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약간 침울한 월요일 아침. 관심신간 페이퍼 써야 된다는 걸 까맣게 잊고는 새로 발견한 맛집에 대한 흥분만 간직한 채 잠자리에 들었던 데 대해 엄숙히 반성하면서 책상 앞에 앉았다. 이미 늦은 주제에 페이퍼 쓰기 전에 다른 분들 걸 엿보았더니, 나는 왜 자꾸 헛다리인 거죠.. 왜죠.. 비록 서평대상도서 고르는 데는 도움이 안 될 것 같지만 이런 책도 있습디다, 친구들과 공유하는 마음으로 적어 봅니다. (침울...)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

 

정은숙 작가는 줄곧 어린이추리물을 써왔는데, 나는 그게 다 재미있었다. 항간에 소문이 자자한 '봉봉 초콜릿의 비밀'도 그렇지만 '명탐견 오드리'가 특별히 재밌었다. 이번엔 시대활극인 모양인데(!) 기대가 된다. 읽어보고 싶다. 표지도 맘에 든다!

 

 

 

우리들의 비밀 놀이터

 

영국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세 명의 아이들이 떠돌이 개 피에로를 돌보기 위해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니, 19세기 글을 무려 발리 토허티 여사가 새로 쓰셨다니, 여보세요 이거 저 읽으라고 만든 책인가요? 못 참고 미리보기로 보니 그림이 느끼하지 않아서 더 좋다.

 

 

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

 

잘 모르지만 풍수라는 게 허황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있어야 할 곳에 있고, 치워야 할 곳을 치운다는 것, 어떤 일에 적절한 자리와 배치가 있다는 것은 사실 일상에서도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언젠가 잡지에서 '풍수 인테리어'에 관한 짧은 글을 읽은 뒤 관심을 두고 있던 테마다. 궁금한 책.

 

 

친절한 인테리어

 

독특한 집을 소개하는 일본 TV 프로그램들을 좋아한다(세 편 이상 알고 있다...). 거기서 소개하는 집들은 번쩍이거나 실험적인 공간이라기보다 '내 몸에 맞춘' 공간이었다. 이 책도 비슷한 컨셉인 것 같다. 얼핏 보니 다 좋은 집이라서;;; 보면 좀 약오를 것 같긴 한데, 영감을 얻고 참고하기에 좋을 것 같다.

 

 

전주 여행 레시피

 

지난여름 순천-여수 여행을 가는 길에 '칼국수 먹자'고 들른 전주. 몇해 만에 갔는데 골목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베테랑 칼국수 역시 그대로 푸짐했다. 조만간 또 가고 싶은데 참고가 될 것 같다. 아니아니, 블로그에 소개하는 어디 맛집, 어디 멋집 그런 거 말고 책으로 말이죠.

 

 

*

 

하루가 늦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잠자리 들기 직전에 번쩍 떠올랐을 때, 그때라도 썼어야 하지만 예의 그 맛집에 대한 흥분이 남이 있어서 그럴 수도 없었어요. 태국 음식점이었는데, 얼마나 맛있었던지.... 태국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사실은 이틀 연속으로 가고 말았어요(네꼬남의 적극 협조 및 동조 고맙습니다). 그런데도 또 가고 싶어요. 엉엉. 연남동 툭툭누들타이. 서울 친구들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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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치 2013-10-0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흥, 소문 자자한 툭툭누들타이!! 나도 담에 서울 가면 가볼테얏..
(책과는 상관없는 엉뚱한 댓글 ㅋㅋㅋ )

네꼬 2013-10-07 12:04   좋아요 0 | URL
언니 진짜 맛있더라고요. 분위기도 흥성흥성. 식당도 그렇고 근처 골목도 그렇고. 한 시간의 웨이팅 보상하고 남더이다.

웽스북스 2013-10-07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툭툭 누들타이 나도 가보고 싶었어요. 같이 갑시다. 같이 또 가요.

네꼬 2013-10-07 12:05   좋아요 0 | URL
추릅추릅. 채식하는 웬디님도 먹을 것 풍성 (공심채 볶음... 아아... 어질)

꿀꿀페파 2013-10-07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확인하고 갑니닷!!

네꼬 2013-10-11 09:35   좋아요 0 | URL
꿀꿀페파님 안녕하세요. 숙제 늦어서 죄송합니다. (꾸벅)

moonnight 2013-10-13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심가는 네꼬님의 관심신간^^ 툭툭누들타이 저도 가보고 싶네요. 지방녀는 슬퍼-_-;

네꼬 2013-10-15 17:24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서울 빨리 와서 거기 가 봐요. 돈 많이 갖고 와야 돼요. 그렇게 비싼 건 아니지만 많이 먹게 된다구요. ㅠㅠ
 

자랑은 당연히 아니고 그렇다고 비하도 아닌데 내가 좀 까막귀다; 어린날 남들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피아노학원을 때려쳤을 때 이미 이런 상태였다. 핑계를 궁리하자면 이렇다. 그때 우리집엔 피아노는 고사하고 멜로디언도 없어서 음악에 재능이 있던 언니조차 음악 시험은 다 리코더로 쳤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다니는 걸 보고 내가 졸랐던 건지, 하여간 나는 피아노학원을 다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집에 피아노가 있어도 연습이 그렇게 싫다는데, 나는 종이 건반을 두드리는 처지였으니 재미가 있을 리도 실력이 늘 리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매주 청음 시험은 나를 좌절의 늪으로 떨어뜨렸다. 선생님이 건반을 두드리면 오선지 카드에 음표를 그리는 거였는데, 나의 정답률은 절망적인 수준이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것도 집에 피아노가 없어서는 아니었을까, 약간 애틋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래, 어쨌든 재능은 없었던 거다.

