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잠깐 N의 집에 와 있다. 

  원래 일어나자마자 뭔가를 먹는 성향은 아닌데, 꿈에 소세지를 부쳐 먹는 장면이 나와서..
  (자기 전, 냉장고에 있던 소세지를 본 것이 문제...-_-)
  씻지도 않고, 눈도 못뜬 주제에 냉장고를 열어 소세지를 꺼냈다.
  그.런.데...으악.
  어째서 냉장고에 보관해둔 소세지에 곰팡이가 슬어 있던 것이냐고!
  입으로 베어먹은건지 전에 조금 해먹고 잘라 놓은 부분에 고...옴팡이가..
  그걸 보고 N은 아주 태연하게 말씀해주신다. 

  "그거 오래됐어."
  "........ㅡ.,ㅡ" 

  감히 유통기한 날짜를 볼 엄두가 안 났다.
  나는 요리를 해본 적도 할 일도 없기에 몰랐다.
  냉장고 보관인데도 음식이 상한다는 것을.
  에라이, 아쉬운대로 후라이라도 해먹어야지 하는 마음에 달랑 두 개 있던 계란을 집자 N이, 

  "그것도 먹지마." 

  윽...당신, 도대체 요리도 안해 먹을거면서 음식은 왜 집에,.,? =_= 

  결국, 나는 오기로라도 먹어야겠다는 마음에 잘 익은 깍두기를 꺼냈다.
  그랬더니 N이 김을 달콤짭짜름하게 만든 과자 같은 그것..? 주었다.
  나는 책상에서 그것들을 먹고, N은 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깍두기 먹을만큼 덜고 먹어. 상해~" 

  또 한소리 들었다. ㅡ.,ㅡ; 

  뉴스를 보다가 '냉장고 속 식중독균 검출'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냉장실에 보관해둔 쇠고기에서 일반 세균이 13~20만 마리가 검출 되었단다.
  서울시내 50가구를 직접 방문해 냉장고 위상상태를 살펴본 결과 22가구에서는 냉장고 바닥이나 벽면에 음식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고, 43가구에서는 선반에서 일반세균이 1g에 최고 6만8천마리까지 발견되었다고 한다. 켁.
  조사대상의 63.6%가 '냉장고 음식은 안전하다'고 믿었고, 69.1%는 먹던 음식을 가열하거나 다른 곳에 옮기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했으며, 6.6%는 냉장실에 보관했던 식품을 먹고 배탈이 난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냉장고에 보관하면 안전' 하다는 잘못된 생각은 오늘 직접 경험해보고서야 깨달았다. -_-
  소비자시민모임에서 내놓은 냉장고 안전하게 사용하기 내용은 이렇다. 

  * 식품을 보관하기 전에 이물질이나 흙을 깨끗이 제거
  * 햄이나 두부 등은 개봉한 후 밀폐보관
  * 먹다 남은 음식은 재가열해서 보관
  * 냉장고에 보관해둔 음식은 70℃에서 3분이상 재가열
  * 해동할 때는 냉잘실이나 전자레인지를 사용
  * 냉장실 온도는 5℃ 이하로 유지
  * 냉장고 용량의 70% 이상 채우지 말고
  * 최소 한 달에 1회 이상 냉장고 청소
 

 

  더불어, 지하철 역 주변에서 파는 김밥, 샌드위치, 토스트 등에서 일부 대장균이나 식중독균이 검출되었다는
  기사도 있으니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은 먹는 것에 조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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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5-13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오늘 냉장고 정리 해야겠네요. -_ㅠ
귀찮아서 미루고 있었는데 ㅋㅋ 더 늦기 전에 해야겠어요. 아흐..

L.SHIN 2009-05-13 10:18   좋아요 0 | URL
건강을 위해서 꼭 하셔야 됩니다.^^
 

 

  헹-! 

  태어나 처음으로 뽀글이 파마를 해봤다.
  첫 번째에 실패해서 1주일 뒤쯤인가, 다시 했다.
  사실 파마라는 거..처음엔 호기심으로 했는데 헤어 디자이너가, 

  "한 번도 파마를 안해봤다면 안 나올지 몰라요" 

  나보다 어린 남자 헤어 디자이너가 그렇게 상냥하게 말해줬는데도 난 개의치 않았다.
  그보다는 파마 하는 내내..남자 두 명이 내 옆에만 붙어서 말 걸어주며 신경써 줬다.
  아니, 왜? ㅡ.,ㅡ 다른 손님들도 있는데, 내 말투가 재밌단다. 그러니까, 왜? -_- 

  1주일 뒤쯤, 첫 번째 파마가, 남 헤어 디자이너의 예언(?)대로 엉망이 되어버린 것을 보고
  내 손을 잡고 질질 끌고 간 사람이 있었으니, 그의 단골집이란다.
  그래, 한 번 더 하면 괜찮을거야.
  그리고는..바가지 머리를 한 여자 미용사에게 머리를 맡겼다.

