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림》 후유증. 그 로봇들은 21세기 다비드 상 같았다.
인간이 왜 로봇과 합체되려고 하는지 이해된다. 힘과 경이의 집합체. 로봇에게 낯섦보다 친밀을 느끼는 인류가 점점 더 많아지겠지.
의식과 로봇이 합체되는 스토리를 더 잘 짰으면 좋았을걸. 멋진 거 보여 주기도 바쁘긴 하겠으나ㅎ;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면 더 그럴 만 하지ㅎㅎ 아카데미 각본상도 받은 감독이 이렇게 스트레이트로만 갈 줄이야. 우헹)) 

로봇 더 잘 그리고 싶다! 스케치가 더 나아 보이다니 애써 매직질 한 보람이 없네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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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6-29 05: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dys1211 2017-06-29 0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syo 2017-06-29 06: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겨울호랑이 2017-06-29 07: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멋지네요! 어렸을 적 동경했던 거대로봇을 다시 보게 되어 반갑습니다.

AgalmA 2017-06-29 20:10   좋아요 1 | URL
위에 와~와* 와! 연결들을 재밌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겨울호랑이님도 장단&장난 맞춰 주셨어야죠ㅎ!
안그래도 인물을 더 작게 그렸어야 거대로봇이 되었을텐데 언제나처럼 다 그리고 나서 아쉬움이ㅎ;
겨울호랑이님 서재에서 장난감 로봇 본 기억나네요^^

겨울호랑이 2017-06-29 20:06   좋아요 1 | URL
ㅋㅋ 제가 장단을 못 맞춰서요.. 엇박자의 대가가 되어 놓아서 그렇습니다.ㅋㅋ

2017-06-29 0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6-29 19:57   좋아요 1 | URL
지금도 여러 장기를 대체하고 있으니 뇌를 옮기는 기술까지 터득되면 대단하겠죠^^
저도 와...에서 빵ㅋ
다음엔 좀 더 잘 그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픈 장면이 많은데 다 좇아가자니 힘드네요^^;;

만화애니비평 2017-06-29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건 소년의 로망인데..우와 멋집니다

AgalmA 2017-06-29 19: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로봇 매력에 왜 빠지게 되는지 급이해하게 되었습니다.

cyrus 2017-06-29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색칠한 로봇이 멋있어 보이는데요. ^^

AgalmA 2017-06-29 19:59   좋아요 0 | URL
그 말이 힘이 되네요ㅎ
저는 깔끔한 결과물보다 변화거리가 많은 그림을 더 좋아하는 거 같아요^^

2017-07-0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봇 그림도 그리시는군요(@_@)
예전에 나가이고의 코믹스 중에서 국내에는 아이반호로 소개된 만화책이 있었는데요. 이게 퍼시픽림의 로봇을 움직이는 메카니즘과 비슷했어요. 다만, 이쪽은 열혈 로봇 격투물이었지요~

AgalmA 2017-07-03 17:39   좋아요 0 | URL
트랜스포머 때는 약간 신기하다 정도였고 퍼시픽림은 인간과 합체되는 부분 때문에 그런가 끌리더군요. 에반게리온 때도 그냥 그랬는데ㅎ;
 

 

 

청소하다가 모아뒀던 연필을 꺼내 세어 보았다. 2016년 12월 10일부터 모았으니 6개월 15일 가량  되었다. 사진 찍고 나니 몽당연필 몇 자루가 더 나와서 대략 50여 자루 넘게 쓴 거 같다. 샤프심과 펜은 생략. 한 달에 9자루 정도. 지나온 세월 내가 쓴 연필들을 모으면 작은 나무 한 그루 정도 되겠다.

 

 

책상 위에는 쓰고 있고 써야 될 연필이 가득하다. 맞은편에도 읽고 있고 읽어야 할 책이 수북하다. 이상한 가족이다.