 

고등학교 때 음악 선생님은 학교를 통틀어 가장 엄격한 할아버지셨다. 음악시간은 언제나 클래식 감상으로 시작했고, 시험엔 늘 듣기 평가가 들어 있었다! 학교 앞 문방구에선 시험범위에 해당되는 곡들을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를 팔았다. 어리고 둔한 귀에도 음질은 엉망진창이었고, 듣기 평가의 정답률은 청음 시험의 경우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다(사지선다였으니까). 클래식 음악에 호감을 갖기엔 열악한 성장 조건이었다.

 

대학 때 종로 뮤직랜드에서 엉겁결에 산 컴필리에이션 카세트 테이프에서 처음 브란덴부르그 협주곡을 듣고 테이프가 늘어나도록 들으면서도 '브란덴부르그'라는 말조차 외우지 못했다. 계기도 까먹었을 정도로 우연히 기든 크레머 할아버지(♡)를 알게 되어 CD를 몇 장 사서 들으면서도 그것뿐이었다. 잠이 안 올 때 즐겨 들었던 글렌 굴드의 변주곡? 들으면서도 한동안 글렌 굴드가 사람 이름인지, 연주 형식 이름인지, 자.... 작곡가인지 연주자인지도 구분하지 못했다. (악, 저 얼굴 빨개졌어요.)

 

그래서 누군가 클래식 애호를 자랑하면 공연히 (부끄럽습니다) 빈정이 상했다. 누구의 무슨 곡은 누구보단 누구 연주가 더 좋다거나, 역시 무슨 곡은 어디 필이 좋다거나 하는 말을 들으면 그래 뭐 어려서 교육 잘 받았나 보네, 그러거나 심하게는 흥, 알고 하는 소리겠어? 하기도 했다. 더 나쁜 것도 있다. 집앞 도서관에서 '오페라 감상 길잡이' 강연을 한다는 포스터를 보고는 뭐야 음악도 배워서 들으라는 거야? 하면서 못난이처럼 굴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창피하지만 후련하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책 읽고 집안일 하고 하는 데도 소위 '노동요'가 필요해 아끼던 CD들을 들었는데, 온종일 틀어두기엔 역시 라디오가 좋았다. 광고도 피할 겸, 혹시 영어처럼 자꾸 들으면 귀가 트일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클래식 FM을 주로 듣는데 가끔 타령도 듣고 간지러운 퓨전 음악도 듣고 괜찮긴 하지만 그걸로 음악에 한 톨이라도 지식이 더 생기거나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그런데 지난주 어느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어떤 연주가 서재방에서 뒹굴던 나를 거실 라디오 앞으로 불러세웠다.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는데, 아름답고 정직한 연주였다. 나는 처음으로 스마트폰에서 '음악 검색'이라는 것을 해서 그것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라는 것을 알았고, 연주가 끝나고 박수 소리가 잦아들도록 그렇게 서 있었다. 진행자 말로는 이 앨범에 수록된 곡 중 하나라 했다.

 

 

 

 

 

 

 

 

 

 

 

 

이렇게 해서 갈등 끝에 내 처지에서는 정말 큰 돈을 들여 이 음반을 사게 됐다. 아직 리뷰도 페이퍼도 쓰신 분이 없어서 땡스투도 못했다. 그래도 안 쓰고 간직해둔 알사탕을 몽땅 적립금으로 바꾸고, 음반 할인 쿠폰, 회원 쿠폰, 중고서점 이용하면서 어쩌다 받은 쿠폰, 모아둔 적립금을 탈탈 털어서 133,000원짜리 음반을 97,250원에 샀으니 돈 번 거라고 (ㅠㅠ) 애써 기뻐하고 있다. 내가, 내가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싶으면 서둘러 중고서점에 내다 팔 책들을 찾는다. 뒤로는 아련히, 하루 한 장씩만 듣기로 한 켐프 할아버지의 연주가 흐른다. 라디오에서 들었을 때처럼 아름답고 정직하며 CD로 들으니 어쩐지 더 기품 있는 것 같은 그런 연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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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10-01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 네꼬님을 라디오 앞으로 끌어들인 피아노 소나타가 어떤 곡이었는지,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인지 궁금해지네요. 저도 낮에 FM 듣는 날 많거든요.

네꼬 2013-10-01 14:32   좋아요 0 | URL
나인님, 그때 곡은 안 적어놔서 모르겠어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였다는 것밖에.. (제 수준은 위에서 고백했지요. ㅎㅎ) 어느 순간엔가는 나인님이랑 같은 라디오를 듣고 있겠군요. :)

다락방 2013-10-01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땡투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이 음반을 살 돈도 돈이거니와 이 음악을 들을 귀가...쿨럭.

