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생긴 비염으로, 갑자기 온도차가 생기거나 탁한 먼지를 마시면
어김없이 재채기를 하고 코를 푼다.
아,놔, 재채기가 얼마나 심한지 언젠가는 등이 뿌러질 거 같다. ㅡ.,ㅡ...
지모텍(이집트의 '이모텝'이란 인물의 이름이 너무 좋아서 혼자 중얼 거리며..상표명 변형..ㅋ)
약을 몇 번 먹으면 또 괜찮아지길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갔다.
온도 알레르기 (병원에서는 '공기 알레르기'라고 한다지만, 내 경우는 온도 알레르기가 맞다)
갑자기 차가운 곳에서 따뜻한 곳으로 옮기거나, 혹은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길 때
재채기를 심하게 하는데, 온도 변화를 느끼는 감도가 그 어느 기계보다 더 정확하다.-_-
병원에서 말하는 '공기 알레르기'는 공기중의 미세한 먼지나 해로운 성분들이 늘어났을 때에
생기는 알레르기성 비염이지만, 내가 겪는 것은 다르다. 오로지 온도에 의해서만 작용하므로.
(가끔은 내가 혹시, 온도계로 태어날걸 잘못 태어난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ㅡ.,ㅡ
만약 온도계로 태어난다면, 알라딘의 누구누구씨에게 구매 당하고 싶다. 읭? ( -_-)ㅋ
날 겨드랑이에 꽂아줄 건가요!)
보통 사람들은 '온도 알레르기'라고 하면 그런게 어딨냐고 코웃음 친다.
자신이 겪어본 적이 없다고, 자신이 모르는 것이라고 일단 무시부터 하고보는 인간들을 만날 때,
얌전히 구석에 처박혀 있어주는 성질이 아니기에, 나는 상대의 팔을 지그시 붙잡고 말하고 싶다.
"한 번...경험해보시는 게 어때요? 내가 공짜로 바이러스 줄게요." (미간에 주름 잡아주며-)
아차, 이건 전염되는게 아니구나...=_=
비염이 있는 사람은 감기에도 쉽게 걸린단다.
그리고 일단 내가 짜증나서 못 있는다. 재채기를 하고 나면 꼭 코를 풀어야 하고, 코에도 무리가
가니까, 안 되겠다 싶어 식염수를 샀다. S도 비염을 심하게 앓았을 때 식염수로 나았다고 한다.
솔직히 예전부터 식염수의 효능은 알았지만, 사실 겁나서 못 하고 있었다..( -_-);
밥 먹다 사래만 걸려도 거의 질식 수준인데, 소금물이 잘못 기도로 넘어갈 생각을 하면 후덜덜..;;
그러나 결국, 언제까지 재채기 하며 코 평수 넓히고 싶지 않아 식염수를 사서, 들이부었다.
그런데, TV에서 하는 거 보면, 한쪽 코로 들어간 식염수가 다른 쪽 코로 잘만 나오던데,
아, 왜 나는 들어갔던 구멍으로 다시 나오는 걸까? ㅡ.,ㅡ
나는 콧구멍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나? 몇 번을 해도 똑같다. 이런...제길슨, 여기서 내 정체가
뽀록나는 건가! TV에서처럼 거대한 비염 치료기용 호리병만큼 수압이 강하고 양이 많지 않아서?
결론은, 내 콧구멍은 U턴이 안 된다. 쯧!
열심히 고개 젖히고 하는데, 다른 구멍으로 나오기는 커녕, 짧짜름한 식염수는 목구멍으로 굴떡굴떡
잘도 넘어온다. 그래서 넘어오는데로 죄다 삼키고 자빠진...ㅡ.,ㅡ
코에 있던 세균들이 공짜로 인체 여행할 수 있어서 좋다고 박수 치며 내게 감사장이라도 만들어주려나?
하지만 하고 나니까 왠지 코도 시원하고(뚫린 기분은 안 나지만), 재채기도 멈췄다.
식염수 만만세-!!!!
세균들에게 소금물은 쥐약이다.
소금에게 엎드려 절 해야겠다. ( _ _ )
---------------------------------------------------------- 여기까지는, 토요일 일기구,
일요일, 더 많아진 콧물 때문에 익사하겠다.
접시에 코 박고 죽으면 해외 토픽감인데, 자기 콧물에 익사하는 놈은 단박에 세계의 이목을 받지 않을까?
그럼 나도 유명인 되겠구나. -_-
전날, 식염수로 공짜 인체여행과 세면대 여행을 시켜줬더니, 남아있던 세균들이 응징에 들어갔다.
'몇 년 동안 함께 살아놓고, 감히 배신을 해? 너 어디 죽어봐라' 이런 모드로
종일 콧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휴지라도 꼽고 다니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이런, 우라질네이션.
배은망덕한 놈들. 요즘 같은 시대에 공짜여행이 어디 쉬운줄 알아?
결국, 친구가 상비약으로 가지고 있던 코감기용 약을 접수했다.
낮과 저녁, 두 번 먹어줬더니, 이 눔의 짜슥들 구석으로 찌그러졌다. I WIN ㅡ_ㅡb
왠만하면 약 먹지 않고 버티는데, 아,놔,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 콧물이 예고도 없이 주르륵 흐르면,
"이건 눈물이에요. 요즘 얼굴 기관 구조를 좀 바꿔봤어요. 왜, 가끔 방 가구의 구조도 재배치 하잖아요. 깔깔깔~"
하고 천연덕스럽게 말할 수도 없지 않은가. ( '_')a
---------------------------------------------------------- 여기까지는, 일요일 일기,
내 콧구멍은 여전히........
U턴이 안 된다.
ㅡ.,ㅡ
-------------------------------------------------- 아직도 콧구멍과 씨름을 벌이는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