2017년 읽은 책도 약 60여 권 되는데 그리는 거랑 읽는 권수랑 자연스레 맞춰서 가는 건가 웃음이 났다. 일을 안 하면 나는 읽는 인간이 되니까. 이 일 년을 마무리할 때 연필 개수가 많을까 읽은 책 권수가 많을까. 어느 쪽이 많아도 나를 기특하게 생각해 줘야지.

 

 

 

 

 

 

Ulf Wakenius - Bibo no Aozora (Forever You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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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6-22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몽당연필을 이렇게 모아서 찍으니 느낌이 다르네요. 왠지 엽서 같기도 하고, 아갈마님 멋지세요~~

2017-06-22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6-22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저 정도 길이라면 볼펜을 끼워서 사용해야할 것 같네요. AgalmA님께서 그림을 그리셔서 그런지 연필 사용량이 엄청나시군요.

AgalmA 2017-06-22 15:27   좋아요 2 | URL
안 그래도 깍지가 여러 개입니다. 몽당연필 끼우는 깍지 종류도 많아요^^ 요즘 몽당연필 끼워서 쓰는 학생이 있을까 싶습니다만ㅎ
저 정도 크기면 연필깎기에 넣기가 어려워서 더이상 쓰지 못하죠. 작업할 때 너무 짧으면 일에 지장도 있어서 더 알뜰히 쓰지 못해 연필한테 늘 미안해요;;

겨울호랑이 2017-06-22 23:55   좋아요 1 | URL
가을감도 다 따지 않고 까마귀 먹으라고 좀 남겨주잖아요. 연필도 너무 끝까지 쓰시지 말고 적당히 써주시는 것도 사람사는 맛일거 같아요 ㅋ

AgalmA 2017-06-23 21:53   좋아요 1 | URL
가을감ㅎㅎ 몽당연필은 아무도 안 먹을테니 어쩌죠ㅎㅎ

2017-06-22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2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7-06-22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연필을 애용합니다.

그래서 연필깎기도 샀네요. 어려서 연필 깎는 게
정말 곤욕이었는데.

예전엔 물자절약하자고 해서, 볼펜에 꽂아 쓰던
생각이 나네요.

AgalmA 2017-06-22 15:35   좋아요 0 | URL
아끼는 게 버릇이 되어서 악착같이 쓰려고 노력하는데 연필깎기도 깎는 마지노선이 있죠ㅎ;;
연필깎기까지 사시다니 연필애호가시네요^^b

cyrus 2017-06-23 15: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필을 한 시간 이상 써본 일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아요. 기록할 때 샤프펜슬과 볼펜, 그리고 스마트폰 키보드만 사용했어요.. ^^;;

AgalmA 2017-06-23 21:54   좋아요 0 | URL
지금은 연필쓰기가 그야말로 정성 아닌가 싶어요^^

2017-06-23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엣지를 조금 더 길게 깎아 썼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연필을 잘깎았거든요.

AgalmA 2017-06-23 21:56   좋아요 0 | URL
전 연필깎는 거 잘 못해요ㅎ 그래서 깔끔하게 깎아주는 연필깎기가 어찌나 좋은지. <연필깎기의 정석>보면 정말 예술로 연필 깎더구만요~

2017-06-23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어디서 본 전동 연필깎이가 뜬금없이 갖고싶어서 사고는 사용을 안해 책상 옆에서 먼지만 먹고 있네요.

AgalmA 2017-06-23 21:56   좋아요 0 | URL
저도 건사를 잘 할 수 있다면 연필깎기 여러 개 두고 싶어요ㅎㅎ
 

일어나자마자 시를 읽었다.

 

나 없는 나의 무덤”(최승호, 생일), 대설주의보)

꽃은 없고 꽃잎들이 무수히 날린다”(이수명, 붉은 담장의 커브自序)

 

판이한 두 시인의 비슷한 문장을 보고 반가웠지만 웃지 않았다. 우리는 닮을수록 슬픈 짐승이기에. 물론 누군가는 분노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자신만의 변별력도 죽도록 원하는 존재이기에.