저는 지금 있는 부서로 오기 전에 사무실에서 라디오를 들었었거든요. 클래식 FM 듣다가 저도 완전 쑝가서 시디를 사게 된 경우가 있어요. 그 시디가 '비탈리'의 '샤콘느' 였는데, 그 시디야 말로 제가 제 돈 주고 산 유일한 클래식 시디였죠. 정말 열심히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역시 막귀라 그 음반에서도 그 곡만 열심히 들었....지금도 아는 클래식은 그것 뿐이고 그래서 좋아하는 클래식도 그것 뿐이에요. 너무 좋아요, 비탈리의 샤콘느!!

저는 2CD 였는데 아니, 네꼬님, 저 음반은 몇장 짜리인거에요? 클래식 듣는 네꼬님이라니. 좀 멋지다...♡

네꼬 2013-10-01 14:38   좋아요 0 | URL
그니까 이걸 누가... ㅠㅠ

다락님1 (일단 꺅.) 제 말이 그 말이에요. 저도 좋은 음악 들으면 그냥 그것만 듣는 거지, 확장된 적이 없어요. 그러니 클래식이든 가수 노래든 내 마음은 다 똑같... 아니, 한결같다고 합시다. 이 씨디는 모두 9장에요. 케이스도 예쁘고 튼튼해서 뽀대나고, 일본에서 나온 앨범이라 일본어도 되게 많아요.(응?) 나 좀 멋짐? 크하하.

치니 2013-10-01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나 이 글을 읽고 받은 감동이 네꼬 님이 저 음반 듣고 받은 감동 만큼이나 커서, 주체가 안 될 정도로 좋아요, 지금.
하지만 가격대가 ㅠ 정말 세네요. 저는 나중에 생일 선물로 받으려고 찜해놨어요. 하하.
클래식 채널 라디오에서는 장일범인가? 그 분 거 좋던데. 가끔 들으면, 해박하면서도 내세우지 않고 차분하게, 클래식 모르는 이건 아는 이건 부담없이 들을 수 있게끔 잘 리드하시는 것 같아요.

작은오빠가 음악이라면 사족을 못 써서 저는 중딩 때 오빠로부터 록의 역사를 들으며 자랐어요. 근데 그 오빠가 사십 대 넘어가더니 하는 말 - 모든 음악의 귀결은 클래식이다. 난 이제 클래식이 아니면 들을 수가 없어. !!!! 놀라우면서도 한편 납득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요새 다시 대중음악 듣게 되었다는 게 반전 ㅋㅋ)

네꼬 2013-10-01 14:43   좋아요 0 | URL
가격이 진짜 세죠. 들어본 적도 없는 호로비츠 실황 앨범을 케이스에 홀려 살 뻔 했는데 안 사길 천만 다행. ㅠㅠ 클래식은 부자들의 음악인가요! (씩씩) 아아 저도 장일범의 가정음악을 들어요. 오페라 소개할 때 막 성악가들이랑 같이 발연기하는 것도 웃기고, 맞아맞아 해박하면서도 잘난척하지 않고 조곤조곤 설명해주셔서 좋아요. 좀 귀여우시기도 하고요. (그러나 그 많은 소개곡들을 다 흘려들었습니다....)

작은오빠님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 ㅋㅋㅋ 저는 그럼 록은 패스하고 클래식으로. (나 나이 들었어!!)

Mephistopheles 2013-10-0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시겠지만.....클래식만 주구장창 틀어주는 라디오 주파수도 있어용....그걸 활용해보시는 것도.. 그리고..형식에 얽매이지 마시고 그냥 귀에다 음악 감는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들으세요...ㅋㅋ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음악을 가요로 시작해 팝송으로 가고 락과 헤미메탈을 거치고 그다음에 결국은 클래식....마지막은 뽕짝으로 진행되더라고요..ㅋㅋ

전 이쯤에서 네꼬님의 노래실력은 과연......!!! (그리고 제 점수는요...!)

네꼬 2013-10-01 14:45   좋아요 0 | URL
남편이 그 주파수를 찾아 주어서 들어보았어요. 근데 주구장창 그것만 듣기보단 가끔 창도 듣고 타령도 듣고 가야금 거문고도 듣고... 합창도 듣고 하는 게 또 재미더라구요. 뭐, 가끔은 사람 목소리도 듣고, 몇 신지도 듣고요. ㅋㅋ

노래실력은 과연! 귀가 까막인데 목이라고 과연! 자진 사퇴하겠습니다. (팔뚝으로 눈물을 닦으며...)

레와 2013-10-01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을 위해 오늘부터 열심히 땡투하겠어요!!

작곡가가 누군지 연주자가 누군지 곡명은 뭔지, 아이고 머리 아파요.
그냥.. 들으면 안되나...ㅎㅎㅎㅎㅎㅎ;;;

네꼬 2013-10-01 14:50   좋아요 0 | URL
이 앨범은 비싸니까 틈틈이 다른 땡투를... (오열)
그래요 우리 그냥 들읍시다. 들어서 좋으면 됐지 뭘! (돈 생각도 잊읍시다. 또 오열.)

paviana 2013-10-01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도 막귀에요. 오디오나 연주가 차이도 잘 모르지만 , 그런거 구분해내는 사람들보면 막 부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해요. 예전에 낮에 출근할 때눈 생생클래식을 들으며 출근했는데 ... 네꼬님도 막귀라서 좋아요 . ㅎㅎ

네꼬 2013-10-01 14:52   좋아요 0 | URL
빙고~ 저도 부럽기도 하고 얄밉기도 했어요. 사실은.... 너무너무 얄미웠어요;; 내 비록 막귀지만 마음만은 순정하다오! (<-파비님아 왤케 오래간만이에요!)