  결과는 대참패.... 

  주변인들의 반응, 

  "머리...며칠 전에 한거 맞지? 꼭..머리 한지 몇 개월 지난거 같다." 

  ㅡ.,ㅡ...

  그래서 결국..오늘 머리를 원상복귀 할 예정이다.
  사진이라도 찍어뒀으면..인증샷이라도 올렸겠지만.
  다행히도(?) 사진이 없다. 으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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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9-05-12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뽀글이 파마를 한게 언제였더라...?
한 4,5년 되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심한 곱슬인데 안하는 것 보다 하는 것이 낫다고 합디다.
요즘엔 젊은 20대 여자들 생머리 찰랑거리며 다니는게 왤케 예쁜지
난 그 시절에도 생머린 언감생심이었다는...
머리에 대해선 제가 참 한이 많은 사람입니다.ㅠ.ㅠ

L.SHIN 2009-05-12 12:59   좋아요 0 | URL
매직 스트레이트 하면..좋지 않을까요?
분명 한 번쯤 시도는 해겠지만 말입니다.^^;

hnine 2009-05-12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뽀글뽀글하게 안되었다는 말씀이시죠?
머리결이 얇으면서 강하지 않은 경우엔 뽀글이 웨이브가 잘 안나온대요.
머리결이 굵은 사람들이 파마는 더 잘 나오던걸요.

L.SHIN 2009-05-13 10:20   좋아요 0 | URL
넹-! 난 뽀글이을 원했다구요!
라면처럼 이쁜(?) 그런 것..ㅋㅋ
흠..머리결이 얇으면 오히려 더 안되는군요. 오히려 굵고 강한 사람이 더 안되는줄 알았습니다.^^;

프레이야 2009-05-12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굵게 했나봐요. 저도 뽀글이가 잘 안 되는 편이고
잘 풀리고 그래요. 머릿결이 너무 부드럽고 힘이 없으면 그런가 보던데요.
아무튼 사진 없어 무효에용~ ㅎㅎ

L.SHIN 2009-05-13 10:21   좋아요 0 | URL
흠..얇게 한 것 같은데.
머리결이 주인을 닮아 성격이 드러워서...ㅎㅎㅎ
사진...흠...찍어봤는데 머리 모양이 잘 안나와서..( -_-);

가시장미 2009-05-13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 이런 글에는 사진을 올려주셔야 하는데 ㅋㅋ 궁금하단 말이예요. +_+ 크크

L.SHIN 2009-05-13 10:22   좋아요 0 | URL
ㅍㅎㅎㅎ
나중에 뽀글이 파마가 성공하거나, 멋진 가발을 사면 보여드리겠사옵니다.(보증은 못하지만 ㅋㅋ)

레와 2009-05-13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헹-!

인증사진 없으므로 무효-!

ㅋㅋ

L.SHIN 2009-05-13 19:5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뉴스를 보다가 어이없는 기사 발견. 

  119 구급차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무개념 일부 시민들에 대한 이야기다.
  '응급' '구급'이라는 단어가 뭔 뜻인지도 모르는 것 아닐까?
  그 차는 비상시, 정말 응급 환자를 위한 차량인데 자신의 개인적 급한 용무로 이용하면서
  오히려 적반하장 큰 소리를 내는 시민들의 머리엔 똥만 가득차 있나 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속 한 구급대원은 "얼마 전 119 신고를 받고 출동했더니 한 아저씨가 전날 밤 술을 많이
마시고 길을 걷다 넘어져 근처 병원에서 가벼운 상처치료를 받았는데 차비가 없다며 집에 데려다 줄 것을 요구"
했다며 이런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차비가 없으면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지인에게 연락할 일이지 아저씨 때문에 진짜 응급 환자들이 피해보면 어쩔거야?  

