적 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하며 위계를 매길 수 있는 권력을 쥐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이고도 과학적인> 지표들은 종종 <도덕>이라는 더욱 강력한 요소에 의해 그 권위가 전복되거나 굴절, 은폐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기존의 성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도덕>으로 <과학>을 제압하는 현상이 그것이다. - P181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소년의 개별적 정체성과 집단적 삶 사이에는 늘 긴장이 존재한다. 상급생이 하급생을 마구 부려먹는 패깅fagging 제도에 대하여 톰은 끊임없이 반항한다. 그러면서도 결국그 불합리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으로 톰이 선택하는 방법은 또다른 <팀 스피리트>의 창출이다. (8장) 다수의 저학년 패그들이 단합하여 자신들을 괴롭힌 상급생들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복수를 꾀한 것이다. 이것은 거대한 제국주의 시스템 속에서 식민지들이 선택하는 저항의 기제조차도 중심부에서 만들어낸 방식 자체를 차용(모방)할 수밖에 없는 제국주의의 본질 자체와 일맥상통한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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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67페이지 읽는중인데, 그런데 이만큼 읽었어도 너무 재미있다. 뒤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너무 궁금하고 형광펜으로 밑줄 박박 그으면서 읽고 있다.


'19세기', '영국' 의 젠더형성이라는 부제를 보면, 사실 그걸 지금 대한민국에 사는 내가 굳이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는데, 와, 서문부터 너무나 재미있네요. 


지금까지 읽은 내용을 요약하자면 19세기 영국은 전세계 4분의 1을 식민지로 가지고 있었고 그중 가장 욕심나는 식민지가 인도였는데, 처음에는 인도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고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는듯 하다가 점점 더 강압적으로 변했고, 이러다 영국군으로 복무하던 인도인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이때 불만 품던 다른 인도 사람들도 함께 거리로 뛰쳐나와 '인도항쟁'을 시도했는데, 인도인들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영국은 '어라? 얘네들이 반란을 할 수도 있네?' 이래가지고 더 강압적이 되어버렸다는거다. 그러면서 백인 영국 남성이 인도 남성들에 비해 얼마나 더 우월한지 보여주고 드러내기 위해 남성성을 퍼뜨렸고 이걸 보여주려고 연기했던 영국인 남성들은 어느틈에 연기가 난지 내가 연기인지 모르게 되었다는 것. 식민지에서 인종간의 강약을 보여주려는 시도는 어쩔 수 없이 성별 위계로도 연결되고 이 위대한 '남성성'은 여성 착취로도 이어졌다는거다.


이 과정에서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학자들과 또 이름만 아는 '호미 바바' 가 소환되고 우리가 함께 읽었던 '이리가레이'도 언급되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라면 이리가레이도 시도해볼만하지 않을까,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하여간 진짜 너무 재미잇어서 사람들아, 이 책 다들 한 번씩 읽어봐!! 하고 싶다.


밑줄을 정말 많이 그었지만, 특히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의 상황과 '그 뒤'가 너무너무 궁금해졌다.


당시 문서에 기록되기도 했던 사례인 인도의 라자Rajah(왕자)와 영국 하층민 출신 백인 여성의 결혼은 계급 불평등 문제까지 내포하고 있었다. 인도인 남편에 대한 백인 여성의 종속은 영 제국이 추구하던 인종간의 위계질서를 뒤집는 것이었고, 게다가 영 제국 내의 계급 질서 또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원래 하층민 출신이므로 영국 상류층에서 배척되어야 마땅한 그 백인 여성이 이제는 인도 왕자의 부인으로서 런던의 최상위 계급에 편입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p.57



식민지 초기에는 영국 백인남성과 인도 원주민 여성들과의 결혼이 장려되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인종간 결합보다는 축첩 관계가 권장되었고 그러다 나중에는 성매매로 이어졌다고 한다. 영국 백인 남성과 인도 여성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는 차별 당했다는데 그 아이가 대체 무슨 잘못이 잇나요?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냐? 하여간, 나는 위 인용문이 너무 재미있었다. 강인한 남성이 약한 식민지의 여성과 결합해야 하는데, 아니 세상에 식민지의 남성이 영국의 여성과 결혼했대. 미치겠는거지. 그런데, 만약 영국에서 살았다면 배척되었을 하층민 여성이, 갑자기 인도의 왕족이 되어버린 겁니다.. 영국인들의 대혼란....영국인들은 이제 그녀를 어떻게 대했을까? 뒷이야기 너무나 궁금하네요. 그런 한편, 이런 식의 결혼이 더 많이 이루어졋으면 좋겟다고 생각했다. 계급을 없애버리는게 궁극적 목적이지만 그러나 그것이 없어지는 일은 쉽지 않을 터. 일단 상위 계급을 차지한 사람은 평등을 싫어하잖아요?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고 입으로는 부르짖지만 어디 그런가. 계급 있는거 나도 알고 너도 알고 그래서 어쩐지 누군가는 한껏 잘난척하고 누군가는 잔뜩 움츠러든다면, 이런 계급과 계급 사이에 대혼란을 일으키는 결합이 마구마구 생겨서 나중엔 대혼란의 시기가 왓으면 좋겠는거다. 아, 내 심부름 하던 저 사람이 내 위가 되었네? 막 이런 걸 사람들이 다 너무 자주 겪어가지고 나중에는 '지금 내가 내 밑에 있다고 이 사람 함부로 대하다가는 나중에 이 사람이 내 위로 올라올지도 모른다'는 거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중엔 그들도 어찌될지 몰라서 쪼그라드는 이런 계급사회 말고 우리 모두 평등으로 퉁치자!! 이렇게 되지 않을까. 계급 대혼란 넘나 재미있다..