다락방 2013-10-01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댓글들에 대해서..댓글 달기 되게 힘들것 같아요, 네꼬님. ㅎㅎㅎㅎ

네꼬 2013-10-01 14:53   좋아요 0 | URL
응? 머? 왜? ㅋㅋㅋ 다락님 밥 잘 먹었죠? 난 커피랑 아이스크림이랑 아껴놨지롱!

moonnight 2013-10-01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용감하게 땡투하고 보관함에 넣었어요. 불끈 ;;(어, 얼마라구요? ㅠ_ㅠ)

네꼬님 글 읽으면서 막 공감을 ㅠ_ㅠ;;;;;;; 저도 어렸을 적 피아노 학원을 졸라 다니긴 다녔으나 집에 피아노는 당연히 없고 종이건반에 연습을 하니 재미는 없고. 얼마 다니다 결국 때려쳤었지요. ㅠ_ㅠ
클래식이라 하면 좀 사는 집 애들이 듣는 거라고 생각하고 누가 클래식 얘기를 하면 열등감에 사로잡혀서 혼자 얼굴이 불그락푸르락 했던 아픈 기억이. ㅠ_ㅠ;

그랬던 제가 이제는 하루 왼종일 클래식 에프엠을 틀어놓게 되었어요. 히히 ^^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잠자는 동안에도 침애 옆 작은 오디오로 약하게 틀어놓아요. 막귀에 음치, 박치라 -_- 음악 좋아한다는 말 꺼내기는 심히 부끄럽지만 (ㅠ_ㅠ) 그리고 사실 잘 알지는 못하지만요. 저도 에프엠 듣다가 어, 이거 뭐지 하며 편성표 검색해보고 그럴 때가 있어서 네꼬님 글이 너무 반가와요. 어떡해. 네꼬님 사랑해욧!!!! (격한 고백으로 갑자기 마무리;;;)

네꼬 2013-10-02 18:20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너무 무모하시다! ㅎㅎㅎㅎㅎ 그러나 절 위해 보관함에 담아 주시는 그 마음 잊지 않겠어요. (불끈)

저 지금 문나잇님 댓글 읽다가 어? 이거 내가 썼나? 했어요. 으왕 이거 완전 빙고네. 그런 마음 아시는 거죠 그쵸. 그리고 지금도 저랑 같은 마음이신 거죠 그쵸. 꺅. 우리 막 너무 죽 잘 맞는다 히히히히. 좋아라.

마노아 2013-10-01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 사랑스러운 네꼬님의 이 앙탈 가득한 페이퍼라니, 좋아요, 좋아! 음악을 듣지 않고도 이미 그 음악에 빠진 것만 같아요.
음악 찾아주는 어플도 깔아야겠어요. 나도 이런 순간이 닥칠지도 모르잖아요. (>_<)

네꼬 2013-10-02 18:21   좋아요 0 | URL
아..아...앙탈요? 그렇게 좋게 말씀해주시니 몸둘 바를... (보통은 심술이라고 하던데...) 마노아님, 어플 아니고 포털 사이트에서 음악 검색했어요. 와 신기하게도 금방 찾아주더라고요. 좋은 세상이에요~

이순화 2013-10-23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와 같음. 음반을 사야겠음. 멜론에서도 서비스 될라나???

이순화 2013-10-23 13:3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소영 덕분에 캠프님 연주 영상을 찾아봤어. 고령의 모습으로 연주하는 것 그 자체가 감동이네...

네꼬 2013-10-28 15:30   좋아요 0 | URL
으헹 선배 언제 오셨어요? (제 서재에.) ㅎㅎ 멜론에서 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원래 할아버지 연주자들한테 약해서.. ㅠㅠ 요즘 아껴서 아껴서 듣고 있는데 좋아요! 평생 두고 들을 음반으로 살 만해요 선배!
 

예상대로 역시, 가을이 왔네.

 

*

 

 

바늘땀

 

'따뜻한 유머'라는 표현을 다섯 사람에게만 쓸 수 있다면 나는 절대로 데이비드 스몰을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책"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리디아의 정원』의 그림이, 이토록 삭막한 어린시절을 견딘 사람에게서 나왔다니. 불행을 이겨냈다는 사실만큼 강력한 자부는 없는 것. 좋아했던 이 작가를 이제 존경하게 되었다. 굿바이님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아무래도 싫은 사람

 

그래요, 저도 이 책을 읽었습니다. 우선 제목만으로도 이 책이 나한테 할 일은 다 했다는 마음으로(ㅠㅠ) 별 기대는 없이 읽었는데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보다 좋았다. 글도 그림도 범범하니 싱겁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거 나만 그런 거 아니지? 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위로가 되냔 말이지. (아우, 나 진짜 그런 사람 있었어요. 나도나도.)