   
  "수술을 앞둔 남편의 수술동의서에 급히 싸인을 하러 가야 한다며 구급차를 부른 아주머니도 있었다"고 혀를 찼다.  
   
 
 아줌마, 한국 택시..무서울 정도로 빠르거든요? 
 아줌마가 개인 자가용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어느 곳에 불이 나서 일가족 모두 다 타죽으면 대신 책임질거야? 
 
   
  서울소방재난본부 소속 또다른 구급대원 역시 "감기에 걸렸는데 차가 없다며 병원에 데려다 달라는 사람부터
배가 아픈데 술을 마셔서 운전할 수 없으니 데리러 와달라는 사람까지 각양각색"이라며 "비응급 상황일 경우
구급차를 이용할 수 없다고 말하면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서 시민이 원하는데 안 들어 주냐며 이의를
제기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개념도 이 정도 없으면 '왜 인간으로 태어났나?' 싶다. 저등동물로 태어나서 그 답게 살아갈 것이지. 

  극히 일부라면 문제될 것도 없이, 귀엽게(?) 봐주겠지만, 전체 이송건수의 70~80%가 넘는 이 어이없는 사용 빈도는
  좀 너무하지 않은가 싶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서는 즉시 필요한 응급처치를 못 받았거나 생명을 보존할 수 없으며 심신상의 중대한
  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는 자만을 응급환자로 규정, 비응급 환자는 이송거절.거부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애석하게도 저런 무개념 상것들이 인터넷 민원을 올리고 죄없는 구급요원들이 문책을 받는 상황이 생기다 보니..
  저런 쓸데없은 곳에 인력/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구급 요원들이 일에 비례해 무척 적은 실정이다.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받는 월급에 대한 대가로 그들은 늘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 자라는 걸
  모르는걸까? 외국처럼 구급요원들이 일상 생활의 편의도 봐줄 만큼 인력이나 시설 등이 풍족하다면 문제되지
  않겠지만, 평상시엔 애국자인양 보이던 한국인들이 이럴 때는 왜 그렇게 미개한 것일까? 

  겉모습만 선진국 흉내를 내면 뭐하겠는가.
  정작 시민 의식은 고모양인데.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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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초롬너구리 2009-05-1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소방관, 경찰관 그런분들에 대한 대우가 더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EBS에서 가끔 '극한직업'에 대한거 주말엔가 보면, 참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 많아요. 하루 한끼 먹다가 내팽개지고 달려가고, 배고프다며 김밥을 손에 꼭 쥐고, 까만 얼굴에 힘든일을 하시는거 보면. 길거리 가로수등 유리를 만드시는 분들은 뜨거운데 땀흘리시면서, 그런 가로등 보면 참 뿌듯하데요 (어떤 자식들은 심시해서 그거 돌로 꺠죠!). 2만달러는 멀다고 하는데, 그건 아쉽지 않은데 국민의식은 아직 1만달러에 걸맞는 건지 의심스럽네요.

L.SHIN 2009-05-13 10:27   좋아요 0 | URL
옳은 말씀들입니다. 한국의 경찰,소방관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나 힘든 상황에서 일하죠.
보통 경찰/소방관 한 명당 대략 2,000명의 시민들을 보살펴야 되는 상황이니까요.
물론 사람들이 그런 직업을 많이 선호하지 않아서 인력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것들이 대게 택도 없는 수치이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너구리님 말처럼 국민의식은 1만 달러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소리를 들은게
벌써 몇 년 째군요.쯧..

가시장미 2009-05-13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입니다. ㅋㅋㅋ

L.SHIN 2009-05-13 10:27   좋아요 0 | URL
정말 맙소사!!! 입니다. ^^;
 

 

  S와 C는 모른다. N도 모른다.
  오로지 알고 있는 것은 B뿐. 

  내가 이틀째 잠을 자고 있지 않다는 것을. 


  나는 잠 욕심이 많다.
  한 번 자면, 일어나기 싫을 정도로 무섭게 잔다. 일명, 실신모드. =_=
  나는 잠 욕심이 없다.
  한 번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시작하면, 질릴 때까지 하루고 이틀이고 멈추지
  않고 그것만 매달린다. 눈은 따갑기도 하고, 뻑뻑하게 돌기도 하면서 나름~
  투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시,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고 있을 때는
  졸음도 잠도 없어진다. ㅡ.,ㅡ...
  지금이 딱 그런 상태인데, 일명 무제한 각성 상태. 