이제 점심시간이구나. 후훗.


여러분, 이 책 재미있습니다. 너무 재미짐. 읽어보시라!!

맥클린톡은 <여성들이 세계 노동의 3분의 2를 감당하면서 전 세계 수입의 10퍼센트를 벌어들이고, 전 세계 재산의 1퍼센트에도 못 미치는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세계에서, ‘탈식민주의‘의 약속은 계속해서 미루어진 희망의 역사였다>고 지적한다. - P27

장교, 상인, 의사, 성직자와 같은 영국 개개인들은 제국주의의 정치적, 사회적 정책들이라는 좀더 큰 틀 속에서 그 정책을 강화하고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인도에 있던 영국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도록 스스로의 행동을 통제하고, 영 제국의 이미지 강화에 부합되는 범주나 규범적인 행동의 기대 수준에 맞춰 자신의 태도를 적절히 결정해야 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인종과 계급 또는 성 정체성에 대하여 그다지 뚜렷한 자의식이 없던 영국 소년이 인도에 도착하자마자 곧 자신이 영국 백인 남성이며 동시에 지배 엘리트 계급의 일원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 - P40

제국주의적 맥락에서 시작된 남성성의 개념이 단지 인도라는 식민 공간에 국한되지만은 않는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다시 말해서 영국적 남성성은 식민지뿐만 아니라 본토의 빅토리아 시대 영국 남성들의 성 정체성을 규정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다는 것의 필자의 주장이다. 19세기 후반 서구 세계에서 이미 하나의 전형으로 굳어졌던 강하고, 정력적이며, 냉철함으로 대표되는 <영국 남성성>은 제국주의와 더불어 성장했고, 식민 통치를 영속하기 위한 식민 전략으로 기능했다는 시각이다. - P40

1929년에 발표되었던 리비에어(Joan Riviere)의 매스커레이드masquerade(가면극) 이론은 기본적으로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여성의 사회적 행동을 설명한다. 현재의 전통적 개념의 여성성을 과장되게 표현할 경우에만 그들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성성을 갈망하는 여성들이 여성다움이라는 가면을 쓰지 않고서는 남성들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피해갈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결국 여성스러운 행위는 특정한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외형적인 자기 재현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러한 매스커레이드를 통해 위장된 본질은 가면을 쓴 정체성과 본질에 대한 구분이 사라지면서 그 행위 주체의 내면화된 본질이 된다. - P42

이러한 <역할극>은 반드시 외부로 공연되는 선에서 그치지 않았다. 리비에어가 언급했던 가면을 쓴 여성성과 비견되는 가부장적인 남성성의 퍼포먼스는 차츰 영국인들의 정신을 지배하여 내면화되기에 이르렀다. 후천적 정체성을 향한 모든 자기 재현은 궁극적으로 주체가 자신의 행위를 선천적인 것이라고 믿게 만든다. 결국 제국주의자로서의 자기 믿음은 가상의 인종적 우월성을 성공적으로 전파하기 위한 첫 걸음이 된다. 그리고 제국주의자들은 <이상적인> 정체성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데서 헤어나지 못하고 인종간 위계질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지니기 때문에 그 정체성에 대한 오해나 균열을 최소화해 간다. 그런 까닭에 제국주의자로서의 위상을 위해 인도의 영국인들은 남성다운 가면극의 퍼포먼스가 븐드시 필요했고, 그렇게 생성된 성적, 인종적 정체성을 본래의 고유한 것으로 믿게 되었다. - P49

강인한 남성성에 바탕을 둔 식민 지배자의 이상적인 정체성 퍼포먼스는 식민 피지배자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지배자 스스로의 자기훈육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결국 후천적인 정체성에 대한 자기 믿음은 인종적 우월성이라는 식민 이데올로기 담론의 생산과 소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첫 단계였다. - P50