 

 

에밀은 사고뭉치

 

'사고뭉치'라는 고전적인 표현이 딱 맞는 에밀. 읽으면 하여간 세 번 이상 큰 소리로 웃게 된다. 그중 동네 사람들이 돈을 모아 에밀 엄마한테 주면서 애를 미국으로 보내는 게 어떠냐고 진지하게 권하는 대목이 제일 웃겼다. 린드그렌 여사님은 어쩌다 이런 유머 감각을 갖게 됐을까? 개정판이 나왔다니 반갑다. 개정판으로 사야지!

 

 

어떤 아이가

 

읽고 나면 기분이 좀 이상해지는 동화책이다. 웃긴 것도 같고 무서운 것도 같고 절망뿐인 것도 같고 희망이 있는 것도 같고. 그러라고 만들어진 책 같다. 알쏭달쏭하지만 웃기거나 슬픈 것만 이야기가 되는 건 아니니까. 독후감을 쓰려면 더 오래 생각해야 하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랬다.「어떤 아이가」와 「어른 동생」이, 그리고 그림들이 좋았다.  

 

 

밤이 지나간다

 

다른 분들의 감상을 보니 작가의 예전 작품에 비해 강렬하지 않다고 서운한 기색들도 있던데, 나는 예전 작품들이 좀 무서워서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책에서 비로소 작가가 하려는 말을 똑바로 듣게 되었다. 세상은 고통스럽다. 그런데 어떤 통증은 살아있다는 것을 자각케 한다. 통증은 비밀스럽고, 비밀은 또 나를 나로 완성시킨다. 그리고 어둠은 '지나간다'. 하지만 긴장해야 한다. 우리 제목은 '밤은 지나간다'가 아니고 '밤이 지나간다'다. 지금 밤인 것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어휴 나는 이런 소설이 좋다. 빠르고 웃긴 것. 앞뒤가 맞아떨어지는 것. 심각하지 않은 것. 길어도 후딱 읽게 되는 것. 무엇보다 할아버지 나오는 것!

 

 

 

 

*

그때그때 메모하지 않았더니 읽은 책 몇 권이 벌써 날아간 것 같다. 반성하고 부지런히 써놔야겠다. 결국 그러지도 못하면서 괜히 잘 쓰고 싶어가지고.. 미루다가 이렇게 되곤 한다. ㅠㅠ

 

 

*

집에 시집이 많다. 이 책 저 책 사이에 무심히 두었는데 문득 그렇게 두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작고 얇아서 눈에 안 띈다. 잘 읽지도 않는데. 시인들은 열심히 썼을 텐데. 그래서 목장갑을 끼고 먼지를 털어가며 시집들을 한데 모아보았다. 창비시선과 문학과지성 시인선은 많으니까 번호대로 모으고, 오래 간직하고 있는 것이나 헌책방에서 구한 것 등은 따로 모았다. 백석 김수영 김규동(♡) 전집과 진은영 기형도 시집은 명예의 전당에. 그러고 보니 이거 좋잖아! 시를 잘 모르지만, 심지어 요새 너무 안 읽기까지 한 듯해서 최근의 시집들은 거실에 꽂았다. 그리고 뒷번호부터 읽기로 했다. 가장 신선한 언어들과 함께 가을을 맞이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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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9-2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 진짜 네꼬님이 내 친구라는게 막 자랑스러워요. 난 이런 사람하고 멸치똥도 빼고 쥐포도 뜯고 돈까스도 먹고 그러네. 나는 어쩌자고 이런 사람을 첫눈에 알아보고 친구하자고 했을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째려보고만 있었는데, 좋단 말이죠? 알았어요. [바늘땀] 과 [에밀은 사고뭉치] 도 담아가야지. 히히. 물론 나는 [리디아의 정원] 읽고 무슨말인지 몰라 멍때렸지만 그래도 열심히 시도해봐야지. 동화도 그러니까 훈련하면 잘 읽을 수 있게 되는거죠?

네꼬 2013-09-26 23:55   좋아요 0 | URL
다락님, 내 페이퍼 읽고 하는 말 맞아요? 남의 거 읽고 그러는 거 같아; 어느 순간 아차 하는 거 아니죠? ㅠㅠ

글쎄, 다락님도 좋아할진 사실 잘 모르겠지만 ㅎㅎ '창문 넘어... 노인'은 나한텐 아주 재밌는 책이었어요. (다락님 지금 티비에 하정우 광고 나온다. 나 하정우 보면 자꾸 다락님 생각나요. '두번째 사랑'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3-09-2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이비드 스몰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어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저도 늙어서 양로원을 탈출할 힘과 의지가 남아있는 할머니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최근 잇태리라는 책속 사진에 이탈리아 할아버지들을 찍은 사진을 봤는데 참 좋더군요. 가서 이 동네 맛집이 어디예요?라고 물어보면서 같이 맥주한잔 하고 싶은 분들이셨어요 ㅎㅎㅎ

저는 어제 율리시스를 읽어볼까 하고 빼들었는데, (네, 조이스의 그 책입니다... 신랑이 sf인줄 알고 착오로 사들인 거대한 두께의 책)책 날개와 서문에 계속 '당신은 읽어낼 수 있다'며 겪려하는 문구가 있길래 겁먹고 다시 책장에 넣어버렸어요 ㅋㄷㅋㄷ

네꼬 2013-09-26 23:58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데이비드 스몰 좋아하실 거예요!