  방에만 처박혀서 컴퓨터만 보고 있으니까, 이틀 동안 정상적인 패턴을 움직인
  S와 C는 내가 각성 상태인지 전혀 모르고, 이른 아침, 

  "일찍 일어났네?" 

  하고 인사를 건넨다. 

  야행성인 내가 주로 밤에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 N도 나와 문자를 주고 받다가도
  오전 11시가 넘어가면, 

  "얼른 자~" 

  라고 문자를 보내고 통신 두절을 해버린다. -_- 

  2,3일 안 자고 계속 활동한다고 해도..딱히 머리가 멍해진다거나 목.어깨가 무거워 진다거나,
  견딜 수 없을 만큼 눈이 이런저런 투쟁으로 괴롭히지 않는다. 하품도..그다지, 의식하지 않으면 없당.
  내가 가장 무서운 것은, 의욕이 없어서 축 늘어져 있을 때.
  뇌 사고회로도 녹은 촛물 마냥 늘어져 멈춰버리기 때문. 

  다른 사람은 어떨까?
  얼마나 안 자고, 쉬지 않고 육체나 뇌를 계속 움직일 수 있을까?
  나처럼 2,3일은 다들 보통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새삼스런 궁금증이 일어났다.
  커피 한 잔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 라는 조건을 걸어봤자,
  어차피 커피는 나에게 오히려 수면제이므로 통과. -_- 

  예전에 외국에서 실험한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난다.
  보통 사람이 3,4일 안 잤을 때 까지만 해도 일상 생활에 그렇게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그 이상 되면 슬슬 연산 기능이라던가 집중력, 기억력 등이 헤롱헤롱 되기 시작한단다.
  내 멋대로 할 시간이 며칠만 더 있으면 나도 저 실험을 직접 해보고 싶은데,
  불행하게도 내일과 모레는 외출을 해야 한다.
  실수는 안하겠지만, 다클 서클을 귀걸이처럼 데롱거리고 나갈 수는 없으니까. 쳇- 

  다른 사람은 얼마나 안 잘 수 있을까? 궁금하다. 

  커피가 먹고 싶다. 주전자에게 졸라야겠다. 

  아...B가 또 커피를 뺏아 먹겠군.ㅡ.,ㅡ...이래서 맨날 두 잔을 타야... 
  (이런, 제길! 잠깐 땃짓 한 사이에...도파민 분비가 줄었어...안돼..ㅜ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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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5-13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3일 안 자는 일을 어찌 해요. -_ㅠ 몸 상해요. 그래도 주무시면서 하셔야죠. 아공...
저도 계속 3시간 정도만 잤더니.. 도저히 못 견디겠더라구요. 그래서 어제는 푹 잤어요. 한 8시간 잤는데..
그래도 왜이리 온 몸이 찌푸뚱한지, 그동안 쌓인 피로때문인 듯 합니다.

건강이 최고!! 건강할 때 지킵시다. 우리^^ ㅋㅋ

L.SHIN 2009-05-13 10:29   좋아요 0 | URL
장미님에 비하면 저는 '피곤하다'라고 말할 일이 아니죠.ㅋ
저는 '좋아서' 하는 것이지만, 장미님은 의무와 책임으로 육아며 가정생활을 돌보고 있으니까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있을겁니다. 그러니까 장미님은 당연히 잠을 많이 주무셔야되요.^^

하지만 건강할 때 지키자는 말에는 찬성-!
 

 

  그녀는 타로 카드를 휙휙 뒤집으며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천성적으로 외로운 사람이에요." 

  동료들 하기에, 장난 삼아 따라해봤더니 벼락같은 말이 떨어졌다.
  그래, 내겐 저 말이 청천벼락이다. 아니, '확신을 속에 품은 절망'의 비수다.
  알고 있었다.
  10대의 어느 한 순간에 지구 밖의 존재에 대해 깨달은 그 순간부터
  지긋지긋하게 나를 따라붙는 공허함과 외로움이 늘 내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는 것을.
  매 순간, 그럴 듯한 이유나 핑계거리로 '만년 혼자'인 상태를 합리화 시켰었다.
  '난 원래 연애 따위에 관심 없는걸~'
  '일이 이렇게 바쁜데, 그런걸 할 시간이 어딨어?'
  '내가 그/그녀를 받아들이면 거짓 사랑이 되므로 상처만 줄거야. 그건 안되지'
  '나에겐 전생에 사랑했던 자가 있어. 그 운명을 기다리는 것 뿐이야.' 