스톨러는 인도 여성을 첩으로 들이는 것 자체가 이미 인도 여성을 착취하는 것이지만, 성매매는 그보다 더 심각한 착취라고 지적한다. 매매춘이 활성화되면서 인도 여성은 백인 남성의 성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박탈당하고 상업적인 성매매 도구로 간주되었다. 인도 여성과 개별적 관계를 맺는 것은 감정이 개입될 위험이 있었지만 사회 현상으로 대두된 매매춘은 제도로서 통제될 수 있었다. 축첩은 인종간의 구분을 떠나 동등한 남녀 관계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인도인 매춘 여성과 백인 유럽 남성 간의 상업적인 성 관계는 제국과 식민지 관계 속에 내포된 경제적, 성적 권력의 불균형을 응집하여 서양인의 인종적 우월성을 더욱 강화시켰다.
따라서 매매춘은 식민 정책의 차원에서 결혼이나 축첩과 같이 인종 간의 구분을 모호하게 할 위험한 제도들보다 더 선호되었을 뿐 아니라, <비정상적인> 성행위에 대한 해독제 역할도 수행했다. - P54

당시 문서에 기록되기도 했던 사례인 인도의 라자Rajah(왕자)와 영국 하층민 출신 백인 여성의 결혼은 계급 불평등 문제까지 내포하고 있었다. 인도인 남편에 대한 백인 여성의 종속은 영 제국이 추구하던 인종간의 위게질서를 뒤집는 것이었고, 게다가 영 제국 내의 계급 질서 또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원래 하층민 출신이므로 영국 상츄층에서 배척되어야 마땅한 그 백인 여성이 이제는 인도 왕자의 부인으로서 런던의 최상위 계급에 편입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 P57

매매춘을 제도로 허용하면서도 매춘 여성들에 대해서는 타락하고 퇴폐적인 존재로 손가락질했다.
영국인과 인도인 사이의 성적 결합은 영국 남성과 인도 여성의 관계에만 국한되지는 않았다. 흔하지는 않았지만 백인 여성과 원주민 남성 사이의 성 관계는 영 제국의 이상을 불안정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 P56

식민 정책의 핵심에는 인종 차별 외에도 성적 이분법을 강화하는 극대화된 넘성성이 놓여 있었다. - P59

리비에어의 가면을 쓴 여성들은 그들 자신뿐 아니라 타인, 즉 남성을 위해서 여성다움을 연기하며, 그 과정에서 여성이라는 본질과 여성다움의 행위는 분리되지 못한 채 동일시된다. 제국주의 이상을 꿈꾸는 남성들도 자신과 같은 백인 남성들을 위해, 그리고 관람하기를 강요받은 관객, 즉 식민 피지배자들을 위해 자신들에게 요구되는 남성다움을 실행한다. 동시에 그러한 가면극으로서의 남성성을 고유한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내면화시킨다. 그리고 백인 남성의 행위를 관람하도록 유도당하거나 강요받은 관객들은 제국주의의 이상을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차원에서 백인이 연출한 가면극 속의 일원이 된다. - P60

이리가레이는(Luce Irigaray) 리비에어의 가면극 이론을 사회적 행동 규범에 대한 비자발적 순응으로 해석하는 반면, 흉내내기에는 가면극 이론에 부재한 행위자의 의도성이 내포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흉내내기는 사회적인 행동 규범을 의도적으로 모방하여, 흔히 풍자적인 특성을 지닌다고 설명한다. 이리가레이는 여성성의 가면극 행위에서 여성은 본래의 자신을 상실하게 되지만, 흉내내기의 여성은 의도적으로 여성스러운 역할을 연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곧 흉내내기를 통해 순종이라는 가면의 형태를 당연시하여, 이미 그 행위에 대해 반기를 들기 시작한 것이라고 이리가레이는 해석한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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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1-23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표지는 세상 재미없는 학술서적 같은데.. 재밌군요?! 일단 담아갑니당 ㅎㅎ

다락방 2025-01-24 12:07   좋아요 1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표지는 진짜 어렵고 재미없게 생겼잖아요? 그런데 엄청 재미있어요. 한 장 한 장이 너무나 씐납니다. 너무 좋은책 입니다. 강추합니다!!

은하수 2025-01-23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보면 자꾸 요약페이퍼 써야될거 같은 욕구가 솟구치지 않나요???~~
읽은지 얼마안돼 그런지 가면극과 흉내내기 비교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5-01-24 12:08   좋아요 1 | URL
이 책 읽은 후라면 호미 바바 도 루스 이리가레이도 어쩐지 더 잘 읽힐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랄까요. 후훗.
너무 재미있어요, 은하수 님. 책장이 넘어갈 때마다 재미있고 기쁩니다. 어떤 깨달음의 순간이 확~ 하고 자꾸 찾아오는 것 같아요. 가면극과 흉내내기도 그랬고요!!