어우, 할아버지 어찌나 왕성하신지, 트렁크 끌고 버스 타시는 데부터 완전 신났지 뭐예요. 만나는 친구들도 죄다 아저씨고 막.. ㅋㅋㅋ 율리시스라니! 도전한 것만도 장한데 아니 그런 격려 뭐야. 어딘가 너 진짜 읽을 수 있니? 라고 조심스레 묻는 것 같은 격려네요!

치니 2013-09-26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읽어주는 남자, 요새 잘 안 읽어줘요? 오늘 이쁘게 재정비했으니 함 읽어달라고 하시면서 오붓한 밤을 ~ :)

네꼬 님은 늘 겸손하지만 네꼬 님의 동화책 리뷰를 요렇게 짧게만 읽어도 냉큼 저기 있는 책 다 사고 싶게 만든다고요. 어쩜 이렇게 글을 잘 쓰실까나. '바늘땀'이 그중 젤로 읽어보고 싶어요.

네꼬 2013-09-27 00:01   좋아요 0 | URL
치니님, 시 읽어주는 남자 아니고, 시 읽어주는 여자였죠! 제가 또 시 낭송이라면 일가견... 이라고 하지만 그러니까 네, 외칩니다. 시 웅변? 오붓한 밤 좋지만, 북콘서트에 이어 오늘은 출간 모임... 아우우우~ (늑대가 되어 보았어요.)

치니님, 저 좋아하시는 마음 그 마음 그 사랑 변치 마세요. ㅠㅠ 저... 저 제가 잘할게요! (뭐래)

레와 2013-09-27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문 넘어 도망친 할아버지는 미리 읽기로 쫌 맛보고 깜빡 잊어버렸던 책인데, 네꼬님 재미있단 말이죠?! 알았어요!! ㅎㅎㅎㅎㅎㅎㅎ 내 당장 읽어볼게요!! (회사 창문 넘어 뛰어가는중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누구에게나 한명씩은 있다니.. 아휴.
오늘은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맛이 써요. 잉..

다락방 2013-09-27 13:43   좋아요 0 | URL
일단 나한테는 아닙니다.

네꼬 2013-09-30 20:57   좋아요 0 | URL
응 재밌어요. 나한테는 그랬어요.

그리고 레와님. 물론 누구나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될 수 있지만, 왜 그런 생각을 레와님이 해요? 돈 워리. 입맛 쓸 일 없어요! (안 그래요 다락님? ㅎㅎ)

레와 2013-10-01 09:41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피카이아]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피카이아
권윤덕 글.그림 / 창비 / 201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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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보는 책이라고 해도, 어려운 지식은 어렵게 전하는 게 맞다. 오래 두고 고민해야 하는 내용을 간단히 전하려고 술수를 쓰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을 내가 해낸 거면 평생 잘난척하며 살 수 있을 텐데, 안타깝게도 이건 어린이책을 만드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경전 삼아 곁에 두고 보는 책 『책 어린이 어른』(폴 아자르)에 나오는 얘기다.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전달하는 것과, 손쉬운 설명으로 '아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뜻일 것이다. 『피카이아』를 읽으면서 다시금 그 대목을 떠올렸다. 이 책은 어려운 이야기를 담은, 간단치 않은 책이다.

 

한국 그림책 작가중 가장 사랑받는 작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권윤덕과 척추동물의 조상으로 여겨지는 고생물 '피카이아'의 조합은 얼핏 신기하게 보인다. 그림책과 진화론이라니. 게다가 책도 두껍다. 아름다운 표지와 그림이 무게를 좀 덜어주지만, 저 멀리 고생대의 피카이아에서 인간의 기원을 찾고, 인간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고, 그로써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반추하는 책이 쉬울 리 없다. 그러나 작가는 차근차근 독자를 설득하고 때로는 질문하면서, 어렵지만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 어렵기 때문에 오래 생각해야 하는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놓았다.

 

도서관에서 개 '키스'에게 책을 읽어주는 아이들이 묵묵한 리스너 키스에게 각자 속얘기까지 털어놓는다. '폐지 145킬로그램을 모아서 13500원을 버는' 할아버지와 사는 상민이는 출발부터 불평등한 사회를 이해할 수 없다. 뜨개질을 좋아하는 미정이는 공부밖에 모르는 엄마의 압박 때문에 올이 풀리듯 자기 존재가 사라지는 것만 같다. 폭력적인 부모의 무관심에 성폭력에 노출된 윤이는 목소리가 사라지는 듯하고, 정리해고 위기에 놓인 아빠 때문에 걱정이 많은 채림이는 헤어진 가족이 다시 모여 살기를 소망한다. 고기를 좋아하는 강안이는 이따금 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육식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 아이들에게 '피카이아'를 알려준 것은 혁주다. 혁주는 만난 적 없는 엄마를 그리워하다, 책에서 '피카이아'를 처음 알게 되었다.