  왜 남들 다 하는 연애 따위는 관심이 없는지, 아니, 관심을 안 가지려고 하는지
  왜 남들 다 느끼는 사랑이 뭔지 모르는지, 아니, 왜 알려고도 하질 않는지
  늘~ 이런 저런 이유들을 늘어놓으며 내 자신과 타인을 납득시켜야지만 직성이 풀렸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비정상'인 것이거나 '뭔가 모자른 사람'이라는 둥의 부정적인 면을
  인정해버리는 꼴이 될까봐 무의식 중에 나로부터 현실로부터 회피해 왔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반은, 스스로를 조금씩, 휴지에 물이 스며들 듯이 인정하고 있었다.
  왜 마음을 열지도 않으면서 삶이 공허하고, 외롭다고 투덜되는지 정확한 이유는 어딘가
  있을거야 라는 무의식 속에 책임 전가를 한 후 나름대로 반은 인정하고 살았었다.
  그래서 언젠가 '연애를 할 마음이 생기거나 내 사랑을 만나게 되면' 이런 걱정 따위는 한 방에
  홈런을 쳐서 날릴 줄 알았는데.
  어이쿠야- '천성적으로 타고난 외로움쟁이' 라니.
  그건 뭘 어찌해도 나을 수 없는 병이란 것이 아니더냐! 

  얼마 전에, 영화 [쌍화점]을 드.디.어. 봤다.
  솔직히 말하면 해피 엔딩일지 아닐지는 관심도 없었다.
  그저, 먼저 본 사람들의 "배드 씬 죽여줘~" 혹은 "두 남자와 한 여자의(그것도 고려 시대의) 삼각관계"
  라는 호기심 자극할 만한 이야기들 때문에 아무~생각~없이(솔직히 기대와 함께 -_-ㅋ) 보았더랬다.
  근데, 웬일. 쌔드 엔딩이 아닌가!
  그것도 왕과 왕후 사이에서 양다리 걸치고 왔다리 갔다리 하는 지조 없는 홍청관 쉐키 놈 때문에...ㅡ.,ㅡ
  결말이 참 가슴 아팠다. 동성이던 아니던간에, 사랑 때문에 저럴 수 있을까 싶은 의문과 함께.
  무슨 근거로 '쌔드 엔딩은 아니겠지' 라고 믿었는지...예상치 못했던 결말에 한참이나 멍을 때리고 만 것.쯥... 

  내가 정말로 씁쓸하고 기분이 우울했던 것은 나는 저런 사랑의 기분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 이후 본 영화 [렛 미 인]은 또 다시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리뷰에서는 나름대로 좋은 결말로 마무리 지었으나(그것도 황급하게 -_-) 사실...내심 속이 쓰렸다.
  '제기랄~ 기분도 꿀꿀한데 지독한 염세주의자의 필력이 어떤건지 보여주마~' 버젼으로 쓰자고 마음 먹었으면
  다 쓰고 나서 스스로도 다시 읽어볼 용기가 나지 않을 정도로 무척이나 우울하고 부정적인 글이 되었을지 모른다.
  어릴 때 [호밀밭의 파수꾼] 책 앞 장에, 코울필드가 나와 같은 염세주의자인 것에 만세!를 부르며 흥분해서
  주저리 주저리 건방진 글귀를 썼던 시절의 내 모습이라면 글 속에 천만개 정도의 얼음 가시를 슝슝 박아 놓을
  자신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러기에는 많이 물러 터져서 말이다. 쩝... 

  어쨌거나, 두 번째 까지는 '단지, 운이 안 좋았을 뿐이야.'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요즘의 일 때문에 조금 지쳐 있어서 감정이 예민해진 탓인지 몰라 하고 또 자기 합리화에 성공 했으니까.
  그런데...오늘, 세 번째 직격탄을 맞고...바닥에 널부러져 피를 철철 흘리다..간신히 정신 차리고 이렇게
  글자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원래 속에 있는 말을 잘 하지 않는 내 성격에 지금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도 짜증이 나 있던 것인거다. ㅡ.,ㅡ  