단발머리 2025-01-23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너무 재미있어가지고 ㅋㅋㅋㅋㅋ 이 책 시리즈로 있는 대우학술총서도 막 검색해 보고 그랬는데, 관심 있는 책들은 품절된 것도 많더라구요. 다락방님 이 책 어떻게 찾으셨대요? 진짜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저는 식민지 남성(왕자)과 백인 여성(하층민)의 결혼을 마주했을 때의 사람들의 혼란에 대해 읽으면서.... 백인 남성과 흑인 여성의 결혼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이 생각나더라구요. 지금도 완전히 그 부분이 해소된 거는 아니라서요. 백인들은 위계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불안을 느꼈을 것이고, 흑인들은 당연히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흑인첩에 대해 생각할 수 밖에 없었을 거 같아요. 차이를 강조해야만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기에 어떤 식으로는 ‘이론‘을 만들어내야만 했던 백인들의 절박함에 대해서도 살피게 되었구요.
재밌게, 신나게 잘 읽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5-01-24 12:14   좋아요 1 | URL
저 단발머리 님의 이 댓글 읽고 방금 대우학술총서 시리즈 죄다 훑어봤는데요, 아니, 지금 우리가 함께 읽고 있는 이 책이 그나마 제일 접근하기 쉬워보이네요? 게다가 제일 흥미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하하하하. 저는 진짜 이런 책을 어떻게 찾았을까요? 여러분과 좋은 책을 함께 읽고 싶다는 저의 간절한 바람은 저를 좋은 책으로 이끕니다.. 샤라라랑~ ㅋㅋㅋㅋㅋ

저 아주아주 오래전에 ‘스팍이크 리‘ 감독의 <정글 피버>란 영화를 봤었는데요, 거기에서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이 서로 좋아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백인 여성의 아버지가 그걸 알고 아주 난리가 나서 딸을 때리더라고요. 그 때 되게 충격받았었어요. 현대물이었는데(라지만 지금 검색해보니 1991년 영화네요), 아니, 흑인 남자하고 사귀는게 저렇게 맞을 짓이야? 생각했었습니다. 백인 여성이 흑인 남성과 교제하는건 백인 남성이 흑인 여성과 교제하는 것과는 아주 다른 의미로 백인들이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위계가 달라지는 공포심이랄까요. 저도 재미있고 신나게 잘 읽고 있습니다만, 요즘 시간 들여 오래 읽지를 못하고 있는 탓에 이번달 안에 읽을 수는 있을지... 하여간 잘 읽어 봅시다. 너무 재미있어요!! >.<

책읽는나무 2025-01-23 2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여성주의 책을 안 읽다가 오랜만에 읽는지라 저도 처음엔 어려우면 어쩌지? 그러고 시작했었거든요. 학술총서 시리즈라잖아요?^^ 근데 읽을 수록 재밌어서 내가 드뎌 독서력이? 하며 착각했더라는.ㅋㅋ 암튼 술술 읽히는데 아직도 지금 4장 겨우 읽고 있어요.
영국 신사, 그리고 집안 천사란 용어가 만든 프레임에 갇힌 민낯의 찌질함에 참나…그러면서 읽고 있구요.

다락방 2025-01-24 12:15   좋아요 2 | URL
저는 이제 겨우 2장 읽고 있는걸요, 책나무 님!
저도 학술총서인데 너무 잘 읽혀서 아아 나 넘나 똑똑해졌구나.. 했답니다? 우리 똑똑해졌다고 생각하고 읽어갑시다. ㅋㅋㅋㅋㅋ 남은 부분도 재미있게 읽으세요, 책나무 님!! :)

감은빛 2025-01-24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확한 사례를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나라 왕족 혹은 귀족(양반 말고 일제시대 귀족) 중에 일본 여성과 결혼한 예는 제법 많을테고, 그 중에 일본 귀족이 아닌 평범한 여성도 분명 있었을 것 같아요. 예전에 근대문화유산 답사 다닐때, 대한제국 왕족이라는 사람이 자주 왔었는데, 그 분의 아버지가 왕족이었고, 어머니가 일본인 여성이라고 했어요.

다락방 2025-01-24 12:17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도 이 책 한 번 기회되면 읽어보세요. 너무 재미납니다. 뒤로 가면 문학작품들도 여럿 나오는 것 같은데 그러면 또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후훗. 책 읽는게 너무 재미있어요. 하하하하.