 

"고생대 캄브리아기에 생겨났던 많은 동물들이 5억 3천만년 전 갑자기 멸종했다. 어떤 종은 멸종하고 어떤 종은 살아남은 원인이 무엇일까? 훌륭한 가시를 가졌고 개체 수도 많았던 마렐라, 몸집이 크고 먹이를 부수어 먹을 수 있는 턱을 가졌던 최고의 포식자 아노말로카리스는 멸종하고, 왜 피카이아가 살아남았을까? 피카이아는 모양이 특별하지도 않고 개체 수도 많지 않았는데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어쨌든 그렇게 많은 동물들이 멸종한 시기를 피카이아는 이겨 냈고, 그래서 인간이 생겨날 수 있었다." (112면)  

 

피카이아가 그랬듯이, 남보다 뛰어나야만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상민이는 어렴풋이 생각한다. 뜨개질이 그렇듯 경쟁보다는 협동이 좋기 때문에 미정이는 친구를 찾는다. 인간은 스스로 치유하기 때문에, 윤이는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는다. 무리지어 사는 흑두루미를 보며 가족을 떠올리는 채림이도, 고기는 먹지만 '육식'이 무얼 뜻하는지는 생각하는 강안이도 각자 고민을 안고 그것을 피하지 않으면서 자기 생각을 다져간다. 역시 피카이아가 그랬듯이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살 이유가 된다. 어렵지만 놓쳐서는 안 될 생각이다.

 

작가는 진중한 주제, 어쩌면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여러 주제들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독자 역시 피하지 않기를 주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를 옥죄지 않는 것은 차분한 톤의 아름다운 그림 덕분이다. 독특한 글 텍스트 배열 방식도 독자가 숨을 고르며 읽어갈 수 있게 한다. 책 뒤에 실린 작가 인터뷰와 참고 그림도 작품 이해를 돕는다. 다만 군데군데 어려운 서술이나, 어린이들의 대사에 작가의 목소리가 묻어나는 점이 아쉽다. 

 

이렇게 '어렵고 두꺼운 그림책'을 누가 읽으면 좋을까? 작가의 말에 힌트가 있으니, 이 책은 읽어주는 그림책이 아니라 '읽는' 그림책, 어린이와 어른 누구나 읽을 만한 책이다. 읽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방식도 수준도 다를 것이다. 어린이가 혼자 읽는다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볼 만한 책이다. 아름다운 것들이 종종 그렇듯, 어렵기 때문에 문득 더 아름다운 책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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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9-25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리뷰는 오늘 내가 하루종일 읽은 글 중에서 가장 좋은 글이에요. 네꼬님이 신간평가단을 해서 무척 좋아요. 어쨌든 정기적으로 글을 꾸준히 써줄테니까. 다음에도 꼭 신간평가단 해주도록 해요, 알았죠?

나도 읽어볼래요.

네꼬 2013-09-25 23:52   좋아요 0 | URL
다락님, 좋은 책인데 리뷰 쓰기가 어려웠어요. 으아 나 똑똑했으면 좋겠다. 내 지식과 언어의 한계를 느끼며 잠깐 절망했다가, 에이 뭐 그럴 것까지야, 하고 씩씩하게 마무리해보았어요. 근데 다락님이 좋다니까 좋군요. 껄껄껄.

레와 2013-09-2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이 리뷰 정말 좋잖아요!!
네꼬님 나 이 리뷰에서 위로 받았어요. 어디라고 콕 찝어서 말 할순 없는데. 읽고나니깐 뭉쳐있던 뭔가가 툭툭 터졌어요. 고마워요.^^


네꼬 2013-09-30 20:58   좋아요 0 | URL
이거 참.. 이럴 때 의연하게 껄껄 웃고 말고 싶지만... 이런 칭찬을 받으면 저도 모르게 상모를 돌리며 꽹가리를 치게 된답니다.
 
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신간평가단 '관심 신간' 페이퍼 쓰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일단, 새로운 달이 빨리 온다...(이제 처음으로 한 달을 보냈는데 허허.).. 또 신간이 참 많기도 하다....(어렵습니까, 출판계, 정말입니까.).. 그리고 사실을 고백하자면 나름대로 꽤 신중하게 책들을 살펴보고 페이퍼를 쓴다. 다른 분들도 그럴 텐데 굳이 이런 말을 쓰는 건, 처음엔 그럴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신간을 쓱 훑어 보고 관심 가는 거 있으면 찜해서 쓰면 되지, 라고 태평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쓰려고 보니 그게 아닌 거다. 은근히 공정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나를 보고 놀란다(일할 때도 그러지 않았는데!)... 말 그대로 내 나름대로일 뿐이지만, 정말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보고 싶은 책과 다른 분들도 보면 좋아할 것 같은 책을 구분해야 되고, 실용서라 해도 요즘 세상과 연결해서 할 애기가 많은 책이었으면 좋겠고, 안 그래도 인기 있을 책과 응원하고 싶은 책도 구분해야 되고, 그러면서도 어느 쪽이든 책을 쓰고 만든 사람들이 역차별을 안 받았으면 좋겠고(... 그만해!)

 

죄송해요. 마감 두 시간 전에야 이렇게 씁니다, 페이퍼.

 

*

 

자동차와 거짓말

 

지난달 페이퍼 쓸 때는 이 책을 보지 못했다. 서지정보를 보니 출간일이 7월 31일로 되어 있다. 그래서 혹시 해당 도서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책 소개를 봐서는 꼭 보고 싶다. 자동차 1900만 시대라는데 나만 해도 운전을 시작하지 십여 년이 되어 가지만 차와 운전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다. 자동차 전문 기자가 업계의 비밀과 거짓말을 털어놓는 책이라니 관심이 간다. 읽고 좋으면 다른 사람들한테 선물해 주고 싶은 그런 종류의 책이다. (좋으면!)