  만화 [마틴 & 존] 시리즈를 2~6권 몽땅 차가운 바닥에 앉아 아주 성실(?)하게 정독해 주신 결과,
  빌어먹을 게이츠, 또, 주인공들간의 사랑이 어쩌구 저쩌구 쌔드 엔딩인 것이야.
  다른 시각에선 해피 엔딩일 수도 있겠지만, 내 기준에선 어쨌든 슬프거든.
  철푸덕 바닥에 옆으로 누워서 '사랑-쌔드 엔딩 3종 세트'를 맞은 충격에 휩싸여 나름대로 센치한 기분을
  느끼려고 했는데...현실은 냉정해, 바닥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냉기에 그만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내 옆에 같이 누워 있던 개를 살며시 들어서 침대 위에 올려주며, 나름~ 분위기 있고 멋있는 목소리로, 

  "바닥이 차다..." 

  라고 했는데, 이 눈치 없는 개님께서 휙- 바닥에 도로 누워 버리신다. 아~분위기 정말 깨져라. -_- 

  또 이런다.
  분위기 있게...동정 살 정도로 가련(?)하게, 사랑을 모르는 내 처지에 대해 넋두리를 늘어놓을 생각이었는데..
  쓰다 보니..또 코메디가 되어간다. 난 정말-!! ㅡ_ㅡ  

  지구에는 없은 것 빼고는 다 있다. 지금 문명에서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아니, 넘쳐날 정도로
  충분하게 거의 모든 편의품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사랑을 파는 가게 따위는 없는 것일까?
  부끄럽게 핑크통에 반짝이는 하트 팍팍 박아넣은 유치 찬란한 통조림에 넣어서 더럽게 비싼 값에 팔아도
  좋으니까 그런 가게 좀 있었으면 좋겠다.
  도대체 사랑이 뭐길래, 저렇게 서로들 가슴 아파 하고 아름답게 변해가는지 나도 좀 알게. 

  타로 카드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점/운세에서 '천성이 외로운 사람' 이라고 나와서 심히..좌절 모드 중이다.
  새삼, 내 정체가 뭐냐? 라고 묻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가끔은 짜증이 난다.
  그러니까 태어날 때는 모든 옵션을 다 갖추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켕. 

   

  이래서 새벽이 싫다.
  꼭 횡설수설 하니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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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 2009-05-10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성이 외로운 건 천성이 사랑하는 이라고도 바꿀 수 있겠어요. 그것에 또렷한 감각을 가지고 있으니 껍데기가 될까봐 무서워하기도 할 것 같아요.

엘신님의 예리한 감각의 더듬이로 곧 찾기를 바래요.ㅎ~

참 상품 무지무지 잘 받았어요. 매우매우 기분이 좋았답니다.
언제 감마성 호프집에서 한 잔 살께요.^^:

L.SHIN 2009-05-10 04:23   좋아요 0 | URL
음...무지 좋은 말인 것 같은데..왜 전 이해가 잘...ㅜ_ㅡ (죄송)

술...(요즘 들어 그렇게 질리게 먹었으면서도) 좋죠...(이런다~ㅋㅋ) ^^;
근데, '감마성'이 뭔가요? (긁적)

푸하 2009-05-10 09:21   좋아요 0 | URL
원래 외로움을 많이 타면(천성이 외로우면) 사랑에 대한 감수성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 사랑에 대한 기준(음... 사랑에 기준이란 말을 사용해도 되는지..^^:)이 높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더 좋은 사랑을 찾을 눈을 가지셨을 분이니... 좋더라구요.
오늘 제가 사랑이야기를 많이 하네요.ㅎㅎ~

감마성은 은하계 저편 B지역에 있는 술집인데 그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아담하고 괜찮은 곳이에요.

아... 아침이네요.

L.SHIN 2009-05-10 12:14   좋아요 0 | URL
으하하핫,, 무조건 '지구의 어느 장소를 가리키는 것이다'라는..생각부터 하는 습관이..
언제부터 생긴걸까요, 대체? ㅡ_ㅡ;

우린, 점점 지구화 되어가고 있소, 푸하 성인. 흠. ㅋㅋㅋ

저는..천성이 외로운 탓도 있겠지만, 자라온..살아온 환경이 이렇게 만들었답니다.(웃음)

프레이야 2009-05-10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안녕하세요? *^^*
새벽이면 횡설수설,ㅎㅎ 저도 그런편이에요.

L.SHIN 2009-05-11 06:52   좋아요 0 | URL
혜경님 오랜만이네요.^^
이상하죠, 새벽엔 감성적이 되어버리거나 차분해진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