감은빛 2025-01-24 12:32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께서 권하는 책이니 읽을게요. 보관함에 담으려고 보니 익숙한 시리즈인 대우학술총서군요. 아카넷 책이구요. 지금은 연락을 자주 하지 못하지만, 한때 출판계에서 제일 친했던 친구가 아카넷 영업부장이었어요. 아카넷 출판사 대표님이 대우 출신이고, 대우가 엄청 잘 나갔던 시절에 계셨다고. 술자리에서 아카넷 이야기를 제법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1인 출판사 대표 겸 작은 지역 서점 대표 겸 문화 기획자 겸 대학 강사로 일하는 데, 얼굴 본지 제법 오래되었군요.

잠자냥 2025-01-28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아요만 누르지 말고 책 좀 읽어!!!🤣🤣🤣

다락방 2025-01-31 10:04   좋아요 0 | URL
읽었고 구매자평도 썼고 페이퍼도 한 편 썼습니다! 네, 작업실에 있다는 뜻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많은 분들이 요며칠 책을 못읽고 계실 것 같습니다.

여성주의 책 완독을 향해 가시던 분들도 아마 남은 페이지들을 더 넘기지 못하셨을것 같고요.

오늘 아침엔, 우리는 왜 자꾸 합동분향소를 설치해야 하는걸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왜 자꾸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게 되는걸까요.


나름 쓰고 싶은 글들이 있었는데 차마 쓰지 못하다가, 퍼뜩 말일이라는 게 생각나 같이읽기 책은 공지하려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1월은 '설혜심, 박형지' 의 [제국주의와 남성성] 입니다.



책소개를 보면 '19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제국주의의 맥락에서 남성성이 어떻게 정의되고 작용했는지 고찰한 연구서다. 영국사와 영문학이라는 다른 두 분야의 전공자가 탈식민주의와 페미니즘의 이론을 바탕으로 제국주의와 젠더라는 주체를 조망하고 있다' 라고 되어있는데요,


제국주의, 탈식민주의...

학술서라 읽기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우리 한 번 읽어봅시다. 











2월은 '캐런 윌슨-부터바우'의 [아기 퍼가기 시대] 입니다.
















3월은 '조앤 스콧'의 [젠더와 역사의 정치] 입니다.
















4월은  '수지 오바크'의 [몸에 갇힌 사람들] 입니다.

















5월은 '클레어 혼'의 [재생산 유토피아] 입니다.


 

2024년 12월에 우리가 함께 읽었던 마리아 미즈의 책에서 생명공학, 과학의 발전과 윤리에 대한 부분을 읽고나니 이 책이 과연 무슨 말을 할지 더 기대가 됩니다. 읽어보면 또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읽기 전의 지금으로서는 마리아 미즈의 논조대로 이 책이 펼쳐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여러분 힘냅시다.

그리고 2025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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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12-3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25년에 만나요! 책이라도 읽을 수 있어 다행인 요즘입니다..

다락방 2025-01-02 07:59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 님, 새해가 밝았습니다. 1월1일은 벌써 지나가버렸네요. 하루하루 아쉽지 않도록 우리 열심히 읽고 씁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거리의화가 2025-01-02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역시나 알찬 책들이 많아요. 1월의 책부터 기대 가득합니다. 3월에 읽는 책은 재독하게 될텐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몸과 재생산에 관한 책들도 반갑고요. 올 한해도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5-01-02 09:55   좋아요 0 | URL
거리의화가 님 항상 함께 읽어주셔서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부지런히 같이 읽고 씁시다. 올 한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내가 이 사랑 이야기에서 배운 첫 번째 중요한 교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내 시야가 확장했다는 것이다. 처음 강렬한 향수병을 겪을 때부터 나는 집과 마을에 집착했지만 이제 낭만적 사랑이 새로운 세계, 즉 동양을 열어주었다. 전후 시대 사람 대부분은 서구, 더 정확하게는 미국이나 캐나다를 바라봤지만 나는 동양에 매력을 느꼈다. -p.99



마리아 미즈는 열아홉살이 되던 해, 독일철도회사 주최의 광고 공모전에서 1등상을 받아 뮌헨의 독일 박물관에 가게 된다. 거기에서 길을 묻는 유색인종에게 짧은 영어로 답을 해주고 함께 관람을 하면서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된다. 그는 동파키스탄 출신의 이슬람교도였다. 마리아 미즈와 함께 박물관에 간 친구는 그와 함께 관람하는 것을 좀 꺼려하는 눈치였지만, 그러나 마리아 미즈는 생전 처음보는 이 낯선 사람에게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그건 사랑으로 발전했고 파키스탄 선박의 무선통신사인 그는 다음 휴가 때 마리아 미즈를 만나러 와서는 결혼에 대해 얘기한다. 당시 마리아 미즈는 그를 사랑했지만, 가톨릭교도인 자신과 이슬람교도인 그가 결혼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 거절하고 결국 그들은 이별하게 된다.