 

 

다정 선생님의 반찬 수업  

 

 사거나 선물받아서 갖고 있는 요리책이 몇 권 있는데, 어쩌다 보니 대부분 유명 블로거들의 요리책들이다. 그런 책들은 메뉴도 조리법도 어렵지 않은 것이 장점인데, 대신 가끔은 누가 차근차근 요리의 기본과 원리 같은 것들을 알려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미리보기를 보니 조리도구 선택, 장보는 요령, 재료별 염두 맞추는 비율 등이 바로 내가 바라는 대로 정리되어 있는 것 같다. 미리보기에선 못 봤지만 '재료 다듬기'까지 알려준다니, 실용적인 책일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365 샐러드

 

나와 남편은 모두 술과 고기를 좋아한다. 과일은 맛있으면 먹는데, 채소는..... 죄책감에 먹는다. 우리 이 정돈 먹어야 돼, 하는 심정으로. 나물 반찬은 손이 너무 많이 가고 할 수 있다면 샐러들을 많이 해서 먹고 싶은데 아는 드레싱이 몇 개 없고, 재료도 늘 거기서 거기. 다양한 샐러드 구경도 하고 따라서 만들어 보면 좋겠다. 체질 개선을 위해 음식 조절을 하고 있는 ㅇ ㄷ ㅇ 님한테도 좋지 않을까요? ㅇ ㄷ ㅇ 님 보고 있어요?

 

 

어이없는 놈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제1회 수상작이 책으로 나왔다. 기존 동시들과 다르다고, 아이들 눈에 맞추었다고,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책 소개에 나와 았다. 사실 이런 말들은 거의 이상을 표현한 것이어서 다른 동시집 소개에서도 자주 쓰인다. 그런데 나는 김개미 시인의 시들을 다른 자리에서 읽은 적이 있기 때문에 저 소개들이 결코 거짓이 아닐 거라고 믿고 있다.

 

 

세계와 만나는 그림책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사는 곳도 생김도 다르고 또 비슷하다. 전세계 사람들이 그렇다. 달라서 동경하거나 무시할 것 없다. 다르다는 걸 알고 사이좋게 지내면 된다. 요 단순한 진리를 어린이들과 함께 얘기해보고 싶다. 이 책이 그런 책인 것 같아서 보고 싶다. 어쩐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한테도 도움이 되는 좋은 그림책일 것 같다.

 

*

 

8월에 출간된 유아 / 어린이 / 좋은 부모 / 가정 요리 뷰티 / 건강 취미 레저 / 여행 분야 책들을 살펴보다가 세 가지 생각이 났다.

 

1. 얼마 전 만난 독일 사는 어떤 분이(한국인) 딸에게 ㄱ,ㄴ,ㄷ을 알려줄 수 있는 포스터 예쁜 거 어디 가면 살 수 있냐고 물으셨다. 모 서점에 가니 A B C는 수입품으로 예쁜 것들이 있는데 한글용은 없다며... 마침 8월 신간중에 있는 '학습벽보'들을 보다가 우왕... 내가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by 네꼬, 단어 선택 by 네꼬. 아 아 아녜요.

 

2. 그 프로그램 자체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나는 '착한 식당'이란 말이 싫다. 아마도 그 프로그램이나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깨끗하게 조리하며 손님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식당, 그러면서도 비싸지 않은 식당이 아닐까?(값에 대해서 직접 나오진 않지만, 고급식당은 찾아가지 않는다 =_=) 만일 그런 식당이 있다면 '정직한 식당' 정도로 부르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착한 식당'에 부합되는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값에 반영되지 않거나 제대로 계산되지 않은 노동이 포함된다. 노동은 정직할 수 있지만 착할 수는 없다. (프로그램 볼 때마다 되새기는 우리 부부의 결론.)

 

3. 북유럽! 북유럽! 그만 좀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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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9-09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유럽, 북유럽이 왜요!! 완전 궁금해요!!

아무개 2013-09-09 12:21   좋아요 0 | URL
북유럽, 북유럽이 왜요!! 완전 궁금해요!! 2.

네꼬 2013-09-12 09:34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아무개님
저는 북유럽 디자인이 좋지만, 너무들 북유럽 북유럽 갖다 붙여서..... 지긋지긋해요. ㅠㅠ 여기 가도 북유럽 저기 가도 북유럽.

시...실망시켜 드렸나요. ㅠㅠ

또치 2013-09-09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나도 신간 살펴보면서 '그놈의 북유럽...!' 했어 ㅠㅠ
딱히 북유럽 것이라 주장할 수도 없는데 북유럽 자수라고 하고
인테리어 쪽으로는 북유럽 안 붙으면 장사도 안되나, 다들 왜...

네꼬 2013-09-12 09:37   좋아요 0 | URL
요새 예쁘고 쓸만하게 나오는 물건들은 이른바 북유럽 스타일 디자인 모양새잖아요. 북유럽 디자인이 예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여기저기서 다 끌어다 쓰는 건 좀 이상해요. 흑. 왠지 나도 유행 따라 좋아하는 것만 같아서(사실일 수도 있지만) 주저하게 돼요.