 

우리는 시인이란 그저 외로운 사람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황야의 목소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그의 삶은 워스워스의 시를 읽은 후 완전히 바뀌었다)은 시인은 듣는 사람이 아니라 우연히 듣는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시인에게 가장 중요한 관계는 우리들, 독자와의 관계가 아니라 자기네 뮤즈와의 관계이다. 뮤즈는 인색한 고용주이다. 시인에게 영감(영 단어 영감이란 신성한 입김이라는 뜻이다)을 쏟아붓지만 돈은 주지 않는다. 운문을 만드는 사람처럼 가난이 확실한 사람은 없다. 오죽하면 시인의 다락방’(다락방이란 우중충하다)이라는 표현이 있겠는가. ‘의사의 다락방혹은 변호사의 다락방에 관해 말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시인 필립 라킨은 언젠가 시인은 저 전설적인 개똥지빠귀처럼, 가시가 가슴을 아주 날카롭게 찌를 때 가장 달콤하게 노래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중략) 이번에는 조지 오웰의 이미지를 활용해보자. 오웰은 사회를 고래로 보기를 좋아했다. 성경에서 고래가 살아 있는 요나를 삼켰듯이, 이 괴물은 본성상 인간이란 존재를 삼키고 싶어 한다. 요나는 이 리바이어던에 의해 씹혀서 먹힌 것이 아니라 짐승의 배 속에갇힌 것이다. 오웰의 표현대로라면 예술가의 의무는 고래 밖에 남아 있다. 고래를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어야 하지만(혹은 자신이 쓴 동물농장처럼 조롱하면서 작살을 던지든가) 요나처럼 잡아먹히면 안 된다. 시인은 누구보다도 사물로부터 거리를 지키는 일이 필요한 예술가인 것이다. 

 

_ 존 서덜랜드 《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

 

어제는 끝난 일을 허겁지겁 갖다 주고(사무실엔 아무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 꿈을 꿨으면 로또를 사야 한다는 대세에 따라 로또판매점에 갔는데 8시가 지나서 오늘은 로또를 살 수 없다는 통보를 들었다. 그렇다. 운도 뭘 알아야 부지런해야 잡을 수 있다. 사실 인간은 미리보다 뒤늦게를 더 가까이하는 존재이지 않던가. 특히 내가 더 그렇지.

 

정말 별것도 아닌 것들은 언제쯤에나 / 속시원히 나를 풀어줄 속셈인가”(최승호, 별 것도 아닌 것이, 대설주의보)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데 나를 위로해주는 문장은 대부분 시집에 있었다. 별것도 아닌 게 아니라는 생각을 시인이 했고 나도 공감하기 때문이다. 시인이라 부를 수 없지만 나도 시인에 가까운 독자이기 때문이다. 나는 시인이라고 깝죽거리는 시인보다 시인에 가까운 독자를 더 좋아한다. 다시 읽고 싶어서 산 중고 시집 이수명 붉은 담장의 커브에서도 그런 독자를 만날 수 있었다.

  

 

난 모든 메모를 꼼꼼히 지우고 중고로 판다. 이 시집의 전 주인은 아무래도 자신의 사유를 누군가 봐줬으면 했던 거 같다. 내가 생각해도 이 독자의 생각은 꽤나 타당했기에. 보여주고 전파하는 제삼자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고리여. 인간의 언어 행동은 깨어 있는 시간의 5분의 1을 소비한다.(파스칼 피크·베르나르 빅토리·장 루이 데살 언어의 기원) 누가 여기서 자유로울 것인가.