마리아 미즈는 그와의 이별을 당연히 가슴 아파했지만, 그러나 그것이 자신에게 엄청난 시야의 확장을 가져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후의 삶은 그 확장된 시야로 관찰되는 것이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는 좀 다른 식으로 삶의 계획을 새운다. 그녀는 교사가 되고 인도에 발령을 신청하고 영어를 공부하고 운전 면허를 따고 인도로 가 학생들을 만나 독일어를 가르치면서 인도 사회를 연구하고 싶어한다. 가부장제가 생생하게 살아있지만 결혼을 미루기 위해서라도 독일어를 공부하는 여성들을 보며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걸까, 연구하고 싶어하는 거다. 그렇게 인도 대학 사회학교수의 도움을 받아 사회학 연구를 시작한다.



나는 사람이 시야를 확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는 한 사람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보는 것 생각하는 것 행동하는 것에는 나 만큼의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사람을 만나 관계를 가짐으로써, 동료나 친구 그리고 애인까지, 결국 다른 사람을 만남으로써 내 한계 이상의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게 된다. 몇차례 언급했지만, 나는 성인이 되어 만난 내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고양이를 내가 '싫어'한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길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내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여전히 채식에 대해서 부정적 감정을 가졌을런지도 모르겠다. 굳이 나의 행동으로 이어지는게 아니라도 나는 직장 동료들과의 만남을 통해 내 삶과는 다른 삶에 대해 듣고 알게 된다. 아, 세상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고 이런 취미를 가진 사람이 있구나, 이런 삶의 형태도 있구나, 하는. 그렇게 다양한 삶을 보거나 들은 나는, 내가 모르는 어떤 표면적인 이야기에 다른 뒷면이 있다는 것을 상상해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보이지만 그 뒤에 이런 배경이 있는 건 아닐까, 이렇게 행동하게 한 그 동기는 무엇일까, 하는. 나는 내 세계의 확장을 매우 좋아하고 그래서 더 보고 싶어하고 더 듣고 싶어하기 때문에 책을 읽고 여행을 하지만, 거기에서 얻어지는 것들이 분명 있지만, 그러나 그것도 결국 다 사람이 중심이 되지 않던가. 그 책을 써준 것도 사람이고, 내가 여행지에서 좋은 경험을 받는 것 역시 사람에 의한 것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 시야가 확장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 시야가 확장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건 아니다. 누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감히 시야의 확장, 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마리아 미즈는 자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그 사랑으로 인해 시야가 확장됐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다. 그녀의 나이 열아홉 그리고 스물에. 내가 한참 후에 깨달은 것을 그녀가 그렇게 일찍 깨달았다면, 그녀가 앞으로 보고 듣고 행하게 될 모든 것들 역시 내가 스무살에 했던 것과는 다를 것이다. 물론 이걸 비교한다는 것은 옳거나 정당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우리에게 어떤 사실이 일어나고 그로부터 어떤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 그것을 스스로 해낸다는 것은, 정말이지 그 개인에게 중요한 자산이다.



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일전에 페이퍼를 쓴 적이 있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13617709



[마을과 세계]는 마리아 미즈가 태어나 자라면서 살아온 일에 대한 기록이다. 아직 절반도 채 읽기 전이고 아직 마리아 미즈가 페미니즘을 만나기 전이다. 그녀가 태어나 자란 곳의 환경에 대해 읽고 또 그녀의 어머니에 대해 읽으면서, 나는 이 한 사람, 마리아 미즈의 삶에 대해 듣는게 너무 즐겁다. 한 사람의 인생을 가만 듣고 본다는 것은, 그러니까 알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짜릿한가. 나는 아마 이 책을 읽고나면 또 그만큼의 시야가 혹은 세계가 확장되어 있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왜 페미니즘의 세계로 입문하게 됐는지, 그게 페미니즘이 아니라 다른 그 어떤 것이라도, 이를테면 공부라든가 운동이라든가, 하여간 거기에 어떻게 왜, 무엇을 계기로 들어가게 됐는지 알게 된다는게 너무 기쁘다. 아마도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금 해보게 된다. 내가 요가를 시작했던 얘기를 자주 하고, 어떻게 페미니즘 책을 읽기 시작했는지를 가끔 얘기하고, 어떻게 이 닉네임 다락방을 정했는지를 얘기하고, 달리기를 하고 있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은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가 그런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사람은 듣고 싶은 답이 있어 질문하는 것처럼,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니 하게 되는거 아닌가. 그래서 마리아 미즈의 이 책이 나는 너무 좋다. 사실 취향은 꼴페미 래디컬 쪽이지만, 그러나 여자로 태어나 세상에 널리 이름을 알린다는 것 자체가, 아무리 그 삶이 평온했다 말한들, 래디컬하지 않은가. 