     

 

 

 

 

 

 

 

 

 

 

서울국제도서전에 가기 전에 일을 마무리해야 하므로 이쯤에서 마무리한다. 30분 동안만 쓰기로 해놓고 벌써 20분이 초과되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알리면 알쓸신잡 3회 관람기는 내일 올릴 거 같다. 이번에도 정리할 게 엄청 많았다. 재방송을 보려고 하면 왜 항상 같은 지점만 보게 되는 걸까. 이건 머피의 법칙까지는 아니고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미리보다 뒤늦게 세계에 내가 주로 출몰하기 때문이지. 미리는 우연의 세계에 여신 같은 거랄까.

알라딘 티셔츠가 드디어 등장했다. 알라딘 머그컵의 진화처럼 이 아이템도 진화가 많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실망이 끝이 아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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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8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6-19 01:15   좋아요 0 | URL
저는 시집 오랫동안 안 읽고 있으면 뭔가 잘 살고 있지 않은 기분이 듭니다^^;

cyrus 2017-06-18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알라딘 굿즈 티셔츠를 이미 다 준비한 상태에서 알라디너의 반응을 보려고 설문조사를 했던 것 같아요. ^^

AgalmA 2017-06-19 01:17   좋아요 0 | URL
그럼 그렇지. 상품성을 캐치했다면 물건 파는 사람들이 대응이 그리 느릴 리 없다 싶었어요ㅎ
사이즈라든지 세부사항 조정 때문에 설문조사 한 거 아닌가 싶어요.
알라딘의 훌륭한 디자인력 다 어디로 간 거야! 싶은 모양새라 아쉽지만 제안자로서 하나는 사줘야겠다 합니다ㅎ;;

나와같다면 2017-06-18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의 서울국제도서전 느낌도 궁금하네요..

아 그리고 시간되시면 코엑스 지하 별마당 도서관도 다녀오세요

AgalmA 2017-06-19 01:19   좋아요 0 | URL
책보다 다른 것에 더 재미를 느껴서 제 소감을 어떻게 읽으실지ㅎ;;;
별마당 도서관은 어찌 피할 수가 없어서 가게 됐는데 좋더군요^^

단발머리 2017-06-18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둥둥!!!! 기다리는 1인입니다*^^

AgalmA 2017-06-19 01:19   좋아요 0 | URL
기다릴 만한 것인지는....;;;
 

 

 

 

˝이봐, 내가 인생에서 두려운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건 언젠가 블랙이 레드를 삼켜버릴 거라는 거야.˝
ㅡ 마크 로스코

마크 로스코의 유작 Untitled(1970) ˝피로 그린 그림˝은 곧 블랙에게 삼켜질지언정 블랙이 스며들 틈을 전혀 만들지 않았다.

오늘 1일 1그림을 그리며 나는 블랙에게 끌리기만 하고 아는 게 없다고 낙담했다. 블랙뿐만이 아니라고 위안 삼을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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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6-14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 , 닉네임 끝에 대문자 A가 붙었어요. 왜지? 왤까? 무슨 심경의 변화지? ㅎㅎㅎ
저 , 검은 지렁이는 무서워요. 기억 안나는 꿈처럼 !! 레드를 (레드볼? 음료이름?!) 흐흣 ~ 쭈욱 들이키는 마크 로스코를 상상하고 웃다갑니다! 건강할 것!!

AgalmA 2017-06-14 18:45   좋아요 1 | URL
바꾼 지 꽤 됐는데 그장소님 자주 안 오셔서 못 보신 게죠?
A--A 선택은 이미지 선호 취향이 더 반영된 거죠. 재밌게도 보이고 무섭게도 보이고ㅎ 고양이처럼 좁은 박스로 자신을 가두는 느낌도 있고 말이죠ㅎ;
검은 리본이라능~ 깔끔하게 처리하고 싶었지만 검정 마카 같은 걸로는 풍부한 느낌이 안 날 거 같아서 오일파스텔 썼는데 좀 아쉽네요. 다음 기회에...