재미있게 읽고 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페미니즘에 대해 모르고 있던 마리아 미즈가 인도에서 동료의 권유로 '베티 프리단'의 [여성성의 신화]를 읽고 본인의 주제가 여성 해방이 될 거라는 걸 깨닫는 부분을 읽었다. ㅋ ㅑ -


나는 최명희의 혼불 읽다가 딥빡이 와서 '왜이렇게 여자들이 딥빡오는 삶을 살지, 페미니즘을 공부하면 내가 이걸 알 수 있나?' 하고 페미니즘 책 읽기를 시작했더랬다. 우리는 언제 어떤 식으로 무언가를 만나게 될지 알 수 없다. 



이 부분은 읽고 Mies, Maria (2005 a) 읽고 싶어졌는데, 뒤에 참고문헌 보니 독일어인것.. 같다. 흐음.


나는 종교가 오늘날처럼 정치 문제가 되기 전 사랑에 빠진 여인의 눈으로 성경과 코란을 읽었고 이 두 종교 공동체가 차이점이 아닌 광범위한 유사점으로 나뉨을 깨달았다. 두 종교는 유대교와 함께 선지자와 제사장이 쓴 '계시받은 진리'의 책인 구약에 뿌리박고 있다. 이 책에서는 남편이 아내에게 하듯 자기 백성에게 신실과 순종을 요구하는 질투심 많은 가부장적 유일신 하느님에 초점을 맞춘다. 유일신교와 일부일처제는 밀접하게 연관되며 특히 여성에게 그렇다. 성경에 기반하는 이 세 가부장적 종교 사이의 적대감은 '기독교인'과 '이교도' 사이 적대감과는 성격이 다르다. 가부장제의 아들들 사이에서 적개심은 기본적으로 질투와 경쟁에 대한 것으로 여성에 대한 통제와도 관련이 있다(Mies, 2005a 참고). -p.100


계속 읽어보겠다. 




그런데 이런 일이 저절로 일어났을까? 어머니는 가만히 앉아 "삶은 어떻게든 계속될 거야"라고 혼잣말만 하지 않았다. 또한 기독교인 농부의 아내지만 "주님께서 베풀어주시겠지!"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 살기 위해 자연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삶은 계속되어야 했다. 그것이 어머니의 소망, 열정, 철학이었고 그녀에게 용기와 활력을 주었다.
어머니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었고 생태학이라는 단어도 몰랐지만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만큼 필요한 것이 있음을 알았다. 그녀는 삶이 계속되려면 거기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함을 깨달았다. 오늘날 우리는 삶이 그저 ‘자연스럽게‘ 계속되는 것이 아님을 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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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2-18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리아 미즈가 사랑에 빠지게 된 이야기 재밌네요. 저는 저런 상황에서 사랑에 빠질 리가 없겠습니다...
일단 길은 알려줬어도 함께 관람하는 일이 없을 듯;;;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마리아 미즈 외향형 인간인가?
길 알려주면 거기서 끝이지 함께 관람을 하다니! +_+ 충격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에도 저 또한 새로운 세계를 알게 해준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일단 고양이부터 그래요...... 저도 제 동생이 냥줍하지 않았으면... 제가 고양이 싫어(무서워)하는 줄 알고 살다 죽었을 것 같네요. 현실은 6묘 집사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페이퍼를 통해 다락방 님이 고양이 안 좋아하는 건 아니구나... 깨닫고 갑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4-12-18 11:49   좋아요 0 | URL
저도 함께 관람하는 일은 없을 것 같고 마리아 미즈의 친구도 좀 꺼려했는데 마리아 미즈는 열린 마음으로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랑, 그것은 운.. 명.. ㅋㅋㅋㅋㅋ 근데 저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같이 관람은 아마도 안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제 친구도 동생이 냥줍했는데 직장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가버려서 갑자기 집사가 되어버린... 그러더니 길고양이 밥도 챙겨주는 그런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고양이 싫다! 말하고 다니던 사람인데요, 이제 주변에 고양이 집사들도 많고 그들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도 알고 하니까 그렇게 말하길 멈추는 사람이 되었고요, 이제는 좀 무섭지만 싫은건 아닌 것 같아?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ㅋㅋ 그리고 길가다 냥이 보이면 사진 찍어서 친구들 보여주기도 하고.. 인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18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좋아도 독일어책은... 사지 맙시다, 다락방님(진지).
캬~ 오늘도 캐나다뷰는 멋집니다. 책에 스누피머그까지 완벽하네요.
마리아 미즈의 저 책이 그렇게 흥미진진하다구요? (솔깃)
다락방님이 무언가를 시작하는 이야기 저도 정말 좋아합니다. 흥미진진!

다락방 2024-12-19 07:58   좋아요 0 | URL
세상에 이름을 떨친 페미니스트의 성장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 하네요. 삼십대가 지나서까지도 페미니즘을 몰랐었다는, 관심없었다는 점에서 좀 뭐랄까, 괜찮다는 생각이 든달까요. 그러니까 마리아 미즈가 그래도 괜찮다는게 아니라, 제가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늦게 생겼는데, 이거봐 마리아 미즈도 그랬잖아, 괜찮네, 막 이런 기분? 이 세계적인 페미니스트도 페미니즘 시작은 늦었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늦어서 더 과격해진건가(제 얘깁니다) 싶기도 하고요. 한 사람이 살아가고 공부하고 무언가에 관심을 갖고 이루어내는 이야기 진짜 너무 좋아요!1

단발머리 2024-12-18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침에 페이퍼 썼거든요. 지금 마무리 중인데 ㅋㅋㅋㅋㅋ 그 검은 피부의, 키 큰 남자가.... 잘생겼을 거라는 데 전, 100만원을 겁니다. 편지는 청산유수요, 인내심도 많고요. 제가 제일 감명 받은 문장은....

적어도 나는 그와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 지금도 잘 알 수 없는 것은 그가 나를 사랑했는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93쪽)

다락방 2024-12-19 08:00   좋아요 0 | URL
저는 마리아 미즈 친구의 입장이 되더라고요. 같이.. 관람을 한다고? 그런데 마리아 미즈는 무려 그와 사랑에 빠지다니. 마리아 미즈가 인도까지 가서 직업을 갖고 공부도 하잖아요. 굉장히 거침없이. 다른 사람들은 서구에 더 관심을 가질 때 인도로 훅 가버리는 그 과감함. 낯선 남자와 대화하고 사랑에 빠지는 것도 마리아 미즈가 무언가를 결정할 때 굉장히 망설임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을 향해 직진! 하는 타입이랄까요. 그것이 아마도 세게적인 마리아 미즈가 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남자가 못생겼다에 한표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마리아 미즈가 잘생긴 남자를 좋아했을 것 같지가 않아요. 어쩐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잘생겼다면 친구의 반응이 그렇지 않았을거다, 라고도 생각하기 땜시롱, 사랑은 저마다의 사랑이고 그 남자는 마리아 미즈의 사랑이었으되, 핸섬과는 거리가 멀었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은 책, 다른 상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2-19 08:4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저는 인도 남자들이 전체적으로 잘생겼다고(제 주관입니다) 생각하고요. 인도 여자들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종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얼굴과 얼굴을 마주대었을 때 말이죠 ㅋㅋㅋㅋ 그냥 그 생각에 사로잡혔 ㅋㅋㅋㅋㅋㅋ 그런 의미에서 저는 마리아 리즈가 사랑에 빠져서가 아니라, 그냥 인도 남자들이 다 잘생겼다고 생각하는데... 그 근거는 ...

인도인들을 처음 보고 변한 것은 줄피카르를 만난 후 오랫동안 나를 고양했던 낭만적 감정이 곧바로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는 잘생기고 피부색이 어두운 남자가 수백만 명 있었다. 그들은 푸네에서 내 제자가 되기도 했지만 나는 더 이상 낭만적 열정의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 P114

다락방 2024-12-19 10:13   좋아요 0 | URL
오, 그러고보니 마리아 미즈가 독일로 돌아와서 계속 인도 여성들에 대해 공부하고자 할 때 그 때 만난 대학교수도 인도 여성들의 아름다움, 사리의 아름다움에 크게 감명받았다고 나오는데, 어쩌면 제가 그 아름다움에 크게 공감을 못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인도 여성들은 진짜 압도적으로 !! 아름답지만 인도 남성이 잘생겼다는 생각이 저는 안들어서.. 왜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잘생긴 취향은 그 쪽이 아닌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전 안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개인적으로.... 남자들은 유럽 남자들이 잘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네덜란드? 이탈리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4-12-19 13:17   좋아요 1 | URL
마리아 미즈는 단발머리 님처럼 인도 남자 잘생겼따고 생각하는 쪽인 것 같고요,
다락방 님은 저처럼 인도 남자 잘생기지 않았따고 생각하는 쪽인 것 같아요...
인도 여자는 예쁘지만... 북유럽/이탈리아남자>>>>>>>>>>>>>>>>>>>>> 인도남자 라고 생각하는 편;;

단발머리 2024-12-19 13:18   좋아요 0 | URL
북유럽 크리스토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잊지 말자 ㅋㅋㅋㅋ 아니죠, 잊을 수 없다 크리스토퍼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