나와같다면 2017-06-15 0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봐, 내가 인생에서 두려운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건 언젠가 블랙이 레드를 삼켜버릴 거라는 거아.˝
- 마크 로스코

첫 문장에서 나도 모르게 ‘헉‘ 하고 소리를..
우리 2년 전인가요.. 마크 로스코에 대해 이야기 나눴어요
전 기억해요..
AgalmA 님이 그렸던 그림도요..

AgalmA 2017-06-15 06:31   좋아요 2 | URL
네, 기억나요^^ 나와 같다면님과 거의 처음 대화를 나눈 시기였던 거 같은데 벌써 2년...세월 참 빠르네요.

겨울호랑이 2017-06-15 14: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AgalmA님께서는 블랙을 좋아하시는듯? ㅋ 저는 개인적으로 ‘파란색에 가까운 보라색‘을 좋아합니다.

AgalmA 2017-06-21 00:14   좋아요 2 | URL
싫어하는 색이 별로 없다는 게 더 정확합니다ㅎ 똥색도 보면 편안하잖아요? ㅎㅎ;

겨울호랑이 2017-06-22 23:56   좋아요 1 | URL
똥색은 보면 냄새가 ㅋㅋ 물론 긍정적인 마인드로 황금을 연상할 수고 있겠지만요 ㅋ

AgalmA 2017-06-23 21:58   좋아요 1 | URL
황금을 떠올리세요. 황금을ㅎㅎ 자기 최면 효과를 누려 봅시당~ㅋ

겨울호랑이 2017-06-24 12:21   좋아요 1 | URL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격언에 필적할만한 AgalmA님의 명언입니다 ㅋ 더 깊은 경지에 다다르신듯. ㅋㅋ

AgalmA 2017-06-24 12:30   좋아요 1 | URL
황금에 눈이 먼 자라고 안 놀리는 겨울호랑이님 경지를 제가 칭찬드려야 할 거 같은뎁쇼-,.-
 

Chilly Gonzales & Jarvis Cocker - Tearjerker

 

 

* 바슐라르 「공간의 시학」
세계 속에서 높은 쪽, 낮은 쪽, 왼쪽, 오른쪽을 찾는다는 것, 그것은 생각하는 것이지, 사는 것은 전혀 아니다.







* 허만하「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



떨어지기 위하여 높이를 가진다


비어 있는 하늘에는 지형이 있다. 하늘을 휘며 팽팽하게 고여 있던 물소리가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지상의 계절은 언제나 가을이다. 높이를 가진 모든 것이 떨어지는 계절이다.  작심한 듯 또 망설이듯 저마다 다른, 저마다의 몸짓으로 수직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날 내가 보았던 것은 멀리서 또 가까이에서 떨어지고 있는 수천의 가을 잎새가 아니라 다시 파란 하늘의 높이를 찾아 올라가고 있는 맑은 물의 한정 없는 가벼움이었다.




* 김경주 「Passport」



p 34 블랙박스 1 中

삶은 여러 개의 블랙박스를 우리에게 남기고 간다. 사랑, 경멸, 증오, 연민, 고통, 행복, 그리고 어둠. 분명 우리가 겪었지만 스스로 해독할 수 없는 삶이 우리에겐 너무나 많이 남겨져 있다. 완전한 비행에 실패한 우리들의 추락이 생에 끝도 없이 남기고 간 무수한 허공들인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어디까지 다 해독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그냥 다른 시간으로 떨어져 버린 것이다.



p 303~ 허공을 이야기하는 런던의 비계공

˝... 그런데 제가 매일 일하면서 하는 생각이 뭔지 아세요? 내가 매일같이 바라보는 이 하늘 말고 다른 하늘을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그건 이상하게도 여행에 대한 욕구를 강하게 불러일으켜요. 그래서 전 몇 달을 고향에선 허공에서 보내고 몇 달은 드디어 진짜? 땅을 밟죠. 물론 낯선 타지에서요.

‘돌아가면 난 허공뿐이야…….‘ 언젠가 전 나이트라이프(NIGHT LIFE)에서 만난 스위스 여자와 자고 난 뒤 침대에서 담배를 물고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어요. 여자는 비웃듯이 내 왼쪽 젖꼭지를 살짝 꼬집으면서, ‘당신은 보기보다 詩的이군요‘라고 하더군요. 그때 전 제가 속으로 비웃고 있는 것은 여자가 아니라 제가 먹고살기 위해 매달려 있는 허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안에 들어와서 점차 공간을 넓히고 있는 그 허공을 저는 땅에서도 겪고 있는 것이 견딜 수가 없었으니까요. 여자는 침울한 내 표정을 바꾸어보려는 듯 자꾸 이것저것 묻더군요. 여전히 제 왼쪽 젖꼭지를 손끝으로 돌려가면서요. 아마도 그 여자는 남자들이 섹스를 하기 전에 여자의 말을 가장 잘 들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래 캐물을 생각이 없는 것처럼 금방 포기했으니까요. 그러더니 한참을 묻다가 갑자기 뭔가 알아내었다는 듯이 이렇게 말하면서 옷을 챙겨 입기 시작하더군요. ‘난 이혼은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몰라요.‘

여자가 나가고 난 뒤 전 웃음이 나와 미칠 것 같았어요. 그리고 갑자기 머릿속이 멍해지더니 일순간 생각이 났어요. 언젠가 런던의 백 층이 넘는 건물의 창문을 닦고 있을 때 제 옆으로 흘러가고 있던 하늘의 구름들을요. 그건 얼마 전 그전에 제가 인도에서 보았던 하늘과 구름이 분명했죠. 제 곁을 스치고 있는 바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설명할 수 없는 착각 속에서 죽는 것이 인생이겠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현기증이 몰려오던 그때 내 눈은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요? ˝

 



# AgalmA
그림은 내 맘과 상관없이 행복할 수 있어서 좋아.... 글은... 글은 (타고난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면) 감추기 어려워.
높이는 왜 행복감을 주는가. 고소공포증이 있어도 지위의 높이는 즐기겠지. 만병통치약같이 쓰이는 ‘진화적으로 블라블라....‘는 이제 따분하다. 바슐라르 「공기와 꿈」 다시 읽든지 관련 과학서를... 내 모든 생각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정말 힘 빠진다. 르네 데카르트는 '인간이 인생을 살아가며 적어도 한 번쯤 자신이 믿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게 철학의 근본 태도'라고 말했지만 문제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다. 그럴 의향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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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홀스만 사진이군요. 그림도 이쁘고 스케치북도 이쁘네요. ㅎㅎ

AgalmA 2017-06-12 19:41   좋아요 0 | URL
네. 알라딘 굿즈 중에 100% 만족하게 되는 건 달력 아닌가 싶어요. 다른 서점과 달리 조잡한 광고없이 예술성을 살려서 좋아요^^
원래 메모하려던 노트였는데 어쩌다 보니 한 두장 그리다보니 스케치북이 되었어요ㅎ;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17-06-12 1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AgalmA 2017-06-12 19:42   좋아요 0 | URL
요즘 게으름 부리고 있었는데 일하다가 스트레스 해소로...ㅎ;
감사요^^

cyrus 2017-06-12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 생각을 제대로 의심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그런데 막상 실천하기가 두려워요. 상대방이 내 생각을 의심하고, 계속 파고들면 감정이 혼란스럽습니다. 그럴 때 정말 몸에 힘이 쫙 빠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AgalmA 2017-06-12 19:48   좋아요 0 | URL
다른 이들과의 논쟁은 제기하는 문제점에 대해서 대응을 하면 되지만 스스로에게 모든 테클을 걸기 시작하면 후퇴할 곳도 없고 사막 위에 있는 거 같아요. 내가 놓치거나 버린 것들이 더 옳았던 건가 혼란스럽기도 하고 괴롭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